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 가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욕망하는, 졸렬하고 이기적인 것들을 이루게 해줄 부적은, 그것이 손에 잡히는 순간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인간극‘의 창시자인 발자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장황하고도 서늘하게 직조해낸다. 철학이 뭐 별건가? 웃기면서도 난폭한, 환상적이면서도 비굴한 인간의 삶이 그냥 철학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젤소민아 2024-07-18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을 때마다 발자크는 천재같아요~

페넬로페 2024-07-19 00:23   좋아요 1 | URL
읽다보니 점점 더 발자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얄라알라 2024-07-20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페넬로페님의 100자평으로 알게 되는 2가지.

˝오노레˝란 이름.

참 맛을 모르고 어렸을 때 읽었나보다, 이렇게 극찬하시니 다시 봐야할 소설가 목록에~~

페넬로페 2024-07-21 05:19   좋아요 0 | URL
ㅎㅎ
‘오노레‘란 이름~~

2월부터 한 달에 한 권씩 발자크 소설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는 <나귀 가죽>이 제일 좋았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나에게 음악과 미술, 산과 바다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바다와 음악을 좋아한다고 바로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다. 기회 있을 때마다 미술관에 자주 가서 그림을 보다보니 그림이 좋아졌다. 요즘은 푸른 나무가 무성한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과 마주하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소거되어 버린다. 그림이 주는 느낌과 압도적 아우라에 생각이 멈춰지고 오직 그림만을 보게 된다. 그러다 그림과 현재 나의 상황이 연결된다. 결국 나는 내가 개입된 해석을 하고 만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그것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이 그림을 잘 보고 있는지에 대해 항상 믿음이 가지 않는다.


-p.69, 폴 세잔, <생트빅투아르 산>, 필라델피아 미술관


[세잔의 <생트빅투아르 산>은 때때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그림 중 하나로 기술된다. 캔버스의 평면을 급진적으로 강조한 최초의 작품 중 하나에 속하기 때문이다. 엑상프로방스 지역, 그의 화실이 있던 레 로브 언덕에서 보고 그린 산 이미지에서, 세잔은 관목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구획을 나눠 색칠하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의 추상적 패턴을 형성하는 최초의 그리고 중요한 색채의 흔적들이었다.

-p.68]

 

알랭 드 보통의 세잔의 그림에 대한 기술적 해석이다. 세잔의 그림에 대한 이런 해석을 알지 못하면 나는 그저 생트빅투아르산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감상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해석을 무조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편은 아니다. 그림마다 작가의 의도나 작품이 주는 영향 등 수없이 많은 해석과 에피소드, 중요성이 있지만, 내가 그것을 다 알고 그림을 보지는 않는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해석으로 그림은 틀에 갇혀 버린다. 미술관에 가서 도슨트의 설명이나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분명 도움은 되지만 그때부터 내 시각은 설명되어진 문장으로만 그림을 보게 된다.

 

난도질하듯 시를 분석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떤 그림이 역삼각형 구조이고, 어느 사조에 속하며 이러저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해지는 것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그림에 대한 감상이 힘들고 나의 독자적 해석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물론 많이 알지 못하기도 하다.) 미술에 관한 책을 들여다봐야만 한다.


-p.73, 크리스 오필리, <성모마리아>, 신구 미술 박물관(개인소장)

 

[크리스 오필리는 무엇이 예술을 예술답게 하는가에 대한 인습적 생각에 반대해왔다.오필리는 성모마리아의 가슴을 전통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말린 코끼리 똥에 니스를 칠해 표현하는 방법으로, 배설물 그리고 그것이 상징하는 모든 것이 무가치하다는 우리의 선입견에 도전장을 내민다.

-p.70]

 

크리스 오필리의 그림 <성모마리아>1997년 런던에서 첫선을 보이고, 뉴욕의 브룩클린 박물관에 전시되자 관람객은 분노했고 세계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이 그림에 충격을 받았다면 문제는 오필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품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완고함에 있다고(p.70)’ 말한다. 그림은 우리에게 이런 충격을 줌으로써 어떤 가치를 지닌다. 이런 그림은 작가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서는 우리가 정확하게 알 도리가 없다. 그림에 대한 해석은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

 

영혼의 미술관은 지적인 작가, 알랭 드 보통이 그림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서술한 책이다. 예술에 대한 일곱 가지 기능-보통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에서도 이런 분석을 한다. 이 작가의 특징인 것 같다. 그만큼 아는 것이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약간의 허세와 잘난 척도 있다.-과 예술의 핵심, 여러 가지 예술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예술에 대한 실질적 이용방법도 있어 유익하다. 그림에 대한 책인데도 글이 상당히 많다. 글 하나하나에 깊이가 있어 알랭 드 보통 작가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특히 예술에 대한 일곱 가지 기능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치유되는 느낌도 든다. 이 책은 예술을 통한 자기계발서다. 멋지고 풍부한.

