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인들의 지켜지지 않는(처음부터 지킬 생각도 없는) 선심성 공약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동보다 말만 앞 선 사람도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평생 호강시켜주겠다는 남편의 말도 믿지 않은지 오래다. 그런 나에게 2021년은, 내가 양치기 소년이 되는 해였다.

 

읽겠습니다.

꼭 읽어야겠어요.

찜합니다.

궁금해서 읽고 싶어요.

이 책이 감동적일 것 같아 읽어야겠네요.....

 

알라딘 서재 친구분들이 올려주시는 책에 대한 글들에 매번 이런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책을 구입하고,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직접 가서 빌려오기도 했지만 거의 99%정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좋은 책들을 읽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서재 친구분들처럼 많은 책을 읽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읽고 싶은 욕망과 읽고자 하는 의욕이 더 앞섰다.

 

2, 올해는 도스토옙스키 작가가 탄생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그는 182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위대한 작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작품 하나쯤은 읽어야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독서 동아리 12월 필독서로 백야가 선정되어 올해가 가기 전에 도작가의 작품을 읽을 기회가 생겼지만, 사실 백야1년 전부터 내가 꼭 읽어야 할 숙제 같은 책이었다.

 

3,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나는 가족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주량이 많이 약해진 탓에 맥주 두 캔 정도를 마시고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아진 그 때 북플을 클릭했고, 마침 scott님의 백야에 대한 페이퍼(하얀 밤에~~)가 올라와 있었다. 난 늘 하던 버릇대로, 술기운에 더 씩씩하고 호기롭게 내년에 꼭 백야읽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읽겠다고 다짐한 책이 수없이 많지만 왠지 백야만큼은 올해가 가기 전에 무조건 읽어야만 할 책이 되었다. 결국 이 책을 읽었고, 그저 이것으로 1년 동안 저지른 양치기 소년(페넬로페)의 행동이 모두 용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4, 표제작이 <백야>열린책들의 단편집에는 도작가의 초기작, 7편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열린책들 35주년 기념판인 ’NOON‘ 시리즈 중 한 권인 백야가 저절로 읽은 책이 된다. 뭔가를 공짜로 얻은 기분이다. 10권 중 아직까지 4권만 읽었는데 한 권이 저절로 클리어되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아직 반이나 남았다.

 

5, 백야

친한 사람도 없이 늘 혼자인 이 소설의 는 뻬쩨르부르그에서 외롭게 지내는 몽상가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 도시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생각에 빠지며 자신만의 몽환적인 세계를 만들어 그 속에 칩거한다. 백야로 날이 저물지 않던 밤에, 그는 우연히 나스쩬까라는 여인을 만난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달라는 나스쩬까에게 자신은 <몽상가>라고 소개한다.

 

[나는 타입입니다...타입이란, 글쎄요, 독창적인 인간이죠. -p245

이 모퉁이에서 영위되는 삶은 우리 주변에서 끓어 넘치고 있는 삶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것은 이 심각하기 짝이 없는 우리 시대가 아니라 저기 어딘가 먼 미지의 왕국에서나 있을 법한 삶입니다. 그것은 말입니다, 순수한 환상과 불타는 이상에 둔감하고 산문적인 어떤 것, 유감스럽게도 나스쩬까, 그리고 믿을 수 없이 범속하다곤 할 수 없지만 좌우간 평범한 어떤 것이 혼합된 그런 삶입니다. -p247]

 

그는 나스쩬까와 만난 두 번째 밤에 장장 책 20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몽상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삶을 얘기해준다. 그가 타입으로의 몽상가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것은 선택만으로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몽상가라는 것이 자신의 기질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도 도시를 벗어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 핀으로 옷이 연결되어 할머니 옆에서만 머물러야만 하는 나스쩬까... 고통과 상처로 반복되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으로 땅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는 현실적인 삶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환경에 의해 저절로, 또는 스스로 이방인이 된 사람들에게 몽상이나 망상은 감정의 자극도, 신기루도, 공상의 기만도 아니고 정말로 현실에 존재하는 진정하고 본질적인 것이라 믿고 싶은(p257)”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선택된 몽상에는 후회와 초조함도 존재한다.

 

[세월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가! 그리고 또다시 묻습니다. 그래, 너는 이 세월 동안 무엇을 했는가? 너의 황금 같은 세월을 어디다 묻어 버렸는가? 살아 있었던 거냐 아니냐? 그런 다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조심하라고, 세상은 점점 냉혹해지고 있어 몇 년 더 지나면 또, 우울한 고독이 뒤따를 거야.....

, 나스쩬까! 혼자, 전적으로 혼자 남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겠지요. 심지어 아쉬워할 것조차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잃어버린 모든 것도, 지금의 모든 것도,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어리석고 동그란 원, 그저 한낱 꿈이었으니까요! -p263~264]

 

전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로 인해 혼자 산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 역시 백야의 나처럼 길을 걸으며 사람들을 관찰하는 경우가 있다. 몽상에 자주 빠지며,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마스크 속의 숨겨진 입으로 어떤 말이 나올 때도 있다. 이 시국에 다들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 도시의 변화는 끝이 없다. 내가 사는 곳을 경계로 새로 생긴 신도시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고층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그곳에 많은 것이 생기니 이곳도 낡은 건물이 헐려 새 건물이 들어서고 리모델링의 현수막이 걸린다. 세상의 모든 것이 들썩인다는 느낌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뻬쩨르부르그가 그랬고, 나쓰메 소세키의 도쿄가 그랬으며 지금 나의 도시가 그렇다. 그 들썩임에 동참할 수 없는 사람들은 200년 전, 100년 전, 지금도 존재하고 아무도 그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세상은 발전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을 넘겨받아 폐기하고, 한국의 대선 정국은 진흙탕에 떨어진 쓰레기보다 못하다. 이런 세상에서 인간에게 몽상이라는 것마저 없다면 모두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화자와 나스쩬까는 그들이 만난 네 번의 밤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한다. 그는 그녀를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로 인해 현실적이고 평범한, 남들이 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나스쩬까가 그녀의 연인에게 가버리고 그는 다시 혼자가 되고 좌절한다. 소설의 끝은 우울하고 처량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나스쩬까와 함께한 네 번의 밤을 행복하게 추억하고 나스쩬까를 축복해준다.

 

6, 츠바이크는 도작가의 <백야>자유인으로서 오직 창작의 기쁨을 위해서만 집필한 최후의 작품이고, 그 이후로 그에게 있어 작품을 쓴다는 것은 돈을 벌거나 변상을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아름다운 밤이고, 우리가 젊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밤(p225)”처럼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젊은 도작가가 느껴진다. 7편의 중,단편은 첫 작품인 가난한 사람들이 크게 성공한 후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기 전 구상되고 간행된 것이다. 소설 속에서 격렬한 도스토옙스키적인 것을 잠깐 만나지만, 순수하고 결말이 예상되는 부분이 더 많다.  번역자 석영중의 해설에 의하면 그 당시 작가는 공상적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인물들은 선함과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지만 자신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기꺼이 선량함과 가진 것을 나누어준다. “불행할 때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더욱 강렬히 느끼는 법이니까.(p282)", 불행이 불행을 감싸고 위로해 준다. 이것이 지금의 우리들에게 도스토옙스키가 던지는 물음이자 바램이다.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쳐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7, 도스토옙스키를 쓰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한 번 읽어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소설 속에 나오는 시대와 배경이 우리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가 표현해내는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은 정상적이 아닐 때가 많다. 그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삶을 먼저 들여다보아야만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도스토옙스키를 쓰다는 츠바이크가 얼마나 그의 작품과 인생에 깊이 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다. 도작가의 연대기에서부터 그의 육체적 고통(간질에 의한 발작), 도박 중독, 작중 인물, 신에 대한 고뇌 등을 여러 각도에서 표현해 냈다. 괴테, 오스카 와일드, 톨스토이, 푸쉬킨과 비교했고, 도작가와 발자크 소설의 인물들을 분석했다. 이 작고 얇은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단어와 문장들을 음미하며 천천히, 반복해서 읽어야만 한다. 그렇게 읽다보면 도스토옙스키와 츠바이크라는 두 거장을 동시에 만나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내면에서 체험하지 않는다면 전혀 이해될 수 없는 그런 작가인 것이다. 가장 깊숙한 곳, 우리 존재의 영원하고 뿌리와 같은 곳에서만 우리는 도스토옙스키와 관계하기를 희망한다. -p10]

