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11월은 오랫동안 좋은 날씨가 계속되었다. 가을이 길어 좋았고, 이 날씨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11월의 마지막 날에 한파가 불어 닥쳤다. 당연히 추워져야하지만 가을이 끝나는 게 아쉬웠다.

 

살아 온 만큼 사계절의 변화를 겪었으면서도 더워지고, 추워질 때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더위와 추위가 시작될 때, 오랫동안 견뎌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매번 반복되는 것에 대한 싫증과 체념이 공존하며, 이대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든다. 한번쯤 달나라 정도까지는 다녀와야 삶이 새로워질 것 같다. 그래야만 나머지 생도 오늘 같지 않게 살아갈 힘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달나라에는 어떻게 갈 수 있지? 나는 일론 머스크가 아니잖아.

 

달나라에는 갈 수 없지만, 달나라만큼의 신선함과 풍요로움을 내게 주는 사람은 친구들이다. 일찍 고향을 떠나 온 내게 친구란, 그동안 축척된 지금 현재 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말한다. 내 성격이 별로 활동적이지 못하지만 그래도 친구의 구성은 나름 다양하다. 그 친구들은 소박하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보고 느끼고 향유하자는 내 삶의 방식과 닮았다. 유난히 길었던 이번 가을에는 책보다 친구들과 자주 달나라에 가곤 했다.


그레이스님과 비아(via, 여행을 좋아하는 이 친구는 자신의 이름 앞에 이 단어를 쓴다)와 함께 성수동을 다녀왔다. 지하철 2호선을 탈 때면 성수역을 자주 지나쳤는데, 언젠가부터 서울의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그 동네에 살지 않아 좋은 카페를 잘 알지 못해 만날 장소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스타벅스는 너무 흔해 블루보틀이라는 카페에 갔다. 블루보틀은 처음 가보았는데 매장이 넓었고,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는 큰 공간도 있었다. 커피 값이 비쌌지만 맛은 괜찮았다. 깊고도 부드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카페는 커피를 한꺼번에 담는 큰 쟁반이 없어 고객이 한 잔씩 커피를 자리로 옮겨야 했다. 그런 시스템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매장을 깔끔하게 유지하려는 전략일까?


점심은 그레이스님이 추천한 식당에서 먹었다. 화덕에 직접 구워 만든 마스카포네피자와 가지 그라탕(듣고도 금방 까먹는 처지인지라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음) 등 새로운 맛의 좋은 음식들이었다(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인지라 맛에 대한 느낌을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냥 맛있었다’, 또는 다음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이 정도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식당에서 음식에 대한 평가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사람이다. 이왕 왔으니 그냥 맛있게 먹고 다음에 안 오면 되는 거 아닌가! 옆에서 그런 소리를 듣고 있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세상 음식이 거기서 거기지 뭐가 또 그리 특별하겠나?) 이 식당은 네이버 검색에서 바로 나오지 않는 곳인데, 숨어 있는 맛집이었다. 요즘 연달아 따님들에게 좋은 일이 있는 그레이스님이 점심을 사주셨다. 좋은 일로 축하하고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야말로 가장 입맛 도울 수 있는 에피타이저인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은 아마 문구점일 것이다. 그곳에 들어가 구경을 했다. 예전엔 이런 곳에서 꼭 뭐 하나라도 사왔지만 요즘은 그런 마음이 잘 생기지 않는다.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집에 사용하지 않은 문구가 많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작가 몰리에르가 탄생한지 4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작가의 이름만 들었지 한 번도 그의 작품을 읽지는 않았다. 몰리에르의 희극 스카펭의 간계연극을 예매해 급하게 책을 빌려 읽었다. 아르강뜨와 제롱뜨는 자신의 딸과 아들을 정략결혼 시키기로 하였는데, 아르강뜨의 아들인 옥따브는 이야상뜨를 사랑한다. 제롱뜨의 아들인 레앙드르는 제르비네뜨를 사랑한다. 그들은 자신의 연인을 싫어하는 아버지의 승낙을 받기 위해 레앙드르의 하인인 스카펭에게 도움을 청한다. 간계인지 지혜인지는 몰라도 스카펭은(사실 협박에 가깝다) 아르강뜨와 제롱뜨를 설득하는데 성공한다. 나중에 반전이 있고 모두들 행복하게 해피엔드로 끝난다. 몰리에르의 이 희극의 내용은 요즘도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정도이면 식상할 만도 한데 시청률이 계속 나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몰리에르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을 만들어 놓았다. 몰리에르 자신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기를 하고, 극단을 운영한 사람이라 그의 생도 무척이나 파란만장했다.

 

[몰리에르식 코미디(희극) 문법에는 절대적인 선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허점과 결점이 가득한 인간만 있다. 몰리에르가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미덕은 그 누구도 완전무결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주장만이 정의가 아니라는 유연한 가치관을 지녔다.

-20199월호, 신동아, ‘황승경의 극과 인간중에서]


국립극단의 유일한 희극 레퍼토리인 스카팽은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연극이다. 비극에 비해 희극 공연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스카팽은 7세부터 입장이 가능한데 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적인 패러디를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약간 우려가 되기도 했다. 연극의 대사만으로는 코미디적인 것을 살리기 쉽지 않아서인지 이 연극에는 음악이 많았다. 연극 전반에 직접 연주되는 다양한 음악이 있었고, 배우들이 큰 액션뿐만 아니라 노래도 불렀다. 배우들의 애드리브도 재미있었다. 이선균의 성대모사도 있었고, 마침 지금이 월드컵 기간이라 거기에 따른 멘트도 관객들의 호응을 가져왔다. 그런데 다른 관객이 웃을 때 같이 웃지 못 할 때가 있었다. 내가 배우의 에드리브를 못 알아듣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ㅠㅠ

 

연극은 원작과 다르게 옥따브의 아버지는 어머니로 대체되었고, 몰리에르가 등장해 나레이터의 역할도 해주고 자주 웃기는 역할을 담당했다. ‘스카팽은 햄릿같은 비극과 다르게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연극이었다. 정극이라기보다 코미디에 훨씬 더 가까웠다. 내가 가진 나쁜 성격중의 하나가 코미디를 보면서 애써 웃어주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 약간 나의 고질병이 나와 절대 가볍게 웃어주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나중에는 크게 웃고 박수를 쳐주었다. 나는 좀 진상이다.

 

[스카팽은 여유를 바탕으로 자신이 계획한 바를 실행해 성공을 즐기는 진취적 인물이다......스카팽은 속임수에 능수능란한 게 아니라 인간의 속물적 내면을 간파하고 엉뚱한 설정과 기발한 발상으로 고루한 지배층의 속성을 환기시킨다.

-20199월호, 신동아, ‘황승경의 극과 인간중에서]

 

 

스카팽은 나의 오래된 친구인 비아와 함께 다녀왔다. 비아는 딸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같은 반 엄마였는데 지금은 소울메이트가 되었다. 이웃으로, 독서동아리 회원으로 같이 책을 읽고, 또한 성당까지 같이 다녀 늘 만나는 사이이다. 비아를 처음 봤을 때 사람이 저렇게 예쁘면서 목소리가 좋고, 착하기까지 해도 되나 싶었다. 한 사람에게 능력이 집중되어 나는 항상 그녀에게서 부족함을 느껴야했다. 지금은 그것을 많이 극복했는데,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훨씬 더 많다는 것을 확신한다.


연극을 보고 나와 명동 주변을 걸어 다녔다. 사람의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졌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떠밀리듯 지나갔는데 순간적으로 무서웠다. 지나간 일은 전혀 해결되지 않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얼마나 망각을 잘하는지....

저녁은 롯데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기린 맥주를 곁들인 돈가스를 먹었다. 맛있어서 계속 마신 맥주가 평소 마시던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았는지 약간 술에 취해버렸다. 지하철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완전 잠이 들었다. 꾸벅꾸벅 진자 운동을 하며 어느새 약해져버린 나의 육체를 실감했다. 기분 좋게 연극보고 저녁도 먹었지만 술기운 탓에 약간 울적했다. 시들어가는 육신과 잠겨가는 의식을 바라보며 불쌍하게 여겨주는 내 속의 나를 만난 날이었다.



물에 빠진 음악과 미술 중에 무엇을 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무조건 음악을 선택할 것이다. 음악, 그 중에 여러 종류의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워낙 미술에는 소질이 없어 미술시간을 싫어했다. 매번 방학숙제로 주어진 그림그리기는 항상 언니가 대신 해주었다. 그렇게 미술에 대한 재능이 없어 미술을 질려하면서도 미술 전시를 음악회보다 더 자주 관람하게 된다. 뮤지컬이나 음악회는 티켓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반면 미술전시는 오래하고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좋은 미술 전시를 자주 보러 다닌다.

