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설의 시대 1 백탑파 시리즈 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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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탑파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의 시리즈 편인 대소설의 시대를 접했다.

 

이미 리심, 노서아 가비, 기타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는 백탑파 시리즈의 작품은 과거의 시대를 관통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생각들, 실상과 허상의 극히 미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필치의 매력에 빠져본다.

 

지금의 소설이란 의미나 형태는 그렇게 방대하지가 않다.

연작처럼 이어지거나 대하소설이라 분류하는 것들도 10권이 넘으면 대하의 방향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물며 소설의 반대인 대설이란 의미는 바로 이 지점,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대하소설의 분량은 비교 대상이 될 수가 없다.

 

바로 이런 사실을 토대로 그린 이 책은 소설 속의 소설의 시대를 그린다.

 

때는 18세기 정조시대를 다룬다.

 

정조 시대라 함은 다방면에서 뛰어난 시대였고 그 가운데 소설이 차지하는 부분들이 눈에 띄게 다루어지는데, 바로 소설을 쓰는 자들, 작가들이 자신의 인생 전부를 바쳐서 이야기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첫 목차서부터 드러나는 책들의 이름은 낯설고 그 권수만 해도 많다.

이처럼 책 속에는 100권이 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들이 들어있고 이런 소설을 쓰는 소설가 임두가 등장하고 그가 쓴 소설들을 즐겨 읽는 이들은 다름 아닌 혜경궁 홍 씨를 비롯해 후궁, 궁녀들이 주대상인 여인들이었다.

 

그가 쓴 글이 어느 날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자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던 사람들에 의해 임두를 찾아가 그 연유를 알아보는데 차출된  규장각 서리 김진과  의금부도사 이명방 두 사람이 다시 재 등장한다.

 

당시 소설에는 임두만이 아닌 그의 손녀와 그이의 제자들이 등장하는, 묘한 관계의 분위기도 보이면서  여성들이 한글을 통해 소설을 쓰고 읽던 시대를 보인다. 

 

소설가란 자신의 능력을 토대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억에 남은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사람들이다.

이런 일에 능력을 보인 임두는 당시 시대에 신문물과 종교가 들어오면서 더욱  그 자신은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어떤 자세와 창작이 필요한지 고뇌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실제 인물들인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와 천주교의 출현은 그 시대의 지식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욕구와 맞물려 더욱 자신의 처한 위치와 신분의 탈피, 보다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한 탐구의 역사였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작가의 허구지만 모든 것이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바로 위의 지식인들의 등장과 여성이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천대받고 능력조차 필 수 없었던 규방 여인들이 뛰어난 창작활동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의 시대란 말이 정말 제격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 남자를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여자들이 만드는 이야기를 알고 느끼려면, 단어와 단어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를 들여다봐야 해, 말하지 않은, 말할 수 없는, 말하기 싫은, 그래서 담기지 않은 여백의 속 마음을 곰곰이 따질 필요가 있지. -1권_p.46

 

지금도 드라마나 웹툰이 한 회만 이어지지 않아도 독자들의 궁금증을 커진다. 이 시대도 마찬가지로 다음의 이야기를 기다렸던 여인들의 실상과 신분을 떠나 독자로서 작가에 대한 기대감, 이를 넘어 작가가 쓴 글에 다음 이야기를 쓰는 이들의 등장은 실로 대소설의 시대는 바로 이런 의미를 뜻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이야기의 구성을 저자는 추리란 명목 하에 로맨스를 가미한 절묘한 줄타기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모르고 읽게 한다.

 

 

지금이야 바쁜 시대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독서량이 많은 나라가 아니라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독서량은 어마어마했다는 사실이 지금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는 책,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물씬 풍기는 소설만큼이나 정겨운 장르가 있을까?

 

읽는 것에 만족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함과 동시에 차후 다음 시리즈는 어떻게 연결이 될지, 읽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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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번 핸슨
밸 에미치 외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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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토니상 6개 부문, 2018년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며 명실공히 현존하는 최고의 뮤지컬로 자리 잡은 디어 에번 핸슨-

 

원작 소설을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역으로 소설로 재탄생해서 독자들에게 뮤지컬에서 보인 것과는 또 다른 섬세한 심리의 표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 우선적으로 가제본을 통해 먼저  만났다는 것도 행운이란 생각도 들고 이제 출간된 책을 다시 접하고 보니 더 반갑다.

 

성장소설로도, 마음의 위안을 주는 책으로도 그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 이 내용을 접한 독자라면 곧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될 기대감에 찰 것 같다.

 

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에버 핸슨은 이혼한 엄마와 같이 살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멀리 떨어진 아빠는 재혼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고 병원과 학업을 병행하는 엄마는 늘 바쁘다.

 

주기적으로 심리치료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핸슨은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다.

 

방학중 실습 겸 현장교육으로 일했던 공원에서 나무에 떨어져 깁스를 하게 된 핸슨은 개학이 되자 심리 치료사로부터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보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란 제안에 편지를 쓰게 된다.

