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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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타 요시에시간은 일본인 작가가 난징 대학살을 소재로 1955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그 정도로만 알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글의 첫부분에 등장한 화자가 중국인이어서 의아했다. 난 당연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일본인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다시 책표지로 넘어가 작가를 확인했다. 역시나 작가는 일본인이었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시기에 피해자의 입장에서 일본인 작가가 글을 썼다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를 생각했다. 이 책의 끝부분에 실린 헨미 요의 해설에서 극동국제군사재판이 열리던 1940년대 후반의 시대 상황이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문학을 집필할 수 있었던 시기라고 한다. 오히려 1990년대에 들어서 일본은 난징 대학살은 없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외 반일 세력의 음모라고까지 주장하는 세력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설명을 듣고 어느정도 납득이 되었다. 시대의 상황이 자유로웠다고 해서 작가의 의도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작가의 국적을 떠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이 소설은 뛰어나다.

 

시간(時間)19371130일에서 1938103일까지, 중국 지식인인 천앙디의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소설이다. 일본군이 중화민국의 수도, 난징으로 점점 전진해올 때 정부와 유력 인사들은 한커우로 떠나고 나, 천앙디는 비밀리에 난징의 동향을 알려야하는 임무를 맡고 난징에 남는다. 임신 9개월의 만삭인 아내, 5살된 아들 잉우, 일본군을 피해 난징으로 들어온 사촌 여동생 양양과 함께 였다. 1937,1213, 마침내 일본군이 난징으로 입성하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살인, 방화, 강간, 약탈이 시작된다.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이 소설은 관념적이고 철학적이다. 사실적이고 연속적인 사건과 더불어 사람의 심리와 배경, 생각을 잘 묘사했다. ‘일기라는 연대기적인 형식에 바탕을 두면서도 시간의 흐름보다 순간적인 느낌과 감상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그런 까닭에 이 소설은 빨리 읽히지 않았다. 한 페이지마다 멈춰 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상황과 마음을 함께 느껴야했다.

 

일본군이 입성하기 전의 상황을 나타낸 이 소설의 초반부에서 일기는 6개월을 훌쩍 넘어 다시 서술된다. 가족들의 생사를 모른 채 천앙디는 기리노라는 일본군 중위의 집사로-노예로-일하며, 집의 지하실에 설치된 무전기로 비밀 요원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 시점에서 지난 6개월을 회상하며, 동시에 시간은 앞으로 나아간다. 예상했던대로 아내와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사촌 동생 양양은 매독에 걸렸으며 아편중독자가 되었고, 그 사이에 임신을 했으며, 아이를 지웠다는 사실도 안다. 6개월 동안에 그런 엄청난 일들이 일어난다. 일본의 폭력은 직접적으로 사람을 능욕하며, 그것도 모자라 아편이나 헤로인까지 유통시켜 피폐하게 만든다.

 

양양은 뼈만 남은 손가락으로 종이를 접어 코를 풀었다. 얇은 종이에는 피가 묻어 나왔다....

정말로 고독하고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병든 나무, 그렇게 보였다. 불쌍하다고도 말하지 못했다. 눈은 가뭄에 드러난 호수 바닥처럼 말라 있었다.-p223

 

어수선한 시국엔 꼭 부정적인 예언자가 나타난다. 그들은 우리가 나약하고 허둥지둥 우왕좌왕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고 말한다.

 

이 논리를 따르자면 일본군의 폭력을 야기한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숙명론자가 민중 속에서 끊이지 않고 생겨나는 이상, 전쟁은 사라지지 않으며 그 어떤 평화도 결코 평화가 아니다.-p109

 

부정적인 예언자는 이 시대에도 존재해 일본군 위안부를 만든 것은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말한다.

 

자살시도까지 한 양양은 결국 자신이 처음 강간당한 진링 대학의 병원으로 가 치료받기로 한다. 괜찮아지기 위해 도망가지 않고 그 현장으로 돌아가 뿌리를 움직이겠다고 한다. 작가는 전쟁에서 가장 고통받는 여자, 양양을 통해 치유와 희망을 얘기한다.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이 투쟁의 첫걸음인 것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중국은 일본이 떠난 그 다음도 녹록지 않다. 정부냐 공산당이냐의 선택이 그들에게 남아있다.

