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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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커 인터내셔널 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다비드 디옵의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의 번역을 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달에 드디어 번역이 돼서 만날 수가 있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 독일군과 싸우기 위해 투입된 프랑스 식민지 세네갈 출신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소설의 2/3 지점까지는 괜찮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소설을 이끌어 가는 화자는 세네갈 간디올 출신의 사자를 토템으로 하는 니아이 가문의 막내 아들 알파다. 시작부터 비극적이게도 같은 마을 출신으로 거의 형제나 다름없었던 마뎀바 디옵이 거의 죽다시피 한 적군에 총검에 내장이 갈려 죽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알파 니아이에 비해 약골이었던 마뎀바는 알파에게 세 번이나 죽여 달라는 요청을 하지만, 알파는 끝내 거부한다. 그리고 결국 마뎀바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그렇게 죽었다.

 

절친 마뎀바의 비참하 죽음으로 그렇지 않아도 간디올 마을 시절부터 뛰어난 용사로 소문났던 알파 니아이는 흑화되어 기관총탄과 대포알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야말로 전설로 거듭나게 된다. 그런데 투밥(백인 병사들)들은 왜 세네갈 생루이 근처에서 평화롭게 살던 초코렛 병사들을 유럽의 전장으로 불러냈던 것일까. 그건 아마도 초코렛 병사들이 상징하는 야만성으로 푸른눈의 독일 병사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주려고 기획했던 게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수많은 알파와 마뎀바들은 그저 투밥들에게 적에게 공포를 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투밥들의 의도는 적중했다. 알파 니아이는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진에 침투해서 종횡무진 활약을 벌인다. 적군의 배를 가르고, 소총과 소총을 들고 있던 그들의 손모가지를 차례로 잘라가지고 본대로 복귀한다. 세 번째까지는 알파 니아이의 용맹에 초코렛 병사들과 투밥들이 전설이라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네 번째부터 그들은 자신의 동료를 마법사라 부르며 슬슬 기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전장에서 유행하던 광기가 이성의 통제 밖으로 분출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알파 니아이의 눈부신 하지만 끔찍한 활약을 견딜 수가 없었던 투밥들은 결국 그를 전선에서 빼내 후방의 병원으로 보내게 된다. 알파 니아이는 자신의 트로피이자 소중한 컬렉션이 된 7개의 손모가지들이 자신을 옥죄는 수단이 되리라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무공 십자 훈장까지 받게 된 이 전쟁 영웅 초코렛 병사는 투밥들에게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나 할까.

 

알파 니아이가 후방으로 이송되기 전, 7명의 반란자들에게 혹독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다. 투밥들은 자신의 남은 가족들에게 연금지급이 되도록 사신 앞에 자신을 제물로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세네갈 출신 초코렛 병사들은 무엇 때문에 자신들과 1도 상관없는 전쟁에 뛰어든 걸까.

 

병원 생활을 하게 된 알파 니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 마뎀바 디옵과 어떻게 해서 형제 같은 사이가 되었는지, 어려서 헤어지게 된 유목민 출신 어머니 펜도 바와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이어진다.

 

초중반의 서사는 강렬했지만, 니아이의 회상을 통해 그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부터 서사는 힘을 상실해 버린 그런 느낌이 들었다. 좀 더 강렬하게 유럽 열강들의 세력 불균형으로 발생한 전쟁에 투입된 세네갈 출신 초코렛 병사들의 가열찬 반전 메시지를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들은 실종되어 버렸다. 어쩌면 이제는 완벽한 프랑스인으로 거듭난 작가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적당한 타협이 소설을 이도저도 아니게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 작품을 상징하는 키워드로는 밤, 블러드() 그리고 블랙(어두움)을 꼽고 싶다. 주인공의 피부색처럼 검은 밤은 용사 알파 니아이가 활약하는 시간이다. 동료들에게 악마 병사라 불리게 된 알파는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복수심으로 곳곳에 유혈을 흩뿌린다. 영혼의 포식자는 푸른 눈의 병사들의 손모가지를 트로피처럼 그렇게 모아들인다.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그런다고 죽은 마뎀바 디옵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젖어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알파 니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만 방향성이 문제가 되었던 게 아닐까.