 

에버 핸슨에게-

오늘은 근사한 날이 될 거야, 왜냐하면.

 

첫 서두를 시작하는 문구는 그다음에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에 대한 희망적인 문장들을 생각하게 하는 마술 같은 느낌을 준다.

 

 

새학기 첫날, 학교 식당에서 마주친 학교 문제아 코너와 약간의 돌발적인 트러블이 있은 후 컴퓨터실에서 숙제인 편지를 쓰게 된 핸슨은 코너가 편지를 가로채고 달아나는 바람에 불안에 떨게 된다.

 

혹여 코너가 이 편지를 공개하면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지만 오히려 이틀 후 갑작스럽게 코너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코너의 가족들은 아들의 유품에서 핸슨의 편지를 발견하고 이 편지가 코너가 친한 친구인 핸슨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란 사실로 생각하는 오해를 하게 된다.

 

결코 아니라고, 자신이 자신에게 쓴 편지라고 밝히려 했지만 일은 점점 이상하게 꼬여가면서 코너의 가족의 초대를 받게 된 핸슨은   이미 아들을 잃어버린 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취지의 말을 한다는 것이 거짓말로  눈두덩이처럼 번져가는데....

 

주위 사람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외롭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에번 핸슨의 선의의 거짓말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자신만의 세상에서 점차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들은 유쾌하기도 하고 따뜻하면서도 가슴 한편에 감동을 전해준다.

 

홀로 웅크리고 홀로 있기가 편했던 핸슨이 점차 세상 밖으로 나와 한 걸음씩 용기를 내 사람들에게 같은 공감과 용기를 주고받는  과정들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뮤지컬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른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있는 아쉬움이 있었다면 책에서는 코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글이 담겨 있어 한층 핸슨과 코너라는 두 학생이 겪은 외로움의 느낌을 가깝게 느낄 수가 있다는 장점이 보인다.

 

 

 

 

 

 

 

라라 랜드 제작팀이 참여하는 뮤지컬이란 말로도 이미 검증된 만큼 책으로도 출간되고 영화로도 곧 만나볼 수 있다니 두루두루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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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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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스릴러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을 만났다.

 

얼마 전 읽은 '노아'도 인상 깊었지만 이미 기존에 출간한 작품들의 특색 있는 이야기 흐름은 추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는 데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엠마는 정신과 의사다.

학회 발표를 하고 호텔에 투숙한 후 이발사라 불리는 과한에게 성폭행당한 후 오랜 고통에 시달린다.

무참한 성폭행 후 머리를 밀어버리는 수법을 자행한 탓에 이발사라 불린 괴한이 저지른 유일한 생존자인 그녀-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엠마는 자신의 집만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던 중, 어는 날 이웃의 부재로 인한 소포를 대신 받아 들게 된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였지만 소포에 적힌 이름을 알게 된 후 그녀는 다시 걷잡을 수없는 공포에 휩싸이는데....

 

이 소설적 장치만으로도 이미 심리 스릴에 어느 정도의 흐름을 느끼게 되지만 엠마가 소포의 주인이 '이발사'라고 오해하는 과정의 밑바닥엔 그녀가 얼마큼 고통과 괴로움, 주위의 냉혹한 시선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느낌을 받게 된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랑을 무궁무진하게 받길 원했던 그녀, 책은 그녀가 어릴 적부터 따른 변호사 콘라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독대하는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그녀가 말한 사실들은 진실인지, 아니면 그저 트라우마에 시달린 한 여인의 망상에 머문 헛된 가상의 이야기인지를 헷갈리게 한다.

 

이러한 종류의 여성 심리 스릴러를 다룬 다른 책들처럼 흐름의 중반까지는 보통의 흐름대로 이어지지만 중반 이후부터 긴장감과 몰입감의 속도는 훨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녀에게 일어난 그 모든 상황들이 정말로 그녀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였는지에 대한 의문과 반전의 기막힌 이야기 결말은 이 모든 사건의 첫 시작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보통 큰 일을 당한 나머지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 그녀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반면 그녀가 저지른 일들, 이 모든 결말의 진실이 밝혀지는 뒷부분의 이야기들은 독자들이 허를 찌른 역시 반전의 맛을 제대로 살린 저자의 글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의도치 않게 벌어진 그녀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지, 그녀의 진정한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감내할 수 있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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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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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세계, 무궁무진한 꿈의 희망과 그들 나름대로의 사회 안에는 어른들의 세계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사회를 이루어 성장한다.

 

처음 이 작품의 제목을 읽고 언뜻 연상되는 것이 떠오른 것이 없었던 터라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많은  여운을 던져주었다.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인해 전학을 많이 했던 주인공 아유무는 한적한 곳인 시골마을로 다시 새로 전학을 오게 된다.

 

이미 경험을 토대로 빨리 반 친구들과 친해져야 편한 학교 생활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같은 반에 있는 아키라에게 주목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주도권자의 행세를 하는 아키라, 그런데 이 반에서 행해지는 기타 여러 행동들은 이상하기만 하다.