 

이 책은 한 번에 읽고 말 책이 아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 그림도 보고 보통의 글도 읽으며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물론영혼의 미술관엔 작가 개인의 의견이나 느낌이 들어 있기에 모두 다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와 그의 의견이 다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울하거나 힘들 때, 나에게 힘이 되어 줄 책인 것 같다. 내가 몰랐던 그림도 많고 그 그림들에서 받는 기운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작가들(보통과 화가)은 그냥 천재들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보통은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을 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이해, 성장, 감상으로 분류했다. 나는 이것들 중 자기이해부분이 좋았다. 그림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가 나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P.46, 사이 툼블리, <파노라마>,

 

수없이 많은 스크래치가 있는 내 마음 같다.


-P.14,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내셔널갤러리

 

어떤 그림은 예쁘고 아름답기만 하다. 그 속에 가난과 불평등, 고통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많다. 그렇지만 예술에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것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너무 쉽게 즐거워하고 유쾌해진다는 점, 인생과 세계를 지나치게 낙천적인 눈으로 본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터무니없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대부분 기우에 불과하다. 우리는 거의 항상 장밋빛의 감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기는커녕 과도한 우울로 고생한다. 우리는 세계의 문제와 부당함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단지 그 앞에서 작아지고 약해지고, 초라해질 뿐이다.

-p.13]



 

 

 

 

 

 

 







보급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양장본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좋지만, 그림과 많은 내용의 글을 이 작은 책에 그냥 쑤셔 박은 것 같다. 나처럼 노안이 심한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도 난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 영화관의 큰 스크린에서 보는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듯, 이 책에 수록된 그림도 너무 작아 그림이 평범해 보인다. 미술 도록은 비싸더라도 양장본이 훨씬 더 좋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4-07-11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이 되어줄 책이라고 하시니 급 관심이 가네요.. 보통 잘난척에는 공감을.. ㅋㅋㅋㅋ 저는 소설들이랑 불안 정도 읽었지만요.
그림은 그저 내 마음에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또 설명 듣고 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이니 신기하고 재밌기도 하더군요^^

페넬로페 2024-07-11 22:18   좋아요 2 | URL
생각보다 이 책에 글이 많은데 예술과 연관된 작가의 통찰이 좋았어요. 세상에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모르는 미술 작품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청아 2024-07-1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찬가지로 소설을 읽지 않아야 독자적인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했던 피에르 바야르의 말이 떠오릅니다. 어떤 틀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저는 참 오래걸렸어요.
아직도 멀었지만요. [영혼의 미술관]저도 읽고 싶던 책이에요^^

페넬로페 2024-07-19 15:50   좋아요 1 | URL
이 부분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틀에 갖히기는 싫은데
그러다보면 제가 오역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더라고요. ㅋ
이 책 천천히 음미하고 읽으면 되게 좋아요.
물론 제 감상이지만 청아님은 좋아하실 것 같아요^^
 
기차와 생맥주 - 최민석의 여행지 창간호
최민석 지음 / 북스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차(여행)와 생맥주처럼 다양하고 톡 쏘는 시원함으로 읽을 때 즐거웠다. ˝일상의 쉼표˝가 되어 주었지만, 기차와 생맥주처럼 순식간에 기억에서 증발되어 버리는 아쉬움도 있었다. 많은 것에 공감되고,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나와 우리의 기차와 생맥주가 신나게 계속되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젤소민아 2024-07-18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케이크와 맥주,의 오마쥬인가요? ㅎㅎ

페넬로페 2024-07-19 00:22   좋아요 1 | URL
내용은 전혀 달라요.
주로 전업 작가로서의 고충과 여행에 대한 에세이예요^^
 














열린책들출판사에서 출간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의 첫 장에 있는 작가 소개는 개인적 체험에서 가장 위대한 허구를 만들어 낸 작가라는 말로 시작된다. ’개인적 체험에서 시작해 그것을 소설로 만들어 낸 작가가 헤밍웨이만은 아닐 것이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 역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많다.