 

8, 도스토옙스키-대문호의 삶과 작품

짧은 시간에 도작가 전반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그래픽 노블 도스토옙스키는 너무 좋은 책이다. 그의 일생과 작품이 일목요연하게 들어있어 한 눈에 잘 이해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책 마지막에 있는 작가 연보는 도작가의 책을 읽을 때마다 옆에 두고 참조하면 좋을 만큼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작가 비탈리 콘스탄티노프의 아버지가 도스토옙스키의 광적인 팬이어서 작가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도선생의 소설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어떤 것에 대한 표현과 성취는 그것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작가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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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2-24 03: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친구들이여!!!!
메리 크리스마스♡♡♡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래요😊💕

그레이스 2021-12-24 07:14   좋아요 5 | URL
메리 크리스마스~!
🎄

페넬로페 2021-12-24 12:21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행복하고 즐거운 성탄 보내시기를요♡♡♡

책읽는나무 2021-12-24 07: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양치기 알라디너님들이 계셔 더 재미난 세상!!^^
백야...저도 읽어봐야 겠어요.그럼 저도??ㅋㅋㅋ
페넬로페님!! 메리 크리스마습니다^^

페넬로페 2021-12-24 12:23   좋아요 5 | URL
ㅎㅎ~~
우리 모두는 양치기 소년들?
책읽는나무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셔요^^

다락방 2021-12-24 07: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페넬로페 님. 페넬로페 님이야말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게 만드시는데요? 저 지금 이 페이퍼 읽고 당장 백야와 츠바이크 책 장바구니에 담으러 갑니다. 다만 구매는 참았다가 1월로 넘기자, 라고 지금 현재는 생각중인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네 번의 밤 그리고 그녀를 축복하는 그 마음을 도스트예프스키가 얼마나 잘 썼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갑자기 <가난한 사람들>도 생각나고 말이지요.

페넬로페 님, 메리 크리스마스!

페넬로페 2021-12-24 12:29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우리 모두는 물고 물리는 그런 관계들인거죠? ㅎㅎ
백야에 대한 다락방님, 폐이퍼 넘 기대됩니다. 그 상황을 표현한 글 들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새파랑 2021-12-24 08: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는 멋진 도선생님 컬랙션이네요~!! 역시 약속은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지킨다는 멋진 페넬로페님~!! 저도 이번주말에는 열린책들 35주년 백야를 다시 읽어야 겠어요 ^^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1-12-24 12:32   좋아요 5 | URL
우리가 워낙에 도선생님을 좋아하니 그의 작품에 좀 더 깊이 들어가고 싶어 다른 책들을 곁들였어요~~
내년에도 도선생님의 책을 몇 권 더 읽을 예정이예요^^
백야는 반복해서 읽어도 좋았어요.
새파랑님, 메리 크리스마스**

coolcat329 2021-12-24 08: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멋진 페이퍼,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내년엔 백야 읽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12-24 12:35   좋아요 5 | URL
제가 드린 크리스마스 선물 잘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백야는 내년에도 나타날 것이니 언제라도 읽으시면 좋겠어요~~
쿨캣님, 메리 크리스마스!
즐겁고 행복한 성탄 보내시길 바래요^^

scott 2021-12-24 10: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열정 페이퍼!
도끼옹의 백야는 제가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꺼내 읽는 작품 입니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_/)
⠀(。ˆ꒳ˆ)⠀
ଫ/⌒づ🎁


  

페넬로페 2021-12-24 12:39   좋아요 3 | URL
이제야 그 약속을 지켰네요
사실 저는 그 다음 날 백치인지 백야인지 좀 헷갈렸어요~~ㅎㅎ
scott님, 올해도 정말 고마웠어요.
즐거운 성탄 보내시길 바래요^^

mini74 2021-12-24 10: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양치기 소녀 여기 추가요 페넬로페님 ㅎㅎ 늑대에게 이미 물렸어요. ㅎㅎㅎ 러시아사람들이 도선생부심 가질만 하다고 생각해요 ㅎㅎ 페넬로페님 메리크리스마스 ~ 그리고 내년에도 친하게 지내요 ㅎㅎ 초딩때 사실 국딩이지만 카드에 꼭 이 말 썼던 기억이 납니다.

페넬로페 2021-12-24 12:42   좋아요 5 | URL
아이 미니님은 절대 양치기 소녀가 아니랍니다. 우리를 양치기 소년으로 만드시는 특별한 분들 중 한 분 이신거죠!
내년에도 미니님의 열정, 따라가고 싶어요~~
미니야, 우리 내년에도 친하게 지내자♡♡
저도 이 말 많이 썼어요~~
왠지 좋고 촉촉해지기도 하네요^^

미미 2021-12-24 16:01   좋아요 4 | URL
아이참~♡ 미니님도 저랑 똑같이 말씀하셨네요ㅎㅎ양치기 🐑 모임 만들어야하는거 아니예요?🤭

페크pek0501 2021-12-24 13: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릴케의 한 구절이 가슴을 팍 찌르네요. 슬픔으로 가득 찬 적이 있었기에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거죠.
고독은 어려워서 좋은 것입니다, 도 릴케의 말로 알고 있어요. 그의 책에서 읽었죠.

도스토와 함께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책이 있어 행복한 우리가 되자고요...

페넬로페 2021-12-24 14:12   좋아요 6 | URL
네, 저도 릴케의 말이 도작가가 던지는 메시지와 비슷해서 인용했어요~~
페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연말도 책이 있어 좋고, 그것을 공감해주는 친구분들이 계셔서 더 든든합니다^^

미미 2021-12-24 15: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지금에야 읽었네요!!
여러곳에서 공감되어 감탄사가 절로나오고 두번 빵 터졌어요ㅎㅎㅎ 여기 양치기 소녀도👧 추가해주세요🖐 내년에는 약속보다는 실천하는 삶을 살고싶어요(약속아닌 바램)
페넬로페님~♡♡ 해피 크리스마스!! 🌟 🎄 🎅

페넬로페 2021-12-24 15:56   좋아요 4 | URL
제가 크리스마스에 미미님 두 번 즐겁게 해드려 좋은데요 ㅎㅎ
미미님은 양치기 소녀가 절대로 아닙니다~~
저도 내년엔 약속보다는 실천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미미님, 메리 크리스마스!
즐겁고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12-24 2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은 많지만, 시간상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다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올해 책 많이 읽으셨을거예요.
페넬로페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페넬로페 2021-12-24 23:40   좋아요 3 | URL
제가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천천히 읽으니 또 좋은 점도 있더라고요^^
서니데이님, 크리스마스 이브에 행복하고 즐거우시기를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
축복 많이 받으시길^^

희선 2021-12-25 0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릴케가 보낸 편지 저 부분 봤어요 그거 보고 그렇겠지 했는데, 저 말을 도스토옙스키 소설을 보고 하기도 하는군요 지난해에 한 말 《백야》 읽겠다는 말은 지키셨네요 다른 것도 천천히 보다보면 다 보시겠지요 코로나여도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 갑니다 이럴 때 몽상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페넬로페 님 성탄절 마음 따듯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1-12-25 08:14   좋아요 4 | URL
희선님과 제가 같은 책에서 아마 릴케의 편지 부분을 본 것 같아요.
네, 다른 책도 천천히 읽으면 꾸준히 읽어 나가려고 해요.
희선님,
코로나 시국이지만 마음만은 즐겁고 행복하게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래요^^