 

소설에는 흥미로운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등장한다. 이제 갓 스물이 된 청년 알파 니아이가 출정 전날 간디올 마을 최고의 미녀 파리 티암과 보낸 하룻밤 서사는 좀 지루한 클리셰가 아니었나 싶다. 대신, 알파의 아버지 바시루 쿰바 니아이가 파리 티암의 아버지 압투 티암이 간디올 사람들 모두 낙화생(땅콩)을 재배해야 한다는 주장에 분연히 맞서는 장면이 이 소설을 통해 가장 멋진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늙은 현자 바시루 쿰바의 말처럼, 간디올의 모두가 낙화생 재배에 나서게 된다면 당연히 낙화생의 가격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것들을 구매하기 위해 압두 티암 같은 매판 자본가들에게 굴종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불행한 식민지배의 서사와 악순환에 대한 날선 비판을 다비드 디옵은 잊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점 하나만큼은 최고의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해가 갈수록 아주 긴 장편소설이 맥을 추지 못하는 건 아마 세계적 추세가 아닌가 싶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공쿠르 상 역시 짧지만 강렬한 소설을 계속 수상작으로 골라내고 있다. 다양한 상징과 우화들이 넘쳐나는 서사는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다비드 디옵이 좀 더 초코렛 병사들이 왜 전쟁에 나서게 되었는지에 대해 다루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명확하지 않아 보이는 엔딩이 여전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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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8 1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커상 수상작이지만 레삭매냐님이 별 셋 주셨으면 확실히 별 셋이군요~!! 내용이랑 제목은 아주 인상적인거 같아요. 요새 추세가 단편이군요🤔

레삭매냐 2022-07-19 07:44   좋아요 2 | URL
별 세 개에서 네 개 사이를
고민했습니다.
평점의 스케일링이 참 그렇
더라구요.

관심 가던 책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아쉽네요.

국내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만
한 책은 아닌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22-07-18 2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은 압둘라자크의 책에서도 저는 이 사람이 아프리카인이라기 보다는 이제는 그냥 완벽한 영국인이 돼버린거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서도 난민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랄까?

레삭매냐 2022-07-19 09:02   좋아요 2 | URL
제가 압둘라자크의 <낙원>을 읽고
나서 바로 <바닷가에서>에서 읽었는데...

특히 <바닷가에서>는 바람돌이님이 지적
해 주신 대로 왠지 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라기 보다는 식민 모국 출신의 사람이 되
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이물감이 들었습
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그레이스 2022-07-19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심상치가 않은데요?! 중의적 표현!
그들에게는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강하지 않는듯요. 그래서 제국주의에 대한 생각도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레삭매냐 2022-07-19 20:10   좋아요 1 | URL
프랑스도 그렇고 영국도 보면
피지배국의 엘리트들을 데려다가
교육을 시키고, 나중에 귀국시켜서
자신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맹
그는 그런 시스템을 돌리지 않나
싶습니다.
 
문신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 지음 / 사람과책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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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추리소설 한 편을 읽었다. 스페인 출신 작가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의 <문신>이다. 이 책은 지난달 말에 중고서점에서 수급했는데 오래 전 책이지만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내용은 더더욱.

 

1939년에 태어난 작가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은 소설 <문신>의 주인공 페페 카르발로처럼 열혈청년이었던 모양이다. 모름지기 작가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작품 속에 투영시키는 법이지 않는가 말이다. 몬탈반은 청년 시절 광부 파업에 참가했다가 18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고 한다. 1967년 시작 활동으로 문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문신>1974년에 발표된 소설이다.

 

올해 37세의 페페 카르발로는 미식가이자 사설 탐정이다. 그의 활동무대는 바르셀로나다. 그의 행적을 좇다 보면 나도 왠지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바에 가서 타파스에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바르셀로나 인근 바닷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익사자가 발견되고, 케타 미용실의 바깥주인인 라몬 프레익사가 우리의 페페에게 익사자의 신원을 밝혀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유도한다. 라몬은 카르발로에게 두둑한 보수를 약속하고 그 중에 절반을 선수금 조로 내준다. 수사에 필요한 기타 경비도 부담하겠다는 말도 함께.

 

익사자의 얼굴은 물고기들에게 다 뜯어 먹혀서 알 수가 없었고, 유일한 단서는 그의 등짝에 새겨진 지옥을 혁명하기 위해 나는 태어났다라는 그야말로 혁명적 문신 뿐이었다. , 시작은 이 범상치 않은 문신을 새긴 문신사를 추적하는 것이리라. 아무거나 먹자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카르발로는 직업여성 차로와 그의 동료들에게도 익사자의 신원을 밝히는데 필요한 단서들을 모아 달라고 부탁한다.

