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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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한 그들이 다시 떴다.!

 

메르타 안데르손 할머니를 비롯해 다른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합심하여 은행을 털려는 계획은 이제 전편에 이어서 손쉽게 행동에 옮길 수가 있는 지경에 이른다.

 

그들이 은행을 털려는 목적은 노인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을을 만들려는 것인데, 정부와 사회가 행하고 있는 실행들과 노인들에게 대하는 자세들이  그들의 눈에 못마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돈이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 그래서 은행을 털려는 것이고, 2편에서 그랜트 호텔에 감춰 두었던 돈 5백만 크로나를 회수하기로 한다.

그러나 프로 도둑은 아니었기에 cctv에 메르타 할머니가 노출되고 은행 강도를 쫓는 곳마다 메르타를 목격한 경찰은 의심하기 시작, 추적은 시작된다.

 

 

 그들은 과연 자신들의 계획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1.2편에서도 통쾌하고 유쾌하면서도 생각할 부분들을 던진 책답게 이 3편에서도 여전히 활력이 넘치는 메르타 할머니를 만나볼 수 있다.

 

5억 크로나에 달하는 요트를 훔치는 일을 실행하는 과정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자신들이 묵고 있는 펜션의 이웃이 바로 조세 포탈범이자 사기꾼인 비엘케가 란 사실을 알고 지중해의 생트로페에 있는 그의 요트를 훔치는 계획은 이 요트를 두고 또 다른 헐값에 뺏으려는 올레크아 보리스와의 한판 대결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복지국가 중 한 나라인 스웨덴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무리 잘된 복지국가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의 삶은 모두가 행복한 것만을 아님을 꼬집는다.

 

비단 이 나라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 '노인'이란 칭호에 맞는 세대를 이루게 마련인 것을 자신들은 언제까지나 청춘인 것처럼 노인들을 대하는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들은 여전히 건장함을 드러낸다.

 

- 우리 같은 노부인들이 없으면 세상은 돌아가질 않아.
그냥 무너지고 말 거야.
문화도 예술도 사라지고 남는 것은 오직 축구와 게임뿐이겠지 - p 517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과 지혜는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된다.

복지국가의 실현을 이루기 위한 정책 안에서 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절차들은 짧은 장마다 벌어지는 좌충우돌 행동 속에 생각을 던지게 되고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메르타 할머니의 사랑을 통해서도 여전히 심쿵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로 드러낸다.

 

밀당의 사랑도 나이에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젊은 청춘들의 밀당과는 또다른 생생한 '러브'를 보는 듯한 느낌 속에 이들의 강도행각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글 구성을 다룬 저자의 글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팔팔하고 긍정 마인드의 메르타 할머니와 그 외의 친구들, 그들이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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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의인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2
에드거 월리스 지음, 전행선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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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추리작가협회 ‘100대 추리소설’ 선정작이며 TV 시리즈로도 제작 방송된 화제의 소설이라고 한 이 작품은 영화 킹콩을 쓴 원작자의 작품이다.

 

배경이 되는 것은 영국, 첫 시작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구실로  정치난민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외무부 장관 필립 레이면 경 앞으로 협박편지가 오면서 시작이 된다.

 

강제 소환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만일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외무부 장관을 암살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이들의 의사를  필립 레이면 경은  무시하고 법안 제출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의인들은 본보기로 국회의사당에 폭탄 설치를 했다는 것을 알리고 경찰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대대적인 수사를 하면서 필립 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현상금 1천 파운드를 걸어 범인을 쫓는데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다른 국외적으로 올바른 일을 하지 않은 인물들을 처단한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 과연 네 명의 의인들은 누구일까?

 

책 속의 주인공들은 사회적으로 정의에 반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일을 한다.

일명 자경단이란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데, 법에 의해서 올바른 처단을 받지 않은 자, 억울한 사정을 법이란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고자 하나 그렇지 못한 억울한 심정을 지닌 사람들을 대변해주듯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행동을 보면 시원함 감정이 들게 되면서 정의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자신들의 배경이 결코 가난하지도 않은,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는 자들이기에 이렇듯 일을 행한다는 사실이 또한 다른 점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과연 의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법안을 폐기하고 자신의 목숨을 보전할 것인지, 약속은 약속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실행에 옮길 것인지에 대한 결과의 진행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과연 의인들은 그들이 내세운 정의의 실현, 그들을 잡기 위해 몰려든 경찰의 눈을 피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음지에서 그들이 행한 일들은 현대에 있어서도 안하무인의 몰상식한 행동을 일삼는 이들, 권력과 부패에 취해 정작 돌보아야 할 사람들은 뒷전인 채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충족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연작시리즈로 나온 책인 만큼 시대를 앞서 간 구상이 지금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은, 오히려 액션이 가미된 유명 영화 주인공의 본보기로 참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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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락한 이유
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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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다섯 살이 되던 해 5월의 어느 화요일, 레이철은 남편을 총으로 쏘아 죽였다.

