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로 대학 가다 - 세계적 명문대에 진학한 남매와 제자들의 확실한 성공 비결
이미영 지음 / 학지사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수학학원을 다녀온 딸은 자주 이렇게 말한다. 특히 계산 속도가 느린 딸은 계산기를 사용하면 금방 풀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손으로 풀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또한 국어에서는 문장이나 단어의 전체적인 의미를 정해준 데로 외워야 하는 점, 영어는 교과서 전체를 암기해야 하는 학습 방식에 대해 납득하지 못한다.

초고도화된 사회로 진입했지만 교육 방식은 여전히 30년 전 그대로 제자리걸음이다. 어린 시절, "미래의 아이들은 지금처럼 공부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었던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오히려 더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아이들은 과거보다 더 힘겨운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 교육 현실에서 딸을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곳에서 이렇다 할 뾰족한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교육 체제에는 정말로 대안이 없는 걸까?

이런 나의 고민에 깊이 공감한 듯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고, 자녀의 학업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경험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은 큰 충격이었다. 정확한 정답만을 요구하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 달리, IB는 열린 질문과 다면적인 접근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탐구하고 사고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IB로 대학 가다』는 이미영 저자가 15년간 IB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체득한 노하우와 통찰을 바탕으로, IB 교육이 어떻게 글로벌 시대의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지 상세히 기록했다.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님의 실제 경험담은 IB교육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꿈을 향한 열정과 탐구 정신은 억지가 아닌 즐거움으로 전해져, 우리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IB교육의 배경과 목표, 프로그램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지적•감정적•개인적•사회적으로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열 가지 IB교육의 학습자상이다. (탐구하는 사람, 사고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성찰하는 사람 등) IB가 제안하는 다양한 활동 중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과 사회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다.

이는 IB 교육의 강점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큰 토대가 된다.
1.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적 학습
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을 넘어, 지식을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
2. 글로벌 감각과 협력 중심의 학습
학생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3. 전인적 교육
학생들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윤리적 책임감과 사회적 공헌 의식을 갖춘 인재로 성장한다. 이는 단순한 입시 전략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교육 철학이다.

책을 읽는 동안, 당장 올해부터 시행되는 보여주기식 디지털 교과서가 아닌, 아이들이 탐구하고 사고하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시제도 개혁, 교사 양성, 사회적 인식 변화라는 거대한 과제가 있지만, IB 교육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말로만 글로벌 인재 양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오래된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 학부모,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교육을 고민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시길 바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은 스웩이 넘칠 거야 2 - 잇츠 쇼 타임!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강경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웩이 어마어마했던 밤 이후,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
이상한 애더 이상한 애진짜 이상한 애아예 존재부터 이상한 외계인그리고 고양이

강경수 작가의 #오늘밤은스웩이넘칠거야 를 펼쳤을 때, 황당무계한 설정과 B급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전개, 과장된 캐릭터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황당하다"였다. 여전히 '브로'와 '유남생'을 남발하는 말리와 준호의 스웩넘치는 우정, 그리고 새로운 사랑과 치매걸린 외계인까지. 뭐하나 적응하려면 툭하고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헛웃음이 지어진다.

그런데 이 모든 황당한 상황과 허세 가득한 농담 속에 지금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을 불안과 고민이 녹아 있다. 꿈을 꾸지만 그것이 현실적일리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두 소년, 하지만 그럼에도 '가슴 뛰는 모험'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대책 없어 보이면서도 묘한 공감을 자아낸다.

열여섯이라는 나이가 얼마나 어설프고, 그래서 얼마나 귀한 시기인지 그 시절을 살아온 우리는 안다.

'자식은 현재를 살지만, 부모는 그 모습에서 자식의 미래를 본단다.'

준호를 기다리며 문자를 보낸 엄마의 메시지는 자식이 지금의 삶을 온전히 즐기길 바라면서도, 그 모습 속에서 미래의 가능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바라보는 복합적인 감정이 같은 부모로서 느껴졌다. 어쩌면 돌아가신 준호 할아버지의 말처럼

'인생이란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그런데 젠장, 너도 알잖니. 내겐 당뇨가 있어. 인생이 초콜릿 상자라는 걸 당뇨가 걸린 다음에 알게 되다니.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뭐냐면 당뇨에 걸리기 전에 초콜릿도 많이 먹자는 거야. 그리고 두려워말고 계속 달려 나가거라.'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늘 '나중에'를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지금 당장의 즐거움과 모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묻는다. 여전히 난 아이들에게 자유로움을 강조하지만 그에 따른 현실적인 방향을 요구하고 있는 모순을 보인다. 나 또한 이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현실과 타협하며 살고 있고, 그걸 알기에 아이들에게 마냥 지금 하고 싶은 대로 즐기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아이들처럼 그곳에 담긴 진심은 안다. 비록 어른들 눈에 황당하고 유치할지 모를 B급 감성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진심 어린 A급 응원을 기다릴지 모른다. 우린 그저 빛나는 응원봉을 들고 A급 진심을 보여줄 준비만 하자. 우리도 진짜 어른이 되는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B로 대학 가다 - 세계적 명문대에 진학한 남매와 제자들의 확실한 성공 비결
이미영 지음 / 학지사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 키우다보니 교육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어요. ib교육 글로벌교육이라는데, 소개된 내용만 봐도 너무 궁금한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사랑한 것 - 지금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림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이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보통의 하루를 원했을 뿐인데, 그게 이렇게 사치일 줄이야.
무기력함이 가슴을 무겁게 누르며 얕은 숨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일상을 놓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부단히도 노력했다.
그런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에 힘겨울 때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연설문에 '그래 내가 책을 읽는 이유'지라며 다시 언어로 책으로 연대의 마음으로 이어간다.

