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예술 탐정 시리즈 1
후카미 레이치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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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화랑 주인인 히로유키가 밀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게 된다. 밖에서는 열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문들, 하지만  창밖에 나있는 발자국은 누군가의 침입을 말해주고  집안에서 찾을 길 없는 범인의 흔적과 낯선 이를 보면 무조건 짖던 맹견의 죽음이라는 맞지않는 단서들로 가득한 사건을 경찰들은 우선 집안 사람을 중심으로 조사하게 된다. 유명 화랑을 경영하는 집안의 피해자라는 말답게 미술품으로 가득한 그의 집안과 그것에 관해 책을 쓸 정도로 박식한 피해자  히로유키는, 특히나 '에콜 드 파리'라 불리던 1915년부터 1943년정도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누구와도 같지않은 그림을 그려대던 이들의 작품에 관심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중간 중간 '춥고 배고파야 예술가' 라는 말이 맞는 것일까 싶은   모딜리아니,샤갈,수틴 등 '에콜 드 파리'라 불린다는  이들의 비극적 삶이 나오게 된다. 지금 명성을 얻은 이들은 그 당시 비참한 삶을 살았던  이들이고,  그 당시 그림으로 부나 행복을 얻은 이들은 오히려 지금은 그 때만 하지 못하다는... 정말 그럴까 싶은 화가들의  비극적 운명과 잔인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서  거액을 넘어선 그림이나 유산등의 매력적인 범죄 이유와는 다른 범죄동기가 서서히 비밀을 벗기 시작한다.


밀실 살인이라서일지  지지부진한 수사는  경찰 운노를 삼촌으로 둔 자유로운 영혼, 순이치로가 나타나면서 사건은 활기를 띠게된다. '일인 일파' 라 할만큼, 일정 틀에 갇히기를 싫어하는 화가들만큼이나 규칙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상 생활의 속박을 싫어하기때문인지 그는 집안에 놓인 단서들이 누구를 향하는지 알아내게 된다.


밀실살인이 왜 만들어질까로  시작된  여러 곳에 놓인 단서와 미술 역사에 얽힌 비극적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연쇄살인과 천재의 느낌을 지닌 어설픈 탐정이라는   이야기는 사건의 진행에서보다는 사건의 동기 역시 그림에 얽힌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책 중간에 녹스의 10계(영국의 작가 로널드 녹스가 제창한 추리소설의 10가지 원칙) 에 맞게 이야기를 꾸며가고 있으니  범인으로 생각한 이와 그에 맞는 이유를 대보라는 저자의 드러낸 도전장도 있지만  그보다  관심이 가게 되는 건  붓질 하나하나에 어쩌면 생명을 불어넣었을지도 모르는 이들에 대한 감탄과 안타까움 아닐까 싶다.


 미술품 가격에 얽힌 많았던 사건들과 살짝 다른, 미술품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어쩌면 자신이 사랑하던 화가들의 운명에 얽힌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설정 자체가 그 당시 그림들을 따라가며 찾아보게 하기에 추리극이 보여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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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밤에 본 것들
재클린 미처드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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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바라보는 것과 밤에 보이는 풍경은 다르다.  일상적이고 시끄럽지만 따뜻한 그림이 낮의 것이라면,  특별하거나 때로는 음침하고 무서운 것들이 밤의 풍경이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에서  슬쩍 본 뭔가라는 불확실성은 그렇기때문에   머릿속에 더 오래 남는지도 모른다. 내가 뭘 봤는지, 본 사람조차도 자신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괜히 더 무서운 상상을 하게 하니 말이다.  

 

 줄리엣,로브, 앨리는  xp라는 색소성 건피증으로  햇빛을 보면 안 되기에  남들이 돌아다니는 낮에는 자고 남들이 자는 밤에 삼총사가 되어 동네를 돌아다니게 된다.  같이 돌아다니면서도 어렸을적부터  남몰래 로브를 사랑하게 된  앨리는 자신보다 매력적인 줄리엣을 향할지도 모르는  로브의 속마음을 알수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다 셋은 역시나 줄리엣의 주도하에 파쿠르라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게 되고  우연히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앨리가 목격하게 된다. 비가 쏱아지는 밤이기에 더 잘 보이지 않는 그 광경이,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지만  앨리는 순간 보았던 남자의 얼굴을 잊지 못하게 되고  그 후로 밤을 즐기던 그들에게 우연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절대 햇빛에 노출되면 안된다는 것만 빼고는 다른 십대들과 다르지 않은 삼총사였고   모든 일을 같이 했다고 믿는 사이였지만 사실 그들에게도 비밀이 저마다 있었다는게 드러나게된다.  너무 대담한 줄리엣때문에 우여곡절이 생기게 되고  일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그들은 단단하다 믿었던 자신들의 사이를 돌아보게 된다.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일은 누가 저지른 일이냐 하는 미스터리와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흔들리는 아이들,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보여지고 있다. 약해보이는 앨리에게 다가오는  위협을 어떻게 뿌리칠수 있을까 싶지만 앨리는 당당하게 맞서게 된다. 수많은 영화가 그랬듯, 잘 보이지않았던  어떤 장면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되는 아이들과 너무 냉정한 범인이라는 설정외에도 색소성 건피증인 아이들과 그 가족이 보여주는 특별한 순간들이 이야기를 계속 읽어나가게 하고 있다.

