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에릭 드 케르멜 지음, 강현주 옮김 / 뜨인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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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좋아해 많이 읽고 있으며, ‘책쟁이의 대열에도 당당히 끼이고 싶다. 내게 감동을 준 책이 너무 많아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혹은 무인도에 가져갈 세 권의 책을 꼽는다면?”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빨리 대답할 수가 없다. 이런 대답은 한 권의 책을 읽어도 백 권의 책을 읽은 것처럼 떠벌릴 수 있는 사람이 더 잘할지도 모른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하지만 우연히 읽게 된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이나 알베르토 망겔의 끝내주는 괴물들의 서문만 읽어도 주눅이 든다. 책 얘기로 한 권의 책을 채울 수 있다는 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독서에 바쳤다는 뜻이다.

 

에릭 드 케르멜의 장편소설인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은 에세이처럼 읽힌다. 이 책속에 많은 책이 있으며, 책을 통한 만남, 관계의 발전, 소통 등 다양한 것들이 담겨있다. 이국적이고 프랑스적인 걸로 거의 채워져 있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설득하고 감동을 준다면 그것은 더 보편적이고 삶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예의와 적당한 거리를 지키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 나탈리는 내가 나이 들어가며 닮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파리 생활에 지친 문학교사 나탈리는 그곳을 떠나 인구 8573명이 거주하는 남프랑스의 위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책이라면 뭐든지 사랑하는 그녀는 위제의 에르브 광장 모퉁이에 있는 작은 서점을 운영해 보기로 한다. 이 책은 서점을 찾아온 9명의 사람들과 나탈리가 책을 통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이야기이다. 그들에게는 각자의 사연과 상처가 있다. 나탈리는 서점 주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진 채, 그들을 책의 세계로 초대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각자의 상처는 독자적인 것이지만, 우리는 타인의 상처에서 나의 것을 본다. 타인에게 내민 도움의 손길은 내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엄마가 골라주는 책을 더 이상 읽기 거부하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나선 클로에. 아내와 딸을 유방암으로 잃은 슬픔을 순례의 길을 통해 이겨내는 자크. 지칠 줄 모르는 여행자, 필립. 마그레브 출신의 임신 거부증이 있는 레일라.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그에게 책을 보내는 바스티앙. 외인부대의 군인이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을 당해, 아무것에도 반응하지 않는 세르비아인 타릭. 소박한 행복을 가르쳐주는 베로니카 수녀님. 배우가 되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갇혀 있는 우체부 아르튀르. 자신의 욕구보다 다른 사람의 욕구에 함몰된 삶을 살고 있는 주부, 솔랑즈.

이들에게 나탈리는 책을 통해 다가가고 그들에게 자신을 찾고, 꿈과 자유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나탈리에게도 자신의 가족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사람은 자신 안에서만 머물며 거기에 멈추어있다. 기대, 갈등, 상처가 내부에만 있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고통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것을 끌어당겨 내 것을 보고, 성찰해야만 한다. 타인의 고통에 내가 안도하는 것이 아닌 감사를 배우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이 스스로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p214)’을 이해해야 한다.

나탈리 역시 서점을 찾아 온 9명의 사람들에게 단순하게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움으로써 자신의 가족을 더 잘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엄마가 된다.

 

[책이 흘러가는 여정과 우리 자신의 여정이 겹치는 부분이 생기고, 그럴 때 우리는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그런 만남이 발생하는 순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단지 읽었던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책에 쓰인 단어들은 세상의 다른 끝에서 시작된 파도와 같다. 우리의 인생을 휩쓸고 가서 절벽에 부딪쳐 부서지거나, 고운 모래사장 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지게 한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다시 덮는다고 해서 이러한 절벽을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다. -p62]

 

책이 흘러가는 여정과 우리 자신의 여정이 겹친다는 구절을 읽고, 한 번씩 리뷰에 나의 이야기를 쓴 것에 대해 안도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평가하여 논하는 글인 리뷰에 내 얘기를 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매번 고민을 해왔다. 나탈리가 책과 타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듯 우리도 책에서 종종 나 자신과 마주친다.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나, 거기에 존재하는 내가 책 속에 들어갈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얘기를 쏟아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의 주인공 마까르가 고골의 외투를 읽고 그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자기 마음속에 절벽이 사라지지 않아서이다.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읽은 책이다. 별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나에게 행복을 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고 인생의 가르침을 주는 명상 수업이었다. 책을 읽는 방법과 자세를 알게 해주었고, 책 속의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력, , 사랑, 자유 같은 단어들을 어느 순간 잊고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단어를 다시 찾았다. “당신이 희망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면, 내가 당신에게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겠노라는 세네카의 말처럼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법(p286)“을 나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나탈리는 나에게도 도움을 주었다.

 

[네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려주면

네가 누구인지 말해줄게. -p330]




책은 당신 내부에 있는 욕망의 왕국, 가능성의 민족, "안 될 게 뭐야?"라는 무적함대를 일깨웁니다. - P7

나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나를 성장케 하고 내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독서였다. 나만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다른 세상, 다른 시대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해 준 것도 독서였다. 책을 읽을 때만큼 나 스스로와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은 없었다. - P2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풍요롭고 깊이 있고 웅장하다. 그 흐름 속에 인간의 가장 내면적인 생각이 모두 담겨 있다. 마치 큰 강 한가운데 있는 섬에 멈춘 것처럼 우리는 책을 읽다가 한 단어, 한 문장 앞에서 멈출 수 있다. - P38

아버지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마젤란의 전기를 읽다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책과 함께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책 아래에서......사람들은 대개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고인의 눈을 감긴다. 하지만 아버지의 눈을 감긴 것은 펼쳐진 책장이었다....입관을 할 때까지 우리는 마젤란을 아버지의 얼굴 위에 그대로 두었다. 아버지가 슈테판 츠바이크와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 P154

같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으로 연결된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견고하다. 함께 읽은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거의 무방비 상태로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 P182

마크툽(mektoub)-우리의 삶은 신에 의해 이미 대강의 윤곽이 그려져 있다는, 즉 각자의 정해진 운명이 따로 있다는 의미의 아랍어.
운명이란 우리 자신을 넘어서 있는 그 무엇이며, 운명으로 인해 우리가 펜이 아닌 잉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된다는 뜻이 아니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요구되는 기준 따위는 없다는 것. 그러므로 세속적 의미의 성공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 P211

태양, 꾀꼬리, 달, 혹은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 영원할 거라 여기지 말고 언제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면 어떨까? 괜한 불안감 속에 살라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에 행복해하며 살아보자는 뜻이다. - P299

문학뿐 아니라 독서가 나를 구원했다.
단어만으로 충분했고, 단어는 하나의 존재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나와 공범이 되어주었다. 외부에서 나를 구하러 온
단어 덕분에 나는 바깥세상의 지지에 의존할 수 있었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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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21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인생책이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페넬로페님은 이미 책쟁이 이십니다 ^^ 행복을 주는 책은 정말 좋은거 같아요~!! 게다가 책에 대한 책이라니~!@

페넬로페 2022-03-21 19:31   좋아요 4 | URL
책 속에 있는 글들이 다 마음에 와 닿았어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었고요.
프랑스의 위제도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미미 2022-03-21 18: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말씀하신 프루스트가 언급된 책이 이거군요~♡ 같은 책을 통해 연결된 견고한 느낌! 제가 북플에 중독된 이유네요.ㅎㅎ 페넬로페님이 올려주신 발췌문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쏙 듭니다. ^^*

페넬로페 2022-03-21 19:36   좋아요 4 | URL
프루스트도 그렇고 저의 로망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나와 있어 좋았어요. 하버드 스퀘어에서도 프루스트가 언급되잖아요. 조만간 ‘잃어버린 시간들‘을 읽어야겠어요.
이 책에서도 같은 책을 읽고 꼭 얘기를 나눠보라는 해요. 북플의 기능이 그런 것을 나누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cyrus 2022-03-21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책이 많으면 책쟁이 맞습니다. ^^

페넬로페 2022-03-21 23:10   좋아요 3 | URL
cyrus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오늘부터 저는 책쟁이 1일차인 걸로 하겠습니다 ㅎㅎ
반가워요, 잘 지내시지요?