 

홋타 요시에의 시간은 길지 않은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거의 모든 페이지의 문장에 밑줄을 그었으며, 작가가 묘사한 순간의 배경과 에피소드에 감탄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의 확장(가령 중국인들은? 무수한 그들의 역사는 죽음으로 점철되었고, 또 그들은 우리에게 어떠했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태평 천국의 난을 운운한 그 일본인 중위와 내가 뭐가 다를까?)을 애써 막으며 그냥 소설로서 이 책을 읽었다. 중일 전쟁중의 난징에만 집중해 그곳에서의 사람들의 죽음과 치유, 희망을 생각했다. 우리는 누구나 내가 겪는 시간의 한복판에 있다. 그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야 그 시간은 존재한다.

 

수백 명의 사람이 죽었다.-하지만 얼마나 무의미한 말인가. 숫자는 관념을 지워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이 사실을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람이 이만큼이나 죽어야만 하는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목적이 불가피하게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죽은 사람은,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죽을 사람은, 수만 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죽는 것이다.-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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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30 17: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홋타 요시 작가가 학살에 대현장에 목소리를 담은 책이네요 난징 그리고 미얀마,, 끊임없이 반복되는 끔찍한 죽음 앞에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의 우리들 [ 우리는 누구나 내가 겪는 시간의 한복판에 있다. 그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야 그 시간은 존재한다.]페넬로페님에 이 구절에 깊이 공감합니다. 코로나로 전세계가 이동의 제한이 되는 시기에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무고한 죽음을 맞게 되는지,,,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며 죽음-치유- 희망,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

페넬로페 2021-03-30 20:35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며 난징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전쟁과 죽음을 생각했어요. 어디 난징만 그렇게 아수라장이었을까요?
지금 현재도 여전히 학살이 자행되니 세상은 그다지도 변하지 않는건지 허탈해져요^^

청아 2021-03-30 18: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꼭 읽어볼래요♡ 제가 모르는 부분이 참 많다는 걸 또 느낍니다. 빨리 읽기
힘든 책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표지도 인상적이예요! 머리 맞죠?😳

페넬로페 2021-03-30 20:37   좋아요 3 | URL
문장이 일기형식이라 굉장히 관념적이예요.그것을 하나하나 생각해야하기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것 같아요. 표지의 그림이 굉장히 여러 모양으로 보이는데 머리 맞는것 같아요^^

새파랑 2021-03-30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든 페이지에 밑줄이라니~리뷰 보니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

페넬로페 2021-03-30 20:38   좋아요 3 | URL
저는 좋게 읽었는데 새파랑님도 이 책에 대해 좋은 감동 받으시면 좋겠어요^^

감은빛 2021-03-30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일본인이 중국인 화자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라니!
정말 독특학 작품이네요.
덕분에 또 새로운 작가와 책을 알아가네요.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1-03-31 00:3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이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생각해보니 감은빛님께서 한번씩 올려주시는 일기같은 글과 홋타 요시에의 문장이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레삭매냐 2021-03-31 15: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의 뒷부분 갈수록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홋타 요시에 작가의 책들이 좀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페넬로페 2021-03-31 17:54   좋아요 1 | URL
네, 이 책 읽으며 너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이 작가의 다른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가보려고요**
 

알라딘 서재 친구이신 《단발머리》님의 페이퍼에
소개된 타이머!
시간을 정해놓으면 색깔이 차츰 없어진다는 것이 신기해서 곧장 따라서 구입했다.
요즘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책읽는 속도와 양이 줄어들어 그것을 개선할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단발머리님의 페이퍼에 이 타이머가 소개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집중력을 기를 수도 있을것 같아 구입했다.
타이머를 사면서 ‘이거 괜히 돈 낭비하는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아 그냥 샀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
60분을 정해놓고 몇 번 책을 읽었는데 매번 성공!
나한테는 효과만점이다.
북풀에서 친구분들이 소개한 책 말고 다른 것을 산 것은 처음이다.
레삭매냐님의 말씀처럼 이게 무슨 일이고? ㅎㅎ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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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6 14: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혹시 페넬로페님 이타이머 째깍째깍 소리가 나나요? 색깔이 없어지는게 신기 ㅎㅎ 전 하루키옹 라디오 50분짜리 들으면서 리딩하는데 하루키옹 점점 말이 넘 많아서 집중이(๑˃̵ᴗ˂̵)و

청아 2021-03-16 15:01   좋아요 3 | URL
어머 그건 또 뭔가요? 일어 리딩하신다는 거죠?

