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딱한 영어 올려봅니다.

이번에 가져온 표현은 모닝스페셜 '무모한 문장' 코너에서 소개된 것.

"혼자가 더 편할 때도 있죠" 라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폴쌤(폴 매뉴)의 제안: One can be fun. / I like to be all by myself.(그 노래 패러디 맞음)

수쌤(최수진)의 제안: I love me some me-time sometimes. 


수썜 표현은 me, some, time이 두 번씩 반복되는 말장난이 재미있죠. 

"I love me some ~ "은 많이 쓰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뒤에는 뭐든 좋아하는 걸 넣으면 된다고. 

예를 들어 I love me some book/coffee/cat 등등. 심지어 you를 넣으면 I love you라는 뜻. 

문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유머러스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혼자만의 시간을 me-time 이라고 많이 표현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한번 소개되었던 표현인데, 

'Schedule some me-time' ,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라, 는 뜻입니다. 


다들 me-time 많이 확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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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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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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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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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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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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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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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마셔야만 하는, 주정하는 마음을 모른다. 술을 마셔야만 잊을 수 있는 무언가- 그 시커먼 고통이나 공허같은 것들- 을 알지 못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 <안녕 주정뱅이>의 글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렇다고 이 책에 알코올중독자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나와 무관하게 느껴지는 삶만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필연같은 우연이, 호된 뒤통수가, 방심하지 말라고, 삶은 그리 예측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하는 듯 하다. 


「봄밤」에 등장하는 영경은 진성 알코올중독자다. 아이를 빼앗긴 후 시작된 알코올중독은, "자신에게 돌아올 행운의 몫"이라고 느낀 수환을 만나고서도 치유되지 않는다. 류머티즘으로 요양원에 입원한 수환과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뒤따라 입원한 영경, 12년 동안 그들이 사랑한 의미는 어디 있었을까. 사랑이 상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관념에서 본다면 그들의 사랑은 실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수환은 알코올중독을 치료해야 하는 영경을 요양원에 붙잡아두고 설득하기는커녕 그녀의 외출을 용인한다, 나가면 술을 진탕 마시고 더 좋지 않은 상태로 돌아 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나 사랑이 상대의 가장 밑바닥까지 받아들이고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라는 관념에서 본다면, 결코 그들의 사랑을 함부로 평할 수 없겠다. 수환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병증은 나을 가망이 없고, 이미 병든 영경에게 망각의 선물이라도 주는 편이 낫겠다고.. 적어도 자신이 그걸 막을 권리는 없다고. 


"그런데 그게 뭘까... 나를 살게 한... 그 고약한 게..."라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는 윤경호라는 인물을 그린 「이모」는 시조카인 '나'가 췌장암에 걸려 입원한 경호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후 '나'는 경호의 집에 찾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평생을 어머니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다가 쉰 살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야 가족과 연을 끊고 5년을 자신만을 위해 산 경호. 자신의 등골을 빼 먹은 '등허리'와 자신이 모질게 대한 '무력한 손바닥' 사이를 오가던 그녀의 인생은 "불가촉천민처럼, 아무에게도, 가닿지 못하게." 되고 만다. 그녀는 세상과 스스로 거리를 둠으로써 들끓는 증오를 갈무리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본 그들은 나름대로 사랑스러운 데가 있는 이웃들이었다." 


「카메라」와 「실내화 한 켤레」는 독자의 뒤통수를 팡 치는 소설적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건, 어떤 비극이 일어나기까지 이어진 우연과 우연의 연결 고리, 그 어딘가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단지 내가 그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카메라」의 문정은 결별 후 관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이 없다. 적어도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인과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문정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단지 관희로부터 우연히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을 뿐. 「실내화 한 켤레」에서 작가는 고등학교 동창인 세 친구의 14년만의 재회를 경쾌하게 풀어 나가는데, 결국 독자를 아연실색 하게 만들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곤란하여 생략하지만, 나는 선미가 혜련을 향하여 한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독한 원시답게 아주 가까이 있는 친구의 불행을 보지 못했던 혜련에게 던진 질 나쁜 벌이랄까. 