 

문신사를 통해 익사자가 네덜란드 필립스에서 일한 스페인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아 내고, 곧 이어 그의 이름이 훌리오 체스마라는 사실도 알게 된 카르발로는 주저 하지 않고 바로 오래 전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암스테르담과 헤이그 그리고 로테르담을 카르발로가 누비는 동안, 독자들은 페페 카르발로가 예전에 미국 CIA의 요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네덜란드의 경찰의 요주의 인물로, 심지어 옛 동료들에게 다시 정보 요원으로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걸 보면 현직에 있을 적에 우리의 주인공 카르발로가 대단한 실력을 지닌 요원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멋진 여성들과 뜨밤을 기대하는 한 마리 외로운 늑대 같은 사설 탐정일 뿐이다. 그리고 미식가로 다른 건 몰라도 먹을 거 하나만큼은 최고를 원하는 그런 남자다.

 

네덜란드에서 훌리오 체스마의 행적을 수소문하는 동안, 그가 소년원 출신의 특수부대원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마약거래 운반책이었다는 사실들이 차례로 드러난다. 그리고 살로몬스 미망인과 테레사 마르세 같은 여성들과 숱한 염문의 주인공이었다는 점도 카르발로에 의해 알게 된다. 그리고 남자의 촉으로 카르발로는 죽은 훌리오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점도 알게 된다. 암스테르담에서 미행에 나섰다가 괴한들에게 몰매를 맞고 운하에 내던져지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지만, 원하는 정보들을 안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온다.

 

모든 것은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페페 카르발로는 독자들에게 선언한다. 왜 라몬 프레익사는 경찰 대신 사설 탐정인 페페에게 익사자 훌리오 체스마의 신원을 밝혀 달라고 했을까? 그것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면서 말이다. 일단 페페는 라몬에게 자신이 알아낸 정보들을 건네주고 정산을 받는다. 하지만 카르발로의 호기심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훌리오 체스마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밝혀내기에 이른다. 지옥을 혁명하기 위해 태어난 자도 결국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한 때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다가 전향한 지식인은 일견 단순해 보이는 추리소설에도 자신의 전공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사회문제들에 대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페페 카르발로가 네덜란드에 가서 만난 이들 중에는 스페인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있었다. 왜 그들은 자신의 고향을 떠나 이국에 가서(그것도 오래 전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곳에서) 노동을 파는 것일까. 고향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로 매춘의 천국이라는 네덜란드에서 쇼윈도 감상으로 만족해야 하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끓어오르는 욕망을 몬탈반 작가는 정확하게 타격한다.

 

마치 신문 연재를 읽는 듯한 그런 기분으로 짧게 끊어치고 나가는 전개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페페 카르발로라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인물의 과거 전력을 살짝 살짝 들추는 몬탈반 작가의 밀당도 인상적이었다. 그가 요리와 와인에 진심인 미식가라는 설정도 반세기 전에는 참신하지 않았나 싶다. 가끔 이렇게 내가 주력하는 장르가 아닌 분야의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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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7-13 2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미식을 소재로 하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시기를 생각하면 그 때는 새로운 시도였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님, 비가 많이 오는 수요일입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2-07-16 22:43   좋아요 1 | URL
먹방이 유행하는 시대에 하나
의 트렌드라고나 할까요.

미시적 접근이 마음에 들더라
구요.

감사합니다.
 

가장 인간적이어야한 그 순간에, 나를 비인간적으로 행동하도록 지시하는 그 목소리에 더 이상 복종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난 자유로워졌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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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우리 앞에 여명이 나타났다. 우리가 정확한 시각을알지도 못하고 있을 때, 공기 중에 모슬린처럼 너울거리는 불그스레한 수증기가 파하 브라바 초원 위를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별들은 잠들어 있었고, 저 멀리 지평선에 오팔 빛깔의 활활 타오르는 구름이 나타났는데, 붓으로 한 번 격렬하게 그린것 같은 구름이 응고된 루비 덩어리처럼 보였다. 찬란한 여명이 비치는 가운데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오리들, 공중에 떠다니는 눈송이처럼 굼뜬 백로들, 파닥거리며 나는 에메랄드 색앵무새들, 다채로운 색깔의 구아카마야**들이 허공을 갈랐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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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차돌박이를 먹으러 갔다.