페넬로페 2021-03-16 15:04   좋아요 4 | URL
무소음이예요~~
귀에 대면 짤각짤각 소리를 느끼는 정도예요^^
60분지나서도 알람 소리를 온 오프 가능하구요**
여하튼 scott님 대단하세요~~
일어 리딩까지^^

청아 2021-03-16 15:33   좋아요 2 | URL
하루키옹이 2018년 부터 라디오DJ를 했네요!!

청아 2021-03-16 15: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컬러가 사라진다구요?!!
앱으로도 많지만 자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되니 별도로 타이머 필요했는데 딱이네요♡ 우헤헤
타이머 몇달간 살까말까 고민한 보람이 있네요ㅋㅋ바로 사러갑니다 슝~🏃‍♀️ 페넬로페님 이거 뭐라 검색하나요?😅

페넬로페 2021-03-16 15:06   좋아요 3 | URL
저도 폰으로 해보니 제가 계속 폰을 보고 있더라구요 ㅎㅎ
책 읽을때 타이머만 노려보며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21-03-16 15: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분들을 어쩌면 좋아요 ㅋㅋㅋ 책만 뽐뿌 받는게 아니라 타이머도 뽐뿌 받아 파도처럼 지름의 연속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3-16 15:34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이 🔥 불씨를 제공해서 이리됨요ㅋㅋㅋㅋㅋ주문완료😆

페넬로페 2021-03-16 16:03   좋아요 2 | URL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계실것 같아 공유했어요 ㅎㅎ

라파엘 2021-03-16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디에서 뭐라고 검색하면 이 알람시계를 찾아서 구입할 수 있을까요?

2021-03-16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6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3-16 18:44   좋아요 2 | URL
찾으셨나요? ‘구글 타이머‘ 검색하심 비슷한 녀석들이 줄줄이 유혹합니다. 고르느라 애먹었음요ㅋ😅

단발머리 2021-03-16 18:4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앗!! 페넬로페님 알라딘 서재친구 단발머리입니다! 페넬로페님이 제 서재에서 보시고 이 타이머를 구매하신 건 맞지만,
페넬로페님 타이머가 제 꺼보다 이뻐요!!!!!! 이럴수가 있습니꽈! 여러분!!!!!

라파엘 2021-03-16 18:16   좋아요 5 | URL
저도 덕분에 구입예정입니다 ㅎㅎ 그런데 이렇게 인기를 끌면, 알라딘에서 이 타이머에 문학작품을 배경으로 넣어서 굿즈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타이머 배경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가 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ㅋ

다락방 2021-03-16 18:19   좋아요 5 | URL
저 라파엘님 말씀처럼 굿즈로 나온다에 250원 겁니다!

단발머리 2021-03-16 18:20   좋아요 3 | URL
좀만 더 쓰시지요!! 저 500원 겁니다!!!

다락방 2021-03-16 18:21   좋아요 4 | URL
다락방 뽀대가 있지. 530원 갑니다.

단발머리 2021-03-16 18:22   좋아요 4 | URL
그거 알라딘이 이 좋은 의견 낸 사람들한테 주는거 맞죠? 저 10,000원 겁니다. 보고 있나, 알라딘?!?

페넬로페 2021-03-16 18:46   좋아요 4 | URL
저의 알라딘 친구분인 단발머리님!
정말 감사드려요~~
글구 제가 좀 예쁜걸 샀습니다^^

파이버 2021-03-16 19: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샀어요! 페넬로페님께서 사신 예쁜 무늬의 시계도 탐났지만 저는 단발머리님과 똑같은 빨강으로 구입했답니다. 아직 배송중인데 페넬로페님의 사용기를 보니 더욱 기대됩니다 ^^

페넬로페 2021-03-16 19:51   좋아요 5 | URL
빨간색도 선명하게 예뻐요~~
훨씬 집중이 더 잘 될것 같아요^^
타이머 맞춰놓고 우리 열심히 책읽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1-03-16 21:22   좋아요 3 | URL
빨강색 축하드리구요! 우리 이런 분위기면 타이머 맞추는 시간도 서로 맞춰놓고 같이 책 읽어야 하는건 아닌지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 2021-03-16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진심 50분동안 타이머 걸어 놓고 책만 집중 가능해요jQuery18305910251440387895_1615900590899
전 최대 집중력 20분인데 !!
짠돌이 알라딘 봄 신상 굿즈로 타이머⏳ 만들롸!!


