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크라임
나초 비갈론도 감독, 바바라 고엔너가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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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Los Cronocrimenes, Timecrimes

  감독 - 나초 비가론도

  출연 - 카라 엘레할데, 칸델라 페르난데즈, 바바라 고엔너가, 나초 비가론도



  스페인 영화.


  보면서 역시 문제는 타이밍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예전에 본, 하지만 감상문은 건너뛴 '트라이앵글'과 같은 시간 이동에 대한 영화이다. 혹시 이 영화를 먼저 봤으면 ‘오~’하고 고개를 끄덕였을까? 불행히도 '트라이앵글'과 비슷한 유라고 들어서 ‘흐음,어디?’ 하는 자세로 보았다.


  주인공 헥터가 집 마당에서 쌍안경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아니, 나이스 아니 이럴 수가! 한 젊은 처자가 시야에 포착된다. 잠시 부인의 방해에 짜증을 내고 다시 쌍안경. 그런데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 같다. 그는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현장으로 향한다. 다시 찾은 그녀는 옷을 홀딱 벗은 채 미동도 없이 누워 있다. 그녀에게 다가가는 순간, 얼굴을 붕대로 가린 사람이 그를 습격한다. 정체모를 괴한을 피해 옆집으로 피한 헥터.


  어찌어찌하다가 옆집 남자의 도움으로 어떤 기계에 들어가는데, 응? 다시 기계 밖으로 나오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다. 아까는 거의 밤이었는데 지금은 낮? 어럽쇼? 누가 내 집 마당에 있는데? 내 쌍안경을 들고? 잠깐만 저거 나잖아? 헥터는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어째서 그가 또 저기에 있는 것일까?


  보면서 헷갈렸다, 누가 오리지널 헥터이고 누가 1번이고 2번인지. 아까 나왔던 사람이 3번이던가 4번이던가? 하지만 유쾌하게, 물론 당하는 주인공 입장에서는 100% 불쾌겠지만, 보는 사람은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단지 4명의 등장인물로도 이렇게 복잡하고 눈을 떼지 못하는 영화를 만들다니! 배경도 집 두 채와 언덕, 소품은 자동차 3개와 쌍안경, 자전거 그리고 휴대 전화가 다이다. 엄청난 CG도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복잡하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헐~하고 혀를 차게 했다. 게다가 '트라이앵글'과 달리 이 영화는 그나마 결말이 있었다.


  영화는 결국 주인공에게만은 나름 해피 엔드였다. 주변 사람은 그렇지 않았지만……. 아, 그 아가씨 너무 불쌍했다. 그런 결말이라니. 그녀는 착한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한 것뿐인데.


  영화의 교훈은 딱 이것이다. 내 일이 아닌 이상, 누가 무슨 일을 당하건 개입하지 말자. 옛말에도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 했다. 동화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고 말이다. 역시 옛말에 그른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이 모든 일의 시초는 어디서부터였을까? 누가 일을 만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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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phin Readers Starter Level: Baby Animals (Paperback) Dolphin Readers starter
Richard Northcott 지음 / Oxford(옥스포드)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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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Richard Northcott



  책장을 넘기는 순간, 조카가 “아, 귀여워~”라고 탄성을 질렀던 책이다. 동물의 이름, 특히 컸을 때 이름과 아가였을 때의 이름이 다른 동물들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This is로 시작하는 문장도 익히고.




  내용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단어도 쉬웠다. 동물 이름이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고,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던 이유는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귀여운 아가 동물들의 사진 때문이었다. 다른 책은 시큰둥하니 책장에 꽂아두고 말았는데, 이 책은 가끔 꺼내서 동물 사진을 아빠 미소로 보곤 한다.


 



  책이 너무 쉽냐고 물으니,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앞에서 읽은 책들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도 계속 나오고, This is 문장도 했었고. 다만 동물들의 아가일 때 이름이 추가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쉽게 넘어갔다. 내가 네 수준을 너무 낮춰봤구나라는 미안함이 들었다. 하지만 뭐, 조금만 어려운 책이 나오면 하기 싫다고 징징대면서, 잘난 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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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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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Pocket Full of Rye, 1953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미스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녀가 젊다는 뜻이 아니다. 예전에 미스 마플의 단편을 만화로 만든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는 젊은 여성으로 그렸었다. 하지만 책에서의 그녀는 60은 넘었을 것이라 추정하는, 곱게 나이든 노부인이다. 뜨개질을 좋아하고 다정다감하지만 무시무시한 눈빛과 가끔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흉내 낼 줄 안다.


  아, 나도 나중에 늙으면 그녀처럼 곱고 통찰력과 추리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난 다혈질에 마음에 안 드는 건 못 봐주는데다가 욱하는 성질을 갖고 있잖아? 안 될 거야, 아마…….


