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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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ㅡ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폴더폰의 형식으로 핸드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을때
ㅡ그때는 거의 공짜폰을 받았다.ㅡ
언니네 가족들과 오빠네 아이(조카)들을 데리고
8월15일 광복절에 캐러비안 베이로 놀러갔었다.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하고 그곳에 갔는데
이미 그곳의 모든 매표소 앞에는 줄이 끝간데 없이
늘어져 있었다.
그땐 그랬다.
직접 가서 입장권을 사야했다.
방송에서는 곧 입장을 마감한다고 하고
우리는 급한 마음에 흩어져 입장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계속 통화를 하며 사태를 관망했는데
드디어 형부가 입장권을 구입했다고 그쪽으로
오라고 해서 우리는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고
재밌게 하루를 보내고 왔다.
그 때 핸드폰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언제 어디서나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었던 그 당시의 폴더폰!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흘러
ㅡ세월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무색하게
너무 빠른 시간에 세상이 또 바뀌어
이제는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었다.
아예 헨드폰에 컴퓨터가 옮겨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연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인 ‘포노 사피엔스가 등장한다.

2007년 아이폰의 탄생으로 세계 인구의 40%인 36억명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세상이 혁명을 일으키고 있고
이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문명, 소비, 산업, 비즈니스,
생각, 직업, 인재, 소통등 모든 것이 바뀌고 있으며
이것을 받아들이고 선점해야만 미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주장한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지만 세상은 기성세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적이 역사적으로 거의 없고 언제나 새로운 세대의 선택에 따라 변화되어야하고 지금이 바로 문명의 교체시기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의견이 매우 확실하다.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포노 사피엔스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걸 보면 어쩌면 우리가 맞닥뜨린 지금 이 시대의 당면 과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 세상의 변화에 의해
인생의 꽉 찬 중반기에
포노 사피엔스로 전환해야 하는 나!
그리고 신인류인 포노 사피엔스를 받아들이고
그들과 소통해야 하는 나!!
과연 전환되어질 수 있고
그들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이 책에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셀럽 ‘대도서관‘을 소개한다.
평소 유튜브는 거의 음악듣기만을 이용하는 내가
그 대도서관을 클릭해보았다.
아, 이 남자의 경망스러움이 너무 싫다.
그런데 대다수의 인기있는 유튜버들은 이런 사람들이 아닌가 말이다.
이런걸 좋아하는 포노 사피엔스!!

‘내 상식의 교체‘
상식을 바꿔야 하는건 엄청나게 어렵고 불편한 일이지만 그래도 동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포노 사피엔스의 눈높이에 맞추라고 저자는 말한다.
포노 사피엔스가 되는건 상식의 교체와 더불어
패턴의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같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많은 귀찮음이 따르겠지만
그래도 그 이후의 스마트한 삶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선사해주기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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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9-10-10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삐삐시절엔 폰만 있어도 편했고 이젠 어지간한 PC보다도 비싼 물건이 됐네요. 처음에 폰을 갖고 꽤나 으쓱하던 기억이 납니다. 확실한 건 길치도 늘고 기억하는 머리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전화번호 같은건 기억못해요.ㅎㅎ 맞춰야 하지만 갖고 있던 능력치가 줄어드는 건 좀 싫습니다.ㅎ

페넬로페 2019-10-10 07:47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그런거 같아요^^
경제적인 시각에서만 보는 저자의 관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지만 그 부작용을 깡그리 무시했다는게 아쉽더라구요**
 
이솝 우화
이솝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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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은 그리스어 이름 ‘아이소포스‘ 의 영어식 이름이며 노예 출신이다.
우화는 냉혹한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경향이 강한 까닭에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쉬워 예부터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애호되던 문학 장르이다.
삶과 결부된 직접적인 교훈과 신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솝 우화‘는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독교의 성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 된 것 같다.
ㅡ옮긴이 서문 중에서

어릴 적 부모님께서 사주신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을
닳고 닳도록 읽었는데 거기에 ‘이솝 우화‘ 가 있었다.
그 짧은 얘기는 일단 재미있었다.
그때 그 글들을 읽으며 그 글에 담겨있는 교훈을
생각하지는 않았을거다.
그저 동물들이 엮어내는 에피소드의 기발함에
감탄했고 선하지 않거나 욕심부리는 동물들은 가차없이 불행에 빠지는게 무지 통쾌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다
재미있었다.

