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아이네아스의 노래)> 4권에서 트로이야에서 빠져나와 힘든 항해를 한 아이네아스와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는 드디어 사랑에 빠진다. 그러한 사실은 가증스런 여신을 통해 리뷔아의 대도시에 퍼진다.

 

베르길리우스는 소문의 여신(파마-로마 신화에서 소문 및 명성의 여신)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다.

 

[소문은 세상의 악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녀는 움직임으로써 강해지고 나아감으로써 힘을 얻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겁이 많아 왜소하지만 금세 하늘을 찌르고,

발로는 땅 위를 걸어도 머리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이 신들에게 화가 나

코이우스와 엥켈라두스의 누이로서 그녀를 막내둥이로

낳았다고 한다. 그녀는 발이 빠르고 날개가 날랜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로 몸에 난 깃텰만큼 많은

(들어도 믿어지지 않겠지만) 잠들지 않는 눈과 혀와 소리 나는 입과

쫑긋 선 귀를 그 깃털 밑에 갖고 있다. 밤마다 그녀는

어둠을 뚫고 하늘과 대지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한시도 눈을 감고 단잠을 자는 일이 없다.

또한 낮에는 지붕 꼭대기나 높은 성탑들 위에 않아 망을 보며

대도시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사실을 전하는 것 못지않게

조작된 것들과 왜곡된 것들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그녀는 신이 나서 여러 백성들 사이에 온갖 이야기를

퍼뜨리며 사실과 허구를 똑같이 노래해댔으니. -p125]

 

소문에 대해 이토록 완벽하고 유머러스한 표현이 있을까?

 

고대 그리스. 로마의 서사시를 읽다 보면 등장하는 인물이나 신들이 많아 기억하기 쉽지 않고, 그들의 사상이나 생활 방식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 어렵지만 저런 문장들을 접하면 감탄하게 된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먼 과거에서 인간의 보편성을 발견하며 전율하고, 변하지 않는 사람 사는 방식과 삶의 방향들에 고개 숙이게 된다. 시인의 멋진 문장들은 내 머리를 때리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고전 읽기는 하면 할수록 그 매력에 빠지며 더 즐거워진다. 책을 통한 그들과의 만남에 점점 친밀감을 느끼고 힘들게 한 권 한 권 읽어 나가는 것이 뿌듯하다.

 

[인간적인 것은 모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나도 인간이기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내가 가진 건

사상이나 강령에 대한 친밀감이 아니라

진정한 인류와의 넓은 유대감이기에.

 

슬퍼하며 집을 나간 하녀가 향수 때문에 운다.

그녀를 그다지 잘 대해 주지도 않았던 집을 그리워하며.....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페르난두 페소아, ‘기차에서 내리며’,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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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7 18: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파마에 대해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페넬로페님처럼 같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리스로마 신화겠죠?^^

페넬로페 2022-01-17 19:01   좋아요 4 | URL
아이네이스뿐만 아니라 변신 이야기, 헤시오도스의 책에 다 나오는 걸로 되어 있어요^^

그레이스 2022-01-17 19:08   좋아요 4 | URL
변신이야기때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읽는나무 2022-01-17 19:55   좋아요 5 | URL
두 분이 친하시단 걸 알고 나니까 왠지 댓글도 더 다정하게 나누시는 듯 합니다!!!ㅋㅋㅋ

페넬로페 2022-01-17 22:03   좋아요 6 | URL
사실 저희가 책으로 연결되어 있고 만나면 책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정작 북플에서는 서로 댓글 잘 안 달아주는 시크한 사이입니다 ㅋㅋ

그레이스 2022-01-17 22:19   좋아요 4 | URL
맞아요
ㅎㅎ
북플에선 시크했죠? ㅋ

Falstaff 2022-01-17 1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고전입니다!

페넬로페 2022-01-17 22:04   좋아요 4 | URL
네, 호메로스보다 담백하고 읽기도 더 좋은 것 같았어요^^

책읽는나무 2022-01-17 19: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고전 읽기의 즐거움!!!
페넬로페님이 진정한 공부왕이십니다^^
고전 읽기...사람과 신들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끊어 읽다 보면 흐름이 끊겨서 읽기가 쉽지 않아 결국 포기하게 되던데...페넬로페님 쫌 멋지십니다^^

페넬로페 2022-01-17 22:06   좋아요 6 | URL
읽을때마다 힘들지만
신들이나 사람들이 돌고 돌아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뿐입니다.
매번 어렵지만 서사시에 나오는 문장들의 표현이 넘 좋아서 그 매력에 빠져요^^

mini74 2022-01-17 2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신곡에서 본 베르길리우스군요. 아 읽고싶어요. 이러면 안되는데 책도 많은데 ㅠㅠㅠ 페넬로페님 담아갑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01-17 22:06   좋아요 4 | URL
신곡도 올해 시작하고 싶어요.
우리들은 항상 읽을 책이 많죠 ㅎㅎ

미미 2022-01-17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두권의 조합이라니~👍둘다 담아갑니다.^^*<초콜릿 이상의..>는 집에 있는 것도 같은데 찾아봐야겠어요!

