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교의 영광이 다른 종교에겐 그만큼 치욕이며 불명예였다. 무슬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대학살 이후 6개월이 지나도록 도시에선 여전히 썩은 냄새가 났다. 그 기억은 이후 90년, 아니 900년 이상 지속될 것이었다. 이 기억은 살라딘의 마음과 영혼 속에서 불타올랐다. 기독교인들이 자행한 예루살렘 대학살의 기억은 이후 살라딘이 시행하는 교육의 핵심이 되었고, 생각만 해도 극도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기억이 되었다. 이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라딘은 분노, 복수, 정의를 향한 욕망에서 있는 힘을 다 끌어내야 했다.
이제 살라딘에게 때가 온 것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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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때까지 평생 그는 우아함도 어색함도 모르고 살아왔다. 자신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 제 손을 몹시 난감해하면서 그는 의자 끝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손은 어디에 두건 걸리적거렸다. 마틴은 방을 나가는 아서를 애원하는 눈빛으로 뒤쫓았다. 창백한 여인과 단둘이 방에 남아, 뭘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음료를 주문할 바텐더도, 길모퉁이에서 맥주 한 캔과 친목을 트게 해 주는 사교적 윤활유를 사 오라고 심부름 보낼 소년도 없었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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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어색한 걸음걸이도 잊고 그림에 가까이, 아주 가까이다가갔다. 화폭에서 아름다움이 서서히 사라져 버렸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마구 떡칠 된 듯한 물감 반죽을 들여다본 다음물러섰다. 순식간에 모든 아름다움이 화폭에 되살아났다. ‘눈속임이군‘ 그는 생각했다. 그 그림에 정이 뚝 떨어졌다. 갖가지 인상을 받아들이는 와중에도 분노가 치솟았다. 한갓 속임수를 위해 그토록 많은아름다움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이 화가 났다. 그는 그림을 몰랐다.
그가 자라며 본 것은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항상 분명하고 정확한 관화들이었다. 상점의 진열장에 전시된 유화들을 보기도 했지만, 유리때문에 그림을 가까이서 진지하게 살펴볼 수가 없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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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살라딘은 이슬람 세계의 가장 뛰어난 영웅으로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는 아랍 세계를 통일했고, 역사적 전쟁에서 십자군을 패퇴시켰으며, 예루살렘을 되찾았고, 유럽의 침략자들을 아랍에서 내몰았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아랍의 기득권을 되찾으려고 끊임없이 투쟁하는 현대 아랍인들의 마음속에서 살라딘은 희망의 상징이자 신화적 존재로 살아 있다. 이 고대의 기억들은 아랍인의 감수성과 해방 이데올로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는지금도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이집트의 카이로, 요르단의 암만이나 동예루살렘에서 살라딘에 관해 말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위대한 정복이후 살라딘이 검소하게 살았던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작은 방 창살에는
"알라, 무함마드, 살라딘"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신, 예언자, 해방자. 이것이 살라딘과 이슬람 신앙과의 관계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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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9-03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동 이슬람 문화를 배울때 빠지지 않는 인물 중의 하나가 살라딘 같아요.
저는 살라딘을 먼저 들었지만 요즘에는 살라흐딘 이라고 표시가 되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레삭매냐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09-06 09:57   좋아요 1 | URL
언젠가 타임에서 선정한 지난
천 년 최고의 인물로 살라딘
이 선정된 바 있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영어식이
살라딘이고, 아랍식으로는
살라흐 앗 딘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Q선생의 외모와 관련된 이미지를 처음 만들어낸 사람은 과부의48세 된 친구였다. 그녀는 Q선생에 대해 "특징이 하나도 없어" (이렇게 말한 뒤 무시하듯 입을 삐죽거리고 침을 뱉었다), "아무래도기억나지 않아", "껑충이 같달까", "어쨌든 평범 그 자체였어"라는식으로 말했다. 그녀는 몇 마디 떠들어대다 자존심이 상했는지 곧화제를 바꿔, 기공의 신비한 효험에 대해 논하기 시작하더니중간중간 어떤 ‘잡념‘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흔들어댔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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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9-02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소개 읽었는데,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자를 보니까 찬쉐라고 해서, 괜찮을 것 같기도 했었고요.
레삭매냐님, 이제 9월이 시작되었어요.
좋은 일들 가득한 9월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2-09-02 19:2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느새 9월이네요.
그리고 여전히 덥습니다.

찬쉐 작가의 책을 집어들긴
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네요.

일단 <마틴 에덴>부터 봐야
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