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체계의 모토는 분명해. <미안한 것보다 안전한 게 낫다.> 면역 체계는 자기 것과 남의 것, 친숙한 것과 낯선 것, 반가운 것과 위험한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해. 
- P10

피부에 착륙한 외계 박테리아는 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굶어 죽을 때가 많다. 자기만의 완벽한 식량 수급 체계를 구축한 토착 박테리아가 먹을 것을 나누어 줄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방인을 식탁에서 거칠게 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일부는 잡아먹기까지 한다. 그들의 몸을 번식에 필요한 양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 P14

 이 신호 체계는 바이러스에 필요한 효소의 형성을 가로막거나 세포 내 RNA 바이러스를 파괴함으로써 세포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한다. 이는 상당히 효과적인메커니즘이다. 왜냐하면 그로써 바이러스 번식을 느리게 하거나,
생체 프로그램에 따라 인터페론에 감염된 세포를 이른 죽음으로 내몰기 때문이다. <세포자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종의 가미카제 작전이다.
- P28

 대신 이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기적의 무기를 사용한다. 죽음의 고통 속에서 끈끈한 DNA를 그물처럼 내뿜으며 운명을 마감하는 것이다.
스파이더맨과 비슷하지만, 그들은 단 한 발만 갖고 있다. 이렇게 그들은 선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호중구가 끈적거리는 그물로 병원체를 칭칭 감아 두면 병원체도 죽음을 맞는다. 그물에는독성 분자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 P35

호염기구는 피부를 늘리고 국소 혈액 응고를 억제한다. 예를 들어 그 안에 저장된 히스타민은 주변조직의 부기, 가려움증, 발적을 유발한다. 만일 병원체 탓이고 그래서 그것을 제거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몸이 원래 무해한 물질에 사격을 가한다면 나쁜 일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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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참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해."
"정말 그래." 할머니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계속 사랑해야지." 소피아가 위협하듯이 말했다. "더욱더많이 사랑해야지."

- P60

그리고 행운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느긋하게 노를 저었다.  - P72

섬을 방문한 일로 할머니는 어딘가 슬퍼졌다. 말란데르한테는뭔가 생각이 있었지만, 스스로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아직은시간이 더 필요하리라. 너무 늦은 뒤에야 이해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러고 나면 더 이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힘이 없다. 아니면 중간에 다 잊어버리고는 잊어버린 줄도 모른다. 집으로 노를 저어 오는 동안 할머니는 수평선을 끊는 커다란 집을 바라보았고, 항로 표지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좀 너그럽게 봐주면 항로표지라고 할 수도 있었다. 여기서 항로가 바뀐다는 표시 말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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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악의 없이도 이곳에선 그래볼 수 있는 듯했다. 진짜가 아니니까. 쓰레기나 음료수를 함부로 쏟아도 별일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진짜로 대미지가 없나? 
- P109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나는 내가 외롭다는 걸 알아차렸다. 분명 이방인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공간이 아마도 미래의 에스엔에스일 텐데.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자리에 가상현실 채팅 공간이 들어설 텐데. 그 세계에 나는 얼마나 접속하게 될까. 중요한 이야기와 궁금한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 모인다면 어떨까. 과연 좋은 일이 끔찍한 일보다 많이 벌어질까.
- P110

우주에 온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떻게 될까. 여기에서 안전봉을 놓아버린다면 말이다. 진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등 뒤에 추진장치가 있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멀리 가봐도 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니. 그말은 왜 언제나 용기가 되는 것일까.
- P113

가상현실에서 돌아온 내 몸 다치기 쉬운 몸. 느리게 배우는 몸. 이 몸으로 여러 겹의 리얼리티를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을까. 진하를 꼭 껴안으며 예감했다. 다가올 미래에서 나는 도태될지도 모르겠다고.
- P115

사랑도 우정도 실은 번갈아가며 아기가 되는 일인지도. 나를 어떻게 할지 너에게 맡겨버리는 일인지도. 자신을 돌볼 특권을 서로에게 바치는 동안 우리 인생은 지극히 타의 주도적으로 흐른다. 나는 그의 손안에서, 그는 나의 손안에서 마음껏 어려진다.
- P122

