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셜리 1~2 세트 - 전2권
샬럿 브론테 지음, 송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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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가 <제인에어>의 성공 후 썼다는 <셜리>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제목과 달리 셜리가 등장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우선 보좌사제 3인방(개그담당)과 주임사제 헬스턴이 나오고, 이들은 이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적 소란의 근원지인 할로 공장으로 간다. 이제 공장주 로버트 무어, 매력적인 젊은 남성이 등장할 차례다. 그는 공장에 최신식 기계를 들여오면서 많은 사람을 실직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방인이며, 영국 북부의 요크셔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공장에서 일어난 소동을 해결하고 나서야, 셜리에 버금가는 주인공, 캐럴라인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주임사제 헬스턴의 조카딸로서 엄마와 헤어지고 아빠는 사망하여, 부인을 사별한 숙부 헬스턴과 함께 살고 있다. 캐럴라인은 사촌인 로버트와 그 누이 오르탕스가 사는 집에 종종 찾아간다. 사촌이라 더욱 조심스러우나,, 캐럴라인은 로버트를 향해 커지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날 짠 하고 등장하는 상속녀!! 셜리는 가문의 유일한 상속녀로서 매년 상당한 금액을 받고 있는 부유한 여성이다. 그녀는 나폴레옹과의 전투로 인해 영국과 유럽 사이의 교역이 막혀버려 어려움을 겪는 로버트의 할로 공장에 투자하고, 로버트와 가까워진다. 

자, 뻔하디 뻔한 삼각관계 로맨스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샬럿 브론테는,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서로 경쟁하고 미워하는 쉬운 길은 가지 않는다. 오히려 셜리와 캐럴라인은 마음을 나누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다. 캐럴라인이 심한 절망에 빠졌을 때도, 그녀를 절망에서 꺼내주는 건 셜리와 그녀의 가정교사 프라이어 부인, 이 여성들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셜리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직접 읽어보세용) 


뭐, 시대적 한계이겠지만 로맨스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남자들이 아쉽다 ㅋㅋ 제인에어에서 로체스터가 맘에 안 들었듯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흠흠. 로체스터만큼 나쁜 놈은 나오지 않긴 한다. 제인에어, 빌레뜨와 셜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들의 미모가 빼어나다는 점일까. 로버트무어도 잘생겼다. 관계성에 있어서는 제인에어-로체스터만큼 계급차이가 있지 않고 오히려 역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여성이라서 불리한 점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아쉬운 인물은 역시 셜리다. 

셜리는 이런 인물이다. 로버트 무어 왈, '소녀의 리본으로 된 어깨끈 아래에 상태 좋고 혈기왕성한 심장을 가진 당신 같은 사람은 지금 이런 사소한 사건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해도 겁먹지 않겠지요'(2권, 11쪽). 여기서 당신이 셜리다. 그녀는 용감하다. 기개가 있고, 자신감이 넘치며, 똑똑하고, 건강하고, 활기차다. 심지어 그녀는 책도 좋아하거든. 


올려다보니 달이 떠 있다. 그녀는 책을 덮고 일어나 방 안을 거닌다. 아마도 좋은 책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새롭게 하고, 채워 주고, 다시 따뜻하게 해주었다. 뇌를 자극하고, 마음에 생생한 그림들을 채워주었다. 조용한 응접실, 깨끗한 벽난로, 황혼의 하늘로 열린 창, 새롭게 왕좌에 앉은 그 영광스러운 하늘의 '달콤한 지배자'로의 모습이 셜리에게는 지상을 에덴으로, 삶을 시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2권, 87쪽


그녀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결혼을 강요하는 친척들이 아니라면, 여성이 할 일은 집 안에, 바느질감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아니라면. 그녀는 치안판사도 될 수 있고, 사제도 될 수 있고, 공장주도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얼마나 많은 셜리들이 그 재능을 아깝게 썪혔을까. 



<셜리>에서 또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시대 상황에 관한 샬럿 브론테의 이런저런 논평들, 여성의 처지에 대한 비판, 한심한 사제들을 향한 유머 섞인 조롱들이다. 특히 독신 여성들의 처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각된다.  