 

헤밍웨이는 작가는 직접 겪은 일을 써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글을 썼지만 박완서 작가에게는 철학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그 많은 경험을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필요와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타고난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 글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그래서 헤밍웨이가 그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다른 이유도 많겠지만)’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박완서 작가는 오랫동안 꿋꿋이 건재해 소설뿐만 아니라 에세이, 동화 등 많은 작품을 이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tvN 드라마 졸업에서 대치동 일타 국어 강사인 서혜진(정려원)은 박완서 작가에 대해 강의할 때 ’1931-2011‘이란 숫자에 답이 있다고 한다. ’작가가 살면서 경험한 전쟁, 분단, 산업화를 거치며 진행된 사회적인 변화와 인간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가 선생의 글감이다. 여기에 유년 시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선생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선생이 세 살 때 아버지가 맹장염에 걸렸지만 병원에 가서 수술하지 않고 민간요법으로 병을 치료하다 아버지가 죽었다. 그 사실에 두고두고 한이 맺힌 박완서의 어머니는 아들과 선생을 서울로 데려가 신식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선생의 생일을 깊이 있게 이해했다면 선생의 어떤 작품이 덤벼도 무섭지가 않다고 정려원은 말한다. 선생은 자신의 작품이 교과서나 문제지에 실리기를 별로 원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겪지 않았던 시대를 완벽하게 소설에 묘사해 놓았기에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박완서의 말1990년대에 있었던 박완서에 대한 인터뷰 기록들을 그녀의 장녀인 호원숙 작가가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 선생은 워낙 격변하는 여러 시대를 거쳐 산 덕분에 자신이 500년 정도 산 느낌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 게다가 1988년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저세상으로 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여태껏 선생이 당한 그 어떤 굵직한 사건보다 더 큰 충격이고 힘듦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선생의 말에 고통이나 아픔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다 넣어 삭힌 듯하다.

 

선생의 말은 담백하고도 뼈가 있었다. 말이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오히려 인터뷰어들의 말이 더 장황할 정도였다. 고정희 시인의 편안한가 하면 날카롭고 까다로운가 하면 따뜻하며 평범한가 하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작가가 박완서다.”라는 말처럼 선생은 담담함 속에서도 아닌건 아니라고,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밝힌다. ‘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끊임없는 독서, 체험이 선생 글의 밑받침이 된다고 했다. 박완서 작가에 대한 이력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마흔의 나이에 등단했다는 사실 아닐까? 아이 다섯을 키워낸 주부가 어떤 습작기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그때부터 무수히 많은 글을 써내는 것 자체가 경이로울 정도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구상한 후에 글은 금방 쓴다고 했다. 그만큼 쓸 수 있는 소재를 많이 가졌다고 할 수 있겠다.

 

박완서의 소설에 작가의 경험만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작품 중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산업화 이후 대한민국 중산층과 여성의 삶을 다룬 내용이 들어있는 것도 많다. 특히 여성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날카롭다. 진보적 여성관을 가지고 있으며 중산층 여성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도 많이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박완서 작가는 제 1세대 페미니스트가 확실하다. 작가 자신이 전업주부로 별 어렵지 않게 중산층의 삶을 살았다고 폄하될지는 모르지만 페미니스트가 뭐 별건가? 꼭 장외로 나가 서로의 관계를 부정하며 상대를 비판하고 구호를 외치는 극단적 투쟁만 하는 것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선생의 소설 속 여자들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그 시대 여자들이 앞으로 갈 방향을 잘 제시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페미니스트가 될 자격은 충분하다.

 