 

첫 프롤로그에서 드러난 문장에서 강한 임팩트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문구다.

 

여 주인공인 레이철은 왜 사랑하는 남편을 죽였을까?를 궁금하게 하는 첫 도입부 이후 책은 레이철이란 여성의 시점으로 그려낸 그녀의 전반부 인생, 그리고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흐름을 진행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 교수인 엄마 밑에서 자란 레이철은 아버지를 모른다.

어린 시절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은 아버지의 이름이 제임스란 것만 알려줄 뿐  정작 그녀가 아버지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엄마는 교통사고 사망, 남은 유산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찾기 시작한다.

 

사설탐정 브라이언으로부터 미련을 갖지 않는 게 좋겠단 충고를 받아들인 레이철, 이후 가까스로 제임스를 찾게 되지만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아님을, 엄마의 외유로 생긴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공황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친부에 대한 포기를 하면서 메이저 방송 진출을 하려 노력한다.

 

마침 아이티에서 벌어진 지진은 그녀를 그곳에 특파원으로 파견하게 되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실상, 강간, 폭력, 약탈을 목격하면서 어린 소녀를 강간과 살인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했단 죄책감에 휩싸이면서 방송 도중 공황발작을 생방송으로 보이게 된다.

 

결국 모든 매체에서 레이철이란 이름은 유명인사가 되고 그녀는 방송을 떠나게 된다.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쓰지만 공황발작으로 인한 세상 밖으로의 발을 내딛기를 거부한 채 칩거하는 레이철, 우연히 다시 만난 브라이언의 따뜻한 심성과 그녀를 이해하는 마음은 그녀에게 또 하나의 사랑으로 다가온다.

 

책은 전반부가 레이철이란 여성의 성장과정, 왜 그녀가 공황발작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한 진행을 보임으로써 그녀 안에 잠재되어 있는 위축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마주칠 용기를 가지게 되지 못한 과정을 보였다면 후반부는 브라이언을 만나고 부부가 되면서 그녀가 점차 공황발작을 이기고 조금씩 바깥세상으로 나가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부부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어느 날 거리에 나선 그녀의 눈에 외국에 출장 간다고 나선 브라이언이 건너편에 있다면?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 시작한 레이철은 이후 정작 3년간 부부로서 살아오면서 자신이 브라이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책의 진행은 전반부가 통속적인 한 여인의 심리 위축을 그린 과정이었다면 후반부는 이로 인해 결혼이란 안전을 통해 자신을 이해해 준 한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한 결실이 뜻하지 않게  남편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과정 속에 그려지는 사기, 사랑, 음모, 배신, 추악한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인다.

 

전작인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외에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있게 읽은 갱스터 소설 커글린 가문 3부작 [운명의 날], [리브 바이 나이트], 이후 후속 작품들이 남성 위주의  다양한 스릴의 장르를 다룬 책이라면 이 책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레이철의 공황발작을 충분한 개연성 있는 사연을 들려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가 브라이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수긍하게 한 점, 그 이후 브라이언의 실체를 통해 또 다른 인생으로 빠져들게 되는 과정들이 저자의 특허인 심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릴이 가질 수 있는 느낌을 후반부에 비로소 드러내는 과정들이 충분한 흡입력을 느끼게 해 준다.

 

왜 그들은 추락을 해야만 했을까?

평범한 삶을 원했던 레이철과는 다르게 자라온 환경에서 느낀 불합리에 대한 불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다져온 브라이언이란 상반된 두 인물들의 대화를 읽고 있노라면 과연 브라이언은 레이철을 사랑하기는 할 것일까? 그저 연기에 능숙한 그만의 표정으로 그녀를 끝까지 속인 것은 아닐까?

적어도 고백이란 부분에서만은 두 사람 모두 진실을 말했다는 것만 느끼게 될 뿐 모든 것이 거짓으로만 볼 수밖에 없게 만든 브라이언이란 인물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된다.

 

서서히 조여 오는 범죄 무리들과의 대결은 촘촘히 다가오는 심리 압박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며 영화 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연상 시키는 듯한 배경들이 인상적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인 만큼  전반부의 느림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후반부는 저자만의 탁월한 추리 스릴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릴이란 장르 속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려낸 듯한 작품,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던진 한 여인의 아픈 이야기란 생각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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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살해사건
백금남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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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상> <궁합>, <명당>을 쓴 저자의 작품이다.

 

일본의 역사, 특히 일본 왕실에 얽힌 뿌리는 백제의 뿌리, 가야와도 연관이 깊다는 사실은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다.

