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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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다니고 있지만 나에게 성경은 언제나 어렵다. 성경에 있는 어떤 내용은 믿음과 연결되는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종교와 더 멀어 보여 이해가 쉽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시편에서 다윗은 절규하듯 신에게 매달리고 기도하지만, 자신의 원수들을 죽여 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인의 선민의식이 불편해 구약보다는 신약을 더 선호한다.

 

7년 동안, 연속해서 성경공부를 했다. 1년에 한편씩 성경을 집중해서 읽고 멤버들과 묵상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성경 자체가 어려웠기에, 성경 구절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 거기에 따른 묵상을 하기가 매번 고역이었다. 잘 되지 않았지만 내가 하고자 한 묵상은 과거, 현재, 미래의 나의 삶과 연관된 것이었다. ,,전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귀결되거나, 공동체에서 그만큼 봉사했으니 은혜를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아니었다. 성경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성경만이 아닌 다른 것도 충분히 가져다 표현할 수 있는 묵상을 하고 싶었다.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읽으며 뜬금없이 성경 공부했던 시절이 떠오른 것은 이 책의 문장들이 내가 원했던 묵상의 내용과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대단하지 않은 내 삶과 내 주변을 이런 글로 돌아보고 싶었다. 기준을 너무 높이 책정해 나의 모자람을 부각시키기보다 조금의 반성과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나를 다독거리며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했다.

 

일상과 세계 그 사이에서 빛나는 이야기들시리즈중 하나인 이 책은 저자가 서울의 성곽길 주변에 있는 낡고 오래된 언덕 위의 집에 살면서 느낀 것들을 담고 있다. 반려견 봉봉에 대한 사랑과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낸 과정과 슬픔에 대한 단상들, 산책, 책에 대한 얘기도 소소하게 들어있다.

 

기억의 모티프로써 장소는 언제나 각자의 추억과 공감을 가져다준다. 장소는 사람의 성질, 정체성에도 영향을 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결정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파트에만 살다가 오래 된 단독주택에 살게 된 작가가 직접 부딪히고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도 많지만, 그 장소에 있어야만 가능한 느낌들과 묵상이 가득하다.

 

[이 동네에서 집은 삶의 공간이다. 동네에서의 하루하루는 집이든 인간이든 간에 만물이 시간과 함께 서서히 마모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육체적인 노동과 시간 그리고 정성을 쏟는 돌봄을 통해서만 우리가 모든 종류의 소멸을 가까스로 지연할 수 있을 뿐이라는 진실을 내게 알려준다. 그리고 어떤 공간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장소가 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니라 오감으로 각인되는 기억들의 중첩 때문이라는 사실도.

-p.14]

 

서울 동남쪽의 끝자락에 살고 있는 나는 그동안 한적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 신도시가 계속 생겨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이기 시작하고, 덩달아 우리 동네도 리모델링이나 상가 증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느 쪽으로 산책을 가든 답답함이 느껴진다. 집이 재테크의 수단이 되고 깨끗함과 편리함이 최고가 된 서울이 싫지만 도시 생활에 맞춰진 삶의 패턴을 쉽게 바꾸지도 못한다. 저자가 사는 성곽 주변의 언덕 위의 집이 낭만적으로 보여 질지 몰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은 변화를 원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 그곳을 떠나지 못할 사람은 재개발이 늦추어지기를 바랄 것이다.

 

장소는 분명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하는데도 그것은 우연과 인연과도 연결되어 있다. 생각지도 않게 어떤 장소에 오래 살 수도 있고, 원하지 않아도 떠나야만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그곳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면서도 그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다른 많은 것들을 음미하며 산다. 사람과 세상을 향해 흐르는 따뜻한 마음의 길이 참 좋다. 작가의 그럼 마음을 내 마음에도 심어보고 싶다. 계속 변화되어 싫어지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그렇다고 훌쩍 떠날 수도 없기에 콘크리트 높은 벽 사이를 누비며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봐야겠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지 않아 사실 그 사랑에 깊숙이 들어가지는 못한다. 누군가의 반려견이 저 세상에 갔어도 난 주인의 슬픔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나의 애도는 서툴 것이다. 백수린 작가는 자신의 반려견인 봉봉을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낸 후 사람들이 보내 준 빈껍데기 같은 말이 자신에게 더 상실감을 준다고도 했다. 난 이런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무척 난감하기도 하다.

 

완벽히 공감할 수 없는 감정에 대한 애도의 표현은 당사자에게 미흡하고 텅 빈 마음을 채워주기에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위로를 건네는 애도가 더 좋은 게 아닌가? 말의 내용보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받는 것이 더 우선일 것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슬픔은 개별적이고 섬세한 감정(p.131)’이기 때문에 완벽한 공감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번번이 공감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죽음은 슬픈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그 감정을 느끼며 살고 있다.

 

내 인생에서 날 도와준 사람이 하나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진 마요. 많았어요, 도와준 사람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네 번까지 하고 나면 다 도망가요. 나아질 기미가 없는 인생, 경멸하면서... 지들이 착한 인간들인지 알았나 부지.”

 

착한 거야. 네 번이 어디야? 한 번도 안 한 인간들이 쌔고 쌨는데.”

 

드라마 나의 아저씨’ 7화에 나오는 지안과 동훈의 대화이다. 난 이 대사가 참 좋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그것이 다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건 용기를 내는 것이다. 애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소설도 그렇지만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건 비슷한 경험에 대한 표현의 찬란함일 것이다. 집과 사람, 산책길에서 사색한 생각들에 대해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문장을 이 책에서 발견하고 감탄한다. 더 들여다보아야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이만하면 됐다며 포기하는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람이 불어와 나무들을 잡아 흔들고 낙엽이 떨어져내렸다. 그 많은 낙엽은 곧장 바닥으로 떨어질 듯하다가 솟구쳐올랐고 다시 원을 그리면서 춤을 추듯 허공을 맴돌았다. 마치 죽음의 군무를 추는 새떼처럼. 쓸쓸하고 찬란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꽃가루처럼. 나는 살면서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지만 그날처럼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48]

 

몇 년 전 11월의 어느 날, 누군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씁쓸한 마음으로 산책길에 나섰다가 내가 만났던 경험을 작가는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 힘든 마음과 내가 바라보는 풍경에서 아름답고 기이한 것을 발견할 때의 전율은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인생은 항상 뭔가의 사이에 있고 그것들이 이율배반적 일 때도 있지만 작가의 말대로 살아 있는 것들 쪽(p.227)' 으로 돌리는 어쩔 수 없는 내 시선을 부끄러워하지는 말아야겠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우리는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자주 가질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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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3-06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꼬맹이가 얼마 전에
신약을 완독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랬던지요.