페넬로페 2022-01-17 22:09   좋아요 3 | URL
초콜릿 이상의~~시는 자꾸 읽으니 더 좋아졌어요. 잘 모르지만 단지 그 느낌으로 공감이 가더라고요,
단지 제 느낌만으로 두 권을 조합했습니다 ㅎㅎ
근데 페소아의 시에도 베르길리우스가 나와요^^

미미 2022-01-17 22:13   좋아요 4 | URL
저도 페소아 좋아해요~♡♡
<초콜릿..>은 잃어버렸지만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는 절반가까이 읽었어요^^*

scott 2022-01-18 00:45   좋아요 3 | URL
미미님 있어요
초콜릿 이상
미미님 책탑 너머 꽂혀 있는거 본 것 같응 ㅎㅎㅎ

scott 2022-01-18 00:45   좋아요 4 | URL
페소아 시는
읽으면 읽을 수록 좋아집니다 ^ㅅ^

미미 2022-01-18 04:36   좋아요 3 | URL
네!!ㅋㅋㅋ어제 찾다 말았는데ㅠ 구매했다고 나오더라구요^^*

새파랑 2022-01-17 21: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전을 좋아하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는 너무 어럽더라구요. 그런데 페넬로페님은 역시 👍

페넬로페님 바뀌신 프사 너무 잘 어울리시는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2-01-18 01:36   좋아요 6 | URL
저도 매번 어려워요.
그래도 자꾸 읽습니다.
특히 유럽 작가들의 책에 그리스, 로마 고전이 많이 언급되어 도움 많이 받아요.
프사는 한가람미술관의 앙리마티스전 벽보에서 가져왔어요.
마티스의 ‘루마니아풍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에서 따스함을 가져와 그린 거라는데 넘 맘에 들어요^^

독서괭 2022-01-17 23: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래서 고전은 고전인가 봅니다. 계속해서 변주되고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
갑자기 집에 존재하고만 있는 <오뒷세이아>가 책장에서 저를 노려보는 것만 같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1-18 09:09   좋아요 2 | URL
네, 같은 이야기들이 돌고 도는데도 늘 새롭게 읽혀지는 것이 고전의 재미같아요. 근데 매번 읽기는 어려워요 ㅎㅎ

scott 2022-01-18 00: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대 로마 최고의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지금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더 놀라게 만드는 작품!
페넬로페님은 진정한 독서의 고수!!^^

페넬로페 2022-01-18 09:11   좋아요 2 | URL
독서계의 진정한 고수는 scott님 이십니다. 고전에서 지금을 느낄 때가 많은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세월이 지나도 그 본성들이 별로 많이 변하지 않는 것 같아 그런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1-18 01: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전이든 현대든 어쨌든 시를 이해하는 페넬로페님!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시는 대부분 읽다가 뭐라고 어쨌다고 이러면서 결국 내려놓는다는..... 서사시라고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01-18 09:14   좋아요 3 | URL
바람돌이님!
제가 최근에 ‘시와 산책‘이라는 책을 읽는데 거기에 소개된 시집 몇 권을 읽고 있어요. 근데 시가 넘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그저 한글 공부처럼 읽고, 소리내어 읽기도 하는데 그저 느낌만 받아들이고 있어요 ㅠㅠ

페크pek0501 2022-01-18 12: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슬퍼하며 집을 나간 하녀가 향수 때문에 운다.
그녀를 그다지 잘 대해 주지도 않았던 집을 그리워하며.....˝
- 이 부분에 저는 마음이 갑니다. ^^

페넬로페 2022-01-18 18:48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마음이 가더라고요~~

희선 2022-01-19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쓰인 거고 신을 이야기 한다 해도 거기에는 사람 이야기도 있겠습니다 저는 그런 거 별로 못 보기도 했네요 고전 읽기는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진다니... 페넬로페 님은 그걸 읽는 즐거움을 아시다니 멋지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1-19 10:23   좋아요 0 | URL
고전을 읽다보면 인간의 보편성을 많이 보아요. 그 보편성으로 결국 인간의 삶이 비슷하고 연결되는 느낌이 제가 고전을 읽으며 즐거움을 찾는 이유예요. 읽을 땐 언제나 힘든데 읽고나면 뿌듯해져 기쁜 것 같아요^^
 

"얘야, 어쩜 이렇게 늙어버렸니?"

