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하느적, 수프 한 술을 입에 흘려 넣으시고는 태연히 얼굴을 돌려 부엌 유리창 너머 흐드러진 산벚꽃에 눈길을 보냈다. -p7

 

그러고는 무심히 여기저기 곁눈질해 가며 하느적 하느적, 마치 작게 날갯짓하듯 스푼을 움직이는데 한 방울의 수프도 흘리지 않고, 후루룩하는 소리도 접시 긁는 소리도 전혀 내지 않는다. -p9]

 

그때, 고등학교 국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왜 사양얘기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 뒤의 맥락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이 사양에서 수프를 먹는 여인의 모습이 제일 우아하다고 말씀하신 것만 기억난다. 아니면 당신이 읽은 책 중에 수프를 먹는 모습을 서술한 것 중에서 사양에서의 표현이 가장 우아하다고 하셨는지도 모른다. 국어 수업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문학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내 눈에 그녀는 선생님이라기보다 그냥 평범한 아줌마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꼬불꼬불한 짧은 파마머리에 매번 똑같은 투피스를 입고, 아주 세고 거친 말을 많이 하시던 분이라 그분의 입에서 나온 국어 시험용이 아닌 문학은 나를 놀라게 했다. 거기엔 나이 먹은 사람의 감성을 무시하고픈 10대의 자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놀라움과 궁금증으로 만난 사양은 내가 처음으로 읽은 일본소설이다. 어렴풋이 어머니가 수프 먹는 장면만 기억나는 걸 보면 난 분명 그 책을 다 읽지 않은 것 같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어쩌면 그때의 국어 선생님보다 더 나이를 먹고, 더 아줌마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내가 다시 읽은 사양은 쓸쓸하고도 새로웠다.

 

수프를 먹는 장면은 사양의 제일 첫 부분에 나온다. 몰락한 귀족 계급의, 전쟁을 겪고 돈이 없어 도쿄의 나시카타초에서 이즈의 산장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던 가즈코와 어머니는 그곳에서 외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귀족적 삶에 익숙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육체적 노동도, 그곳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다. 생활력이 없는 이혼한 여성인 가즈코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부잣집의 가정교사 겸 하녀가 되는 것과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 경제적 후원을 받는 것이다. 말 그대로 기우는 해이다. 옷가지를 팔아가며 살아야하는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며 쓸쓸하고도 처량하게 살아간다.

 

[이 산장의 평온은 죄다 거짓이고 허울에 불과하다고, 속으로 생각할 때조차 있다. 이것이 우리 모녀가 신께 받은 짧은 휴식 기간이라 해도, 이미 이 평화에는 뭔가 불길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소리 없이 다가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머니는 행복을 가장하면서 나날이 쇠약해지고, 내 가슴속에 깃든 살무사는 어머니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살이 오른다. 나는 요즘의 이런 생활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지곤 한다. -p29]

 

전쟁이 끝나고 남방에서 돌아온 가즈코의 동생 나오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마약에 절어 살았으며 나약하고 생활력 없기는 마찬가지인 도련님이다. 그는 계속해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어머니와 누나 가즈코를 괴롭히며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방탕하게 살아간다. 그가 쓴 박꽃 일기를 읽은 가즈코는 길이 막혀 무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p76)' 동생의 괴로움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큰 맘 먹고 불량해지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자신도, 동생도 어머니도 그냥 불량하게, 그것도 딱지 붙은 불량(p91)‘으로 살기를 원한다. ’딱지 붙은 불량이란 단어가 생소하지만, 약간은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귀족적인 삶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수도 없는 인생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이 딱지 붙은 불량이 아닐까? 여태껏 가졌던 허울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의지로 살 수 있는 것이 딱지 붙은 불량인 것이다.

 

가즈코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6년 전에 만나 잠깐의 키스를 나눈 동생의 지인인 소설가 우에하라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녀는 우에하라를 통해 딱지 붙은 불량을 실천하고자 한다. 그것은 자신의 아이를 낳는 일이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낡은 사상을 모조리 파괴해 나가는 저돌적인 용기를 가진(p107) 로자 룩셈부르크를 따라 도덕을 거스르고자 한다. 마태오복음에서 예수가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고 박해를 각오하라던 그 말씀을 새기며 가즈코는 출사표를 던진다. 예수는 그들이 미움 받을 것이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가즈코는 자신을 예수의 가르침을 받는 제자라고 생각한다. 유부남에다 술꾼인 우에하라를 다시 만나지만 그는 그녀에게 실망만을 안겨준다. 하지만 작전, 개시를 시작한 그녀에게 멈춤은 없다. 그대로 직진하며 그는 그의 아이를 갖고 나오지는 자살한다.

 

사양은 나이 들어 읽어야 할 책이다. 그래야 가즈코와 나오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읽은 사양은 읽는 내내 나를 여러 감정에 사로잡히게 했다.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하고를 반복하다 마지막 나오지의 유서에서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사람을 안다는 것,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배경과 속까지 다 들어가 봐야 한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사양을 지금 현재의 시각으로 읽거나 평가해서도 안 된다. 여성주의의 시각으로 본 가즈코는 결코 이해받지 못할 여자이다. 그냥 그 시대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성으로 그녀를 만나야만 한다. 대책 없고, 기가 차지만 그녀의 계획은 그 시절에 할 수 있었던 한 여성의 몸부림이자 세상에 내딛는 용기 있는 발자국이다. 1900년대 초에 쓰여진 나쓰메 소세키소설 속의 여인들보다 1947년에 간행된 사양속의 여성인 가즈코는 훨씬 더 선구적이다. 남성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많다. 가즈코가 선택한 방법보다는 낡은 도덕과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혁명을 보아야만 한다.

