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 나이트
톰 드시몬 감독, 린다 블레어 외 출연 / 무비스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Hell Night, 1981

  감독 - 톰 데시몬

  출연 - 린다 블레어, 빈센트 반 패튼, 피터 바톤, 케빈 브로피




  어렸을 때, 외사촌 언니가 극장에 가서 무서운 영화를 봤다고, 여름에 동생들을 모아놓고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언니는 영화를 종종 보러 다녔던 것 같다. 극장이라니! 그런 어른스러운 곳을 가다니! 역시 고등학생은 대단해! 어린 동생들은 모두 초롱초롱 존경하는 눈빛으로 귀를 쫑긋 세우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언니의 실감나는 재연 때문에 여름에 외가에 가는 게 무척이나 기다려졌었다.


  그 당시에는 나도 고등학생이 되면 꼭 극장에 영화 보러 다니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작 그렇게 한 것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였다. 하여간 그 때 들은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이번 작품 '헬 나이트 Hell Night'이다.


  영화는 어느 대학교의 파티에서 시작한다. 폐가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클럽에 가입이 가능하다는 회칙 때문에, 신입 회원들은 회장의 안내로 저택에 모인다. 어찌된 일인지 정상적이지 못한 아이들이 계속해서 태어나자, 결국 아버지가 가족을 다 죽이고 자살을 했다는 소문이 도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이들 중의 하나는 실종되었다고 한다.


  밤이 되자 아이들은 끼리끼리 짝을 이루어 19금 행위를 하거나, 저택을 구경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런 신입생들을 기존 회원들이 숨어 있다가 놀라게 하기로 계획이 짜여있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아이들을 하나둘씩 죽이기 시작한다. 겨우 겨우 경찰에 신고하지만, 매년 벌어지는 일이라 관심도 갖지 않는다. 결국 아이들은 그 존재와 맞서 싸우기로 하는데…….


  오래 전에 나온 영화라, 특수 효과라든지 분장이 그렇게 세련되지 않았다. 내용도 지금 보면 흔하디흔한 전개였다. 그 당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애들이 좀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무리수를 두는 설정도 있었다. 담을 넘어갈 수 있다고 처음에 나오는데, 왜 한 명만 보내는지. 그리고 밖에 있다가 왜 안에 다시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제발 같이 다녀라! 혼자 설치다가 죽지 말고!


  무엇보다 매년 남의 집에 들어가는데 관리인이나 정부에서 가만히 내버려둔다는 것도 이상하다. 주인이 없는 곳이라면 재산 관리인이나 정부에서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을까? 매년 아이들이 난장판으로 만들게 두는 게 더 싸게 먹히나? 미국이랑 한국의 차이라서 그런 걸까?


  그리고 왜 굳이 올해 그 존재가 활동을 했는지, 그 존재가 어떻게 그곳에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냥 갑자기 튀어나와서 애들을 죽인다.


  주인공으로 영화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에 나왔던 린다 블레어가 나왔는데, 그냥 예뻐 보이려고만 노력하는 것 같았다. 얼짱 각도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데, 흐음. 비명 하나는 진짜 잘 질렀다. 어쩌면 그녀의 이름으로 영화에 승부를 보려고 했던 것 같다.


   어릴 적에 외사촌 언니의 얘기를 들을 때는 무서웠는데, 막상 보니까 별로였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좋다는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예전에 얘기를 들은 '버닝 The Burning, 1981'이라는 영화도 보고 싶은데, 고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열차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The Mystery of the Blue Train, 1928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테리 17권이고, 바로 앞인 16권이 '엔드하우스의 비극 Peril at End House, 1932'이다. 전에 언급했겠지만, 거기서 '지난 겨울에 겪었던 푸른 열차의 살인사건'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구절이 생각나서 조금 웃었다. 이 시리즈의 감상문을 쓸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출판연도에 맞춰서 책이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푸른 열차는 니스로 가는 기차를 말한다. 아무래도 색이 푸르스름한 모양이다. 칼레에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몇 개의 정거장을 거치면서 곧장 가는 기차라고 나온다. 여기서 통관 절차를 중간에 거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 때문에 살인자가 외부에서 들어왔는지 아니면 내부에 있다가 도망갔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열차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책 중에서 제일은 뭐니 뭐니 해도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34'이다. 다른 점은 이 책은 열차에서 살인이 발생하지만, 해결은 바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열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안에서 행해지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 책이 더 일찍 나왔다. 아마도 열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묘한 매력을 이 책에서 맛보고, 그 책을 저술한 것은 아닐까라는 망상을 잠시 해본다.