희선 2022-03-22 0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교사였다가 작은 책방을 하게 됐군요 멋지네요 교사도 많은 사람(제자)을 만나야 하고 책방에서도 많은 사람(손님)을 만나겠습니다 이런 소설을 보면 책방 주인과 친해지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런 거 못하네요 책과 책방이 여러 사람이 소통하게 해주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22 20:22   좋아요 3 | URL
서점 가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동네 책방은 조그마한데 아이들 문제집과 참고서를 거의 파는 곳이라 별로 가지 않거든요. 문학책을 많이 파는 서점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사람과의 소통의 내용이 잘 나와 있어요.

얄라알라 2022-03-22 00: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저는 ˝책벌레˝라는 단어 쓰면서, 뭔가 아쉽다 싶었는데 페넬로페님께서 쓰신 ˝책쟁이˝ 이 말 좋은데요?^^

에릭 드 케르멜

한꺼번에 잘 외워지지 않는 조합이라, 일단 케르멜부터 외우고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리딩리스트에 올려두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3-22 20:26   좋아요 3 | URL
책쟁이란 말은 레삭매냐님께서 많이 사용하시는데 저도 이 말이 좋더라고요. 왠지 거국적이면서 약간의 소속감도 주는 말이라 멋지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벌레는 은둔형 외톨이 스타일이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저도 에릭 드 케르멜 작가를 이 책에서 처음 만났어요. 에릭이란 이름으로봐서 아마 남자작가이겠죠?

stella.K 2022-03-22 11: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정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과연 그럴까요?
어렵다고 해서 아직도 못 읽고 있는 책이구만요.ㅠ

페넬로페 2022-03-22 20:28   좋아요 5 | URL
저도 아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못했는데 다른 책에서 자주 언급되길래 역시나 읽어야하는 책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사는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라 좋았어요^^

mini74 2022-03-22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글 얼마나 좋은데요 ㅎㅎ 책벌레보단 책쟁이가 정말 더 좋네요. 책이 좋아서, 책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여기 북플을 찾아오는거겠지요. 북플님들 글 읽으며 저는 여기가 책방이기도 하고 에세이 한권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ㅎㅎ 그 중심엔 페넬로페님도 계시구요 ㅎㅎ

페넬로페 2022-03-22 21:53   좋아요 2 | URL
책쟁이는 뭔가 연대하는 기분이 들어 저도 좋아요. 이곳 북플이 아마 에르브 광장의 작은 서점 같은 곳인것 같아요. 책을 매개로 여기서 소통하고 격려하고 서로 위로해주고요~~이곳 높은 곳에 미니님께서 딱 중심에 계시고요.
저에겐 서재 친구분들이 다 나탈리 같은 분이십니다^^

서니데이 2022-03-22 2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는 읽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내용을 읽었을 때에도 이전 지식에서 연장선이 될 때가 있기도 하고, 타인의 경험과 생각을 읽으면서 이전의 기억과 경험으로 공감하게 되는 것도 있고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3-23 19:37   좋아요 3 | URL
네, 서니데이님의 말씀에 공감해요. 이 책에서 나와 맞지 않는 책은 오히려 그 책속의 내용과 같은 경험때문이라는 내용도 있어요. 내가 아는것 만큼, 내가 경험하고 인식한 대로 이해의 폭은 정해지는것 같아요^^

2022-03-25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6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leepapggot 2022-03-27 0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정말 책쟁이들이 책고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여기 와 보면 등불을 보는 것 같네요. 독서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우선 독서는 글쓰기의 마중물이라는 확신은 듭니다. 오늘 우선 세 권 구했슴니다. ˝에브르 고아장의 작은 책방˝, ˝끝내주는 과물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페넬로페 2022-03-27 13:14   좋아요 3 | URL
네, 정말 이곳은 책에 대한 정보도 많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더 좋아요. 독서가 완벽한 구원을 주는것은 아니지만 삶을 헤쳐나갈 힘을 주는것은 맞는것 같아요. 오늘 만난 세 권의 책이 다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leepapggot님의 감상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2022-03-27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7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2-04-02 06: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통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것을 끌어당겨 내 것을 보고, 성찰해야만 한다.˝ ..........내것만으로도 회복될 수 없고 한 인간은 다른 이가 필요하고..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나를 알게되는 거이라는 생각인가요? 아. 먼가...저에게 요즘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이 책도 꾹꾹 담아두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4-02 11:16   좋아요 2 | URL
힘들거나 사람과의 갈등이 있을 때 나만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것만 보이고 이기적이 되기도 하고, 타인이 옳지 않다고만 생각할수도 있고, 주관적이고 편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벗어나려면 일단 그 어떤 종류든 바깥의 것을 끌어와야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떨때는 내것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조금 부족할때가 있더라고요^^
 
드립백 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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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에 마음이 설레고, 잠 못 드는 시간이 많아진다. ‘디카페인’이 필요한 시기다. 봄밤의 화려한 벚꽃엔딩을 기대하며...“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둘이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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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3-18 16: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노래가 바로 재생되네요?! 다음 주문에 끼워 넣어야겠어요ㅎㅎ🤭

페넬로페 2022-03-18 18:02   좋아요 5 | URL
카페인과 디카페인은 수면의 질에 차이를 많이 주더라고요.
다시 디카페인으로 돌아왔어요^^
조만간 꽃이 필 것 같아요**

새파랑 2022-03-18 19: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봄이긴 봄인가 보네요 ㅎㅎ 그런데 오늘 날씨가 좀 추운거 같아요~! 커피 맛있게 마시길 바랍니다 ^^

페넬로페 2022-03-18 19:20   좋아요 4 | URL
봄이 눈 앞에 다가온 줄 알았는데 눈소식이 들려옵니다. 일교차가 심한 날에 새파랑님, 건강 조심 하십시요^^

mini74 2022-03-19 2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벚꽃연금ㅋㅋ 장범준은 좋겠어요 ㅎㅎ

페넬로페 2022-03-20 13:07   좋아요 4 | URL
왜 저에겐 장범준같은 남편과 아들이 없는걸까요? ㅎㅎ

scott 2022-03-19 23: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드립백 홀수(5개)가
아닌 짝수(6개) 였으면 ㅎㅎㅎ

페넬로페 2022-03-20 01:33   좋아요 4 | URL
그러게요~~
5개는 금방 없어지더라고요.
원두보다는 드립백이 편해서 자꾸 이것만 마셔요^^

희선 2022-03-20 01: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봄에 어울리는 커피네요 비가 와서 좀 춥지만, 다시 따듯한 날이 오겠지요 꽃도 피어나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보다 더 남쪽은 매화 활짝 피었더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20 01:36   좋아요 5 | URL
꽃샘추위가 매서워요.
이런 추위에서도 어느새 꽃망울이 많이 맺혀있고요.
빨리 따뜻한 봄밤이 오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22-03-20 14: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디카페인 가끔 마셔요. 특히 커피 한 잔 더 하고 싶을 때요...