원전으로 읽는 ‘이솝 우화‘ 는 고대 그리스 문학의 대가
천병희씨의 번역이고 짧은 이야기마다 교훈이 담겨 있다. 이 교훈 역시 빠짐없이 그리스 원전에서 옮겼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이솝 우화‘
왜이리 재미가 없지??
그 어떤 것을 봐도 가슴이 잘 뛰지 않고
권선징악을 믿고 싶지만 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이미 속물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일단 탓해본다.
책은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있는것 하나라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그래도 요즘의 세상살이를 돌아보면
다시 힘이 빠진다.

‘이솝 우화‘ 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분되는데
내 마음에 든 것을 몇 개로 묶어보았다.

*위트있는 반전이 있는 문장;
ㅡ14(고양이와 닭들), 52(반 백의 남자와 작은 마누라들), 87(노파와 의사), 96(웅변가 데마데스)
97(디오게네스와 대머리)

*인간사 새옹지마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쾌청한 날씨 뒤에는
반드시 폭풍이 분다는 것을 명심하자;
ㅡ23(돌을 잡는 어부들), 142(말과 전사)

*내로남불 하지 말자.
남의 허물을 들추어 내면서 내 허물은 보지 못한다.
겸손 하자;
ㅡ48(개미에게 물린 남자와 헤르메스), 124(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와 아테나와 비난), 232(램프)
329(두 개의 자루)

*자포자기 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며
그런 다음에 신에게 구원을 청해야 한다;
ㅡ53(난파당한 사람), 72(소몰이꾼과 헤라클레스)

*화를 내지 말고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너그럽게 대한다;
ㅡ58(사람과 여우), 89(여주인과 하녀들)
234(벌들과 제우스)

*정의와 공정;
195(사자의 왕권)

*진실:
230(배부른 늑대와 양), 259(나그네와 참말)

*대다수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
앗!!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였어;
73(북풍과 해), 86(농부의 자식들이 반목하다)
318(장난치는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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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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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난 확실하게 대답을 못할것 같다.
행복하기도 하고
행복하지 않기도 하고.

행복!!
하루에도 수 십 번 되뇌이는 이 말.
생일축하카드에도, sns 안부에도 행복하시라는
덕담을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의 행복을 체크하는데는
무심하고 게으르다.

최인철교수의 ‘굿라이프‘ 는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굿라이프를 위한 삶의 기술,
의미있고 품격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여러가지 연구와 실험을 토대로 얘기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행복에 대한 정리를 해볼 수 있어 좋았다.
행복은 조건보다는 행복의 경험자체가 더 중요하며,
어디선가 파랑새가 나타나 나에게 행복을 거져다주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2가지이다.
1.심리주의자 기술;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마음의 기술
2.환경주의자의 기술; 마음의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애초부터 쉽게 행복을 경험할 수있는
‘상황‘ 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때껏 난 1번으로 산 것 같다.
자기통제와 당위로 이루어진 삶.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강한 정신으로
흔들리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살자고 다짐했다.
나의 멘탈이 흔들리고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다시 마음 다잡고 자존감 높이려고 발버둥치고.
그러나 그런 삶은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걸
요즘에 와서 깨닫는다.
나의 마음은 강철이 아니라
상처받기 싶고 주위의 것들에 초월하기 어렵고
어느정도는 물질도 중요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2번으로 살고싶다.
부정적인 사건과 경험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사건과 경험을 늘이고자 한다.
작가는 애초부터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처음부터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처음부터
즐거운 일을 하라고 한다.
행복한 사람들의 ‘마음의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배우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기적이지 않은
지혜롭고 영리한 나의 행복 찾기를 시작하며
굿라이프를 위해 삶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자 한다.
행복만을 따로 누리려고 하지 않고
기쁨,고통,보람,의미,즐거움,발전과 함께 있는
일상의 행복 만들기를 하겠다.

*행복의 본질을 쾌족으로 이해하자
쾌족이란 남의 시선과 기대에 연연하지 않고
내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는 삶의 자세이다.

*행복한 감정이란 외따로 존재하는 개별적 감정이 아니라 우리를 기분좋게 하는 다양한 감정 모두를
지칭한다.

