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체력'은 에디터로 일해 온 작가가 체력의 한계를 느껴 운동을 시작하고, 거기서 오는 인생의 변화를 서술한 책이다. 그 운동이라는 것이 처음엔 수영, 자전거, 달리기였다가 점점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에까지 도전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체력이 향상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를 얘기하고, 그만큼 체력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한다. 체력의 변화로 자신감이 생기고 책 만드는 에디터에서 팟케스트에서의 책소개, '인생학교'의 선생님등으로  삶의 지평을 한층 더 넓혀 나가는 자신의 얘기가 담겨있다. 우연히 '세바시' 에서 이 분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평생 책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트라이애슬론에까지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나 역시 전에는 완전 저질체력의 소유자였다. 더군다나 운동을 너무 싫어했다. 체력이 약하다보니 항상 피곤하고 그럴때마다 잠을 자는 스타일이었다. 늦은 나이에-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그땐 늦었다-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같은 지병이 없기도 바랬기에 운동을 시작했다. 에어로빅, 수영, 요가, 필라테스를 잠깐씩 거치고 지금은 계속 헬스클럽에 다닌다. 헬스클럽은 6개월이나 1년을 등록하면 회비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보통 6개월에 한 번 등록을 하는데 많은 회원이 그러하듯이 나도 안가는 날이 많다. 그래도 그나마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체력이 많이 좋아졌고, 낮잠은 거의 자지 않을 정도로 삶의 변화가 나에게도 일어났다. 체력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한 나이기에 운동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고 한번씩 읽어 본다.

 

이영미의 '마녀체력'은 운동 전문가가 쓴 책보다 훨씬 좋았다. 자신의 경험으로 쓰여진 책이라 나와 공감대도 많았고 책을 많이 읽고 에디터로 일한 사람답게 글도 잘 썼다. 라디오 방송과 팟케스트에 책을 소개해서 그런지 이 책에도 다양한 책과 작가, 문장이 나열되어 있다. 책 마지막에 인용된 책 목록이 나오는데 38권이나 된다. 자신의 경험을 통한 책소개서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많은 책이 언급되어 있다. 중간중간 운동에 대한 팁도 나와 있고 운동 초보자를 위한 Q&A도 있다.

 

운동 초보자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속 도전하고 발전해 간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대단했다. 그런 작가를 통해 나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반성도 많이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다짐도 했다. 삶에 대한 의지의 불을 활활 지펴주었다. 자신의 경험, 다른 책소개와 문장의 인용, 적절한 팁등을 넣어 에디터답게 책을 잘 만들었다.

 

이렇게 다 괜찮은데 이 책의 3분의 2쯤 읽을때부터 약간씩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 얘기하고 체력의 중요성을 어필할 때 그렇게 남의 책의 문장을 인용해야 되나 싶다. '누군가의 책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그러니까 그렇다' 의 형식으로 이 책은 계속 이어진다. 나는 이런 식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롯이 자신의 언어와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이 좋다. 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 38권의 인용된 책의 목록이 나와 있다. 이 분의 의도는 자신이 책소개도 하니 독자에게도 책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 자신만의 느낌과 언어로 이루어진 문장이 더 우선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내가 작가에게 원하는 최소한의 것이다.

 

체력,체력,체력이 중요하다 못해 체력만이 다 인것 같은 것도 이 책의 단점이다. 그래서 점점 체력을 위해, 운동을 위해 이 책은 럭셔리해진다. 추구하고 바라는 것이 그렇다. 걷기가 건강에 좋으니, 걷기 위해 1주일 동안 하와이에 가서 걷는 '하정우' 같다. 운동 안하는 사람은 뒤쳐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도 든다. 은근슬쩍 자기가 이루어 놓은 자랑이 넘친다. 처음의 조심스러움과 겸손은 깡그리 없어진다. 체력으로 얻어진 지나친 자신감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엔 이렇게 쓰여져 있다.