 

다자이 오사무1947년에 사양을 내 놓고 1948년에 자살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의 나오지의 유서는 다자이 오사무가 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세상의 사람들을 얼마만큼 깊이 이해하고 살고 있나를 생각했다. 나의 지인의 딸은 중학교 때 왕따를 당했다. 아이가 중3이라 지인은 매일 딸아이를 학교로 데려다주며 조금만 참아라, 견디라고 했다.(물론 무조건이 아닌 여러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어느 날 그녀는 학교 교문으로 들어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딸아이를 불러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더 이상 학교로 들여보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아이는 자퇴를 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채로 이번에 수능을 치렀다. 어쩌면 그녀가 딸아이를 불러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 순간부터가 그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첫 시도였을 것이다. ‘나오지의 유서를 읽으며 그 아이가 생각났다. 우리는 누구나 나오지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참고 살아간다. 또한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낙오자로 만든다. 힘들다고 하는 사람에게 너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나라는 풀은 이 세상의 공기와 햇빛 속에서 살기 힘듭니다. 살아가는 데에 뭔가 한 가지, 결여되어 있습니다. 부족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것도 나로선 안간힘을 쓴 겁니다. -P147

 

나의 자살을 비난하고 그래도 끝까지 살았어야 했다고 하면서 내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의기양양한 얼굴로 혀끝으로만 비난하는 사람은, 폐하에게 과일 가게를 해 보시라고 태연히 권할 만큼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p151

-'나오지의 유서중에서]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집안이 급속도로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을 때 평소 애독하던 러시아 작가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떠올렸다.(p165, 역자 해설에서) 본문에서도 체호프와 벚꽃 동산은 여러 번 언급된다. 격변하는 세상에 의해 몰락해서 자신의 집을 떠나야 하는 설정과 가즈코라넵스카야 류보비 안드레예브나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 생활력이 없고 동정심이 많으며 대책 없는 귀여움을 두 여인은 지녔다. 그러나 류보비 안드레예브나보다 가즈코가 훨씬 더 혁명적이고 세상에 대해 저돌적이다. 가을부터 계속해서 읽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많이 다른 느낌이다. 소세키의 글이 정돈되고 아름다운 하이쿠 같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은 감성적이고 보다 더 격정을 불러일으킨다. 둘 다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좋다. 다음엔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읽어야겠다.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들 주변에서 낡은 도덕은 여전히 그대로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은 채,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무리 요동친들 그 밑바닥의 바닷물은 혁명은커녕 꿈쩍도 않고 자는 척 드러누워 있을 뿐인걸요. 하지만 전, 지금까지의 1회전에서는 낡은 도덕을 아주 조금이나마 몰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태어날 아기와 함께 2회전, 3회전을 싸워 나갈 작정입니다.....

혁명은 아직, 전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더욱더 많은, 안타깝고 숭고한 희생이 필요한 듯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희생자입니다. -P16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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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6 1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사양 리뷰
담달 당선작 리뷰로 뽑힌다에 한표🖐 검 ^^요^^

페넬로페 2021-11-26 19:27   좋아요 4 | URL
에고, 무슨 말씀을요~~
매번 힘들게 한 편씩 올리고 있어요 ㅠㅠ

scott 2021-11-27 00:21   좋아요 2 | URL
다자이 오사무 개인의 찌찔함을 떠나서

<사양>은 그의 작품 중 쵝오의 명작 입니다
그러나 전,,,세상을 더 살아 봐야
페넬로페님이 느끼셨던 감정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수시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는 건 <만년>! ^^



페넬로페 2021-11-27 00:33   좋아요 2 | URL
나이 들어가니 세상에 대한 이해가 커져가는데 그게 저 자신의 성숙인지 아님 무관심 또는 무심함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ㅎㅎ
만년은 첫부분 조금 읽었어요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시무룩해져요^^

새파랑 2021-11-26 19: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께 추억이 있는 책이었군요. 저도 <사양> 너무 좋아해요. 읽으면서 그냥 우울해졌던 책이었어요. 참 사람 속은 알 수 없는것 같아요 ~ 벚꽃동산도 완전 좋아요~!!

페넬로페 2021-11-26 19:30   좋아요 4 | URL
이 책에 대한 별점이 1개도 있더라고요. 근데 전 뚝심있게 5개^^
두 번 읽었는데 좋았어요~~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더라고요^^
새파랑님, 벚꽃 동산 어디 출판사로 읽으셨나요?
지만지 책은 번역이 좀 별로예요~~

scott 2021-11-26 19:32   좋아요 4 | URL
벚꽃 번역 열린 추천합니다 ^^

새파랑 2021-11-26 19:33   좋아요 4 | URL
저도 열린으로 읽었어요 ^^ 저도 사양 별 다섯개~!!

scott 2021-11-26 19:38   좋아요 4 | URL
사악한 가격 지만지 원본 축약번역입니다

청아 2021-11-26 1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으아..여러모로 감동적인 리뷰입니다. 읽으면서 어쩐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이었군요!
페넬로페님의 리뷰는 벚꽃동산과 세트로 읽고싶어지게 만드네요. 좋은 리뷰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1-11-26 20:32   좋아요 4 | URL
저는 아직 ‘인간실격‘은 읽지 않았는데 작품에 작가의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는것 같아요^^
벚꽃 동산은 다른 버전으로 읽어 볼 생각입니다~~

stella.K 2021-11-26 20: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참, 읽을 건 많고 시간은 없고 시간은 없고. 좌절입니다.
일본 문학을 읽는다면 정말 소세키나 오사무, 야쓰나리는 기본으로
읽어 줘야할 텐데 죽기 전에 읽을 수도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ㅠ
솔직히 오사무는 글을 너무 잘 쓰긴 하는데 우울한 게 좀 마음이 쓰여요.
내 영혼에도 영향을 미칠까 봐.ㅋㅋ