*행복은 철저히 일상적이다.

*행복은 내 안에 무엇인가가 있는 상태,
관심 있는 것 하나쯤 담고 사는 삶이다.

*행복은 고통의 완벽한 부재를 뜻하지 않는다.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는 자세이다.

* [행복을 위한 11가지 활동]
명상하기
운동하기
친절 베풀기
자신에게 중요한 목표 추구하기
감사 표현 하기
낙관적 마음 갖기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기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기
스트레스를 이기는 효과적 전략들을 사용하기
타인과 비교하지 않기

*남들과 경쟁하지 않는 행복을 향한 노력.
제자리로 돌아온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긍정할 줄 아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비교‘다.
번면에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관계‘다.

* [품격 있는 삶]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
여행의 가치를 아는 삶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을 모두 아는 삶
냉소적이지 않는 삶
질투하지 않는 삶
한결같이 노력하는 삶
"내 그럴줄 알았지" 라는 유혹을 이겨내는 삶
가정이 아름다운 삶
죽음을 인식하며 사는 삶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은 삶

*굿라이프는 의미가 가득한 삶이다.
의미는 우리 삶에 질서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준다.

굿라이프란 쾌락과 의미를
균형있게 추구하는 삶이다.

굿라이프란 좋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이다.
좋은 일이란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주는 일이다.

* [굿라이프 10계명]
좋은 기분
좋은 펑가
좋은 의미

좋은 사람
좋은 돈
좋은 일
좋은 시간
좋은 건강
좋은 자기
좋은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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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9-11 1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 갖고 읽은 책입니다. 실험과 연구의 결과가 나와 있는 책이 저는 흥미롭더군요.

페넬로페 2019-09-11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자신의 데이터로 쓴 글이라 더 신뢰가 갔습니다.
페크님!!
오늘 하루도 굿라이프를 위해**

카알벨루치 2019-09-1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다가 반납했는데 다시 빌릴까요 ㅎㅎ

페넬로페 2019-09-11 15:15   좋아요 1 | URL
도서관에서 빌려읽기 딱입니다.
저도 빌려 읽었어요**

카알벨루치 2019-09-11 15:17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생각나면 빌려읽지요 명절연휴 잘 쉬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19-09-11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기분 좋은 연휴 되세요.^^

페넬로페 2019-09-11 20: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께서도 어머니와 함께(항상 엄마를 언급하셔서요) 즐겁고 행복한 추석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초딩 2019-09-12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펠로님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페넬로페 2019-09-12 19:29   좋아요 0 | URL
초딩님!!
감사합니다^^
초딩님께서도 풍성하고 기쁜 추석연휴 보내세요**
 
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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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영하의 ‘빛의 제국‘은
21년간 북한에서 살다가 남한으로 와 또 그 만큼을
산 남자,간첩 김기영이 북으로부터 귀환하라는 호출명령을 받고 하루동안 벌어지는 일을 나타낸 소설이다.

정확하게 몇년도인지는 모르지만 출간된 당시에
이 소설을 읽었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그때 난 무엇을 느꼈을까?
그 당시 김영하의 소설은 나오는대로 거의 다 읽었다.
빛의 제국은 하루동안 일어나는 일을 서술한 설정에
흥미를 가지고 그냥 읽었던 것 같다.
인물에 대한 이해나 깊이가 없는 상태로 말이다.

그리고 다시 읽은 ‘빛의 제국‘!!
일단은
유키 구라모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모던 타임즈
동방불패
LA폭동
아마츄어 무선통신ㅡHAM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비틀즈,휴거,Y2k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
영웅본색
9.11테러
이러한 단어들에 향수를 느끼며 그때의 상황들이
생각나며 세월의 흐름을 인식한다.

자신이 뭔가를 많이 안다는 듯
여기저기에 이러저러한 것을 갖다 붙인
작가의 문장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김영하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영특한 기지에 감탄도 한다.

한번도 두통을 앓아본 적이 없는 주인공,김기영이
두통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듯이
이제부터 주어지는 기영의 삶이 두통없이는
살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트루먼 쇼보다 더 불행한 그가
왜이리 나에게 빙의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삶이
행복과 환희보다는
그저 그렇게 펼쳐질 것 같다는 느낌이
김기영의 삶과 닮아있다.
또한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신산하고 허무함에 슬픔을 느낀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에
모티브를 둔 이 소설은
빛과 어둠에 바탕을 둔 인간의 삶을 표현하며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우리를 섬뜩하게 나타낸다.
이 빛의 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생각해봐야겠다.