 

나이 들면서 잃을까 봐 두려운 것은 돈이 아니다. 존엄, 우아, 품위, 독립, 자율, 자유, 위엄, 존경이다. 육체의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급속도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p263

 

정말 맞는 말이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것 같다. 사실 운동은 시간과 돈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작가가 적어놓은 대로 서서히 운동을 발전시키고, 체력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싶은 더 많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만들려면 말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건강과 체력은 엄청 중요하다. 코로나를 핑계삼아 가지 않았던 헬스장에 다시 나가야겠다. 헬스는 자기와는 정말 맞지 않는다고 헬스장을 떠난 지인이 나에게 억지로 넘겨준 pt도 예약해서 받아야겠다. 체력은 중요하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처럼 자신만의 깊이있는 문장이 있는 책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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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0-06-04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저 꾸준히 조금씩 하시다 보면 그 공이 계속 쌓일 것입니다.ㅎ 제가 2009년에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그간 부상으로 쉬던 몸을 끌고 gym에 가서 10분씩 걷다 오고 그랬거든요. 꾸준함이 최고입니다. 화이팅!

페넬로페 2020-06-04 12:23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꾸준함으로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열심히 하겠습니다**
 

 

 

 

 

 

 

 

 

 

 

 

 

 

2년전부터 시작한 도서관 동아리 '클래식' 덕분에 한 달에 한 권 또는 여러 권 고전을 읽는다. 고전에 대한 범위는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 동아리에서는 기원전 그리스의 호메로스 서사시부터 지금부터 대충 100년 전 정도까지의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을 주로 읽는다. 내가 규정하는 고전의 범위는 더 현대쪽으로 온다. 가령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정도까지도 고전에 넣고 싶다.

 

그렇게 고전을 읽어가며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 어떻게 읽어야 고전을 잘 읽어낼 수 있는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고전의 기능에서 내가 해내는 의미 분석과 독해는 맞는 건지, 이 시대에 합당한 고전 읽기는 뭔지, 그 읽기를 통해 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등이다. 그 고민들은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고, 나의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해석을 아직까지는 받아들이는 입장이지만 고전 읽기에 대한 재미와 그것이 주는 매력에 계속 빠지고 있다.

 

'왜 지금 고전인가'-원제는 CLASSICS; WHY IT MATTERS 이다-

책의 제목만 보고 이 책을 무조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고민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이 들어 있을것 같았다.

'서양고전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하룻밤에 끝내는 고전 공부의 기초''왜 고전은 우리 삶과 세계에 중요한가' '어떻게 고전을 공부할 것인가'- 이 부제목만으로도 이 책은 고전에 대한 입문서로서 훌륭할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정한 고전의 범위는 고대 지중해 세계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 세계의 문학, 예술 작품에 국한되고, 언어도 그리스어와 라틴어가 주를 이룬다. 그 시대의 작품들이 그 이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나열되어 있고, 깊이도 있지만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다. 여기서의 서양 고전 입문자는 일반적인 고전 독서가이기보다 고전학자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학자로서의 길을 걸을 때 유용할 것 같다. 나처럼 일반 독서가가 읽기에는 너무 어렵고 맥락도 없을 뿐더러 그래도 참고 읽을 정도의 가치도 없다. 논문을 읽는 듯하고 번역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어 문장에 대한 해석을 할 때 문법을 지키며 단어 하나하나를 사전에 의존해 찾아가며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이다. 나의 미약한 독서력을 당연히 탓해야겠지만 그래도 이 책의 제목이 입문자를 위한 것이 아닌가? 우리는 책을 선택할 때 거의 제목을 보고 한다. 그러니 나의 오해는 정당하다.고전학이나 고전어 문학 전문가를 위한 입문서가 맞는 것이다.

 

작가나 역자는 책의 제목을 정할 때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하고 어떤 경로를 통하든 책을 읽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나에게는 성공한 전략인 것 같다. 실망했지만 결국 읽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해서 읽게 되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분들 중 몇 분이 이 책을 읽게 될지 의문이고, 읽으시는 분들 역시 제목에 혹해서 대출할 것 같다.  제목과 내용이 맞아 떨어지는 책들이 많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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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판의 '호밀밭의 파수꾼' 을 읽고 '홀든 콜필드' 를 잘 이해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읽을 책이 많음에도 항상 청소년을 접해야하는 나이기에 이 소년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이번에 문예출판사판으로 다시 읽었다. 매번 그렇듯이 같은 내용의 책을 한 번 더 읽으면 첫째번의 나의 독서가 많이 빈약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이런 내용이 있었나싶게 새롭고 생소한 장면들이 나와서 저번에 읽었던 책을 찾아보면 어김없이 그 얘기가 나와 있었다.