페넬로페 2022-03-20 19:21   좋아요 3 | URL
디카페인을 마시면 확실히 수면에 방해를 덜 받는 것 같아 좋아요^^
 
가난한 사람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1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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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을 처음 읽었을 때는 가난이라는 것의 외양만 눈에 들어왔다. 부엌 한 귀퉁이에 칸막이만을 세워 방을 만든 곳에서 하숙을 하는 마까르 제부쉬킨의 열악한 환경과 다 해진 옷’, ‘누더기 조각만 걸치고’, ‘구멍 난 신발같은 단어들로 불행한 가난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정과 부성애를 내세운 사랑의 희생이 감동적이었다. 가난은 가난을 겪어본 사람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그 정도로만 이 소설을 읽었다.

 

이번에 다시 읽은 가난한 사람들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9등 서기관 마까르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가난하고 병약한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를 딸처럼 대하고 아끼며 그녀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다. 자신도 겨우 먹고 살지만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사서 보내고, 격려한다. 그러던 그는 소설의 중간 시점에서부터 갑자기 변한다.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게 표현하며 한탄하고 세상의 불공평에 대한 원망을 한다. 바르바라는 마까르가 전에 보이지 않던 단점을 드러내며 흉한 모습으로 망가지고 술을 마신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마까르는 아무리 아껴 살아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고 빚만 늘어나는 삶에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차 한 잔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고 행복한 순간에도 울음을 터트리게 하는 가난은 집요하게 엉겨 붙고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바르바라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게 한다. 번역자 석영중의 해설에서와 같이 도스토옙스키는 이 소설에서 가난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과 그들의 불안, 좌절, 고통을 작가는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가난은 생활의 불편함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점점 사람의 영혼에 잠식해 들어가며 정신을 파멸시킨다. 마까르와 같은 집에 살았던 가난해도 그처럼 가난할 수 없는고르쉬꼬프와 고골의 소설 외투의 주인공인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그런 이유로 허무하게 죽는다.

 

러시아 소설에는 하급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들은 지금의 공무원과 같은 신분인데도 무시당하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절실히 필요한 새 외투 한 벌 해 입지 못하고 다 해진, 더 이상 천을 덧대어 수선조차 할 수 없는 실내복 같은 외투만 입고 다녀야만 했다. 이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뻬쩨르부르그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직 고귀한 자리에 오르지 못한 4만 명이 넘는 가난한 공무원의 대부분을 이루는 하급관리들은 이처럼 궁핍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은 받는 월급을 거의 식료품과 하숙비에 다 썼다. 혼자서 온전한 식권 한 장을 사는 것이 부담되어 두 세 사람이 시내에서 가장 값싼 식당의 식권을 공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새 외투를 사거나 장화를 사기 위해서는 몇 달간 신경을 써서 저축하고 희생해야 했기에, 고골의 단편소설 <외투>의 주인공이 자신의 새 외투를 도둑맞자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다는 것을 읽고서 놀란 독자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와 고골이 자신들의 작품에서 밤에 계단 밑에 있는 작은 집으로 돌아오는 가난한 주인공에 대해 쓴 것은 사실 그대로였다. 그런 공간은 1840년대에 교육은 좀 받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일상적인 주거지였다. -p196 ‘상트페테르부르크, W.브루스 링컨, 삼인]

 

하급관리가 받는 월급은 형편없었지만 농촌에서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출세하기 위해 수도로 몰려들었다. 1840년대에 좋은 교육을 받은 수백 명의 하급관리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정부 건물에서 단지 서류 필사 서기로 일해야 했다. 정부는 이들의 재능을 활용하지 못했고, 먹고 살만한 월급을 주지도 못했다. 이르면 9월부터 내리는 눈을 다음 해 5월까지도 볼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궂은 날씨도 이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데 한 몫 했다. 허술한 옷에 잘 먹지도 못한 그들이 춥고 질퍽한 도시를 몇 시간만 돌아다녀도 감기가 들기 일쑤이며, 며칠간 앓아누워야 했다. 생활비의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은 아무리 아껴가며 살아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이것이 러시아 혁명의 씨앗이 되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은 출간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간 작가가 그나마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쓴 작품이다. 하급관리 마까르가 사랑하는 사람인 바르바라와 주고받는 편지의 형식이며 중간에 짧은 바르바라의 수기가 들어 있다. 서한체 소설이기 때문에 사실 바르바라와 마까르의 관계를 확실히는 알 수 없다. “순수한 부성애”, “당신은 저의 사랑스런 딸이에요!”, “우정이라는 표현으로 보면 마까르가 바르바라의 후원자일 수 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랑은 결코 무분별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왜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안다면의 문장으로 본다면 두 사람은 연인관계이다.

두 사람은 가난하지만 선량하고 친절하다.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한다. 마까르는 바르바라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그녀를 사랑한다. 마까르보다 더 지적이고 교양이 있는 바르바라는 더 정확한 사회를 인식시키기 위해 그를 뿌쉬낀과 고골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녀가 그에게 보내준 책은 벨낀 이야기외투이다. 군주에 대한 비판에 가장 앞 선 작가가 뿌쉬낀인 것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도스토옙스키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마까르는 벨낀 이야기중에서 역참지기에 대해서는 자신이 삼손 비린과 비슷하다며 칭찬한다. 그러나 외투는 어떤 사람의 사생활을 글로 써낸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판한다. 솔직히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완벽한 이해를 하지는 못했다.

 

제부쉬킨과 바르바라는 서로를 돌봐주고 산책도 가고, 연극도 보러 가지만 더 이상의 관계를 진전시킬 수가 없다. 가난이 점점 그들의 발목을 잡고 삶을 지탱할 수 없게 만든다. 바르바라는 마음에도 없는 결혼으로 현실을 탈피하려 하고, 그런 그녀에게 마까르는 무기력하다. 오히려 마까르는 휘몰아치는 듯 급하게 진행되는 바르바라의 결혼식을 위해 그녀의 심부름을 하다가 앓아눕는다. 이 어이없고 웃기기도 한 상황이 기가 막히지만 미래를 저당 잡힌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

 

마까르가 바르바라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는 아마 그녀에게 전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슴이 찢어지며, 시릴 정도로 슬픈 마음이지만, 그녀를 사지로 보낸 것 같은 심정이지만, 이 남자는 여자를 위해 그 어떤 것도 해줄 수가 없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는 것,

사람과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난이다.

 

[나의 소중한 바렌까, 귀여운 사람, 고귀한 이여. 당신을 내게서 떼어 내 멀리 데려갑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고 있습니다! 차라리 내 가슴속 심장을 꺼내 갈 일이지, 어째서 당신을 내게서 떼어 놓는단 말입니까!....당신은 제가 불쌍한 거죠? 당신도 저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그곳에선 당신의 작은 가슴이 슬프고 괴롭고 시릴 텐데요. 우수가 당신 심장의 피를 모두 빨아먹을 겁니다. 비애가 그 심장을 부숴 버리고 말 것입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죽게 될 겁니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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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3-16 19:4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두 번 읽으셨군요. 가난하면 바로 이 소설이 생각나요. 기본적 생활도 힘들지만 그와 더불어 상대적 박탈감에 초라한 내 모습에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든게 가난의 무서움인거같아요.ㅠ
그래도 마까르가 자기보다 더 비참한 이웃남자 도와주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저도 조만간 도끼님의 소설 읽어볼까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16 20:38   좋아요 3 | URL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맘이 넘 아팠어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도선생님께서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라는 생각도요.
가난은 참 무섭고 집요해요.
그래서 더 사람을 피폐하게 하나봐요^^