'(...) 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삶을 포기하고 자신들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는 칭찬으로 보답하지. 그런 인간들은 그들이 헌신적이고 고결하다고 해. 그걸로 충분한가? 그게 사는 건가? 나를 바칠 나 자신만의 것이 없다는 이유로 남에게 자신의 존재를 내줘버린 사람들은 끔찍한 공허함, 조롱, 결핍, 갈망이 없을까? 내 생각에는 있을 것 같아. 자아를 버리는 데에 미덕이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지 않아. 과도한 겸손은 폭압을 만들어내. 나약한 양보는 이기심을 만들어 내고. 가톨릭이 특히 자아를 버리고 남들에게 굴종하도록 가르치는데, 가톨릭 사제단만큼 탐욕스러운 폭군들이 많은 곳도 없지.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 몫의 권리가 있어.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알고 순교자가 자신의 신조를 결연하게 고수하듯이 그 몫에 충실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고 잘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런 이상한 생각이 내 마음속에 밀려들다니. 이런 게 옳은 생각일까? 잘 모르겠네.' - 1권, 249쪽


하지만 분명 무언가 잘못됐어. 독신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야 해. 지금보다 더 흥미롭고 돈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내 말에 불쾌해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불경스럽다거나 참을성이 없다고, 혹은 신심이 깊지 못하다거나 신성을 모독한다고도 생각 안 해.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인간이라면 귀를 막거나 무력한 경멸감으로 얼굴을 찌푸릴 슬픔에 대해서도 동정해주신다는 것만이 나의 위안인걸. 무력한 경멸감이라 한 건,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이런 불만들에 대해서 사회는 보통 경멸을 무기삼아 아예 말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이야. 이런 경멸은 약점을 덮는 번쩍이는 망토에 불과해. 사람들은 고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문제들을 상기시키면 싫어해.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무능을 절감하거나, 그보다 더 고통스럽게도, 내키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되니까. 그게 그들의 안락함을 방해하고 자기 만족을 흔들어놓지.  -2권, 92-93쪽



해설에 잘 설명되어 있지만, 샬럿 브론테 자신이 노동자 계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의 생계가 달린 시위를 부르주아 계급의 도덕의식에 기대어 해결하려 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로버트 무어의 비정함이 깨달음을 통해 달라져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인지하게 되면, 그러면 공장 기계화에 수반되는 노동자들의 터전 잃기와 계급 갈등이 해결될까? 시혜적인 태도로 계급 문제를 바라본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샬럿 브론테는 좋다. <셜리>의 출간에 감사하며, 별 다섯 개를 드립니다.  


슬픔과 두려움은 침묵 속에서 돌보면 거인족의 아기들처럼 자라나지요. (2권) - P266

자신을 존중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보다 무지를 더 배려하고 고통에 더 관대해지지 않는다면, 저는 저 자신을 대단히 부당한 인간이라고 경멸해야 할 것입니다.(2권)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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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4-16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군요! 기대되네요. 저도 곧 읽겠습니다~

독서괭 2025-04-16 09:38   좋아요 1 | URL
솔직히 내용으로는 별 다섯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ㅎㅎ 그래도 좋긴 하더라구요. 햇살님께도 즐거운 독서가 되길~^^

페넬로페 2025-04-16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가 여자에게 엄청 불리했는데 그래도 그때의 여자 작가들이 많이 분투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 책, 기대됩니다^^

독서괭 2025-04-16 10: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비평은 비평이고, 분투한 여성 작가들이 존경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페넬로페님도 어서 읽어보셔요~^^

책읽는나무 2025-04-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샬럿 브론테가 좋아 괭오별을 하사하셨군요?
책 표지도 은은하니 이쁘네요.
왠지 셜리의 외모가 연상되는 것도 같구요.^^

단발머리 2025-04-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셜리와 캐럴라인은 마음을 나누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다. .... 그러니깐 이 부분에서 저는 엥?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자세히 안 풀어주셔서 읽어봐야 알 수 있겠네요.