  '불의 심장'이라는 보석이 있다. 매우 크고 아름다우며, 당연히 비극과 폭력으로 얼룩진, 하지만 그것을 가진다는 자체가 부의 상징이 되는 보석이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딸 루스에게 그것을 선물한 부호 반 올딘. 하지만 그 보석을 가지고 푸른 열차로 여행하던 딸은 차가운 시체로 발견되고, 그는 포와로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용의자는 바람을 피우는 그녀의 남편 케터링 경, 사기꾼인 그녀의 정부 로슈 백작, 그리고 남편의 탐욕스런 애인인 발레리나 미렐. 여기에 우연히 루스와 열차에서 얘기를 나눈 매력적인 캐서린과 그녀의 먼 친척 탬플린 자작가가 얽히면서 얘기는 복잡해진다.


  역시나 이번 이야기에서도 로맨스가 나온다. 매력적인 캐서린을 사이에 두고 겨루는 루스의 남편과 반 올딘의 비서 나이튼 소령. 거기에 캐서린의 먼 친척인 레녹스까지. 사각관계라고 해야 할까? 아니, 레녹스는 그냥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을 향한 소녀 같은 마음이니까 제외하자. 그래도 삼각관계이다. 캐서린 이런 능력자 같으니라고!


  이번에도 범인의 정체는 내 뒤통수를 후려쳤으며, 포와로는 노는 것처럼 보이면서 할 거 다 하고 다녔다. 사람들을 협박하는 것도 잘했고, 구슬려서 정보를 캐내는 일에도 놀라운 기술을 보였다.


  아쉬운 것은 헤이스팅즈가 안 나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만담 개그가 보이지 않아서 서운했다. 대신 그는 새로운 칭호를 얻었다. '악마'였다. 범죄자들에게는 그렇게 보일 것이다. 모르는 척, 안 그런 척하면서 다 듣고 추측하고 행동하고 잡아들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 포와로와 캐서린이 추리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 흥미로웠다.

  

  "마드무아젤, 추리소설이 왜 잘 팔릴까요?"

  캐서린은 점점 기분이 즐거워졌다.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상을 주기 때문이겠죠." 그녀가 대답했다.

 -중략-

  "언젠가 당신도 그런 일에 휘말릴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거니까요." -p.97


  포와로의 예언대로 사건에 휘말린 캐서린은 나중에 괴로워한다. 남을 의심하고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사람들을 색안경을 끼고 봐야하는 현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능한 빨리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어쩌면 나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호러 영화나 추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지만, 내가 직접 그런 일을 당하는 건 상상하기도 싫다. 난 그냥 사건사고 없이 평온하게, 가늘고 길게 살고 싶은 소시민에 불과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부제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저자 - 이태혁



  저자의 이력이 참으로 흥미롭다. 카드를 이용한 심리 게임으로 텔레비전에서 유명세를 떨친 천재 포커라고 한다. 외국을 다니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관찰을 토대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안목을 길렀다고 한다. 아무래도 카드를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손짓, 눈빛 등등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유리할 것이다.


  이 책에는 총 4장에 걸쳐, 37개에 달하는 심리 기술이 적혀있다. 한번 읽고 말 것이 아니라, 옆에 두고 자주 접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마다 상황이 다를 테니까, 그때마다 참고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각각의 기술에는 저자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은 실제 상황이나 들은 얘기가 곁들여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서술 형식이다.



1장 나를 버리고 상대를 얻는 관계술


  여기서는 멘탈 리허설, 그러니까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상대와 대화하기 전에 연습을 해보라고 조언을 한다. 그리고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함께 엮으려는 집단화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면 상대에게 만만한 사람으로 찍힐 수 있다고 충고한다. 또한 상대에게 질문을 할 때도 무조건 하지 말고, 적절한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고 덧붙인다.


