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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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냉정과 열정 사이(blu)』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아들 주토가 열네 살이었던 2018년 12월부터 열여덟 살 대학입시를 끝낸 2022년 초까지의 아들과의 소중한 일상의 삶과 생각을 적은 일기를 출간한 에세이집이다.

책을 접하기 전엔 막연하게 작가가 이혼을 하며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잠시 동안 머나먼 프랑스로 건너가 아이를 키우며 쓴 글일 거라 추측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작가의 아들은 원래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라고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도 프랑스에서 살아갈 아이였다.


아들이 열 살이 되던 해에 이혼을 한 작가는 이혼 후 절망감에 사로잡혀 힘들어했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들이 밤마다 혼자 눈물을 흘린 사실을 알고는 자신을 추스르고 아이를 보살폈다고 한다. 그것의 시도가 요리를 통해서였다. 아들에게 정성이 들어간 요리를 해 먹이며 그날 그날을 버텨냈고 마침내 아들을 일상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작가는 이혼 후 아빠와 엄마 노릇을 동시에 하게 되면서 전통적으로 남성이 가진 부성만이 아닌 작가 내면에 존재하는 모성적 사랑을 일깨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아들을 향한 작가의 사랑과 신뢰는 모든 이야기들에서 은근하면서도 절절하게 묻어 나오고 있다.


내용 중에 작가는 아들 주토가 정체성이 확고하다고 했지만, 책에서 받은 느낌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를 사용해 생각하고 교육을 받으며 쭉 산 아들의 행동이나 사고, 즉 본질이 일본인보다는 프랑스인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아들은 자신이 관련된 중요한 일에 실패할 요인이 보이더라도 자신이 결정권을 가진 일이 아니면 '그건 내 탓이 아니다'라며 전혀 개입할 의지가 없는 전형적인 프랑스인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집단을 중요시하는 일본인들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작가도 그 모습을 알기에 인정을 하면서도 아들이 일본인으로서의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자꾸 의미를 부여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유명 뮤지션이자 유명 작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글 중간중간에 아닌 듯하면서 은근히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프라이드를 보여 주고 있다. 글 중간중간 자국민을 추켜세우는 모습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이든 전부 똑같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런데 정(情)이란 단어와 개념을 사전적 의미가 아닌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일본에서도 사용하나?


또한 작가는 항상 아들을 다소 서툴지만 멋지기만 한 아들처럼 표현하다가 한 번쯤 욱해서 아들의 실체(?)를 밝히는 정겨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는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좋았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들이 프랑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이 책에서 작가는 프랑스에서 싱글 파파로 청소년 아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생각이나 자신만의 교육 철학과 방법, 아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 밖에도 가족에 대한 고민이나 아들이 부모의 이혼 후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의미, 작가가 프랑스에서 이방인으로 느끼는 생각, 아들이 뿌리는 일본인이지만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느끼는 생각, 사춘기에 대한 고민, 코로나19 봉쇄령 때의 생활, 이웃들과 부대끼는 매일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작가에게 아들 주토는 더 이상 보호와 양육의 대상이 아닌 작가를 진실되게 이해하고 지지하는 동반자적 존재가 된다.


그 모습들에 나도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며 나와 나의 아이와의 모습은 어떤지 되새겨 보았다. 그리하여 지금껏 지극히 수직적인 관계였던 것 같아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나와 아이가 수평적이자 동반자적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자신과 아이, 더 나아가 가족의 의미와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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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
쓰보우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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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나이가 한참 지났기 때문일까. 최근 들어 진심으로 무언가에 공감해서 소리 내어 웃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쏟아지는 뉴스들은 분노를 유발하는 내용들뿐이고, 좋아하는 소설 장르는 죽느냐 사느냐 심각한 이야기들이니 웃음 포인트가 없는 게 당연할지도. 코미디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온 프로그램이나 글들 중에는 억지스러움이 느껴져 보다 보면 어이없을 때도 많다.


그런데 '맞아 나도 그랬어', '대박 이거 완전 내 얘긴데'라며 공감을 이끌어내며 웃음을 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바로 『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이다.