 

민음사판의 번역이 약간 정제된 느낌이어서 홀든의 내면을 좇아가기 좋았다면, 문예출판사는 민음사판보다는 거친 느낌이어서 다른 결과를 기대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결국은 주인공에 대해 민음사판과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심하게 겪고 있는 홀든은 학교에서 계속 퇴학을 당하고, 줄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모든 것에 불만을 가지는 소년이다. 어찌보면 그의 행동이 탈선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말을 하나하나 듣고 있으면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권위와 위선을 싫어하며, 오히려 행동과는 다르게 생각은 도덕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형이 소설가에서 헐리우드의 시나리오작가가 된 것을 변절이라고 생각하고, 동생 앨리와 피비를 너무나도 사랑하며, 소박하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두 수녀를 가식적이고 화려한 상류층의 여자들과 비교하며 수녀들을 따뜻하게 대한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반듯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홀든처럼 인간적이며 엉뚱하기는 쉽지 않다.

 

홀든은 지극히 꼰대를 싫어한다. 꼰대란 무엇일까? 딸아이는 나의 잔소리에 대처하는 방법이자 방어막으로 '그래서 엄마는 꼰대야' 하고 못박는다. 아무렇게나 내뱉는 그런 말에 반박해야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어느 순간 꼰대가 된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그럼에도 내가 꼰대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난 적어도 앤톨리니 선생 정도는 되고 싶다. 퇴학을 당하고 부모에게 말조차 못하는 갈 곳 없는 제자에게 비록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앤톨리니 선생은 홀든에게 질문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구두 표현 수업에서 즉흥 연설을 할 때, 어떤 학생이 조금이라도 주제에서 벗어나면 다른 친구들이 '탈선' 이라고 외치는데 홀든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론에만 충실하는 친구의 연설보다는 본론을 이탈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에 앤톨리니 선생은 본론에서 벗어나는게 꼭 나쁜건 아니지만 일단 본론에 대한 것을 얘기하고 그 다음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덧붙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네가 뛰어들고 있는 타락은 일종의 특수한 타락인데, 그건 무서운 거다. 타락해가는 인간에게는 감촉할 수 있다든가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런 바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장본인은 자꾸 타락해가기만 할 뿐이야. 이 세상에는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자신의 환경이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야.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환경이 자기가 바라는 걸 도저히 제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단념해버리는 거야. 실제로는 찾으려는 시도도 해보지 않고 단념해버리는 거야. 내 말 알겠니?'-p276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어떤 일에 고귀한 죽음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어떤 일에 비겁한 죽음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p277'

 

'교육을 받고 학식이 있는 사람만 이 세상에 가치있는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냐. 내가 말하려는 것은 교육을 받고 학식이 있는 사람이 밑바탕에 발랄한 재능과 창조력을 가지고 있다면_이런 경우는 불행히도 드문데_ 단지 발랄한 재능과 창조력만 가진 사람보다 훨씬 가치 있는 기록을 남기기가 쉽다는 거야. 그런 사람은 더 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학식이 없는 사상가들보다 겸손하다는 점이야, 알겠니? 내 말을?-p280

 

사람들이 생각하는, 특히 젋은이들이 생각하는 꼰대라는 말의 의미를  대충은 알고, 나도 동의하지만 그래도 내가 홀든을 만난다면 앤톨리니 선생과 비슷한 말을 해 줄 것 같다. 꼰대하는 말을 들어도 어쩔수 없다.

나중에 앤톨리니 선생의 행동에 실망했지만 그저 갈 곳 없는 제자의 앞날을 걱정하는 선생님의 태도로 받아들이고 싶다.