  상대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서 유사성에 기반을 둔 겉맞추기 원리를 이용하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른바 혈연, 지연, 학연 등등을 사용하라는 말로 들렸다. 저건 타파해야하는 게 아니었던가? 너무 심하게 저런 사항을 따지는 게 아니라, 적절히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적절함을 어디까지 허용해야하는지가 문제다. 나에겐 여기까지가 적당하지만, 남들에겐 그것도 심하다고 보일 수도 있으니까. 이 부분은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2장 상대의 힘을 내 힘으로 만드는 관계술


  이번 장에서는 마음을 불안하게 갖지 말고, 어색함을 즐기라고 말한다. 하긴 어색함을 깨트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가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남을 칭찬하거나 호의에 대한 방법을 다룬다.


  그러면서 절제, 줏대 그리고 책임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지키기 어려운 부분들이다. 마음을 단단히 챙기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선을 넘을 수 있는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상대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대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3장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는 관계술


  3장은 약간 위기에 몰렸을 때에 해당하는 기술들 같았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배울 것이 많다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쉽게 강해지는 것이 아니니, 그렇게 되기까지 상대가 어떤 단계를 밟아왔는지 어떤 노하우로 거기까지 올라갔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거기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된다. 그리고 위기에 몰려도 당당하게, 자신만의 특색을 가지고 대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마무리 짓는다.



  4장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기는 관계술


  남을 추켜세우면서 동시에 자신의 실리도 놓지 않는 여러 가지 방법을 언급하고 있다. 감정을 통제하고, 현명하게 모르는 척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진심을 보이며 작은 정을 계속해서 쌓으라고 덧붙인다.


  또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의사소통은 중요하다. 나는 이렇게 말했는데, 상대가 저렇게 받아들이면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면 신뢰가 깨지고 등을 돌리게 된다. 그러니 그 전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저자는 그러면서 남의 약점을 캐내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감싸주는 사람이 더 낫다고 말한다.



  사람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어렵다. 내 마음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남의 생각을 알아야하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확실히 파악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하고 추측해서 대응책을 준비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어쩌면 사람을 너무 전략적으로 만나는 게 아닐까하는 반발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연애를 하거나 썸을 탈 때도 적당한 밀당은 필요하다. 그러니 사업적인 관계에서 만나는 사람과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대화 기법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드캠프 2
기타 (DVD)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원제 - Wrong Turn 2, 2007

  감독 - 조 린치

  출연 - 에리카 리어슨, 헨리 롤린스, 텍사스 배틀, 다니엘라 알론소



  미국에서 만들어진, 묻지마 살인을 다룬 영화. 몇 년 전에 1편이 개봉되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 2편이 제작되었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써놓고도 왜 이 영화가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뭐였을까? 한참을 곰곰이 생각해본 끝에 떠오른 것. 아, 영화 ‘힐즈 아이즈 Hills Have Eyes’나 영화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 The Texas Chainsaw Massacre’ 이었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만 다르다뿐이지, 상황과 설정이 너무도 비슷했다. 예를 들어보면 음, 살인마들이 방사능이나 핵 실험의 영향을 받고, 근친 출생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가족들이라는 점이다. 숲이나 사막에 숨어 살면서 지나가는 여행객들을 공격하고 살인도 하고 기타 등등 활용을 잘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내용은 별거 없다. 숲에서 서바이벌 대회가 열리고, 상금을 타기 위해 몇 명의 사람들이 온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거기에 살고 있는 1편의 그 살인마 가족과 맞닥뜨리는 것이다. 죽고 죽이고 도망치고 따라가고 비명 지르고 썰고 썰리고 반격하고 등등…….


  1편도 무시무시했는데, 2편은 더 잔인하고 피가 튀기고 훠얼씬 무시무시해졌다. 첫 장면부터 여자가 반으로 갈라지고, 중간에 보면 오징어 말리듯이 사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음, 숲의 그 가족들에겐 사람이 무척이나 좋은 음식 재료인 모양이다. 베어 그릴스에게 벌레가 좋은 단백질원인 것처럼.


  그런데 잔혹한 장면이 나오지만, 긴장감이나 그딴 것은 전혀 없었다. 초반에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너무 자세히 다뤘다. 어차피 금방 죽을 인생들, 구구절절하게 인생사를 다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어차피 그런 고민들을 해결하는 부분까지 다루지도 않을 건데 말이다.


  고민을 털어놓지만, 그걸 어떻게 해결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등장인물의 과거사가 다 지나가면, 이제 숲의 사족들과 생사를 건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그냥 비명 지르고 잔인하게 죽어나가는 장면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죽어나가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아, 저 노마 혼자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니 죽겠구나. 그냥 무식하게 칼이나 도끼로 죽이겠지. 거봐, 맞잖아. 이제 저 둘 중의 누구 하나가 살아남겠네. 내 예상이 맞았네. 이런 생각만 든다.