저도 어제 라즈 채스트의
부모님과의 이별 에세이
읽고 참 많이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내 삶의 태도에 생각해
보게 하는 글,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3-03-06 19:36   좋아요 1 | URL
몇년 전부터 레삭매냐님께서 꼬맹이라 표현하셔서 ㅎㅎ 나이를 가늠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신약성서를 완독했다니 정말 대단한데요~~

삶의 묵상과 통하는 책을 만나는 건 언제나 기쁨입니다^^
라즈 채스트의 책도 수소문 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3-03-06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보면 내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지 할 때가 있어요. 특히 에세이에서 그런걸 발견할 때가.... 그래서 작가는 다르구나 생각하기도 하고, 또 작가의 그런 표현에 위로를 받기도 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책은 사랑입니다. ^^

페넬로페 2023-03-06 23:42   좋아요 2 | URL
정말요!
그래서 작가인가봐요.
어쩜 그렇게 깊이 아름답게 표현하는지 매번 감탄해요~~
그래서 책은 사랑, 싸랑입니다^^

희선 2023-03-07 0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 슬픔은 다 알기 어렵겠죠 그게 자기 슬픔이 됐을 때 그때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기도 해요 그래도 아주 모르는 척하는 것보다는 뭔가 말하는 게 좀 낫겠습니다 말이 아니면 가까이 있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둘레가 바뀌기를 바라는 사람과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는... 없는 사람 마음을 조금 생각하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3-07 09:49   좋아요 1 | URL
뭐든지 겪어보지 않으면 완벽히 알기는 어려워요. 대충 짐작으로 알뿐이죠. 기쁨과 슬픔 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툴게나마 조금은 마음을 표현해주고 싶은데 요즘은 그것도 상대방을 생각하기에 잘 안될때가 있더라고요.
희선님 말씀처럼 없는 사람도 생각해야하는데 경제원리가 그렇지 않아 불편하고 아쉬워요^^

자목련 2023-03-07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수린의 에세이 참 좋았어요. 페널로페 님의 리뷰로 다시 만나니한 번 더 읽는 기분이에요^^

페넬로페 2023-03-07 09:51   좋아요 1 | URL
저는 두 번 다 백수린작가를 에세이로 만났는데 이제 소설을 읽어봐야겠어요.
소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레이스 2023-03-09 21:29   좋아요 1 | URL
소설도 좋아요~♡
단편집 <여름의 빌라>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3-03-10 12:40   좋아요 1 | URL
네, ‘여름의 빌라‘, 오래 전부터 읽어보려고 하는데 계속 밀려요 ㅠㅠ

2023-03-07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7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3-10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경공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교회에서 성경 1년 코스도 들어보고
그룹 성경공부를 8년 가까이하고,
특히 종편 기독교 채널에서도 방송해 주는데
역시 들으면 들을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해요.
페페님 이 책에서 성경공부 할 때가 생각나셨다니
궁금해지네요. 저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나의 아저씨‘의 그 대사 저도 기억나요.^^

페넬로페 2023-03-10 20:34   좋아요 1 | URL
성경공부 정말 어려워요.
워낙 비유가 많아 그걸 해석해야하고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고요.

페페!
좋은데요.
최근에 서재에서 저와 똑같은 닉네임을 가진 분이 활동하시는거 알고 닉네임 바꿀까도 생각중이예요 ㅎㅎ

stella.K 2023-03-10 20:47   좋아요 1 | URL
아, 모르고 계셨나봐요. 저도 똑같아서 처음엔 놀랐는데 서로 잘 쓰고 계신 것 같아서 그런가 보다했어요. 저도 스텔라님이 계시더라구요. 다행히도 그분은 한글로 쓰셔서 저랑은 다르니까 신경 안 쓰기로 했죠. 페페 마음에 드시나요? 벌써 그리 불러드리고 싶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 자제하고 있었죠. ㅋ 저도 텔라로 불러주시는 분계신데 그렇게 약칭으로 불러주는 것도 좋더라구요. 애칭같고. 앞으로 페페도 사랑해 주세요.^^

희선 2023-04-08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비에 벚꽃이 많이 떨어졌더군요 그래도 다 떨어지지 않고 남은 것도 많아요


희선
 
페넬로피아드 -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세계신화총서 2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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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학의 뿌리이자 출발점으로 간주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막상 읽어보면 당혹스럽거나 의아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진 오디세우스가 오히려 간사하고 교활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트로이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을 이끄는 두 수장인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은 전쟁의 패배로 노예로 전락한 브리세이스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운다. 브리세이스를 빼앗긴 아킬레우스는 분노로 인해 전쟁 참여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무척이나 옹졸한 영웅들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헬레네와 페넬로페에 관련된 에피소드였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맞먹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는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바람이 나서 그를 따라 가버린다. 이것은 파리스의 사과사건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결국 이로 인해 그리스연합군과 트로이는 10년 동안 전쟁을 치른다. 물론 전쟁의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호메로스는 헬레네와 파리스를 그 원인으로 내세운다.

 

그리스의 승리로 트로이가 함락되지만 헬레네에게는 어떠한 페널티도 주어지지 않는다. 헬레네로 인해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에 헬레네의 쟁취로 전쟁은 끝난다는 식이다. 헬레네의 경솔한 행동으로(사실 신들의 장난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여인들과 아이들은 노예로 끌려가지만 그녀만은 죽임을 당하지 않는다.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의 소식이 궁금해 메넬라오스를 찾아갔을 때, 밤이 되면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아무 거리낌 없이 부부의 침상으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헬레네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은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였다. 그녀는 트로이전쟁이 일어나고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까지 20년 내내 고통을 당한다. 아들이 한 살이었을 때,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 참가하러 집을 떠나고,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오디세우스의 소식이 끊기고, 그가 돌아올 가망성이 없어지자 페넬로페에게 백 명이 넘는 구혼자가 나타난다. 그 당시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했고 젊은 귀족들은 페넬로페와 결혼해 오디세우스의 권리를 얻으려했다. 여성은 내키지 않아도 남자의 구혼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페넬로페는 시아버지의 수의를 짓는다는 핑계를 대며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에 다시 그것을 풀어버리며 오디세우스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는 그런 처지에 있는 페넬로페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애트우드는 정숙한 아내의 전형으로 표상되는 페넬로페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상상으로,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솔직하고 신랄하게, 가슴이 뻥 뚫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똑같이 오디세이아를 패러디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서 조이스는, 페넬로페에 해당하는 마리온을 너무 심하게 꼬고 왜곡시킨 반면 애트우드는 현실을 바탕으로 그 가운데 여성을 중심에 둔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애트우드가 신화나 그리스 서사시에 대해 느낀 것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어 좋았다.

 

애트우드는 페넬로피아드오디세이아에서 패러디했지만 소설의 구성은 그리스 비극의 형식으로 전개했다. 페넬로페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각 장 사이에 고대 연극에서 코러스 라인에 해당하는 12시녀의 목소리를 여러 형태로 구성했다. ‘오디세이아’ 22권에서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의 구혼자들과 간통했다는 이유로 12시녀의 목에 올가미를 휘감은 채 한 줄로 매달아 죽인다. 작가는 왕비인 페넬로페와 12시녀를 교차시키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똑같이 차별받는 여성의 세계에서도 지독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여성끼리의 연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교수형을 당한 열두 명의 시녀와 페넬로페에게 화자의 역할을 맡겼다. 시녀들은 합창단이 되어 주로 두 가지 문제에 대하여 노래하거나 낭송한다. 그것은 오디세이아를 정독하고 나면 자연히 떠오르는 의문들이다. 시녀들이 교살된 까닭은 무엇인가? 페넬로페의 진짜 속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오디세이아에 실린 이야기는 물샐틈없이 논리정연하지 않다.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

-p.17, 머리말에서]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불가능한 시기에 산 페넬로페는 죽어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놓을 수가 있었다. 자신의 삶과 느낌들을 명부로 내려가서야 자기 식대로 털어 놓는다. 페넬로페는 레테의 강물을 마시고 다시 환생하는 삶을 거부한다. 새로운 생 역시 자신에게는 고달프고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안다. 불행과 고통의 규모가 더 커지고 여성의 삶이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한다. 그냥 수 천년동안 자신의 기억들을 간직하며, 한 번씩 영매를 필요로 하는 현대의 저속한 인간들을 통해 세상을 구경할 뿐이다.