탐이가 죽은 지 일 년이 다 되어가.
나는 이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중이야.
- P127

아프게 배운 건 잘 잊히지 않아. 늑대와 고양이의 죽음에서 배운 것들. 이 배움은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게해. 동물들의 각별한 형제인 너. 강하고 약한 너. 결점투성이인 너. 절대로 영원하지 않을 너... 너무나 유한한 너를,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지. 나중에 아프더라도 지금은힘껏 그래야지.
그게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최고의 나야. 고통과 환희가 하나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는 듯이, 비와 천둥의 소리를 이기며 춤추듯이, 무덤가에 새로운 꽃을 또 심듯이, 생을 살고싶어.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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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같은 문명의 운명은 결국 화해할 줄 모르는 증오심 때문에 자기 파괴의 몰락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만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지구는 극단적 형태의 민족 우월주의, 우스꽝스러운 종교적 광신, 맹목적이고 유치한 국가주의 등이 발붙일 곳이 결코 아니다. 별들의 요새와 보루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작디 작은 푸른 반점일 뿐이다. 이렇게 여행은 시야를 활짝 열어 준다.
- P632

한 사람이 비이성적 행태로 일단 협박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이러한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협박의 허세를 허세로 묶어 두지 못하고 언젠가 결국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협박을 실행으로 옮기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자신이 부리는 허세를 상대방으로 하여금 허풍이 아니라 실제라고 믿게 하려다가,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고 만다. 협박은 실행으로 옮겨질 위험을 반드시 동반한다.
- P645

전세계적 규모의 핵전쟁이 일어난 적이 아직 없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전면 핵전쟁이 결코 일어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전면 핵전쟁은 단 한 번밖에 경험할 수없는 것이다. 한 번으로 모든 게 끝이 난다. 그때 가서 통계 분석을 다시해 봤자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P652

코스모스는 있는 그대로 이해돼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코스모스를 우리가 원하는 코스모스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분명하다고 생각됐던 것이 거짓으로 판명될 때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확고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제한된 상황에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각국에 사는 사람들일지라도더 넓고 큰 맥락에서는 목적을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우주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고 큰 문제인 것이다.
- P660

사람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금이라도 다른 성격의 사회를 믿을 수 없는 기괴한 존재로 간주하며 심히 혐오하고는 한다.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방‘ 이나 ‘외계‘라는 표현의 부정적 뉘앙스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잘 드러내 준다. 그렇지만 각기 다른 문명들이 보여 주는 문화와 유적의 다양성은 ‘인간으로 되어 감‘의 다른 방식들을 우리에게 시사할 뿐이다. 외계 문명인에게는 인류 사회의 차이가 유사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일 것이다. 
- P674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 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675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 P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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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 글, 그대로 복붙😄


🍊 소설 배경 - 나처럼 헤매며 다닌 자들을 위해

배경이되는 행성계를 세티계라고 부른다. 우리 태양계 같은..
세티계의 우라스와 아나레스가 주요 배경이다.

우라스는 지금의 지구와 비슷한데, 우라스에도 자본주의 국가, 공산주의 국가, 힘없는 나라, 지역 혁명을 일으키는 지역이 있다.

아나레스는 무정부주의가 실험중인 행성으로 우라스의 ‘달‘이라고 나오는 걸 보니 행성이 맞나 싶다. 우라스의 제도에 반발하여 나온 사람들로 이루어졌으나, 두 행성은 법, 제도, 언어, 문화, 학문수준이 다르고, 행성인들끼리 자유로운 왕래도 없다. 아나레스의 자연은 살아가기 척박한 수준.

아나레스 출신의 쉐벡이란 과학자(아나레스엔 공식적으로 석박사 학위는 없다)가 주인공으로, 한 챕터는 아나레스, 한 챕터 우라스에서 쉐백의 이야기를 가 서로 번갈아서 진행된다.이 부분이 공간도 다르지만 시간대가 서로 달라, 익숙해지기전까지 엄청 헷갈렸다. 우라스 편은 쉐백이 아나레스에 우라스로 떠나는 시점에시 시간순으로 진행되고, 아나레스 편은 쉐백의 어린시절부터 우라스로 떠나는 첫 장면으로 시간순서대로 흐른다.