내가 늙었다고, 내 얼굴이 누렇게 떴다고 내 얼굴을 부여잡고 울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나 때문에 우십니다. 나로 인해 슬퍼지신 겁니다. 내가 소년처럼 있는 게 뭐 그리 좋으신걸까요? 어쨌든 나는 어머니의 아들인걸요. 왜 어머니들은자식들의 나이가 어머니 나이보다 늘 적은데도 자식들이 늙는 것에 괴로워할까요? 자식들이 나이가 들수록 부모를 닮는다는 것을 왜 모를까요? 우리 어머니는 내가 나이보다 더 늙었다고, 어머니만큼 늙어서는 안 된다며 우십니다.

ㅡ좋은 의미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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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14 1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해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몇 해 전에 저희 엄마를 보고,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하셨던 이야기 생각나네요.
그 이야기 들었을 때, 저도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즐거운 주말,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2-01-14 21:13   좋아요 3 | URL
저희 엄마는 제가 몸이 좀 안좋다고 하면 젊은 사람이 왜 아프냐고 그러셔요 ㅎㅎ
엄마 눈에는 제가 항상 젊어 보이나봐요~~
오히려 제가 엄마, 나도 나이 좀 많이 먹었거든요,
하고 말해요~~ㅋㅋ

2022-01-14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7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8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8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1-18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젊음은 나만 잃어야 해, 내가 사랑하는 자식은 절대 젊음을 잃어서는 안 돼, 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도 있겠어요. ^^

페넬로페 2022-01-18 19:0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도 읽을수가 있겠어요~~
시는 읽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다양하게 읽히는것 같아요^^
 

잘 모르지만, 좋다^^
삶의 방식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추구하는 것들을 점검하게 한다.

압축된 의미로 표현된 시에는
시인의 나라도 있고
전쟁도 있고
아편, 담배도 있다.
그래서 그를, 알아야하고
배경을 이해해야하지만
인간에게는 보편성이 있다.

느낌으로
시인이 표현한 삶의 편린들로
그 속으로 들어가는 나를 만난다.

1914, 1915년에 쓴
‘승리의 송시, ‘해상 송시‘는
호몌로스의 서사시가 연상된다.

유럽의 작가들에게
호메로스, 베르길리우스, 아이스킬로스, 오뒷세우스는
그들의 길잡이이다

아, 이 바닥의 비밀 문으로 쿵하고 추락해 버려서
땅 구덩이에 묻힌다면 좋으련만!
삶은 나에게 순한 담배 맛.
인생을 피워 버린 것 말고는 평생 한 게 없구나.

결국 내가 바란 그것은 믿음, 평온,
그리고 이런 혼란스런 감각들이 없기를,
신이여 이제 그만 이걸 끝내 주오! 수문을 열어 주오 -내 영혼의 희극은 이걸로 충분해!

(1914년 3월, 수에즈 운하, 선상에서)
- P27

(어린 소녀야, 초콜릿을 먹어.
어서 초콜릿을 먹어!
봐, 세상에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모든 종교들은 제과점보다도 가르쳐 주는 게 없단다.
먹어, 지저분한 어린애야, 어서 먹어!
나도 네가 먹는 것처럼 그렇게 진심으로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면!
하지만 나는 잠시 생각을 하고 선, 은으로 된 종이, 은박
포장지를 뜯자마자
모두 다 땅에 버려 버린다. 삶을 버렸던 것처럼.) - P51

나는 나를 가지고 나도 몰랐던 걸 만들었고,
나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건 안 만들었다.
내가 입었던 도미노는 잘못된 것이었다.
그들은 내가 누가 아닌지를 곧바로 알아봤고, 나는
부정하지 않았고, 그렇게 나를 잃어버렸다.
가면을 벗으려고 했을 때는,
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걸 떼어 내고 거울로 날 봤을 때는,
나는 이미 늙어 있었다.
취해 있었고, 벗은 적도 없는 도미노를 이제는 어떻게 입을
줄도 몰랐다.


*도미노: 무도회에서 쓰는 두건, 얼굴의 상반부를 가리는 작은 가면에 붙은 외의, 또는 가장복
- P55

남자는 담배 가게에서 나왔다. (잔돈을 호주머니에 넣으며?)아, 아는 사람이다. 그는 형이상학 없는 에스테베스
(담배 가게 주인이 문간에 섰다.)
마치 신이 내린 본능처럼, 에스테베스도 몸을 돌려 나를
보았다.
그는 내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었고, 나도 외쳤다 잘 가
에스테베스! 그리고 우주는
이상도 희망도 없이 내 앞에 재구축되었고, 담배 가게   주인은 미소를 지었다.
- P61

스승이여, 내가 당신이었다면 오로지 당신처럼 되리라
당신을 처음 들은 그 엄청나고 기쁜 시간이 어찌나 슬픈지!
그 후, 주관화된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은 피로요..
무언가를 욕망하는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은 노력이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은 거짓말이고,
모든 걸 느끼는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은 다른 무언가다.
그 후, 나는 노숙하는 거지처럼 되어 버렸지
온 동네의 무관심 때문에.
그다음에는, 뿌리 뽑힌 풀들처럼 되었지,
짚단 위에 놓여 무의미하게 줄 지어져서.
그 후, 난 내가 되었지, 그래 나 말야, 불행하게도,
그리고 나는, 불행히도, 나도 아니고 남도 아니고 아무도
아니다.
- P65