  그냥 화면만 피와 살점 내장들로 뒤범벅이었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거나 ‘오오, 이런 멋진 반전과 트릭이! 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느낌은 없었다. 마치 순대 공장이나 도축장에 견학 온 느낌?


  영화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화학 폐기물이나 방사능으로 동물이나 곤충들이 오염이 되었었다. 그래서 그것들이 커져서 인간을 공격했다. 영화 ‘고질라 Godzilla, 1998’나 영화 ‘엘리게이터 Alligator, 1980’ 같은 것들이 그런 류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행동의 결과로 인간들이 오염되면서 무차별 살인을 벌이고 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무분별하게 자연을 오염시키는 인간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피해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었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켄위니
팀 버튼 감독, 위노나 라이더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Frankenweenie, 2012

  감독 - 팀 버튼

  출연 -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찰리 타헨, 크리스토퍼 리



  예전에 나왔던 단편 작품을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사람이 나왔고, 단편이라 짧았다. 하지만 꽤 재미있었다. 이번에 새로 만든 것은 사람이 아닌, 인형들이 나온다. 그리고 길어졌다. 흑백이라는 점은 똑같지만.


  천재 과학 소년 빅터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인 개 스파키가 있다. 같은 반 아이들은 심술궂거나 멍청하기에, 집에서 스파키와 과학 실험을 하거나 영화를 만드는 게 그의 취미이다. 어느 날, 빅터가 친 홈런 볼을 주우러 간 스파키가 차사고로 죽고 만다. 실의에 빠져있던 소년은 금지된 실험을 하기로 한다. 번개의 힘을 이용해서 죽은 스파키를 되살리기로 한 것. 영화를 보면 나오지만, 소년의 성은 프랑켄슈타인이다.  핏줄이란 역시!


  실험은 성공하고, 이제 소년에게는 비밀이 생겼다. 같은 반 친구가 보기 전까지는. 소년의 비밀을 알게 된 심술궂은 동네 일찐 초딩들은 너도나도 실험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무분별한 실험은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데…….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딱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이 동네 아이들은 똑똑하다는 점이다. 대략의 이론만 파악하면, 너도 나도 죽은 생명체를 전기 자극을 줘서 다 살려낸다. 게다가 점? 예언? 그런 걸 할 줄 아는 아이도 있고, 나쁜 쪽으로는 머리가 기가 막히게 돌아가는 아이도 있다.


  그에 비해 어른들은 순수하거나 과격했다. 순수하다는 게 착하고 순진하고 그런 게 아니라, 음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만 푹 빠져있다는 말이다. 과학 선생님처럼 말이다. 주인공 소년의 엄마아빠도 순수하다. 아들을 너무 믿어서, 도대체 그 녀석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거들떠 볼 생각도 안한다. 너무 믿는 건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건지.


  과격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는 일도 서슴지 않고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고집이나 주장을 꺾지 않고, 타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한다. 대개 이런 사람들 때문에 갈등이 시작된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마을이 너무도 음침했다. 흑백이어도 밝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있다. 아무래도 번개가 치려면 비가 와야 하고, 비가 오려면 먹구름이 끼어야 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날도 그리 환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까? 영화는 우울하고 불안했다. 어른들의 충돌과 반목과 동시에 아이들의 갈등이 겹치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부모들과 그런 그들을 무식하다고 말하는 과학 선생. 무조건 아이들을 윽박지르는 선생. 보호자에게서 학대를 받는 어린이. 괴롭히는 아이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자신의 능력 이상을 원하는 아이.


  이 모든 사람들은 서로 융합하지 못한다. 자신의 주위에 얇지만 튼튼한 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부모와 아이, 선생과 학생, 아이와 아이 사이에 단절이 생기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물론 결말은 그럭저럭 잘 매듭이 지어진다. 결국은 사랑과 이해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라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다.


  근데 과연 그걸로 끝일까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 마을 사람들은 그걸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걸까? 문득 스티븐 킹의 소설 '애완동물 공동묘지'가 떠올랐다. 두 작품이 연결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소년 빅터는 성장하면서 또 뭘 되살려낼까? 생각을 하니 문득 무서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