 

페넬로페는 평생 사촌 언니인 헬레네를 의식하며 산다. 죽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다움을 무기로 세상을 쥐락펴락한 헬레네에 비해 자신은 모든 것이 초라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환생한 헬레네는 현대의 모든 문물을 받아들이며 아름다움을 유지시키려 한다. 헬레네는 남성과 사회가 원하는 여성성을 지키고 그것으로 안정과 쾌락을 보장받는 여성이다. 헬레네와 대조적으로 페넬로페는 그것을 거부한다. ‘오디세이아에서 벗어난 페넬로페는 페미니스트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여성에게 그러한 것은 죽은 후에야 실현되는 건지도 모르지만......

 

애트우드는 12시녀를 통해 다양한 것을 시도한다. 그녀들은 자신의 불행을 노래하고, 신세를 한탄한다. 시녀들이 출연한 인류학 강의도 있다. 달을 숭배하던 모계사회가 아버지신()을 받드는 이방인들의 침략으로 결국 남자가 권력을 잡아 가부장제가 시작되었다는 가설을 말한다. 누군가는 그러한 것이 페미니스트들의 근거 없는 헛소리라고 주장한다. 오디세우스가 겁탈당한 12시녀를 죽인 것은 그들이 허락도 없이 겁탈당했다는 것이었다.(p.211)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겁탈. 만약 오디세우스를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페넬로페가 구혼자들 중의 한 명과 결혼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13명의 여자들이 한 줄로 매달려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경쾌하고 풍자적으로, 신랄하고도 현실에 맞게 쓴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는 단숨에 읽히는 책이다. 재미도 있다.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통해 고대의 여성을 얘기하며 현대를 사는 여성의 역할을 조명해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달라졌고, 지금의 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는가? 세월이 흐른 만큼 세상은 변화되었을까? 이 책은 요즘 읽고 있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2의 성과 최근에 본 드라마 사랑의 이해와도 연결되어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

 

페넬로피아드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그리스 신화'를 읽고 난 후 읽으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교훈적 전설. 딴 여자들을 매질할 때 써먹는 회초리. 어째서 너희들은 페넬로페처럼 사려 깊고 믿음직스럽고 참을성 많은 여자가 못 되는 거냐? 그것이 정해진 대사였다. 가객들도 그랬고 이야기꾼들도 그랬다. ‘제발 나처럼 살지 마요!’ 나는 여러분의 귀에 대고 이렇게 외치고 싶다. 그렇다, 바로 당신에게! 하지만 내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면 번번이 올빼미 울음소리만 나온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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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26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이 페넬로페를 읽는군요. ㅎㅎ 페넬로페님 덕분에 애트우드가 이런 책을 썼다는 것도 알게되는군요. 그리고 책소개 보러 갔다가 신화학 총서시리즈 기획도 알게 되었는데 이런 기획도 뜻있는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3-02-26 22:38   좋아요 2 | URL
저와 저 페넬로페는 사실 출처가 다른데 이름이 같아요 ㅎㅎ
저도 서재에 올라온 글로 이 책 알게 되었어요. 책도 잘 읽히고 내용도 좋았어요.
신화학 총서 기획도 좋은 것 같아요~~
애트우드 작가님, 멋졌어요^^

바람돌이 2023-02-26 22:41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출처는 어디인지 갑자기 막 궁금합니다. ^^

페넬로페 2023-02-26 23:23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 크루즈가 아닌것은 확실합니다^^

바람돌이 2023-02-26 23:32   좋아요 3 | URL
ㅋㅋㅋ 그냥 우기세요.

꼬마요정 2023-02-27 00:1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냥 우기세요에 한 표를^^

꼬마요정 2023-02-27 0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는 믿고 보는 작가죠. 또 얼마나 가슴을 찌를지 궁금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오디세우스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마지막까지 페넬로페 시험하는 것도 말이죠. 지는 세이렌 노래도 듣고 키르케랑 7년을 살았던가요.. 칼립소랑도 썸이 있고… 혼자 바깥세계를 경험하고 페넬로페는 갇혀 있죠. 전 그런 게 너무 싫더라구요. 좋은 책 리뷰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3-02-27 08:47   좋아요 2 | URL
이번에는 많이 통쾌했어요.
저도 생각보다 오디세우스가 맘에 들지 않았어요. 세이렌을 지나갈 때 부하들은 밀랍으로 귀를 막아놓고 정작 자신은 세이렌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어쩌면 참 인간적이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오디세우스가 아마 칼립소랑 7년을 살았을거예요, ㅎㅎ
오디세이아에 대해 잘 아시니 이 책 좋아 하실 것 같아요**

희선 2023-02-27 0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서사시도 거의 남자가 쓰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거기엔 남자가 바라는 여성이 나왔겠지요 페넬로페는 더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지금 생각하니 그걸로 끝나지 않고 뒷이야기 더 있기도 하군요 그걸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페넬로페는 죽고서야 자기 말을 하다니... 페넬로페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2-27 08:53   좋아요 3 | URL
그 당시 여성의 지위가 낮았으니 문학으로 표현된 여성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지 못했으니 죽어서야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작가가 이런 것들에 대해 디테일하게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았어요. 요즘 여성들의 삶과도 많이 연관되어 있어 좋았어요^^

초원 2023-02-27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사한 리뷰를 읽고도 얹을 말이 궁상맞네요. ‘백 명이 넘는 구혼자‘와 ‘단숨에 읽히는 책‘이 인상깊었어요.페넬로페님 잘 놀다 갑니다요!