저는 <제인 에어>의 어두침침한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빌레뜨가 상대적으로 밝아서 좋았는데, 이 작품은 용감하고 기개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라 더더욱 기대됩니다. 아직도 아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트] 셜리 1~2 세트 - 전2권
샬럿 브론테 지음, 송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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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샬럿 브론테 작품은 재미있다. 대사가 찰지고 인물들이 생동감 있다. 1권까지는 제인에어랑 빌레뜨보다도 재밌는데! 했고, 2권은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셜리가... 결국에는 .... 그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그녀가 뜻한 바대로 되었으면 너무 판타지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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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역사의 정치 딕테 시리즈 3
조앤 스콧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후마니타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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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집’이므로 어려울 것은 각오하고 시작해야 한다. 1부는 잘 넘겼지만 2부에서 정신이 혼미해지더라도,저자가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했으므로 순서대로 읽되, 정 힘들다면 마지막 옮긴이 후기를 읽고 돌아오는 걸 추천한다. 4부가 가장 잘 읽히고 흥미로우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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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3-29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2부 정신 혼미에 한표 ㅋㅋㅋ

독서괭 2025-03-29 23:13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네요 🤣🤣🤣

단발머리 2025-03-30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신 혼미에 ㅋㅋㅋㅋㅋㅋ 일단 한 표 던지고요!
완독을 엄청나게 축하드립니다! 많이 부럽네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5-03-30 09: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단발님처럼 기록하며 읽지 못해서 ㅜㅜ 단발님도 오늘 쭉 읽어버리세요!!

잠자냥 2025-03-31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미괭 ㅋㅋㅋㅋㅋ 나 이 책 읽을 엄두가 안난다냥

독서괭 2025-04-01 13:02   좋아요 2 | URL
잠자냥은 어렵잖게 읽을것이다냥

책읽는나무 2025-04-01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괭님의 백자평 대박! 완전 대공감!ㅋㅋㅋㅋ 저 어제 새벽까지 급하게 읽고 백자평 제출하고 정신줄 놓쳐 쓰러져 잤네요.ㅋㅋㅋ 이제 좀 정신줄 부여 잡은..^^ 정신줄 부여 잡고 먼저 완독한 괭 님께 박수를!!👏🏻👏🏻👏🏻

독서괭 2025-04-01 13:03   좋아요 1 | URL
대공감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책나무님!! 기한을 지켜내는 이 모범생들 ㅋㅋㅋㅋ 👏👏👏👏👏

다락방 2025-04-0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진 구매자평입니다, 독서괭 님. 흑흑. 완독도 축하드리고요 고생하셨어요. 다들 뒤로 갈수록 더 좋다고 하는건 공통이군요. 흑흑 ㅠㅠ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모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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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말에 끌려 펀딩한 책. 어떤 점이 모티프가 되었는지는 알겠으나 <센과 치히로>만큼 스펙터클하지 않고 잔잔한 내용이어서 너무 기대하면 실망하겠다. 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므로 아이들과 함께 즐길만하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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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일기장
알바 데 세스페데스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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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쓴다는 건 내밀한 속내를 쓴다는 것.

하지만 과연 일기는, 어디까지 솔직할 수 있는 것일까? 누군가에게 발견될 가능성을 두려워하면서 쓴 일기에,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밑바닥이란 어디까지 일까?


때때로 일기를 쓰곤 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제법 솔직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누군가에 대해서나 시시콜콜한 잡담도 있었지만 부당해 보이는 사건과 대상(부모님을 포함해서)에 대한 불만 토로와 산다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조금은 있었다. 부모님이 내 일기를 발견할까봐 두려웠던 기억은 별로 없다. 직접 말하기 힘든 불만을 간접적으로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던 것일까. 부모보다 또래관계가 더 중요할 때라 그랬던가. 친구가 일기를 보는 쪽이 더 곤란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쓰는 일기는 어딘가 공식적인 데가 있다. 일기가 어떻게 공식적일 수 있는가? 하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이 볼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강하게 가진 상태에서 진짜 내밀한 일기라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사회적 평판이 중요하다면, 일기장을 폐기하기 전 갑작스럽게 사망할 일이 걱정될 수도 있다. 온라인 일기도 마찬가지다. 

