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니언 사이언스 강석기의 과학카페 7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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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매년 이 책의 정기 구독자처럼 되었다. 이제 7번째 책이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의 흐름을 이 책이 나올 때마다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과학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선봉에 서 있고, 보잘것 없는 머리속 과학 지식은 업데이트될 필요성을 느낀다. 강석기만큼 새로운 과학 기술계의 동향을 빠르고 쉽고 흥미롭게 서점가로 전달하는 과학 저자가 국내에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과학카페 시리즈의 2018년 컴패니언 사이언스에는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 몇 점이 부끄러운 듯 작은 사이즈로 실려 있다는 것이다. 그 그림들이 좋았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바이얼린을 켜는 소녀가 있고 그 옆에 약간 떨어져 앉은 개가 소녀를 쳐다보는 장면이었다. 참으로 따뜻한 장면이다. 아예 반려동물의 과학이라는 파트가 개별적인 첫번째 장을 구성했다. 이번 해 책 제목도 컴패니언 사이언스다. 이번 해가 개 띠이고 반려과학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동반자라는 의미로 컴패니언 사이언스로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첫번째 챕터가 반려동물의 과학 편이고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가장 먼저 읽어볼 수 있었다. 


가장 흥미로운 연구로 늑대가 선택육종을 통해 개가 되는 과정을 밝힌 것과 같은 방법으로 여우를 개로 만드는 실험이 한때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서 실험되었다고 한다. 1950년대에 한 공격성이 낮은 여우를 선별해 교배하는 것을 매년 반복하여 계속 선별 교배하고 있었는데 4세대 만에 새끼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었고, 8세대에는 개처럼 꼬리가 말리는 개체가 나타났고, 10세대 새끼 중에는 귀가 펄럭거리고 얼룩무늬 털을 지닌 것이 나타났다. 성격적 변화에 외형적 변화가 동반된 것이다.  이 연구를 맡은  벨라예프는 여우에게서 일어나는 성격과 행동 신체적 특징의 변화가 호르몬 분비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의 결과일 것이라 추정했는데, 이후 사나운 여우들만 선택교배한 대조 실험을 통해 온순한 여우는 세로토닌 수치가 높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은 반면 사나운 여우들은 반대인 것을 발견했다.이후 소련의 몰락과 함께 5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던 여우 가축화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 등의 우여곡절 끝에 58번째 세대로 이어졌는데, 이렇게 온순한 것들로 선택교배된 여우들은 개처럼 두개골이 작아지고, 주둥이와 다리가 짧아졌다.