어느 집 어머닌지 모르겠지만 잘하셨다고 봐요.
모든 아이들이 다 학교를 좋아하는 건 아니죠.
아이들에게 학교 말고도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하고 살면 되는 거잖아요.
벌써 그 아이가 수능을 치뤘다니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네요.^^

페넬로페 2021-11-26 22:07   좋아요 6 | URL
정말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좌절되는 기분, 잘 알아요.
그냥 포기하고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어차피 저는 빠른 속도로 책을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지인이 그런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의 마음을 제가 조금이라도 아는지 모르겠어요.
자식 키우기 어렵습니다 ㅠㅠ
이번 수능 엄청 어렵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mini74 2021-11-26 2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모습이 우아하지만 슬펐어요 마지막 지는 해의 노을이 슬프게 아름다운것처럼요. ㅎㅎ 읽고 우울했던 기억도 나네요 페넬로페님 글 읽으니 또 새롭고 좋네요 *^^*

페넬로페 2021-11-27 00:06   좋아요 3 | URL
네, 정말 그렇죠!
어머니의 모습에서 슬픔이 많이 느껴졌어요. 읽으면서 저도 많이 쓸쓸하고 마음 아팠는데 제가 가즈코의 앞날을 너무 역동적이고 씩씩하게 본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scott 2021-11-27 00:25   좋아요 4 | URL
사양 작품 속 인물들이
찌질이 다자이 애인 오타 시즈코 집안 사람들 이야기로 다자이가 몰래 몰래 시즈코의 일기를 훔쳐 보면서 작품 구상을 하고 체홉 벚꽃 동산에 영향을 받아 완성 했다고 합니다
사양의 가즈코는 시즈코 ^^

페넬로페 2021-11-27 00:36   좋아요 4 | URL
그런 사연이 있군요.
작가들은 뭔가가 있으면 써야하는 거군요^^

희선 2021-11-27 00: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고 책과 상관없이 지금 그래야 할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네요 해가 저물가는 걸 먼저 생각하고... 가즈코는 나름대로 살려고 했군요 지금 사람이 보면 꼭 그래야 할까 할지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면 학교에 가기 싫겠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 조금이 아주 길게 느껴질 테니...


희선

페넬로페 2021-11-27 01:00   좋아요 4 | URL
희선님 말씀대로 저무는 해를 관조하며 감상할 수도 있었을것 같아요. 근데 그러기엔 가즈코가 불쌍해 급히 나름의 혁명으로 제가 내보낸것 같아요 ㅎㅎ

희선 2021-11-30 03: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 2021년 한달 남았네요 한달하고 하루... 십일월 마지막 날이에요 비 오고 눈 오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비보다 눈이 오면 좋겠습니다 겨울이니... 아직 눈 한번도 못 봤습니다 첫눈 십일월에 왔는데...

페넬로페 님 십일월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1-11-30 08:45   좋아요 3 | URL
새벽에 눈을 뜨니 비가 오고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눈보다는 비를 더 좋아해서 반가웠어요.
모든것이 건조한 때라 비로 촉촉해지는 느낌이 좋았어요.
벌써 11월의 마지막 날이예요.
올해가 이제 한 달 남았으니 마무리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선님께서도 의미있고 행복한 올해의 마지막 달 보내시길 바래요^^

페크pek0501 2021-12-02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양을 두 번 읽었죠. 이 책 말고 다른 책으로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페넬로페 2021-12-02 18:0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연달아 두 번 읽었는데 이상하게 책들은 두번째 읽을 때 훨씬 좋아지더라고요^^

서니데이 2021-12-02 2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에서 나온 다자이 오사무의 책 표지도 예쁘지만, 이 책도 표지가 좋네요.
벚꽃 동산, 도 생각났었는데, 여기서는 벚나무 동산이군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02 23:49   좋아요 2 | URL
일본 작품은 출판사마다 그 분위기에 맞게 디자인을 잘하는 것 같아요. 보통 ‘벚꽃 동산‘으로 제목이 되어 있는데 지만지는 ‘벚나무 동산‘ 이라고 제목 붙였어요.
오늘은 낮에, 저녁때 아주 잠깐 비가 왔어요. 겨울 날씨가 추우면서도 변덕도 부리네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세요^^

서니데이 2021-12-03 1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영하는 아닌데, 체감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바람이 차가운 날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입으세요.
페넬로페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07 22:1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제가 이 글을 이제서야 봐요~~
항상 제 서재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세요^^

독서괭 2021-12-07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보다도 페넬로페님이 쓰신 국어선생님 일화와 지인의 딸 이야기 때문에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차마 딸을 더이상 학교로 들여보낼 수 없었던 그 마음이 어땠을지... 가슴 아파요ㅠㅠ