왜 가족이 일기를 보면 곤란한가? 가족 험담이라도 썼나, 아니면 바람이라도 폈나? 그런 문제가 아니다. 독립적인 여러 인격체가 함께 살아가며 겉으로나마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않고, 욕구를 다 드러내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깊이 파고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면을 박박 파고 들어간 일기는, 그 평온함을 순식간에 깨뜨릴 수 있다. 더구나 가족 중에 가장 많은 것을 참고 숨겨온 존재(아내,어머니)의 일기가 공개된다면? 그 결과는 파국이 아닐까?


여기, 1950년 이탈리아에 발레리아라는 여성이 있다. 

귀족 가문의 어머니와 변호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발레리아는 일찌감치 변호사 남편 미켈레와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아 키웠다. 첫째 리카르도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고 둘째 미렐라도 대학에 들어가 이제 곧 성인이 될 것이다. 전후의 이탈리아, 경제적 어려움으로 8년 전부터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그녀는 현재 43살. 아직 젊은 나이지만 남편도 아이들도 그녀 자신도 스스로를 할머니처럼 여기고 있다.


그런 발레리아가 어느 날, 이상한 충동에 이끌려 담배를 사러 간 가게에서 일기장을 사들고 온다. 가게 주인은 "금지된 일"이라며 일기장을 건네는데,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주말에는 담배 가게에서는 담배 외의 물건을 팔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발레리아에게 일기를 쓰는 일은 그야말로 '금지된 일'처럼 여겨져서, 그날부터 그녀는 누군가 일기장을 발견할까 전전긍긍 하며 여기저기 숨겨 놓고 혼자 있을 시간만 기다리다 다급히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이 책 자체가 발레리아의 일기장이다.


나는 그녀가 그토록 불안해 하며 쓴 일기에는 스스로 가한 검열이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이런 부분을 보라. 자신이 상처받았던 일화를 적으면서 쓴 글인데도 '신경이 예민했던 나는', '나를 다정하게 껴안으며 위로해주었다'라면서 남편을 변호하고 있지 않은가.


미켈레는 언제나 거실에서 혼자 신문을 읽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를 재우고 그에게 다가가자 그가 나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기다리느라 거실로 나왔을 때는 어두워진 후였고, 나는 지치고 졸린 상태에서 미켈레에게 비난을 듣자 상처를 받았다. 당시 신경이 예민했던 나는, 그의 자식을 돌보는 것도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이라면서 격하게 화를 냈다. 미켈레는 내가 틀렸다고, 그런 건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자기는 인생의 동반자와 결혼했지 베이비시터랑 결혼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 말에 마음이 상해 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내가 우는 모습을 보고 미켈레는 내 곁으로 다가와 나를 다정하게 껴안으며 위로해주었다.  - 283쪽 



들킬 것을 두려워하면서 가족들에게 신경질적으로 굴면서, 그러면서도 그녀는 일기 쓰기를 놓지 못한다. 그녀는 일기 쓰기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음을 인정한다("이것이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왠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두렵다.",51쪽). 망각 속에 모든 걸 흘려보내면 더 평온했을 텐데, 모든 일을 곱씹어 깊이 생각하여 일기장에 적다 보면 보이지 않았거나 보아도 모른 체 했던 것들이 보이게 마련.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그녀를 '엄마'라고 장난스레 부르던 것이 거슬리고, 안쓰럽게만 여겼던 리카르도의 못난 점이나 보수적인 과거의 성역할 관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미렐라의 모습이 분명히 보이며, 할머니라 여겼던 자신의 욕망을 깨닫는다. 