다른 해에 나온 책에 비해 챕터 분류가 더 세분화되었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이라는 고정적인 분류에서 벗어나 주제를 막론하고 현재 온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핫이슈 파트도 주제도 추가되었다. 요즘의 가장 큰 이슈는 남북 관계가 되겠지만, 정치적 이슈를 떠나 일상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게 바로 미세먼지다. 핫이슈의 첫번째 기사로 미세먼지를 다루고, 살충제 내성, 과학재현성의 위기, 섹스와 젠더의 과학, 그리고 오이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한 기사로 이어진다. 미세먼지에 이어 초미세먼지 그리고 극미세먼지가 있는데, 극미세먼지는 크기가 200나노미터 이사로 초미세먼지중에서도 아주 작은 것들이다. 이것들이 얼마나 작은지는 이것들이 인간의 몸을 어떤 형태로 침투하는지를 보면 나노입자와 작은 것에 대한 공포가 몰려올 정도다. 미세먼지 하면 코로 들어와 폐까지 침투해 호흡기 건강을 유발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입자가 작아지니 기침하고 콧물나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우선 이런 초미세입자가 폐에 들어가면 다른 세포에게 확산돼 사이토카인 분비하여 온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사이토카인이 혈관을 타고 뇌에 작용해 젊은 사람의 뇌에도 과도한 염증과 단백질 침착등을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세입자의 공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극미세입자는 코에서 냄새 분자를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는 세포로 뒤덮인 후각망울을 거쳐 신경을 타고 뇌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작디 작은 미세먼지 입자는 냄새 분자가 뇌에 전달되는 경로로 뇌에까지 침투하는데, 책에는 사람의 뇌세포 내 자철석 나노입자가 발견된 것을 찍은 미국립과학회보에서 나온 사진이 함께 실려있다. 한 역학자는 치매발명률의 21%가 대기오염이라는 주장을 했다는데,  그러면 운동을 해야하는 건가 말아야되는건가. 같은 책의 다른 주제의 칼럼에는 운동을 할 때 수렵채집생활을 했던 시기처럼 머리를 써가며 운동을 해야 인지기능이 향상된다고 말하면서 정지된 워킹머신 위에서 걷거나 자전거타기같은 것은 뇌의 신경세포 연결을 향상시키지 않으므로 효과가 없기 때문에 여러 뇌 활동이 동반되는 운동을 권하는데, 그러면 미세먼지가 또 머리속에 침투할 것이 아닌가. 어쩌면 현대인이 치매와 같은 뇌혈관질환이 급증하는 데는 어쩔 수 없이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챕터는 건강 의학이다. TV 상에서는 어떤 실험이 성공해서 난치병의 새로운 치료 시대를 열게 되었다는 뉴스가 연일 전해지는데, 실제로 임상 실험에서 성공으로 나타났다거나 혹은 치료법으로 적용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듣기 어렵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건강 의학 파트 전 2장 핫이슈 파트, <과학재현성 위기, 답이 없다?>에서 다룬다. 과학 재현성의 위기를 실감나게 그린 책 <사후경직(Rigor Mortis - Richard Harris)>를 소개하며 그 책에서 소개한 세 가지 원인을, 과학자의 게으름과 무식함 데이터 조작 같은 도덕적 타락을 들고 있다. 먼저 임상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거치는 동물 실험 단계에서 엄청난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실험동물의 숫자가 너무 적거나 편견의 개입, 구조적 문제 등이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이 현재의 신약 개발 방식을 사용한다면 결코 시장에 나오지 못했을 거라는 거다. 당시에는 동물실험 없이 바로 임상시험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세포 오염과 장비, 데이터 분석 방법에 있어서 과학자들의 통계학적 무지도 한몫 한다. 특히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임팩트 있는 논문에 실어야 대학과 학계에서의 입지, 연구비 수주가 공고해지는 현실에서 연구자들이 겪는 스트레스도 큰 문제로 제시한다.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을 먼저 다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치료 방식이 속속 쏟아지는 건강 의학 파트는 비교적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파트였다. 구충제 NTZ이 항바이러스와 항암효과까지 나타낸다는 내용과 구충제 이버멕틴이 난소암에 대한 항암 효과가 있다는 내용 등이 실려있다. 자세한 약리 작용도 적혀 있는데, 읽을 때는 흥미롭지만, 다 읽고 나면 싹~ 잊어버린다. 아무튼 암이나 기생충이나, 인간의 몸에 기생하며 자기 증식으로 생명을 빼앗아가는 공통점이 있기에 같은 약에게 공동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리라.


인류학, 심리학과 신경과학, 생태환경, 천문학과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등 6개의 파트가 더 있어 총 9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생명과학 파트에서 다룬, <유전자 편집, 임상시대 오나> 라는 칼럼과 화학 파트에서 다룬 빛 쬐지 않아도 태닝할 수 있다. 생태환경 파트에서 다룬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가 있다고>,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사람이 개보다 잘맡는 냄새도 있다>가 선호하는 분야였고, 인류학의 네 칼럼 모두가 다 흥미로웠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한다.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쓰거나 설명을 덧붙이기에, 과학을 골치아픈 분야라고 생각하는 독자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부분은 뜨끈뜨끈한 바로 몇 달 전에 발표된 과학계의 최신 소식들을 발빠르게 전해준다는 사실이다. 매달 과학잡지를 사보지 않더라도 이 책 한권으로도 뭔가 지식이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뿌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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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엉뚱한 호기심에서 특별한 통찰을 발견하는 기상천외 심리 연구실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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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은 괴짜를 연구하는 심리학이 아니라,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엉뚱한 것들을 연구하는,  자기들이 괴짜라는 거다. 괴짜들이 뭘 연구하냐 하면, 사주팔자의 비밀, 거짓말, 웃는 표정의 비밀, 암시, 미신, 키와 인생살이의 관계, 미남의 비밀, 데이트 성공방법, 농담의 비밀, 선행과 악행에 대한 심리 실험, 등등이다. 한동안 거짓말과 뇌에 대한 책들을 탐독했었는데 이 책의 대부분은 내용은 조금이라도 다른 책에서 접했던 내용이다.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가 영국사람이고, 영국의 방송국 및 과학 재단 등에서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전의 연구들을 세계 다른 도시(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확대 적용하여 비교하는 것들을 하는 거였다. 