그들이 아무리 쉬쉬 입을 다물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어나 풍습, 왕실에 대한 속살들을 들여다보면 그들조차도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 숨어있다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와 연관된 사실을 부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딜레마를 가진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작가의 오랜 사료 수집과 팩트에 근접한 사실을 기본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를 연일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할 수밖에 없는 15조의 이유 중에서 한 가지인 메이지 천황의 아버지 고메이 천황을 죽인 죄를 들었다는 데서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메이지유신 하면 일본의 근대화를 가속시킨 시대, 근 서구적인 문물과 아울러 우리에겐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를 동반하게 하는 시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책은 1868년 9월 12일 일본 천황이 감쪽같이 뒤바뀌었다는 사실로, 이토 히로부미가 고메이 천황과 그의 적자 무쓰히토 황태자를 죽이고 시골에서 살고 있던 17세 소년을 메이지 천황으로 등극시킨 것을 시작으로 서막을 알린다.

 

여기엔 조선에서 끌려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천대와 박해,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후손들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흐른다.

 

일본에서 핍박받고 살아가는 조선인 중에 한 명이 일본 천황 교체설에 대한 진실을 담은 기록 문서를 남기게 되고 이를 추적하는 일본의 궁내 사람들, 이 금관의 금서를 쓴 후손인인 고토코란 여인의 한 많은 복수를 통해 서로 연관을 지으면서 그려지는 내용들은 실로 허구가 섞였다고는 하지만 충격적이다.

 

스스로 신이라고 일컬어지길 원한 천황이란 존재, 조선과의 연관을 끊기 위해서 조선을 침략하고 자신의 뿌리인 조선에 대해 저지른 온갖 만행은 지금도 엄연한 역사적인 사실로 기록되어 남았다.

 

책은 저자가 그동안 보였던 역술, 종교, 풍수, 음의 조화까지 온갖 모든 것을 포함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려진 시대인 만큼 역동적이면서 다양한 재미를 알아가게 한다.

 

역사의 엄청난 비밀이 감춰진 금서는 과연 밝혀질 것인지, 서로 다른 목적 하에 이 금서를 둘러싼 사람들의 말과 행동들은 일본이란 나라의 역사를 다시 관심 있게 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금탄시실지법으로 알려진 음을 통해 사람을 죽이는 방법까지, 시종 재미와 사실적인 역사를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의 차별대우는 개선이 되고는 있지만 그 오랜 뿌리는 위의 책에서처럼 깊은 시간이 흐르고 있었음을, 자신의 뿌리 존재를 부연함으로써 일본인으로 새로 태어나려 한 역사 속의 인물들을 보자니 부모를 부정한 자식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기존의 저자가 쓴 글을 통해 영화를 본 독자라면 새롭게 근접한 이 책을 통해 한. 일 관계의 뿌리를 관심 있게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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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9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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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으로 잘 알려진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이번에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

 

문학이란 것이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음으로써 그 시대를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장르 중 하나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를 근접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 작가들이 있지만 이 작가의 생을 다시 더듬어 보고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느끼는 과정들은 시대의 변혁 속에 과연  지금까지 갖고 있던 기성의 무게를 훌훌 던져버릴 용기가 있을까를 나 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

 

일본의 폐전 후 몰락해가는 귀족 출신의 한 집안을 소재로 다룬 이 책은 천생 귀족인 엄마와 그녀의 자식인 이혼녀이자 책의 화자인 가즈코, 그리고 전쟁에 나가 있는 남동생 나오지가 주인공들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외삼촌에 의지해 자신들이 살던 집을 팔고 한적한 별장으로 이사 오게 된 모녀, 점점 병약해가는 엄마를 두고 집안의 가장이자 이혼녀인 가즈코는 밭일을 하면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엄마의 귀족다운 품위 속에 아편에 중독되어 전장에 나간 동생 나오지의 귀환은 또 다른 집안의 걱정거리로 남지만 정작 그녀 자신도 '사랑'이라고 믿는 유부남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은 전장의 패잔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의 귀족이란 신분 때문에, 사회의 변혁에 동참하지 못하는 자신의 신분적인 한계로 인한 고뇌,  삶에 대한 애착과 불행, 당시 퇴폐적인 성향의 유행으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나오지, 그런 나오지 와 가까운 소설가 우에하라가 시대를 겪어가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삶의 방식들이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시대를 투영한다.

 

가장으로서 집안을 살리겠다는 의지조차 없었던 나오지의 행동과 말은 저자와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함으로써 자살을 택하게 된 유서의 내용들은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들의 고통을 대표한다는 느낌, 자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쓰면서도  도저히 시대에 부합되는 창작을 할 수없다는 한계를 느끼는 우에하라, 그런 우에하라를 사랑하는 가즈코의 연관관계들은 우울한 시대를 겪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두 남자가 이렇듯 시대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약함을 보인다면 가즈코는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귀족이란 신분을 벗어던질 각오를 한다는 점에서 강함을 보인다.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마음, 결국 우에하라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의 혁명이자 새로운 삶을 위해 꿋꿋이 살아갈 것을 맹세하는 내용들은 새로운 시대에 적극 수긍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단 점에서 희망을 느끼게 한다.

 

 

 

 

 

 

 

 

39세로 생을 마감한 저자의 삶, '사양족'이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란 점에서 이 작품은 그 시대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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