광고 현수막 사진을 찍어 가지고 가면 50% 할인해 준다고 해서 부랴부랴 갔다.

 

컵라면/라면도 공짜 음료수도 공짜다. ,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니고.

커피 원액도 주고, 또 조리퐁도 디저트로 준다. 이미 두 번 방문한 건 안 비밀.

단가는 3-4인분 원래 5만원이지만, 25,000원에 포식.



어언 십년 단골이 된 커피인더스트리.

이번에 리모델링을 해서 싸악 개장을 했더라.

그리고 단가도 물론 올렸다.



예전에는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면 천원이나!!! 깎아 주었는데 이제는 사라져 버렸다.

자리에도 앉지 않는데 천원을 더 낸다고 생각하니 왠지 억울하다는 느낌이 살짜쿵 들었다.

커피 맛은 기가 막히다. 꼬소한 맛 추천.



내가 무지 좋아하는 근처 동네빵집의 이탈리언 고로케.

덩치가 상당하다. 그리고 가격도 제법 올랐다. 그놈의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밀가리 값이 너무 올라서 어쩔 수가 없었겠지.

만날 인디오븐의 2,700원 짜리 먹다가 두 배나 되는 녀석을 사려니... 패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옆에 누버 있는 소세지빵으로 낙착.

담달 아침에 맛있게도 냠냠.



다음은 회사 인근 상무초밥에서 먹은 런치 스페셜, 단가는 9,900.

놀라웠던 게, 이제는 주문도 모두 테이블에 놓인 패드로 하더라. 하긴 오리집에서는 로봇이 반찬이 담긴 그릇들을 날라 주던데. 점점 세상이 좋아지는건가 과연.



세트로 딸려 나온 냉모밀.

지금도 여전히 내가 먹어본 최고의 메밀국수는 고향 인천의 청실홍실이 아니던가.

아주 오래전, 군대에서 휴가 나오면 먹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청실홍실 메밀국수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츄릅~한대.



비가 펑펑 오던 날, 전철을 수원으로 마실을 나갔다.

간만에 방문한 수원 롯데몰에서 만난 레고 고슴도치형. 제법 멋있어서 찰칵!



그다음날 부랴부랴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의 <폴과 비르지니> 사기 위해 찾은 알라딘 수원시청역점.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촌사람 고생했네. 1층에는 아티제 빵집이 있던데 그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10% 할인해 준다고 해서 커피라도 한 잔 사야 싶었다. 할인 받아 먹을라꼬.



비가 오던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밖은 엄청나게 후덕지근했는데, 실내는 엄청 시원했다.

전철을 타고 오는 길에는 만취해서 역사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피자를 붙이던 청춘들을 볼 수가 있었다. 참 좋은 시절이구나. 쏘주 한병반 드셨다던데... 친구들이 참 수고하더라.



밥 묵고 나서는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읍천리 카페를 방문했다.

스타일이 왠지 새마을식당 풍이라고나 할까.



여긴 샌드위치 전문인가 보더라. 커피는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맛에는 진심인 동료의 냉정한 판단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나는 맛에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다.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가 피는 계절이 되었나 보다.

지난 겨울 우리집에 핀 녀석은 씨앗을 맺지 못했다. 벌이나 나비가 수분을 해주지 않아서였을까? 가을에 수원 이목동에 갔다가 길에 핀 해바라기 씨를 받아다가 심었는데 겨울에 싹이 났던데. 지금도 해바라기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과꽃 뿌리 생각보다 커서 깜짝 놀랐다. 나팔꽃도 피었더라.



어제 화해담이라는 곳에 가서 먹은 점심, 골동반 단가는 9,000.

예전에는 8,000원이었는데 물가 인상으로 가격이 오른 모양이다.

새우튀김에 된장국 그리고 비빔밥. 정갈했다.



점심 먹고 나서는 인근에 있는 두목커피연구소에서 라떼 테이크아웃.

여긴 통 크게 테이크아웃 2,000원 할인해 주어서 감사!

찍은 사진들 보니 참 많이도 먹고 돌아 다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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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06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커피도 먹거리도 잘만 찾으면 저렴하면서도 풍성하게
먹을 수도 있겠네요. 기분 좋으셨겠습니다.ㅎ
아, 중고샵을 언제 나가봤는지 모르겠습니다.
근질근질하네요.ㅠ

레삭매냐 2022-07-06 15:05   좋아요 2 | URL
물가 인상을 피부로 바로
느끼고 있습니다.