혹시 선생이 페미니스트란 말을 싫어하실라나? 그렇지만 나는 나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것에 뭔가 확실한 경계는 없다. 나란 사람에게 가부장적인 것과 보수적인 면도 분명히 들어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극복하고 더 진전하겠다는 각성과 그에 따른 실천을 한다면 그것이 페미니스트이고 진보주의자인 것이다. 다음 주에 시아버지 제사가 있다. 이 더운 여름에 불 옆에서 전을 부치기 싫어 아프다는 핑계로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저께 형님께서 가져다주신 깍두기와 열무김치를 먹으면서 가서 보은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여자들만이 제사를 준비하는 가부장적 제도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의 행동도 필요하지만 받은 것을 돌려주는 인간적인 삶도 절대적이다. 사는 것이 이래서 정말 힘들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즐거웠던 것은 박완서, 피천득 선생과 나의 종교관에서였다. 우리 모두 가톨릭이란 종교가 아름답고 성스러워 영세를 받고 성당에 나가지만 고해성사와 같은 종교가 주는 의식을 싫어한다는 점이 닮아 있었다. 피천득 선생은 고해를 보지 않고도 성사표를 고해를 보고 난 후에 넣는 바구니에 넣었다고 했다. 그 부분에서 나는 그만 큰 소리로 웃었다. 나도 똑같이 그렇게 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고 그것이 오히려 더 순수한 것 같아 정화되는 느낌도 들었다. 박완서 선생이 목마르다고 맥주를 한 잔 하자고 하면서 당신이 맥주를 잘 마신다고 한 말도 좋았다. 사람인데도 사람한테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때가 나는 가장 행복하다.

 

이 책 끝부분에 선생 작품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장편소설과 소설집 35, 산문집 17, 동화집 11.단지 쓴다고 해서 이렇게 많은 책을 출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읽어 주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책의 숫자에 숙연해진다.

 

[내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으면 소설을 결코 쓰지 않겠죠.

 

소설이란 여러 사람하고 같이 공감하면서 쉽게 마음에 와 닿도록, 삶의 모습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쓰는 거예요.

 

내가 안 겪어봤으니까 더더욱 다른 이들의 아픔이 생생하게, ‘날 것으로 다가왔다고 말이다. 문학을 하는 능력이 별스러운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처지를 내 것처럼 이해하고 상상하는 능력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박완서의 말' 중에서




 

 

 

 

 

 

 

 

 



[그때 문득 막다른 골목까지 쫓긴 도망자가 휙 돌아서는 것처럼 찰나적으로 사고의 전환이 왔다. 나만 보았다는 데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만 여기 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약한 우연이 엎치고 덮쳤던가.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그거야말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벌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이었다. 그 예감이 공포를 몰아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중에서]

 

일사후퇴 후 거의 모든 사람이 남쪽으로 피난을 갔지만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 피난을 가지 못한 20살의 박완서는 텅 빈 서울에, 마치 자신만 남은 것 같은 공허에, 앞으로 이러한 사실을 증명할 글을 쓸 거라는 예감을 한다. 그녀는 40세에 처음 세상에 글을 내 놓았다. 박완서의 예감은 적중되었다.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작가가 자신의 예감을 실현시키려는 의지보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당위성의 이유를 확인시켜 주는 책이다. 그만큼 한 인간이 저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내용이 풍부하며 파란만장하다. 큰 역사적 흐름 속에서, 그래도 살아내야 하는 인간들의 변화와 적응력, 순간적인 운명 등 지금 세대들은 감당하지도 못할 이야기가 가득하다. 특히 작가의 오빠의 운명은 더 기구해 마음이 아프다.

 

이 두 권의 소설은 저절로 술술 읽힐 정도로 내용도 절절하고 작가의 문장이나 표현도 너무 좋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 글을 쓰면서 힘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오열한 순간도 많았을 것이다. 한 인간의 삶이, 역시나 그 시대에 살았던 내 엄마와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들에게도 역사적이고 개인적인 인생이 있었다. 


[우리 집에 모여 앉은 많지 않은 사람 중에서 가장 먼저 그림자이기를 거부한 이는 역설적이게도 사자였다. 엄마가 먼저 맡은 부란(腐爛)의 냄새는 역질처럼 무섭게 우리한테 번졌다.

 

쉬어서 버리면 안 되지.”

엄마가 헛소리처럼 말하면서 팥죽을 가져오라고 손짓했다. 우리는 둘러앉아, 사랑하는 가족이 숨 끊어진 지 하루도 되기 전에 단지 썩을 것을 염려하여 내가 버린 인간들답게, 팥죽을 단지 쉴까 봐 아귀아귀 먹기 시작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중에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4-07-04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드라마 ‘졸업‘ 때매 잊고 있던 박완서 단편전집 생각나서 다시 펼쳤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