이 작품은 일본의 레터스 클럽과 트위터에 연재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사랑을 받은 만화로 작가의 평범한 일상을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만화는 저자 쓰보우치와 남편, 태어나서 크리스마스를 두 번 맞은 아들 다보, 이렇게 세 식구의 왁자지껄 현생 라이프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을 처음 펼치자마자 전개되는 공감 백배 이야기에 '나는 어땠더라' 하며 나의 경험을 소환하여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어느 나라든 똑같이 여자들은 결혼 후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나 보다. 생활 속에서 그저 결혼이라는 행사를 한번 치렀을 뿐인데.


쓰보우치 씨는 결혼 후 혼자 집안 살림을 도맡아 아등바등 치우고 살지만 결혼 전과 전혀 변화 없는 아들 내지는 손님 모드의 남편과 트러블을 겪기도 한다. 쓰보우치 씨가 치우지 않으면 배수구는 머리카락 등으로 막히고 쓰레기는 휴지통에서 넘쳐나며, 남편이 도와준답시고 설거지한 그릇은 기름기로 미끄덩거리는 데다 기껏 정성껏 해준 음식에 남편은 칭찬보다는 사소한 것 하나에 불평을 하는…. 게다가 같이 사는 공간인데 혼자서만 주야장천 치우는 모습.


원래 살림이란 열심히 해도 티가 안 나지만, 조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엄청 안한 티가 난다는 것을 누구나 다들 겪고 나서야 깨닫는 법이다.

나 같은 경우, 초기에 나도 내 살림을 처음 가져본 초보자였으면서 뭘 그렇게 처음부터 살림에 도가 튼 베테랑인 것 마냥 행동했었던지. 집이 어지러운 꼴을 못 보고 조금이라도 어질러져 있으면 즉시 치워대고, 뭐든지 혼자 척척 알아서 하고, 음식도 요리학원에 다니며 매일매일 끼니때마다 새로운 메뉴들을 해댔다. 그런데 남편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나중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안 그러면 불평했다. 나중에 몸살로 드러누우니 "누가 너한테 그렇게 하라고 시킨 적 없는데?"라는 말을 해서 얼마나 서러웠던지….

우리 집에는 영원히 내 편이 아닌 남편이 있다. 😑



쓰보우치 씨의 옷장을 보고 내 옷장이 생각나 엄청 웃었다.

'뭔가에 홀린 듯 비슷비슷한 옷만 구매'했다는 게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결혼 전에는 다양한 종류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을 구매하고 입었는데, 결혼 후 언젠가부터 무난한 색상에 실용성 위주로 옷을 구매하고 있었다.

한동안은 나도 모르게 사계절 옷들을 전부 검정 내지는 남색의 줄무늬로만 구매한 적도 있었다. 하루는 우리 집에 놀러 온 동생이 내 옷장을 보더니 "언니는 빠삐용이야?"라고 말해서 정신 차리고 옷장을 둘러보며 배꼽 잡고 웃었던 적이 있다.


또한 옷장은 터져나갈 것 같은데 막상 입고 나가려면 입을 옷이 없다는 쓰보우치 씨. 이것도 아마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나도 예전에 옷장 속에 한두 번 밖에 입지 않아 아까워서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가지고 있던 옷들이 꽤 있었다. 목표는 '살 빼고 다시 입어야지'였다.

그러던 중 아이가 우연히 내 옷장에 걸린 옷들을 보더니 "자리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옷을 작게 만들어 보관하세요?"라고 말해서 웃으며 등짝 스매싱을 가볍게 날린 적이 있다. 물론 그 이후 아까워서 정리하지 못했던 옷들을 과감히 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책에는 식사 준비할 때 보채는 아이를 아빠와 산책 내보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쓰보우치 씨처럼 아이가 어릴 때 집안일이나 요리할 때 남편과 아이를 산책 보냈던 적이 있다. 하루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생각으로 식사 준비를 안 하고 같이 산책을 나가려고 하니 아이가 "엄마는 산책하는 거 아닌데, 산책은 아빠랑 하는 건데."라고 말해서 충격받았던 적이 있다. 어느새 아이에겐 산책은 아빠와 둘이 나가는 것이고 엄마는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입력된 모양이었다.