페넬로페 2023-02-27 14:29   좋아요 2 | URL
저의 글 읽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하죠!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미 2023-02-27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겁탈당한것도 억울한데 그걸로 또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던 거군요!
애트우드의 소설이란 걸 모르고 리뷰 앞쪽을 읽으면서 헬레네 또는 페넬로페의 입장을
소설로 재해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이 그런거였네요^^ 재밌을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02-27 23:28   좋아요 2 | URL
애트우드 작가가 오디세이아를 아주 세밀히 분석하고 이 작품을 쓴 듯 해요. 오디세이아를 읽고 난 후의 저의 느낌과 비슷해 좋았어요.
재미있고 신랄해서 통쾌했어요^^

서니데이 2023-02-27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트우드의 책을 읽으면 시녀이야기에서는 성경, 그리고 이 책에서는 고대 그리스 희곡에서 소재를 가져온 것 같았어요. 서양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성경과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 안에는 이야기가 많아서 소재로 쓸 수 있을 내용이 많을 거예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27 23:30   좋아요 3 | URL
이 책 읽고 시녀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더라고요. 성경을 소재로 한 책이라니 더 흥미로운데요.
서니데이님,
오늘도 잘 지내셨죠!
좋은 밤 되시길요^^

새파랑 2023-02-28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피아드는 페넬로페님을 위한 책이군요 ^^ 저 생각해보니 애트우드 책은 딱 한권 읽어봤네요 ㅎㅎ 페넬로페님을 위해 이 책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2-28 15:35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 정숙한 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ㅎㅎ

희선 2023-03-09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이 페넬로페는 아니지만 어쨌든 페넬로페가 나오기도 하는 소설을 보시고 쓴 글이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3-03-12 11:02   좋아요 0 | URL
희선님, 감사해요.
어쨌든 페넬로페입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3-03-13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3-13 23: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프루스트그래픽 -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
니콜라 라고뉴 지음, 정재곤 옮김, 니콜라 보주앙 그래픽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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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지만, 이 긴 분량의 소설을 읽는 내내 내가 잘 읽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프루스트는 수직 또는 수평으로 가필을 첨가하며 이 소설을 썼다. 분량은 1999년 갈리마르 출판사판으로 2399페이지이고, 120만개의 단어, 등장인물이 거의 2500명에 달한다. 가장 긴 문장에 931단어(소돔과 고모라 중에서)를 사용할 정도다. 시도 때도 없이 어려운 문장이 나오면 프루스트씨가 또 의식의 흐름으로 들어가시네!’라는 탄식과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작가의 문장을 읽고 나의 해석이 틀린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이 책에 관한 다른 책들도 많지만, 일단은 소설 자체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13권의 소설을 계속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상이나 해설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나 스스로 프루스트의 문장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해 잃..찾 재독을 시작하며 조금씩 연관된 책을 함께 읽기로 했다. 첫 번째로 선택된 책이 니콜라 라고뉴의 프루스트 그래픽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2022년에 출간된 이 책은 부제목 그대로 한눈에 보는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든 것이 인포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프루스트 그래픽은 고급스럽고 질 좋은 포장지에 감싸인 우아한 선물을 받고 잔뜩 기대하며 그 선물을 풀어보지만, 막상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황당하고도 허망한 느낌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주는 책이다. 유용한 내용이 별로 없어 나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씁쓸하게 웃으며 거칠게까지는 아니지만 슬그머니 내려놓게 된다. 민음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석이 워낙 좋아 이 책을 볼 필요까지는 없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다보면 그 깊이가 끝이 없어 예술뿐만 아니라, 결국 철학과 심리학까지 이르게 되는데 프루스트 그래픽에는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적어 아쉬웠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지만 뭐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쓸데없는 것도 많다. 그럼에도 프루스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재미있을 것이다. 작가의 생각이 신선하고 창의적이었다.

 


잘 그린 스케치 한 장이 장황한 담론보다 낫다

-작가의 들어가는 글

 

   


언젠가 꼭 프루스트씨를 만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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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1-31 1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글치 않아도 이 책 궁금했는데.
그런데도 별4개를 주셨네요.
책이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는데...

페넬로페 2023-01-31 14:06   좋아요 1 | URL
그냥 덕후의 소장용으로는 좋을 듯 해서요~~
책은 엄청 고급스러워요
양장본에 재질도 두꺼워요^^

미미 2023-01-31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대충 훑어본 정도지만 저도 받아보고 실망을 했던...^^;;;
담긴 내용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100주년 기념으로다가 소장하기에는 좋은 책!
민음사 주석 훌륭하죠? 저에게 주석도 재밌었던 책 탑2는 <잃.시.찾>과 <장미의 이름>이었습니다.😆

페넬로페 2023-01-31 16:12   좋아요 1 | URL
넘 높은 가격이면서 가격대비 내용에 많이 실망했어요~~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근데 저는 작가의 시도를 높이 평가하고 싶더라고요.
소장용으로는 좋은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3-01-31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를 닐거볼 용기는
선뜻 나지 않아, 그래픽(?)으로
날로 먹어 보려 했으나...

그것조차 안될 것 같다는 강렬
한 예감이 -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도즈워스
는 프루스트에 통달했더라고...
대단하네요 정말.

페넬로페 2023-01-31 17:59   좋아요 1 | URL
도즈워스에 급 관심이 갑니다.
이 책에 대한 별점을 고민했는데 참신한 시도에 호감도가 올라갔지만 내용과 구성은 영 실망입니다^^
레삭매냐님의 잃.시.찾 느낌 궁금한데 언젠가는 읽으시겠죠!

새파랑 2023-01-31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그래픽>이 페넬로페님의 시간을 잃어버리게 했군요 ㅋ
전 뭔가 집중할수 있을때에 <되찾은시간>을 읽으려고 했는데 1월에는막상 집중할 날이 없었네요 ㅋ

페넬로페님 언젠가는 프랑스에 꼭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3-01-31 18:48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1월에 많이 바쁘신 것 같습니다.
되찾은 시간은 분량이 얼마 안되어 빨리 읽으실 수 있어요, 화이팅!
프랑스, 꼭 가 볼 날이 있겠죠 ㅎㅎ

독서괭 2023-01-31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것까지?‘ 싶은 책이라니 좀 아쉽네요^^;; 이런 것까지 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페넬로페님은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하셨을텐데 얕고 넓은 정보가 담긴 모양입니다. 어휴, 잃시찾 다 읽으신 것도 대단한데 관련서적도 열심히 찾아 읽으시다니! 대단하세요!!

페넬로페 2023-01-31 18:50   좋아요 2 | URL
정말 ‘이런 것 까지?‘가 많았어요.
제가 아직 완전 프루스트씨의 덕후가 되지는 못한 듯 해요~~
잃.시.찾과 연관된 책이 엄청 많은데 책 읽을 시간이 왜이리 부족한지 모르겠어요 ㅠㅠ

그레이스 2023-01-31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어가는 말 동의하기는 한데,,, 웃음이 났습니다.
광고 카피를 보는 듯 해서.

페넬로페 2023-02-01 09:12   좋아요 1 | URL
저 말도 맞기는 하는데, 그죠! ㅎㅎ

희선 2023-02-01 0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해에 다 보시고 또 보시는군요 다른 책과 함께 보신다니 대단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사람이 2500에 이른다니 그 사람들 다 외우기 어렵겠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만나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저는 얼마 안 되겠네요 아니 그냥 아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냥 아는 사람만으로는 2500명 될지... 소설에서 만난 사람도 많으니 될 것 같네요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희선

페넬로페 2023-02-01 09:14   좋아요 2 | URL
잃.시.찾에는 예술가도 많이 등장하고 잠깐 스쳐가는 사람도 많아요.
저도 읽으면서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그렇다고 하네요~~
독서동아리에서 다시 읽게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다시 읽으니 새로운 것도 보이고 제가 그냥 지나간 것도 알게되어 좋은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3-02-01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프루스트 관련 자료를 정리한 책이군요. 자료가 정리 또는 이미지로 표시되어서 보기는 좋을 것 같은데, 찾아보니까 그래서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네요.
프루스트 관심있는 분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01 23:17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아주 고급스럽게 만들어져 있어요. 아무래도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거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가격이 좀 높은편인 것 같아요. 프루스트 작가에 관심이 많은 분이면 소장용으로 좋겠더라고요~~
날씨가 또 추워지네요.
서니데이님!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요^^