🍊 작가는 천재인가

줄거리를 쭉 나열한 게 아니라, 두 행성의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면서 추리요소와 긴박감이 느껴졌다.갑자기 왜 우라스로 가는 우주선을 탔는지,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안갔는데 조금 파악이 된 시점부터는 너무 재밌고... 무엇보다.. 과학소설인줄 알았는데, 문학적 문체가 강해서 그 비유와 표현에 감탄했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의 본질은 철학소설이었다는... 작가는 천재인가??

아나레스는 유토피아인가? 아나레스에서는 공리주의를 추구하다 보니 사람들이 평준화되어 있음. 특출 난 사람 (쉐백 같은..)의 능력이나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다. 우라스도 그렇고. 미래의 지구인 테라도 폭망했고. 유토피아란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현실에서 유토피아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잘못을 계속해서 고쳐나가는 시스템, 완벽은 아니지만 최선을 향해하는 시스템을 이상화시켜보나... 이도 쉽지 않다.

모임 중 한분이 제목이 왜 ‘빼앗긴 자들‘인지 생각해 봤다고 한다. 그들은 무엇을 빼앗겼길래, 빼앗긴 자들이라고 작가가 제목을 정했는지... 난 그런 생각 해본적도 없는데. 질문한 분의 생각으로는,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는 인간의 본능을 빼앗았기 때문인데, 아나레스는 공산주의는 아니나 본능을 빼앗았다는 점에서 동일하다는 결론이라고 한다.

sf 소설은 철학적이거나 문학적인 것에 대해서한계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책을 추천하신 분께 감사하며,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 한다. 작가는 천재인가..

🍊 마음에 남은 구절들

반장에게 폭도를 제압하는 경험이 없었다면 그들에게는 폭도가 되어 본 경험이 없었다. 집단의 요소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왔기에 그들은 집단 의식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고, 사람 수만큼 다양한 감정이 공존했다. 
10

그나 쉐벡이 당연시하는 개념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일 경우도 자주 있었다. 예를 들어 우라스 인들은 우월함이라든가 상대적인 높이 같은 신기한 문제를 중요시했다. 그들은 종종 글에서 ‘더 높은‘이라는 말을 ‘더 나은‘과 동일하게 사용했다. 하지만 아나레스 인이라면 ‘더 중추적인‘이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대체 더 높다거나 더 낮다거나하는 것이 외부인이라는 사실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것은 쉐벡이 풀수 없는 몇 백 가지 퍼즐 중에 하나였다.
23
˝말하기는 나누는 거다. 상호 협동의 기술이지. 넌 나누고 있지 않아. 자기중심적으로 굴고 있을 뿐이야.˝
39

˝이런, 망할. 아냐, 말도 못해? 네 문제는 무슨 말이든 했다 하면 무거운 벽돌한 트럭분은 될 만한 논쟁을 통째로 쌓아 올린 다음에 전부 뒤집어 엎어 놓고 그 밑에 깔린 피 흘리는 몸은 절대로 보지 않는다는 거야˝
58

마지막 우주선이 마지막 정착민들을 실어온 이후로는...... 무시뿐이었어요. 우리는 당신네를 무시하고, 당신네는 우리를 무시하고 당신들은 우리의 역사에요. 우리는 어쩌면 당신들의 미래겠지.
난 배우고 싶어요.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온 거예요. 우린 서로를 알아야만 해요. 
92

˝그런 건 들은 바 없는데요, 쉐벡 박사님.˝
‘벽‘이다. 쉐벡은 지금 그가 부딪친 벽을 알고 있었다. 그 벽은 이 젊은이의 매력과 정중함, 그리고 무관심이었다.
99

아나레스 정착자들은 옛 세계와 그 과거에 등을 돌리고 오로지 미래만을 선택했다. 하지만 미래가 과거가 되는 것만큼이나 틀림없이 과거도 미래가 된다. 부정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108