행복한책읽기 2021-12-25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소년이었어요?? 레알루?? ㅋㅋ 양치기로 물고 물리는 플친들인건가요. 저는 저런 댓글들 거의 지키지 못했습니다.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지 않아 북플을 떠나야 하나 싶은 때도 있다는^^;; 페넬로페님의 이런 완성도 높은 페이퍼 써내는 열정과 재능 차암 부럽습니다. 저는 안나카레니나 읽고 츠바이크 톨스토이 평전 빌렸으나 읽지 않고, 혹은 못하고 있다는. ㅠㅠㅠ 마지막 문장 완전 공감이요. 암요, 사랑하면 보고 싶고 읽고 싶고 쓰고 싶죠. 제게 사랑이 부족했던 거였네요.^^;;; 성탄절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2-25 21:39   좋아요 0 | URL
ㅋㅋ
소년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페넬로페입니다~~
책읽기님!
제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주셨어요.
정말 감사해요**
책읽기님의 글로 기분도 좋고 항상 글 쓰기 힘들어 하는 저를 격려해 주셔서요^^
책읽기님!
크리스마스에 행복하고 행운 가득한 축복 받으시길 기원 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서니데이 2021-12-25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날씨는 오늘 더 추운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페넬로페 2021-12-25 21:42   좋아요 2 | URL
오늘 정말 춥더라고요~~
오늘 밖에 나갔다 왔는데 추워서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 지더군요!
서니데이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시죠?
우리 남은 시간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요♡♡♡

희선 2021-12-29 0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또 찾은 노래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248217

은하철도의 밤을 봐서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277734

우연히 알게 된 음악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440449

누구를 위해 사랑은 울리나에서 이어진 노래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665789

우산 잘 챙기기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730315

아라시와 요네즈 켄시
https://blog.aladin.co.kr/798715133/12766967


페넬로페 님이 일본말로 하는 노래 거의 못 들어보셨다고 해서 제가 올린 거예요 하나가 아니고 여러 곡이지만, 시간 있으실 때 한번 들어보세요 예전에 올린 것도 있기는 한데 그건 찾기 힘들어서... 첫번째 두번째는 같은 사람이 한 거네요 첫번째 거 Lemon은 한국 사람이 커버한 영상도 있더군요 저는 어쩌다 알게 된 노래 찾아보고 들어보기도 해요 제목 보고 어떤 노랠까 하고 들어볼 때도 있군요

한국말로 옮긴 건 자연스럽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구나 하는 뜻으로 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1-12-29 10:24   좋아요 0 | URL
희선님!
정말 감사드려요~~
한 곡 한 곡 잘 들어볼께요♡♡
 
















[어머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하느적, 수프 한 술을 입에 흘려 넣으시고는 태연히 얼굴을 돌려 부엌 유리창 너머 흐드러진 산벚꽃에 눈길을 보냈다. -p7

 

그러고는 무심히 여기저기 곁눈질해 가며 하느적 하느적, 마치 작게 날갯짓하듯 스푼을 움직이는데 한 방울의 수프도 흘리지 않고, 후루룩하는 소리도 접시 긁는 소리도 전혀 내지 않는다. -p9]

 

그때, 고등학교 국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왜 사양얘기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 뒤의 맥락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이 사양에서 수프를 먹는 여인의 모습이 제일 우아하다고 말씀하신 것만 기억난다. 아니면 당신이 읽은 책 중에 수프를 먹는 모습을 서술한 것 중에서 사양에서의 표현이 가장 우아하다고 하셨는지도 모른다. 국어 수업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문학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내 눈에 그녀는 선생님이라기보다 그냥 평범한 아줌마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꼬불꼬불한 짧은 파마머리에 매번 똑같은 투피스를 입고, 아주 세고 거친 말을 많이 하시던 분이라 그분의 입에서 나온 국어 시험용이 아닌 문학은 나를 놀라게 했다. 거기엔 나이 먹은 사람의 감성을 무시하고픈 10대의 자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놀라움과 궁금증으로 만난 사양은 내가 처음으로 읽은 일본소설이다. 어렴풋이 어머니가 수프 먹는 장면만 기억나는 걸 보면 난 분명 그 책을 다 읽지 않은 것 같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어쩌면 그때의 국어 선생님보다 더 나이를 먹고, 더 아줌마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내가 다시 읽은 사양은 쓸쓸하고도 새로웠다.

 

수프를 먹는 장면은 사양의 제일 첫 부분에 나온다. 몰락한 귀족 계급의, 전쟁을 겪고 돈이 없어 도쿄의 나시카타초에서 이즈의 산장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던 가즈코와 어머니는 그곳에서 외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귀족적 삶에 익숙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육체적 노동도, 그곳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다. 생활력이 없는 이혼한 여성인 가즈코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부잣집의 가정교사 겸 하녀가 되는 것과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 경제적 후원을 받는 것이다. 말 그대로 기우는 해이다. 옷가지를 팔아가며 살아야하는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며 쓸쓸하고도 처량하게 살아간다.

 

[이 산장의 평온은 죄다 거짓이고 허울에 불과하다고, 속으로 생각할 때조차 있다. 이것이 우리 모녀가 신께 받은 짧은 휴식 기간이라 해도, 이미 이 평화에는 뭔가 불길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소리 없이 다가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머니는 행복을 가장하면서 나날이 쇠약해지고, 내 가슴속에 깃든 살무사는 어머니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살이 오른다. 나는 요즘의 이런 생활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지곤 한다. -p29]

 

전쟁이 끝나고 남방에서 돌아온 가즈코의 동생 나오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마약에 절어 살았으며 나약하고 생활력 없기는 마찬가지인 도련님이다. 그는 계속해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어머니와 누나 가즈코를 괴롭히며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방탕하게 살아간다. 그가 쓴 박꽃 일기를 읽은 가즈코는 길이 막혀 무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p76)' 동생의 괴로움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큰 맘 먹고 불량해지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자신도, 동생도 어머니도 그냥 불량하게, 그것도 딱지 붙은 불량(p91)‘으로 살기를 원한다. ’딱지 붙은 불량이란 단어가 생소하지만, 약간은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귀족적인 삶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수도 없는 인생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이 딱지 붙은 불량이 아닐까? 여태껏 가졌던 허울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의지로 살 수 있는 것이 딱지 붙은 불량인 것이다.

 

가즈코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6년 전에 만나 잠깐의 키스를 나눈 동생의 지인인 소설가 우에하라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녀는 우에하라를 통해 딱지 붙은 불량을 실천하고자 한다. 그것은 자신의 아이를 낳는 일이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낡은 사상을 모조리 파괴해 나가는 저돌적인 용기를 가진(p107) 로자 룩셈부르크를 따라 도덕을 거스르고자 한다. 마태오복음에서 예수가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고 박해를 각오하라던 그 말씀을 새기며 가즈코는 출사표를 던진다. 예수는 그들이 미움 받을 것이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가즈코는 자신을 예수의 가르침을 받는 제자라고 생각한다. 유부남에다 술꾼인 우에하라를 다시 만나지만 그는 그녀에게 실망만을 안겨준다. 하지만 작전, 개시를 시작한 그녀에게 멈춤은 없다. 그대로 직진하며 그는 그의 아이를 갖고 나오지는 자살한다.

 

사양은 나이 들어 읽어야 할 책이다. 그래야 가즈코와 나오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읽은 사양은 읽는 내내 나를 여러 감정에 사로잡히게 했다.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하고를 반복하다 마지막 나오지의 유서에서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사람을 안다는 것,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배경과 속까지 다 들어가 봐야 한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사양을 지금 현재의 시각으로 읽거나 평가해서도 안 된다. 여성주의의 시각으로 본 가즈코는 결코 이해받지 못할 여자이다. 그냥 그 시대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성으로 그녀를 만나야만 한다. 대책 없고, 기가 차지만 그녀의 계획은 그 시절에 할 수 있었던 한 여성의 몸부림이자 세상에 내딛는 용기 있는 발자국이다. 1900년대 초에 쓰여진 나쓰메 소세키소설 속의 여인들보다 1947년에 간행된 사양속의 여성인 가즈코는 훨씬 더 선구적이다. 남성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많다. 가즈코가 선택한 방법보다는 낡은 도덕과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혁명을 보아야만 한다.