막시무스 2022-03-16 22:46   좋아요 2 | URL
두 분께서 말씀하신것 처럼 가난의 고통이 순수하게 개인이 감당해내는 절대적 가난의 고통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부족함이나 사회적 빈부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훨씬 더 큰 가난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걸 깊이 느낄수 있었던 작품이었던것 같아요!ㅎ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페넬로페 2022-03-16 22:54   좋아요 2 | URL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먹고 사는 일이 더 힘들어지다보니 제 개인적으로도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과 저번 달에 읽었던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 단지 소설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어요.
물론 절대적인 빈곤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대비해 현실을 희생하고 불안과 걱정이 많아졌어요. 그런 면에서도 고전작품은 무척 큰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coolcat329 2022-03-16 2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상트페테르부르크 책 저도 좀 땡기네요. ㅋ 중고 알아봐야겠습니당

페넬로페 2022-03-16 20:39   좋아요 1 | URL
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를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는데 이 도시에 대해 많은 것을 서술했고 가독성도 좋았어요. 읽어두시면 고골의 소설을 읽는데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mini74 2022-03-16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조금 남았어요 ㅎㅎ페넬로페님 제목부터 아~ 맞아 하며 공감하며 갑니다. 가난한데 행복하긴 힘든 일, 사랑이 이루어져도 아슬아슬할 거 같아요 ~ 편한 저녁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3-16 20:41   좋아요 3 | URL
오늘 우리 서로 엇갈리네요.
미니님은 이 책을, 저는 인민에게 복무하라를 남겨 두었네요.
가난한 사람들, 넘 감동적이죠?
전 바르바라가 그곳에 가서 죽을것 같아요 ㅠㅠ

미미 2022-03-16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다가 고골의 <외투>가 떠올랐는데 바로 다음에 관련한 인용문이 나와 놀랐어요~♡
저도 페넬로페님처럼 재독해보고 싶네요! 죄와벌과 이 소설이 도선생님 작품중 가장 마음을 흔들었어요.🥲

페넬로페 2022-03-16 20:44   좋아요 2 | URL
도선생님의 이 소설과 외투는 글의 방식이 좀 다른데도 뭔가 통하는게 있더라고요. 고골이 자연주의적인 글을 썼다고 했는데 전 ‘가난한 사람들‘에 더 마음이 울렸어요.
재독하면 또다른 의미로 다가올 거예요^^

새파랑 2022-03-16 20: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작품을 재독하셨군요. 역시 도선생님 찐팬 페넬로페님입니다~!!
저도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랑 <백야> 완전 좋았어요 ^^ 페넬로페님은 책부자 입니다~!!

페넬로페 2022-03-16 21:12   좋아요 4 | URL
제가 새파랑님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치지만 도선생님의 찐 팬인것은 확실합니다. 고골의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는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도 좋아요^^

singri 2022-03-16 21: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전을 잘 못 읽긴하지만 읽어보고싶네요;;
잘 읽히는 고전 찾는게 쉽지않아서요.
겨우겨우 읽는 수준이라.

제가 이번에 안나까레니나를 읽었더니
전 톨스토이보다 도스토옙스키쪽을
훨씬 좋아한다는걸 알았어요ㅎ

뭔가 다양한 군상의 모든 이야기보다
어떤 인물위주의 이야기요.

어렵긴 하겠지만 도스~작가님
한번 봐야겠네요ㅎ

페넬로페 2022-03-16 21:15   좋아요 4 | URL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은 작가의 중기나 후기 작품에 비해 읽기가 휠씬 좋아요. 저도 고전읽기 힘들어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었어요.
singri님,,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그레이스 2022-03-16 22: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끝냈습니다.
이제 들어와 보니 리뷰가...^^
내일 토론 끝나고 쓰렵니다~~
내일 봬요~~♡^^

페넬로페 2022-03-16 22:47   좋아요 5 | URL
수고 많으셨어요^^
낼 풍성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리뷰도요**

scott 2022-03-17 00: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가난과 참혹한 삶을 도끼옹 처럼 처절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가는 없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는 것,

사람과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난 ,,,,

21세기에도 ,,,,

페넬로페 2022-03-17 09:07   좋아요 4 | URL
네, 그러한 면 때문에 200년이 지나도 이렇게 그의 작품이 읽히는 것 같아요. 언제 읽어도 좋습니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고 지금도 계속 진행중에 있고요 ㅠㅠ

희선 2022-03-17 00: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가난한 사람은 아무리 해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죠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고 하니... 그게 개인의 책임만은 아닐 것 같은데... 이 소설에 나오는 시대에 러시아에서 하급 관리여도 가난하군요 관리라면 좀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외투나 신발 살 돈이 없다니, 사려면 오랫동안 모아야 하는군요 가난해서 사랑하는 사람도 떠나 보내야 하다니...


희선

페넬로페 2022-03-17 09:13   좋아요 4 | URL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말처럼 맞는 말이 있을까요~~아무리 애써봐도 점점 더 나빠지는 인생이라면 누구나 다 그냥 포기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외투와 신발은 기본적인 것인데 그것마저 변변치 않으니 얼마나 불행할까요^^

2022-03-17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7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3-17 13: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년이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재독하셨군요. 참 좋은 독서를 하셨습니다.
저도 재독할 때가 있는데 느낌이나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그 경험이 신기했어요.
노년엔 책을 새로 사지 말고 재독하는 시간으로 보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페넬로페 2022-03-17 16:50   좋아요 5 | URL
저 같은 경우엔 책을 재독하면 별점이 4개에서 꼭 5개로 변하더라고요 ㅎㅎ
저도 나중에는 저의 일생에서 좋았던 책들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싶어요**

희선 2022-04-08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이 없어서 가난한 것도 힘들지만, 마음이 가난한 것도 안 좋을 듯해요 가난해도 마음은 부자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또 축하합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4-09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2-04-09 18:4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22-04-09 08: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어른들이 가난하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면서 그랬는데, 가난은 사랑 뿐 아니라 모든 기회도 붙잡기 어렵게 하고 인간성마저 흔들리게 하는 것 같아요.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가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ㅠㅠ
저도 읽으러 갈래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04-09 18:43   좋아요 3 | URL
네, 정말 나랏님도 구하지 못한 가난이 무척 슬퍼요.
복지가 잘되어 적어도 가난때문에 사랑이 도망가지는 않았으면 해요~~
꼬마요정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4-09 0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과 페넬로페님의 조합은 무조건 좋을 수 밖에 없죠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

페넬로페 2022-04-09 18:44   좋아요 3 | URL
도선생님의 작품으로 당선되어 넘 영광입니다.
적립금으로 도선생님의 작품을 구입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미미 2022-04-09 1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당선 축하드려요!!
♡(ෆ ͒•∘̬• ͒)◞♡

페넬로페 2022-04-09 18:46   좋아요 2 | URL
미미님, 감사합니당^^

mini74 2022-04-09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요 !!! 축하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2-04-09 18:46   좋아요 3 | URL
미니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4-09 13: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4-09 18:48   좋아요 2 | URL
thkang님, 매번 서재에 찾아와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 2022-04-09 15: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끼옹은 가난했지만
페넬로페님은 이달의 2관왕!
추카 합니다
주말 가족과 행복하게 ^ㅅ^

페넬로페 2022-04-09 18:49   좋아요 4 | URL
scott님, 감사해요.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으신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래요~~

bookholic 2022-04-09 2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소개와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4-09 23: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0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진정한 여왕님 페넬로페님!!^^
저 며칠 전 <브리저튼> 영화를 봤었는데요.
거기 페넬로페란 이름이 나오더군요. 반가웠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가난한 사람들 읽어 보려고 책만 꺼냈다가 아직도 그 자리에 놔두기만 한 저.ㅋㅋ
읽어봐야겠네요^^

페넬로페 2022-04-10 14: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는 브리저튼 시즌 1을 잠깐 봤는데 페넬로페가 그 시대에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여성이라 좋았어요.
그 다음엔 안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모르겠어요~~
저 역시 책이 있으니 언젠가는 꼭 읽겠다는 마음으로 삽니다 ㅎㅎ
 


매번 그렇지만 봄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온다. 절기와 숫자만으로 봄이 왔다고 짐작하여 얇은 옷이라도 입는 날이면 칼바람과 동행하는 꽃샘추위를 만나 고생한다. 그야말로 역습이다. 봄은 무르익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독서동아리 모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필독서를 읽어야 하는데 넷플릭스의 소년심판만 계속 보고 있다. 휴일이지만 식구들은 다 나가고 집에 혼자 있어,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커피를 여러 잔 마시며 보고 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져 힘들지만, 끊기가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김혜수 배우(심은석)의 연기와 명대사로 매회 눈물이 난다.