 

이번에도 비아와 함께 김환기 작가의 화중서가(畵中抒歌)’전을 다녀왔다. 무료로 전시했지만 예약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그림 값이 엄청 비싼 우주를 볼 수 있었다. 일반인에게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라고 한다. 명성에 걸맞게 우주는 웅장하고 압도적이었다. 그림 속에 우주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듯 했다. 작가의 초기 작품들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정서가 들어 있어 좋았다. 김환기의 점화는 언제 보아도 멋지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도 그렇고 세상에 담겨 있는 모든 것들이 궁극적으로 점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수한 점들은 많은 이야기로 시작되어 결국은 침묵으로 끝내야만 하는 우리 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독서동아리에서 독서를 하지 못하고 있다(나는 2개의 독서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멤버 중 한 명이 심한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 그 친구는 지금 눈이 좋지 않은데도 뒤늦게 시작한 공부까지 끝마쳐야 해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연히 친구를 배려해야하기에 당분간 책을 읽지 않기로 했다(어쩐지 유야호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11월에는 책 대신 연극 러브레터를 보았다. 책과 러브레터는 읽어야하는 것이기에 어쩐지 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제목이 러브레터이지만 1시간 45분 동안 설마 두 배우가 번갈아가며 계속 러브레터를 읽을 줄이야.... 남녀 두 배우는 편지를 읽어가며 어릴 때부터 죽기 직전까지의 연기를 해야 한다. 배우가 나란히 앉아서 편지 읽는 것을 잘 들어야하기에 보는 것보다는 듣기에 집중해야만 했다. 순간적으로 딴 생각에 빠지면 편지 내용을 놓쳐버린다.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희곡은 연극만을 위한 대본이다.

 

멜리사와 앤디는 친구인데 그들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근황과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들에게 편지는 자신의 얘기를 솔직히 말할 수 있는 공간이며, 편지를 통해 위로와 공감받기를 원한다. 그것이 없어도 그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믿는 사람에게 단지 내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런 이유로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 때 편지는 러브레터로 발전하지 못한다. 멜리사와 앤디는 서로 사랑하였지만 그들은 현실 속에서 상대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힘들어 했다. 편지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상만을 상상하고 원했기 때문이다. 멜리사는 항상 불행했다. 앤디는 한 번도 불행한 멜리사를 위해 달려간 적이 없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멜리사에게 자리를 내어줄 틈이 없었다. 그는 고지식했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포기하지 못했다. 멜리사는 앤디를 원했지만 그는 자신의 것만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들에게는 본질적인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러브레터는 불완전한 사랑의 메신저였던 것이다.


81세의 박정자 배우와 79세의 오영수 배우가 그 나이에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사실 오영수 배우보다 박정자 배우가 더 놀라웠다. 전혀 흔들리지 않는 딕션과 세심하고 디테일한 표현들이 너무 대단했다. 그녀에게는 대배우라는 존칭을 사용해야만 한다. 연극을 보고 난 뒤 얼마 후 오영수 배우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겠지만 안타깝기도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



전염병은 역사책에서나 발견되는 단어인 줄 알았다. 내 인생에서 전염병을 맞닥뜨릴 줄은 몰랐다. 그렇게 코로나는 우리한테 찾아왔고 주변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딸아이가 그룹과제를 할 때도 이제는 거의 만나지 않고 집에서 줌으로 의견을 나눈다. 독서동아리도 거의 1년간 줌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가졌다. 사람을 만나지 못해 그립고 불편한 경우도 있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편리한 세상이 된 것도 사실이다.

 

친구 C 역시 코로나로 계속 만나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만나자고 약속을 해놓고도 서로 확진이 되고, 확진자와 접촉해서 약속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가을이 되고 마음마저 가을이 되어, 나를 보고 싶었던 C는 자신이 듣는 클래식 라디오 프로그램에 만나고 싶은 친구와 함께 가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 당당히 콘서트 티켓을 쟁취했다.

 

바로크 투게더는 바로크시대 음악을 레퍼토리로 하는 음악회였다. 바로크시대 음악은 평소에 많이 들어와서 익숙했다. 성가도 있고 성악, 바이올린과 기타 연주를 번갈아 해서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출연진 중에 팬텀싱어 3에서 우승한 라포엠의 최성훈 성악가가 있었는데 C는 최근에 그의 팬이 되었다고 한다. 카운터테너인 그를 TV로 만났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직접 라이브로 들었을 때 확실히 베이스 바리톤, 소프라노보다는 성량이 떨어졌다. 바이올린은 언제나 좋고, 특히 가을이라는 계절에 클래식 기타가 너무 잘 어울렸다.

 

우리는 만나서부터, 인터미션때, 그리고 음악회가 끝나고도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남편과 자식의 근황을 시작으로 그동안 살아 온 얘기를 했다. C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하지 않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이다.

 

 

 

C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얼마 후에 딸아이가 보여주는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들로 충격을 받았다. 믿기지 않고 오금이 저리고 가슴이 조여들었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한가? 젊은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슬퍼하고 경악하고 억울해해야 하는데 어떻게 저런 댓글을 쓸 수가 있을까? 참사라는 단어를 지우고 근조리본을 거꾸로 달고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그저 슬픈 넋들만이 남아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감이 주렁주렁 달린 진짜 감나무를 볼 줄은 몰랐다. 한창 대봉감이 나올 때 지인이 몇 알 나에게 주었다. 홍시를 좋아하기에 대봉감이 빨리 익기를 기다린다. 그렇지만 감은 천천히 익어간다. 며칠 들여다보다가 포기하면 어느 순간 물렁하게 변해있다. 어떤 것은 너무 익어 쪼그라들고, 여전히 익기를 거부하며 계속 버티고 있는 녀석도 있다. 각자 다르게 익어가는 감이 친구 같기도 하다. 친구가 꼭 그렇다. 가까워지고, 더는 가까워지지 않기도 하고, 사이가 멀어져 더 이상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맞지 않아 친구가 될 수조차 없다. 그렇게 사람, 사람과의 관계는 자연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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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2-08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성수동에 형부 공장이 있어서 몇 번 갔었는데 안그래도 지금은 몰라보게 바뀌었다고 빵 먹으러 오라 그러더라고요 ㅎㅎ 빵 맛집 많다고 ㅎㅎ 마음 맞는 친구와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먹는 즐거움은 참 소중한 거 같아요 *^^* 안구건조증 저도 걱정입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12-08 15:42   좋아요 3 | URL
네, 성수동에 공장이 많고 지금도 남아 있더라고요. 담에는 빵 먹으러 가봐야겠어요.
눈이 정말 중요한데 저도 점점 나빠져 걱정입니다.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탕웨이배우가 부모에게 전하는 말이 생각나요, ㅎㅎ^^

scott 2022-12-08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쉬
찐친들과 커피 타임, 독서 시간이 가장 행복!


페넬로페 2022-12-08 15:43   좋아요 3 | URL
역쉬 친구들과의 만남은 좋죠!
독서시간이 가장 행복한데 요즘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어 괴롭습니다^^

미미 2022-12-08 16: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덩달아
유쾌해진 기분입니다. 반주뒤에 울적해지셨다는 대목도 아프게 공감되고요.
저도 외식이 늘었는데 춥지만 이런 따뜻함으로 힘을 내어 살아가게 되는가봐요^^*

페넬로페 2022-12-08 17:21   좋아요 3 | URL
미미님께서 유쾌해지셨다니 좋은데요. 술이란게 참 묘한게 어떨때는 기분이 좋아지다가 또 어떨때는 울적해지더라고요. 모임이 아니면 밖에서 밥 먹을 기회도 잘 없어요.
집에서는 웬만하면 집밥해서 먹으려고 하는데 저의 요리 실력은 언제나 제로입니다 ㅠㅠ

stella.K 2022-12-08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좋은 시간이셨겠네요.
예술의 전당까지 진출하셨으면 거의 저의 나와바리까지 오신 건데...ㅎㅎ
오영수 배우는 좀 안 됐죠? 어떻게 복귀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요근래로 TV에서 볼 수 없는 노배우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 아쉬워요.
그렇게 연극 무대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걸 보면 다행이다 싶구요.
암튼 노배우 파이팅입니다!!

페넬로페 2022-12-08 17:26   좋아요 4 | URL
스텔라님의 나와바리이면 문화계에 우뚝 서 계신 것 아닌가요?
오영수배우님이 연극할 때 조금 힘들어 보였는데 그런 일이 생겨 복귀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ㅠㅠ
그나마 연극무대에서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얄라알라 2022-12-10 22:23   좋아요 3 | URL
ㅎㅎstella.K 덕분에 ‘나와바리‘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배워갑니다

페넬로페님, 담번엔 서초동에서 ‘나와바리‘ 번개 하실 수 있겠네요

예전에서 감을 본 적, 찾아본 적도 없는데 감이 저렇게 예쁘게 열리다니^^

페넬로페 2022-12-10 23:52   좋아요 3 | URL
오!
얄라알리님께서도 그쪽이 나와바리이군요 ㅎㅎ
감나무에 감이 저렇게 예쁘게 주렁주렁 열려 있더라고요^^

레삭매냐 2022-12-08 16: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식당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공감
하는 바입니다. 한 번 가서 마음
에 들지 않으면 다신 가지 않으
면 되니깐요.

저도 문구류 대따 좋아라합니다.
볼펜이라도 한 자루 사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히다는 ㅋㅋㅋ

그러다 보니 볼펜들이 넘 많네요.
전 1.6 mm 정도의 굵은 심 볼펜
을 선호한답니다. 근데 잉크가 금
방 닳더라구요.