페넬로페 2024-07-04 17:41   좋아요 1 | URL
아, 그래서 서곡님께서 요즘 박완서 작가의 작품 읽으시는군요.
졸업은 저 장면을 끝으로 더 보지는 못했는데 드라마가 끝났더라고요^^

stella.K 2024-07-04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페님, 저도요! 사실 제가 신앙은 카톨릭에서부터 시작을 했죠.
그 성스런 분위기가 좋아서. 근데 막상 영세를 받고보니 고해성사가 영 익숙치가 않아서
결국 멀어졌죠. 영성체에 하고 싶어고 고해성사를 안 받았는데 어떻게 할 수가있겠어요? ㅠ
그러다 이내 멀어졌고 저희 집이 기독교를 받아드리는 바람에 결국 저도 그쪽으로 가게됐죠.
저만 고역이 아니었다는 걸 까달았더라면...ㅎ
박완서 작가의 책은 전 너무 젊을 때 읽었단 생각을 해요. 나이들면서 읽으면
공감할 게 많을 것 같은데 아직도 못 읽고 있네요.ㅠ

페넬로페 2024-07-04 20:12   좋아요 1 | URL
오, 그러셨군요.
저는 스텔라님께서 모태신앙인 줄 알았어요.
누구나 다 고해성사가 힘들다고 느낄거예요. 저는 전에 고해성사 받다가 길게 한다고 신부님께 혼난 적도 있어요. 그때는 정말 열 받더라고요. 어떤 신부님은 잘 들어주어 고해성사하면서 힐링받은 적도 있지만도 아무튼 너무 힘들어 요즘은 그냥 생략하고 있어요.

저도 작가의 책을 젊었을 때 읽고 그동안 멈췄는데 다시 읽으니 좋으네요.
작가가 노년에 대해 쓴 책도 좋았어요. 그것도 재독하고 싶어요^^

마힐 2024-07-05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태껏 한번도 박완서님 글을 읽어 본 적이 없었네요.. 이번에 페넬로페님의 글을 보고 언젠가는 꼭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평생을 다해도 읽지 못 할 책이 너무 많을 것 같네요...

페넬로페 2024-07-05 15:11   좋아요 1 | URL
저는 예전에 박완서 작가의 작품 많이 읽어서 다시 안 읽을 줄 알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읽으니 좋네요.
마힐님
정말요,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아요
더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현관문 바깥 복도에서 여자아이가 앙증맞게 조잘대며 타다다다 엘리베이터로 가볍게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840분쯤, 내가 사는 11층 복도에서 거의 매일 들리는 소리다. 아이는 즐겁게 어린이집에 간다. 잠깐이지만 아침마다 들리는 그 소리가 너무 활기차고 귀여워 현관문을 열고 나가 아이와 인사를 나누고 배웅해 주고 싶다. 그 아이의 밝고 환한 기운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 아이는 언제쯤, 사는 것이 힘들고 세상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될까? 생각지도 않은 엄청난 일에 고통과 좌절을 겪게 되고,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고, 지겹도록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먼 훗날 인식하게 될 것이다. 아이와 전혀 상관없는 관계지만 내가 그 시기를 늦추고 막아주고 싶을 만큼 아이는 순수하고 예쁘다. 앤드루 포터의 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다가 아이의 소리를 듣고 뜬금없이 든 생각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모두 음울하고 슬퍼 미안하게도 (모든)아이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 것 같다.

 

소설에서 삶의 다양성을 읽어내야 하는 것은 독자의 의무이다. 거기에서 오는 여러 감정도 감당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힘들다. 최근에 출간된 앤드루 포터사라진 것들이 인생 2부쯤에 맞이하는 허무하고도 쓸쓸한 이야기라면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인생 1부에서 겪게 되는 외롭고도 허전한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인생 1부가 힘들면 인생 2부 역시 좋을 수가 없지 않을까.

 

작가가 글을 쓰면서 제목을 정하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제목과 내용이 연관성이 있어야 하며,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제목부터 심각하다. 처음엔 소설인지도 몰랐다. 물리학에 대한 개론서로 자꾸 착각하게 되어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내가 과학 중 물리에 가장 약하다는 사실을 작가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소설을 읽는 내내 고민하게 만들었다.

 

빛은 직진하면서도 반사와 굴절면상에서 꺾인다. 우리가 물질을 인식할 수 있는 건 빛이 있기 때문이다. 물질은 그대로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빛의 반사에 의해 들어온다. 나에게 어떤 물질이 중요하든 그것은 우리가 직접 보는 것이 아니다. 반사된 빛으로만 물질을 볼 수 있기에 빛이 더 중요하다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헤더, 로버트, 콜린의 관계를 대비시켜 보았다.