 

소년심판은 청소년 범죄를 다루고 있고, 그것을 심판하는 연화 지방법원 소년부의 판사, 재판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건은 이미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드라마를 보면 보통 선악의 경계가 명확한 것이 많다. 그 중 어느 것이 이기든 우리는 ()’의 편을 들며, 선이 이기기를 응원한다. ‘소년심판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소년범죄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여느 드라마와는 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양가감정이 많이 생긴다. 어른들은 죄를 지으면 그에 따른 형량으로 감옥에 가지만, 소년들은 갱생의 기회를 우선 준다. 그것이 당연한데도 어떤 면에서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똑같은 환경이라도 항상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것이 모든 것을 환경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환경을 떠나 본래부터 나쁜 사람, 소년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은 법을 악용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힌다. 그럼에도 소년범죄의 거의 대부분은 환경문제로부터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의 부모이다. 그래서 그들의 부모에게 아이를 정성껏 돌보지 못한 책임을 묻는다. 부모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시급하기에, 무지하기에, 그들도 어릴 때 많은 학대를 받았지만 한 번도 치유될 기회를 얻지 못해서.......이유는 많고 많다. 그리고 돌고 돈다. 복잡하게 얽히고 섞여 결국 원위치로 돌아온다. 결국 이것은 가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교육의 문제가 된다.

 

[어떻게든 다 잘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가? 나 하나만큼은 평범하고 은은하게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세상에 혼자 그냥 잘되는 일은 없다. 잘되고 있다면, 누군가 정념과 에너지와 인생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갈아 넣을까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p18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어크로스]

 

딸아이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학부모 독서동아리를 개설했다. 시간은 한 달에 한 번, 오전 10시였다. 그 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아빠는 거의 없을 것이고, 엄마라도 직장인이면 곤란하다. 구성원은 1학년, 2학년, 엄마들이었고, 대다수는 전업주부이며, 나처럼 오후에 일을 하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 학교에서 주도하는 것이고, 약간의 성과도 보여줘야 했기에 처음 1년은 주로 청소년에 대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사실 그때, 우리에게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토론을 하면서 눈물을 쏟아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 시간은 힘듦에 대한 토로가 있었고,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공감이 있는 자리였다.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을 가진 엄마들이 더 힘들어했고, 그들 대부분 한 번씩은 학교폭력위원회에 참가한 경험들이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그래도 학교 독서동아리에 참가할 정도면 책도 읽고, 아이에게 관심도 많은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웬만큼 살 만한 사람들이다.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기도 했지만 그 모임에 참석한 엄마들의 아이들은 거의 다 대학에 갔다.

 

아이들은 한 순간에 변한다. 마땅한 기승전결이 없이 사춘기가 오고, 순식간에 나쁜 것들에 휩쓸린다. 그런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부모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부모는 최선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야만 한다. 힘들다고 귀찮다고, 먹고 살아야 하기에, 아이를 방치하는 순간 그 아이는 망가지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낸다. 망가진 아이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들의 뻔뻔함과 노골적인 인면수심에 좌절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들을 보는 나의 양가감정들을 어떻게 풀어내어야 하는지도 암담하다.

 

학교 독서동아리에 참가할 때 읽었던 책들을 노트에 필사해두었다. 오랜만에 노트를 꺼내 읽으며 아이를 참 열심히 키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나에게 불만도 많지만, 우리도 그땐 딱 그만큼의 인성과 생각이 있었을 뿐이었고, 많이 부족했을 것이다. 아이도 힘들지만, 부모도 똑같이 힘들었고 위로받고 싶기는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희생한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마음을 희생할 줄 아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 이전에 제대로 된 어른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부모’, 이승욱, 신희경, 김은산, 문학동네]

 

[사회를 탓하고 학교를 탓하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내가 책임지고 지켜야 할, 부모 인생에서 가장 우선권을 갖는 존재다. 그런데 그런 우선권을 가진 부모가 왜 가정 밖에서, 부모 밖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가? 문제해결의 마스터키는 늘 부모 손에 있다. 아이의 말을 들어라! 문제의 80%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강금주, 루미너스]

 

[순간순간 내 자신과 아이의 욕구를 명료하게 알아차리지 못하면 저 아이가 저렇게 차가운 뒤통수를 보이며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몰려온다....나의 욕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욕구와 연결될 때 우리는 서로 만족할 수 있게 되고, 서로 만족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면서 즐거워진다.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 이윤정, 김도형, 한겨레에듀]

 

고등학교 동창인 내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었다. 그녀는 가출여자청소년 쉼터를 만들어 그곳에서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그녀가 인생의 방향을 그렇게 바꾼 것에 대해 친구들은 의아해했다. 그 길이 분명 힘들 것임을 알기에, 그동안 곱게 자란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다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딸아이를 낳고, 육아에 허덕일 때, 그녀는 가끔씩 나를 찾아와 내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쉼터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건강이 안 좋아진 시기도 있었다. 그런 많은 어려움에도 친구는 지금까지 쉼터를 잘 운영해오고 있다. ‘소년심판을 시청하면서 내 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친구야, 그동안 고생 많았고, 너 정말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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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3 2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촉법소년 관련해서 저도 뉴스를 보면 분노 하다가도 개네들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다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ㅠㅠ 페넬로페님 이 드라마 보고 많은 생각을 하셨을거 같아요~!!

독서동아리에서 페넬로페님이 단연 두각을 보였을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2-03-13 21:09   좋아요 5 | URL
14살까지가 촉법소년에 속하는데 그들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바로 소년원으로 보내는 건 아닌것 같은데 항상 범죄엔 피해자가 발생하잖아요.
그들 입장에서는 또 그런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새파랑님 말씀처럼 걔네들이 사랑받고 관심 받았다면 그 정도까지는 되지 않았을거예요~~
독서동아리에서 확실히 열심히는 했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3-13 2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학부모 독서동아리가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겠어요~ 정말 아이 키우는 일 보통일이 아니고, 부모가 있으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지지해주거나 부모가 없으면 사회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어야 하는데.. 방치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소년심판 이야기 요즘 많이 하시더라고요. 실제 재판과는 너무 다르다지만 소년문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얘길 들었어요.
페넬로페님도 사춘기 아이 키우는 길을 통과해내며 고생 많으셨습니다..!!