서니데이 2023-02-03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2월 시작하고 벌써 금요일이예요.
1월에도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았는데, 2월도 그럴 것만 같은 기분이 조금 듭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3-02-06 15:41   좋아요 1 | URL
2월의 둘째주가 시작되었어요.
날씨가 따뜻해져서 좋은데 미세먼지가 많아 대기가 흐려요.
서니데이님!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시고
이번 한 주도 즐겁게 보내시길요^^

서니데이 2023-02-08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이번주가 되면서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미세먼지가 조금 아쉽지만, 오늘은 조금 나은 것 같고요.
주말까지는 많이 춥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09 10:48   좋아요 1 | URL
아침에 산책 나왔는데 나올때는 조금 쌀쌀했는데 걸으니 덥네요~~봄이 오는가봐요.
서니데이님께서도 오늘 하루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요^^

페크pek0501 2023-02-09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하고 나서 제대로 내가 읽은건지 의문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깨달은 건 제가 오독을 할 때가 있다는 것, 입니다.
오독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거기서도 사유의 한 바가지를 건져 올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론은, 오독하더라도 독서는 유익하다는 것.^^

페넬로페 2023-02-09 18:12   좋아요 0 | URL
오독에 대한 페크님의 성찰이 넘 유익합니다.
읽는다는 건 항상 저에게 의미를 주는 것이군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3-02-11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 비가 왔지만, 날씨가 많이 춥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편안한 오후 되세요.^^

페넬로페 2023-02-12 10:36   좋아요 2 | URL
일교차가 크지만 그래도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봄이 근처까지 와 있는 느낌인데 그래도 복병처럼 추위가 닥쳐올 것도 같아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3-02-11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시찾 재독을 시작하셨군요! 전 마지막 2권을 읽어야 하는데 사두고 아직입니다. 저도 올해는 완독하려구요. 처음 1독은 그냥 완독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아요.ㅎ 조금 재미가 있던 권도 있고 지루한 권이 더 많았지요.ㅎ 아무튼 잃시찾 읽으려면 인내심과 프루스트에 대한 애정, 그리고 끝내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여유있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3-02-12 10:39   좋아요 1 | URL
네, 정말 1독은 읽기를 위한 읽기였던 것 같아요.
재독하니 더 좋습니다.
천천히 음미하듯 읽고 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느끼며 읽어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모나리자님의 잃.시.찾 완독, 응원합니다^^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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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091026,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라는 명료한 사실을 작가가 어떻게 풀어냈을지 많이 궁금했다. 워낙 작가의 문장이 좋아 기대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안중근으로부터 뻗어나가는 모든 것들이 저 한 문장으로 압축되기에, 작가의 글이 부연설명에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었다.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가톨릭 사제, 순종의 생각과 말, 행동이 교차되는 소설은 시종일관 담담하게 읽혔다. 나라 잃은 참담함과 백성의 고단함이 지금 우리들의 뼛속까지 각인되어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작가는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많은 자료들을 참조해 글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으로 역사적 사실을 되짚는 기회가 되었다.

 

이미 연구되고 기록된 사실들의 바탕 위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엮어내려고 애썼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인물의 내면이 두드러진다. 그것이 상상되고 각색되어 김훈 특유의 문장으로 나타난다. 한 문장에 상반된 표현들이 있어 이해하지 못해 다시 읽으면, 그곳에 더 많은 깊이와 울림이 있다. 그 시대와 대한제국의 처지를 복기할 수 있고 그것은 지금과도 연결된다.

 

 

[이토를 어떻게 해서든지 눌러야 한다는 생각이 언제부터 마음에 자리잡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확실하지 않았으나 분명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골병처럼 몸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멀리서 다가와서 넓게 퍼진 골병처럼 그것은 몸속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드러내 보일 수는 없었다.]

 

무력과 강압에 의해 나라를 잃은 백성의 마음엔 모두 일본에 항거해야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도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는 목숨을 내놓고, 누군가는 권력과 부를 얻고 조국을 배반했다. 조선과 자신, 백성의 살 길을 생각해 순순히 나라를 넘겨 준 왕이 있었다. 그 와중에 포수이자 무직인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할 명분과 계기가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토호(土豪)의 자식인 그는 동학군이 마을에 침범해 들어올 때 선봉에 서서 그들을 물리치기도 했다. 태생으로 봐서 반골(反骨)의 성향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의 것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와 리더십이 강한 기질적 영향이 더 큰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가톨릭 사제가 원한 동양의 평화는 모두 다른 것이었다. 안중근은 동양의 모든 나라들이 자주적으로 문명을 받아들이고 개화해 대등한 상태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동양의 평화라고 말한다. ‘문명은 선진에서 후진으로 흐르는 것이며 평화와 문명개화가 같은 방향임을 이토는 주장한다. 그것이 자신들의 책무이고 열복(悅服)-기쁜 마음으로 복종한다만이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한다. 가톨릭 사제의 동양 평화는 자신들의 종교가 계속 유지되며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교세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곳과는 달리 조선에서의 가톨릭 전파는 거의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폭력적이고 융통성이 없었던 조선의 신분제도에서 하늘아래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가톨릭의 교리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반면 신분제도를 고수하고자 했던 기득권층에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반역의 의미였다. 100년 동안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했지만, 왕권을 잃고 식민지의 삶을 살게 된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종교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안씨 가문의 사람들은 천주교도였고 천주교회와 밀착되어 있었다. 안중근은 내심 자신의 대의를 서양인 신부들이 인정하고 지지해주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신부인 뮈텔주교에 의해 차갑게 외면당한다. 그동안의 박해에서 겨우 벗어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교회의 틀이 안중근의 행동으로 위태로워질까 걱정된 탓이었다. 그들에게는 일본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악보다 안중근에 의해 한 사람이 죽는 악이 더 하느님의 말씀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이토는 한국 통감으로 부임한 후 서울의 여러 공공건물에 시계를 설치했다.....

이토는 시간이 제국의 공적 재산이라는 인식을 조선 사대부들에게 심어 넣으려 했으나, 시간의 공공성을 이해시킬 길이 없었다. 이토 자신이 설명의 언어를 갖추지 못하기도 했지만 시간을 계량하고 시간을 사적 내밀성의 영역에서 끌어내 공적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문명개화의 입구라고 설명을 해도 고루한 조선의 고관들은 알아듣지 못할 것이었다.]