 

나름대로 재미를 삼아 어떤 놀이를 제안한 아키라의 뜻대로 움직여 참가하는 반 아이들, 놀이의 실패자에게 어떤 벌칙을 내리는데 유독 한 아이만 당하고 있으니 바로 미노루란 아이다.

 

자신이 주장해 섬뜩한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의 희생자인 마노루는 아무런 항의 없이 받아들이고 다른 아이들이 오히려 미노루에게 가하는 어떤 행동이 지나쳐 보인다면 자신이 나서서 미노루를 보호하는 아키라의 행동을 이해 할 수없는 아유무-

 

또 그렇게 당하고도 다시 아유무 곁에 머무는 미노루의 행동을 이해 할 수없는

아유무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미노루를 괴롭힌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나서서 제지를 하지 않은 방관자적인 행동을 취한다.

 

어느 날 아키라가 제안한 게임에 다시 참여를 하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바람에 쌓이는 아유무는 미노루가 자신에게 비나의 화살을 쏟아붓는 것에 놀라게 되는데....

 

제목에서 말하는 배웅 불은 일본이 전통적인 오봉이란 명절에 조상의 영혼을 배웅한다는 의미로 피우는 불을 말한다고 한다.

 

이미 제목에서 주는 암시의 영향은 직접적인 해코지를 하진 않았어도 피해 당사자에겐 얼마나 가혹한 벌이며 괴로움인지,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항의 한번 하지 못했던 배경엔 아유무와는 다른 달리 전학 갈 곳도 없었던 자신의 성장 배경과도 맞물린 부러움(?), 어쩌면 자신의 편을 들어줘도 좋았을 아유무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한 것이 아니었을까? 도 생각하게 된다.

 

가한 자는 기억하지 못해도 당하는 피해자의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

 

작은 시골마을의 폐쇄적인 공간이 주는 상황 속에서 한 소년의 걷잡을 수없이 무너져가는 희생의 모습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갑갑함을 느끼게 된다.

 

용기란 이름으로 한 발짝 나섰더라면 미노루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외치지만 실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대열에 미온적인 합류를 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의 현장을 보게 된 한 소년의 방관자로서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의 일본의 풍경 모습과 치밀하고도 잘 짜인 씨줄과 날줄의 결합으로 탄생한 이 이야기는 학원 폭력의 일상을 그리고는 있지만 비단 이에 멈추지 않는 또 다른 사회의 같은 면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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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은네디 오코라포르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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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문학의 장르를 접한 것들이 대부분 추리 스릴러였다.

방대한 대륙의 공간을 토대로 삼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속고 속이고 죽고 하는 섬뜩한 내면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번 책에 대해서는 새로운 느낌을 분위기 문학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2011년 세계 환상 문학상 수상, HBO 드라마화 준비 중이고, 아프리카 SF 소설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분위기가 공존하는 책을 만났다.

 

자시의 태생 자체가 인정받지 못한 존재로 태어난다, 그것도 얼마 후 성장해서 알게 된 사실이라면 당사자의 심정은 어떻까?

 

여기 잉태된 순간부터 존재의 가치를 부정당한 한 소녀가 있다.

 

'에우'라 불리는 아이. 흑인 종족인 오케케족과 백인 종족인 누루족 간의 강간 피해자로 태어난, 말하자면 혼혈아로 태어난 셈인 에우는 주위 사람들의 오랜 폭력에 대한 불신의 믿음으로 인해 사람의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자라난다.

 

어느 날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된 그녀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동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할례를 원하게 되고 이를 받아들이지만 열한 살의 소녀가 겪기에는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책의 제목은 그녀의 이름이다.

즉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지어준 이름은 할례 이후 자신에게 변화된 능력을 알아가는데 형태의 변화와 치료를 할 수 있는 마법사의 힘을 가진 능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생부에 대한 원망,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오는 불안, 증오, 생부에겐 비교할 수도 없는 좌절의 맛과 실패를 겪는 일들은 이후 그녀의 삶에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한다.

 

책에 흐르는 분위기는 판타지적 마법사의 이야기를 다루고는 있지만 현재의 아프리카의 할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부족 간의 끊임없는 전쟁과 강간, 폭력 속에 무방비로 당하는 여성들의 삶, 종교적인 이야기, 인종청소라 불리는 제노사이드라는 무거운 주제들을 담고 있어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는 책이었다.

 

저자 자신이 나이지리아 태생의 미국인이란 사실이 이처럼 문학을 통해 자신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고 있다는 느낌도 들게 하고 현시점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분쟁의 주요 원인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마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과연 그녀는 그녀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표지의 강렬한 이미지의 여성이 흐르는 한줄기 눈물이 잊을 수가 없게 한 책, 주인공 온예손우의 삶을 통해 아프리카의 현실과 환상의 적절한 배합이 이루어진 책이라  그 안에 담고 싶었던 저자의 강렬한 메시지가 진하게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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