전세계 인구의 87퍼센트가 FTSE로 고통받는다고 하는데, 그게 뭐냐면 저녁 식사 때 오고가는 지루한 대화에 대한 두려움을 말한다. 만일 내일 회식 자리가 있는데, 서먹한 사이라 할 말이 많지 않은 경우,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대화거리가 무궁무진 나올 것이다. 나는 회식 자리가 없는 데다가 서먹할 새 없이 떠들떠들한 사람들만 만나는지라 크게 도움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훗날을 위해 약간의 정리를 해야겠는데, 다 뒤적거리기는 그렇고, 저자가 파티를 열어 이 연구에서 추려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평가를 하도록 강요했는데 거기서 FTSE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주제 10가지를 추려내었다. 그대로 옮긴다. 



  • 10위: 축구 깡패 훌리건보다는 대학교수에 대해 묘사했던 사람들이 ‘상식 게임’을 더 잘했다.          
  • 9위: 여자들이 남자 친구를 구하는 광고를 낸다면 남자에게 광고문을 부탁해야 연락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 8위: 모나리자의 미소는 입보다는 눈을 바라볼 때 훨씬 더 또렷하게 보인다.          
  • 7위: 여성 밴 운전자들은, 대형 마트에서 열 개 이상의 물건을 사고도 소량 계산대에서 값을 치르고, 도로에서 속도제한을 어기며, 제한구역에 차를 주차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높다(이 화제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 6위: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실재하는 듯한 기묘한 느낌 등 유령과 관련된 몇 가지 경험이 실제로는 열린 유리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한 저주파 때문일 수 있다(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제다).            
  • 5위: 오리duck, 꽥quack, 어릿광대 크러스티Krusty 등 K음이 들어간 단어들이웃음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 4위: 여름철에 태어난 사람이 겨울철에 태어난 사람보다 운이 좋다. 기후 조건이 좋은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좀 더 낙천적이고, 이러한 낙천성 덕분에 좋은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3위: 거짓말과 관련된 주제다. 거짓말을 탐지하는 최상의 방법은 눈으로 관찰하기보다는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거짓말쟁이들은 말을 적게 하고, 세부적인 설명도 적으며, ‘나’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 2위: 역시 속임수와 관련된 화제였다. 가짜 웃음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끌었다.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 간의 차이는 모두 눈에 있다. 진짜 웃음일 경우 눈 주위 피부에 주름이 잡히지만 가짜 웃음일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 대망의 그랑프리 1위: 스웨터와 개똥에 얽힌 이야기다. 사람들은 대량 학살자가 입었던 스웨터는 세탁을 아무리 여러 번 했어도 안 입으려 했다. 차라리 개똥 묻은 더러운 스웨터를 입겠다고 했다.             

         