연극-돈까스 그리고 비루까지 아
주 제격이었겠습니다. 더부럽 -

페넬로페 2022-12-08 17:30   좋아요 4 | URL
정말 예외적인 곳이 아니라면 웬만한 식당은 다 맛이 좋은 것 같아요.
요즘은 핸폰이나 컴퓨터에 글을 써서 펜으로 글쓰는 기회가 점점 없어져요.
그래서 문구를 더 사지 않게 되더라고요. 글씨는 점점 더 악필이 되었습니다 ㅠㅠ

서니데이 2022-12-08 1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최근엔 그레이스님과, 그리고 친구분과 데이트 하시면서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전시와 공연, 그리고 맛있는 식사와 커피도 좋은 시간 같아요.
김환기작가 전시가 무료지만 예약을 해야 할 수 있는 거군요.
실제로 가서 보고 오면 도판을 보는 것보다 좋은 작품들이 있어요.
문구점의 상품들은 사진 속에서도 예쁘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08 18:59   좋아요 4 | URL
가족과 함께하는 것과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이 다르더라고요. 가족은 제가 좀 더 많이 챙겨야하니 신경이 쓰이는데 친구와 만나면 그저 즐겁게 보내고 오면 되니까요.
김환기 작가의 우주 넘 좋았어요.
부암동에 환기 미술관이 있는데 봄에 한 번 다녀오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12-08 20: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종합선물세트 같은 페이퍼 주욱 따라가며 넘 좋아 좋아 이랬네요. 비아 같은 친구 보유한 님도 좋고 감이 주렁주렁한 하늘도요. 대봉감 후숙 제법 시간 걸리던데 오늘 괜찮아 이제 먹네요. 그래도 한구석에 떫은맛으로 자기주장 확실한 대봉이도 있어요 ^^

페넬로페 2022-12-08 21:35   좋아요 3 | URL
올해 가을은 유난히 좋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단풍도 예쁘게 물들고요. 그래서 많이 밖으로 나간 것 같아요.
대봉감을 보며 나름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습니다. ㅎㅎ
프레이야님께서 알라딘 친구들과 만나는 모습도 넘 좋아보여요^^

새파랑 2022-12-08 2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11월은 행복한 기억이 한가득한 한달이셨네요. 멋진 친구분들도 그렇고 좋은 추억들도 그렇고 부럽습니다~!! 전 11월에 도대체 뭘한걸까요? ㅋ

독서동아리가 곧 활성하되면 좋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2-12-08 21:34   좋아요 3 | URL
네, 책 대신에 여기저기 다녀왔습니다 ㅎㅎ
새파랑님께서는 바쁘신 중에도 독서 열심히 하셨잖아요.
저는 요즘 독서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얼른 다시 열심히 책 읽어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12-09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전시, 연극, 독서 동아리 모임, 커피 타임까지 무척 바쁘고, 알찬 가을을 보내셨네요?^^
부럽습니다. 원동력이 되어 또 알찬 겨울을 보내실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의 안부는 늘 페넬로페님 서재에서 듣게 되네요?ㅋㅋㅋ
그래도 두 분은 늘 보기 좋습니다^^
10 월의 그날은 아직도 저도 참 끔찍하고 슬프네요. 내 아이도 만약 서울에 있었다면 그곳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ㅜㅜ 안도하는 제 자신이 너무 죄스럽고 싫어지기도 하구요. 압사, 참사 단어를 바꾸겠다는 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뜻으로 보이는데...에혀!!!ㅜㅜ
겨울이 다가오는데 마음들이 더 춥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2-09 01:01   좋아요 3 | URL
가을에 그 느낌이 넘 좋았어요. 왜이리 가을이 좋아질까요.
단풍이 물드는 나무도 좋고 노란 은행잎도 좋고요.
이 페이퍼에는 올리지 않았는데 혼자서 창경궁도 다녀왔어요 ㅎㅎ

10월의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 눈물이 나는데 아이들을 잃은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요즘 어디를 가도 경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그것만 봐도 화가나요. ㅠㅠ
책나무님의 안도하는 그 마음, 절대 죄스럽지 않습니다.
당연한 마음인걸요^^

그레이스 2022-12-11 22:15   좋아요 3 | URL
죄송합니다
부지런히 올려야 하는데 요즘 왤케 게으름을 피우는지 ㅎㅎ

서니데이 2022-12-09 2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12월이되어서인지 하루하루 더 빠른 속도로 가는 것 같아요.
벌써 금요일이네요.
내일은 날씨가 따뜻하다고 합니다.
주말 약속 있으시거나 외출하셔도 춥지 않을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2-12-09 22:46   좋아요 4 | URL
날씨가 넘 따뜻하네요.
저는 엄마 만나러 친정 왔어요.
12월이라 그런지 세월 참 빨리 갑니다.
서니데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2-11 2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제야 봤습니다.
넘 오랫동안 결석 중이었네요 ;;

홍시 비유 너무 좋아요~♡

페넬로페 2022-12-12 10:29   좋아요 3 | URL
익어가는 홍시를 보니 세상사가 읽히더라고요 ㅎㅎ^^

희선 2022-12-13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것도 좋은 거네요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만, 만나고 함께 할 게 있는 거 좋을 듯합니다 친구라고 좋아하는 게 똑같지 않겠지만, 비슷하면 마음도 잘 맞고 좋잖아요 연극 음악회 전시회 다 좋았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12-19 15:01   좋아요 2 | URL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게 더 좋은 것 같더라고요.
같이 얘기도 하고 고민도 털어 놓을 수 있어서 훨씬 더 힐링이 되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친구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과 인연이 맺어지는 것 같아요. 저와 영 안맞는 사람은 같이 있기가 힘들어요 ㅎㅎ

서니데이 2022-12-15 1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알라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19 15:01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늘 함께 이곳에서 인사나눠요**

희선 2022-12-16 0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서재 달인 축하합니다 두 가지 다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주도 오늘만 지나면 주말입니다 주말엔 더 추워진다는 말이 있더군요 페넬로페 님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12-19 15:04   좋아요 2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날씨가 계속 넘 추워요.
날씨탓인지 요즘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지네요. 저도 계속 확진자와 접촉해서인이 몸 컨디션이 영 엉망입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래요^^

서곡 2022-12-21 0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나무 사진 참 좋습니다 연말 따뜻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페넬로페 2022-12-21 19:23   좋아요 1 | URL
도심에서 이렇게 예쁜 감나무를 볼 줄 몰랐어요~~
서곡님, 감사합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또 한 해가 가려고 해요.
남은 기간 잘 보내겠습니다^^
 














독서동아리에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고 있다. 읽기 어렵다고 소문이 난 책답게 정말 읽기가 어렵다. ’율리시스가 어려운 건, 조이스가 어지럽게 펼쳐놓은 많은 상징과 실험에 대한 의미를 퍼즐 맞추듯 찾아야 한다는 데 있다. 영어원서로 읽는 것이 아닌, 단지 한글로 번역된 문장만으로는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 개인이 가진 배경과 함께 신화, 역사, 철학, 아일랜드의 현실이 뒤섞인 문장들을 모국어로 읽는다고 해서 바로 이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영어와 고어를 사용한 언어유희는 쉽게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율리시스책 자체를 읽어 나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조이스가 이 책에서 다양한 문체 실험을 하고, 워낙 에피소드가 많아 경쾌한 느낌이 들고 재미있는 부분도 많다. 책의 등장인물과 줄거리가 잘 설명되어 있고, 책 하단에 주석이 상세하게 달려있어 그것을 참고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보다는 율리시스가 더 읽기 쉬웠다.

 

제임스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은 특별하다. 생각의 흐름대로 써 내려갔다는 작가의 의식에는 엄청난 사유와 집요한 관찰이 존재한다. 그 방대한 지식들을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율리시스인간 의식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이유 이 책에서 그대로 알 수 있다. 그러한 것을 인식하고 이해해야 하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다. 텍스트 자체로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공부하듯 읽어나가는 독서도 나름 매력적이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책을 읽어나가니, 책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율리시스에 대한 주석서가 많이 있지만, 김종건 교수의 율리시즈 연구(硏究)’가 제일 도움이 된다는 그레이스님의 말을 들었다. 이 책은 가까운 도서관에서는 구할 수 없어 딸아이가 다니는 대학 도서관에 검색해보았다. 대학 도서관은 거의 모든 책이 구비되어 있으니 책도 빌리고 딸아이와 점심도 함께 먹기 위해 학교로 갔다. 소설을 읽으며 연구(硏究)’라는 단어가 들어간 주석서를 읽다니, 우리들의 열성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율리시즈가 담고 있는 성서의 내용과 사상, Homer의 오딧세이, Shakespeare의 햄릿을 비롯한 다른 작품들, Milton의 시, Thomas Aquinas의 신학, Aristotle의 철학, Dante의 신곡, Nietzsche의 철학, Goethe의 파우스트, Mozart의 돈 지오바니, Wagner의 오페라, 아일랜드의 민속과 음악, 카톨릭 종교의 지식, 신화의 전설, 유럽의 역사 등 그 예를 이루 다 들 수 없거니와, 이들 기존의 작품들은 그의 작품의 난해하고 다양한 소재의 바탕을 이룬다. 이러한 지식의 축적이 주인공들의 의식을 형성하는 바, 이는 조이스가 평소 동서고금의 문학, 철학, 역사, 신학, 예술 등의 고전에서 얻은 지식을 말해 준다. 율리시즈를 족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식원(知識源)과 그 전거(典據)를 파악하는 것이 절대적이다. 여기 그의 작품을 가리켜, ‘인간 의식의 백과 사전(encyclopedia of human consciousness)'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율리시즈 硏究의 서장에 나오는 율리시스에 대한 전반적 소개이다. 조이스가 율리시스에 담고 있는 이 많은 것들로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실히 다가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 내가 어떤 것을 느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주석서의 도움을 받아 여러 번 더 읽어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조이스의 어려운 책 덕분에 딸아이와 좋은 시간을 가졌다. 학교안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율리시스 硏究라는 오래된 고전적인 책과 대학이라는 공간덕분에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이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공부가 하기 싫을 때도 많았지만, ‘硏究라는 글자가 들어간 제목의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시기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대학 내 카페의 커피가 싸고 맛있어서 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현재 엄청 좋은 나이의 한가운데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딸아이는 알고 있을까?