 

십년 전 물리학과 기말고사에서, 시험지에는 짧은 방정식 하나만 타이핑되어 있다. 다른 표시나 지시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학생의 이해의 수준을 넘어선 물리학이 관여되어 있다는 정도로만(p.89)’ 알 수 있는, 어려운 문제에 황당해진 학생들은 항의의 표시로 자리를 뜨지만 헤더만 끝까지 앉아 문제를 풀고 있었다. 거기에서 교수인 로버트와 학생인 헤더와의 관계가 시작된다.

 

로버트(아내와 별거 중)와 헤더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로버트의 아파트에서 만난다. 만나서 차나 와인을 마시며 편하게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한다. 헤더는 로버트에게 따뜻함을 느낀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거나 재지 않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우정이라는 자리에 억지로 머물려고 한다. 이 책에 서술된, 로버트의 아파트에서 나누는 헤더와 로버트의 대화와 그들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낡고 좁고 퀴퀴한 곳이었지만 글렌 굴드의 테이프를 들으며 젊은 헤더의 고민과 이제 늙음만이 남은 물리학자인 로버트의 깊이 있고 위트 있는 말들이 의미심장했다.

 

헤더는 파티에서 로버트와 완전 대비되는 콜린과 만난다. 의대생이며 수영 선수인 그는 키가 크고 어깨가 넓고, 여름이면 태양을 벗삼는 사람 같은 주근깨 피부를 가진(p.97)’ 소년 같은 매력이 있는 젊은 남자이다. 콜린은 헤더를 사랑하게 되고 미래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헤더는 콜린을 계속 만나면서 로버트도 만난다. 어느 순간 콜린은 로버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만 헤더를 놓지 않는다.

 

남녀 간의 사랑의 완성은 육체적 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성애도 마찬가지이다. 육체적인 사랑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여자는 자신이 남자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것이 남자의 사랑에 대한 어떤 방식으로의 보답이라고 여긴다. 헤더 역시 콜린을 사랑한다고 깨닫고 옷을 벗고 콜린 옆에 눕고 그들은 사랑을 나눈다. 헤더는 거기에서 사랑에 대한 확신과 정념을 느끼기보다 정확히 콜린만한(p.104) 삶과, 그에 따른 미래만을 인식하게 된다. 헤더는 로버트와 사랑을 나누겠다는 마음을 먹고 그가 없는 아파트로 가서 옷을 벗고 그의 침대 속에서 두 시간동안 누워 그를 기다린다. 헤더가 온 것을 모르는 로버트는 그 날 아파트로 돌아오지 않는다. 만약 그때 헤더와 로버트가 사랑을 나누었다면 그들의 미래는 바뀌어졌을 수도 있지만, 헤더는 역시나 로버트만한삶밖에 알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연애에 별로 소질이 없던 내가 가장 의문스러웠던 점은 남자들은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내 친구가 그랬다. 인성이나 의리가 좋지 않고, 싸가지도 없었는데 그녀 앞에 와서 사랑고백을 하고 우는 남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녀는 결국 강남에 있는 큰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를 아버지를 둔 의사와 결혼했다. 헤더 역시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거기에서부터 그녀의 우울증은 시작되고 인생이 불행하지만 그것은 그녀 자신의 선택이었기에 명백히 어쩔 수 없다.

 

가끔씩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을 생각한다. 그들이 그냥 사랑만을 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면 어땠을까? 배우로, 감독으로 더 많은 명성을 얻었겠지만 김민희 역시 우울증을 앓았을 수도 있다. 헤더와 김민희 배우는 각자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그 어떤 선택에도, 또한 그들이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것이 양다리의 정석이다. 계속 마음에 뭔가를 남겨두고 미련으로 남는 한, 나머지 인생이 즐거울 리가 없다.

 

모든 인간의 관계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성립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인간이나 사물을 나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인생의 무수한 잘못된 선택을 가져오게 한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완전한 선택이라는 것이 있을 리도 없다. 이 책에 들어 있는 다른 단편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같이 놀다 갑자기 내 앞에서 사라져 죽음으로 돌아 온 친구, 아버지의 부재, 사춘기 형의 반항, 아미시 공동체에서 온 여자 아이, 누나의 고민.이런 운명적인 것들에 내가 개입하고 선택할 여지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는 순간적으로 잘못한 그 선택에 대해 평생 후회를 하고 회한에 빠져 산다. 그래서 우울하고 비관적이 되며 의욕을 상실한다.