대량 학살자 하니까 전씨가 떠오르는데, 그렇게 많은 양민을 죽이고도 아직 죽지도 않고, 입던 스웨터가 아무리 깨끗하게 세탁을 했어도 차라리 개똥묻은 스웨터를 입지 당연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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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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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살아내느라 애썼다"라는 오골오골한 광고카피 때문에, 망설였는데, 최근 박준의 산문집을 읽고, 이런 류의 산문도 읽을만 하겠다 싶어 읽게 되었다. 신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2010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는 책의 개정판이라고, 꽤나 스테디셀러에 속하는 책이었다. 개정판 서문에 저자가 우연히 어떤 독자가 책이 너덜너덜할 때까지 읽은 흔적을 읽고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는 말이 쓰여져 있어, 더욱 궁금해졌다. 내 기준에서 어떤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려면 첫째 정보가 많거나 깊은 정보가 있어 한 번 읽고는 흡수가 다 안되어 보고 또 보고 배울 게 있거나,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거나, 문장이 너무 좋아서 머리 속에 베껴두고 싶은 책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많이 읽을 때나 안읽던 시절이나 늘 읽을 책을 머리맡에 쌓아두는 나로서는 한 권의 책을 너덜너덜할 때까지 많이 읽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고로 내 종이책들은 대개 햇빛에 바래는 경우는 많아도 너덜거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이 책을 그토록 너덜거릴만큼 많이 읽었을까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일이 이 책의 장점을 찾는 일이 될 것이다. 그것부터 하고 싶다. 우선 저자가 하는 이야기들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모두의 이야기 같은, 진솔한 저자 자신의 이야기여서 공감을 준다. 달리 이야기하면 새롭고 가슴뛰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흔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면서 내 얘기 같기도 한 이야기들이 짧은 단편처럼 점점이 흩어져 있고, 그 이야기의 주변에 저자의 사색과 감정의 색채가 입혀진다. 느리게 지나가는 한 편의 무성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인터넷에 가끔 돌아다니는 어머니 혹은 엄마라는 단골 주제를 이용한 '고귀한' 희생 정신,  값싼 감성팔이에 신물이 나 있던 차에, 바로 엄마 얘기가 그동안 받아먹은 택배상자 이야기와 함께 시작돼서, 실망스러울 찰라, 그 엄마가 사실은 자신의 친엄마가 아니라, 친구인지 선배인지 하는 사람의 엄마라는 사실에 급흥미를 느낀다. 타향 살이 자식들을 위해 바리바리 몇보따리를 싸서 이고 지고 먼길을 올라오다가, 택배 천국이 되자, 먹을 거 떨어질까 시골에서 나는 먹거리들을 보내주시던, 그 '이상적인 엄마상'이 어느날 약주를 드시고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렸다. '나무껍질처럼 꺼칠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두 볼을 감싸며, "늬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더 잘해 줬을 텐데, 불쌍한 우리 딸..." 이 장면에서 나는 울컥함을 느꼈다.  첫번째는, 엄마라는 따스함 뒤에 여성에 대한 당연한 착취가 도사리고 있음을 그 누구도 문제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이상한 한국적 정서를 내가 그토록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저자)에게 엄마의 부재가 한없이 가엽게 느껴졌을 그 선배의 엄마인 그녀가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의 감정에 동감하였기 때문이었고, 둘째는 자식의 친구일 뿐인 그녀에게 그토록 넘치는 사랑을 주면서도 친엄마에게 미치지 못함을 알고, 또 그 때문에 생기는 연민이, 험한 노동의 세월과 시간이 시골 여인의 손을 그토록 거칠게 했음에도 여리디 여린 마음을 거칠게 하지는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두번째로 인상적인 이야기는 말레이지아의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한국인 쳥년의 이야기였다. 말하자면 길지만, 수백군데의 인터뷰를 하고도 직장을 잡지 못하다가, 말레이지아의 어느 사업가가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열고자 그를 불러들여, 저자가 여행중 맥주 한 잔 한 인연으로 알게 된 이야기인데, 어렵사리 얻게 된 그 취업에 부딪친 엄청난 노력이 눈물 겹다. 경험도 없는 청년이 오래된 낡은 게스트하우스를 내장재를 다 뜯어내고 새단장을 하는 일에서부터 스스로 벽에 박힌 못 하나까지 모두 스스로 박을 만큼, 화장실 바닥을 구석구석 눈물이 나도록 빈틈없이 반짝반짝 닦는 이야기이다. 후에 그 게스트하우스 사업가는 이 청년을 눈여겨 보았다가 대규모 리조트로 데려가기로 결정하는 훈훈한 스토리로 마무리되건만, 정체된 채 몇년이고 실업자로 살아가고 있는 한국 청년의 삶이 이렇게가 아니라면 희망이 없는건가라는 생각도 함께 들어서 씁쓸했다. 


"나는 다만 한 사람이 뭔가에 몰두한 끝에 흘리는 눈물에 대해서, 그 맑고 투명한 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초라한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고 눈물 나도록 힘이 솟게 하는 뭔가를 찾는 사람들ㄹ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었을 뿐이다.(일에 대한 지극히 소박한 진실 중"


저자가 제시한 동네 여행도 실행할만한 가치가 있을 거 같다. 먼 곳에 비행기며 기차며 타고 가는 대신 옆동네, 혹은 그 옆옆 동네 같은 데 슬슬 걸어가서 골목길을 돌다가 오래되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 혼밥을 하고 나오면 어떨까. 밥시간이 지나서 들어간 '가정식 백반' 식당에 아주머니들이 일을 끝내고 막 진짜 가정식을 먹고 있다가, 한 그릇의 밥을 차려주기 위해 그걸 멈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만일 뻔뻔하고 용기있는 사람이었다면 저 돈은 그대로 드릴테니, 그 테이블에 밥만 한 그릇 얹어서 같이 먹으면 안될까요? 김치가 워낙 맛있어보여서 너무 먹고 싶어요~"라고 말했을텐데.