페넬로페 2021-12-07 22:20   좋아요 1 | URL
네, 그때 그 지인이 울먹이며 하는 말에 넘 맘이 안좋았어요.
사양도 그렇게 맘이 아픈 책이더라고요^^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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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다른 칸 위에 쓰여진 각자의 사연들을, 조남주 작가는 ‘여자‘인 우리들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마치 진한 커피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그녀가 해주는 얘기를 듣는 듯 하다. 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공감한다. 특히 현남 오빠에게 날리는 어퍼컷은 통쾌하다. 여자들이어서 좋고도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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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1-18 23: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현남오빠에게 어퍼컷을 날린다니 꼭 읽어봐야겠어요! 😆 커피 타놓고 조남주 작가님 얘기들어볼 기회~♡

페넬로페 2021-11-18 23:47   좋아요 5 | URL
그 어퍼컷이 유쾌하고도 좀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저는 이 책이 참 좋네요^^

새파랑 2021-11-18 23: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현남오빠가 궁금하네요 😅 이 책 표지가 왠지 쓸쓸해 보여요. 참 좋다고 하시니 궁금해지네요 ^^

페넬로페 2021-11-19 00:05   좋아요 4 | URL
남자가 보는 현남 오빠는 어떨지 궁금해요~~조남주 작가를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성토했는데 그냥 엄마, 누이, 아내를 생각하면 될것 같은데 글쎄, 남성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더라고요~~

새파랑 2021-11-19 00:08   좋아요 4 | URL
조남주 작가님 책은 한권 읽어봤는데 ㅋ 제가 읽고 의견을 남겨보겠습니다~!!

scott 2021-11-19 0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실린 작품들 중 몇편은 장편으로 써도 좋고
몇편은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좋을 것 같을 정도로 꽉찬 단편집

일본에서 출간된 외국어 번역 작품중 조남주 작가의 작품이 장기간 베스트 셀러 위치에 오를 정도라고 합니다 ^^

페넬로페 2021-11-19 00:51   좋아요 2 | URL
네, scott님 말씀처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것 같더라고요. 82년생 김지영이 27개국에 번역되었다고 해요. 어느 곳에서나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은 비슷해서 공감될 수 있는 소설일것 같아요^^

희선 2021-11-19 0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쓴 것이라는 제목이어서 좋은 듯하네요 여러 세대 여성 이야기라고 한 말은 봤습니다 그것만 보다니, 책을 봐야 할 텐데...


희선

페넬로페 2021-11-19 07:12   좋아요 3 | URL
여러 세대의 여성이야기인데 많이 적대적이지는 않고 서로 어울리는 모습도 좋았어요. 전보다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는것을 많이 느꼈어요^^

han22598 2021-11-19 0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남오빠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요....현남은 현실 남자인가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1-11-19 07:17   좋아요 2 | URL
현남 오빠가 현실 남자이기도 한데 요즘에도 저런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요즘 제가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를 정주행했는데 거기에 나오는 박모건이란 남자가 참 좋더라고요.
그 두사람을 비교하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현남오빠가 더 많지 않을까해요^^

독서괭 2021-11-19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읽으셨군요! 저는 <오로라의 밤>이 젤 좋더라구요. 세대간 갈등을 딛고 연대하는 모습들이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1-11-19 16:53   좋아요 1 | URL
네,네, 저두요~~
그리고 저는
매화나무 아래서와 현남오빠에게도 좋았어요~~
우리 주위의 흔한 모습들을 공감되게 잘 썼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1-11-20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이 들어본 작가네 싶으면 세일즈 포인트가 높더라고요.
조남주 작가. 기억해 놓겠습니다.(책 구매할 때 사려고요.)^^

페넬로페 2021-11-20 13:40   좋아요 2 | URL
조남주 작가가 그 유명한 ‘82년생 김지영‘을 쓴 분이라 그럴것 같아요.
여성의 삶에 대해 잔잔하게 서술하고, 우리 주변의 얘기를 그려주어 좋았어요^^

페크pek0501 2021-11-20 14: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82년생 김지영, 책을 갖고 있고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ㅋㅋ

초딩 2021-11-21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약 이야기 책을 보고 있는데
약 관련인 줄 알았습니다 ㅎㅎ
어퍼컷 좋아요!!! ㅎㅎ

페넬로페 2021-11-21 13:40   좋아요 2 | URL
책표지의 약의 의미를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요~~
어퍼컷 말고도 다른 표현들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백자평이라서 글자수에 막히더라고요 ㅎㅎ

서니데이 2021-11-21 2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고 책 소개에서 읽었어요.
그 앞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 <82년생 김지영>도 카테고리분류가 소설 같았는데, 그렇게 표현한 책이라서 내용이 궁금하네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1-21 22:22   좋아요 2 | URL
조남주작가의 단편집인 이 책도 좋았어요. 주위에서 우리가 겪는 얘기들이 많이 나와 공감했고 미래에 살고 싶은 방향이 있어 그것도 괜찮더라고요^^

프레이야 2021-11-21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중의적인가 보네요.
좋아 보입니다. 찜해 가요 님^^

페넬로페 2021-11-21 23:29   좋아요 0 | URL
가독성도 좋아 책을 들고 계속 죽 읽었어요~~

2021-11-21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1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1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2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1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1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1-11-23 2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11월인데 날씨가 눈오고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24 00:28   좋아요 3 | URL
갑자기 겨울이 왔어요.
서니데이님도 감기 조심하세욥^^

서니데이 2021-11-24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어제보다 내일은 조금 덜 추울 지도 모르겠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밤되세요.^^

페넬로페 2021-11-25 00:34   좋아요 3 | URL
오늘은 조금 기온이 올라간듯 싶어 기분이 좋았어요~~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서니데이님, 잘 자요~~
성시경 버전으로^^