*‘너무 일찍 도착한 향수‘

*그는 ‘옮겨다 심은 사람‘ 이었으므로 적응이야말로
최우선의 과제였다. 변화를 가부하거나 방기할
자신감과 베짱이 있을리 없었다. 그것은 이곳에서
태어나 살아온, 원주민들의 특권이었다.

*모든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연료통 밑바닥에
가라앉은 몇 방울의 냉소를 연료삼아 겨우 굴러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권태가 걸음걸음 바짓자락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그는 운명을
잊고 있었지만 운명은 그를 잊지 않고 있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돼.
그 선택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된 거야.
그게 인간이 시간 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야.
과거로 돌아가 아주 사소한 거 하나만 바꿔도
이 세상은,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은
존재할 수가 없게 되는거야.

*끔찍했던 어떤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것.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 혹시 그런게 인생이 아닐까.

*지금까지 난 인간들이 상당히 추상적인 고민들을
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인생, 운명, 정치 뭐 이런 것......
그런데 오늘 보니 다들 살아남기 위해,
오직 살아남기 위해 미친 듯이들 사는 것 같아.
왜 나만 그걸 몰랐을까?

*몸 속의 피가 걸쭉한 죽처럼 천천히 흐르는 환상에
잠깐 사로잡혔다. 심한 무력감이 젖은 옷처럼
살갗에 들러붙었다. 성을 찾아나서는 측량기사
K처럼, 도대체 어디와 어떻게 싸워야 할지 알 수 없었고 그 종착역이 어디일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시작일 것이다.
여기서 한 번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카프카의 인물들처럼 그 어떤
복잡한 폐쇄회로로 속을 분주히, 그러나 반복적으로
오가면서, 자신에게는 절박한 비극이 타인에게는
우스꽝스런 희극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계속 겪게
되리라는 것을 예감하였다. 이들은 동물 행동학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처럼 자신의 행동들을 무심히
내려다보리라.
짝짓기와 양육, 일과 놀이를 관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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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노트르담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4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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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노트르담1을 읽고
꽤 시간이 지난 후 2권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1권과 2권이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을 갖는다.
1권에는 거시적인 중세의 모습과 고딕양식의 건축,
그 시대의 파리의 조감과 노트르담 성당에 대한 설명, 등장인물의 성격과 생활이 담겨있다.
2권은 그 인물들이 숙명에 의해 서로 얽혀가며
비극으로 치닫는 보다 더 소설적인 면을 보여준다.

빅토르 위고는 ‘파리의 노트르담‘ 의 서문에서
노트르담 성당에 새겨져 있는 숙명(Ananke)의
그리스어 대문자를 보고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아난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필연적인 운영의 강제력을
의인화한 여신이다.
고대의 시인들은 아난케를 신들조차도 복종해야 하는
절대적인 힘으로 묘사하였다.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이 숙명으로
노트르담의 인물들은 뛰어들며
숙명의 다른 말이 비극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슬픈 종말을 맞이한다.
2권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읽을 땐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몰입할 수 있고 그 장면들이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낭만주의 시대의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15세기말 중세를 재현했다
시대적인 배경은 물론이고 그 시대의 파리라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을 표현했다.
루이 11세와 바스티유까지.
위고의 위대함은 거기에서 나타난다.
오히려 그러한것으로 인해 등장인물들이 많이 부각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하다.

어떤 시대든지 인간의 모습은 비슷하다.
이 소설이 주는 감동은 그러한 인간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데 있다.
요즘 현대소설에서는 어쩌면 이러한 것이 유치하고
세련되지 않아 취급하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위대한 고전작가들의 심금을 울리고
가슴을 먹먹하게하는 이 표현들이 좋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측은지심을 가지게 만드는
그들의 인류애를 사랑한다.
그들은 또한 나를 과거로 초대해준다.
이것이 내가 고전을 읽는 이유이다.
처음으로 읽은 위고의 작품이 너무 좋았고
레미제라블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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