  소설의 첫 부분에 '암시장에서 파는 비싼 나일론 스타킹'이라는 말이 나온다. 재빨리 이 글의 출판 연도를 확인했다. 1953년. 지난 번 '예고 살인'때는 배급이 주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그 때보다 3년이 더 지나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배급에 대한 이야기나 전쟁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포트스큐라는 발음하기도 어렵고 쓰기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부호가 갑작스레 사망한다. 사인은 독살. 죽기 전에 큰아들과 대판 싸우고, 쫓아내다시피 한 둘째 아들을 불러들였다고 한다. 거기에 두 번째 부인은 불륜 중이었고 말이다. 경찰은 의심이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 와중에 그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부인 역시 독살당하고, 어린 하녀마저 시체로 발견된다.


  죽은 하녀가 자신이 몇 년 전에 데리고 있던 소녀였기에, 미스 마플은 분노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냉철한 눈빛과 다정한 말솜씨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범인을 찾기 시작하는데…….


  이번 이야기는 안타까웠다.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한 소녀가 어떻게 사기꾼에게 넘어가 자기 자신을 파멸로 이끌었는지, 생각하면 화도 나고 불쌍했다. 이번 이야기의 범인은 완전 나쁜 놈이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대했는지 뻔히 알면서! 하긴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그녀에게 접근했다. 예쁘지 않은 외모로 인해 주눅이 들었던 소녀를 감언이설로 꼬여 범행에 이용해먹다니,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읽으면서 욕을 퍼부었다.


  그래서 마지막 장에 나오는 미스 마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플 양의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연민의 정에 잇달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무정한 살인자에 대한 분노였다.

  그런 다음, 이 두 가지 엇갈리는 감정은 다 물러가고 승리의 기쁨이 파동쳤다. 어떤 전문가가 턱 뼈 한 조각과 두 개의 이빨로부터 어떤 멸종한 동물을 성공적으로 재구성해 놓았을 때에도 이러한 승리의 기쁨을 느꼈으리라. -p.283~284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물증이 없어서 체포되는 것을 보지 못한 범인. 그 놈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증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와야 했던 범인. 하지만 뜻밖에도 편지 한 장이 모든 것을 밝혀주었다. 그것을 읽는 미스 마플이 분노와 눈물과 기쁨을 느끼는 장면에서, 나도 희열을 느꼈다.


  그래, 이제야 물증이 생겼구나. 번지르르한 말솜씨와 훤칠한 얼굴로 여자들을 울리고 다닌 이 빌어먹을 놈아, 넌 이제 죽었다. 미스 마플이 승리의 기쁨이었다면, 난 통쾌함이었다.


  그런데 문득 승리라는 단어에서 뭔가 걸리는 기분이었다. 범인을 못 잡으면 그가 이기는 것이고, 잡으면 탐정이 이기는 것으로 보는 걸까? 그러면 피해자는? 그 사람은 전리품이라는 말인가? 정의는 이긴다는 말도 있지만, 음. 그냥 승리라는 말이 피해자는 제쳐두고 범인과 탐정의 대결에만 집중한 것 같아서 조금 걸렸다. 하긴 탐정 소설은 탐정 때문에 읽는 것이지, 피해자는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예전에는 탐정이 범인을 잡느냐 마느냐에 집중했는데, 요즘은 피해자에게 관심이 간다. 어쩌면 난 죽었다 깨나도 탐정보다는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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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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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Murder is Announced (1950년)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의 또 다른 탐정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이 책의 출판 연도가 1950년도지만, 이미 마플은 그 전인 1930년도 작품에서부터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해문 출판사에서는 그녀의 첫 등장이 좀 뒤에 나온다. 다시 한 번, 원래 출판 순서대로 책이 나오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


  마을 신문에 이상한 광고가 실린다. 오후 여섯시, 한 집에서 살인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고였다. 호기심을 가진 마을 사람들이 그 집으로 모이고, 시간이 되자 사건이 발생한다. 집 주인이 빗나간 총에 맞고, 그녀를 공격한 청년이 죽어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하지만, 경찰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미스 마플이 등장하여, 타살 설을 주장한다.


  1950년이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영국이 배경이다. 그래서 배급제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거의 모든 면에서 아끼면서 사는 생활상이 잘 드러나 있다. 석탄이나 옷 배급에 관한 얘기가 일상 대화에 등장하는 걸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그 때는 그랬구나. 요즘 한국 상황이 불안한데, 나중에 진짜 전쟁이 나면 저런 생활을 하게 될까? 아니면 더 비참하게 될까?