우리 집에는 앞으로 나라의 아들이나 사돈의 아들이 될 현재만 나의 아들인 아이가 있다. 😑



여자의 변신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일본과 한국의 여성 화장룰이 이렇게나 똑같을 수가. 😂

나도 쓰보우치 씨처럼 결혼하기 전에는 풀 메이크업이 아니면 집 앞 슈퍼도 나가지 않을 정도였는데,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쓰보우치 씨처럼 화장품 개수가 줄며 점점 간소화되더니, 이제는 세수도 안 하고 눈곱만 떼고 나갈 때도 있다. 누가 날 본다고….

그러다 어쩌다 하는 화장은 너무 어색하기 그지없다.

아이들이 옷차림이나 얼굴에 지나치게 신경 쓰면 "의외로 다른 사람들은 남의 일에 관심이 없단다. 남들이 자신을 쳐다본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야"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책은 단순히 재미와 힐링만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쓰보우치 씨가 일본의 심플 라이프 연구가 마키 씨에게서 들은 살림 팁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세탁 후 빨래를 개고 싶지 않아 뒤집어진 채로 옷장에 넣었던 일화, 꼭 필요할 것 같아 산 가전제품들이 전시용으로 기능을 다하는 일화, 어린 아들 다보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 등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과 웃음과 힐링을 주고 있다.

내가 경험했을 때에는 분명 다큐이자 전투였는데 쓰보우치 씨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훈훈한 힐링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당시 실전을 치르고 있던 나에게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양말이 뒤집혀 있다고 아니, 양말을 한 짝 뒤집어 신고 나간다고 해서 큰일 나지는 않다는 것을 살면서 절실히 느낀다. 자고 일어나서 각 잡고 침대 정리를 한다고 해서 행복하고 침대 위에 이불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다. 음식이 짜면 물을 조금 더 붓거나 정 안되면 건강을 위해 그냥 쿨하게 버리면 되지 않을까?


사소한 것에 연연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신의 삶 자체를 소중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산다는 게 전부 그런 거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나의 일상을 돌아보며 행복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행복을 희망하며 진심으로 웃고 싶은 모두에게 유쾌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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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
코리나 베츠코 지음, 베니 R. 로벨 외 그림, 삐맨 옮김 / 북캣(BOOKCAT)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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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바타》가 영화로 개봉되었을 때 누구나가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하나로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었다.


《아바타》는 원래 아바타 프로그램의 대상이었던 주인공의 쌍둥이 형이 죽자 그를 대신해 유전자가 같은 주인공 제이크가 판도라 행성으로 가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셀프리지와 쿼리치 대령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 측과 그레이스 박사와 제이크 등이 합세한 나비족 간의 전투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고 웅장하며 최고의 몰입도를 자랑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나비족으로 부활한 제이크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렇게 영화계의 또 하나의 전설이 된 영화 《아바타》의 이야기 속에서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던 아바타 프로그램도 시작 단계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 시작되는 시점의 이야기 즉, 영화 《아바타》가 시작되기 1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룬 그래픽노블이 바로 『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이다.



그레이스 박사는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에게 인정받고 그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영화 《아바타》에서의 여주인공 네이티리의 어머니인 모앗에게 나비족 아이들에게 인간의 것을 가르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다. 모앗은 서로에게 좋은 것을 배워야 공생해 나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학교를 세우기로 한다.



견학 차 하늘 사람들의 집(인간들의 기지)에 간 모앗과 나비족 아이들은 그레이스 박사의 안내와 지도에 따라 인간들의 문화와 규칙을 잠깐 경험한다.