페넬로페 2022-03-13 21:12   좋아요 4 | URL
그 당시 우리들에게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서로 좋았던 것 같아요.
환경도 그렇지만 요즘은 인터넷의 영향도 커서 아이들이 잘 자라기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소년심판이 실제와는 다르지만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어 좋더라고요.
아이 키우기는 끝이 없는것 같아요.
몸은 좀 편해졌는데 항상 자식이 걱정입니다^^

미미 2022-03-13 2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친구분 정말 장하시네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페넬로페님같은 친구의 따뜻한 밥으로 위로받으며 힘을 얻었을것 같아요~♡ 저도 오늘 예전 완결 드라마 정주행중인데 찌찌뽕!ㅋㅋㅋ

페넬로페 2022-03-13 23:03   좋아요 3 | URL
네, 제 친구가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일을 해낸 것 같아요^^
오늘 비도 오고 해서
드라마 정주행하기 딱 좋은 날씨네~~
ㅎㅎ
어떤 드라마인지 궁금한데요^^

미미 2022-03-13 23:06   좋아요 3 | URL
조만간 페이퍼로 올려볼께요!히힛~♡

그레이스 2022-03-14 10:34   좋아요 3 | URL
전 아이들때문에 강제로 ‘스물다섯 스물하나‘ 보고 있어요.
어쩐일인지 이거는 혼자 안보고 거실에 나와서 티비로 보네요^^
덕분에 오글거리는 대사와 만화같은 장면들때문에 웃느라 정신없어요.
김태리 연기 잘하네요 ㅎㅎ

미미 2022-03-14 10:52   좋아요 3 | URL
저도 어제 거의 반나절을 드라마보면서 웃다 울다 시간가는줄 몰랐어요ㅎㅎㅎ

페넬로페 2022-03-14 11:33   좋아요 3 | URL
저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일단 안보고 있어요. 나중에 한꺼번에 죽 보려고요 ㅎㅎ

singri 2022-03-13 2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년심판 날짜 기다리며 나오길 기다렸다 냉큼 봤는데 오오 역시 김혜수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소년들 이야기 안타깝긴 했고 더욱이 우리 사법에 과연 저런 판사들도 있긴한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춘기가 다가올 자식걱정은 여전하고요
아무 이유없이 부모가 싫어질 질풍노도를 떠올리니 앞이 깜깜하네요;;; 저 또한 아이 유치원일때 그림책 동아리에 슬며시 들었다가 의외로 꾸준히 참석하게 됐었는데 그저 이야기를 나누는것만으로도 힘이 됐었습니다.
페넬로페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힘이돼주셨을꺼같네요^^ 그리고 이미 한꺼풀 지나신거 부럽고요 ㅎㅎ

페넬로페 2022-03-13 23:13   좋아요 3 | URL
김혜수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는 매번 좋은데 이번에도 역시나 넘 좋았어요. 연기도 잘하고 그 카리스마도요. 대사도 좋아 감동적이었어요~~
드라마 보면서 좌절도 하고 슬픔도 느꼈지만 그래도 희망이 더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아이 유치원때 그림책 동아리 좋았겠어요.
사춘기는 사춘기대로, 유아기는 유아기대로 엄마는 힘드니까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힘이 돼죠^^
singri님, 금방 입니다.
아이 자라는거요^^
저는 한번씩 딸아이 갓난아기때가 그립습니다.
품에 꼭 안고 싶거든요 ㅎㅎ

희선 2022-03-14 0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일 텐데, 어쩌다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사람도 있겠습니다 부모가 아이한테 사랑을 주면 아이는 아주 안 좋아지지는 않겠지요 늘 챙겨주지 못해도 널 생각한다는 걸 알게 해주기만 해도 괜찮을 듯한데, 그것도 사는 게 힘들어서 못하는 사람 있겠습니다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간 걸 부모 탓만 할 수도 없고... 아이 둘레에 좋은 어른이나 좋은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싶어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14 09:38   좋아요 3 | URL
사람이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엄청 에너지도 많이 드는 일이라 여러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인가 봅니다. 그런 과정에서 만약 잘못된 길로 아이가 갈때 그래도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부모 역시 여러 사정이 있겠지요.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운 세상살이인 것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2-03-14 07: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안뇽~~~ 넘 반갑죠.^^ 어제 이 글이 딱 걸려 긴 댓글 남겼건만, 잉??? 뽀로롱 사라져 버린거 있죠. 등록을 안눌렀던가 봐요. 요즘 중3딸이 이 드라마 정주행하고 있어요. 엄마, 김혜수 연기 넘 잘해. 그러더라구요. 저는 보고픈데, 드라마 볼 시간이 ㅠㅠ. 페넬로페님은 결이 참 고운 분 같아요. 글에서 늘 느꼈는데, 나의 한계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고백에서, 아 저 대박 공감했어요. <대한민국부모> 의 저자들, 제가 짱 좋아하는 선생님들입니다. 넘 반갑네요. 쉼터 운영하는 친구분, 저도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어요. 그 어려운 일을 꾸준히 하고 계시다니, 정말 장하십니다. 이런 분들이 곳곳에 계시기에, 저는 세상이 삐걱대면서도 굴러간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어요. 페넬로페님 이렇게 불쑥 들를게요.~~~^^

페넬로페 2022-03-15 12:34   좋아요 3 | URL
책읽기님, 정말 반가워요.
저도 댓글 날아간 적이 몇 번 있었어요 ㅎㅎ
요즘 많이 바쁘신가봐요. 그래도 많이 힘들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는 것, 아시죠?
저의 글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부모라면 다 똑같은 생각일거예요. 아이가 사춘기일때 전 계속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왜 부모들만 이리 힘들어야 하는가? 라고요.
그래도 아이한테는 부모밖에 없으니 공부하고 마음 달래고 힘내서 또 아이를 이해하고 사랑해주고~~
참 먼 길을 같이 걸어온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도 또 나름 힘든게 있더라고요.
자식농사는 끝이 없는가봐요.
기억을 잃으시는 엄마와 통화해도 매번 제 걱정을 하시거든요.
그렇게 이래저래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나봐요^^
책읽기님, 건강 잘 챙기시고요♡♡

mini74 2022-03-14 19: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실제론 불우한 아이들이 훨씬 많죠.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싶은거고. 근데 정작 소년원에서 오히려 더 큰 범죄를 배워오는 경우가 많다는 걸 어느 책에서 봤어요. 사이코패스로 태어나도 꾸준한 훈육으로 그나마 악으로 자라는 건 막을 수 있다는데 ㅠㅠ 피해자의 입장에선 이만큼 억울한 일도 또 없을거 같고 ㅠㅠ 전 예고편만 보다가 무서워서 좀 천천히 보기로 했어요. 좀비는 무섭지 않은데 ㅎㅎ 사람들의 범죄는 무서워요. 페넬로페님 정말 열심히 소통하며 아이 키우신거 같아요. 친구분도 고맙고 대단하신 분 이네요 ~~

페넬로페 2022-03-14 22:29   좋아요 3 | URL
네, 불우한 아이들 엄청 많아요.
드라마에서 말해지는 부분은 일부에 불과할 겁니다.
이 드라마에서 얘기하고 있는건 청소년 선도가 중요하다는 것 같아요. 소년원에 보내지 않더라도 그 어떤 이유에서든 잘못한 행동을 했을때는 자신의 잘못을 알게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취지인 것 같아요.
그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는데 국가가 해야할 일을 민간에 떠넘기는 경우도 많아요 ㅠㅠ
저도 이 드라마 보기 힘들까봐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요.
김혜수, 김무열 배우의 연기가 넘 좋아요^^

서니데이 2022-03-14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넷플릭스 라서 아쉽네요. 소재가 소년범죄를 하고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3-15 12:09   좋아요 3 | URL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더라고요~~
소년범죄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페크pek0501 2022-03-15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된다는 것도 쉽지 않고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어른답게 행동한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지요...