 

일본은 철로와 위생, 공적인 관념, 문명을 통해 조선을 개화시킨 것을 그들의 업적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에서도 나왔듯이 식민지배의 역사는 어느 나라이고 비슷하다. 똑같은 시간을 부여받은 인간들이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그 시간을 이용해 앞서가는 사람들이 결국은 뒤늦은 사람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지배한다는 사실 말이다. 최근에 본 영화 올빼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나라에 8년 동안 볼모로 잡혀있던 소현 세자가 선진문물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인조가 그것을 외면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그때 우리가 선진문명을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인조는 소현 세자를 미워했다. ‘이라는 자리는 지극히 공적인 것인데도 자신의 콤플렉스와 청에 당한 원한으로 그 자리를 사적으로 바꿔버린 것이었다. 시간의 흐름과 변화의 물결에 우리는 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나라가 백성에게 해 준 것이 없지만 조국을 위해 스스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러 외로운 길을 떠난 안중근 옆에 우덕순이 있었다. ‘극빈의 하층민이었고, 남루해서 감출 것이 없었던그였지만 망설임이 없었다. 뱃속에 셋째를 임신하고 있었지만 남편을 보내야만 했던, 힘없는 조선의 여자, 김아려도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에서 일본을 돕고 동족을 팔아먹은 사람은 조선인 밀정이었다. 안중근의 장남인 분도는 흑룡강성에서 일곱 살에 죽고, 딸 현생과 아들 준생은 공적인 자리에서 아버지의 죄를 사죄했다.

 

오래 전에 관람했던 영웅뮤지컬에서 사형을 앞둔 안중근은 일본인 옥리에게 소소한 행복에 대해 얘기한다. 자신이 이토를 저격한 것이 뭔가 거창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나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가족끼리 모여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원하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자신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주어진 배경이 다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만, 최소한 타의의 의해 파괴되고 무너지는 삶만은 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안중근으로 시작된 이 소망이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얼빈을 읽으며 생각할 수 있었다. 담담하고 건조한 김훈의 문장으로 이성적이고도 냉정하게 과거와 현재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래도 순간순간 차오르는 울컥함은 어쩔 수 없었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무직이며 포수인 안중근은 약육강식하는 인간세의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안중근은 말하고 또 말한다. 안중근의 총은 그의 말과 다르지 않다.

-‘작가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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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07 17: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당시 조선에서 먼저 서구문명을 받았더라면 일본에게 쉽게 당하지는 않았겠죠? ㅋ 안중근의 역사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도 아주 재미있나봅니다 ^^

페넬로페 2023-01-07 18:26   좋아요 4 | URL
우리가 조금만 빨리 준비하고 변화했다면 그렇게 쉽게 나라를 내어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고는 있어도 대충 알기에 이번에 상황을 조금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레이스 2023-01-07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훈작가는 내면에 치중하면서 글을 쓰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리는듯 해요
안중근 평전 읽을때 저는 그가 항우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페넬로페 2023-01-07 19:00   좋아요 3 | URL
계속 읽은 소설이 식민지의 삶과 연결되었는데 일단 모국어로 읽는 것이 좋았어요 ㅋㅋ

정말 그러네요.
항우와 비슷하다는 느낌, 맞는 것 같아요^^

희선 2023-01-08 0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식구가 모여서 함께 저녁을 먹는 작은 행복... 그때는 그런 것도 잘 하지 못하는 시대였겠습니다 안중근은 조국에 묻히고 싶다고 했는데, 일본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다니... 죽어서도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08 15:23   좋아요 3 | URL
안중근열사가 묻힌 곳이 어딘지 정확하지 않아 아직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했어요 ㅠㅠ
아쉽고 미안하기도 해요.
식민시대의 삶에서 이름도 없이 죽은 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속상합니다^^

바람돌이 2023-01-08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좀더 일찍 근대문물을 받아들이고 결국 근대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냈다면 음.... 그럼 일본이나 대만을 쳐들어가지 않았을까요? 어쨋든 당시 근대화는 자본주의화와 산업혁명이고 그것의 성공은 당대에는 식민지 없이는 불가능하니까 말이죠. 그렇게 전개되는 역사? 별로 탐탁지 않을거 같아요. ㅎㅎ

페넬로페 2023-01-08 15:26   좋아요 3 | URL
저도 똑같이 그 생각을 했어요.
만약 우리가 반대의 상황이었으면 우리도 침략자의 위치에 섰을거라는거요 ㅠㅠ
그래도 역사는 그 결과로 얘기해주어 만약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네요^^

서니데이 2023-01-08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김훈 작가의 최신작이라서 그런지, 출간 전부터 많이 소개되었는데, 최근에도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에 있는 것 같네요. 설명을 듣는 것도 좋지만, 한번 읽는 것도 좋은데, 앞에 산 책들이 있어서 미뤄지고 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08 22:02   좋아요 2 | URL
안중근열사에 대한 것은 웬만큼은 다 알고 있는데 김훈 작가가 어떻게 썼을지 많이 궁금했어요.
읽을 때 마음이 복잡했지만 잘 읽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도 하루가 거의 가고 있네요.
서니데이님!
편한 밤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1-09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옛날엔 미친 듯 김훈 작가님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게된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하얼빈 이 책은 좀 읽어보고 싶더군요.
페넬로페님도 좋게 읽으셨군요?^^

페넬로페 2023-01-09 00:16   좋아요 2 | URL
저는 김훈작가의 ‘자전거 여행‘ 에서 그 문장에 반해 여지껏 계속 읽고 있어요.
나이 드셔서 그런지 매섭고 날카로운 느낌은 좀 빠졌는데 담담히 읽혀 좋았던 것 같아요.
계속 안중근의사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물감 2023-01-10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리뷰에서 품격이 느껴집니다 ㅎㅎ
저한테는 김훈 작가의 문체가 좀 많이 버거워요. 작품 자체로도 다 그렇지만...
그런데, 예전같은 날카로움이 줄었다고 하시니 또 궁금해지네요~

페넬로페 2023-01-10 12:38   좋아요 2 | URL
물감님!
품격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덥석 받겠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어 작가의 문장이 더 쉽게 보였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약간 순한 맛은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의 문장은 호불호가 나뉘지만 저는 모국어를 읽는 기쁨을 느끼기에 좋아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1-11 0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중근의 평화는 보편의 행복을 위한 지향점이되 약소국의 입장이 반영된 면이 있고 카톨릭의 평화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여 강대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서구열강의 입장을 대변하는 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평화‘라는 가치를 중요시했다면 이토의 평화는 수단이자 구실이었을 뿐, 심지어 당시 일본사람들의 행복과도 무관한 점령자이자 지배층/권력자의 궤변에 다름이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토란 사람은 명치유신의 주역들이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들의 심부름꾼 정도의 수준이었다고도 평가되는 그다시 변변하지 못했던 사람인데 주역들이 거의 다 일찍 죽는 바람에 실제로 유신정부가 자리를 잡고 밖으로 뻗어갈 시점에는 원로가 되어버렸다고도 합니다.

권총으로 정확하게 이토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명사수이자 담대하기 이를데 없는 멋진 장부였을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01-11 08:37   좋아요 1 | URL
평화라는 단어 속에 각자 품고 있는 생각이 달라 이해충돌이 일어나고 그건 지금도 계속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ㅠㅠ

레삭매냐 2023-01-12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대기 중인데,
여름을 지나 겨울인데도 여전
히 계속해서 모든 책들이 대출
중이네요 그것 참.