행복한 견습생,
일상적이고 평범하며 자기 할 일이 있는, 무거우면서도
그렇게 가벼운,
익숙한 자기 생활이 있어서,
만족이 만족이고 휴식이 휴식인 사람들,
잠을 잠자고,
먹을 걸 먹고,
마실 걸 마시는, 그래서 행복한

당신은 가지고 있던 평온, 그걸 내게 주자, 그게 내게는
불안이었어.
나를 해방시켜 주었지, 하지만 인간의 운명은 노예가 되는
것이었어.
나를 일깨워 주었지. 하지만 인간이 된다는 건 잠드는
것이었어.

(1928년 4월 15일) - P69

모든 이별은 하나의 죽음이라네.....
그래, 모든 이별은 죽음이지.
삶이라 부르는 이 기차 속에서
우리 모두는 타인에게 우연이겠지.
그리고 마침내 내려야 할 때가 되면 우린 모두 서운해한다.

인간적인 것은 모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나도
인간이기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내가 가진 건
사상이나 강령에 대한 친밀감이 아니라
진정한 인류와의 넓은 유대감이기에.

슬퍼하며 집을 나간 하녀가
향수 때문에 운다
그녀를 그다지 잘 대해 주지도 않았던 집을 그리워하며....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ㅡ기차에서 내리며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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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13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처럼 초콜릿 색의 표지네요.
냉장고에 아껴두었던 초콜렛 하나 먹고 자야겠어요.
페넬로페님, 오늘도 많이 추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1-14 08:55   좋아요 2 | URL
초콜렛은 언제나 맛있어요.
자꾸 먹게되는 단점이 있어서 탈이지요^^^
날씨가 계속 추워요.
서니데이님,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희선 2022-01-14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르난두 페소아는 여러 이름으로 글을 썼다는 것밖에 잘 모르는군요 작가나 나라를 알아도 좋겠지만 그걸 몰라도 함께 느끼는 것도 있겠습니다 이 시집 페넬로페 님 마음에 드시는가 봅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1-14 08:57   좋아요 1 | URL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여러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하더라고요.
읽어도 정말 그 뜻을 잘 모르겠어요.
그것이 당연하고요~~
그래서 그냥 천천히 읽고만 있어요^^

페크pek0501 2022-01-18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은 나에게 순한 담배 맛.
인생을 피워 버린 것 말고는 평생 한 게 없구나.˝ - 한 게 없이 세월만 보냈구나, 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군요. ^^
 
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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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잘 알지 못해, 처음 SF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작가가 그려내는 여러 장면들을 모두 다 이해해야만 책을 잘 읽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것을 가져와 현재의 시점에 대비시키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독자의 몫인 것 같았다. 그러다 점점 SF라는 장르가 꼭 원인과 결과에 따른 과학만이 바탕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이 장르는 인간의 상상이 불러올 수 있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김초엽의 소설은 이러한 나의 느낌에 날개를 달아주고,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타게 만들었다. 그녀는 비교적 쉽게 과학과 미래를 끌어와 지금 현재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만날 미래의 모습이며, ’존재하거나 또는 존재하지 않거나의 선택이기도 하다.

 

행성어 서점에는 14편의 짧은 소설이 담겨 있다. 짧아서 유독 단숨에, 스르륵 문장이 풀려 나왔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들은 짧다. 짧아서 읽기에 좋았지만, 그것이 주는 의미가 짧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짧게 읽고, 길게 멈춰 오래 생각할 것이 많았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2030년인 것도 있지만, 대개는 외계인들과 인류가 교류하고, 은하계로의 여행이 가능하고, 때론 옛 지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사이보그의 도움을 받는 건 당연하고, 클론, 시간 여행, 수만 개 은하 언어를 지원하는 범우주 통역 모듈이 있어 우주 공간을 돌아다니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다.

 

그런 세상에서도 전뇌 통역 모듈 부적응자는 존재하고 망해가는 시골 행성에서 판매하는 해독 불가능한 책을 읽기 위해 행성어를 배우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의 표제작인 행성어 서점엔 평생 읽지 않을 책을 사 가는 이색적인 취향을 가진 이도 있고, “수만 개의 언어를 할 수는 없지만, 그 수만 개의 언어를 쓰는 사람들조차 읽지 못한 책들을 읽을 수 있는(p72)‘사람도 있다.