 

문예출판사판은 민음사판보다 책의 너비가 넓고 글자가 커서 읽기가 편했다. tvn의 '책 읽어드립니다' 에서의 홀든에 대한 해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홀든은 그냥 단순한 반항아가 아니다. 책의 앞부분에서 홀든이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민음사판에서는 '아프리카 탈출' 이라고 번역되었고, 문예출판사에서는 원어 그대로 'Out of Africa' 로 번역되어 있다. '아프리카 탈출'이라고 해서 검색해보니 내가 그토록 감명깊게 보았던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의 원작이었다.

영화로만 본다면 그 영화는 분명 '사랑'에 관한 것인데 직접 책을 읽어보면 어떤 내용일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남편에 의해 성병에 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비행기 사고로 잃고, 내 기억이 맞다면 농장 경영도 실패해 아프리카를  탈출하고 싶은 여자의 얘기일수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탈출'이란 단어는 거북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 확실히 모르니 판단할 수가 없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모든 인간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p313

 

내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된다면 호밀밭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귀찮게 말을 시킬 것이다. 계속 질문할 것이다. 아무것에도 관심갖지 않고,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는 그들이 언젠가는 나에게 하나라도, 뭔가를 물어주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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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05-04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대방을 꼰대라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꼰대처럼 행동하고 있는지, 또는 이미 꼰대가 돼버린 사실을 잘 몰라요. ^^;;

페넬로페 2020-05-04 09:5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런것 같아요~~
그 어떤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냥 어른으로 살고 싶어요^^

레삭매냐 2020-05-04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민음사 버전의 번역이 쫌 그래서
다시 읽어볼 엄두를 못내고 있네요.

다양한 번역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
니다.

페넬로페 2020-05-04 10:01   좋아요 0 | URL
항상 책을 읽으며 번역의 문제를 느끼는것 같아요~~
실력 좋으신 번역가분들이 많이 나와주시면 좋겠어요^^

mongsil 2020-05-04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 완전 새롭더라구요~ 하아~ 다시 새 책을 읽은것 같은 이 느낌은 뇌의 문제인지 그간 쌓인 감정의 스펙타클 때문인지..ㅎ

페넬로페 2020-05-04 17:37   좋아요 0 | URL
둘 다 맞는것 같아요 ㅎㅎ~~
그래도 한 번보다는 두 번째 읽을 때 더 깊이가 느껴지더라구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세 번째 읽었다.
두 번째 읽었을 때까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정적이 흘렀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의 흐름이 순서대로 되어있지 않아 혼란스러웠고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가 얘기하는 가벼움과
무거움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중간중간 작가의ㅡ 니체의 영원회귀로부터 시작해서
소설을 쓰는 방식, 키치, 사상, 종교, 육체, 소련 독재자 아들의 똥, 개 카레닌의 원형적인 시간과 그 개를
사랑하는 테레자의 방식
ㅡ개입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야만 했다.

그래도 세 번째 읽기를 마쳤을때는 긴 여운과 함께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작가의 의도를 모른다해도
내 나름의 해석은 할 수 있었다.

가볍게, 또는 무겁게 인간들은 살아간다.
각자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자기 식대로 살아가고자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프레임을 깨기란 쉽지가 않다.
체코라는 공산치하의 나라와 스위스라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나라에서 살아내는 것은 정말 다른 것이다.
그래서 사비나의 행진과 프란츠의 행진은 같을 수가 없다.
가볍게 살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는 걸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작가의 치말한 구성과 함께 인간이 살아내는
삶의 형태와 여러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의 생각과 유머코드도 돋보였다.
처음엔 여러 이상한 장면들과 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얺았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니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되었다.
특히 토마시와 사비나에 대해서.

가벼움이 참 싫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볍게 살고 싶다.
가벼움은 결코 경망스러움이나 수다스러움,
생각없음이 아니다.
영원회귀가 아닌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에서
가벼움은 나답고, 너답게 사는 것이다.
그걸 인정해주며 어쩌면 은유와 고독이 있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 가벼움이고
그런 가벼움이 삶을 묵직하게 견뎌내게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또한 무거움이고 원형적인 것이다.