서니데이 2021-11-25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번주 초에는 많이 추웠는데, 오늘은 그래도 조금 덜 추운 날 같아요.
바람이 차갑지만 그래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감기 조심하시고, 마스크 잘 쓰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1-25 22:00   좋아요 2 | URL
네, 오늘은 차가운 바람이 불지 않아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건강하고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도서관 가는 길이 아름답다. 온 천지가 단풍으로 물들었고, 약간 춥지만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다. 많이 걷기 위해 언젠가부터 집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30분 정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교육청 소속의 구립 도서관에 다닌다. 그곳은 웬만한 책은 거의 구비되어 있고, 희망도서를 신청해도 2주 만에 도착 알림을 주어 이용하기에 편한 장점도 있다. 도서관에 도착해 체온을 재고, 핸드폰으로 QR체크를 하고 매번 그렇듯 서가가 있는 2층이나, 3층으로 올라가야 했지만 오늘따라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 눈길이 갔다. 언제부터 이것이 서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뭐 읽지? 나도 몰랐던 나의 도서 취향은?”이라는 문구에 혹해 햄버거 가게에 온 것처럼 스크린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무엇인가요?

-여행, 진로, 기획 마케팅, 리더십, 지식 상식, 정치/사회, 시간관리, 심리 (시간관리)

 

요즘 어떠세요?

-슬퍼요, 이별했어요, 외로워요, 답답해요, 불안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힘들어요, 떠나고 싶어요, 용기가 필요해요, 행복해요, 무기력해요, 심심해요, 고민이 있어요, 힐링이 필요해요.

(힐링이 필요해요)

 

지금 연애 중인가요? 아니면 결혼을 하셨나요?

-선택 안함, 솔로, 연애 중, 결혼 생활 중...(결혼 생활 중)

 

나이대는 어떻게 되세요?

-10, 20, 30, 40, 50, 60, 70, 어린이 (비밀)

 

당신의 성별을 알려주세요!

-여성, 남성 (여성)

 

책을 읽을 때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요?

-문학, 실용, 아무거나 (문학)

 

질문 받는 순서대로 터치하자 마지막 스크린에 4권의 책이 나에게 제시되었다. 그 중 한 권이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이었다. 시간관리에 이 책이 필요하다고? 많이 의아했지만 나머지 책들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았고,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너무 좋게 읽었던지라 결국 이 책을 빌려왔다.

 

최은영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없지만 표제로 이 문장이 사용되는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일곱 편 소설의 소재와 장소는 모두 다르지만, 그것은 연결되어 있었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이 소설들 속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었다.

 

[나는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고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몸으로 느꼈으니까....

 

나쁜 어른, 나쁜 작가가 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쉽게 말고 어렵게, 편하게 말고 불편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느끼고 싶다. 그럴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기를. -p324]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불편하다. 쉽지 않고 어렵다. 가족, 친구, 연인 사이에, 그리고 학교, 사회에서 무수히 자행되는 폭력이 있고, 상처가 있으며, 사람과의 어긋나고 이해되지 못하는 관계가 있다. 내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그 사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얼마까지의 인내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주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 자신의 아픔과 고통은 뒤로한 채, 타인의 감정을 먼저 살펴야 하고 이해해야 하지만 그때마다 억눌린 나의 감정과 자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내가 한 만큼 타인 역시 나를 위해 그만한 고통을 감수하며 노력해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체로 그러한 기대와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실망과 오해는 관계의 끝을 가져오기도 했다.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상처는 여러 가지이다. 매 맞아서, 말로, 눈빛으로, 생각이 달라서, 이해받지 못해서, 관습에 얽매어, 서로의 선택으로, 누군가의 마음에서 지워지고 죽어서, 외로워서, 아파서.......

 

내게 무해한 사람의 소설들은 모두 과거를 회상한다. 지나온 지금 후회와 먹먹함이 가득하고,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자유가 있다. 계속 이어지는 관계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결국 내게 무해한 사람이란 과거의 결과로 평가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누군가와 과거의 관계에서, 무해한 사람이었는지,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는지 그 사람에 의해 판단될 것이다. 현실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항상 어렵고 막막하다. 나의 최선을 다한 행동과 선택이 미래에 무해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무해하다는 말은 너무 건조하다.

 

[피조물에게서 위안을 찾지 마십시오. 수사가 되었을 때 나의 담당수사는 그렇게 말했다. 감실 앞으로 나아가세요. 하느님께 이야기하세요. 그의 말에 나는 일정 부분 동의했으며 신에게 나의 존재를 의탁하고자 했다. 신의 현존에는 분명 그가 말한 위안이 존재했다. 그런데도,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209, '고백중에서]

 

시간관리에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소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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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5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시간관리를 필요로 하는 페넬로페님에게는 안맞는 책인거 같아요. 이 책 읽으면 힐링 보다는 좀 센티멘탈해질거 같은데 😅

페넬로페 2021-11-15 19:00   좋아요 4 | URL
네, 이 책이 시간 관리와는 영 맞지 않았어요.
그대신 이 기회에 최은영작가님 책 읽게 되어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센티멘탈과 먹먹함이 동시에 오는 책이었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11-16 0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째요. 서두가 강렬하여 시간관리와 힐링이 필요한 사람이 읽을 만한 책으로 기억되겠어요 ^^;;
세상 무해한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의도치 않았는데도,
상처 주고 상처 받게 되는 것이 그냥 인생 같아요. 저도 페넬로페님처럼 자신이 없네요. ㅡㅡ