 

사진을 찍으려다 잘못 놀러 핸드폰에 내 얼굴이 갑자기 나타날 때가 있다. 어떨 때에는 그런 내 얼굴이 생경스러워 당황하기도 한다. 화면에 비친 내가 평생 내 속에 있는 내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나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평생 내 속에 있는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기를 원할 때도 있다. ‘라이프 사진전에 전시된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동명의 소설엔 여러 세계에 존재하는 동일한 인물이 등장한다.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는 다른 세계에 존재하지만 같은 사람이고 가끔씩 만나기도 한다. 동일한 인물이라도 다른 세계에 존재하면 달라야 하지만, 그들은 그 두 세계에서 똑같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구절에서 난 많이 웃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뭔가 김이 빠지기도 해서이다. 동일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난 좀 달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좀 더 잘났고, 더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결국 동일한 존재는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허탈했다. 결국 나란 인간은 니체의 영원회귀를 숭배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미친듯이 뛰어다녀야만 하는 허접한 존재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하고 두 남자는 똑같은 목소리로 키득거렸다. 그들은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나와 줄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을 굴렀다. 나는 멜론 장수의 말을,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로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면, 한 세계에서는 멜론을 팔고 다른 세계에서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같은 존재라면, 어느 세계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건 아주 슬픈 일이어야 할 텐데.

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정말로 유쾌해 보였다. -p52]



출처; 네이버 이미지

 

 

같은 현실을 공유하지만, 거기서 느끼는 빛과 맛과 관점은 다 다르다, “평생을 살아도 우리는 타인의 현실의 결에 완전히 접속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각자의 현실의 결을 갖고 있다데이지와 이상한 기계도 생각할 것이 많았다. 먼 곳에서 가져온 생물 샘플의 유출로 시몬 사람들의 얼굴엔 모두 가면이 생겨버린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점점 그들은 가면을 쓴 생활을 편리해하며 가면을 쓴 채로 살아가기로 한다. 시몬을 떠나며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쓴 삶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의 현실이 연상되었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나의 많은 것을 가려주어 편리함으로 변해버린 마스크를 코로나가 끝났을 때 난 쉽게 벗지 못할 것 같다.

 

필요 없으면 제거하고, 문제가 생기면 격리해버리는 살벌한 미래의 어느 시점에, 클론인 소년 하나가 만신창이가 되어 늪으로 도망쳐 온다. 늪은 안락하고 평온한 자신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소년은 완강히 거부한다. 그럼에도 늪은 드론이 다시 소년을 공격했을 때, 그를 도와준다. 소년은 스스로 회복하고, 자신의 고유성을 위해 위험한 세상으로 다시 떠난다. 늪지의 소년은 클론이지만 인간의 개체성과 고유성을 지향한다. 복제되어도 자신의 의지가 있는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러한 행동을 부여받았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내 몸의 모든 것이 기계로 대체되어도 본래의 뇌와 생각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그건 나인지도 잘 모르겠다.

 

[개별적 개체성, 그게 인간일 때의 나를 가장 불행하게 만들고 외롭게 만들었어. 동시에 나를 살아가게 했지.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라는 건 모순이 아니야. 아니면, 전체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p119]

 

개별적 개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은 누군가의 도움과 자생력이다. 이 소설에서의 늪과 버섯의 존재는 인간의 개별성을 위해 끝까지 보존되어야할 마지막 보루이다. 적대적이고 파괴적인 저쪽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경계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수록된 마지막 단편인 가장자리 너머에도 이것은 연결된다. 감시, 처분, 삭제하는 세상에서 결국 필요한 것은 공존이며, 그것을 위한 것은 늪과 운무림이라는 환경이다. 그것만이 인간의 자생력을 도울 수 있다.

 

김초엽작가는 이 책에서 두 개의 큰 제목인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으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산뜻한 이야기의 마을(p7)’에서 가져 온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이야기로 생각과 대안, 방향을 제시한다. 난 이 좋은 이야기를 딸아이에게 들려주다 식겁했다. 그 아이가 나를 붙잡고 3시간동안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나의 생각을 물었다. 복제 인간에 대해, 작가가 말하는 미래의 모습이 과학적으로 진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난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대답하진 못했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말해주고 싶었다. 세상의 그 어떤 변화에도 다수의 공감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먼 미래는 고사하고 당장 문 밖에서 변하고 있는 것들에 적응하기 위해 내가 흘리는 진땀과 상실감이 고려되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하고 싶다.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그때 나는 불행히도 나에게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선인장 끌어안기중에서,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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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12 07: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리 읽어야 되는데...^^

페넬로페 2022-01-12 11:22   좋아요 3 | URL
읽기 시작하면 금방 읽을 수 있어요^^

독서괭 2022-01-12 07: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진 리뷰예요! 얼마전 우리가빛의속도로~ 로 김초엽을 처음 만나고 이 책도 찜해놨어요. SF에 느끼던 거리감을 많이 없애줬어요.
질문 쏟아내는 딸아이가 기특하네요! 🥰