페넬로페 2023-01-12 16:19   좋아요 0 | URL
요즘 책 사는것 자제하려고 저도 도서관에 검색해서 찾아봤는데 역시나 대기자가 많았습니다.
김훈 작가의 소설이라 관심이 많겠지만 아무래도 안중근 의사의 스토리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3-02-07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08 10:1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2-07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3-02-08 10: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봄이 오는 가봐요~~마음이 설레요**

희선 2023-02-08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2-08 10:14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배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가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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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인생이나, 어떤 남녀의 사랑을 누군가에게 들려줄 때, 설명이 길어질수록 그것은 불행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삶은 완벽히 독자적인 것은 없고 무수한 관계와 배경에 의해 수동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중에서도 더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도 있다. 불합리한 인습아래 더구나 식민지의 국민으로 살아가야함으로써 겪어야 할 일상은 혼란스럽다.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이러한 시대에 놓여있는 인간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배반1899년과 1950년대 초반,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술탄국에서의 두 사랑이 주축이 되는 내용이다. 그 사랑은 연결되어 있고 거기에 들어있는 이해관계는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다 다르다. 소설 챕터마다 붙여진 제목이 사람 이름이라서 각자의 정체성과 성격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결국은 시대와 상황에 의해 개인의 삶이 매몰되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까웠다. 읽는 내내 먹먹하고도 슬픈 느낌을 받았다.

 

잔지바르섬은 인도양의 무심이라는 계절풍을 통해 인도인, 아랍인들이 들어와 그들이 경제력을 장악한 곳이었다. 원주민들은 노예로 수없이 팔려나가고 그곳에서 하층민으로 살아간다. 16세기 초에서 18세기 초까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오만의 지배를 받는다. 19세기 중반 독일이 들어와 그곳을 점령하지만 곧 영국이 침범한다. 독일과 영국은 아프리카에서 싸우고 (소설 그 후의 삶의 배경이다)영국이 승리한다.

 

이 소설의 시작인 1899년은 독일과 영국이 동아프리카를 양분한 상태이고 잔지바르 술탄국은 영국의 보호령이 된다. 영국인 관리(군수)가 그곳을 관리하고 내륙에서는 영국인이 관리인이 되어 플랜테이션 농장을 운영한다. ‘압둘라자크 구르나1948년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났고, 독립 직후 잔지바르 혁명이 일어났을 때 영국으로 망명한다.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서 학생들은 가르치며 글을 계속 써오고 있다. 구르나의 소설 배경이 거의 잔지바르나 아프리카이기에 어느 정도는 아프리카, 특히 동아프리카에 대해 알고 있으면 좋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매일을 그렇고 그렇게, 일상을 되풀이하며 살던 곳에 다 죽어가는 음중구(유럽인)가 쓰러져있고, 그를 구한 하사날리의 얘기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운은 우연과는 달라서 가장 뜻밖의 사건도 어떤 의도를 충족한다(p.10)'는 소설속의 문장으로 이 운이 가져다줄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결과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예상할 수는 있다. 동양 학자이자 학예연구원인 영국인 마틴 피어스는 그렇게 그 마을에 나타났고 하사날리의 누나인 레하나와 사랑에 빠진다. 그곳의 사람들은 인습에 갇혀있다. 카페에 앉아 수다 떠는 사람들에 의해 살이 덧붙여지고 숙성된 가십에 오르내리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부모가 죽었을 때 친척들이 나타나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면 그것을 뿌리치지 못한다. 특히 여자에게 주어진 조건은 더 가혹하고 어이없다. 그래서 레하나와 피어스의 사랑은 험난하고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부모가 죽고 스물두 살이 될 때까지 아직 결혼하지 못한 레하나는 동생 하사날리가 돌봐야 할 의무이자 누군가에 의해 명예가 떨어질까 걱정하는 대상이 된다. 유부남이나 친척들도 언제든 레하나에게 청혼할 수 있고, 그것을 거절할 명분은 별로 없다. 쿠란을 배우는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레하나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학교를 갈 수 없고 오직 결혼을 통해서만 자신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예순 살의 압달라는 어쩌면 섹스할 여자를 원해서 청혼했는지도 몰랐다. 거리의 여자를 돈 주고 사는 치욕스러운 짓을 하기에는 그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해했다. 나이 지긋한 아랍 남자들은 그런 결혼으로 자신의 독실함을 과시했다....이 모든 것이 육욕과 탐욕이 아니라 독실함과 인망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졌다.

-p.111]

 

그런 결혼이 싫은 레하나는 무심을 통해 들어 온 장사꾼 아자드와 결혼하지만 그 역시 잠시 머물다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하고자 하는 레하나는 피어스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동거하기 시작한다. 온갖 인습으로 옭아매어 여자를 통제하는 곳에서 유럽인, 그것도 자신들을 지배하러 들어온 사람과 동거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용납하지 못한다. 레하나는 피어스 사이에서 딸을 낳고, 그 딸은 자밀라를 낳는다. 아민은 이혼녀인 자밀라를 사랑하지만 그녀 집안의 이력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국인 관리인(군수)인 프레더릭과 플랜테이션 농장 관리인인 버턴의 대화는 식민 사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아니었으면 아프리카는 스스로 소멸되었을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프레더릭은 원주민을 감시하고 그들이 서서히 복종과 체계적 노동을 받아들이도록 인도해야 할 책임(p.121)이 있다고 한다. 반면 버턴은 공적인 집무를 반대하고 유럽인이 많이 들어와 정착해야 된다고 한다. 유럽인 정착민은 아프리카를 제 2의 아메리카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수많은 원주민들이 가혹하게 살해당하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비 문명화되어 있고 야만적이기에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들이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착취해서 가져간 것들에 대한 감사는 없다.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철도를 건설하고, 불합리한 인습을 타파해줌으로써 은혜를 베풀고 자신들이 아니면 이 대륙은 영원히 원시적으로만 살 것이라 생각한다.

 

[마틴은 유럽인과 깜둥이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지치지도 않고 반복되는 것을 말없이 듣고 있었다. 이제 깜둥이란 단어는 그들이 굴복시켜 지배하게 된 누구나를 의미하게 되었다. 영국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프랑스인과 네덜란드인, 심지어는 지배하거나 즉각적인 멸망을 선언할 식민지가 없는 폴란드인이나 스웨덴인도 마찬가지였다.

-p.124]

 

만약 아프리카에 유럽인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종족과 문명화되지 못한 그들에게 유럽은 정말 구세주였을까? 유럽인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들 스스로 발전해 내전과 독재, 기아가 없는 곳이 되었을까? 식민지의 삶을 경험한 우리에게도 이 문제들은 비슷한 의미로 와 닿는다. 그것은 망명자이며 이방인으로 아프리카 바깥에서 산 작가 구르나가 평생에 걸쳐 풀어낼 문제이기도 했을 것이다. 오만 방자하고 당당하게 아프리카에 들어와 수많은 원주민을 살해하고 나라의 국경을 임의적으로 바꾸어버리고 그들의 삶을 앗아간 유럽은 종잇조각에 불과한 일련의 조약들과 계약들을 남긴 채(p.213) 갑자기 어이없게 아프리카에서 줄행랑쳐버린다. 아무도 독립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럽 정부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혼란만이 존재했다. 쿠데타, 살인, 추방, 난민, 독재, 경멸, 부당함 등을 느끼며 다시 견디며 체념하고 받아들이고 어쩔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원주민의 삶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민의 동생 라시드는 영국으로 유학을 왔지만 잔지바르혁명(말이 혁명이지 사실은 쿠데타이다.)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부모와 형제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자신은 영국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견딜만해지고 나름 잘 살게 된다. 고국과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의식에 시달리지만 자신이 돌아가서 할 일은 별로 없기에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라시드는 아민이 보내준 아민과 자밀라의 사랑에 대한 글을 읽고 그들에게 돌아갈 결심을 한다. 정치와 사람과 사랑 사이에서 일어난 배반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 라시드가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돌아가야만 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네 편이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2022년에 출간되었다. 그 전에는 전혀 이 작가에 대해 몰랐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이유로 낙원을 먼저 읽게 되었다. 그 뒤로 바닷가에서’, ‘그 후의 삶’, ‘배반을 연속해서 읽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는 것이 쉽지 않은데도 구르나의 작품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은 정말 매력적이다. 읽기 쉽고 다큐멘터리처럼 소설 속에 캐릭터와 사건이 자세하게 담겨있음에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역사와 정치,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것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고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이 소설들은 또한 우리에게 생소했던 동아프리카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다.