마지막에 실린「층」은 '주정뱅이'라는 표제로 묶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인데, 서로 끌렸던 두 사람이 오해와 어긋난 우연으로 헤어지는 과정을 그리는 가운데, 순간적인 선택이 일으키는 결과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초밥집을 운영하는 인태는 간밤에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을 발견한다. 그날 밤, 예연의 직장 동료는 회식 자리에서 어제 알던 사람이 죽은 걸 뒤늦게 알고 무덤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초밥집에 휴대폰을 두고 왔으니 3차로 거길 가자고 하지만 예연은 거절한다. 그렇게 인태와 예연의 재회가 이루어질 우연을 예연이 걷어찼지만 그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예연은 집에 돌아와 누군가 집에 몰래 드나든다는 확신에 몸을 떨면서, 과거 인태가 그녀에게 집에 누가 드나드는 것 같다며 만나 달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그녀는 뭐라고 했나.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초추의 양광'을 인용하는 여자와 이를 듣고 '꼬추의 발광'을 연상하는 남자는 그렇게 영영 스쳐 지나간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라는 거절과 "그게 내 탓은 아니잖아요.."라는 변명이 교차하며, 그들은 영영 결별의 이유도 알지 못할 것이다. 


「봄밤」「삼인행」「이모」까지 읽은 후 중단되어 한참 시간이 흘렀다. 다시 집어 들어 「카메라」를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다. 이어 「역광」「실내화 한 켤레」「층」을 읽고 신형철 평론가의 해설을 읽은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봄밤」「삼인행」「이모」를 재독하니, 이 책은 처분 대상에서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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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8-16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주정 안 하는데.....
근데 술꾼 책 사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16 18:13   좋아요 3 | URL
제목 때문 아니에요 ㅋㅋㅋ 지만지 택 좋아하시고, 이 작가 전작 재밌게 읽으셨다고 해서!!

공쟝쟝 2024-08-16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이 책 정말 좋아해요. 이 독후감 읽으면서 기억 다 안나가지고 ㅋㅋㅋ 다시 꺼내봐야지. 소설 속 이모처럼 살고 싶다고 썼고 그리고 거의 그렇게 살고있네요.
이런 저는 과거 주정뱅이였고 찐 철저한 과거형입니다 ㅋㅋㅋㅋ 독서와 벗한 후로는 술 잘 안마십니다! 이렇개 뿌듯하다 내가.

독서괭 2024-08-16 22:53   좋아요 1 | URL
오 소설 별로 안 읽은 쟝쟝님이 좋아하는 책! 소설 속 이모처럼 산다는 건.. 마지막에 규칙적으로 도서관 가던 모습 말이겠죠??! 쟝쟝님은 친구들도 언니들도 고양이도 있으니까 훨씬 행복하게 살겠죠!
술 줄인 거 칭찬해요😍😍😍

망고 2024-08-16 2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단편집입니당 읽고 울었던 기억😭

독서괭 2024-08-16 22:53   좋아요 1 | URL
이 단편집 좋아하는 분들 많군요~ 저도 이번에 다시 읽으니 좋더라구요. 다른 소설집도 더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4-08-17 12: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집 안 읽은이 저뿐인가 하노라.........
맨날 알라딘 이웃님들 서재 돌아다니며 책 줍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계속 나오나요. 파도파도 또 나오고.
그래도 야무지게 적어둡니다. ‘권여선‘ 짠짠!

건수하 2024-08-18 21:25   좋아요 3 | URL
저도 안 읽었습니다 :)

독서괭 2024-08-20 18: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생각보다 읽으신 분이 많았지만 그대로 안 읽으신 분이 더 많겠죠? 특히 아주 좋아한다는 분들이 여럿 계신 거 보니 충분히 권할 만한 책인 듯 합니다^^ 단발님, 수하님도 한번!