페넬로페 2022-01-12 11:25   좋아요 4 | URL
저도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를 읽고 팬이 됐어요.
어렵지 않은게 좋았고 글에서 생각할 것이 많더라고요. 저의 딸아이는 기특하기도 하면서 또 한 번씩 심술도 부립니다 ㅎㅎ

mini74 2022-01-12 07: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인장 끌어안기 참 좋았어요. 끊임없이 과학적 요소로 다름을 다루는 것 같아 참 좋아요 ~~

페넬로페 2022-01-12 11:27   좋아요 3 | URL
여기있는 14편이 다 좋았어요 각각 다르면서도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선인장 끌어안기도 그 설정과 내용이 넘 좋았어요^^

새파랑 2022-01-12 08: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생 읽지 않을 책을 산다는 부분에서 제가 조금 찔리네요 😅
저도 SF는 좀 안땡기긴 한데 페넬로페님 글 읽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아이와의 독서토론도 너무 멋져요~!! 독서괭님 처럼 리뷰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

페넬로페 2022-01-12 11:30   좋아요 4 | URL
행성어 서점 읽고 알라딘 서재 친구들 생각났어요. 아마 우리들은 모두 다 그곳에 가서 책 잔뜩 사 올 것 같았어요. 저는 테드 창의 sf도 좋아하는데 김초엽의 글들도 울림이 있어 좋아해요. 새파랑님, 장인이라는 말은 새파랑님께 어울립니다^^

미미 2022-01-12 08: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PC로 읽어봤는데 두 번째 문단 좋네요! 특히 거기 마지막 문단이요!! SF장르를 막 읽고싶어지는 리뷰입니다.^^* 저도 이론물리학 책을 보면서 다양한 차원에 다양한 모습의 제가 있을거라고, 어떨지 상상해보고 그랬는데 멜론장수와 바이올린연주자 궁금해요ㅋㅋㅋ페넬로페님 딸의 호기심 넘귀여운데요?ㅋㅋㅋ선인장 끌어안기도 기대되네요! 저도 찜♡

페넬로페 2022-01-12 11:35   좋아요 4 | URL
저번에 미미님께서 혼자서 물리학을 공부하셨다는 내용이 생각나네요. 저에게 과학은 넘 어렵고 특히 물리학은 더 그래요. 그래도 그냥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설정으로 보니 편해졌어요.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의 내용이 참 흥미로웠고 후반부의 환경을 다룬 것과 외계인 같은 분야도 좋았어요. 그날 우연히 딸아이에게 낚여 고생 좀 했어요 ㅋㅋ

scott 2022-01-12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에 마지막 단편 『가장자리 너머』에서 보여주는 감시, 처분, 삭제하는 세상이 현재 세상인 것 처럼 느껴집니다
구글에서 검색하지 않고 엄마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딸!!
엄마 페넬로페님의 지성美를 믿고 있는 딸 ^ㅅ^

페넬로페 2022-01-12 11:38   좋아요 3 | URL
네, 분명 미래에 일어날 일인데도 현재에 다 접목되더라고요. 우리의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감시되는 세상이 맞는 것 같아요. 딸아이와 약간 맞장토론식으로 대화하다가 의견이 나뉘어지니 아빠를 붙잡고 또 얘기했어요. 둘의 의견이 같아지니 그때 멈추더라고요, 에고~~

거리의화가 2022-01-12 11: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따님과의 대화 참 좋아 보입니다~^^
저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지 못했는데 어느덧 마스크가 익숙해지고 코로나가 끝나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공감했어요.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에서 자유롭다고 해야 할까.
SF소설이 저도 참 멀게 느껴졌었는데 저는 천선란 작가의 책을 먼저 읽었어서.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을 그려내더라구요. SF 작가들이 점점 많은 책을 내고 있는데 여러 모로 주목해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2-01-12 11:42   좋아요 4 | URL
애가 하나이다보니 제가 친구처럼 느껴져 많은 걸 공유하고 있어요. 벌써 20대인데도요.
마스크가 지금은 익숙해져서 편해졌어요. 책에서도 어차피 가면이 없어도 우리는 상대방이나 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나와 있어요~~
천선란작가의 책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읽어 보겠습니다^^

클로드 2022-01-12 12: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많은 해외 SF소설은 과학과 미래 중심인 반면 국내 SF 소설은 배경은 미래지만 사람을 향한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행성어 서점도 읽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1-12 13:40   좋아요 3 | URL
네, 저도 그랬어요.
한국 sf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현재를 생각하게 해주고, 클로드님 말씀처럼 사람을 향해서요.
국내 다른 작가의 책도 읽어보고 싶은데 항상 읽을 책이 쌓여 있어요^^

coolcat329 2022-01-12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F는 늘 이해하기가 힘들어 거의 안 읽게 되는데 김초엽작가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더라구요.
따님이 참 초롱초롱 영특한거 같아요.엄마닮아 책도 좋아해서 나중에 친구처럼 책 이야기 나누는 친구도 될 수 있겠어요. 부럽네요~~