  하여간 그런 상황이니 돈이 절실했고, 그것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 추측했다. 엄청난 돈을 받을 기회가 생겼는데,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지경이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목숨을 그렇게 빼앗아도 되는 건 아니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이 책의 살인범은 너무도 소심하고 마음이 여려서, 지레짐작으로만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 옛말에 ‘도둑이 제 발이 저리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억측을 하고 급기야는 살인까지 하고 만다. 만약 범인의 성격이 대범했다면, 그 사람들은 죽지 않았을까? 으음, 잘 모르겠다. 그런 성격이었다면 또 거기에 어울리는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미스 마플은 노처녀 할머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다. 유명한 작가인 조카와 사이가 좋다. 겉으로 보기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작은 할머니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엄청난 추리력을 보여준다. 연세가 있으셔서 많이 돌아다니는 건 못하고, 간단한 탐방이나 이야기를 들으며 단서를 모아서 조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에서도 사건이 발생한 저택을 방문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나중에 그녀가 사건을 설명할 때, 앞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아, 이 부분을 놓쳤네.’라며 아쉬워했다. 분명히 읽은 부분인데! 역시 내 관찰력이나 추리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어쩌면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일념으로 깐깐하게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그냥 작가가 써놓은 대로 즐기면서 읽어서가 아닐까 하는 위로도 해본다. 그래, 그럴 것이야. 원래 작가들은 함정을 많이 파놓잖아. 난 그냥 책을 즐기고 싶었던 거야. 그런 거야. 뭔가 처량하다.


  이 책에서 미스 마플은 부정직한 눈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절대 눈을 돌리거나 깜박이지도 않는 그런 눈을 말하지요.” - p.97



  오타가 있었다. p.202 밑에서 세 번째 줄 크래독 경감의 대사 “우리는 사람들이 진신을 말해주기를 바랍니다.”에서 ‘진신’이 아니라, ‘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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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의 비극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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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ree-Act Tragedy (1935년)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은퇴한 유명 배우 찰스 경이 주최한 파티에서 시골 목사가 살해당한다. 독이 든 칵테일을 마신 것.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적이 없는 피해자였기에 사건은 흐지부지 미결로 남는다. 하지만 몇 개월 후, 이번에는 찰스 경의 친구이자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한다. 친구의 죽음에 분노한 찰스 경. 그는 자신을 사모하는 아가씨 에그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다른 친구들도 그를 돕기로 하는데, 거기에 포와로가 끼어든다.


  포와로가 나오는 장편이다. 아쉽게도 헤이스팅즈 대위는 나오지 않고, 대신 새터드웨이트라는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뭐라고 해야 할까, 헤이스팅즈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사람이다. 순수함은 덜하고, 훨씬 더 교묘하고 신중하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ABC 살인사건'때처럼 사건 관련자들이 팀을 이루어 자체적으로 수사를 하는 설정이 나온다. 그 당시에 이런 방식이 유행이었거나, 아니면 크리스티가 이런 형식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긴 경찰이 아닌 일반인이 우연히 사건에 휘말려서 누명을 벗고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는 추리 스릴러물에서 꽤나 자주 등장하기는 한다.


  이 책의 범인은 상당히 냉혹하다. 아무 관련도 없고 면식도 없는 사람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망설임 없이 독을 먹이고 죽는 과정을 관찰까지 할 정도다. 거기에 심리전에도 능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타인을 조종하기까지 한다. 또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면만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믿도록 유도한다. 이건 뭐 완전 지능형 범죄자다. 이러면 면역이 없는 순진한 사람들은 그 자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기 마련이다.


  포와로만 빼고 말이다. 이 사랑스러운 명탐정이 처음부터 범인을 잡으면 좋으련만, 죽을 사람 다 죽고 나서야 살인자를 찾아낸다. 원한도 없는데 애꿎은 사람들만 그냥 죽어 나가는 거다.


  음, 갑자기 일본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이 떠오른다. 그 만화는 거의 다 개인적인 복수가 동기라서, 범인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이 다 죽고 나서야 사건이 매듭지어진다. 범인의 입장에서는 복수를 다 하고 잡히는 것이니 속은 후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원한을 산적도 없고, 심지어 얼굴도 못 본 사이인데도 살해당한다. 아, 화가 난다! 화가 난다! (개그 콘서트의 앵그리 성호 버전으로) 진짜 이 책의 범인은 진짜 나쁜 놈이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 하고, 매너 좋고, 얼굴 잘생기면 뭐하겠는가. 인간성이 바닥인데! 아니, 인간미만의 놈이다. 이하도 아니고, 미만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세대 차이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다루고 있다. 교회는 쓸어버려야한다고 생각하는 급진적인 청년까지 등장할 정도이다. 이 책이 나온 1935년도에 그런 사상이 유행이었나 보다.


  크리스티의 작품이 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걸쳐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때는 전 세계가 아주 미친 듯이 빠르게 바뀌는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책을 통해 접한다는 것은, 독서의 묘미 중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 연도별로 순서를 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포와로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평을 옮기면서 마무리하겠다. 역시 날카로운 새터드웨이트이다.


  "왜 그가 돌아온 거죠?"

  새터드웨이트가 일어섰다.

  "그렇다면, 개는 왜 사냥을 하러 다니는 걸까?" 하고 그가 되물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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