 

 앨리가 사건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우정과 사랑을 다 지킬수 있을까 하는 마지막 장면을 뒤로 남겨두었다는게  많이 아쉽게 된다. 앨리를 비롯한 삼총사의 우정은 더 크고 견고해질지, 아니면 그들 사이는 이미 삼총사가 아닌건지 하는 비밀과 함께,  있어야 할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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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 20세기를 뒤흔든 모델 살인사건과 언론의 히스테리
해럴드 셰터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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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너무 쏟아진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여자나 아이, 돈이 관련됐다 싶으면  아직 제대로 윤곽이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것으로 보인다, 저렇게 된 거 아닌가 한다 는 정확하지 않은(기사의 생명은 신속보다 우선한 것이 정확성이라 알고 있음에도...)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피해를 당할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지는 피해자와 그럼으로써 알게 모르게 당위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가해자와의 극적인 요소들이 더 눈길을 끌게 되는 사건들이  있다.


나중에서야 '사실은..'이라고  나오지만 이미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기억을 차지하고 있는 건 잘못된 드라마이기가 쉽게 된다. 이것이 자극적인 기사를 작성해서 눈도장을 찍으려는 기자들만의 잘못인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건 다른 결과를 가진 사건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들었던  자극적 기사를 더 기억하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되기때문일지도 모른다.


1930년에 있었던 몇개 사건의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미 봤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처럼 익숙하지만  실제 있었던 사건의 정리들이다. 빅맨 플레이스와 옆 동네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또 다른 인근 지역은 미개발 상태로 남아있는 ,  이른바 '빅맨 플레이스' 라 불리는 곳에서의 사건은  끔찍하게만 보이지만  알고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어느 곳이 좋았던 곳이기만 할까 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모양새이지 않을까 한다.  


끔찍한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는 타블로이드판 사건들은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을 원한다면서 니체를 신봉하던 피해자가 무지막지한 인간으로 변하게 되는 뒤집힌 결론을 이끌어낸  '러브 킬링', 범인을 인터뷰하지 않았음에도  범인인 '피오렌차가 직접 밝힌 놀라운 이야기'라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실어  선량하던 한 평범한 여자가 난잡했기에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로 변모된 '욕조 살인사건' 등으로  범인을 찾기위해서라며  애매한 사람들까지 용의선상에 올려 타블로이드판 영화배우들의 등장인양 신나했던 신문이나 열심히 구독한 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1930년대라는 먼 시간, 먼 곳에서 일어난,  자극적인 내용만 싣는 신문이나 그 기사에 열광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손발이 잘 맞는 쿵쿵짝이였기에  사건이 드라마가 된 것일까 싶지만  지금 우리는 다른가 싶어진다. 자극적 기사 제목에  클릭하고 그 내용을 여러 방법으로  옮기며 우리 역시 그 내용에  그랬다더라 라며 '찌라시' 내용을 추가하고 있는 적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한 사람의 범죄는 한 사회의 작품이기도 하다."-398

 범죄사건 논픽션 기사를 써놓는 이유가  기사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건이 꼭 사실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적어놓고 싶었던 건 아닌지 싶다. 지금 발생한 사건 역시 보도되고 있는 게 진실이 아닐수도 있고  어떤 이유로든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입장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도를 넘어선 호기심으로 사건이 아닌, 사건 뒤를 궁금해하는   우리들에게 일침을 놓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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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심리학 - 자존감 도둑과 영혼 살인마에 관한 보고서
김현철 지음 / 북뱅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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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파이어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욕망과 긴장을 다루는 방법에 따라 세 가지 종족으로 나뉜다고 한다.   자신이 다치더라도 대의를 위한 희생을 기꺼이 선택하는 '휴먼'과 주로 불안에 의해 움직이는 '댐파이어 종족',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즉각적 만족이란 본능에 충실한 '뱀파이어 종족'이라 한다.  