 

[시간은 그들에게 낙인을 찍어 그들을 구속했다. 그들이 파기한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 안에 그들은 갇혀 있다. 그러한 가능성이 결코 실현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러한 일들은 과연 가능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일어난 일만이 유일한 가능이었던가? 파란을 일으키는 말들이여. 허풍을 다루는 자들이여. -‘율리시스 1,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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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2-04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잃시찾보다 율리시스가 읽기 더 쉽다구요? 정말입니까??^^
전 넘 어렵던데요? 하고 책장을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건 일리아스였네요ㅋㅋㅋ
독서 동아리에서 같이 읽기 하시면 도움 많이 되실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따님과의 데이트!!
이 책은 페넬로페 님께 더없이 소중한 책이 되시겠어요.
그리고 따님을 바라보며 좋은 나이의 한가운데 자신이 서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하고 생각하시는 페넬로페님!!!! 그 말씀 왜 이리 와 닿습니까???ㅋㅋㅋ 저도 페넬로페님 따님이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2-12-04 15:12   좋아요 2 | URL
네, 어려운 책은 혼자서는 정말 읽기 힘들어요. 율리시스는 화요일마다 줌으로 같이 낭독하고 있어요. 읽을 분량이 정해지니 숙제하는 기분으로 목표달성이 되어요.
그래서 조금씩 읽어가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좋은 시절을 인식 못하고 넘어갔는데 아마 딸아이도 그럴 것 같아요. 우리는 그걸 아니까 오히려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것도 같고요.
항상 열심히 살고 계시는 책나무님과 함께 더 화이팅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2-12-04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어려운 대신 딸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시셔 다행입니다 ㅋ

<율리시스>를 읽으면 뭔가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들거 같아요 ㅋ 어려운 책도 척척딱딱 역시 페넬로페님은 천재 ~!!

페넬로페 2022-12-04 18:03   좋아요 2 | URL
제가 새파랑님께 매번 천재소리를 들어 송구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ㅎㅎ
율리시스가 어렵기도 하기만 재미있는 부분도 있어요~~

stella.K 2022-12-04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서문화사판으로 읽으셨다니 급호감입니다.
쌓아 놓은 책이 많아 많이는 소장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을 나름 애정하고 있죠. 일단 가성비가 좋잖아요.
이리 쓰시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람이 어려운 책에도 도전하고 그래야 하는데 말입니다.ㅋ

페넬로페 2022-12-04 21:57   좋아요 2 | URL
동서문화사판의 번역에 오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줄거리 요약이 잘 되어있고 주석이 하단에 달려있어 잘 읽히더라고요.
이 소설은 작가가 워낙 어렵게 쓰고 장난치듯 가볍게 쓴 부분도 있어 맘 편히 읽어도 괜찮을 듯 싶어요. 책의 두께에 비해 가성비가 정말 좋습니다^^

바람돌이 2022-12-04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즈, 잃사찾..... ㅠ.ㅠ
이렇게 읽으시는 분들 보면 그저 존경을 보낼 따름입니다. 저는 아직 꼭 읽어야 할 이유를 못찾았다고 계속 우기고 있을뿐입니다. ㅎㅎ
따님과의 대학 데이트 보기 좋네요. ^^

페넬로페 2022-12-04 22:00   좋아요 2 | URL
우연한 기회에, 때가 되어 등 여러 이유로 올해 두 소설을 한꺼번에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은 한 번으로는 그 의미를 찾아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기회있으면 계속 재독해야겠더라고요.
읽어도 잘 모르니 그저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 분류되고 싶어요 ㅎㅎ

coolcat329 2022-12-05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페넬로페님 독서모임하시는군요.
이 어렵다는 책을~~
공부한다 생각하고 읽어야 할 책인가 보네요.
따님과 대학 도서관이라니 부럽습니다 👍

페넬로페 2022-12-05 08:53   좋아요 2 | URL
정말 쉽지 않은 책인데 같이 읽으니 그나마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 같아요.
독서모임은 5년쯤 되었는데 확실히 책 읽고 난 후에 많이 남아 좋아요^^

서니데이 2022-12-05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에서 이번에는 율리시스를 읽는 거군요. 따님과 함께 학교에서 좋은 시간 보내고 사진 찍으셨나봐요. 학생 시절에는 학교 수업 듣고 과제물 쓰고 그런 것들 하느라 바쁘니까, 좋은 시기인 걸 잘 알기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언제든 공부하던 시기는 좋은 시기 같아요.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06 08:24   좋아요 2 | URL
네, 정말요. 학기중에는 수업듣고 계속 과제 제츨하고 시험 준비해야해서 많이 바쁘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은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항상 모자람이 보여서 ㅎㅎ
율리시스 덕분에 같이 점심 먹고 커피 마셨어요. 그동안 커피 잘 안마시더니 요즘 커피맛을 알아가네요^^

미미 2022-12-10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메일을 확인하다가 이제야 이 글을 읽었네요!! 저는<잃.시.찾>이 그나마 읽기에 더
수월했는데 페넬로페님 <율리시스>도 잘 맞으시나봅니다^^*
모임에서 함께 읽으시는 모습 어느때보다 부럽네요. 달려가고 싶은ㅎㅎㅎ
저 고등학교땐가 버스에서 어떤 중년여성이 ˝참 좋을 때야~˝하고 말해주었던거 갑자기 생각나요. 그때로 가고 싶어요(>.<)

2022-12-10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0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2-13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먼저 보셔서 율리시스 보기가 좀 괜찮은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율리시스 여러 사람과 읽어서 다른 책도 알게 되셨군요 그걸 찾아서 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율리시스에도 여러 가지가 많이 들어 있군요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이 아는 걸 글에 잘 담아냈나 봅니다 그것도 쉽지 않은 듯해요 그것보다 저는 아는 게 별로 없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12-19 15:08   좋아요 2 | URL
생각보다 율리시스가 좀 특이한 구석이 많고 어려워 바로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여러 해설서를 참고하기는 하는데 문학을 이렇게 공부하듯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고민도 하게됩니다.
그래도 읽었으니 율리시스에 대해 어떤 것이 나오더라고 제 나름의 판단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희선님
우리 다 마찬가지일거예요
아는 것이 별로 없는거요 ㅎㅎ
 















정희진선생의 책을 처음으로 완독했다. 그동안 저자의 다른 책을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했었지만 끝까지 읽어내지는 못했다. 저자가 쓴 글은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 같았는데, 빠른 호흡으로 너무 급하게 다가오는 느낌에 내 속도를 맞추기 힘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했다. 저자가 강조하는 말인 맥락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나와 정희진의 맥박수가 조금 달랐기 때문이었다.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바탕이 되는 책이라 반가웠다. 영화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봐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인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그냥 그 자체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정말 내 몸을 지나간다. 두어 시간 남짓의 압축된 것에서 뿜어 나오는 모든 것들을 몸으로 먼저 느끼고 그 다음에 머리로 정리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영화를 매개로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괜찮다. 영화의 부분만으로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영화에서 받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어 가며 내 생각이 복잡해지고, 깐깐해졌다. 내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이를 언급할 땐 내 성격도 비슷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환경을 부러워할 때 나도 똑같이 부러워했다.

 

정희진이 영화를 해석하는 방식은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시작한다. 각자 다른 부분적 시각에서 영화의 독후감은 출발한다. ‘부분이란 단어가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렸지만 내가 보는 영화의 방식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영화든 책이든 결국 나는 부분으로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책 덕분에 영화를 많이 봤다. 새로 본 영화도 있고 다시 본 영화도 있다. 더 읽어야 할 책, 봐야 할 영화도 많아졌다.