* 이 정상참작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심판도 내릴 수 없다.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ㅡp10

*당신은 모든 점에서 키치와는 정반대라서 당신을
사랑하는거야ㅡp24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ㅡ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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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1-07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도 한 번 더 읽어야겠어요 ㅎㅎ
좋은 아침입니다~

페넬로페 2020-01-07 09:18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한 번보다는 더 이해하기 좋을 것 같아요~~
비오는 아침이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20-01-07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1:12   좋아요 0 | URL
이 책의 구절과 등장 인물들의
삶에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
오히려 짧은 리뷰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유레카님이 적어주신 대목도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0-01-07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 말다를 계속하게 되는 책이네요.

작심하고 읽으면 금세 읽을 터인데...

신년에는 꼭 한 번 읽어봐야지 싶습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4:45   좋아요 0 | URL
네 깊이가 괜찮은 책인것 같아요~~
이 책 읽은 나이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것 같아요^^

coolcat329 2020-01-07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0-01-07 14:46   좋아요 0 | URL
시간 나실 때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시면 좋으실 듯 해요^^

suninrose 2020-01-1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995에 사서 두 번 정도 읽었습니다.
얼마 전 다시 꺼내 들었죠. 밑줄 그은 부분도 있고 뭐라 끄적거려 놓은 부분도 있긴 하네요.
표기법이 그 사이 바뀌었나 봅니다.
토마스 -> 토마시, 테레사 -> 테레자.

지나가려다 바뀐 표기법을 알게 되어 아는 체해 봅니다.
감사드리며,

2020-01-11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플 가입;
오랜기간동안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해왔지만
알라딘서재에 들어가 여러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리뷰와 평점을 잘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이나 감상이 달라지므로
내가 읽는 책의 평가는 오롯이 나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손재주가 정말 없는 나는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손으로 하는 것 대신 그냥 ‘보는걸‘ 좋아한다.
독서를 하고, 영화, 뮤지컬을 보러 가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는것은 손재주가 필요없으니
내가 즐겨 할 수 있는 것이다.
딸아이를 키우면서도 둘이서 뭔가를 만들며 놀지 않았다.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으로
마구 데리고 다녔다.
손으로 하는 것 대신 보는 것!
그러나 그것은 실체를 남기지 않는다.
나의 인식과 사고에만 영향을 끼치고
나한테만 뭔가를 남긴다.

나의 지인중의 한 분은 손재주가 뛰어나 그림도 그리고 캘리그라피로 카드도 써주시고, 뜨개질도 잘해서
가방이나 파우치를 선물해 주시기도 한다.
그 분이 잘하는 것은 실체가 있고 감탄스러우며 명확하다.
그런 그 분을 보며 나의 책읽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질 수 없이 그저 나만이 느끼고 알 수 있는것도 좋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구체적이고 보여주는 것에 대한 욕심도 살짝 생겼다. 책읽기에 더해서 약간의 의미도 부여하고 싶어 책을 읽고 나서 짧은 리뷰라도 남겨보자고 결심했다.그 전엔 노트에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 왔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할까 고민해봤는데 사실 나도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잘 방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바로 그때 책을 검색하기 위해 알라딘에 들어갔는데
알라딘 창의 아랫부분에
‘북플 가입, 적립금 1000 원‘ 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얼른 클릭하고 닉네임 정해서 북플을 시작했다.

♧나의 닉네임, ‘페넬로페‘ 에 대해서;
대부분 나의 북플 친구들은 나의 이름 ‘페넬로페‘를 트로이전쟁에 참가한 남편 오뒷세우스를 20년이나 기다리는 오뒷세우스의 아내의 이름에서 가져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페넬로페‘ 라는 이름은 아주 오래전에 읽은 지금은 절판된 로자문드 필처의 소설, ‘조개줍는 아이들‘ 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 그 소설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었고 ‘페넬로페‘ 라는 여자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 생각이 너무 좋아 나도 그런 여자로 살고 싶었다.
페넬로페가 오뒷세우스의 아내 이름이라는 것은 한참 지난후에 알게 되었는데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그건 쉽지 않고 고통스럽지만 매력적인 것이다.
결국 오뒷세우스는 돌아온다.