이 책은 싱글이며, 시골에 고향이 있고, 그래서 값싼 월세방을 찾아 전전 긍긍하고, 가끔은 혼밥을 먹으며, 또 가끔은 멀리 여행을 떠나며, 살아가는 자신의 자기고백이기도 하면서, 그러한 환경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위로의 글이기도 하다. 특히 서울이 집이 아닌 경우이거나 혹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집세를 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집걱정이 없는 사람들과의 격차는 심해지고 자괴감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에 대한 공감서이기도 하다. 때로 투덜투덜거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돈없는 젊은이들이 흔히 선택할 수 있는 곳은 기온을 이길 수 없는 꼭대기 옥탑방이거나 비가 들이치거나 곰팡이와 싸우고 햇빝 한조각 볼 수 없는 지하 반지하 방에 지친 몸을 맡겨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임을,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지옥같은 도시로 선정되었다는 서울의 치열한 삶을 겨우 서른, 혹은 많아야 마흔일 젊은이들이 이만큼이나마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 애썼다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개정판의 제목이 위로와 감성적 제목이 유행하는 시기적 기류를 타고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로 바뀌었는데, 원래 제목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가 훨씬 더 전체적인 내용을 말해준다. 이렇게 지옥같은 서울에서 무엇을 포기하지 못해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문화적 충족, 가능성, 별조차 사라지게 만드는 어지러운 조명 아래 날이면 날마다 기울이는 술잔과 친구들.... 취업 때문에, 혹은 고향 생각 때문에, 빽빽한 2호선 전철 때문에, 지하실에 들이찬 물 때문에, 날 차버린 개 x같은 x연인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감정의 폭풍 변화를 겪지만, ... 여전히 아직은 그래도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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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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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몇년 전부터 만나 수다떠는 동네 친구들과 ‘얕은 지식’이라는 세미나 형식의 모임을 만들었다. 패션 디자이너, 전직 목수, 요리사 등 여러 종류의 직업을 가진 친구들과 수박 겉 핥기식 지식을 나누는 것으로 모임 내용을 SNS를 통해 공유하다보니 모임이 더욱 알려지고 참여자가 많아지는 모양이다. 이 책의 내용이 얕은 지식 모임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단순히 그런 모임이 있다고 알려줄 뿐이지만, 책의 내용은 잘 분류된 얕고 넓은 지식의 목록같기도 하다. 목록이 아닌건 짬짬히 저자의 생각이 추임새를 넣는 점이다.


또한 카쉐어링 개념의 삶을 실천하는 저자의 흥미로운 사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별명이 발레파커인데, 그 이유는 동네 사는 두 친구의 차를 필요할 때마다 빌려 쓰고 대신 주차 서비스를 해주고 가끔 기름을 넣는다고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게 오피스텔이나 다세대 주택의 원룸 등인 곳이 많을텐데, 이러한 싱글족들의 거주지는 대개 주차가 어렵기 마련이어서 차를 소유하기에 부담이 될 것이다. 여러 명이 차 하나를 공유하면 좋겠으나, 여러가지 소유, 관리, 유지 등 공유에 따른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공식적으로 공유하기는 어렵겠으나, 이렇게 주차의 달인이라는 재능 기부를 이용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재기가 흥미로왔다.


이렇게 새로운 방식의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예로, 동교동의 어쩌다 가계 이야기도 있다.  ‘2층 주택이었던 곳을 개조해 미용실, 책방, 신발 가게, 카페, 위스키 바, 케이크집, 공방 등의 가게가 공간을 깨알같이 나눠 쓰고 있다.’는 것이다. 홍대 앞의 야간 음식점은 낮동안 옷가게이었던 곳이 문을 닫고 나면 변신하여 밤동안에만 문을 연다.