발레리아는 자신이 과거와 미래 사이, 어머니 세대와 딸 세대 사이 교두보가 되었다고 느낀다. 그녀는 직장을 다니며 인정받는 자기 모습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은 여자가 일하지 않는다'는 전통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한다. 일하고 퇴근하여 가사일을 모두 도맡는 일상에 피로와 분노를 느끼면서도 그렇게 부담을 짊어지는 자신의 모습이야말로 가족들로 하여금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겨 포기하지 못한다("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거나 기분 전환할 만한 일을 하면 1분 1초도 빠짐없이 가족을 위해 바친다는 나의 명성에 누가 될 것만 같았다.", 36쪽). 그렇게 과거의 관습과 관념이 격변하는 세상에서 발레리아가 느끼는 혼란과 모순이 일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1950년 이탈리아, 나와 아무런 접점이 없는 사람이 쓴 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때나 지금이나, 가부장제 하의 여성에게는 내면의 진입 장벽이 있다고 느낀다. (아마도)아무도 보지 않을 일기를 쓰면서도 자기 검열을 거치고, 관습에서 벗어나는 행동에 큰 혼란을 느낀다.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인정하기 어렵고, 드러낼 경우 비웃음이 두려우며("내가 일기를 쓸 수도 있잖아"라는 말을 했던 발레리아에게 남편과 아들딸 모두가 웃으면서 "대체 뭘 쓸 거냐"고 묻는다), 욕구를 인정하는 순간 더이상 참을 수 없는 현실의 부당함에 괴로워질 것이다. "넘칠 것 같은 내면의 강물을 마음껏 흐르게 하려고"(419쪽) 일기를 쓰기 시작한 발레리아가, 이 벽에 부딪히는 과정이 실감나고 마음 아프게 그려진다. 


이탈리아에서 거의 잊혀졌던 이 작품이 다시 읽히게 된 게 엘레나 페란테 덕분이라고 한다. <나의 눈부신 친구> 로 유명한 페란테가 이 작품이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는 것. 금지된 일기장 한권쯤 마음에(또는 현실에) 품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돌아와 중절모와 변호사 가방을 내려놓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성공하지 못해서 우리가 부자가 되지 못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에게 돈보다 훨씬 가치 있는 자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제는 부모님이 몸소 보여주었던 삶의 모델, 우리에게 자연스런 영감을 주고 우리를 이끌어주었던 삶의 모델이 항상 명확하고 흔들림 없이 확고한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 그럼에도 나는 과거의 신념을 믿지 않을 수 없다. 그날 나는 남편에게 언제부턴가 미렐라와 리카르도가 우리를 못 미더워하게 된 것은 이러한 우리의 의구심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 P34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거나 기분 전환할 만한 일을 하면 1분 1초도 빠짐없이 가족을 위해 바친다는 나의 명성에 누가 될 것만 같았다.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하면 가족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부엌에서 요리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에서 옷을 수선하면서 보낸 수많은 시간은 다 잊고, 독서나 산책을 하면서 보낸 얼마 안 되는 순간만을 기억할 것이다.
미켈레는 내개 언제나 잠시라도 좋으니 좀 쉬라고 하고 리카르도는 직장을 구하면 제일 먼저 나를 카프리나 리비에라 같은 휴양지로 보내줄 것이라고 한다. 내 노고를 인정하는 순간 자기들은 모든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은 허구한 날 심각한 표정으로 그만 일하고 좀 쉬라고 한다. 마치 내가 변덕스러워서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정작 어쩌다 한번 신문이라도 읽을 마음으로 가족들 사이에 자리를 잡으면 "엄마, 할 일 없으면 재킷 안감이나 좀 수선해주세요."라거나 "제 바지 좀 다려주세요"라고 부탁하곤 했다 - P36

저녁에 침대에 눕는 순간 밀려오는 피로감이 평안의 원천이다. 어쩌면 휴식을 거부하는 나의 굳은 의지는 피곤이라는 행복의 원천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오는 두려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38

이제는 무슨 일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일기장의 존재가 느껴진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에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항상 나의 삶을 하찮게 생각했다. 결혼과 출산 빼고는 특별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로, 사소한 말투나 단어 선택이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겼던 일들만큼, 아니 때로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매일 같이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은밀한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왠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두렵다. - P51

그날 밤 우리는 오랜 대화 끝에 모녀가 아니라 원수처럼 헤어졌다.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았더라면 대화 내용을 잊어버렸을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과거에 한 말이나 한 일을 잊는 경향이 있다. 그 말을 지켜야 하는 끔찍한 의무감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망각하지 않으면 인간은 죄다 오점투성이의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하겠다고 약속했던 일과 실제로 한 일, 되고 싶었던 존재와 현실과 타협한 실제 모습과의 간극이 큰 모순덩어리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 P71

