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주현 옮김 / 1984Books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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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 속에 담백함과 문장의 깊이가 마음을 울리게 하는 저자의 에세이를 만났다.



그동안 그가 추구해 온 문학의 이야기, 이 작품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총 열한 편의 작품들이 시적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이 작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흐름들이 이번에도 여전한데 단순하면서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침묵과 사유들, 각 챕터마다 마주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친근하게 다가온다.



눈앞에 대상이 꼭 있어야만 느끼는 것이 아닌 일상 도처에서 마주치거나 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사소한 일들이 저자의 글로 태어나는 순간 빛을 발하며 존재의 사라짐과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는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존재와 부재의 차이, 부재가 있음으로 해서 존재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는 것과 그 부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들은 기다림에 대한 의미도 알게 되고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의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부존재를 딛고 다시 살아나고 살아간다는 것, 실은 부재 때문에 상실, 공허, 결핍을 다룬 저자의 글은 빈 자리가 어떤 의미임을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주었단 사실과  문장마다 깃든 가벼움 속에 무거움이 자리한 글들은  차곡차곡 내면의 사색을 더욱 드리워주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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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메이슨 코일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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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로봇공학자이자 광장 공포증을 갖고 있는 헨리는 집에서만 생활하는 집돌이-



임신한 아내 릴리와도 자신의 집요한 연구 탓에 소원해졌지만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하며 관계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는 남편이기도 하다.



그들의 집은 과학자 집안답게 집 전체가 명령에 의한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으며 헨리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 윌리엄 또한 이에 속한다.



남편의 소원한 인간관계를 염두에 둔 릴리는 자신의 친구인 데이비스와 페이지를 초대하고 만남을 갖지만  데이비스와 릴리의 오묘한 분위기를 느낀 헨리의 불안감은 이들 사이의 긴장감을 높이게 된다.




이에 자신의 연구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윌리엄을 선보인 헨리, 그러나 이후 예기치 못한 일에 휘말리는 사람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인공지능 세계의 발전은 이 작품 속에서 그려낸 윌리엄이란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염려와 공존하는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한다.




시스템을 장악하고 인간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일련의 사태들을 어떻게 저지하면서 예전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는지는 별개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의 발전된 그 이상의 모습들은 스스로 인간의  감정을 조정하면서 어둠의 공포와 불안을 제대로 그려낸 과정이  공포를 선사한다.



진짜 인간인 우리와 구별할 수없을 정도의 고도의 지능을 가지게 된 로봇탄생을 통해 앞으로 더욱 발전할 미래의 세계에 대한 암울한 모습처럼 진행된다는 점을 예견하듯 그린 이 과정들은  오류를 넘어선 그 뒤의 세계가 어떠할지를 상상하게 만든다.




여기엔 전혀 뜻밖의 반전마저 등장한 장면을 통해 이러한 불안감들을 더욱 증폭시키는데 저자가 그려본 미래의 한 부분일 수도 있는 장면이라 더욱 실감 있게 체감할 수 있었던 점이 인상 깊다.




총 50개 챕터의 짧은 구성으로 이뤄져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들게 한 작품으로 마지막 엔딩에서도 그 후의 결과를 궁금하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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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과학 - 과학 커뮤니케이터 리아 엘슨의 엉뚱하고 기괴한 과학 실험 103
리아 엘슨 지음, 조은영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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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미국의 인기 과학 커뮤니케이터 리아 엘슨이 들려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책-



SNS 및 미국 서점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저자의 기발하고도 엉뚱한 과학실험을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생물, 화학, 물리학, 인체, 우주로 나눠서 시종 흥미진진하고 지루하지 않은 문장을 구사하며 관심을 이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질문이 어른의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하고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이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끔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한 순간 60초 초간단명료하게, 그것도 마치 옆에 질문자가 있듯이 대답을 해주는 유쾌한 해설사를 연상시키 듯한 저자의 글은 즐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생활에서 궁금증이 들었던 질문들의 사례는 물론이고 그 대답의 원천을 거슬로 올라가면서 짧고도 굵게 확실한 대답과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판에 박힌 대답이 왜 틀렸는지를 알게 해주는 각 챕터별 내용들은 실용적이면서도 실험적이고 세상의 많은 궁금증들의 대표 사례란 생각이 들게 한다.










60초 안에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시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저자처럼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면서도 원리에 더 접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도 들었고 질문들이 평소 알고 있던 결과물을 더 이해하게 되는 시간도 됐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고 좋아하는 부분부터 읽어도 부담이 없는 구성별 내용으로 이뤄진 책이라 평소 과학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 가족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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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코드 - 다섯 가지 코드로 크리스티를 읽다
오오야 히로코 지음, 이희재 옮김 / 애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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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추리소설계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 애거사크리스티-



원작을 바탕으로 그동안 영상에서 만나본 작품의 세계는 시간이 흘렀어도 추리란 무엇인가, 독자들의 두뇌회전을 빠르게 이어가게 만드는 구성적인 면모들은 이번 책을 통해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녀가 창출한 탐정들의 이름, 각기 저마다 갖고 있는 특기들이나 특징들을 잘 포착해 부여한 이미지부터 시작해 각 작품마다 깃든 배경과 어떤 코드를 통해서 작품성을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새롭게 눈을 뜰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탐정들의 시간적 흐름에 의한 변화된 모습과 1.2차 세계대전의 상황은 물론이고 삼각관계의 아슬한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적 감칠맛 나는 작품들을 연신 떠올리게 했다.