 

다자이 오사무1947년에 사양을 내 놓고 1948년에 자살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의 나오지의 유서는 다자이 오사무가 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세상의 사람들을 얼마만큼 깊이 이해하고 살고 있나를 생각했다. 나의 지인의 딸은 중학교 때 왕따를 당했다. 아이가 중3이라 지인은 매일 딸아이를 학교로 데려다주며 조금만 참아라, 견디라고 했다.(물론 무조건이 아닌 여러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어느 날 그녀는 학교 교문으로 들어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딸아이를 불러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더 이상 학교로 들여보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아이는 자퇴를 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채로 이번에 수능을 치렀다. 어쩌면 그녀가 딸아이를 불러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 순간부터가 그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첫 시도였을 것이다. ‘나오지의 유서를 읽으며 그 아이가 생각났다. 우리는 누구나 나오지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참고 살아간다. 또한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낙오자로 만든다. 힘들다고 하는 사람에게 너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나라는 풀은 이 세상의 공기와 햇빛 속에서 살기 힘듭니다. 살아가는 데에 뭔가 한 가지, 결여되어 있습니다. 부족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것도 나로선 안간힘을 쓴 겁니다. -P147

 

나의 자살을 비난하고 그래도 끝까지 살았어야 했다고 하면서 내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의기양양한 얼굴로 혀끝으로만 비난하는 사람은, 폐하에게 과일 가게를 해 보시라고 태연히 권할 만큼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p151

-'나오지의 유서중에서]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집안이 급속도로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을 때 평소 애독하던 러시아 작가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떠올렸다.(p165, 역자 해설에서) 본문에서도 체호프와 벚꽃 동산은 여러 번 언급된다. 격변하는 세상에 의해 몰락해서 자신의 집을 떠나야 하는 설정과 가즈코라넵스카야 류보비 안드레예브나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 생활력이 없고 동정심이 많으며 대책 없는 귀여움을 두 여인은 지녔다. 그러나 류보비 안드레예브나보다 가즈코가 훨씬 더 혁명적이고 세상에 대해 저돌적이다. 가을부터 계속해서 읽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많이 다른 느낌이다. 소세키의 글이 정돈되고 아름다운 하이쿠 같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은 감성적이고 보다 더 격정을 불러일으킨다. 둘 다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좋다. 다음엔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읽어야겠다.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들 주변에서 낡은 도덕은 여전히 그대로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은 채,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무리 요동친들 그 밑바닥의 바닷물은 혁명은커녕 꿈쩍도 않고 자는 척 드러누워 있을 뿐인걸요. 하지만 전, 지금까지의 1회전에서는 낡은 도덕을 아주 조금이나마 몰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태어날 아기와 함께 2회전, 3회전을 싸워 나갈 작정입니다.....

혁명은 아직, 전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더욱더 많은, 안타깝고 숭고한 희생이 필요한 듯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희생자입니다. -P16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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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6 1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사양 리뷰
담달 당선작 리뷰로 뽑힌다에 한표🖐 검 ^^요^^

페넬로페 2021-11-26 19:27   좋아요 4 | URL
에고, 무슨 말씀을요~~
매번 힘들게 한 편씩 올리고 있어요 ㅠㅠ

scott 2021-11-27 00:21   좋아요 2 | URL
다자이 오사무 개인의 찌찔함을 떠나서

<사양>은 그의 작품 중 쵝오의 명작 입니다
그러나 전,,,세상을 더 살아 봐야
페넬로페님이 느끼셨던 감정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수시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는 건 <만년>! ^^



페넬로페 2021-11-27 00:33   좋아요 2 | URL
나이 들어가니 세상에 대한 이해가 커져가는데 그게 저 자신의 성숙인지 아님 무관심 또는 무심함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ㅎㅎ
만년은 첫부분 조금 읽었어요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시무룩해져요^^

새파랑 2021-11-26 19: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께 추억이 있는 책이었군요. 저도 <사양> 너무 좋아해요. 읽으면서 그냥 우울해졌던 책이었어요. 참 사람 속은 알 수 없는것 같아요 ~ 벚꽃동산도 완전 좋아요~!!

페넬로페 2021-11-26 19:30   좋아요 4 | URL
이 책에 대한 별점이 1개도 있더라고요. 근데 전 뚝심있게 5개^^
두 번 읽었는데 좋았어요~~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더라고요^^
새파랑님, 벚꽃 동산 어디 출판사로 읽으셨나요?
지만지 책은 번역이 좀 별로예요~~

scott 2021-11-26 19:32   좋아요 4 | URL
벚꽃 번역 열린 추천합니다 ^^

새파랑 2021-11-26 19:33   좋아요 4 | URL
저도 열린으로 읽었어요 ^^ 저도 사양 별 다섯개~!!

scott 2021-11-26 19:38   좋아요 4 | URL
사악한 가격 지만지 원본 축약번역입니다

미미 2021-11-26 1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으아..여러모로 감동적인 리뷰입니다. 읽으면서 어쩐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이었군요!
페넬로페님의 리뷰는 벚꽃동산과 세트로 읽고싶어지게 만드네요. 좋은 리뷰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1-11-26 20:32   좋아요 4 | URL
저는 아직 ‘인간실격‘은 읽지 않았는데 작품에 작가의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는것 같아요^^
벚꽃 동산은 다른 버전으로 읽어 볼 생각입니다~~

stella.K 2021-11-26 20: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참, 읽을 건 많고 시간은 없고 시간은 없고. 좌절입니다.
일본 문학을 읽는다면 정말 소세키나 오사무, 야쓰나리는 기본으로
읽어 줘야할 텐데 죽기 전에 읽을 수도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ㅠ
솔직히 오사무는 글을 너무 잘 쓰긴 하는데 우울한 게 좀 마음이 쓰여요.
내 영혼에도 영향을 미칠까 봐.ㅋㅋ

어느 집 어머닌지 모르겠지만 잘하셨다고 봐요.
모든 아이들이 다 학교를 좋아하는 건 아니죠.
아이들에게 학교 말고도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하고 살면 되는 거잖아요.
벌써 그 아이가 수능을 치뤘다니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네요.^^

페넬로페 2021-11-26 22:07   좋아요 6 | URL
정말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좌절되는 기분, 잘 알아요.
그냥 포기하고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어차피 저는 빠른 속도로 책을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지인이 그런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의 마음을 제가 조금이라도 아는지 모르겠어요.
자식 키우기 어렵습니다 ㅠㅠ
이번 수능 엄청 어렵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mini74 2021-11-26 2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모습이 우아하지만 슬펐어요 마지막 지는 해의 노을이 슬프게 아름다운것처럼요. ㅎㅎ 읽고 우울했던 기억도 나네요 페넬로페님 글 읽으니 또 새롭고 좋네요 *^^*

페넬로페 2021-11-27 00:06   좋아요 3 | URL
네, 정말 그렇죠!
어머니의 모습에서 슬픔이 많이 느껴졌어요. 읽으면서 저도 많이 쓸쓸하고 마음 아팠는데 제가 가즈코의 앞날을 너무 역동적이고 씩씩하게 본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scott 2021-11-27 00:25   좋아요 4 | URL
사양 작품 속 인물들이
찌질이 다자이 애인 오타 시즈코 집안 사람들 이야기로 다자이가 몰래 몰래 시즈코의 일기를 훔쳐 보면서 작품 구상을 하고 체홉 벚꽃 동산에 영향을 받아 완성 했다고 합니다
사양의 가즈코는 시즈코 ^^

페넬로페 2021-11-27 00:36   좋아요 4 | URL
그런 사연이 있군요.
작가들은 뭔가가 있으면 써야하는 거군요^^

희선 2021-11-27 00: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고 책과 상관없이 지금 그래야 할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네요 해가 저물가는 걸 먼저 생각하고... 가즈코는 나름대로 살려고 했군요 지금 사람이 보면 꼭 그래야 할까 할지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면 학교에 가기 싫겠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 조금이 아주 길게 느껴질 테니...


희선

페넬로페 2021-11-27 01:00   좋아요 4 | URL
희선님 말씀대로 저무는 해를 관조하며 감상할 수도 있었을것 같아요. 근데 그러기엔 가즈코가 불쌍해 급히 나름의 혁명으로 제가 내보낸것 같아요 ㅎㅎ

희선 2021-11-30 03: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 2021년 한달 남았네요 한달하고 하루... 십일월 마지막 날이에요 비 오고 눈 오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비보다 눈이 오면 좋겠습니다 겨울이니... 아직 눈 한번도 못 봤습니다 첫눈 십일월에 왔는데...