페넬로페 2022-01-12 13:44   좋아요 3 | URL
제가 과학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김초엽작가의 작품은 읽기가 쉽고 어떤 걸 생각해야하는지 알게 해주어 넘 좋아요.
저는 친정엄마와 많은 걸 공유해보지 못해 전화할 때 매번 같은 소리만 하거든요~~
그래서 딸아이와는 지금 많은 것을 같이 하려고 해요.
나중을 위해서요^^
쿨캣님 자제분은 저의 딸아이보다 휠씬 어린것 같은데 그저 여러가지 경험 쌓고 친구처럼 지내는게 젤 좋은 것 같아요**

stella.K 2022-01-12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따님이 무서우시겠어요.이거 뭐
상대를 해 줄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3시간을 꼼짝없이...ㅋㅋ
따님이 청소년 아닌가요?
저도 생각해 보면 그 시절에 괜히 사람들하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고 막 그랬던 것 같아요. 생각이 갑자기 자라고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을 받죠.
그래도 페넬로페님은 좋은 엄마 같습니다. 그도 세월이 지나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 근데 전 이제 마스크는 그만 굿바이 했으면 좋겠어요.
편한 것도 있긴 하지만 이젠 정말...ㅠㅠ

페넬로페 2022-01-12 20:59   좋아요 3 | URL
처음에 상대해 주다가 차츰 넘 힘들었어요 ㅎㅎ
딸아이는 대학생인데 2년동안 학교도 못가고 해서 저와 거의 붙어 있어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마스크는~~
불편한데 제가 요즘 팍삭 늙은 느낌이라 그나마 마스크로 가리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stella.K 2022-01-12 21:08   좋아요 2 | URL
헉, 대학생이요? 아이고 따님이 그렇게 장성한 줄 몰랐네요.ㅠㅋ

서니데이 2022-01-12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김초엽 작가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신간알림이 자주 오는 것 같아서요. 이 책은 처음 나왔던 11월 말인가 12월 초에 선물용으로 한 권 사고는 저는 아직 못 읽었어요.
그리고 새 책이 또 나오더라구요.
페넬로페님, 잘 읽었습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1-13 00:36   좋아요 1 | URL
네, 김초엽작가님 장편소설도 있고 책이 여러 권 나와요.
천천히 다 읽어보고 싶어요,
날씨가 넘 춥네요.
서니데이님, 좋은 꿈 꾸세요^^

희선 2022-01-13 0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학소설이라 하지만 과학 이론이 많이 나오는 소설은 아니군요 다른 소설은 어떻게든 보기는 하는데, 과학소설은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 않기도 하네요 그런 걸 재미있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여기 담긴 소설 배경은 지금보다 나중일지 몰라도 지금을 생각하게도 해주는군요 과학소설이나 판타지도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님이 세 시간이나 말을 하다니... 뭔가 말이 하고 싶었나 봅니다 들어주기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1-14 17:27   좋아요 2 | URL
과학 이론이 많이 나오는 책은 어려워 제가 잘 못 읽을것 같아요.
이런 제 수준에 김초엽작가의 작품이 너무 좋더라고요.
딸아이는 밖에서 있었던 얘기들이나 스트레스를 주저리주저리 저나 아빠에게 말을 하며 푸는 편이라 많이 들어주고 있습니다. 근데 가끔씩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요 ㅎㅎ

mini74 2022-02-10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성어서점 아이랑 저도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 페넬로페님 감축드리옵니다 ~~

페넬로페 2022-02-10 18:48   좋아요 4 | URL
자녀분과 함께 같은 책 읽으셔서 좋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2-1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02-10 18:48   좋아요 3 | URL
감사,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2-10 18: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2-10 18:49   좋아요 3 | URL
thkang1001님
매번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새파랑 2022-02-10 19: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멋진 페넬로페님 진심 축하드려요~!! 즐거운 책 또 만나시겠네요 ^^

페넬로페 2022-02-10 22:30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감사드려요.
새파랑님의 말씀처럼 언제나 멋지게 살고 싶어요**

미미 2022-02-10 19: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당선 축하드려요*^^* 이 책 저도 꼭 읽어볼께요~♡

페넬로페 2022-02-10 22:31   좋아요 3 | URL
미미님, 감사해용.
미미님께 좋은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2-02-10 22: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2-02-10 22:33   좋아요 4 | URL
서니데이님, 항상 축하해주셔서 무한 감사 드립니다♥

독서괭 2022-02-10 2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특한 따님이 등장하는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2-11 00:04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감사합니다^^

scott 2022-02-10 2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성어 서점에세 페넬로페님에게 신간 책을 보내 줘여함요!ㅎㅎ