페넬로페 2022-03-15 18:31   좋아요 3 | URL
네, 정말요~~
아직도 저는 한 번씩 어른이 덜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도 어려워요^^

scott 2022-03-15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친구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의 문제,,,
들춰 보면 결국 가족이라는 울타리
부모의 문제이기도 ,,,,

페넬로페 2022-03-15 19:13   좋아요 3 | URL
친구가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그 보람으로 요즘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아요~~
소년범죄는 부모의 문제가 너무 많아요. 그들이 아이를 밖으로 내모니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만나는 것 같고요^^

서니데이 2022-03-16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 더 따뜻한 날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3-16 20:51   좋아요 2 | URL
정말요, 진짜 봄이 오나봐요.
그래서 덩달아 기분도 좋아지네요.
서니데이님, 좋은 저녁 보내세요^^

han22598 2022-03-19 0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의 청소년기를 기억해요. 너무 생생하게. 겉으로는 전혀 티나지 않으면서. 어른들 혹은 사회가 용인하지 않은 행동을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되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깊은 빡침이 있었어요. 그리고...자살이라는 단어가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하고요.....그때는 제 마음을 드러내고 얘기할 곳이 없어서...너무 답답해서인지, 사실 다큰 어른이 된 지금에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해요. (반대로...청소년기에는 드러내지 않는 시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페넬로페 2022-03-19 11:5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분노와 원망들요.
이유가 없는것이 아닌 충분하고 명확한 이유도 있었고요.
그것을 너무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친구도 있고 드러내지 않아 그저 무심하게, 없는것 처럼 사는 친구도 있을거고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많은 개선과 관심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봐요^^
 
하버드 스퀘어
안드레 애치먼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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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어떤 소설은, 스토리의 흐름보다 문장이 나를 계속 붙잡아두는 경우가 있다. 문장 속에 머물며 상황을 그려보고, 질문도 하며 분노하기도 한다. 안드레 애치먼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하버드 스퀘어가 그랬다. 애치먼이 묘사한 카페 알제에서 소설 속의 와 독자인 내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 느낌이다.

 

는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미숙했던 자신에 대한 고해를 한다. 그러나 결국 인생이라는 모순되고 이기적인 것에 함몰되는 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 를 나는 애처롭게 보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에게서 똑같은 나를 발견했기에 이해하고 만다. 체념하고 순응하며 그저 그런대로 살아가는 밋밋하고 재미없는 삶만 있을 뿐이다.

 

이집트에서 나고 자랐지만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란다. 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나고 자랐지만 여전히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프랑스어가 가장 사용하기 편한 언어이지만 그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또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다른 언어로 살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국인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사는 나는 절대 그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방인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것인지를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열네 살 때 이집트에서 추방당한 는 파리를 거쳐 지금은 하버드에서 공부하고 있다. 뛰어난 인재들만 다닌다는 하버드이지만 그는 논문 전 단계인 종합시험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기회는 마지막 한 번만 있는데 그동안 17세기의 문학 거의 전부를 읽어야만 한다. 가난하고 외로운 그는 낯선 세계에 주눅이 들어 있고, 새로운 곳에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드였다. 하버드엔 엄청난 부자와 와스프(앵글로 색슨계 백인 개신교 신자, 미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계층)도 많아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소외감을 느끼며 산다.

 

[“사는 게 쉽지가 않았다

근데 정말 힘들었던 건 이 모든 게 신기루일지 모른다는 불안을 떨쳐내면서 하버드가 요구하는 삶을 사는 거였어. 그땐 형편도 많이 어려웠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모래에 그린 선이 아니라 산골짜기처럼 느껴졌지. 눈앞에 파티가 펼쳐지고 심지어 그 소리가 들리는데도 초대받지 못한 느낌이랄까. -p17]

 

하버드 광장 옆에 있는 아랍풍의 카페 알제는 그가 자주 가는 곳이다. 어느 날 그는 카페 알제에서 따다다다 속사포를 쏘듯 말을 하는 튀니지 출신의 칼라지를 만난다. 그는 길들여지고 억눌려 살고 있는 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 ‘는 칼라지에게서 잃어버린 자신의 근원을 발견한다. 여기저기에서 가져와 덕지덕지 붙여 만든 브뤼뇽(천도복숭아)같은 삶에 진절머리가 난 시점에서 칼라지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을 묶어준 건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뿐이었고, 그것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다. ‘는 하버드 학생에 미국 영주권자였고, 칼라지는 추방될 일만 남은 택시 운전사에 불과했다. 혼란스러운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고 원하는 것이 뭔지 뚜렷하게 모르지만 는 이미 쓴 가면을 벗지 못하고, 그런 삶의 안전함과 미래의 보장을 받아들인다.

 

이방인으로 사는 삶이 힘들고 미국이라는 특대형 대용품 천지의 나라가 싫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그 세계에 동화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쓴 가면에 철벽 장벽을 추가해 경계 안쪽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집요하다. ‘는 어느 순간 걸리적거리기 시작하는 칼라지를 완벽하게 내친다. 애치먼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영화에서 엘리오의 아버지는 엘리오에게 가장 예상치 못할 때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단다라고 말한다. 본성의 교활한 방식은 에게도 똑같이 찾아온다.

 

[내가 어쩌면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포옹하고, 울컥하는 것을 숨기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나누는 절차마저 생략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건 마치 죽어가는 친구에게 다량의 모르핀을 투여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슬픈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마저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p369]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힘들고 외로운 삶에 한줄기 빛 같은 즐거움도 있지만 그것은 일회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섹스도 공허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차별과 경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소설의 첫 부분과 끝에 나오는 의 아들은 의 어떤 사랑의 결과인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순수했는지, 아님 하버드라는 주류에 소속된 시스템에 들어 있는 선택이었는지가 궁금했다.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하버드 스퀘어는 우리를 과거로 데려다준다. 그립고 아련하지만, 미흡하고 구차한 행동들, 순간을 모면하고자 온갖 변명을 늘어놓고 아닌 척 눈감았던 나의 치졸함도 본다. 지직거리며 돌아가는 LP판에서 들리는 오래된 노래 같다.

 

Y씨는 나와 남편을 연결시켜 준 사람이다. 그는 나의 먼 친척의 처조카이고, 남편의 군대 동기이자 둘도 없는 친구이다. 결혼하기 전까지 일면식도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나의 결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때 이미 먼저 결혼한 Y는 가족을 이끌고 우리의 신혼여행지까지 쫓아와 사진사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아랍어를 전공한 그는 털이 많고 가식이 없고 남자다워 칼라지를 닮았다. 한국에서 딱히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돼서 가족을 이끌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그 뒤에 들린 소식은 그가 미국에서 택시운전사가 되었다고 했다. 떠난 지 오래 되었는데 아직 한 번도 한국에 오지 못하고, 결국 그의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칼라지를 닮은 그가 생각났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아내기가 많이 힘들지나 않았는지 걱정된다. 아니면 지금쯤 그 호탕한 성격으로 카페 알제같은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Y씨와 그의 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기원하며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본 수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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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3-07 20:3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어도 역시나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걸 페넬로페님
의 글을 읽으며 느끼게 됩니
다...

아마 이런 게 독서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쿡에서 택시 드라이버란 -
쌩뚱맞게도 잠이 오지 않아
야밤에 택시 운전을 하던
월남전 참전용사 트래비스
(로버트 드 니로) 생각이 납
니다.