주제에 관련된 많은 일화들을 간략하게 끌어와 하나의 짧은 글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카피라이터 답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자세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주제와 연결되어 있는 필요한 내용만을 끌어쓰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모아 생각을 만들어내는 재창조의 달인이라 할 수도 있겠다. 아래위옆에 경첩이 있어 공간을 무한히 가변적으로 만들어주는 들장지문,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가 알려주는 티셔츠를 책처럼 세워서 정리하는 방법, 게이라는 소문에 대해, 게이 친구들이 불편할까봐 확답을 피하는 조지 클루니, 647층짜리 빌딩에 50만명이 모여사는 배명훈 소설의 <타워>라는 소설의 배경, 세계 최고 높이의 분수라는 성산대교 옆분수에서 뻗어대는 거대한 물줄기가 주는 후진스럽고  개발도상스러운 발상과, 600년 도시를 하루가 다르게 갈아엎는 이 기억상실의 도시에서 서울에 대형 매스를 들이대지 않겠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인터뷰하던 박원순시장의 이야기들이 이야기된다. 때로 가볍지만은 않은 정치적 사회적 문제점들도 날카롭게 제기한다.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는 마지막에 감동을 강요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감동은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 안에 차오르는 것이다. 무언가가 차오르려면 어딘가는 비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쉬운 게 있다면, 모든 일화에 대해 깊이나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어떤 이야기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면성이 보이기 마련이다. 굳이 좋은점 나쁜점을 따지자면, 좋은 점 뒤에 숨겨진 나쁜점들이 있을 것이라는 거다. 주제에 필요한 부분만 영리하게 가져다가 나열하는 식이 가벼운 글을 원하는 독자들의 즉각적인 흥미는 만족시켜 주겠지만, 읽은 후 무엇이 얼마나 기억될 지는 의문스럽다.  


출간일을 고려해보지 않는다면, 내용면에서도 닳고 닳은 멍때리기 대회 얘기에서부터 새로울 것이 없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다행히 내게는 아주 흥미로운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라는 게임과 몇몇 책들과 영화에 대한 소개가 많아 메모해두었다. 누가 아 이거 재밌게 읽었어 하면 그런가부다 하지만, 이거 소재가 이런 거야 라고 말하면 소재 자체가 흥미로와 덩달아서 읽고 보고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배명훈의 타워도,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도 영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한줄 정도의 소개가 오히려 더욱 그 컨텐츠에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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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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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살적인 소설이든 현살적인 소설이든 하루키의 소설들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 때문인지 줄거리와 인물만 바뀌었을 뿐 거의 다 같은 소설인 거 같다. 내가 읽은 그의 어느 소설도 상실을 겪고 상처입은 주인공이 현실속 밝은 연인과 섹스를 하고 비현실적 연인과 비현실적 섹스를 하며 왔다갔다 하는 내용으로 대략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점은 주로 1인칭이지만, 1인칭의 내가 무엇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 길이 없다. '나'의 고독은 '나'도  알수 없는 깊이의 우물이기 때문이다. 고독하고 괴로운 화자에게 늘 차고 넘치는 건 섹스 파트너 복이다. 일본의 문화가 우리랑은 좀 다르므고 욕망의 정도와 적극성의 표출 역시 남여 차이가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이 여자 저여자 지분거리지 않고도 쉽게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주인공의 능력은 이번 책에서도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섹스의 댓가가 따르는 것도 감정적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뭐 그리 잘 생긴 얼굴도 아니라는데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어여쁜 섹스파트너가 대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판타지가 확실하다. 

내용으로 말하자면 초상화를 그리며 먹고살던 주인공에게 어느날 느닷없이 이혼하자고 한다. 아닌밤중에 홍두께라고 이유도 묻지말고 이혼해달라는 말에 정말 이유도 묻지 않고 짐을 싸서 집을 나가 방황하며 비현실적인 세계를 경험한다. 이런 종류의 하루키식 쿨함은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몇년을 함께 산 부부가 갑자기 이혼을 요구한다면 우선 싸우고 볼 일이지 넵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듯 바로 그 길로 나가 차를 몰고 정처없이 방황하는 인간이라면 바로 하루키 소설 속 인물의 전형적 캐릭터다. 그들은 대개 하라는 대로 따른다. 자신의 슬픔 상실의 아픔은 저 밑바닥에 여전히 간직한 채로. 고독을 짊어진 채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아무 생각없이 들어주는 수동적 인물이다. 이 수동성은 아무래도 좋다는 상실의 아픔을 저 밑바닥 혼자만의 우물에 가두고 하루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체념한 듯한 모습으로도 비친다. 그 동요되지 않는 고적한 인간적 본질은 관념의 세계에서 두드러지며 묘하게도 별 사건이 없이도 소설을 계속 읽게 하는 힘을 준다.