페넬로페 2021-11-16 10:42   좋아요 2 | URL
최은영 작가의 이 좋은 책에 제가 이런 서두를 붙여도 되나 고민을 했지만 있는 사실 그대로 얘기해야하니까 그냥 썼어요 ㅎㅎ
무해하다는 말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게만 살수 없으니 요즘은 마음을 비우고 나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인정을 하니 편하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사람사이에는 상처라는게 남을것 같아요^^

독서괭 2021-11-16 0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나이대는 왜 비밀인 거죠??🙄
시간관리에 최은영이라니 뭐지.. AI가 시간에 쫓기지 말고 뒤를 돌아보며 살라고 하는 걸까요..
최은영<쇼코의 미소>는 저도 재밌게 봤는데 다른 책은 못 읽어 봤네요. <내게 무해한 사람>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페넬로페님 리뷰 보니 무해하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면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페넬로페 2021-11-16 10:49   좋아요 4 | URL
저도 쇼코의 미소를 좋게 읽고 작가의 문장도 좋아해요. 이 소설이 지금 제가 읽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과도 통하는 것 같아요. 어디서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이 어렵고 힘든것은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근데 전 끝까지 무해하다는 말이 좀 건조한것 같아요. 해를 좀 입어도 좋을수도 있는것 아닌가요^^
말씀하신대로 왜 제가 나이는 비밀로 했을까요 ㅎㅎ

희선 2021-11-16 0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 볼지 모르는 사람한테는 저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딱 맞다고 할 수 없을지라도 저 기계가 추천해주는 책을 보고 책에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잖아요 저런 기계 재미있네요

‘피조물한테서 위안을 찾지 마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입니다 이 책 봤는데 그 말 그냥 넘어간 듯합니다 제가 볼 때는 모르고 나중에 저런 말도 있었구나 하네요

사람은 다 해가 없을 수 없을 듯합니다 다 상처를 주고받고 살겠지요 아니 그것만 있지 않네요 따듯한 마음도 주고받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1-11-16 10:55   좋아요 4 | URL
자주 도서관에 다니면서도 처음으로 한번 이용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담엔 모든 조건을 저와 다르게 터치해서 추천하는 책도 읽고 싶어졌어요.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마음가는 문장은 다 다르다는 것이 늘 새롭고, 전 그것이 좋아요. 사람이 다 달라야 하는거잖아요~~
희선님 말씀처럼 저 역시 해가 있고 없고가 아닌 그저 따뜻하고 선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cott 2021-11-16 1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최은영 작가가 이번에 대산 문학상 수상 하면서 가장 핫 한 작가로 부상 한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사이트에서 알고리즘으로 책 추천 받으면 10의 10은 제 취향과 다르게 나옵니다 ㅎㅎㅎ

무해한 사람,,,SNS로 의사소통 하는 시대에 타인의 마음 보다 오로지 내 안의 상태만 집중 하게 되버린것 같습니다. ^ㅅ^

페넬로페 2021-11-16 18:08   좋아요 3 | URL
아, 작가가 이번에 대산문학상 받았군요~~그 작품도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어떤식으로든 사람들은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하는데 그것이 녹록하지 않고 그 결과로 상처를 주고 받고 ㅠㅠ
그래서 점점 자신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게 좋지 않은건데도 어쩔수 없어서 안타까워요^^

서니데이 2021-11-16 1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자기계발서가 좋은데, 소설을 말해주다니.
힐링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네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6 19:53   좋아요 2 | URL
다르게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들이는 노력이 시간이고 그에 따른 기쁨이 힐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요 ㅎㅎ
서니데이님, 즐겁고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1-11-17 17: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구름이 많고 어제보다는 조금 더 기온이 내려간 날이었어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7 20:38   좋아요 4 | URL
오늘 날씨가 구름이 많아 아무래도 조금 기분이 다운되는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남은 저녁시간도 편안하시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1-11-18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능시험날이었는데, 어제보다 많이 따뜻했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8 23:35   좋아요 2 | URL
오늘 수능일인데 다행히 날씨가 따뜻해 좋았습니다.
서니데이님,, 오늘도 행복하셨죠!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stella.K 2021-11-19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한 번 읽어야할 것 같군요.
사람을 이해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가까이 사는 사람과 잘 지내기란 정말로 어려운 것 같더군요.
그게 부모가 됐든, 배우자가 됐든, 자식이 됐든.
그렇다고 혼자 살 수도 없고.
단지 약간 위로가 된다면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정도...?ㅋ
가까이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힘들까요.
사랑해서 결혼하면 안 되는 것 같더군요. 오히려 사랑하면 결혼하지 않는 것도
사는 방법중 하나는 아닐까 싶기도 해요.ㅋ

페넬로페 2021-11-19 19:07   좋아요 2 | URL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기대가 커서 그렇겠죠? 딸아이와도 참 삐걱대요. 사랑보다는 책임이 앞서 그런가봐요. 언제쯤 삶이 쉬워지고 가벼워질지~~
전 다음생엔 결혼하지 않을거예요.
그냥 사랑만하고 살고 싶어요^^

stella.K 2021-11-19 19:11   좋아요 2 | URL
맞아요. 연애만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이 더 잘 사는 것 같더라구요.ㅋㅋ

페크pek0501 2021-11-20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사 놓은 줄 알고 나의 계정에서 검색해 보니 안 샀네요. 푸하~~~
왜 샀다고 생각했을까요?