림태주 작가의 『오늘 사랑한 것』을 꺼내며, 북마크한 부분들을 차분히 다시 읽어 내려갔다.
한 송이 꽃, 한 사람의 미소, 저녁노을, 다정한 사람, 따뜻한 손길
소박함 속에 담긴 은유와 통찰의 언어는 그간 잊고 있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의미였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그의 글에 담긴 타인과의 관계 속 사랑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우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글은 그에게 삶의 숨구멍이자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는 도구였고,
독자는 그의 글로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오늘 다시 이 책을 꺼낸 건, 아픈 마음을 치유받고 싶어서였다.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용서해 주고 싶을 때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
그리웠다고 말하고 싶을 때
다정해지고 싶을 때
우리는 서로를 껴안는다.
_p.27

오늘 사랑한 것
커피 한 잔의 온기였고, 소중한 인연이었으며, 다정한 이들의 위로의 말이었다.

"힘내자"
"함께하자"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 나를 일으켜 세워준 건
다정한 껴안음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보내는 응원이고 위안입니다.
_p.75

산다는 건 눈물겨운 일이지만, 아름답다고 쓰면 비가 그치고 햇살이 쏟아지고 무지개가 떴다는 작가의 글처럼
아름다운 무지개가 뜰 날을 기다려본다.
환하게 웃을 날을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 한눈에 보는 서양미술사
유승연 지음 / 하준서림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사람이 훌륭한 예술을 차별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물가 높기로 유명한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상설 전시는 무료이다. 약탈 유물이 많아 속죄의 마음으로 무료 전시를 한다는 루머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내셔널 갤러리는 약탈한 작품이 한 점도 없다. 이는 오로지 영국 정부의 확고한 문화정책으로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도 내셔널 갤러리 음악회를 열고 매달 한 점의 작품을 선정해 전시했던 과거 역사를 보며 단순히 걸작을 소장한 미술관이 아닌 대중과 소통하고 시대의 목소리를 내려 했던 내셔널 갤러리의 신념을 보여주는 듯한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500일을 보내며 200회 이상 작품 해설을 진행한 유승연 도슨트가 예술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작품 속에 담긴 화가의 삶과 역사의 발견하고, 이를 독자와 나누고자 하는 열정적 여정이 담고 있다.

서양미술을 문을 연, 가장 오래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세인즈버리관
16세기 르네상스 전성기 회화들을 전시하는 서관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가 곳곳에 자리해 17세기 바로크 회화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북관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작품으로 예술의 진화와 혁신을 만날 수 있는 동관

르네상스 양식의 핵심 개념인 원근법이 적용된 세인즈버리관을 시작으로 원근법 혁신의 태동을 소개한 파올로 우첼로<산 로마노 전투>, 서관의 한스 홀바인<대사들>, 북관의 램브란트의 자화상 작품 들, 동관의 에두아르 마네 <막시밀리안의 처형>, 빈센트 반고흐 <해바라기>등 13세기 초기 르네상스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의 여정을 숨 가프게 이어간다.

17세기 폴랑드르 미술을 대표한 화가 램브란트의 작품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데, 특히 80점 이상의 자화상을 남겼던 그를 보며 저자의 말처럼 그는 왜 그렇게 많은 자화상을 그렸을까, 그는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묻고 싶었다. 자신감 넘쳐 보이는 <34세의 자화상>, 늙고 다소 지쳐 보이는 <63세의 자화상>을 비교해 보며 그의 삶의 궤적을 작품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지치고 체념한 듯 보이던 63세의 램브란트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살짝 미소 짓는 듯 보인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젊은 시절, 가난과 고독만 남은 노년의 시절, 어쩌면 그는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평온함을 이 자화상으로 보여준 건 아닌지... (내 글에 답변해 준 유승연 도슨트 말에 공감된다.)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은 140점 이상의 생생한 도판이다.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라파엘로<교황 율리오 2세의 초상>의 우아하고 화려한 그림
루브르 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가 각각 소장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암굴의 성모>의 차이점
같은 전시회장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아뇰로 브론치노 <비너스와 큐피트가 있는 알레고리>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아픈 삶과 그녀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들은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작품의 역사를 깊이 있게 몰입하게 만든다.

그림 한 점에 담긴 불멸의 순간을 공들여 바라보았고, 황홀한 미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오랜만에 다녀온 미술 여행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간의 여행 이번 겨울 여행으로 강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