 

[이 책의 요지는 한 장면으로 전체를 해석하고 확장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보는 방식을 공부하는 데 있다. -p.26

부분적이지만 각자 독창적이며 그래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히 하나(holism)인 대화의 공동체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p.34]



우리는 누구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만, 느끼는 강도는 똑같지 않다. 우울증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너무 세 땅 속으로 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비티에서 딸을 잃은 라이언 스톤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에서 직면한 죽음을 극복함으로써, 편하게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고통으로 인한 힘듦은 땅 위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사람들도 잘 도와주지 않는다. 현실에서, 중력을 벗어난 우주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날씨가 약간 추운 날에 남편과 같이 본 영화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소재가 특이해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비밀은 없다’, ‘암수살인’, ‘리플리’, ‘아무도 모른다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 영화이다. 이 영화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신선했고, 공감했다.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 기생충에 대한 평론가 이동진의 한줄평이다. 이동진은 이 글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는 최근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나름 해명을 했다. 한줄평같은 짧은 글은 한자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희진도 한자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고심해 단어를 선택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20대가 많이 보기를 바란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한줄평이 아닌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는 책에는 한자어보다 더 쉬운 단어를 선택해 글을 쓸 수 있다. 그녀의 책을 20대가 많이 읽기 바라는 독자로서, 정희진이 선택하는 단어가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JTBC에서 방영된 방구석 1을 매회 시청했다. 그 프로에서 영화전문기자였던 주성철 평론가를 알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해주어 좋았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주성철의 첫 번째 영화평론집이다. 오랫동안 영화와 함께 했기에 이 책에는 작가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들이 담겨있다. 영화에 대한 많은 정보, 뒷이야기들이 있고, 배경설명과 해석도 맛있게 잘 버무려 자신만의 감칠맛을 낸다.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정희진의 책과 달리 영화를 보고 읽으면 더 좋다. 한국 영화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려면 박찬욱, 봉준호 감독부터 언급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웬만큼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조금 식상하고, 뒤로 갈수록 글 힘을 잃는 것이 아쉽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서사의 정서와 감동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봉합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게다가 올드보이에서 미도의 양손을 묶고 배에 전화 내용을 메모하는 장면도 굉장히 불편했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도 한 인터뷰에서 친절한 금자씨이후 할리우드에서 만든 스토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아가씨, 그리고 플로렌스 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시리즈 리틀 드리머 걸에 이르기까지 여성 주인공들이 중심인 영화를 만들어온 최근의 작업에 대해 올드보이에서 미도 캐릭터를 유일하게 끝내 진실에서 소외된 채로 퇴장하는 인물로 그렸던 게 마음에 걸려 친절한 금자씨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후 여성 캐릭터에 관심이 많아졌다....

박찬욱은 올드보이를 만든 후 고백했던 그 꺼림칙한 마음에 대한 참회의 답변을 헤어질 결심으로 내놓았다.

-박찬욱, p.38~39]



아무도 모른다는 영화가 있어.

엄마는 애들 버리고 가서 애들만 사는 영화인대 5분 보다가 꺼 버렸어. 열두 살 먹은 큰놈이 웃으면서 어른들한테 돈 꾸러 다니는 거 보자마자 꺼 버렸어. 나 이 영화 마음 아파서 못 본다. 나 티브이 부시고 들어가서 걔들 빼내 와서 내가 키운다. 근데 영화 한다는 놈이 이런 것도 못 보고 어떻게 무슨 영화를 한다고. 다음 날 봤어. 보길 잘했다 싶더라. 애들 나름 자기 힘이 있더라. 인간 다 자가 치유 능력 있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기훈이가 형인 동훈에게 하는 대사이다. ‘나의 아저씨는 초반에 보기가 무척 힘든 드라마였다. 그 보기 힘든 드라마에서 힘들다는 영화가 언급되어 그때에는 보기가 무서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는 정희진과 주성철의 책에 동시에 등장한다. 정희진은 이 영화에서 사회 구조나 부모를 빼고 아이들의 삶과 생존방식에만 주목한다. ‘나의 아저씨의 기훈과 비슷한 생각을 한다. 이번에 처음 본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복잡했다. 엄마를 빼고 아이들만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레에다 감독의 가족이 된다라는 관점은 굉장히 좋게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들여다보기가 힘들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각기 다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가 행복을 찾아 떠난 후, 6개월 동안 아무도 모르게 그들만의 삶을 사는 내용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막내 여동생이 죽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성철의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에 이 영화의 실제 내용이 언급된다. 영화의 내용과는 다르게 실제 2살이던 막내 여동생은 사고가 아닌 장남의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해 죽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2살짜리 아이가 누군가에게 맞아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람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경계해 이 영화에서 엄마를 배제하고 남매들 사이의 감정 공유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성장과 희망이 있었을 것(p.110)’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라는 매체는 시간관계상 생략의 필요성이 큰 예술이다. 압축의 미학으로 아름답고도 숱한 얘기들을 쏟아내지만, 그런 이유로 영화가 위험할 수도 있다. 정희진이 말한 부분이 독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가 실패한 이유를 이 맥락에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외로움에서 시작한다. 뱃속에서부터 아이와 교감은 하지만 소통은 할 수 없다. 아이의 반응이 계속 증가하고 완전해질 때까지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막막하고도 아득한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아이들의 엄마는 큰아들에게 난 행복해지면 안 돼?‘라고 말하며 그에게 나머지 아이들을 맡겨놓고 떠난다. 그 엄마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난 엄마의 외로움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엄마를 증오하기도 한다.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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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7 22: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찬실이와 비슷한 성격 ㅋㅋ 네 나의 아저씨에 송새벽이 영화 이야기 자주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힘들까봐 오래 피하던 드라마였어요 ...

페넬로페 2022-10-27 22:45   좋아요 4 | URL
나의 아저씨는 지안도 좋지만 삼형제도 너무 좋고 재미있었어요.
보기가 힘들었지만 저의 인생 드라마가 되었어요.
찬실이, 매력적이죠? ㅎㅎ

새파랑 2022-10-27 2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영화도 많이 보시는군요 ^^ 전 저 영화 사진들중에서 화양연화 하나만 봤네요 ㅜㅜ 그런데 아주 좋았었습니다 ㅋ

영화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볼수 있는거 같아요 ㅋ

페넬로페 2022-10-27 22:49   좋아요 6 | URL
화양연화,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제 성격이 별로 활동적이지 않아 책이나 영화보는 걸 좋아해요^^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1박2일로 한 영화에 대해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를 것 같아요^^

미미 2022-10-27 2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작가님이 해당 영화평에 대한 반응으로 많이 억울하셨나봐요. 저는 다른 플랫폼에서 봤는데 유퀴즈에도
언급셨다니 찾아봐야겠어요^^*
정희진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영화 여러편을 찾아봤는데
페넬로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떻게 보느냐에따라 어디에 집중하느냐에따라 영화에서는 많은것들이 달라보이는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28 00:42   좋아요 4 | URL
이동진 평론가의 설명을 들으니 한줄평의 의미가 깊더라고요.
영화는 여러 사람이 협업하는 거라 거기에 내재된 것이 넘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미미님 말씀처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듯요.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은 있었는데 표현력의 부족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했어요 ㅠㅠ

scott 2022-10-27 23: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이나 영화,,,
평론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
플친 이신 페넬로페님의 리뷰가 더 소중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10-28 00:47   좋아요 5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북플 친구들의 감상이 더 좋아요^^

희선 2022-10-28 02: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엄마도 행복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면서 행복하면 더 좋을 텐데 싶네요 그게 어려울까요 아이들끼리만 지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지켜줄 어른이 하나쯤은 있어야 할 텐데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그것만이 아닌 다른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10-28 07:19   좋아요 3 | URL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무척 좋았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의 내용을 알게 되어 이 영화가 더 힘들었어요. 아이끼리 지내면 괜찮지 않아 많이 위태로워 보였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28 1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론가와 대중의 눈이 다른 경우가 많더라구요^^; 특히 영화 평론가의 평점이 90점 이상인데 관객은 50점 미만인 경우도 많이 봤던 것 같고...ㅎㅎ
모아주신 영화 사진 중 <화양연화>가 단연코 제 눈을 압도했어요!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또 감상에 젖네요^^

페넬로페 2022-10-28 15:33   좋아요 4 | URL
화양연화의 장만옥 배우, 넘 멋졌죠!
근데 저는 영화보면서 저런 옷차림과 헤어스타일로 일상이 가능할까도 생각했어요 ㅎㅎ

영화는 특히 더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0-28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왓챠에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감상평을 꼭 읽어 보거든요. 저는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어떤 건 별 평점만 표기한 게 많아 아쉽더라는....ㅋㅋㅋ
기생충 평 저도 유퀴즈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동진 평론가 천재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 얼른 읽어야 하는데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계속 뒷전입니다. 배혜경 작가님의 영화 책이랑 정희진샘의 이 책은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찾아 본 후, 읽으려니 진도가 안나가네요.
근데 <아무도 모른다> 영화는 오래 전에 봤었어요. 고레에다 감독 좋아해서 거의 챙겨 보려고 노력했던 시절이 잠깐 있었어요^^
근데 그 중 이 영화가 정말 힘든 영화였어요.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기훈을 언급해 주시니 그때 기훈의 감정에 확 몰입이 되었더랬죠ㅜㅜ
근데 2살 동생이 그렇게 사망하다니???
아...정말 충격입니다. 전 그 영화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이었어요. 독하게 다 보긴 했지만요. 결말을 그렇게 끝맺었지만....ㅜㅜ
암튼 이 영화도 정희진샘이 언급하셨군요?