페넬로페 2021-03-16 21:29   좋아요 2 | URL
50분이 아니고 60분이예요~~
그게 가능하더라구요
당분간 지속되면 좋으련만^

감은빛 2021-03-16 2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타이머가 또 새로운 유행이군요. 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1:31   좋아요 2 | URL
타이머가 색깔이 점점 없어지는게 신기해요^^
어쨌든 이 타이머하나로 하루를 웃으며 즐겁게 보냈어요**
알라단 이웃님 덕분예요 ㅎㅎ

mini74 2021-03-16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잠시 일하고 왔더니 타이머 광풍이!!! 어머 이건 사야돼! 입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2:33   좋아요 1 | URL
저도 반신반의해서 몇번이나 제품 클릭하다 지우다를 반복했었는데 책 옆에 두고 있으니 계속 함께 있어야 할듯 해요^^
정들었어요^^

붕붕툐툐 2021-03-16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타이머 쓰나미, 넘 인상적으로 잘 봤습니다. 타이머에 열광하시는 모든 분들 다 너무 사랑스러우심돠!!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2:34   좋아요 0 | URL
오늘 하루 타이머 덕분에 행복했어요^
모든 분들 다정하시고 사랑스라워요**

유부만두 2021-03-22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진즉에 사서 쓰고 있다지요? 나름 어얼리 어답터 입니다. 으쓱. 주로 막둥이 숙제 시킬 때 씁니다.;;;

책 뿐 아니라 여러 생활 아이템도 소개하는 알라딘 서재, 정말 좋은 곳 아닌가요?
책 소개에 치여서 새책, 도서관책, 묵은책 ... 등등 쌓아두는 사람입니다. ^^

페넬로페 2021-03-22 14:35   좋아요 1 | URL
아! 그랬군요~~
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정말 여기 이 곳은 책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좋은 것을 알려주셔서 너무 좋아요~~
일단은 유부만두님처럼 저도 책어 치여 있어요 ㅎㅎ

coolcat329 2021-04-02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페이퍼를 왜 이제야 봤을까요... 정말로 도움이 되나요? 저는 폰은 안보는데 뭔가 이런 외부 압박이 필요해서요. 네..정말 집중력이 떨어져서 힘드네요. 찾아보겠습니다. 살거같습니다.

페넬로페 2021-04-02 21:20   좋아요 0 | URL
네 저한테는 확실히 도움이 되네요. 시간을 맞춰놓고 색깔이 사라질때까지는 일단 핸폰 안보기~~
아직까지는 성공입니다^^
 

《오늘의 한 문장》

책벌레나 활자 중독자에게 책이 없다면?
그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꽃이 피어 있듯
내 주위에 책이 널려있음에 감사하다.






나흘째 되던 날, 유일하게 가져온 책을 다 읽고 나서 초저녁에 잠을 청하거나 카츠의 코 고는 소리를 듣는 것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우울해졌다. 그런데 먼저 대피소를 사용한 사람이 그레이엄 그린의 페이퍼백 책을 두고 간 것을 발견하고 나는 뛸 듯이 기뻤으며, 정말로 감읍했다. 애팔레치아 트레일이 가르쳐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우리 둘 다 삶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낮은 수준의 환희를 정말 행복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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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11 2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새롭네용ㅋㅋㅋ😊

페넬로페 2021-03-11 23:40   좋아요 4 | URL
재미있고 깊이가 있어 생각보다 더 좋아요^^

scott 2021-03-12 0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활자 중독자들에게 책탑 쌓는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일 ~*산을 무서워 하는 1人 숲보다 생태 공원 ^.^ ,

페넬로페 2021-03-12 08:53   좋아요 3 | URL
저도 scott님과 같아요.
산에는 좀처럼 안가게 되네요~~
숲은 좋은데 그곳까지 가는게 영~~