자목련 2024-08-18 0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단편집 좋아해요. 너무 좋아서 리뷰는 쓰지 못했다는 ㅋㅋㅋㅋ

독서괭 2024-08-20 18:30   좋아요 1 | URL
그 마음 알죠, 너무 좋으면 못 쓰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ㅜㅜ 특히 단편집은 쓰기 어렵더라구요.
 

함달달 하루 1장(chapter) 읽기~ 읽고 바로 포스트잍에 간단 메모 남기는 중. 근대로 들어가니 확실히 더 재밌다!
* 일본의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 다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꼴랑 거북선 그림 하나 나오고 이순신장군 이름도 안 나와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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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8-14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씨 귀엽구나... 특히 g

독서괭 2024-08-14 14:32   좋아요 0 | URL
네? 제가 귀엽다고요? ㅋㅋㅋ

독서괭 2024-08-14 14:33   좋아요 1 | URL
이거 보면 왠지 g랄.. 이라고 달면 안 되나 고민하실 것 같음.. ㅋㅋㅋ

잠자냥 2024-08-14 14:35   좋아요 2 | URL
g랄을 언제 발랄하게 손글씨로 써주세요.

잠자냥 2024-08-14 14:36   좋아요 1 | URL
괭님! 괭님은 귀엽읍니다~!!


프로필 사진이.......😹😹😹

독서괭 2024-08-14 14:40   좋아요 0 | URL
저거 저예요. 저 맞아요.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8-14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는 시작도 못하고 있었;;; 내일부터 따라가겠습니다.

독서괭 2024-08-14 14:41   좋아요 1 | URL
화가님은 시작하면 금방이시니까요!! 화이팅!😍

청아 2024-08-14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앗! >.< 아름다워요! 괭님이 필기 해서 붙여놓으신거요ㅎㅎ

독서괭 2024-08-14 20:04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아름답다고요? ㅋㅋㅋㅋ
그만하겠습니다….
청아님, 함달달 화이팅!

단발머리 2024-08-17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저기 노란색 포스트잇 확대해서 하나하나 읽으면서 느꼈죠. 아... 내가 독서괭님 좋아하는구나. 하나라도 놓칠 수 없어!!
열공 모드 환영합니다. 제게는 킹 제임스 버전 성경의 번역을 명령한 킹 제임스가 ‘지가 신‘이라고 한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네요.
저도 잘 적어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다른데서 아는척 좀 하겠습니다!!

독서괭 2024-08-16 12:54   좋아요 1 | URL
우왕, 단발님, 하나하나 확대해서 봐주시다니 감동입니다만, 너무 대충 요약해놔서 말이죠 ㅋㅋㅋㅋ 부끄럽네요 ㅋㅋㅋ 읽고 바로 휘리릭 써서 붙이다보니, 개인적인 감정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지가 신˝이라는 말에서 느껴지시죠 ㅋㅋ

공쟝쟝 2024-08-15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꺼내셨다!
오늘부터 영어공부 재개해야하는 데~ (정쟝이는 abc 부터 하는 중!!) 아직 더워서 밍기적!!
영어와 함께 세계사를 뿌수는 괭님의 공부 존경합니다 🩷

독서괭 2024-08-16 12:55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영어공부 응원합니다!!
세계사를 뿌수고 싶지만 세계사는 참.. 볼 때마다 새로워요. 전반적으로 흐름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그런 듯요 ㅋㅋ