페넬로페 2022-10-28 15:40   좋아요 2 | URL
개인적으로 이동진작가를 좋아해요. 말하는 딕션과 내용이 어쩜 그리 완벽하게 일치하는지 매번 감탄해요.
왓챠에 있는 이동진의 영화해석도 좋더라고요~~

책 속에 들어있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글은 항상 제가 안 읽고 안 본 것에 대해 쓰여진게 많아 요즘은 그냥 읽어요.
책에 나온 것들을 어차피 다 읽지 못해서요.
‘아무도 모른다‘는 감독의 의도를 알지만 실제 이야기가 넘 충격적이라 그것이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고레에다의 다른 영화는 괜찮았거든요^^

서니데이 2022-10-28 16: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에 그래비티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 날 영화는 고요했는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주라는 중력이 없는 공간의 고요함과 달리, 영화관 안은 고요하지 않았거든요. 그 영화는 사람이 적은 영화관에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요즘엔 이동진 기자가 유튜브에서 영화소개를 해주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설명이 좋아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0-30 08:14   좋아요 4 | URL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가 영화에만 집중하기 위한 것인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었다니 너무 불편헸겠어요 ㅠㅠ
그것도 그래비티를 보면서요.
이동진 평론가는 워낙 해박해서 매번 그의 얘기를 빠져서 듣게 됩니다.

댓글 넘 늦게 쓰는데 이태원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아파요 ㅠㅠ

mini74 2022-10-30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모른다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모티브가 된 실제사건은 너무 끔찍했고.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도 참 좋아합니다. 진짜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요.

2022-10-30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30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0-30 19:15   좋아요 2 | URL
‘아무도 모른다‘, 영화보면서도 오빠 친구들이 집에 드나들어 조금 위태롭게 보였는데 실제 사실을 알고 나니 넘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봤는데
걸어도 걸어도, 챙겨봐야겠어요^^
엄마의 행복,
오늘 이태원을 보면서 엄마는 자식으로 인해 행복할수도, 불행할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coolcat329 2022-10-3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저 100자평 논란이 참 씁쓸했어요. 모르는 단어 나오면 늘 손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찾아 익히면 될 것을 왜 저리 욕하는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아무도 모른다는 참 보면서 답답하고 화도 나면서 자신의 행복 찾아 떠난 엄마의 마음도 또 알 거 같아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근데 실제 이야기는 더 충격이네요.

페넬로페 2022-10-30 19:21   좋아요 2 | URL
요즘 사람들이 문해력이 모자라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찾는 것도 귀찮아 하거든요. 초등생은 아예 한자를 배우지 않는 학생도 있고, 중학교도 한자과목이 선택인 곳도 있더라고요^^

아무도 모른다, 실제 이야기 듣고 정말 충격이었어요^^

서니데이 2022-11-01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부터 11월 시작입니다.
이제 올해의 남은 시간도 적고, 가을의 느낌도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02 19:43   좋아요 2 | URL
11월이 되어 그런지 바람이 더 매서워졌어요.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 할텐데 매일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만 있어요
서니데이님!
11월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0 19:4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드려요.
요즘 날씨가 따뜻해 좋네요. 이 시기에 마지막 가을을 즐겨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용**

책읽는나무 2022-11-11 0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인상적인 글, 역시나^^

페넬로페 2022-11-11 09:37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희선 2022-11-1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또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영화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11-16 18:11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나 영화 좋아해요^^
 













내가 기억하는 나의 가장 어린 시절인 5~6세쯤부터 10년의 주기로 지나 온 나이 중, 가장 좋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좋았던 때가 있기나 한 것인지! 매번 실수하고 넘어지고, 후회했지만 그것은 반복적이었다. 젊었을 때는 지금과 달리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그 정도면 잘 살아가는 거라고 얘기할 줄도 몰랐다. 남과 비교당하지 않고 내 식대로 살고자 하는 당당함과 뻔뻔함도 없었다. 주눅 들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도 많이 받아 그것을 되돌리느라 남에게 상처도 주었다.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내 나이에 비해 늦게 결혼해, 역시나 늦게 결혼한 남자와 싸우며 살아야했고, 늦게 낳은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고 외로웠다. 40세가 되면 인생 다 산 것 같았고 그때부터 늙는 것 같았다. 불혹(不惑)이라니! 정말 말이 말 같지가 않았다. 그 시기에 2~3년 정도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사춘기는 40세에 온 것이었다. 정작 10대에는 수동적으로 공부하며 모범적인 학생으로 청소년시기를 견디었다.(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40대 초반을 지내왔지만, 한편으로 늦은 사춘기를 지나며 더 성장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이 변화되기도 했다. 내려놓는 법도 배웠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가 나로 살기 위한 포석을 다지고, 그 위에 차근차근 많은 것을 다시 쌓아올린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50대는 수월하게 넘어왔다.

 

누군가가 지금 당신의 나이가 어떠냐고 물어 온다면 난 참 좋다는 아닐지라도 좋다라고는 말할 수 있다. 좋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해서 내가 늙음을 받아들이고, 지금 사는 것이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늙는다는 것은 여전히 싫고, 불편하다. 돈도 없고 노후대책도 되어 있지 않다. 여전히 돈을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남편이나 나에게 큰 병이 올까봐 두렵기도 하다. 딸아이도 여전히 걱정된다. 재테크에 관심 없고, 책 읽고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대책 없는 바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금의 내 나이는 나를 참 편하게 해준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 많아지고,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그에 대해 지나친 혐오나 미움은 없어졌다. 귀찮고 불편한 것을 무관심이라 포장도 하고, 남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평가를 하든지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혹시 나에게 다시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해도, 난 거절할 것이다. 나란 사람은 다시 돌아간다 해도 더 열심히 살지 못할 것 같고, 그저 이대로 조금씩만 발전하며 살았으면 한다.


9월이 독서의 달로 정해져 있어 도서관마다 행사를 많이 했다.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에도 대출 권수 확대, ‘당신의 독서 취향은?’, ‘북 큐레이션같은 이벤트를 했었다. 9월 초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을 때, 도서관 열람실 입구에 비밀보자기 안에 들어있는 책들이 놓여있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을 분야별로 선정해놓은 것이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대출해가면 되었다. 비밀보자기는 10개정도 있었는데, 나도 궁금해 하나를 선택했었다. ‘여성심리학, 노년, 인생후반, 소중한 관계, 황혼이라는 해시태그가 있는 것을 골랐는데, 이게 뭐라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구두구두...

 

집에 와서 풀어 본 보자기 안에는 메리 파이퍼의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라는 에세이가 들어 있었다. 처음 들어 본 작가의, 내 취향도 아닌 책에 살짝 실망했다. ‘우아하고 지혜롭게 세월의 강을 항해하는 법이라는 부제는 좋았지만 책의 내용 역시 예상에서 별로 벗어나지는 못했다. 책은 13페이지 정도 들어가는 말이 있었고, 나머지는 임상심리학자인 작가의 책답게 여러 사람의 사례가 정리되어 있었다. 삶의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회복력을 보이는 것이고, 상황에 따른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에는 공감했다. ‘앨리스 인 베드에 등장한 마가렛 풀러에 대한 글도 있어 반가웠다. 그렇지만 여러 사람에 대한 사례와 지침은 나와 맞지 않아서인지 조금 재미가 없었다.

 

[나는 감정을 통제하기보다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감정은 우리가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우리는 온몸과 온 마음으로 지금 느껴지는 감정을 오롯이 체험해야 한다.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조금씩 치유와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p.14]





 

 

 

 

 

 

 

 

 

 

 


딸아이가 아바타 리마스터링영화를 같이 보자고 했다. 12월에 아바타 2’가 개봉될 예정이라 화질과 소리를 좋게 해 다시 만든 전편을 재상영 해주는 것이었다. 아바타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 딸아이와 저녁은 같이 먹고 아이는 영화관으로, 나는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기로 했다. 읽을 책이 쌓여 있어 어떤 책을 가져갈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 선물 받은 책을 가방에 넣었다. 이 책은 알라딘 서재 친구가 나에게 선물로 보내준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친구가 정희진 선생의 책을 두 권이나 보내주었다. 이 친구와 만나지는 않았지만 알라딘 서재에서는 엄청 친하다(내 생각). 책 취향이 같지는 않지만 나는 그녀의 책읽기와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격려해주고 무척이나 존경한다.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친구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내게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 반가웠지만, 이 책의 내용은 영화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 선생이 가져 온 영화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저자의 글은 나에게 가하는 채찍질이기도 하고, 같은 기질의 사람을 만난 기쁨이기도 하다. 뚜벅뚜벅 가고자 하는 강인함과 그래도 한 번씩 물러나는 소심함도 있어 재미있다. 어떤 면에서는 반발하고 싶기도 하지만, 선생은 아마 흔쾌히 받아들일 것 같다. 머리말의 제목인 내가 쓴 것이 나다라는 말은 하도 가혹해서 등골이 서늘하다.

 

[글쓰기가 힘들고 두려운 이유는 쓰는 사람이 대상을 창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대상(작품)이 아니다. 글로 쓴 대상을 공부하기 전에 글을 쓴 사람을 추적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모든 재현이 누군가를 쓴 것임을 인식하고,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나를 알기 위해 쓴다도 중요하지만 는 매 순간 변화하고 움직이는 존재임을 각성하고 있어야 한다.