페넬로페 2022-03-07 21:42   좋아요 5 | URL
아마 그것이 현대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같은 소설은 읽고 나서의 느낌이 거의 비슷할 듯 해요.
생각보다 리뷰 쓰기가 쉽지 않았어요. 전 레삭매냐님처럼 리뷰에 많은 것을 담지는 못한 듯 해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예전에 로버트 드니로의 택시 드라이버 영화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

mini74 2022-03-07 2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신혼여행에 따라온 ㅎㅎㅎㅎ 빵 터졌는데 왠지 부잣집 딸과 결혼하라며 부추기던 칼리지를 닮았네요. 이 책 참 좋아요 그죠 ㅎㅎ

페넬로페 2022-03-07 21:46   좋아요 5 | URL
처음엔 황당했는데 막상 신혼여행지에서 찍사, 가이드, 운전을 다해주어 저와 남편은 넘 편했어요. 사실 신혼여행에 따라간 커플이 하나 더 있어요. 근데 그 커플의 아내는 저의 딸아이와 나이가 같은 쌍둥이를 낳고는 얼마 안되어 암으로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이래저래 슬픈 추억입니다 ㅠㅠ
칼라지와 술 한잔 하면 좋겠습니다^^

mini74 2022-03-07 21:49   좋아요 5 | URL
아이고 그런 슬픈일이 ㅠㅠ 일면식은 없지만 쌍둥이들 잘 자라길 , 그 어머님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ㅠㅠ 바랍니다.

새파랑 2022-03-07 2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Y라는 분이랑 칼라지의 공통점이 많이 느껴지네요. 그래서 페넬로페님에게 이 책이 더 와닿았을거 같아요~!!

전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 책도 제 취향이겠군요 ^^ 사는건 쉽지 않은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03-07 21:49   좋아요 3 | URL
네, 이 책 읽으며 추억에 많이 잠겼어요. 제가 살면서 손절한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칼라지를 닮은 Y씨도 생각나고요.
분명 이 소설을 새파랑님께서는 좋아하실 듯 합니다^^

stella.K 2022-03-07 2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미쿡에 가서
공부하게 되길 진심 바랐던 적이 있었죠.
정말 중2는 무서운 게 없나 봐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앙큼한 꿈을 가졌나 모르겠어요.
학교 공부하기 싫어서 미쿡가면 날까 싶어 가진 꿈인데
한쿡에서 못한 공부를 미쿡이라고 날까 싶기도 하고.ㅋㅋ
살아내느라 악전고투하는 주인공 모습이 내 모습 같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ㅠ
공부가 힘들어 약하는 사람도 많다던데...
페넬로페님의 먼 친척분 정말 잘 살고 있으면 좋겠네요.^^

페넬로페 2022-03-07 21:53   좋아요 4 | URL
중 2때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stella님께서는 꿈이 큰 소녀였군요. 공부를 떠나 미국이 한국보다는 기회가 더 많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하버드를 간다고 해서 모든게 잘 굴러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세상에 잘난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고요~~
아마 Y씨는 잘 살고 있을거예요^^

서니데이 2022-03-07 2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낯선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새로운 과정을 지나가는 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불안정한 시기 같아요. 나중에 생각하면 그 시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시기를 지나갈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싶어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07 21:55   좋아요 4 | URL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방인의 삶,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그 삶을 상상해 봅니다. 불안정하고 외롭겠지요.
오랫동안 버티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러다 보면 또 잘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고요^^

미미 2022-03-07 21: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칼라지를 읽으며 어떤 면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는데 요즘 TMI과다방출인듯해 리뷰에 담지 못했어요ㅎㅎ 페넬로페님 리뷰 넘 공감만땅입니다~♡ 칼라지라는 캐릭터 오랫동안 잊지못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03-07 21:59   좋아요 5 | URL
미미님께서는 칼라지를 통해 아빠를 생각하셨군요. 이곳에서 TMI 과다방출이란 없습니다. 언젠가 한 번 얘기해주세요. 기대할께요~~
같은 책을 읽고 같이 공감할 수 있어 넘 행복해요^^

scott 2022-03-07 23: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과 남편분의 추억을 사진 속에 담아 주신 분
미국에서도 분명 잘 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따스한 온정이 느껴지는 리뷰!^ㅅ^

페넬로페 2022-03-08 00:35   좋아요 4 | URL
네, 잘 살고 있으리라 믿고 있어요.
scott님께서 카페 알제부터 이 책 여러 차례 페이퍼에 올려주셔서 더 정감있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3-08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억에 잠기게 하는 책을 만나셨군요.
Y씨가 아랍어 전공에 택시운전까지 칼라지랑 비슷하네요, 물론 이민자의 삶 힘들지만 Y씨는 잘 사실거 같아요. 저리 적극적이고 활달한 분이시니~

페넬로페 2022-03-08 08:22   좋아요 2 | URL
하버드 근처에도 안가봤지만 소설 속에서 과거로 한 번 다녀온 것 같아요 ㅎㅎ
신혼때 Y씨랑 만나서 재미 있었는데 많이 그리워요.
미국에서 자리 잡고 잘 살고 있을거예요^^

거리의화가 2022-03-08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따스함이 느껴져요^^ 페넬로페님을 추억 속으로 떠나게 해 준 책이었군요! 이 책 마음속으로 찜해두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풍경이 그려지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스토리를 중요시 여기지만 사로잡는 문장을 만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3-08 09:55   좋아요 3 | URL
따뜻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추억 속으로 들어가 칼라지도 만나고 소설 속의 ‘나‘에게서 저의 모습도 만나고 했어요^^
사람 사는 것이 하버드 광장이나 저의 동네나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거리의화가님께도 이 책이 좋은 의미로 다가오면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8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다...최근에 그 영화를 봤던지라, 좀 와닿습니다^^
저도 늘 교활한 나의 본성을 보고서 한 번씩 깜짝 놀라는지라~약점을 많이 들켰나 봐요ㅋㅋㅋ
암튼 Y씨 덕분에 지금의 페넬로페님이 계신 거였어요. 원두 커피 잘 마시게 된 남편분을 기특하게 바라봐 주시는 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2-03-08 18:23   좋아요 3 | URL
저도 영화를 며칠 전에 봤는데 어쩜 그렇게 엘리오의 부모가 멋있던지요~~
영화 마지막에 엘리오의 아빠가 해주는 말이 넘 좋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소설로 읽고 싶었어요^^

정말요.
소설 읽으며 나 자신을 거울로 비춰볼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찔끔하기도 하고 반성도 하고요. 참 제가 많이 미숙했더라고요^^
한번씩 Y씨가 원망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미국에서 잘 살기를 바래요 ㅎㅎ

희선 2022-03-09 0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조금 다르기는 해도 칼라지를 보고 옛날을 떠올리셨겠습니다 Y분도 미국으로 가서 택시기사를 하시다니... 그 뒤로는 연락이 닿지 않았나 보네요 한국도 아니고 미국이니 연락하기 힘들기는 하겠습니다 그곳에서 잘 사시면 좋겠네요 미국이든 어디서든 이방인으로 사는 건 쉽지 않겠습니다 나라가 아니어도 이방인이라 느낄 때도 있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09 01:54   좋아요 5 | URL
그 뒤로 한번도 본 적은 없고 남편과 한번씩 연락하는것 같더라고요.
이 책이 칼라지를 통해 그 분도 떠올랐지만, 저의 과거도 생각났어요^^
제가 한 행동이나 말들이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았어요.
이방인으로 산다는 건 많이 힘들것 같아요^^
희선님,
오늘 선거 잘하시고 덕분에 얻은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3-09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휴일이 생겨서 좋았는데, 오늘도 금방 하루가 지나가서 아쉽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아서 이제 3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휴일 잘 보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09 18:16   좋아요 3 | URL
네, 확실히 3월의 느낌이 있더라고요. 휴일이라 그런지 금방 또 6시가 되었어요.
하루가 휘리릭 지나갑니다.
남은 저녁은 책 좀 읽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3-12 0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번주 들어서 날씨는 더 따뜻해졌어요.
여긴 주말에 비소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그래도 따뜻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과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12 12:25   좋아요 2 | URL
가뭄이 너무 심해 비소식이 반가워요~~
산불도 그렇고 모든 것에 지금 비가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