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 가입;
오랜기간동안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해왔지만
알라딘서재에 들어가 여러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리뷰와 평점을 잘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이나 감상이 달라지므로
내가 읽는 책의 평가는 오롯이 나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손재주가 정말 없는 나는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손으로 하는 것 대신 그냥 ‘보는걸‘ 좋아한다.
독서를 하고, 영화, 뮤지컬을 보러 가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는것은 손재주가 필요없으니
내가 즐겨 할 수 있는 것이다.
딸아이를 키우면서도 둘이서 뭔가를 만들며 놀지 않았다.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으로
마구 데리고 다녔다.
손으로 하는 것 대신 보는 것!
그러나 그것은 실체를 남기지 않는다.
나의 인식과 사고에만 영향을 끼치고
나한테만 뭔가를 남긴다.
나의 지인중의 한 분은 손재주가 뛰어나 그림도 그리고 캘리그라피로 카드도 써주시고, 뜨개질도 잘해서
가방이나 파우치를 선물해 주시기도 한다.
그 분이 잘하는 것은 실체가 있고 감탄스러우며 명확하다.
그런 그 분을 보며 나의 책읽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질 수 없이 그저 나만이 느끼고 알 수 있는것도 좋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구체적이고 보여주는 것에 대한 욕심도 살짝 생겼다. 책읽기에 더해서 약간의 의미도 부여하고 싶어 책을 읽고 나서 짧은 리뷰라도 남겨보자고 결심했다.그 전엔 노트에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 왔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할까 고민해봤는데 사실 나도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잘 방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바로 그때 책을 검색하기 위해 알라딘에 들어갔는데
알라딘 창의 아랫부분에
‘북플 가입, 적립금 1000 원‘ 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얼른 클릭하고 닉네임 정해서 북플을 시작했다.
♧나의 닉네임, ‘페넬로페‘ 에 대해서;
대부분 나의 북플 친구들은 나의 이름 ‘페넬로페‘를 트로이전쟁에 참가한 남편 오뒷세우스를 20년이나 기다리는 오뒷세우스의 아내의 이름에서 가져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페넬로페‘ 라는 이름은 아주 오래전에 읽은 지금은 절판된 로자문드 필처의 소설, ‘조개줍는 아이들‘ 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 그 소설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었고 ‘페넬로페‘ 라는 여자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 생각이 너무 좋아 나도 그런 여자로 살고 싶었다.
페넬로페가 오뒷세우스의 아내 이름이라는 것은 한참 지난후에 알게 되었는데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그건 쉽지 않고 고통스럽지만 매력적인 것이다.
결국 오뒷세우스는 돌아온다.
♧여기 북플 친구들, 그들은 괴물인가? 요정인가?
막상 북플에 들어오니 북플친구들이 정말 대단했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분명 24시간인데 그들은 언제 그렇게 책을 읽고 긴 글을 써내는지 궁금하다.
밥은 먹는지, 또다른 일상생활이 있는지!
그들은 아마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걸 마녀에게 지시하고 무한히 변신할 수 있는 악마의 대장, 메피스토펠레스 아니면
이슬만 먹고 사는 요정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especially thanks to 겨울호랑이님, 서니데이님!
이렇게 북플친구들에게 기죽고 의기소침해져서
ㅡ내가 읽는 책이 아무것도 아니고 나의 글솜씨가 너무 형편 없어서ㅡ
북플에서 그냥 나가버릴까 고민하고 있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좋아요‘ 를 눌러주신
‘겨울호랑이‘ 님과 ‘서니데이‘ 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범접할 수 없는 겨울호랑이님의 독서력.
거의 매일 일상의 아름다움을 긴 페이퍼로 남겨주시는
서니데이님!
그 두 분 덕분에 많은 용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이곳에 눌러있게 해주셨다.
그렇게 견딘 덕분에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었다.
다시 한번 두 분께 감사드린다.
♧일상의 소소한 얘기들;
책에 대한 얘기를 쏟아놓는 곳에 책얘기만 있다면
그것이 당연한 듯 보일지 모르나
사실은 그것처럼 재미없고 매력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책얘기뿐만 아니라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놓는 북플친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솔직하고, 담백하고, 재미있고, 우울하고, 슬프고, 멋진 일상의 얘기들을 들려주시는 셰에라자드님들이 만들어주시는 아라비안 나이트가 너무나 재미있다.
덕분에 나도 용기내어 한번씩 나의 얘기도 털어놓을 수 있다.
그냥 한번씩 내 얘기를 툭 던져놓을 수 있고 그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이 공간이 좋다.
♧2020년엔;
북플친구분들이 올려주시는 좋은 책에 대한 리뷰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잘 읽지를 못한다.
마음은 바쁘고 눈은 따라오지 못해 초조하기도 하고 뒤쳐지는 느낌도 받아 두서없이 책을 읽은것 같다.
2020년엔 좀 더 정돈되게 책을 읽고
뒤쫓아가기보다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독서를 해야겠다. 한 달에 한 권은 꼭 집에 있는 책을 읽겠다.
좀 더 부지런해지고 성실한 내가 되어보자.
♧책을 읽는다는 것;
우리는 왜 그토록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좋아할까?
그러한 책읽기로 그만큼 성숙하고 다른 사람이 되고 있을까?
혹시 책읽기가 밖으로 나가기 싫은 우리의 방어벽이 되고
안일함을 추구하는 도구가 되지는 않았나?
책을 읽고 나서 더 많은 질문과 사회적 참여가 이루어졌을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보다 나의 인격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나의 책읽기는
이러한 고민과 반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친애하는 ‘북플‘친구님, ‘알라딘서재‘ 친구님!
책으로써 관계맺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친구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