마음산책에서 오프 행사로 작가님이 직접 행성어 읽어 줬다고 하네요

페넬로페님의 행성어 서점은
짠돌이 알라뒨 (◍●◡ु‹◍)☆

페넬로페 2022-02-11 00:05   좋아요 4 | URL
언젠가는 행성어 서점에서 보내준 책을 받고 싶어요 ㅎㅎ
그런 이벤트가 있었네요~~
작가님 목소리도 한 번 듣고 싶어요^^

러블리땡 2022-02-11 0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페넬로페 2022-02-11 09:46   좋아요 1 | URL
러블리땡님,
감사드립니다^^

희선 2022-02-12 0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2-12 09:01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2-12 0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2-02-12 09:02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감사드려요^^
 

베누스의 아들 아이네아스는 가족과 추종자들을 데리고 패전의 그림자가 드리운 조국을 떠난다. 그들은인간사를 주재하는 운명의 힘에 떠밀려 신탁이 말한 조상의 땅을 찾아 각지를방랑하게 되는데 가는 곳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온갖 고통과 재난을 불러온다.
피할 수 없는 운명 (로마 제국을 건설하라는 사명)에 휘둘리며 천신만고 끝에이탈리아에 정착지를 건설하고 최초의 로마인이 되는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이 작품은 로마 건국이라는 신탁을 수행하며 겪는 한 인간의 비애와 운명을 배경으로 한 국가의 세계사적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네이스의 위대함은 로마의 앞날에 대한 숭고한 전망을 제시하고 찬미하는 차원을 넘어 한 나라의 통치 기구가 갖는 목표와 그 성취를 한 인간의 좌절과 인간적 고뇌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뽑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로마‘는 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찾아가고 있는 이름이 된다.
- P19

무사 여신이여, 신들의 여왕이 신성(神性)을 어떻게 모독당했기에속이 상한 나머지 그토록 많은 시련과 그토록 많은 고난을더없이 경건한 남자로 하여금 겪게 했는지 말씀해주소서!
하늘의 신들도 마음속에 그토록 깊은 원한을 품을 수 있는 건가요?
- P22

즉시 리뷔아의 대도시들에 소문이 퍼졌으니..
 소문은 세상의 악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는 움직임으로써 강해지고 나아감으로써 힘을 얻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겁이 많아 왜소하지만 금세 하늘을 찌르고,
발로는 땅 위를 걸어도 머리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이 신들에게 화가 나코이우스와 엥켈라두스의 누이로서 그녀를 막내둥이로낳았다고 한다. 그녀는 발이 빠르고 날개가 날랜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로 몸에 난 깃털만큼 많은(들어도 믿어지지 않겠지만) 잠들지 않는 눈과 혀와 소리 나는 입과쫑긋 선 귀를 그 깃털 밑에 갖고 있다. 밤마다 그녀는어둠을 뚫고 하늘과 대지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한시도 눈을 감고 단잠을 자는 일이 없다.
또한 낮에는 지붕 꼭대기나 높은 성탑들 위에 앉아 망을 보며대도시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사실을 전하는 것 못지않게조작된 것들과 왜곡된 것들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그녀는 신이 나서 여러 백성들 사이에 온갖 이야기를퍼뜨리며 사실과 허구를 똑같이 노래해댔으니 - P125

"여신의 아들이여, 운명이 우리를 앞으로 인도하는 뒤로 인도하는따르기로 합시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인내로써 운수를 이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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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5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천병희 선생님 번역이네요. 선생님 번역서 중에 그리스 로마 고전 작품도 많고, 좋은 책도 많았던 것 같아요.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이 번역하신 책이 많더라구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1-06 21:53   좋아요 1 | URL
네, 천병희님 번역의 책인데 오래간만에 진도 안나가는 책, 읽고 있어요.
서니데이님, 하루가 또 금방 지나가 버리네요.
더 열심히 살고자 다짐합니다.
서니데이님께서도 언제나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2-01-09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 내내 미세먼지가 많았는데, 내일도 공기가 좋지 않다고 해요.
이번주 다시 추위가 찾아오는데, 그 시기가 되면 미세먼지는 좋아질 거라고 합니다.
그치만 다시 추운 날이 오는 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페넬로페 2022-01-10 17:3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오늘도 미세먼지가 넘 심하네요~~
미세먼지와 추위가 번갈아오면 우리 사는 세상이 별로 좋지는 않은데 ㅠㅠ
서니데이님, 남은 오후도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1-11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스에서 로마로 가게 된 것도 신과 운명이라고 하니, 고대시기의 이민자 가문의 성공사라고 쓴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페넬로페님, 오늘 날씨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1-12 07:34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뜻도 있군요.
그 시대의 많은 것들은 신과 운명에 의해 좌우되었다는게 맞는듯 해요.
날씨가 계속 춥다는군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