그레이스는 정직한 교류만을 위해 학교가 존재할 거라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지만, 셀프리지는 '학교'라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악당 같은 등장을 한다.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간 아이들은 그날의 견학을 재미있어하며 인간들의 것을 더 배우고 싶어 했기에 에이투칸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하늘 사람들의 집에 다녀온 아이들이 하나둘 쓰러지며 에이투칸은 인간들이 나비족 아이들을 초대해 독살하려 했다며 분노한다.



쓰러진 아이들을 살핀 모앗은 그들의 증상이 시예칼린 꽃의 꽃가루에 대한 반응처럼 보인다며 치료제를 만들지만 병의 차도는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 그들을 도우러 갔던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 또한 평소와 달리 피곤함을 느끼며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마는데….



영화 《아바타》를 봤을 때 나비족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은 있었지만, 내용이 집약적이라서 조금 불친절한 면이 있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그때는 판도라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보이는 인간과 행성을 수호하려는 나비족 간의 싸움, 제이크의 개인적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추가적 에피소드를 통해 그간 궁금했던 나비족과 인간과의 유대관계와 아바타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이 책을 보면서 나비족 아이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지는 모습에서 16세기 스페인인들이 남미의 아즈텍 문명과 마야 문명을 정복하기 위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것이 떠올랐다.

등장부터 빌런 같았던 셀프리지의 음모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일까?

역사가 그 공간을 확장해서 반복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끝까지 그레이스 박사를 믿어주고 인간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공생하여 나비족을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하려는 모앗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아바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아바타 덕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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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보다 고양이 - 당신의 고양이가 하고 싶은 말 연애보다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나마스리 니어밈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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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는 개, 고양이, 새, 물고기 등 온갖 종류의 애완동물이 있었다. 동물을 많이 키웠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내가 분명 동물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들을 하는데 실상을 그렇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동물을 아주 무서워한다.


그 결정적 주범이 바로 고양이다. 어릴 때 우리 집 고양이에게 심하게 손가락을 물리고(그때 나는 내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줄 알았다) 얼굴 할큄을 당한 뒤로 나의 동물에 대한 공포심은 극대화되었다.

한번 무섭다고 뇌리에 박힌 후에는 그 인식이 쉽사리 변하지 않아 어른이 된 지금도 무서워서 동물을 키우지 못한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에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영상들을 올려놓은 것을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나를 공포에 빠뜨렸던 고양이가 여전히 무섭지만 너무 귀엽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들어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특별한서재>의 『연애보다 고양이』라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내가 고양이에게 공격을 당했던 것은 그 녀석과 나 사이의 의사소통의 부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가르랑거리는 소리부터 털에서 분비되는 냄새에 이르기까지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인간과 소통을 시도하는 고양이의 59가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에게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있듯 고양이에게도 오른발잡이와 왼발잡이가 있다. 이것으로 고양이의 성별을 알 수 있는데 수고양이들은 왼발잡이가 많고 암고양이들은 오른발잡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왼발잡이 고양이들은 변덕스럽고 불안해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반면, 오른발잡이 고양이는 주인과 더 많이 장난치며 교감을 나눈다고 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앞다리와 쇄골이 다른 뼈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에 말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수염으로 판단하는데, 수염의 길이가 몸의 너비와 거의 일치하기에 수염이 통과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고양이의 혀는 먹이의 뼈에서 살을 발라낼 수 있는 미세한 가시로 덮여있어 사포처럼 거칠고, 귀는 서른두 개의 근육들로 이루어져 있어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청력은 개의 두 배, 사람의 다섯 배에 이른다.


코에는 사람의 20배에 달하는 말초신경이 있어 500미터 밖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멜라닌의 농도와 후각의 발달이 비례하기 때문에 털 색깔이 어두운 고양이일수록 냄새를 더 잘 맡는다고 한다.