 

얼마 전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탄자니아와 잔지바르 여행이 방영되었다. 언니와 함께 시청했는데 나레이터가 그곳에 대한 멘트를 하기도 전에 내가 탄자니아와 잔지바르에 대한 역사, 인종, 종교, 문화에 대한 얘기를 언니에게 술술 들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을 꼭 읽어보라고도 했다. 문학의 힘이 이런 게 아닌가 한다. 글을 읽음으로써 그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내 머리와 심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것 말이다.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나에게 그런 감동과 행복을 주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 파리다와 아민과 우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자밀라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히 얽매는 가에 관한 것이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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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29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꼭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잔지바르에 대한 모종의 로망이 있습니다. 알프레트 안더쉬가 쓴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를 읽은 후에 ‘잔지바르‘라는 지명만 나오면 그만 마음이 찌르르르.... 해지는 겁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2-12-29 21:21   좋아요 3 | URL
아! 그런 로망이 있으시군요.
알프레드 안더쉬 작가 처음 들어봐요.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에 별 다섯 주셨네요.
저도 그 책을 꼭 읽어보겠습니다.
잔지바르에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서니데이 2022-12-29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명 문학상 수상작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도 국내에 번역 소개되는 책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르고 있었는데, 좋은 작가를 만나기도 하지만, 가끔 유명하지만 잘 맞지 않는 작가도 있긴 해요. 여러권 사도 괜찮은 책이 적을 때도 있고요. 그러니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행운일 수도 있겠어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29 23:06   좋아요 3 | URL
네, 정말요!
아무리 좋은 상을 받아도 안 읽히는 책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구르나 작가의 책은 정말 좋았어요. 잘 읽히면서도 의미가 많았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행복한 연말 보내셔요**

그레이스 2022-12-30 0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배반 리뷰쓰고 있는 중이라 ,,,, 나중에 읽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2-30 08:35   좋아요 3 | URL
네, 기대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2-30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니와 함께 시청하다가 설명해줄 수 있는 힘!!
그 경지에 이른 페넬로페님!!
서울대 페넬로페님도??ㅋㅋㅋ
구르나 작가님 세계관도 좀 멋있더라구요?
내년엔 꼭 도전하고 싶어요^^
읽고 나면 페넬로페님의 리뷰 더 크게 와 닿을 것 같아요. 좀만 기다려주세요^^;;;

페넬로페 2022-12-30 11:15   좋아요 3 | URL
구르나 작가 책 네 편을 연달아 읽은 덕분에 그저 그런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ㅎㅎ
내년에 책나무님께 좋은 느낌 주는 책이면 좋겠어요^^
기다릴께요^^

새파랑 2022-12-30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품은 다 읽으신거네요. 페넬로페님은 진정한 구르나 마니아!
전 어제부터 <낙원> 읽고 있어요 ^^

페넬로페님의 구르나 책 순위가 궁금합니다~!!

페넬로페 2022-12-30 11:17   좋아요 4 | URL
출판된 책은 다 읽었어요. 새 책이 나오면 더 읽을지는 고민이예요.
저도 낙원을 맨 처음 읽었는데 그때 느낌이 기억나네요.
고민해봤는데 저는 ‘그후의 삶‘이 젤 좋았던 것 같아요^^

미미 2022-12-30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문학의 힘!‘ 그 여운이 페넬로페님 글에 가득 담겼네요.
아프리카에 관한 소설적 다큐처럼 느껴집니다.^^*

페넬로페 2022-12-30 11:19   좋아요 4 | URL
좋은 소설을 읽으면 매번 가슴이 벅차 계속 소설만 들여다봐요 ㅎㅎ
미미님처럼 다양한 책읽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구르나의 소설로 많은 걸 새로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mini74 2022-12-30 2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 머리와 심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것이란 문장이 와닿아요 페넬로페님. 다시 책을 읽고 싶게 하고 결국 책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 ㅎㅎ 2023년엔 페넬로페님이 젤 좋으셨다는 그후의 삶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페넬로페님 연말 즐겁게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12-30 20:42   좋아요 2 | URL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미니님의 글로 올 한해 풍성했어요. 2023년도 좋은 글과 알라디너 티비 부탁드려요^^

stella.K 2022-12-31 14: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올해도 저의 누추한 서재에 놀러와 주셔서 고마워요.
내년에도 종종 뵈어요.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소서.^^

페넬로페 2022-12-31 17:03   좋아요 3 | URL
스텔라님!
무슨 그런 말씀을요.
언제나 지혜롭게 빛나는 스텔라님의 서재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내년엔 더 자주 놀러 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어머님과 함께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_

서니데이 2022-12-31 17: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3-01-01 02:4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언제나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2023년 바라는 일 다 이루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서곡 2022-12-31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내일부터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1-01 02:43   좋아요 2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올해에도 건강 관리 잘해서 열심히 독서하겠습니다^^

희선 2023-01-01 0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 보시다가 탄자니아와 잔지바르 이야기를 하시다니 멋지네요 페넬로페 님 언니도 즐겁게 페넬로페 님 이야기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유럽 사람이 아프리카를 이상하게 만들고 거기를 떠난 게 거기 사는 사람을 더 혼란스럽게 했겠습니다 서로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면 좋았겠지만, 그건 쉽지 않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01 02:47   좋아요 3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니 자연히 동아프리카에 대해 검색도 해보고, 소설 속에서도 그곳에 대해 잘 나타나있어 저절로 많이 배웠어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준 고통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그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서니데이 2023-01-06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07 18: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3-01-07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01-07 18:29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바라는 일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요^^

희선 2023-01-08 0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얼마전에 도서관에 갔더니 이 책이 보이더군요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1-08 15:44   좋아요 0 | URL
희선님, 감사해요.
기회되시면 이 책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thkang1001 2023-01-08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남은 휴일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1-10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바닷가에서‘를 구매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왕은철 번역의 낙원을 먼저 사 봐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이럴 땐 분량이 적은 걸로 먼저 사 봐야 할까요?

페넬로페 2023-01-10 18:38   좋아요 1 | URL
구르나의 책중 가장 시대적 배경이 빠른것이 ‘낙원‘이예요~~
근데 낙원과 바닷가에서는 조금 결이 달라 순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구르나 소설은 분량이 비슷하지 않나요? ㅎㅎ
잘 읽혀서 분량이 좀 많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