공쟝쟝 2024-08-16 21:01   좋아요 1 | URL
🩷🩷🩷🩷 저는 괭님을 볼 때마다 새롭습니다 🩷🩷🩷🩷

독서괭 2024-08-16 22:49   좋아요 1 | URL
뭐죠 이 은오님 같은 댓글은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8-17 12:33   좋아요 1 | URL
쟝님은 은오님 플러팅 따라가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죠. 그러나 괭님을 향한 애정은 이 부족한 표현력에도ㅋㅋㅋㅋ 차분히 느껴집니다. 은오님 따라가려면 ㅋㅋㅋㅋㅋㅋ 뽀뽀! 음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8-17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을 향한 나으 플러팅~~ 제가 공부하는 여자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ALONE - 이 시대를 대표하는 22명의 작가가 쓴 외로움에 관한 고백
줌파 라히리 외 21명 지음, 나탈리 이브 개럿 엮음, 정윤희 옮김 / 혜다 / 2023년 6월
평점 :
절판


 돌이켜 보면 나에게는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혼자 지낸 기간이야 있었다. 하지만 정신적 또는 관계적 측면에서 혼자였던 시간은.. 있을까? 엄밀히 따져보면 없다. 

 집에서는 가족이 있었고, 집을 나와 혼자 살 때는 애인이 있었고, 이별하여 집에 기어 들어가면 다시 가족이 있었다. 그 가장 힘들었던 이별에 이은 몇 달이 그래도 혼자인 삶을 가장 누린 때가 아닌가 싶다. 처음으로 혼자 영화관에 가서 전세 낸 기분으로 영화를 봤고, 집 근처지만 가본 적 없던 골목 골목을 정처 없어 걸어 다니기도 했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시시콜콜한 일까지- 사실 시시콜콜 할수록 더- 애인에게 공유했던 내게 그 시간들은 고요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어쨌든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애인이 없이 혹은 사랑에 빠질 대상을 물색함이 없이 고요하게 보낸 그 시간이, 나의 "ALONE"이다. 


 그때만 해도 몰랐지. 그 시간이 그렇게 얻기 힘들어질 줄은. 이별 후의 시간들이 '혼자만의 시간(레나 던햄)'에 표현되어 있다면 '보디 시크릿'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은 외로움을, '홀로 걷는 여자(에이미 션)'는 현재 나의 절박한 혼자 되고 싶은 마음을 고품격으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은, 곰곰이 살펴보면 나의 '혼자 되고 싶다'는 마음은 그저 몇 시간이나 길어야 2박 3일 정도 혼자 뒹굴며 아무렇게나 살고 싶다는 뜻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고독한 삶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다. 혼자가 되면 나는 다시 관계를 맺기 위해 열려 있는 상태가 되어 피로해질 것이다. 인간은 결국 모두 혼자라거나,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야 한다거나 그런 말들은 좋은 말이지만, 거기에서 '혼자'라는 의미는 '관계중독'의 반대말로 쓰일 뿐, 결국 어떤 인간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거 아닐까.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이가 넘어질 때 같이 넘어지지는 않도록. '혼자'를 다듬는다는 걸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읽고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ALONE>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홀로됨'이라는 주제를 다룬 22명의 작가-22명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제목을 원문 그대로 살린 건 좋은 선택이다. 'ALONE'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혼자','혼자 힘으로','외로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여러 방향에서 그 의미를 조명한다. 


크게 나누어 보면 '여성의 홀로서기'(관계 중독이나 가정, 연인으로부터), '질병, 팬데믹 등으로 인한 상실과 고립', '이민자로서 느끼는 외로움', '고독과 글쓰기' 정도. 내게 와 닿은 것은 앞의 두 가지 주제였다.


'여성의 홀로서기'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은 (★은 특히 마음에 든 작품)


 - 홀로 걷는 여자(에이미 션) ★

 - 혼자만의 시간(레나 던햄) ★

 - 수평선에서(메기 쉽스테드)

 - 기묘하고도 힘겨운 기쁨(헬레나 피츠제럴드)

 - 금욕 서약(멜리사 페보스) ★

 - 아직 나는 이곳에 속해 있는가?(앤서니 도어) : 이건 작가가 남성인데, 관계중독에 관한 이야기. <도둑맞은 집중력> 생각남 ★

 - 지구상에 오롯이 나 혼자였던, 짧지만 소중한 순간들(메건 기딩스) ★

 