페넬로페 2021-11-20 13:43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럴때가 많아요.
페크님의 페이퍼에서 말씀하신대로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 접속사가 많아 고치려고 해요~~
이래저래 글쓰기가 많이 어려워요 ㅎㅎ
감사합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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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난 거의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책은 직접 읽어 보아야만 한다. 그래야 더 정확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김장철을 맞이하여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업체에서 입주민에게 무료로 칼갈이 서비스를 실시한다. 그에 따른 비용마저 경비원들의 몫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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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5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칼갈이 서비스까지 ㅜ.ㅜ 코로나 이후 이 서비스도 없어 졌는데 이런 착취 피라미드가 ㅜ.ㅜ

페넬로페 2021-11-15 19:41   좋아요 3 | URL
네, 정말 착취의 피라미드였어요.
자리를 소개해 주는 직업소개소도 10퍼센트나 가져가더라고요~~

독서괭 2021-11-15 1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엇 저 어젯밤에 갑자기 이 책이 떠오르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무슨 지옥도였지.. 한참 고민하다 생각해냈는데요. 읽어봐야겠다고 새삼 생각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11-15 19:43   좋아요 3 | URL
이 책은 직접 읽어 보셔야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 그 내용들을 못 옮기겠더라고요^^

새파랑 2021-11-15 13: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건 사회문제를 다룬 책인가 보네요. 표지가 왠지 섬뜩해 보여요. 항상 중간에서 편하게 해먹는 사람들이 문제인가봐요 🤔

페넬로페 2021-11-15 19:45   좋아요 4 | URL
요즘은 거의 이런 용역회사가 직원을 파견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교묘하고도 은밀히 착취하는 수법을 가지고 있어요~~

mini74 2021-11-15 14: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과한 서비스도 불편한 갑질같아요 ㅠㅠ 칼갈이라니 슬프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1-11-15 19:47   좋아요 4 | URL
이 책 읽고 일단 주위에 경비원이나 청소하는 분들부터 눈길이 가요. 필요없는 서비스를 왜 한다고 하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아마 회사에서 눈치를 보는 거겠죠~~

청아 2021-11-15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리뷰읽고 이 책 어디있나 위치파악 했어요! 칼갈이 까짓거 각자 알아서 하면 되는건데 말입니다. 에효😔

페넬로페 2021-11-15 19:48   좋아요 4 | URL
미미님께서 이 책 가지고 계시군요~~
내용은 무겁고 기가 찬데 읽기는 수월해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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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소설, ‘케이크와 맥주를 읽으며 능수능란하고 용의주도한 글쓰기는 이런 것이 아닐까를 생각했다. 칭찬인 듯 하면서 야유와 조롱이 가득하고, 위트 있고 산뜻하면서도 거기엔 무거움이 있다. 일정한 스토리가 있지만 중간 중간 펼쳐지는 몸의 소설론을 비롯해 작가들의 세계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가히 압도적이다. 꼬박 2번을 읽은 이 소설은 톡 쏘는 시원함과 목울대를 넘어가는 보리맛의 묵직함, 기분 좋으면서도 약간 슬프고 씁쓰레한 취기를 주는 맥주를 마신 후의 느낌 같았다.

 

나는 맥주를 좋아해 즐겨 마신다. 그런데 한 번도 케이크와 맥주를 같이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제목인 케이크와 맥주에서 한참 머물렀던 것은 맥주와 케이크에 들어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주인공인 에드워드 드리필드는 허름한 펍에서 흑맥주 마시기를 좋아하고 그곳에서 여급인 로지를 만나 결혼한다. 영국인의 습성을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맥주는 서민적이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솔직한 세계인데 반해 케이크는 그 반대의 세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도 잠시 생각했다.

 

소설가인 에드워드가 글로 세밀하게 나타낸 맥주의 세계는 그의 뿌리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명성을 얻고 소설이 팔리기 위해서는 우아한 환경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달과 6펜스찰스 스트릭랜드처럼 주변의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열정만으로 예술가의 삶을 산 사람도 있고, 이 소설의 앨로이 키어처럼 가식적이며 이기적인 세계에서만 머물러도 동시대 작가들 중 로이만큼 보잘것없는 재능으로 확고한 위치를’(p16) 거머쥘 수도 있는 것이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에서 작가들의 세계를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것을 읽으며 독자인 우리들의 책의 선택이 얼마나 편협해질 수 있는지도 새삼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의 제목인 케이크와 맥주는 단순한 물질적 쾌락, 혹은 삶의 유희를 뜻하는 관용구인데 문학 작품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에 최초로 등장한다. 올리비아의 집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흥청거리는 앤드류 경과 토비 경에게 올리비아의 집사 말볼리오가 소란을 멈추라고 말하자 토비 경은 묻는다. “자네가 도덕적이라고 해서 케이크와 맥주가 더는 안 된단 말인가?” -p300, 해설에서]

 

물질적 쾌락삶의 유희를 좇는 사람은 이 소설에서 로지 갠인데, 로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완전히 그녀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권위와 관습적인 시각으로의 그녀에 대한 비판은 반대하고, 글 쓰는 사람을 남편으로 둔 것에 대한 외로움도 이해하지만, 삶의 유희가 꼭 육체적 쾌락과 물질적인 보상이어야만 하는지는 의문이었다. 이 소설의 화자이자 서머싯 몸 자신인 듯한 윌리 어셴든은 로지의 행동은 그녀의 타고난 성품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되는 것이라고 서술한다. ‘앨로이 키어에이미 드리필드라는 경직되고 특별한 것들만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척점으로 로지의 역할이 필요할지 몰라도 여성의 입장에서 로지처럼 행동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에드워드를 떠나기 전 에드워드는 자신의 작가생활 중에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써낸다. 그런 그에게 로지는 뮤즈의 역할만은 톡톡히 한 것 같다.