낡은 푸조 204가 뻗을때까지 방황하던 주인공은 초상화 그리던 일을 집어치우고 친구의 배려로 유명 화가였던 친구 아버지 아마다 도모히코가 쓰던 산속 시골집에 살면서 진짜 그림을 그리리라 결심한다. 아마다 도미히코는 빈 유학 시절 반나치 학생 지하조직에 몸담았다가 연인은 체포되고 본인은 일본 정부가 손을 써서 귀국한 인물로 지금은 치매로 완전히 정신을 잃고 요양원에 입원중이다. 하지만 순수회화는 뜻대로 되지 않고 연이어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 산 건너편 엄청난 저택에 살고있는 멘사키의 초상화 의뢰를 받고 그 집의 주인의 작품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락방에서 발견해내는 일이다. 

그림속의 기사단장은 돈조반니의 칼에 찔려 피를 철철 흘리고있다. 살해현장에는 기사단장의 딸 돈나 안나가 현장을 목격하고 있고, 멘홀뚜껑을 열듯 땅속여서 뚜껑을 열고 올라와 얼굴만 내밀고 있는 정체불명의 긴얼굴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게다가 오밤중에는 집근처 돌무덤에서 방울 소리가나서 파보니 구덩이 속에 방울이 있다. 이후 멘시키가 그에게 접근한 의도가 드러나고 그의 목적이 이루어질무렵 그에게는 점점더 비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방울소리는 구덩이의 존재를 알리고 그곳에는 기사단장의 모습으로 실체화된 이데아가 나온다.그림속 인물이다. 이데아의 희생은 긴얼굴로 실체화된 메타포를 불러오고 주인공은 메타포의 세계로 들어간다. 메타포의 세계도 가상의 세계가 아닌 실제로 생생하게 손에 잡히는 실체화된 세계다. 그 가상과 실제 무와유의 틈새에서 그는 갈증을 느끼고 강물을 마신다. 강물은 무와유의 틈새를 흐른다. 강물을 마신 주인공 역시 무와 유의 틈새 메타포의 세계에서 분투한다· 소녀를 살리기 위해. ‘<기사단장 죽이기>는 최고의 메타포가 되어 이 세계에 또다른 현실을 만들어냈던 것이리라(415)’

“훌륭한 메타포는 모든 현상에 감춰진 가능성의 물줄기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415)

“자네가 행동하면 그에 맞는 연관성이 생겨나게 되지. 여기는 그런 장소야”( 400)

관념과 은유에 대한 실체화된 세계를 창조함으로씨 풍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그는 현실의 인물을 구하기 위해 가상의 세계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메타포의 세계다. 아카가와 마리에를 구하기 위해 이데아를 죽이고 메타포의 세계로 깊이 들어간다. 그 속에서 또다른 그림속 인물을 만난다. 

동생 고미와 왔던 후지산. 동굴에 혼자 들어가서 한참동안 나오지 않아서 초조했던 그 동굴은 결국 메타포의 동굴이었던가. 이데아가 그림에서 나온 기사단장으로 실체화되었다면 메타포의 세계는 처음 기이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구덩이로 통하는 세계다. 돌고돌아 제자리로 왔지만 거 컴컴하고 깊은 구덩이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게 한 가지 소득이라면 소득. 결국 그 멀고 먼 길을 돌아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메타포가 인도한 길이라는 것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연관성의 산물이지요. 여기있는 그림자는 빛의 비유입니다.” 412

전체를 따지면 매우 난해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하루키 특유의 과도한 플레이백이 사건과 정서적 맥락을 복습시키고 그러다보니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되어도 좋았을법한 부분의 속도감도 아쉽다. 플레이백의 내용복습 효과가 지속적으로 현재의 맥락을 읽고 과거와의 인과 관계를 확인시키는 한편 나레이션이 쉽게 짜여져 있어 독자가 할 일은 그 망할 이데아와 메타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건지를 결정하면 된다. 몇몇 회수되지 않은 떡밥과 상징적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아내 유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의 소중함을 현실속에서 다루는 결말의 성숙함에 조금 가슴이 뭉클했다.

사실 그는 구덩이에 갇히고 나서야 유즈를 만날 생각을 한다. 그녀가 왜 나를 떠났을까가 궁금해야 인간적이다. 화가 나야 적절하다. 그는 조용히 떠나 그저 생각만 곱씹을 뿐이다. 이 길고 위험하고 외로운 여정은 그걸 찾는 메타포였던걸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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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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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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