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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 - 개념과 맥락으로 독파하는 동양철학 이야기
안상헌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8월
평점 :
"혹시 도를 아십니까?"
길거리에서 순하거나 멍해 보이는 사람을(?)을 타겟으로 말을 걸어오는 2인 1조. 한때 그들에게 무척이나 시달려야 했다. 도대체 도가 뭐길래, 그거 모르면 인생 잘못 사는 건가.
우주 만물이 창조되고 운영되는 원리, 세상의 어머니. 그것이 '도'란다.
정말 철학적이다. 이 이치를 그 누가 이해할까. 하긴. 철학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그냥 느끼는 거지.
가을만큼 철학적 사유를 하기 좋은 계절도 없다. 일 년 중 가장 마음이 희미해질 때 철학은 지혜의 길을 열어준다.
청소년부터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 책
삶의 해법들을 현실적으로 제시한 『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 이다.
공자, 노자, 맹자, 순자 등 동양 철학자의 이름은 알아도 동양철학의 개념은 다소 생소하다. 이에 저자는 동양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렵고 방대한 동양철학의 핵심 사상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철학적 개념들이 현대인들의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친절하고도 명쾌하게 안내한다.
『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은 유가, 도가, 불가와 같은 동양의 주요 철학 사조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과 예의 공자, 도의 노자와 장자, 왕도정치의 맹자, 강력한 군주권 강화를 추구한 한비자 등 동양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들의 사상과 그 의미를 다룬다. 또한 책의 구성 역시 명확하고 체계적인데, 각 장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이 관심 있는 철학 사조나 인물에 대해 선택적으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불안, 그리고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 대해 동양철학이 어떤 해답을 줄 수 있는지를 동양철학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공자의 '인(仁)' 사상은 인간관계의 핵심을 보여주며, 노자의 '무위자연'은 복잡한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을 따르는 지혜를 강조한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건 복잡한 철학 용어 대신 일상적인 사례와 비유를 활용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유머러스하게 설명한 점이다. 마치 가까운 지인에게 이야기하듯 친근하게 풀어낸 내용들이 동양철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데, 생각보다 은근 허당미가 있는 철학자들의 에피소드도 웃프게만든다. (삐지고 변명하기 바빴던 인간미 철철 넘치는 공자, 권모술수를 경계할 것을 강조했지만 권모술수에 당해 목숨을 잃은 한비자.)
철학은 결코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만들 수 있는 도구였음을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된다. 철학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지, 동양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이 훌륭한 입문서가 돼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