변화는 자유야. 변화는 삶이야. 오도니안 사상에 그보다 더 근본적인것이 있겠어? 하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우리 사회는 병들었어. 
191

베다프는 가차 없이 우위를 조여들었다.
˝생각하지 않는 것이 늘 더 쉬운 법이지. 근사하고 안전한 계층제를 찾아 정착하면 되는 거야. 변화를 만들지 마라, 불만을 감수해라, 조직을 혼란시키지마라. 지배받는 쪽이 언제나 가장 쉬운 길이야.˝
193

˝전체를 볼 수 있으면 언제나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행성, 삶......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세상의 모든 더러움과 돌멩이가 보이겠지. 그리고 매일 매일 삶은 힘겨운 일이고, 당신은 지치고 패턴을 잃어버리지. 거리가 간격이 필요한 거야 지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려면 달로 보면 돼.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려면 죽음이라는 유리한 위치에서 보는 거야.˝
217

˝현실 정치라.˝
쉐벡은 그 말을 되뇌고 오이에를 보며 말했다.
˝물리학자가 사용하기에는 묘한 말이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가와 물리학자는 양쪽 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다루죠. 진정한 힘, 세계의 기본 법칙을 다룬단 말입니다˝
232

그러나 치폴리스크의 경고, 흩어 버리려고 애썼던 경고가 계속 되돌아왔다.
자신의 지각과 본능이 그 경고를 강화했다. 좋든 싫든 그는 불신을 배워야 했다. 침묵해야 했다. 자신의 소유를 자신만의 것으로 보존해야 했다. 거래할 수있는 힘을 유지해야 했다.
233

전에도 우라스 인들의 얼굴에서 종종 그런 불안을 보고 의문을 품었다. 그들이 얼마나 부유하든 간에 가난하게 죽지 않으려면 항상 더 벌 걱정을해야 하는 탓일까? 아무리 돈이 없다 해도 항상 더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있기에 그게 죄가 되는 걸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 이유가 모든 얼굴에 분명한 공통점을 부여했기에 그는 그들 가운데에서 뼈저린 외로움을 느꼈다. 안내자와 감시자들에게서 탈출하면서 그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않고, 기본적인 도덕적 가정이 상호 협력이 아니라 상호 적의인 사회에서 홀로 있다는 것이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조금 겁이 났다.
237

그에게 사람의 일을 생각함이란 어느 현실을 인정하면서 다른 현실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포함하고 연결하는 것이었다. 
323

지속이라든가 확신 같은 것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약속이다. 
356

우린 스스로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이웃들의 견해를 두려워해. 
374

사불이 우리 대신 선택하게 놔뒀지. 우리 안에 내면화된 사불, 그러니까 관습, 도덕, 사회적 추방에 대한 두려움, 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말이야! 아, 다시는 안 그럴 거야. 난 천천히 배웠지만 어쨌든 배웠어.
377

˝내가 이걸 당신네에게…… 그리고 헤인과 다른 세계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라스의 국가들에게 주려는 걸 이해하지 못하겠습니까? 어느 하나가 아니라 당신들 모두에게! 어느 하나도 우라스가 원한 것처럼 다른 자의 위에 설 힘을 갖기 위해서나 더 부유해지거나 전쟁에서 더 이기는 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그래서 당신들이 진실을 사적인 재산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공통의 선을 위해쓰도록 말이에요.˝
392

˝우라스가 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압니다. 인간의 부정함, 탐욕, 어리석음, 낭비로. 하지만 또한 선과 아름다움, 생명력, 업적으로도 가득하지요. 세계란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나요! 우라스는 살아 있어요. 기막히게 생생한 모습으로, 그 모든 악에도 불구하고 희망으로 살아 있어요. 그렇지 않은가요?˝
394

죽은 아나키스트는 순교자가 되어 
몇 세기나 살아남지만 사라진 아나키스트는 잊혀질 수 있으니까.
398

 우리는 당신에게 책임이 있고 당신도 우리에게 책임이 있지요.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과 같은 선택권을 지닌 아나레스 인이 되는거예요. 하지만 그 선택권이란 안전한 것은 아니에요. 자유는 결코 그렇게 안전하지 않아요.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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