페넬로페 님 십일월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1-11-30 08:45   좋아요 3 | URL
새벽에 눈을 뜨니 비가 오고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눈보다는 비를 더 좋아해서 반가웠어요.
모든것이 건조한 때라 비로 촉촉해지는 느낌이 좋았어요.
벌써 11월의 마지막 날이예요.
올해가 이제 한 달 남았으니 마무리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선님께서도 의미있고 행복한 올해의 마지막 달 보내시길 바래요^^

페크pek0501 2021-12-02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양을 두 번 읽었죠. 이 책 말고 다른 책으로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페넬로페 2021-12-02 18:0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연달아 두 번 읽었는데 이상하게 책들은 두번째 읽을 때 훨씬 좋아지더라고요^^

서니데이 2021-12-02 2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에서 나온 다자이 오사무의 책 표지도 예쁘지만, 이 책도 표지가 좋네요.
벚꽃 동산, 도 생각났었는데, 여기서는 벚나무 동산이군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02 23:49   좋아요 2 | URL
일본 작품은 출판사마다 그 분위기에 맞게 디자인을 잘하는 것 같아요. 보통 ‘벚꽃 동산‘으로 제목이 되어 있는데 지만지는 ‘벚나무 동산‘ 이라고 제목 붙였어요.
오늘은 낮에, 저녁때 아주 잠깐 비가 왔어요. 겨울 날씨가 추우면서도 변덕도 부리네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세요^^

서니데이 2021-12-03 1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영하는 아닌데, 체감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바람이 차가운 날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입으세요.
페넬로페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07 22:1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제가 이 글을 이제서야 봐요~~
항상 제 서재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세요^^

독서괭 2021-12-07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보다도 페넬로페님이 쓰신 국어선생님 일화와 지인의 딸 이야기 때문에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차마 딸을 더이상 학교로 들여보낼 수 없었던 그 마음이 어땠을지... 가슴 아파요ㅠㅠ

페넬로페 2021-12-07 22:20   좋아요 1 | URL
네, 그때 그 지인이 울먹이며 하는 말에 넘 맘이 안좋았어요.
사양도 그렇게 맘이 아픈 책이더라고요^^
 














도서관 가는 길이 아름답다. 온 천지가 단풍으로 물들었고, 약간 춥지만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다. 많이 걷기 위해 언젠가부터 집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30분 정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교육청 소속의 구립 도서관에 다닌다. 그곳은 웬만한 책은 거의 구비되어 있고, 희망도서를 신청해도 2주 만에 도착 알림을 주어 이용하기에 편한 장점도 있다. 도서관에 도착해 체온을 재고, 핸드폰으로 QR체크를 하고 매번 그렇듯 서가가 있는 2층이나, 3층으로 올라가야 했지만 오늘따라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 눈길이 갔다. 언제부터 이것이 서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뭐 읽지? 나도 몰랐던 나의 도서 취향은?”이라는 문구에 혹해 햄버거 가게에 온 것처럼 스크린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무엇인가요?

-여행, 진로, 기획 마케팅, 리더십, 지식 상식, 정치/사회, 시간관리, 심리 (시간관리)

 

요즘 어떠세요?

-슬퍼요, 이별했어요, 외로워요, 답답해요, 불안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힘들어요, 떠나고 싶어요, 용기가 필요해요, 행복해요, 무기력해요, 심심해요, 고민이 있어요, 힐링이 필요해요.

(힐링이 필요해요)

 

지금 연애 중인가요? 아니면 결혼을 하셨나요?

-선택 안함, 솔로, 연애 중, 결혼 생활 중...(결혼 생활 중)

 

나이대는 어떻게 되세요?

-10, 20, 30, 40, 50, 60, 70, 어린이 (비밀)

 

당신의 성별을 알려주세요!

-여성, 남성 (여성)

 

책을 읽을 때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요?

-문학, 실용, 아무거나 (문학)

 

질문 받는 순서대로 터치하자 마지막 스크린에 4권의 책이 나에게 제시되었다. 그 중 한 권이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이었다. 시간관리에 이 책이 필요하다고? 많이 의아했지만 나머지 책들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았고,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너무 좋게 읽었던지라 결국 이 책을 빌려왔다.

 

최은영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없지만 표제로 이 문장이 사용되는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일곱 편 소설의 소재와 장소는 모두 다르지만, 그것은 연결되어 있었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이 소설들 속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었다.

 

[나는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고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몸으로 느꼈으니까....

 

나쁜 어른, 나쁜 작가가 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쉽게 말고 어렵게, 편하게 말고 불편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느끼고 싶다. 그럴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기를. -p324]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불편하다. 쉽지 않고 어렵다. 가족, 친구, 연인 사이에, 그리고 학교, 사회에서 무수히 자행되는 폭력이 있고, 상처가 있으며, 사람과의 어긋나고 이해되지 못하는 관계가 있다. 내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그 사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얼마까지의 인내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주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 자신의 아픔과 고통은 뒤로한 채, 타인의 감정을 먼저 살펴야 하고 이해해야 하지만 그때마다 억눌린 나의 감정과 자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내가 한 만큼 타인 역시 나를 위해 그만한 고통을 감수하며 노력해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체로 그러한 기대와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실망과 오해는 관계의 끝을 가져오기도 했다.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상처는 여러 가지이다. 매 맞아서, 말로, 눈빛으로, 생각이 달라서, 이해받지 못해서, 관습에 얽매어, 서로의 선택으로, 누군가의 마음에서 지워지고 죽어서, 외로워서, 아파서.......

 

내게 무해한 사람의 소설들은 모두 과거를 회상한다. 지나온 지금 후회와 먹먹함이 가득하고,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자유가 있다. 계속 이어지는 관계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결국 내게 무해한 사람이란 과거의 결과로 평가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누군가와 과거의 관계에서, 무해한 사람이었는지,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는지 그 사람에 의해 판단될 것이다. 현실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항상 어렵고 막막하다. 나의 최선을 다한 행동과 선택이 미래에 무해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무해하다는 말은 너무 건조하다.

 

[피조물에게서 위안을 찾지 마십시오. 수사가 되었을 때 나의 담당수사는 그렇게 말했다. 감실 앞으로 나아가세요. 하느님께 이야기하세요. 그의 말에 나는 일정 부분 동의했으며 신에게 나의 존재를 의탁하고자 했다. 신의 현존에는 분명 그가 말한 위안이 존재했다. 그런데도,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209, '고백중에서]

 

시간관리에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소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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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5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시간관리를 필요로 하는 페넬로페님에게는 안맞는 책인거 같아요. 이 책 읽으면 힐링 보다는 좀 센티멘탈해질거 같은데 😅

페넬로페 2021-11-15 19:00   좋아요 4 | URL
네, 이 책이 시간 관리와는 영 맞지 않았어요.
그대신 이 기회에 최은영작가님 책 읽게 되어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센티멘탈과 먹먹함이 동시에 오는 책이었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11-16 0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째요. 서두가 강렬하여 시간관리와 힐링이 필요한 사람이 읽을 만한 책으로 기억되겠어요 ^^;;
세상 무해한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의도치 않았는데도,
상처 주고 상처 받게 되는 것이 그냥 인생 같아요. 저도 페넬로페님처럼 자신이 없네요. ㅡㅡ

페넬로페 2021-11-16 10:42   좋아요 2 | URL
최은영 작가의 이 좋은 책에 제가 이런 서두를 붙여도 되나 고민을 했지만 있는 사실 그대로 얘기해야하니까 그냥 썼어요 ㅎㅎ
무해하다는 말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게만 살수 없으니 요즘은 마음을 비우고 나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인정을 하니 편하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사람사이에는 상처라는게 남을것 같아요^^

독서괭 2021-11-16 0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나이대는 왜 비밀인 거죠??🙄
시간관리에 최은영이라니 뭐지.. AI가 시간에 쫓기지 말고 뒤를 돌아보며 살라고 하는 걸까요..
최은영<쇼코의 미소>는 저도 재밌게 봤는데 다른 책은 못 읽어 봤네요. <내게 무해한 사람>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페넬로페님 리뷰 보니 무해하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면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페넬로페 2021-11-16 10:49   좋아요 4 | URL
저도 쇼코의 미소를 좋게 읽고 작가의 문장도 좋아해요. 이 소설이 지금 제가 읽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과도 통하는 것 같아요. 어디서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이 어렵고 힘든것은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근데 전 끝까지 무해하다는 말이 좀 건조한것 같아요. 해를 좀 입어도 좋을수도 있는것 아닌가요^^
말씀하신대로 왜 제가 나이는 비밀로 했을까요 ㅎㅎ