 

이 책에 실린 앤드루 포터의 소설들은 다 좋았다. ‘사라진 것들보다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이 더 깊이가 있었던 것 같다. 단편 소설로도 긴 장편을 읽는 느낌과 생각할 거리가 많이 주는 것이 앤드루 포터 소설의 힘인 것 같다. 무엇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인생이라는 그 씁쓸하고 우울한 바다에 빠져 허우적댈 수 있었던 것, 한번쯤 그런 감정에 푹 빠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작가가 간접적으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나의 독서력을 유일하게 높게 평가해주는 남편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 이런 책을 다 읽어?” 하며 놀라워한다.

 

이 책 어렵겠지?

…………

근데 사실은 소설이야, 헤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아무리 생각해도 제목이 끝내준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채워줄 수 있다거나 당신을 구원해줄 수 있다고-이 두 가지가 사실상 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추정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나는 콜린과의 관계에서 그런 식의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다만 그가 나의 일부, 나의 중요한 일부를 채워주고 있고, 로버트 역시 똑같이 나의 중요한 또 다른 일부를 채워주었다고 믿을 뿐이다. 로버트가 채워준 나의 일부는, 내 생각에, 지금도 콜린은 그 존재를 모르는 부분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파괴도 시킬 수 있는 나의 일부다-p.125]


'2024 서울 국제 도서전'에 참가한 <앤드루 포터 작가>

작가 사진-연합 뉴스 제공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4-06-30 15: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드루 포터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왔었다더군요 도서전 인파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페넬로페 2024-06-30 15:26   좋아요 2 | URL
오!, 그랬군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가서 한 번 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작가는 그냥 작품으로만 만나야 더 좋다는 생각, 반반이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4-06-30 16:30   좋아요 2 | URL
기사 검색해보니
분위기 너무 멋진데요~~
기록 남기려고 페이퍼에 사진 담았어요.

2024-06-30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4-06-30 22:23   좋아요 2 | URL
제목이 너무 거창하죠 ㅎㅎ
앤드루 포터가 단편 소설, 잘 쓰는 것 같아요.
핵심을 잘 짚더라고요^^

stella.K 2024-06-30 20:24   좋아요 2 | URL
ㅎㅎ 페페님, 전 아무래도 북플은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전 이상하게 가끔 북풀에서 쓰면 자동으로 비밀글로 올라가는 때가 있어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별 중요한 것도 아닌데...ㅋㅋ

앤드류 잘 생겼네요.
그럴 줄 알았으면 책을 함부로 파는 게 아니었나 봐요.
저 잘 생긴 사람 되게 좋아하는뎅. ㅋㅋ

페넬로페 2024-06-30 22:23   좋아요 1 | URL
ㅎㅎ
한 번씩 저도 모르게 옆에 있는 열쇠를 눌러 그러는 것 같아요.

청아 2024-06-30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페님의 독서력을 유일하게 높게 평가해주는 남편? 아니잖아요?!!! 알라딘에 한둘이 아닌데요?ㅎㅎ
저도 저 책 읽을 때 김민희와 홍상수를 떠올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의 선택에 대한 결론이 저도 페페님과 같네요. 제목도 끝내주고 표지 사진도 끝내주지요!

페넬로페 2024-06-30 22:51   좋아요 2 | URL
그럼 미미님께서도 저를 인정해 주는 걸로 알고 있으면 되는거죠? ㅎㅎ

선택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불행하게도 한 번도 양다리 사랑을 해 보지 못했는데
당사자들은 나름 운명적 선택을 한거겠죠!
그렇게 믿어야죠 뭐.
제목도, 내용도 다 좋더라고요^^

젤소민아 2024-07-06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분 단편 중 질문이 있어서 이메일했더니 친절한 답변이~~왔던 기억이 선명해요. 성품도 다감하신 것 같아요. 이분 소설, 참 좋죠. 담백하고 편안해요.

페넬로페 2024-07-06 08:27   좋아요 1 | URL
소설을 읽다보면 궁금한 내용이 생기는데, 젤소민아님은 이메일을 보내셨군요. 답장 받았을때, 기분 너무 좋았겠어요. 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그 느낌이 좀 더 다를 것 같아요. 앤드루 포터의 작품이 단편이지만 뭔가 꽉 차 있는 것 같아 좋아요. 내용이 다 어두운데, 삶을 표현하는 작가 나름의 방식이라 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