'질병, 팬데믹 등으로 인한 상실과 고립'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은


 - 새로운 희망(재스민 워드)

 - 놓아 보내기(마야 샨바그) ★

 - 보디 시크릿(에이자 게이블) ★

 - 2020년, 대탈출(에밀리 라보트) ★

 - 차가운 병실에서(이마니 페리) ★

 


본인이나 가족이 심각한 질병을 겪고 있거나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위 '상실과 고립'에 속한 작품들이 더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2020년, 대탈출'은 팬데믹으로 다들 떠나서 비어버린 도시를 그리는데, 위기 상황에서 더욱 소중해지는 이웃과의 교류를 그린 점이 인상적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ALONE'의 상태가 자주, 깊이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그때마다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결국 ★을 단 작품들 때문에 이 책은 처분 대상에서 빠지게 되었다. 큰일이다, 읽고 처분하려고 집어 든 책들이 자꾸 처분 못할 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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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2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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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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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13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글 읽으면서 나는.... 언제 혼자였나. 혼자라고 느꼈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는 부모님과 살다가 결혼, 그리고 출산한 터라, 그리고 아직 아이들이랑 함께 있으니까요. 집돌이, 집순이가 가득한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 하염없이 밖을 배회하는 저의 심경과 마음을 ㅋㅋㅋㅋ 아실랑가요. (아실거라 믿습니다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라서 호젓한 느낌과 혼자 사는 건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독서괭님 문장 그대로 저 역시 그런 삶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거 같고요. 맨날 우리집이 ‘만차 상태‘라고 다른 식구들 놀리기도 하지만, 그런 북적거림이 제일 필요한 사람이 저인줄도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되더라구요. 독립적인 삶을 원하지만, 사람은 어느 면에서든 충분히 독립적일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타인, 그리고 외부가 필요하다고 여겨지고요. 혼자라서 즐거운 삶과 그리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독서괭님 글 읽으면서 차분히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더운 하루가 예상되지만 오늘 하루도 잘 지내시길 바래요. 독서괭님, 굿모닝^^

독서괭 2024-08-13 11:34   좋아요 2 | URL
단발님, 그 심경 너무 잘 압니다 ㅠㅠ 흑흑 ‘집돌이,집순이가 가득한 집‘ㅋㅋㅋㅋㅋ 저희 아이들도 이미 그런 경향이 보이고요.. 특히 첫째.. 집순이..ㅋㅋ 집에서 혼자 있을 기회가 없어서 혼자 카페로 튀어나가게 되는 그 때가, 저도 곧 오겠죠!
‘혼자라서 호젓한 느낌과 혼자 사는 건 다른 일‘이라는 말씀 딱 공감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랑 틈만 나면 안고 부비적대고 있는데 그게 사라지면 나는 어떨지.. 잘 상상이 안 되네요. 독립적인 삶은 혼자-독고다이-랑은 다른 것 같아요. 자기 중심을 잘 잡고 살면서 다른 이들을 돕기도 하고 도움 받기도 하고.. 그럼 독립적인 게 아닐지. 저는 아직 독립도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요 ㅎㅎ
고맙습니다, 단발님. 맛점하세요^^
 
[eBook]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 책 - 이것은 지금도 영어가 두려운 당신을 위한 이야기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책
박혜윤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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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땐 띄엄띄엄 읽다 말다 했는데 다 읽고 보니 밑줄도 많이 치고 별 고민 없이 5별을 주게 되는 이유는, 이 책이 말하는 메시지 때문인 것 같다. 영어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보게 하는, 영어공부법이 아니라 그 본질에 대해 요모조모 뜯어보는 책.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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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8-12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영어 잘하고 싶어지고 싶다!!!ㅋㅋㅋㅋ

독서괭 2024-08-12 13:22   좋아요 1 | URL
잘할 필요가 없으면 제일 좋은 거 아닙니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