라로 2021-03-12 0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초 번역판으로 한국에서 읽었었는데 재밌었어요. 그런데 빌 브라이슨의 몸집을 상상하고는,,,아무튼,,, 기억에 남는 책 중 하나에요. 책 읽고 따라하고 싶었으나 뱀 무서워하는 일인으로,,,마음만;;;

페넬로페 2021-03-12 08:55   좋아요 2 | URL
뱀뿐만 아니라 미국에는 곰들이 많으니 더 위험할것 같아요.
이 책 처음에 곰에 대한 것들이 나오는데 무시무시하더라구요^^

다락방 2021-03-12 0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오만년전에 읽었는데 이런 구절이 나오던가요? 너무 좋네요 ㅋㅋㅋ 공감이 뽝!! 저 이 책 집에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후훗

페넬로페 2021-03-12 21:28   좋아요 3 | URL
이 책 군데군데 좋은 구절이 많아 플래그를 많이 붙여놨어요~~
어렵게 산행하고 텐트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멋있더라구요^^

han22598 2021-03-23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저 구절. 기억나요 ^^ 저는 활자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읽을 거리를 가지도 다니는 사람이라 (읽는 것과는 상관없이).. 혹시 책을 빠트릴 경우에는..불안증세를 보이거나, 그냥 아무 책이나 사 버리거든요. ...그래서 빌 아저씨랑 비슷하다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

페넬로페 2021-03-23 22:28   좋아요 0 | URL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모두 이 구절에 공감하셨을것 같아요.
han님 아직 한국에 계신건가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임지호의 밥 땅으로부터
임지호 지음 / 궁편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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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읽었던 책인 심복의 부생육기(浮生六記)’에는, 사랑이란 애지욕기생(愛之慾基生)’,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사랑이란 단어의 해석은 다양하지만, 난 그때부터 이 애지욕기생말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을 살게 해주는 것!

이 고귀하고 눈물겨운 말은 나를 숙연하게하며, 내 몸과 마음을 사랑으로 이끈다. 사람을 살게 하는 방법과 종류는 각자 다를 것이고, 그렇게 우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며 살고 있다.

 

셰프 임지호가 사랑을 행하는 방식은 당연히 요리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건강하게 살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맛있게 먹이는 것이다. 요리를 하며 두런두런 그들의 사연도 들어주고 위로도 해준다.

 

임지호의 밥-땅으로부터임지호가 만든 요리책답게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뿌리, , 꽃이 요리의 재료가 된다.

비트, 알토란, 나문재, 청보리순, 원추리, 부지깽이, 개망초, 사자발쑥, 함초, 엉겅퀴, 명아주, 진달래, 송화, 괭이밥, 작약, 아까시나무 꽃, 꽃 양귀비, 찔레꽃.....

이런 재료들로 카나페, 차 샐러드, 국수, 떡을 만든다. 그저 보기만해도 건강함이 느껴진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평생을 방랑 식객으로 산 그의 열정과 노력이 이 요리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쁜 현대인들은 이런 재료들로 요리를 할 수가 없다. 나 역시 이 요리책에 소개된 요리중 할 수 있는게 몇 가지 밖에 안된다. 하지만 임지호 셰프가 추구하는 것을 잘 알기에 이 책에 들어있는 그의 요리를 예술 작품이라 이해했다. 그가 하는 요리 스케치와 장식 또한 예술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태어나 요리로써 삶을 노래했다. 때에 맞춰 변화하는 자연, 그 순환의 법칙 속에서 지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땅의 생명들에 언제나 도움을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자연의 진솔한 흔적이 녹아든 음식은 땅에 발붙인 또 다른 생명, 사람을 살리기에.