 아기때부터 생성되는  부모나 세상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여러 선택에 의한 마음의 상처, 그러면서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동안  생기는 모든 마음들에는 다른 종족들에 우선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이 숨어있다는 말을 한다.  세계를 뒤흔든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나 미드뿐 아니라  공포영화의 법칙이 되어버린,  갑작스럽게 나타난 숲속 작은 집이나 밀폐된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으스스한 상황들이  인기를 끄는 건, 우리 집단 무의식안에 존재하고 있는 어두운 존재들에 대한 증명이라는 것이다.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보이는 법칙과 심리적 상황들을  대입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모든 걸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내가 보지못한 책이나 영화도 꽤 있어 추측해야하는 내용이 많다는 점은  아쉽지만 말이다.


간단하게는,  말하지 않아도 날 알아주지 못하는 애인에 서운해 하는 마음이라던가 크게는 그 무엇보다 자신의 욕망을 우선한다던가  인간이라면 당연한 소멸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양심보다 물질에  굴복해야만 하는 이 모든 것이 인간들의 뱀파이어화를 원하는 그들(누구겠는가?)의 무서운 속셈이라는 이야기가 인간이 얼마나 약한지를 새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유혹에, 모든 상처에 무릎 꿇는 것이 약한 인간이기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단 하나, 진짜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친밀함과 희생, 소멸에 대한 반복적 예방 접종으로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누를 수 있다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어지게 된다.


하지만 '당신 안에 뱀파이어가 산다.'는,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힘겨루기 이야기에서 의외로 인간의 힘을 느낄수 있는 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내 안의 뱀파이어라면 밤을 기다려  바라봐야하는 누군가의 목보다는  짧기에 소중한 지금 생활을 원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Q. 특별하지 않으면 진정 살아남을 수 없나요?

A. 이미 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이란다.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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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2 - 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한국어 글쓰기 강좌 2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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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감정이 솔직하지만 과하지않게, 그리고 간단하게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읽은 글에 대한 느낌 몇 자를 적어가면서  느끼게 된다.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들을 쭉 꺼내다보면 어느 새 "그리고, 그러나"를 달고,  비슷한 문장들이 나열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늘상 반복되는 단어의 조합은  내가 사용하는 단어가 이 정도구나 하는 걸 명백히 보여주기에  좌절을 느끼게 된다. 


나같은 고민에 대한 수강생들의 질문과 그것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져있는  '고종석 문장2'는  좋은 글이란 명료하고 아름다운 글이란 말로 시작되고 있다.   아름다움과 명료중에 굳이 택하라면 명료를 택하겠다며  김 현 선생님의 '말들의 풍경'에 관한 것과 자신이 지은  '자유의 무늬'를 지금 눈으로 본다면 어떻게 고치는 게 나을지,  어떤 시각으로 적은 것인지를   짚어가며 글쓰기 방법을 풀어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무시하기 쉬운 '시키다'와 '하다'의 차이라던가 '자기'와 '자기자신',그리고 '자신'이 들어간 문장에서의 헷갈리는 부분이라던지 '다름 아닌' 이 일본말투이니 '다르지 않은'을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 사투리에도 옳은 소리가 있다 등등의 문장과 말의 군더더기를 어떻게 조율하는 것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빈번한 접속사의 사용이나 반복 어구의 사용,  틀린 단어 사용 자제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뜨끔하기도 하고  늘 사전을 사용하라는 것이나 시를 많이 읽으라는 조언, 그리고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전혀 다르게 쓰이는 우리 말의 다양함과 깊이를 찾아 연습해보라는 것, 무엇보다도   글에는 저마다의 올바른 마음이 들어있는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않겠나 싶다.  


혼자 글쓰기를 하다보면 자신만의 고집으로 만들어지는 스타일도 있기 마련인데,  앞으로는  글 잘쓰시는 분도 감탄했다는 분들의 글을 관심있게 보면서 '좋다.싫다.' 라는  막연한 느낌만 갖던 것과는 달리 한 문장안에 놓인 조사나 단어의 조합도 눈여겨봐야겠다는 생각이다.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란  자주 쓰는 것에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떨구어진 고개에 희망을 주지 않나 한다.

 


"글 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고,

생각하는 삶은 좋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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