 

[그녀는 아주 단순한 여자였어요. 건강하고 천진한 본능을 가진 여자 말입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걸 좋아했죠. 사랑을 사랑했어요....

 

그럼 그냥 사랑의 행위라고 해 두죠. 천성이 정이 많은 여자였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남자와 잠자리를 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두 번 생각하는 법이 없었죠. 그건 악덕도 아니고 음탕한 것도 아닙니다. 천성일 뿐이죠. 태양이 햇빛을 발산하고 꽃들이 향기를 내뿜듯 자연스럽게 자신을 내어 준 거예요. 그녀 자신에게 기쁜 일이었어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걸 좋아했으니까요. 됨됨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진실하고 예의 바르고 순박한 여자였어요. -p274~275]

 

로지에 대한 평가와 생각은 독자 개인의 몫인 것 같다.

 

작고 정체되어 있는 곳, 여전히 계급사회의 벽이 있고 근엄하고 폐쇄적인 블랙스터블에서 이루어지는 드리필드 부부와 어쎈든의 우정은 금기를 깨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한 소년의 성장소설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답답하고 고루한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세계는 그 누구에게도 매력적이다.

 

블랙스터블의 한 영지의 관리인의 아들로 태어 난 에드워드 드리필드는 젊었을 때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보헤미안으로 산다. 그가 어떻게 작가가 되기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 아주 오랫동안 글을 쓰며 살아간다. 에드워드가 죽고 그의 집을 방문한 어셴든은 그의 사진을 보며 남들에게 보이는 에드워드의 얼굴은 가면이라고 한다.

 

[그의 실체는 죽을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고독한 존재였고, 그의 작품을 쓰는 작가와 그의 인생을 살아가는 남자 사이를 조용히 오가는 유령이 아니었을까. 세상이 에드워드 드리필드라 여기는 두 꼭두각시에게 냉소적이고 초연하게 미소를 짓는 유령, -p272]

 

작가로서, 글을 쓰며 사는 삶은 어떤 것인지 항상 궁금하다. 끊임없는 창작 속에 자신의 경험이 녹아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생명의 잔이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에게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내용이 너무 적나라해 사람들은 그것이 현실세계에서는 가능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로지는 나중에 어셴든을 다시 만나 그 내용은 실제의 상황과 거의 비슷하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의 비극을 글로 쓸 수 있는 작가들에 진절머리를 낸다. 어셴든은 작가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소재가 되어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작가를 흔드는 인간들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작가는 한 가지 보상을 얻는다. 뭔가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면 괴로운 기억, 친구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슬픔, 짝사랑, 상처받은 자존심, 배은망덕한 인간에 대한 분노, 어떤 감정이든, 어떤 번뇌든 그저 글로 풀어 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걸 소설의 주제로, 수필의 소재로 활용하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작가는 유일한 자유인이다. -p294~295]

 

, 이놈의 유일한 자유인이여, 빌어먹을 작가들이여!

서머싯 몸은 가차없이 케이크와 맥주에 자신의 자유를 실천한 것 같다.

그것이 또한 여지없이 시원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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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09 16: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는 중만 한달째 ㅎㅎ ㅠㅠ

페넬로페 2021-12-09 18:1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읽고 계시는 책이 워낙 많아 그러실 것 같아요.
저도 많은 책이 심지어 여러 달에 걸쳐져 있어요**

청아 2021-12-09 16: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소중한 별 페넬로페님 당선축하드려요! 항상 빛나는 글 감사해요^0^*

페넬로페 2021-12-09 18:12   좋아요 4 | URL
미미님, 감사드려요**
제가 여기 북플에서 이렇게 칭찬받고 사랑받고 있으니 어찌 이곳을 사랑하지 않으리오**
우리 모두 별이라서 좋아요^^

쎄인트saint 2021-12-09 17: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1-12-09 18:43   좋아요 2 | URL
쎄인트님, 정말 감사드려요**

독서괭 2021-12-09 18: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1-12-09 18:43   좋아요 3 | URL
독서괭님, 감사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12-09 2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12-09 23:24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항상 감사드려요♡♡

초란공 2021-12-09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알라딘 서재 메일에서 페넬로페님의 글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2-09 23:25   좋아요 3 | URL
초란공님, 감사드려요.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초란공님의 좋은 글, 기대합니다^^

러블리땡 2021-12-10 0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12-10 02:58   좋아요 2 | URL
러블리땡님,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요즘 책 많이 읽으시던데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희선 2021-12-11 0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2021년 마지막 달 십이월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밖에 나가기는 좀 안 좋겠지만, 만나고 싶은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1-12-11 10:43   좋아요 2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밖에 잘 나가지 못하니 책으로 위로 받아 행복합니다**

leepapggot 2022-02-23 0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이크와 맥주를 읽고 독서토론에서 발제를 해야하는데 책이 넘어가지 않아 한달 이상 끙끙거리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주제가 무건운 건지, 문장이 무거운 건지, 저의 독해력이 가벼운 건지. 리뷰를 쓰시는 분들이 대단합니다.

페넬로페 2022-02-23 08:42   좋아요 0 | URL
독서토론에서 발제를 하시려면 아무래도 부담이 클 것 같아요. 깊이 생각할수록 더 무겁고 어려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독서동아리를 하는데 리더분께서 매번 논제를 만드시는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leepapggot님!
2월인데도 날씨가 추워요~~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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