고양이의 박스 사랑은 몸을 숨기던 야생 본능의 잔재이다. 공간이 작을수록 침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니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고양이는 좁은 박스에 더 집착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자를 가진 고양이가 그렇지 못한 고양이보다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고 새로운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한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박스는 '좋아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의 3분의 1 정도는 고양이 마약이라는 캣닙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없기에, 모든 고양이들이 캣닙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올리브가 캣닙과 비슷한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기에 캣닙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올리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책은 고양이들에 관한 정보와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 고양이에 얽힌 전설 속 이야기 등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장황하지 않은 간단 명료한 설명은 이해도를 한층 높여주고, 각 장 끝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디작은 고양이만 한 걸작은 없다"라는 말처럼 위인들이 고양이에 관해 한 말들이 첨부되어 있다.


예전에는 고양이가 두렵고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나니 나도 그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며 그들에 대한 사랑이 몽글몽글 생겨나는 기분이었다. 또한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은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릴랙스 되는 효과가 있었다.

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힐링하면서 고양이를 이해할 수 있는 도우미로 『연애보다 고양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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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 일, 생활, 연애, 인간관계, 돈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
정신과 의사 TOMY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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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 고민이 없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크게는 자신의 인생을 판가름 지을 중요한 고민에서부터 작게는 그날 점심 메뉴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고민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도 고민을 가지고 있다. 그중 사소한 고민은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 커피를 한잔 더 마실까 말까 하는 고민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하고자 할 때 쉽게는 가까이에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겠지만, 그것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심적 고통에 시달릴 때는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고 치유한다.

이 책의 저자 토미는 정신과 의사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을 진찰하고 상담하면서 그들의 고민을 완화시키고 마음이 풀리는 데 효과가 좋았던 단어들을 꾸준히 모아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저자 역시 고난의 시간을 지낸 적이 있고 그 시간 동안 자신이 모아 둔 말로 위로를 받으며 효과를 봤던 경험이 있기에,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이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 분명 큰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저자는 '화제'라는 키워드에서 상대방이 물어보지 않았음에도 소위 유행가에 나오는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식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물론 상대가 물어본다면 거리끼지 않는 선에서 말해주면 되겠지만,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아닌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자 흥에 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나도 예전에 친한 것은 아니고 서로 알기만 하는 부류에 속하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식사 메뉴부터 시시콜콜한 집안일, 부부 사이 일까지 이야기해서 어디서 대화를 끊어야 될지 몰라 난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적인 일이나 감정은 일기장에 푸는 것이 어떨까?


또한 저자는 '포기'라는 것은 인생과의 적당한 타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포기했던 것들은 타협이 아닌 우리가 그 포기라는 답안지를 용기 있게 선택했을 뿐인 것이다. 그러니 의기소침해하거나 절대 나약해질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한 번뿐인 인생이니 '일(직업)'을 정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꼭 하라고 말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반대하는 편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특히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겹치면 상관없지만, 잘할 수 있는 일과는 상관없는 일에 꽂혀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잘할 수 있거나 해낼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생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올인하면 될 것이다.


또한 '개성'이 존재하기에 모든 사람이 전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호감형 연예인들의 경우에도 안티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얽매여 '저 사람이 왜 나를 싫어할까?'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은 분명 내가 무얼 해도 싫어할 사람이기에.

그저 그런 사람에게 들이는 신경과 노력을 줄이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좀 더 신경 쓰고 소중히 여기며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흑역사'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부끄러운 흑역사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이 모여서 개인을 이루는 역사가 되는 것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흑역사가 아닌 오롯한 개인의 역사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책은 중간중간 간단한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거나, <Tomy의 상담실> 코너를 통해 익명의 상담자의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키워드 221개를 한 페이지에 하나씩 눈에 잘 띄는 커다란 글씨체로 간단 명료하게 조언하고 있다. 그렇기에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읽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내용 또한 고민 상황에 대한 특별한 해결책이 아닌 상황에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여 조언하고 있기에 그 고민이 전혀 고민처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괜히 어설픈 위로와 해결책 제시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확실한 고민 해결책이 되지 않나 싶다.


일, 연애, 인간관계, 돈 등 일상생활을 하며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고민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열 번의 말보다 확실한 한 번의 위로가 될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가볍게 읽고 무거운 마음의 짐을 후련히 덜어낼 수 있는 상담자를 만나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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