그날 저녁 일기장을 평소보다 더 신중하게 숨긴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의자 위로 올라가 일기장을 침대 시트와 수건을 보관하는 수납장 위에 올려놓았다. 일기장을 숨기면 20년 동안이나 내 딸에게 밥을 해먹이고, 가르치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그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신중히 살폈음에도 불구하고 그애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P71

가족들은 이 시간에 모두 잠을 잔다. 수면은 전날의 무게를 느끼지 않고 새로운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난 하루 동안 겪은 모든 일을 지워버린다. 하지만 나는 탕감받지 못한 빚을 기록하는 장부처럼 어제의 일을 일기장에 보관하고 있다. - P406

하지만 그보다는 포기야말로 그애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더 자주 든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늘뿐 아니라 영원히 마리나를 굴복시키고, 그애에게 나의 삶처럼 탈출구가 없는 삶을 동경하며 살아야 하는 벌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 P407

평생 내 모든 것을 가족에게 다 주었는데도 아직도 뭔가를 주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을 간절히 기다린다. 글을 쓰기 위해서. 젖이 너무 많아서 아픈 가슴처럼 넘칠 것 같은 내면의 강물을 마음껏 흐르게 하려고, 그러기 위해 이 공책을 산 것이다.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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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06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일기써........검열하지 말고 🤣🤣🤣

독서괭 2025-02-06 15:15   좋아요 0 | URL
우하하항 내 안의 검열기관.. 어떻게 없애나요? ㅋㅋ

건수하 2025-02-06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25년부터 일기를 쓰고 있어서 재밌게 읽었어요 ^^
아직까지는 매일 잘 쓰고 있고 지금은 아무도 제 일기를 훔쳐볼 수 없지만
집에 돌아가면 매일 쓸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시간도 부족할 것 같고 검열 때문에도...
제가 어릴 때 엄마 일기를 훔쳐봤던지라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제 일기를 아이가 궁금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잠자냥 2025-02-06 15:27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귀국했는지 물어보려했는데... 아직 아니군요;

잠자냥 2025-02-06 15:31   좋아요 1 | URL
제가 일기 안 쓰게 된 계기가 훔쳐보는 사람 때문이었는데!!!! (짜증 나는 울 언니.... -_-)

독서괭 2025-02-06 16:34   좋아요 0 | URL
오 매일 잘 쓰고 계시군요! 대단합니다. 저는 3년 일기를 쓰고 있고(매일은 아니지만 거의 매일), 올해는 알라딘 다이어리 받아서 강제로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어릴 때 엄마 일기를 본 기억이 있네요 ㅋㅋ 딱히 엄마가 숨겨놓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육아일기 비슷한 느낌으로.. 집으로 돌아가셔도 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잠자냥님 언니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06 20:47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 매일 잘 쓰시는 일기.....가 저도 많이 궁금합니다. 한국에도 눈이 많이 왔어요~~

잠자냥님 / 언니 나빠!!

독서괭님 / 거의 매일... 제가 많이 부럽습니다.

건수하 2025-02-09 12:36   좋아요 2 | URL
자냥님/ 아직 좀 남았습니다 :) 인터넷 디톡스 중이지요.
엄마가 제가 훔쳐보는 걸 눈치채고 일기장을 숨기셨거나, 안 쓰기 시작하셨던 거 같아서 죄책감이 좀 있구요 ^^;
저도 초등학교 때 언젠가부터 오빠랑 엄마가 제 일기 훔쳐보는 걸 알고는 그 다음부터 안 쓰다가 올해 다시 시작.. =ㅁ=

괭님/ 저는 오빠만 육아일기가 있어서 서운했던 적이 있지요. 그 육아일기 참 재밌었는데.. 근데 저는 쓰지 못했어요 하하;;

단발머리님/ 하루에 할당된 칸이 적어서 마음 편히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많기도 하구요.