희선 2021-11-16 0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 볼지 모르는 사람한테는 저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딱 맞다고 할 수 없을지라도 저 기계가 추천해주는 책을 보고 책에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잖아요 저런 기계 재미있네요

‘피조물한테서 위안을 찾지 마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입니다 이 책 봤는데 그 말 그냥 넘어간 듯합니다 제가 볼 때는 모르고 나중에 저런 말도 있었구나 하네요

사람은 다 해가 없을 수 없을 듯합니다 다 상처를 주고받고 살겠지요 아니 그것만 있지 않네요 따듯한 마음도 주고받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1-11-16 10:55   좋아요 4 | URL
자주 도서관에 다니면서도 처음으로 한번 이용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담엔 모든 조건을 저와 다르게 터치해서 추천하는 책도 읽고 싶어졌어요.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마음가는 문장은 다 다르다는 것이 늘 새롭고, 전 그것이 좋아요. 사람이 다 달라야 하는거잖아요~~
희선님 말씀처럼 저 역시 해가 있고 없고가 아닌 그저 따뜻하고 선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cott 2021-11-16 1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최은영 작가가 이번에 대산 문학상 수상 하면서 가장 핫 한 작가로 부상 한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사이트에서 알고리즘으로 책 추천 받으면 10의 10은 제 취향과 다르게 나옵니다 ㅎㅎㅎ

무해한 사람,,,SNS로 의사소통 하는 시대에 타인의 마음 보다 오로지 내 안의 상태만 집중 하게 되버린것 같습니다. ^ㅅ^

페넬로페 2021-11-16 18:08   좋아요 3 | URL
아, 작가가 이번에 대산문학상 받았군요~~그 작품도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어떤식으로든 사람들은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하는데 그것이 녹록하지 않고 그 결과로 상처를 주고 받고 ㅠㅠ
그래서 점점 자신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게 좋지 않은건데도 어쩔수 없어서 안타까워요^^

서니데이 2021-11-16 1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자기계발서가 좋은데, 소설을 말해주다니.
힐링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네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6 19:53   좋아요 2 | URL
다르게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들이는 노력이 시간이고 그에 따른 기쁨이 힐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요 ㅎㅎ
서니데이님, 즐겁고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1-11-17 17: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구름이 많고 어제보다는 조금 더 기온이 내려간 날이었어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7 20:38   좋아요 4 | URL
오늘 날씨가 구름이 많아 아무래도 조금 기분이 다운되는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남은 저녁시간도 편안하시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1-11-18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능시험날이었는데, 어제보다 많이 따뜻했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1-18 23:35   좋아요 2 | URL
오늘 수능일인데 다행히 날씨가 따뜻해 좋았습니다.
서니데이님,, 오늘도 행복하셨죠!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stella.K 2021-11-19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한 번 읽어야할 것 같군요.
사람을 이해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가까이 사는 사람과 잘 지내기란 정말로 어려운 것 같더군요.
그게 부모가 됐든, 배우자가 됐든, 자식이 됐든.
그렇다고 혼자 살 수도 없고.
단지 약간 위로가 된다면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정도...?ㅋ
가까이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힘들까요.
사랑해서 결혼하면 안 되는 것 같더군요. 오히려 사랑하면 결혼하지 않는 것도
사는 방법중 하나는 아닐까 싶기도 해요.ㅋ

페넬로페 2021-11-19 19:07   좋아요 2 | URL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기대가 커서 그렇겠죠? 딸아이와도 참 삐걱대요. 사랑보다는 책임이 앞서 그런가봐요. 언제쯤 삶이 쉬워지고 가벼워질지~~
전 다음생엔 결혼하지 않을거예요.
그냥 사랑만하고 살고 싶어요^^

stella.K 2021-11-19 19:11   좋아요 2 | URL
맞아요. 연애만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이 더 잘 사는 것 같더라구요.ㅋㅋ

페크pek0501 2021-11-20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사 놓은 줄 알고 나의 계정에서 검색해 보니 안 샀네요. 푸하~~~
왜 샀다고 생각했을까요?

페넬로페 2021-11-20 13:43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럴때가 많아요.
페크님의 페이퍼에서 말씀하신대로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 접속사가 많아 고치려고 해요~~
이래저래 글쓰기가 많이 어려워요 ㅎㅎ
감사합니다♡♡
 











 






소설을 읽고, 그 소설이 너무 좋아 그런 글을 쓴 작가를 좋아하게 된다. (그녀)가 세상과 인간을 들여다보고 치열하게, 필사적으로 써낸 글들은 벌건 불꽃처럼 살아 있다. 생명이 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네이버 국어사전)일기이지만, 막상 우리들이 쓴 일기엔 개인적인 것이 별로 없다. 편안함과 솔직함이 있어야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우리는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며 끝까지 나를 내려놓지 않는다.

 

소설이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p76), 자신의 글이 어디까지 개인적일 수 있을까, 어디까지 쓰고 싶은가, 쓰고 싶은 그것은 사실 어느 정도로 개인적인가(p161~162)”라는 고민과 우려가 있는 황정은의 공적인’ <일기>는 오히려 담백하고 솔직하다, 가슴 밑바닥에서 끌어낸 자신의 아픔이 있고, 타인의 고통에도 깊숙이 들어간다. ‘누군가의 애쓰는 삶이 국경을 넘어 내 일상과도 연결된다는 그녀의 말은 지금 이 순간, 가볍게, 아무 생각 없이 내 의지와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을 생각으로 이어지게 하며 책임을 느끼게 한다.

 

[어떤 날들의 기록이고

어떤 사람의 사사로운 기록이기도 해서, 그것이 궁금하지 않은 독자들이 잘 피해갈 수 있도록 일기(日記)라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p197, 작가의 말에서]

 

황정은 작가를 좋아하는 내가 그 기록이 궁금하지 않아 피해갈 수는 없다. 이 책은 일기라는 제목답게 작가의 일상이 많이 나와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파주, 산보, 운동, 건강, 동거인과 가족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겪는 상황(코로나 시국)과 똑같아 작가와 나의 일상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느낌은 다르다. 그녀가 보는 책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혐오와 폭력의 결과와 그 우려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상을 놓지 않겠다는 투혼이다. 그리고 그 세상이 좋게 변화되기를 원하는 바램이다.

 

[산보하시나요.

산보할 시간이 있나요.

산보할 장소가 있나요.

어디 사세요.

거기선 산보, 가능합니까

이런 질문은 함부로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동거인은 말한다. 내가 모르는 남의 조건을 기웃거리는 질문일 수 있다고.-p122]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인 걷기조차도 어려운 조건과 환경이 있다. 기본적인 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환경에 순응해버리고 만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우리는 너무 쉽게 많은 것을 질문하고 판단한다. 작가가 표현한 축약이라는 단어에 많이 머물렀다. 내가 얼마나 축약된 상태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판단했는지, 누군가를 미워하고 이해하지 않았는지, 이 한 단어가 송곳처럼 나를 파고들었다.

 

독자들이 있는 공적인장소인 이 곳에 어떤 글들은 내보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부모님의 폭력적인 행동과 말들, ‘()’이라고 표현된 어릴 때의 상처와 그 아픔들에 벗어나고자 얼마나 애쓰며 살았을지 차마 안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타인의 고통을 알고자 하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들에 감동받는다. 글 쓰는 노동자의 삶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지만, 그 글쓰기를 통해 작가는 어른이 되고, 상처와 고통을 치유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니 그녀에게 계속 좋은 글을 써달라는 주문을 할 수 밖에 없다. 부담스럽겠지만 어쩔 수 없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는 인사였다. 그 이야기를 쓰는 동안 나는 내가 겪은 일이 나를 먹어치우지 않도록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게 실은 내게 필요한 일이었다는 걸 그 원고를 쓰며 알았다. p187]




 

 

 

 

 

 

 

 

 

 



'백의 그림자는 거의 40년이 된 도심 속의 전자상가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는 은교, 무재, 유곤, 여씨 아저씨의 그림자와 그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불행한 경험을 함으로써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그림자는 밤길의 동무처럼 따뜻하거나 낭만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림자는 일어서서 그들을 집요하게 따라오게 하고, 어쩌면 그림자에 이끌려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 등에 달라붙어 밀면 미는 만큼 강하게 반발하며 어차피, 어차피하고 말하며 소름 돋게 한다.

