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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언제나 나의 연구대상이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지.
그저 단 한번의 연습도 없이 몇 일 만에 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상실의 시대>를 군대 훈련나가서 전차에서 밤새도록 읽었던 그 감동을
20년 만에 다시 맛 보았다.
그 맛은 황홀하고도 짜릿했다.
연애소설이 아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한 아련한 사랑과 청춘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 그 괴리감으로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했다. 쉽지 않은 글을 정말 마라톤 선수가 꾸준히 달리듯이 속도감 있게 표현했다.
어쩌면 퍼즐을 맞추듯이,추리 소설을 읽듯이 글을 이어나간다.
하지메는 시마모토,이즈미,유키코, 세 명의 여인과 삶을, 사랑을, 청춘을
이어나간다.
시마모토와 이즈미와는 학창시절을, 유키코와 다시 시마모토와는 30대를
영위해나간다.
내가 유심히 보았던 글은
하지메와 장인의 대화다.
"자네는 안목을 가졌어,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 말이야."
그의 장인이 들려주는 돈 버는 방법과 여자를 다루는 기술,안목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하지메가 운영하는 고급바를 처음부터 건축하며 사람을 쓰고 경영하는 대목에서는 사업과
성공의 방법을 배웠다.
시마모토와의 사랑과 섹스,줄다리기 하듯이 긴장감있게 표현하는 하루키의 방식에서 문장의
힘을 배웠다.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지.
그냥 소설이 아니고 삶의 철학서,성찰,이해관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하루키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 글의 힘에 나는 언제나 무장해제가
된다.
<상실의 시대> 만큼 뛰어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