-p.11~12]


책 선물, 감사합니다**



카페에서 몰입하며 책을 읽다가 근처에 있는 호수를 산책하려고 나왔다. 평일이고 밤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요즘 어디서나 실감된다. 그리고 호수위에 서 있는 러버덕을 발견했다. 8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고 했다. 처음 이 오리를 봤을 때 그냥 단순히 오리 모양의 고무 풍선인줄 알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작가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었다. 작품을 보호하고자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었다. 전에 전시된 러버덕을 딸아이와 봤는데 벌써 8년이란 세월이 지났단다. 8년 동안 난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내가 독서 동아리에 참가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동아리의 활성화를 위해 각 동아리마다 원하는 책을 사주기로 했다. 리더이신 그레이스님께서 우리 동아리는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신청했었다. 책이 도착했고 그레이스님께서 이 무거운 책을 들고 오셨다. 가을이고 날씨가 좋아 도서관이 아닌 공원의 카페에서 회원들과 만나자고 했는데, 우리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자 몸소 들고 오신 거였다. 워낙 책을 많이 읽으시니 이 정도의 책 무게는 감당할 수 있다고 하셨다.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두꺼웠다. 이유는 있었겠지만 출판사에서 그냥 두 권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읽기에 불편하고 휴대하기도 쉽지 않다. 동아리 회원들이 이 책의 두께에 식겁하여 아무도 가져가겠다고 하지 않아 결국 내가 먼저 가져왔다. 다시 그레이스님에게 이 무거운 책을 지고 가게 할 수는 없었다. 집에 돌아와 딸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었을 때,

, 이 책으로 사람 때리면 바로 죽겠네...”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하다. ‘미니 74’님도 만약 집에 도둑이 들어오면 두꺼운 책을 사용하신다고 했으니.....

 

미들마치는 시골에 사는 여러 가정의 결혼 생활을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언제나 남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에 관한 것이면 더 새롭다. 돋보기를 준비해 차근차근 들여다봐야겠다. 10월도 책읽기로 바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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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10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가운체 하느라 정작 축하인사 뒷전 ㅎ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10-12 19: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
날씨가 춥다가 오늘 조금 풀렸어요. 이 계절엔 날씨가 좋아야죠.
얄라알라님, 좋은 가을 보내시길 바래요**

책읽는나무 2022-10-11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읽으면서 좋다고 했었던!!!^^
이제 저의 촉도 어느 정도 풍월을 읊을 수 있네요ㅋㅋㅋ
잃시찾에 이어 2 관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10-12 19:00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풍월을 읊을 수 있는 책나무님의 촉을 사랑합니다^^

건수하 2022-10-21 1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이달의 페이퍼로 선정된 글이었군요. 제가 잘 확인 안하는지라 지금 알았습니다 ^^
페넬로페님 많이 늦었지만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님과 독서 모임을 하시는군요. 서재 친구가 가까이 계시니 두 분께 복이네요 :)

페넬로페 2022-10-21 17:09   좋아요 1 | URL
수하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과 책도 같이 읽고 서재 활동도 같이 하고 있어 정말 복받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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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희곡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Alice in Bed)은 내가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작가는 이 희곡에 여러 가지 의미와 장치를 중첩시켜 배경지식이 부족한 나를 힘들게 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모두 짧고 연속적이지 않아 대사의 숨은 의미를 해석해야했고, 변화하는 무대장치를 비롯한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야 했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윌리엄 제임스와 헨리 제임스의 여동생인 앨리스 제임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앨리스, 앨리스의 아빠와 오빠, 그녀의 상상속의 친구들이 여성의 삶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앨리스는 오빠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민했지만, 19세에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영국으로 떠나 온 뒤로는 줄곧 침대를 떠나지 못하는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여자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발작은 마약과 진정제로 잠재운다. 44살에 죽은 후, 그녀가 쓴 일기가 출판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손택은 이 책이 여성의 이야기를 나타낸다고 했다. 이 희곡은 여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의 고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어날 수 있어요.”

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하지 않으려는 거예요.”

의지의 문제라니까요.”

게으름뱅이!”

노력을 해 봐요.”

사물을 다른 식으로 보려무나!”

넌 인생에 기회를 주지 않고 있어

 

침대에만 머물고 있는 앨리스에게 간호사와 그녀의 오빠가 하는 말이다. 간호사와 앨리스의 오빠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뭔가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다. 그들은 불행하다고 하고,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한다. 자살하고 싶고, 괴로우니까 잠을 잔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바쁘다고,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건 옳은 일이 아니라(p.36)', 능력을 사용해 성취해 보라고 한다. 완벽하기는커녕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관계에서 두 대화는 평행선을 이룬다. 사람과의 관계는 누가 더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이해하느냐의 문제가 더 절실하다.

 

앨리스 제임스’(1848~1892)의 전 생애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에 걸쳐져 있다. 명민하고 머리가 좋은 여성인 앨리스가 그들의 남자 형제와 같은 평등과 존중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여성들이 쉽게 규정지어지고, 대체적으로 여성 자신이 스스로를 한계 짓는 방식 때문이었다. 육체적으로 매력적이면서 아버지와 남자형제들, 남편에게 참을성 있고 나긋나긋하고 고분고분하며 예민하고 배려할 줄 아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이기심과 공격성, 자신에 대한 관심과 모순되는 것이므로 마찰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이기심과 공격성이야 말로 위대한 창조성이 피어날 수 있는 필연적인 조건인데 말이다.

-p.11~12, ‘작가의 말‘, 중에서]

 

그녀들의 공격성, 모순에 대한 마찰은 신경쇠약증으로 많이 나타났고, 그것은 빅토리아 시대에서 여성에 대한 단정적인 한계로 규정되어졌다.

 

[아빠도 오빠처럼 생각해? 이 끔찍한 병이 내게는 좋은 해결책이라고?

-p51]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5막에는 앨리스가 차 모임에서 다른 여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환상을 담고 있다. 미국의 페미니즘 운동가이자 평론가인 마가렛 풀러’, 일생 동안 1775편의 시를 남긴 미국의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시팔에 나오는 유일한 여성 인물인 쿤드리’, 발레극 지젤에 나오는 환상적인 인물인 미르타가 앨리스의 차 모임에 초대를 받는다. 그들은 앨리스와 교감을 나누고자 찾아왔지만, 결국 그들 역시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딱 그 정도로만 앨리스를 받아들인다.

 

앨리스는 침대 위에서만 생활하지만 자신의 정신의 힘을 믿는다. 머릿속과 마음으로 세계를 상상할 수 있고,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칩거 생활을 하며 글을 쓴 마르셀 프루스트에게도 이러한 것은 감지된다. ‘이른 아침, 벽 쪽으로 고개를 돌려 커다란 창문 커튼 위로 새어 드는 아침 햇살이 어떤 미묘한 빛깔로 반짝이는지를 보기도 전에 이미 그날의 날씨를 알 수 있었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민음사 9, p.13)'고 그는 단정적으로 표현한다. 칩거하는 자들은 보통의 사람보다 더 정교한 오감을 작동시킨다. 그들은 정신의 힘을 믿는다. 그렇지만 앨리스의 방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 앨리스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소리를 한다. 그런 그녀가 도둑에겐 한심하게 보일 뿐이다


정신의 힘에 의한 상상력의 세계가 그들을 일으키고 나아가게 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사람은 침대 위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남들처럼 살지 않더라도 나를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완전한 성장은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은 그들을 숨게 만들며,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숨는 자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전 손택은 어렵게, 암시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연극은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의 분노에 대한 연극이며, 결론적으로는 상상력에 대한 연극이다. 정신적 감옥의 현실, 상상력의 승리 말이다.

 

그러나 상상력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p.17, '작가의 말중에서]



앨리스, 깨어나지 않은 영혼은 이번에 국립 극단에서 원작의 제목인 앨리스 인 베드로 무대에 올렸다. 원작이 워낙 어려운지라 연극 역시 어려웠다. 연극은 이 무대의 배경이 빅토리아 시대임을 많이 강조했고, 처음 앨리스의 대사 톤과 마지막 앨리스의 대사 톤을 다르게 해서, 앨리스가 스스로 깨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수전 손택의 상상력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는 말이 더 절실히 다가왔다.

 

연극티켓을 예매할 때 주의사항을 잘 읽지 않았던지라 내가 간 날의 회차가 ‘Barrier free' 공연임을 알지 못했다. 베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네이버 지식백과)‘이다. 연극에서의 베리어 프리는 연극을 상연할 때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설명을 해주고,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자막이 제공되고, 배우들이 대사를 나눌 때 수화통역사들이 나와 대사를 같이 수화로 해주었다. 그리고 안내인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전철역에서 공연장으로 데려오고, 다시 전철역까지 데려다주는 편의도 제공되었다. 예매할 때 주의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특이한 경험을 했고, ’베리어 프리라는 말도 알게 되어 좋았다. 아마 이런 편의는 국립 극단이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새로운 경험으로 내 생각도 확장되었고, 특히 이 연극의 내용과 어느 정도 접목되어 더 유익했다.



연극구경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명동에 다녀왔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가서인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외국인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예쁜 가을 하늘도 좋았다. 앎의 부족으로 수전 손택의 연극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세상의 수많은 앨리스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죽음보다는 살아내라는당부도....힘들겠지만 그래도...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상상이라는 노래를 즐겨 듣는다.