또한 속임수를 통한 사건해결의 방안과 독자들을 깜박 속이면서 진행되는 사용방법 3가지, 여기에 마지막 소설 패턴을 파악한 저자의 관찰은 기존 작품들을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이 책을 접한 독자들, 특히 저자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어온 분들이라면 작가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인기가 많은가에 대한 공감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이참에 다시 한번 전집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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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들을 끌어내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53
힐러리 맨틀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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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홀에 이은 2부에 속하는 작품-


캐서린 왕비를 폐위시킨데 이어 앤을 왕비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힘쓴 크롬웰, 이제 다시 헨리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앤을 다시 폐위시켜야 하는 운명에 처했으니 참 기막힐 노릇이다.



헨리왕의 끝없는 여성관심은 뭐라 해야 할지....



캐서린과는 또 다른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앤 왕비가 딸을 낳았을 때만 해도 다음 승계자에 대한 희망이 있었지만 반복되는 유산, 여기에 제인 시모어에게 눈길을 돌린 헨리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독자들과 함께 이 난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게 한다.



이미 우리들은 결과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지만 만일 당 시대에 궁정에서 살아갔다면 고도의 흐트러짐 없는 궁정의 내밀한 숨 막힘을 이겨내기도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총 3권을 읽기 전에 알고 있었던 영국사와는 별개로 이 시대에 벌어졌던 배경들을 알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점과 매끄럽게 읽히지 않은 문장들은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흐름 영향 때문인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크롬웰이 추구하는 정치적인 판은 조선시대 정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신으로부터 위임받은 자리에 위치한 성직자들의 권위와 수도원의 부패함, 이미 교황과 반목의 길에 들어선 헨리와 영국의 재건을  위해 수도원의 재산을 몰수하면서 개편한 점, 재산의 부 축적을 통해   영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편한 점들은 각국의 간섭을 신경 쓰면서도 집요한 고도의 계산이 깔린 정책을 밀어붙인 점은 놀랍다.



여기엔 귀족세력의 정적들과의 심리전과 권력다툼은 가톡릭과 반대파 간의 싸움, 이중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따른 자신의 성공과 안위를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두뇌 플레이는 여전히 긴장미가 넘친다.



특히 이 작품에서 제목이기도 한 시체들을 끌어내란 말이 앤을 비롯한 연관된 자들의 형집행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홀로 호송하는 말을 의미하듯 가장 압권인 앤의 재판 과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앤이 그동안 저질렀던 치명적인 단서들을 잡기 위해 그동안 조금씩 모아놨던 정보들을 관련 당사자와의 대화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한계까지 밀어붙인 장면은  울프 홀에서 보인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문장들이 이 작품에서 모두 사용되었다는 점이 허를 찌른다.








캐서린과는 다른 방향으로 앤의 부정을 이용한 상대 남자들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겉으로 보인 정치적 행보 외에도 진짜 숨은 내막인 울지 추기경을 죽음으로 몰아간 그들에게 복수를 다짐했던 크롬웰이 가면을 벗으며   진실의 얼굴을 보인 부분들은 아마 이 작품 속에서 크롬웰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중의 잣대를 평형의 저울로 옮겨 놓음으로써 결코 한순간도 흐트러짐 없는 행동을 보인 그의 삶은 정치속성상 오르막이 있다면 내리막이 있다는 것, 그 또한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행동들은 정치권력에 대한 강한 야망 이면에 씁쓸한 권력의 허무함을 잘 알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비천한 신분으로 권력의 최정점에 오르기까지 때론 온화함과 미소를 내보이며 헨리의 총애를 받은 그지만 변덕스러운 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는 정치권력의 판에서 귀족 정적들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는 점은 모두에게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피바람이 부는 궁정 내의 권력유지를 위해 자식을 저버리는 사람들, 적어도 크롬웰은 그런 귀족보다는 훨씬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앤 블린이 어떻게 몰락해 가는지, 시모어 집안에서 어떤 일들을 도모하는지에 대한 흐름들을 함께 지켜보면서 인간의 끝없는 권력에 대한 야망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사실, 배경만 중세 영국이지만 현대로 옮겨놓고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정치세계의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 절판이 되고 새롭게 출판사 이름을 바꿔서 출간된 작품인 만큼 3부작 완성을 모두 출간했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다.



기존 구판을 읽었거나 이번 개정판을 읽은 독자들에겐 이런 식의 출간은 반갑지 않을뿐더러 읽는 맥을 끊어놓으니 읽었어도 읽지 않았다는 기분은 왜 들게 하는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연작작품들은 한 번에 출간하는 것이 독자들의 선택 폭을 더 넓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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