관찰자 2025-02-06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 자세히 일기를 써놓고, 그 일에 대해 잊어버리는 용도로 일기장을 사용했는데. 아주 어릴적에 썼던 그림일기장부터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싸들고 다녀요. 누가 볼까봐.ㅠㅠ 근데,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다르게 기억된 어떤 일을 최근에 일기장을 통해 사실을 알아버린 후에는 ‘오호, 이거 역사 고증의 역할이 있구만‘ 하면서 또 버리지 못하는.. 그래서 그냥 버리지 못한다는 이야기에요.ㅠㅠ

독서괭 2025-02-07 15:39   좋아요 0 | URL
잊어버리는 용도!! 그것도 괜찮은걸요? 그리고 저라도, 기억의 왜곡을 확인하게 되면 일기장 못 버릴 것 같아요 ㅎㅎ 정말 꼼꼼히 써두셨나봐요. 증거자료로서 역할을 하는군요 ㅎㅎ 전 그렇게 자세히는 잘 못 쓰겠던데.. 그냥 뭐했다 뭐했다 수준인 것 같아요 ㅠ

단발머리 2025-02-07 15: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독서괭님, 이 글 너무 좋아요! 뭐랄까요. 일기 토크를 불러일으키는? 저도 마음에 많이 두고 있는 ‘주제‘라고 할까요? ㅋㅋㅋ

전 초등때부터 회사 다닐때까지 일기 썼어요. 아이 키우면서 안 썼다는... 재작년인가 그 전인가부터 종이일기쓰기 아자아자! 해서 쓰기는 쓰는데 잘 쓰다가 안 쓰다가 반복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중간에 아예 온라인 일기로 갈아탔구요. 올해는 다시 종이일기 쓰는데, 이틀 썼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밀린 거 써도 되나요? 2월 가기 전에 쓰려구요.
전, 종이일기에서 훨씬 솔직하기는 한데, 그 와중에도 저는 그 속에서조차 솔직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암호처럼 써놓아서 나중에 보면 무슨 말인지를 제가 모르겠는 ㅋㅋㅋㅋ 이 세상 아무도 모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에르노의 <탐닉>이 일기였잖아요. 나중에 출판 ㅋㅋㅋㅋㅋㅋㅋㅋ1인 독자용이었으나 이제 온 세상이 알게 되는...
눈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조심하세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5-02-07 15:42   좋아요 3 | URL
일단 좋다는 말씀에 감사드리고요, 단발님, 초등때부터 회사 다닐때까지 쓰셨다구요?? 대단합니다. 전 숙제가 끝난 이후로는 그닥 꾸준히 쓴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진짜 ㅋㅋㅋㅋ 너무 솔직하게 쓰다보면 불안해져서 결국 암호화 ㅋㅋㅋㅋ 끝내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글이 되어버린다 ㅋㅋㅋㅋ 극공감합니다 ㅋㅋㅋㅋ 언제 누구에게 공개되어도 딱히 걸릴 게 없겠는걸요 ㅋㅋ
<탐닉>이 일기군요. 저도 출판될 만큼 고퀄의 일기를 써보고 싶긴 한데.. 안 되더라구요. 거의 일정표기 수준이예요ㅠ
오늘도 미끄럽던데 다니실 때 조심하세요 단발님!

바람돌이 2025-02-07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진짜 솔직하지 못한 사람인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초등 숙제 외에 일기를 써본적이 없어요.
항상 자기 검열과 위장이 어찌나 강한지.....
그래서 이런 남의 일기 보고싶네요. ㅎㅎ

독서괭 2025-02-07 18:24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내 안에 나쁜 생각들은 일기에서조차 안 꺼내는 것 같고..
이 책 읽어보세요! 정말 재밌어요!

구름모모 2025-02-07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관심가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5-02-07 18: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구름모모님^^ 강추!입니다.

- 2025-02-10 0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공감가요 (아내아님 남편없음 자식 무) 그러다가 인생이 맘대로 안 굴러가서 저는 2016년 무렵부터 거의 미친 일기파예요!ㅋㅋ
아주 많이 빚을 지고 있으며, 누가 보거나 출판을 염두한적이 없기에 제 안의 투덜이 스머프의 지나치게 장황한 랩을 ….