♧여기 북플 친구들, 그들은 괴물인가? 요정인가?
막상 북플에 들어오니 북플친구들이 정말 대단했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분명 24시간인데 그들은 언제 그렇게 책을 읽고 긴 글을 써내는지 궁금하다.
밥은 먹는지, 또다른 일상생활이 있는지!
그들은 아마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걸 마녀에게 지시하고 무한히 변신할 수 있는 악마의 대장, 메피스토펠레스 아니면
이슬만 먹고 사는 요정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especially thanks to 겨울호랑이님, 서니데이님!
이렇게 북플친구들에게 기죽고 의기소침해져서
ㅡ내가 읽는 책이 아무것도 아니고 나의 글솜씨가 너무 형편 없어서ㅡ
북플에서 그냥 나가버릴까 고민하고 있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좋아요‘ 를 눌러주신
‘겨울호랑이‘ 님과 ‘서니데이‘ 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범접할 수 없는 겨울호랑이님의 독서력.
거의 매일 일상의 아름다움을 긴 페이퍼로 남겨주시는
서니데이님!
그 두 분 덕분에 많은 용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이곳에 눌러있게 해주셨다.
그렇게 견딘 덕분에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었다.
다시 한번 두 분께 감사드린다.

♧일상의 소소한 얘기들;
책에 대한 얘기를 쏟아놓는 곳에 책얘기만 있다면
그것이 당연한 듯 보일지 모르나
사실은 그것처럼 재미없고 매력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책얘기뿐만 아니라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놓는 북플친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솔직하고, 담백하고, 재미있고, 우울하고, 슬프고, 멋진 일상의 얘기들을 들려주시는 셰에라자드님들이 만들어주시는 아라비안 나이트가 너무나 재미있다.
덕분에 나도 용기내어 한번씩 나의 얘기도 털어놓을 수 있다.
그냥 한번씩 내 얘기를 툭 던져놓을 수 있고 그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이 공간이 좋다.

♧2020년엔;
북플친구분들이 올려주시는 좋은 책에 대한 리뷰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잘 읽지를 못한다.
마음은 바쁘고 눈은 따라오지 못해 초조하기도 하고 뒤쳐지는 느낌도 받아 두서없이 책을 읽은것 같다.
2020년엔 좀 더 정돈되게 책을 읽고
뒤쫓아가기보다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독서를 해야겠다. 한 달에 한 권은 꼭 집에 있는 책을 읽겠다.
좀 더 부지런해지고 성실한 내가 되어보자.

♧책을 읽는다는 것;
우리는 왜 그토록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좋아할까?
그러한 책읽기로 그만큼 성숙하고 다른 사람이 되고 있을까?
혹시 책읽기가 밖으로 나가기 싫은 우리의 방어벽이 되고
안일함을 추구하는 도구가 되지는 않았나?
책을 읽고 나서 더 많은 질문과 사회적 참여가 이루어졌을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보다 나의 인격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나의 책읽기는
이러한 고민과 반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친애하는 ‘북플‘친구님, ‘알라딘서재‘ 친구님!
책으로써 관계맺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친구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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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9-12-28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페넬로페님, 2020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복작복작 아기자기한 알라딘 세상 만들어요.....ㅎㅎ

페넬로페 2019-12-28 14:21   좋아요 0 | URL
syo님 감사합니다^^
2020년에도 좋은글 많이 남겨주시고 책을 통한 만남 잘 이어가길 기대합니다**

서니데이 2019-12-28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올해 알라딘서재를 통해서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어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따뜻한 연말과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19-12-28 14:23   좋아요 1 | URL
올해 서니데이님과 함께 즐거웠어요~~
내년에도 즐겁고 행복한
책세상 만들어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28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12-30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플에 무시로 올라오는 리뷰
에 현혹되어 마구잡이로 책을 사
들여 결국 후회가 막심한 한 해였
습니다.

새해에도 열심히 달려 보아요.

페넬로페 2019-12-30 10:42   좋아요 0 | URL
레삭매냐님께서 올려주시는 리뷰의 작가는 제가 잘 모르는 분이 많았어요~~
덕분에 제가 레삭매냐님께 많은 도움을 받은 한 해였어요^^
감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배우겠습니다^^

서니데이 2019-12-3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2020년 경자년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그리고 소원을 이루는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19-12-31 23: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책을 통해 만난 인연들이 이토록 정겨울수가 있을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더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