앨리스에게도 우영우의 고래가 나타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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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8 00: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울프가 주디스 셰익스피어를 되살렸듯이 손택은 예술계에서 생전에 자신의 재능을 못다 피운 여성들을 심리학적 신경계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한것 같습니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페넬로페 2022-09-28 00:48   좋아요 4 | URL
이 희곡을 ‘마의 산‘과 연결시키니 이해가 더 잘 되네요. 사람의 신경쇠약증은 사실 이유를 분석하기 힘든데 수잔 손택은 이 희곡에서 굉장히 막연하게 표현해 많이 어려웠어요 ㅠㅠ

희선 2022-09-28 0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부터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왜 그러는지 그걸 다른 사람은 다 알기 어렵겠지요 우울증인 사람한테도 좀 좋게 생각하라고 하고...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힘을 받기도 하지만, 자기 스스로 자신을 구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것도 쉽지 않지만... 그럴 마음이 있어야 하는 거고,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지 어쩌나 싶기도 해요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지도 모를 텐데...

연극도 보셨군요 연극을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즐기게 해주다니 좋네요 많은 게 그렇게 되어야 할 텐데, 그것도 쉽지 않겠지요 아니 하려고 하면 못할 거 없겠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더 안 좋은 거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9-28 08:21   좋아요 3 | URL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주변에 그런 분이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스스로 극복하더라고요.
그동안 부모님이 엄청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지해 주었어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네, 그럴 마음이 있는가, 없는가는 본인의 의지인데 혼자서는 힘드니 옆에서 도와주어야 하는게 맞고요.
이런 이유들때문에 연극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서니데이 2022-09-28 0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연극도 보셨나요. 9월 18일 까지 일정이면 얼마 전에 서울 공연은 끝났을 수도 있겠네요.
어느 시대에 어느 나라에 태어나는 것을 정할 수 없는데, 좋은 시기에 좋은 곳에서 태어나는 것 자체가 행운일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의 모국과 출생을 정할 수 없는데, 한계를 넘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9-28 08:32   좋아요 3 | URL
저도 요즘 딸아이에게 좋은 시절을 산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 사는가가 삶의 질을 결정하기에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연극은 9월3일에 보고 왔어요.
서니데이님!
일교차가 심하네요
감기 조심 하세요^^

라로 2022-09-28 0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빌딩 위에 반쯤 가려진 구름도 멋지네요!!! 다른 사진도 올려주세요!!^^
저는 연극을 본지가 백 년은 된 것 같아요. ㅠㅠ 문화생활을 전혀 못하고 있네요…라고 쓰고보니 그나마 책을 읽은 것이 나름의 문화생활,,,,😅😅😅 암튼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2-09-28 08:35   좋아요 3 | URL
그때가 가을의 시작이라 유난히 하늘이 예뻤던 것 같아요.
문화생활은 그럴지 몰라도 다른 면에서 라로님 엄청 열심히 사시니 항상 흠모하고 있어요.
우리에게는 그래도 책이 가장 큰 문화생활이 아닐까해요^^

유부만두 2022-09-28 0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과 연극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난해하다는 평이 많던데 이렇게 정리해 주셔서 너무 좋네요. 비할바는 못되지만 재작년부터 외출을, 신 신고 문 밖을 나서기가 힘들면 앨리스 제임스 생각이 났어요;;;;;;
더해서 베리어 프리, 몰랐던 표현인데 새로 배웁니다.

페넬로페 2022-09-28 08:39   좋아요 4 | URL
연극은 유부만두님께서 소개해주셔서 보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원작이 그래서인지 연극도 난해했어요. ㅠㅠ
유부만두님께서는 앨리스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그럴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내 생각과 의지가 다를때요~~
저도 이번에 베리어 프리 알게되어 배웠어요, 우연히요 ㅎㅎ

유부만두 2022-09-28 09:29   좋아요 3 | URL
전 수전 손택의 책 아직 못 읽었어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앨리스 제임스 이야기가 나와서 좀 찾아 보다가 연극 소식을 알게 되었고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오는 앨리스 제임스 이야기 (+조지 엘리엇) 제 서재에 올렸어요.


책읽는나무 2022-09-28 07: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이 쓴 희곡이었군요?
예전에 손택의 책을 읽었을 때, 소설인가? 희곡인가?를 썼다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손택이 썼다면 어땠을까? 무척 현학적일 것 같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는데...역시 어렵군요^^
차 모임에 등장한 인물들!!! 대단한 인물들이지만,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
천재는 고독하군요.
베리어 프리!!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좋은 운동이군요^^

페넬로페 2022-09-28 08:56   좋아요 5 | URL
저는 손택의 글을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저한테 넘 어려웠어요.
특히 5막이 제일 어려워 저의 생각이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ㅠㅠ
에밀리 디킨스도 사후에 시가 많이 알려졌고 생전에는 독신으로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마가렛 풀러의 삶도 파란만장 했고요.
파르시팔도 그렇고 지젤도~~
손택 작가가 아는게 많아서 저를 이렇게 어렵게 하나봐요.
베리어 프리 공연에는 비장애인들이 그만큼 감수해야되는게 있는데 사람들의 배려가 좋아 우리의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도 좋았어요^^

새파랑 2022-09-28 0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원작도 어렵고 연극도 어렵고 ㅋ 페넬로페님한테 어려울 정도면 일반사람들은 못읽을거 같인요~!!

명동 예술극장 외관이 정말 아름답네요~!!

페넬로페 2022-09-28 08:58   좋아요 4 | URL
명동예술극장에 이번에 처음 갔는데 아담하니 예뻤어요.
이 책 어려워요 ㅎㅎ
전문가가 해석을 잘 해주시면 좋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09-28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에 희곡 작품이라니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페넬로페님이 풀어주신 설명은 그리 어렵지 않네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자신들을 가두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면 사회에서는 미쳤다는 소리로 지탄했을테고 결국 심리적 장애, 약물 등에 의존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베리어 프리‘라는 개념 저도 몰랐는데 덕분에 알아갑니다. 명동예술극장 파란 하늘과 더불어 보니 더 멋져보이네요.

페넬로페 2022-09-28 09:48   좋아요 3 | URL
네, 제가 인용한 문장에도 그런 의미가 들어 있어요. ‘이 끔찍한 병이 내게는 좋은 해결책이라고?‘가 아마 거리의화가님이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해요. 수전 손택의 글에 여러 의미가 있는데 저는 조금만 이해한 것 같아요.
공부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09-28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도 보셨군요~ 원작과 연극 정리 너무 좋네요~!!
저도 마지막 공연으로 봤습니다.
연극의 이해를 위해 책을 먼저 보았으나, 책이 너무 난해하고 함축적이라 연극 보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보다는 쉽게 풀어주려는 공을 많이 들여서 좋았어요.
사전지식이 없으면 전혀 모를 등장인물들을 ‘위키피디아‘로 설명하는 부분도 재치있었고요.
전반적으로 원작보다는 덜 난해하고 유쾌한(?) 작품이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요~

페넬로페 2022-09-28 13:07   좋아요 3 | URL
오, 햇살과함께님, 연극 보셨군요. 넘 반가워요.
네, 원작보다 연극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웠어요. 그래도 어렵기는 했어요 ㅎㅎ
햇살과함께님의 감상도 궁금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8 14: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연극도 보고 오셧군요. 베리어 프리 너무 좋은 제도인듯요. 저런 제도가 일상이 된다면 좀 더 같이 살수있는 세상이 될 터인데 말이죠.
저도 이 책 너무 어려웠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어렵게 쓸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수잔 손택이 굳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을 오늘에 끌어내야 했던 이유도 조금 납득이 안가는.... 여성 일반의 불안과 고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데 그걸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면 안되잖아요. 어쨋든 전 잘 모르겟더라구요. ㅠ.ㅠ

페넬로페 2022-09-28 17:20   좋아요 4 | URL
네.정말 어려웠어요.
그나마 연극을 봐서 조금 이해가 가기는 했는데 연극도 원작에 충실해서 그런지 어려웠어요
작가가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 뭔가 더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 모호하게 쓸 필요가 있었냐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독자의 수준을 넘 과대평가 한 걸까요! ㅎㅎ

미미 2022-09-28 1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명동 근처에 살았었는데 반가운 사진입니다^^*
난해할수밖에 없는 주제네요.
우울이나 무기력증도 사회구조적인 원인과 개인의 성향등 복합적일텐데 어렵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죠.
그래도 페넬로페님이 이렇게 소개해주시고 연극도 보고 오셨다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요!ㅋㅋ

페넬로페 2022-09-28 19:53   좋아요 2 | URL
아, 미미님께서 명동 근처에서 사셨군요. 명동 근처에 사셨다고 하니 완전 서울사람 같아요 ㅎㅎ
손택 작가가 이 희곡을 어렵게도 썼지만 이 내용이 또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기에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정말 복합적인 것 같아요^^

mini74 2022-09-29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의 여성들은 왠지 대부분 우울증을 갖고 있을거 같아요. 정신과 신체 모두 구속당하고 옳지 않은 존재로 교육받을테니까요 ㅠㅠ 페넬로페님이 어려우셨다니!! 명동극장의 옛스런 모습과 하늘 사진 참 좋습니다 *^^*

페넬로페 2022-09-29 14:50   좋아요 0 | URL
네,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런 병을 앓고도 내색도 못하는 여자도 많았을테고요.
올 가을은 하늘이 왜이리 이쁜지 모르겠어요. 석양빛에 섞여드는 구름빛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