이 글 읽어보니, 괭님께 괴물들 추천하고 싶네요!! 특히 후반부로 갈 수록 참 좋더라. 자기 검열에서 좀 더 놓여나도 되는 사람들이 검열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안그래도 되지만, 또 그게 글을 쓰는 동기가 되기도 하는 거 같아요! 좋은 일주일 보내요 😍

독서괭 2025-02-10 15:24   좋아요 1 | URL
쟝님, <여자가 쓴 괴물들> 말씀하시는 거죠? 진작에 그책 담아놓긴 했습니다만 ㅋㅋ 꼭 읽어봐야겠네요.
미친 일기파!!! 저는 일기에 뭘 써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다급하게 그날 있었던 중요한 이벤트만 적어넣는 정도네요ㅜㅜ 달력수준이랄까. 조금 더 생각할 여유를 가져야지 싶긴 해요.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그걸 우선으로 두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10분이라도 차분하게 생각하고 쓰고 하면 하루가 더 정돈된 느낌인데 말이예요.
앞으로도 일기쓰기 화이팅입니다 쟝님!!

- 2025-02-10 16:22   좋아요 2 | URL
앗 클레어 데더러의 (그냥) 괴물들 예요, 개인적으로는 진짜 좋음요! (아껴 읽는 중) 그치만 유자녀 기혼녀성이 읽기에 더 와닿구 좋을 거 같아요! 특히 아이를 유기한 도리스 레싱 부분!ㅋㅋ

독서괭 2025-02-10 16:28   좋아요 1 | URL
아앗 그렇군요!! 오키오키 담아둡니다😘

유수 2025-02-18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기 진짜 못 쓰는 오늘 저의 일기는 아니 왜 독서괭님 팔로 안했었지? 내적 친밀감은 그동안 정말 내것..이었구나 ㅋㅋ

독서괭 2025-02-18 18:0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유수님, 익숙한 분이 친구신청을 하셔서 저도 그동안 친구가 아니었구나 했습니다 ㅋㅋ 친구신청 감사해요~!!

金慶子 2025-03-04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려서부터 일기를 썼는데요. 년말이 되면 어김없이 태워서 없앴어요.
제가 쓴 일기를 한 해를 마감하는날 읽어보면 너무 유치하거나 상투적이고,
값어치 없음으로 그 일기장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습관처럼 일기를 써서 습관처럼 일기장을 태워없애면서 성장했네요.
그러다가 어느 날 부터인가 일기를 쓰지 않았는데,
최근들어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건강(불면증)에 관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불면증에 대한 지식들을 모두 다 찾아보면서 불면증과 싸우는 일을 일기로 썼습니다.
2024년 한 해는 1년내내 불면증을 극복하는 과정을 일기를 썼고,
1년치 일기를 태워없애는 대신 유에스비에 저장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발견한 불면증 극복하는 방법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일기를 씁니다.
2025년 일기를 시작해서 요즘엔 3월의 일기를 쓰고 있답니다.
너무도 재미있고, 신랄하게 쓰신 독서기록에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5-03-05 08: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경자님 반갑습니다. 항상 일기를 쓰고 또 매년 어김없이 태우셨다니.. 놀라운걸요!! 불면증 극복 과정도 일기로 쓰셨다는 걸 보니 쓰기가 몸에 완전히 배인 분이신가 봅니다. 저는 일기 좀 쓰다 말고 쓰다 말고 하고 있는데 좀더 열심히 써봐야겠어요.. ㅠㅠ
불면증 극복 방법 궁금한데, 언제 공유 부탁드립니다!

잠자냥 2025-03-07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괭~ 이걸로 이달의 당선작 당첨!
ㅋㅋㅋㅋ 왠지 더 축하해요.

독서괭 2025-03-07 14:31   좋아요 2 | URL
우헤헷 왠지 이걸로 될 것 같아서 기다리다가 방금 책 주문했어요. 가방 탐나서 간만에 많이 질렀네..
선물받은 책으로 당첨되니 더욱 좋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잠자냥님!!♥

단발머리 2025-03-09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왠지 이걸로 될 것 같은 그 예감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내 현실로! 저도 독서괭님 이 글은 당선작 되겠구나 싶었어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역시나 좋은 글은 알라딘도 아는구나 싶어요!!

독서괭 2025-03-11 12:4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단발님~~>ㅁ<
일단 1.신간이고 2.알라딘 서재 뉴스레터에 실렸기 때문에 - 예감을 했습니다 ㅋㅋ 알라딘 3년이면 당선을 점친다..

건수하 2025-03-11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당선 축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