 

그림자는 검디검게 휘어져서 몸을 빈틈없이 덮고서 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압도한다. 슬픈 무재는 콩밭, 에서부터 목이 메서 칠갑산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외로운 산길에 구두 발자국을 목이 메서 부르지 못한다.

 

이때껏 신기하게만, 예쁘게만 보아온 마뜨로슈까 인형을 무재는 마뜨로슈까속에 계속 마뜨로슈까만 있기에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이고, 그처럼 공허하기 때문에 사람 사는 것하고 어딘가 닮았다고 늘 생각한다.

 

몇 년 전에 읽은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는 나에게 소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가보지 못한 세계로 데려다주는 무지개빛 자유의 여정이기보다 섬뜩하리만치 처절한 세상의 그림자를 이해시키는 도구가 되게 하였다. 여전히 세상일을 회피하고 싶은 나에게 더 인식하라고, 더 느끼라고 가르쳐주는 채찍이었다.

 

은교, 무재, 유곤, 여씨 아저씨는 서로에게 '그림자를 따라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그림자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라고 말해준다. 힘들고 가난해 궁상맞게 살고 있지만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따뜻하게 대해준다. 황정은 작가는 식상하지만 그래도 세상살이가 사람으로 인해 위로받는다고 말해주고 있다.

 

일기에도 작가의 그 따스함과 위로가 똑같이 들어 있다. 아픈 사람들을 바라보고 걱정하며,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하시라고, 평안하시라고 말해준다. 나에게 그림자를 좀 더 많이 이해시켜 준다.

 

오래간만에 이 책을 도서관 열람실에서 읽었다. 내가 가는 도서관 앞에는 트럭에 뻥튀기 과자를 가득 싣고 장사를 하는 아저씨가 늘 있다.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는 그는 차에 앉아 노래를 듣거나 의자를 내놓고 해바라기를 하며 책을 읽고 있다. 그에게 황정은 작가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작가에게도 평안하고 건강하기를 바란다.

 

[그래도 나는 자주 바란다고 말하고 믿는다고 말한다. 예컨대 당신의 건강을 바라고 사람의 선의를 믿고 굳이 희망하는 마음을 나는 믿는다. 믿어 의심치 않겠다는 믿음 말고, 희구하며 그쪽으로 움직이려는 믿음이 아직 내게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이 내게 있으니, 사는 동안엔 내가 그것을 잃지 않기를.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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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6 16: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리모두 축약 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보고 있죠
클릭으로 알아 가고 보여지는 세상
그래서 더더욱 열심히 찾아 읽고 쓰고 사유하며
매일 매일 걷는 인간, 오늘 보다 내일 더 인간 다운 호모 사피엔스로!

우리 모두 하나로 한 지점에서 연결 되어 있다는 것
황정은 작가님의 따스한 위로 같은 일기에 감동 받고
페넬로페님의 리뷰에 감동 받습니다 ^ㅅ^

페넬로페 2021-10-26 17:41   좋아요 5 | URL
네, 정말 이 축약된 세상에 어떻게든 더 나은 인간으로 살겠다는 우리들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작가들의 에세이에 언제나 감동을 받아요^^

독서괭 2021-10-26 16: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작가 책 한권도 못 읽어보고 <디디의 우산>만 갖고 있는데, 페넬로페님 리뷰 보니 빨리 읽어야겠다 싶어집니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상을 놓지 않겠다는 투혼”이라는 말씀에 더 궁금해지네요!

페넬로페 2021-10-26 17:42   좋아요 5 | URL
저도 황정은 작가님을 좋아하지만 책을 다 읽지는 못해서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해요~~
이 책 읽으며 작가의 고충이나 개인적인 고통이 느껴져 투혼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새파랑 2021-10-26 17: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이 좋아하시는 작가라니 저는 당연히 읽어봐야 겠네요 ^^ 페넬로페님께 피해갈수 없는 책이었다니 궁금해요 😆

페넬로페 2021-10-26 17:45   좋아요 5 | URL
황정은 작가의 글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읽으면 어딘가 모르게 감동적이고 힘을 얻는것 같아요.
기회 되시면 새파랑님께도 권해드리고 싶네요**

막시무스 2021-10-26 17:1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백의 그림자! 저는 작년 이맘때 절판된 이 책을 도서관서 빌려 읽었다가 소장하고 싶어서 분실신고하고 변상할까 생각도 했는데 공익을 위해 참았던 기억이!ㅎ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

페넬로페 2021-10-26 17:47   좋아요 6 | URL
백의 그림자로 황정은 작가와 처음 만났는데 그 감동이 오래가더라고요.
이 책이 절판되어 넘 아쉬워요.
공익을 위한 반납~~
아쉽지만 좋은 선택입니다 ㅎㅎ

미미 2021-10-26 1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리뷰를 보니 이 책을 안읽어 볼 수가 없네요! 많은 리뷰 올라왔었지만 이제야 찜합니다~♡ ‘내가 겪은 일이 나를 먹어치우지 않도록‘우아!( ›◡‹ )

페넬로페 2021-10-26 19:07   좋아요 5 | URL
이 책도 그렇고 작가의 소설은 약간 호불호가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저는 누군가를 보고 잊지 않고 그것을 실천하는 글이 넘 좋아요^^

mini74 2021-10-26 21: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백의 그림자는 읽어보지 못했어요. 절판이라니 내일 집앞 도서관으로 산보가야겠어요 ㅎㅎ

페넬로페 2021-10-26 21:27   좋아요 6 | URL
절판된 책도 도서관에는 거의 있는것 같더라고요~~
미니님께 좋으면 좋겠어요^^

막시무스 2021-10-26 22:16   좋아요 6 | URL
얼마전 페이퍼에 언급하신 마른 우물에 말간 달을 보실 수 있길 바래요!ㅎ

붕붕툐툐 2021-10-26 22: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따뜻한 리뷰 넘 좋아용~~ 마지말 넘 좋네요~ ‘사랑이 내게 있으니~‘ 페넬로페님도 평안하시기를!!😍

페넬로페 2021-10-27 00:37   좋아요 4 | URL
툐툐님, 따뜻하게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툐툐님도 항상 건강히시고 평안하시기를♡♡♡

페크pek0501 2021-10-30 14: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일기>가 너무 인기네요. 저도 장바구니에 담았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럼에도 우리 모두 평안하기를!!!

페넬로페 2021-10-30 16:04   좋아요 2 | URL
평소 작가의 소설이 좋아 에세이도 읽었어요~~
페크님께서도 항상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초딩 2021-10-31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주 라는 말이 그리움을 무척 자극합니다.
부천에 살 땐 그쪽으로 자주 갔었어요
지혜의 숲도 너무 좋아했고요

목적하지 않은 글 쓰기가 어쩌면 제대로된 목적을 가진 글 쓰기 같아요
쥐어짠 의도의 목적 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쓰는 글 쓰기요 :-)

백의 그림자는 그 제목처럼 그림자이지만 하얗게 제 마음에 여운을 남겨주네요 :-)
투박하고 기교없는 사랑도 예뻤어요 ㅎㅎ

페넬로페 2021-10-31 23:40   좋아요 0 | URL
파주가 작가의 글처럼 저한테는 북한과 가까운 곳으로 인식되었는데 어느곳이나 그렇지만 지금은 계속 개발된다고 들었어요~~
저도 초딩님과 같은 생각을 했어요.
백의 그림자에서 무재와 은교의 사랑이 넘 좋았어요^^

초란공 2021-10-31 1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의 그림자>는 세운상가 이야기인가봅니다. 학창시절에 전자부품 찾으러 가기도 하고 구경다니면 재밌었는데요... 불법(?) 비디오 테잎 사라고 하면서 양팔이 붙들려서 어딘가로 끌려갈뻔한 적도 있구요 ㅋㅋ <일기>도 읽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1-10-31 23:43   좋아요 1 | URL
작가의 아버지가 세운상가에서 일해서 작가도 어린시절을 그곳에서 많이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세운상가는 초란공님의 추억이 있는 곳이군요. 저한테도 한때는 종로를 많이 다녀 아주 익숙한 곳입니다~~

레삭매냐 2021-11-02 0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작가의 책은 예전에
한 번 보고 나서 딘 다음에
는 거리를 두게 되었네요.