커피값은 물론이고 밥값
도 너무 올랐더라구요 -
돈만원은 줘야 먹을 만
하더라구요 ㅠㅠ

유일하게 책값만 제자리
이지 않나 싶네요.
중고서점은 고저 사랑입네다.

거리의화가 2022-07-06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가가 너무 올라서 안 그래도 자주 안하던 외식 더 줄여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달비도 늘어서 배달주문도 자제하구요^^ 돌아다니다보면 만만한 게 커피 마시는 것인데 이조차도 올라서 멈칫하게 됩니다ㅋㅋㅋ
해바라기철이 되었군요. 저도 좋아하는 꽃이라~ 해바라기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워서 좀 아쉽습니다.

레삭매냐 2022-07-06 15:06   좋아요 1 | URL
저는 코로나 시국도 배달
없이 보낸 닝겡이랍니다 -
배달비가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픽업 서비스를 이용
하지요.

커피값이 천차만별이라 -
맛도 좋으면서 저렴이를 찾
으러 삼만리~~~

말씀 들어 보니 진차 해바라
기, 도심에서는 거의 못본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7-06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해담 맛있어 보입니다 ㅋ 알라딘 수원점 안가봤는데 가보고 싶네요 ~!! 레삭매냐님은 맛집도 전문가 이시군요 ^^

레삭매냐 2022-07-06 15:07   좋아요 2 | URL
수원에는 램프의 요정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수원역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수원시청역에 있답니
다.

맛집은 찾고 싶으나 잘 보이지
않더라구요 ㅋㅋㅋ

페넬로페 2022-07-06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리 차돌박이, 고로케, 초밥, 냉모밀,
아이스라떼~~
다 맛있어 보여요.
물가가 하도 치솟아 아무 생각없이 사 먹던 커피부터 줄여야하는가?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오늘 도서관 갈때는 집에서 커피 내려갔어요~~
저도 배달비가 아까워 시켜먹지 않거나 직접 공수해 옵니다.
왜그런지 그 돈이 아깝더라고요 ㅎㅎ

레삭매냐 2022-07-07 08:10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어제 평소에
가던 커피집 대신 다른 집
에서 주문했습니다. 500원
싼데 맛은 - 달리 가격이 비
싼 게 아닌가 봅니다.

배달비 저도 아까워서 사다
가 먹는답니다. 공감 공감 ~

moonnight 2022-07-06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요^^; 다들 참 맛있어보이는군요♡ 요즘 <폴과 비르지니>를 여기저기서 마주치게 되네요. 아무래도 읽어야한다는 운명ㅎㅎ;의 속삭임인가 싶네요. ^^

레삭매냐 2022-07-07 08:12   좋아요 1 | URL
저도요 -

휴머니스트 서평단 범람으로
알게 되었는데, 결국 다른 출판
사 책으로 만났답니다 ㅋㅋ

양화로 인정하겠습니다.

mini74 2022-07-06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들만 보다가 먹은 것들 보니 왜 더 신선하고 반갑지요 ㅎㅎ 고로케!! 내일 아침엔 모자 야무지게 쓰고 고로케 사러 가야겠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2-07-07 08:13   좋아요 1 | URL
늘상 책 이바구만 털다
보니 이렇게 격조에 어울리지
않는 먹부림도 신선하게... 쿨럭

그랬다고 합니다.

모닝부터 고로케 땡깁니다 저도.

페크pek0501 2022-07-07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제 폰으로 보고 먹고 싶었다는...
특히 소시지빵에 아이스커피는 환상이죠...

레삭매냐 2022-07-08 09:39   좋아요 1 | URL
크하~ 그러셨군요.

저는 보통 라떼를 마시는데
아이스커피에 소시지빵 한
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

독서괭 2022-07-08 14: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윽 점심 잔뜩 먹었는데도 간식이 확 땡기는 이 사진들 ㅜㅜ 전 생크림스콘이 맛있어 보이네요 ㅜㅜ

레삭매냐 2022-07-08 17:18   좋아요 1 | URL
저도 항상 저 디쟈트를 먹고
싶으나 만날 밥 먹고 가는
바람에 못 먹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