너와 내가 아닌 나와 나 밖의 내가 존재할 뿐인 세상에서, 살아있음에 대한 찬사와 같은 한 끼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다.-p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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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9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분이 운영하는 식당에 아주 아주 오래전에 가족들 하고 갔었는데
메뉴판에 음식은 없고 그날 그날 계절별로 메뉴가 짜여져 있었어요.
저희 가족이 간날은 유채꽃 밥상이였는데
유채 기름으로 볶은 나물과 산채 요리
00지역에서 몇월 몇일에 수확한 돌솥밭
산더덕을 넣어 끓인 수프 키조개 껍질 위에 야생 두릅, 달래, 제주도 유채꽃
요렇게 먹었던 기억이 ㅋㅋ

계절의 한부분을 감상하며 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건강한 밥상이였네요. ^.^

페넬로페 2021-03-09 17:53   좋아요 2 | URL
요즘은 강화도에서 ‘산당‘ 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하시더라구요~~
기회되면 꼭 한번 가보려고 해요^^
제가 임지호셰프 팬이거든요.
맛은 좀 심심할듯 한데 그래도 꼭 먹어보고 싶어요**
 

 

 

 

 

 

 

 

 

 

 

 

 

 

 

1, 태사공은 말하였다........

처음 책공이 정위(廷尉)가 되었을 때에는 빈객들이 문을 가득 매웠다. 그가 벼슬에서 물러나자 대문 밖에서 작라(雀羅)를 쳐도 될 정도였다. 그러다가 책공이 다시 정위가 되자 빈객들이 교제하려 하였는데, 책공은 이에 그의 대문에다 크게 써 붙이기를 한 명은 죽고 한 명이 살아 있으면 비로소 우정의 진심을 알게 되고, 한 명은 가난하고 한 명이 부유하면 비로소 우정의 태도를 알게 되고, 한 명은 출세하고 한 명이 천해지면 비로소 우정의 진심을 알게 된다라고 하였다. 급암과 정당시 역시 이와 같으니, 슬프도다!”

-사기열전, 120, ‘급정열전중에서, p1008

 

 

2, 중국 전국시대 말에 제나라 재상을 역임한 맹상군(孟嘗君)은 자신의 재산으로 빈객들을 후하게 대접하였다. 그의 식객의 수가 무려 3000명이나 되어서 봉읍의 세금만으로는 그들을 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제나라 왕이 맹상군의 명성이 그의 군주보다도 높고 제나라의 권력을 제마음대로 휘두른다고 여겨 그를 쫒아낼 때, 모든 빈객들이 맹상군이 파면되는 것을 보고 다 떠나버렸다. 뒤에 제나라 왕이 맹상군을 복권시키니, 풍환은 다시 빈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맹상군은 그에게 이렇게 탄식한다.

 

식객들은 내가 하루 만에 파직되는 것을 보고 다 나를 저버리고 가서 나를 돌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제 선생에 의해서 다시 그 지위를 얻었지만, 식객들은 무슨 면목으로 나를 다시 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만약 다시 나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그 얼굴에 침을 뱉고 그를 크게 욕보일 것입니다.”

 

그러자 풍환이 말하였다.

 

무릇 물건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결과가 있고, 일에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도리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은 사물의 필연적 결과이며, 부유하고 귀하면 선비가 많고 가난하고 천하면 친구가 적은 것은 일의 당연한 면모입니다. 선생께서는 아침에 모이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였습니까? 날이 밝으면 어깨를 비비고 다투며 문으로 들어가는데, 날이 저문 뒤에는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침을 좋아하고 저녁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는 물건이 그 안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기열전, 75, ‘맹상군열전중에서, p213~227

 

3, ‘책공의 말처럼 우정은 그렇게나 명료하고, 맹상군을 찾아오고 떠나가는 빈객들의 행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행하는 자연적인 이치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만 한다.

 

4, 8년간 참여한 독서 동아리가 반토막이 났다. 멤버중 한 사람이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겠다며 동아리를 떠난다고 했다. 다른 것을 추구하느라 책읽기가 시큰둥한 다른 멤버가 거기에 나쁘게 편승해, 사람이 중요하니 모임에 책을 없애자고 했다. 책이 없어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힐링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독서 동아리에 책이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나는 심하게 반대했고, 모임에서 탈퇴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중요시하지 않는 인정머리없고 책만 읽는 나쁜 사람이 되었다. 그런 말을 들어도 할 수 없다. 조기 축구회에는 축구가, 독서 동아리에는 책이 있어야 한다. 결국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만 남았다. 그것도 2달에 한 권을 읽는 걸로 결정됐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수용했다.

 

5, 하루 아침에 몇 억씩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만을 추구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책, 특히 문학이나 고전은 읽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전락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바탕으로 한 우정은 날이 밝으면 어깨를 비비고 다투며 들어갈 필요가 없는 하찮고 쓸모없는 문이 되었다.