해바라기 하면서 책 읽는
뻥튀기 아저씨, 너무 믓지신
거 아입니까 기래.

페넬로페 2021-11-02 01:01   좋아요 1 | URL
황정은 작가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강한것 같아요.
저는 약간 촌스러운듯 하면서 담백한 글들이 좋더라고요.

맹모삼천지교라고 아마 도서관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 시절, 2년 정도 대학로 부근에서 하숙을 한 적이 있다. 하숙생 멤버들의 학교는 다양했고, 그곳 가까이에 서울대학병원이 있어 서울대 본과 의대생도 몇 명 있었다. 그때 의대생과 의대생이 아닌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은 차이가 많았다. 내가 속한 비의대생 그룹은 사실 평소에 많이 놀고 시험기간에만 열심히 공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의대생들은 시종일관, 하루 종일 열심히 공부했다. 오죽하면 의대생 한 명과 같은 방을 사용하는 학생이 언제나 공부하고 있는 룸메이트와 있는 것이 답답하다 못해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대화를 하자고 부탁할 정도였다. 가까이에서 의대생의 공부를 지켜본 경험이 있는 내가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은, 그들이 공부만큼은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번씩 병원에서 친절하지 못한 의사선생님을 만났을 때, ‘그래도 당신은 공부는 열심히 했지’, 라는 생각은 해준다.

 

나쓰메 소세키 작가의 소설, 그 후를 읽다가 그만 주인공 다이스케때문에 독서 슬럼프에 빠져 버렸다. 이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계속 고민을 하다가 그만 독서의 맥이 끊어진 느낌이다. 내가 책을 읽는 목적과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고민까지 겹쳐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런 상태를 벗어나보고자 선택한 책이 의대생 공부법이다. 공부를 하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꼭 학생들에게만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정체되어 있는 상태나 지금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도 공부의 방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대생들의 공부 경험과 노하우가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공부에 대한 다른 책과 별 차이가 없다. 계획, 집중, 몰입, 효율, 암기, 자투리 시간 이용, 스터디 플래너의 중요성, 멘탈 관리등이 나와 있지만 이 단어들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공부란 정도가 있는 것이고 그 길을 가면서 각자 자신에게 맞는 좋은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남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생각하지 말라. 다들 시작 지점과 목표까지 가는 길 위에서 어디쯤에 있는지가 다르고 방해물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목표로 하는 성적까지 가는 최단거리는 저마다 다르다. 공부를 시작하거나 공부는 하고 있지만 갈피를 잡기 힘들다면, 무엇이 내 성적을 방해하는 장애물인지, 어떤 녀석을 때려잡아야 공부의 경험치를 제대로 얻을지를 먼저 생각하라. -p54]



 공부는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인데 그것을 얻기 위해서 적절한 시간을 들이는 것은 필수적이다. 나를 돌아보며 평가를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한다. 슬럼프에 빠져 있는 나와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학생들이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이런 종류의 책들은 순간 자신을 각성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다. 시간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바쁘게 느껴지는 일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낭비되는 시간이 분명 있다. 다만 그 시간을 채집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다.....우리의 몸은 습관대로 움직인다. 일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려면 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 추진력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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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09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떤 책 읽다가 옆으로 빠져 다른 데로 몇군데 들렀다가 돌아가는 경우 있어요. 이 인용문은 진리네요.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암요 그럼요 ^^

페넬로페 2021-10-09 20:05   좋아요 4 | URL
독서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겪는 경험인 것 같아요^^슬럼프가 오는 이유는 아마 시간 관리에 실패해서 그럴수도 있을것 같더라고요~~

수이 2021-10-09 20: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험을 노상 봐서 공부를 내내 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친구가 이야기하더라구요.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

페넬로페 2021-10-09 20:06   좋아요 4 | URL
정말 지겹게 공부하더라고요 ㅎㅎ
이 책은 따님에게도 도움될 것 같아요.^^

2021-10-09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09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1-10-09 2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몇달째 갖고만 있던 책인데 반갑네요ㅎㅎ 당연한 듯 하면서도 이런 책 읽으며 새삼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어 좋은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10-09 21:18   좋아요 4 | URL
미미님께서는 이 책을 갖고 계시군요.
말씀대로 이런 종류의 책의 내용은 비슷한데 막상 실천하려면 또 잘 안되더라고요. 시간의 배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새파랑 2021-10-09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이스케˝가 잘못했네요~!!
공부와 독서도 왠지 공통점이 있는것 같아요 🤔 노트에도 적혀있듯이 규칙적인 휴식이 정답일수도~!!
페넬로페님과 슬럼프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것 같아요 😊

페넬로페 2021-10-09 21:20   좋아요 4 | URL
아, 그 ‘다이스케‘ 때문에 ㅎㅎ
맞아요. 독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꾸준히 지켜나가야 잘 될 것 같아요.
이제 슬럼프에서 탈출해야겠어요^^

mini74 2021-10-09 2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슬럼프가 오면 단순노동을 합니다 ㅎㅎ 마늘도 까고 구슬 꿰서 마스크 스트랩도 만들고 김치도 담고 대추청도 만들고. ㅎㅎ 우리집 식구들은 제가 슬럼프 오는 거 좋아합니다 *^^* 페넬로페님 이 글 쓰시고 바로 탈출하신거 같은데요 *^^*

페넬로페 2021-10-09 22:05   좋아요 4 | URL
단순노동의 질도 미니님은 저보다 휠씬 더 우아하시고 품격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머리가 산뜻해지죠~~

서니데이 2021-10-09 2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다이어리 정리된 사진 괜찮네요. 나중에 이 책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는 아니지만, 시간 정리에도 도움 많이 될 것 같거든요.
스터디 플래너 종류도 검색해보고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0-10 00:06   좋아요 4 | URL
저 스터디 플래너를 보니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나를 알수 있을것 같았어요^^
시간이 알게 모르게 새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플래너를 한 번 써보고 싶더라고요^^
서니데이님, 이 밤도 행복하고 편안하시길 바래요^^
잘 자요♡♡♡

바람돌이 2021-10-10 0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군요. 이런 공부법 책까지.... ㅎㅎ
저는 지금 한강 작가님의 새책 작별하지 않는다때문에 좀 슬럼프요. 심리적 후폭풍이 거세요. ㅠ.ㅠ

페넬로페 2021-10-10 08:43   좋아요 2 | URL
공부법책은 딸아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많이 읽었는데 이렇게 저한테 필요할때도 있을줄 몰랐어요~~
한강 작가님 신작 궁금한데요.
바람돌이님, 후기 부탁해요
슬럼프의 원인을 알고 싶어요^^

페크pek0501 2021-10-10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 시간을 버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 일찍 자려고 노력 중이에요. ^*^

페넬로페 2021-10-10 16:47   좋아요 1 | URL
네, 아침을 일찍 시작하면 하루를 상쾌하고도 더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것 같아요^^
저도 조금씩 일찍 일어나도록 노력해 보려해요**

서니데이 2021-10-10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사진을 보고, 앞으로 다이어리를 조금 더 잘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잊어버리고 있다가, 다시 보니까, 생각납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0-10 21:53   좋아요 2 | URL
하하, 그러셨군요^^
저도 이 글 쓰고 그 다음날인 오늘 날씨 탓인지 축 늘어져 있어요. 남은 시간이라도 잘 보내야겠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저녁 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0-12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야. 독서의 맥이 끊겼다고 의대생 공부법 펼치는 독서가는 첨 봐요. 페넬로페님 문제해결력 진짜 참신하세요. 한 수 배웠어요. 완전 다른 접근법. ㅋ 근데 그후가 무슨 내용이길래 독서슬럼프까지 부를까요??

페넬로페 2021-10-12 08:45   좋아요 0 | URL
공부법 책이 읽고나면 곧장 잊어버려 남는게 잘 없지만 그래도 한번씩은 저를 각성시켜주고 좀 더 열심히 살 방법을 알려주어 좋더라고요~~
‘그 후‘는 좋은책인데 생각할거리가 많아 발목이 잡힌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