 

 

 

 

 

 

 

 

 

 

 

 

 

 

 

 

6, 봄볕이 따스한 날  30분 정도를 걸어서 구립 도서관에 갔다. 얼마 전 리모델링을 한 그곳은 산뜻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책을 빌리고 잠깐 쉬기 위해 휴게실로 갔다. 도서관 휴게실에는 거의 남자 노인들만 계셨다. 책이나 신문을 읽으시는 분도 계셨지만 의자에 앉아 잠을 자고 있는 분이 많았다. 내 노년의 버킷리스트중의 하나가 매일 도서관에 가는 것인데 도서관에 왜 여자할머니는 안보이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은 나이 들어도 여전히 집에서 가사노동을 하고 손주를 키워야해 시간이 없어서 도서관에 오지 못하는 것일까? 도서관에서 만나는 젊은 여자들은 주로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 열람실로 향하는 엄마들이다. 세상이 많이 변한 듯 하지만 들여다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7, 도서관 휴게실에서 북플을 열었는데 SYO님이 쓴 이주윤 작가를 향한 연서(戀書)가 있었다. 그 글을 읽고 이주윤 작가의 책이 읽고 싶어 내친김에 빌려와 내쳐 다 읽어버렸다.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는 이 나이가 되도록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나에게 이렇게 살라고 가르쳐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작가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솔직하고 담백한 문장들에 간간이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나는 책의 1부 보다는 2부인 전기장판 위의 사색이라는 생활 에세이가 더 좋았다. 세상을 살면서 부대끼며 얻은 여러 가지 경험과 생각들을 유머있게 그 본질을 잘 표현해 주었다.

 

8, 잠깐 책 속으로-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적에는 싫어도 싫은 티를 내지 못했다. 상대방이 언짢을까봐. 그런 그가 우리를 헐뜯을까 봐. 결국에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봐 두려워서 말이다. 그런데 세상을 좀 살아보니 남보다는 내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이의 눈치를 살피며 행동하는 대신,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주장하게 된 것뿐.

아뇨,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그건 좀 어렵겠어요.” 요즘 내가 열심히 연습하는 말이다. 꽁하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말로 표현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이다.

-p94

 

정말? 그렇단 말이야?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지? 미안하지만, 정말로 미안하지만 나는 그녀의 고민에 관심이 없다. 어쩜 그렇게 인정머리가 없냐며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이 기울지 않는 걸 나더러 어쩌라고. 내 한 몸 어르고 달래 살아가기도 힘에 부치는 마당에 다른 이의 불안까지 보듬을 여력 따위 내게는 없다. 너에게는 세상 가장 심각한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하찮은 푸념으로밖에 들리지 않음을. 본인이 가진 문제를 진지하게 염려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닌 너임을.-p205

 

무엇이든 네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남의 말을 너무 따라갈 필요는 없다. 너만의 방식대로 해서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은 거고 만약 알아주지 않더라도 너의 것이 남으니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느냐. 그러니 누가 시키는대로 하지 말고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p284

 

9, 내가 독서 동아리에서 강력하게 책을 남기자고 주장한 것은 독서 동아리에 책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때문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솔직히 남의 징징거림을 듣기 싫어서이다. 그나마 책 얘기로 그것을 덮기 위해서이다.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를 읽으며 내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했다.

 

 

 

 

 

 

 

 

 

 

 

 

 

 

 

 

 

 

10,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책에는 4개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다. ‘책읽는 고양이출판사의 얼리퍼플오키드 시리즈중 하나이다. 이 시리즈는 이전 세기를 산 여성 작가가 여성의 시각으로 쓴 여성들의 이야기를 묶은 단편집 모음이다. 프리먼의 작품들은 1880년대와 1890년대에 집필되었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생각과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관습과 인습에 얽매여 살았던 시절에,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고 품위있게 말하며 행동에 옮기는 여성들의 삶이 너무 좋았다. 그 품위에 반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게 당연히 쉽지 않을테고 고단한 것인데도, 자기자신으로 살기 위해 댓가를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진취적이고 그 뒤에 누리는 편안함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또 받는다.

 

목사님의 선의를 의심하지는 않습니다만, 사람 간에도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있는 법이지요. 저는 수십 년 간 교회를 다닌 사람입니다. 저도 심신이 멀쩡한 사람이니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저는 신을 믿고 살 테니, 신이 아닌 분들은 제게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으셨음 합니다”-p34, '엄마의 반란중에서

 

루이자 엘리스가 자기만의 권리를 팔아버렸거나 자기가 누리는 유일한 만족이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됐다면, 지금도 그것의 가치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평온과 평안은 이제 그 자체로 루이자의 특권이 되어 버렸다. 루이자는 하루하루가 묵주 알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부드럽고 흠 없고 순수하게 오랬동안 계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감사함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p96, '뉴잉글랜드 수녀중에서

 

 

 

11,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 미나리를 보았다.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죽는 날까지 꾸역꾸역 살아감에 있어 매번 힘들고 신산스럽지만 그래도 어디선가에서 한줄기 빛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 있다. 이 영화가 그런 것 같다.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엄마의 반란에서 단호히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우고 정했지만, 이 영화가 나를 흔들며 혼란스럽게 한다. 또다시 묵직함과 답답함이 시작되었지만 한 줄기 빛 같은건 분명 느꼈다. 그거면 됐다.

 

12, 독서 동아리가 반토막이 나면서 단호히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나라도 더 열심히 책을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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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7 1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나리 영화 보셨군요. 독서모임을 8년동안 하셨다는것도 대단하시지만 책을 읽겠다는 사람만 남은 두달에 한권씩 읽더라도 읽어야하는 사람은 읽어야한다는것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책을 손에 놓지 않으신 페넬로페님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가 책한권만 손에 쥐고 있다면 바닷속에 빠져버려도 좋다고 ,,,우리 함께 책의 바다 속으로 풍덩 ~*

페넬로페 2021-03-07 17:14   좋아요 1 | URL
그렇죠, scott님~~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읽어야하니까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명문장을 인용해 용기주시는 scott님께 감사드려요. 함께 열심히 책 읽어요^^

청아 2021-03-07 16: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 헉..지금 눈이 아파 겨우 글 올리고 쉬다가 이 부분 읽고 너무 놀랐어요. 아니 그게 무슨 일이랍니까. 사람이 중한것과 독서모임의 존폐 여부가 어떻게 그렇게 갈리는지 참 이상한 일이네요. 😳

페넬로페 2021-03-07 17:16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다른 일 하면서도 한달에 책 한권 못 읽는다는게 이해가 안돼요.
그것도 그렇지만 자신의 취향으로 모임의 목적을 바꾸려는 태도가 더 이상하더라구요**

파이버 2021-03-07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마음고생 하셨겠어요.... 8년이었으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셨을텐데..ㅜㅜ 제가 참여하는 독서모임도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점점 예전만큼 책을 읽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12번 글에서 페넬로페님의 곧은 결심이 느껴져서 멋져요!

페넬로페 2021-03-07 21:27   좋아요 1 | URL
네,파이버님 말씀대로 오랜 시간을 같이 했기에 아쉬움이 남아요.
코로나때문에 만나지 못해 아무래도 소통이 잘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온것 같기도 하구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2021-03-08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1-03-08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로님!!!👍
미나리 보셨군요!!! 저는 스티븐 연의 인터뷰를 들었는데 어찌나 말을 조리있고 똑똑하게 잘 하던지,,,넘 자랑스럽더군요.
저도 빨리 보고싶네요.
저는 독서모임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지만, 오래 함께 했던 모임이 반토막이 났을 때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은데, 더 많은 책을 읽겠다고 (이미 그러고 계시지만) 결심하시는 단호한 모습이 멋지십니다!!! 로님을 응원해요!!! 아자아자~~~!!!

페넬로페 2021-03-08 23:09   좋아요 0 | URL
미나리 영화를 저 혼자봤는데 저는 너무 좋았어요.
한예리, 윤여정 배우는 본래 좋아해요.
스티브 연은 버닝에서 너무 리얼하게 연기해 이미지가 좀 도회적이었는데 이번에 잘 소화하더라구요~~
독서모임때문에 그동안 맘이 좀 그랬는데 이제 편안해졌어요^^
저 혼자 열심히 읽으면 돼죠 뭐**
라로님의 응원 받으며 열심히 책 읽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21-03-0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