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 Desk #2 : Three Keys (Paperback) Front Desk (Paperback, 미국판) 2
Kelly Yang / Scholastic Press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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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달달 원서 읽기 모임 덕에 벌써 SOW 1, 2권과 Front Desk, 후속인 이 책까지 4권을 읽었다. 와우. 


<Front Desk>에서 미아는 이민자들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소액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야오에게서 캘리비스타 모텔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 이제 야오 눈치 보지 않고 운영하고 수익도 투자자들에게 분배해 가며 착착 돈을 모아나가면 될 줄 알았는데.. 


이번 <Three Keys>에서 미아는 'Prop 187'이라는 문제에 부딪친다. Prop이 뭔고, 하니 주민발의안인 모양.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 정부가 운영하는 시민권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법 이민자들이 비응급 의료, 공교육 및 기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1994년 투표 계획이다(위키피디아 참조). 

이 투표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이 들끓기 시작한다. 불법 이민자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쫓겨날 상황을 마주하면서 미아는 분개하는데, 절친인 루페 가족이 불법이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Prop 187의 통과를 막기 위해 궁리하게 된다. 

Prop 187은 불법이민자들, 아니 이민자들 전체, 아니 더 나아가 비백인 전체에 대한 혐오와 경계의 기운을 내뿜고, 미아가 모텔 간판에 내건 "Immigrants Welcome" 사인은 이민자들에게는 환영을, 반대자들에게는 거부를 당한다. 

저 사인 때문에 문제가 생기니 그만 내리는 게 어떠냐는 경찰의 제안에 미아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We're not asking for trouble. We're asking for kindness."  


크... 미아 멋져. 너 11살 맞니? 

루페의 어머니가 할머니 장례 때문에 멕시코에 간 뒤 돌아오지 못하고, 루페의 아버지는 엄마를 찾으러 갔다가 감옥에 갇히고 만다. 이제 미아는 루페의 아버지 조세를 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하고 변호사를 구하는 등, 캘리비스타 모텔의 위클리들과 함께 노력한다.


미아의 새로운 학년의 시작에 찬물을 끼얹는 인종차별 언행을 했던 담임쌤 덕분에 미아의 글쓰기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줄거리.

또 하나, 야오의 아들인 제이슨과의 갈등도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 제이슨과의 문제로 고민하는 미아에게 행크가 알려준 우정의 "Three Keys"는? 


"you can't give up on people. It's one of the three keys of friendship. You gotta listen, you gotta care, and most importantly, you gotta keep trying." 


keep trying, 그게 역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부분이겠지. 


뒤에 작가의 말을 읽으니 Prop 187과 관련된 이 이야기도 상당 부분 작가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것 같다. 작가도 미아처럼 이렇게 열심히 살았겠지. 미아는 정치인들 얘기를 나누며 여자후보에 대해 "그 여자는 너무 터프해" 했다가 또 "여자들은 남자만큼 터프하지 않아서 정치에 적합하지 않아" 따위의 모순된 말을 하는 아이들에게, "터프하지 않다고? 교실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때려잡은 게 누구지? 나는 학교 수업을 받고, 모텔 프런트를 관리하고, 투자자들에게 정산표를 보내고, 학교 숙제를 하고, 등등 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것보다 '터프'할 수가 있어?"라고 외친다. (책이 지금 없어서 워딩 불명확 주의) 우왕 멋져.. 미아.. 


그래서 이 시리즈를 10살 이상 아이들도 많이 읽어보면 좋겠다. 이렇게 목표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고민하고.. 그런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아이들이 많으면 좋겠다. 이걸 왜 하는지도 모르고 학원가방 메고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얼마 전 토익시험을 쳤는데 기대보다 고득점 하여 뿌듯하다. 

이 영광을 L/C 부문은 EBS 최수진의 모닝스페셜에, 

R/C 부문은 함달달에 돌리겠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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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5-01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고득점 축하드려요 괭님!!!! 머싯어.... 뽀뽀!!!!!!!!😘😘😘 고득점 괭님의 친구인 영광을 괭님께 돌리겠읍니다.

독서괭 2024-05-01 19:0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은오님! 뽀뽀도 살포시 받겠습니다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5-0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열공의 결과!

건수하 2024-05-0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독서괭님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4-05-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4-05-02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토익 점수 고득점이라니요!! 저는 한 이십년전에 봤나, 반띵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5-0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득점 축하드려요!!!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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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을 품고 살아가는 일, 그것이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어떤 인생도 똑같이 흐르지 않는다. '비교적 굴곡 없는 인생'을 살았다 하더라도 굽이굽이 어떤 국면을 맞이하는 법이다. 그건 누구나 겪게 되는 아동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의 흐름과 그에 맞춰 일어나기 마련인 사건들(학교 입학, 졸업, 취직 등)에서 기본적으로 발생되지만, 완전히 비자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특별한 사건/사고에 의해서 발생되기도 하며, 어느 정도 자발적인 계획 하에 행한 결정에 따라 발생되기도 한다. 마지막 예는 결혼과 출산이 대표적이리라. 또한 특별히 어느 시점을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조금씩 변화한 흐름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앤드루 포터는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접어든 새로운 삶의 국면에서 문득, '사라진 것들'을 깨닫는 미묘한 시점을 포착한다. 그건 말할 수 없이 쓸쓸한 순간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구분하는 시각을 잃어버렸으며 살인과 죽음 같은 문제라면 그저 다 슬플 뿐"(<오스틴>)

"허공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소리(...)를 내"던 나(<오스틴>). 

"저녁의 끝은 늘 함께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거나 소파 위에서 서로를 꽉 끌어안고 뒤엉킨 몸으로 맞이했"던 시간(<담배>)

"떠난 뒤에는 두 번 다시 그림을 그리지 않"은 마야(<넝쿨식물>) 

"어떤 순간에는 꿈이나 무아지경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환히 밝아지던" 내털리 (<첼로>) 

이제는 들여다봐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앨범(<라인벡>)

"이안이 더 어렸을 때 우리끼리의 의식처럼 자주 가던 서점"(<숨을 쉬어>). 

한때는 친구였던 사람..(<실루엣>)

"대화의 공백을 게임으로 채울 필요가 없었던, 서로 얘기를 나누기 위해 밖에 나가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알라모의 영웅들>)

"그때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우리가 다른 단계로, 좀더 깊은 단계로, 끝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벌>)

혼란 그 자체인 인생에서 안식처였던 음식..(<포솔레>)

"우리는 항상 웃었고 늘 밤을 더 오랫동안 즐길 방법을 찾았다. (...) 둘 다 자신을 예술가라고 여기며 위대해질 운명이라 믿었던 그때의 우리" (<히메나>)



그리고 마지막 표제작, <사라진 것들>을 읽으며, 나는 이 사라진 친구 대니얼, 건강하고 아름다고 운 좋은 이 친구가 앞서 본 작품들 속에서 '사라진 것들'을 표상하는 게 아닐까 했다. 


"대니얼이 의도적으로 이렇게 되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사라지기를?" 

(<사라진 것들>)


사라진 것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사라진 것들이 없는 인생은 스스로 사라질 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니 받아들이는 수밖에. 

이 아름다운 소설집을 읽으며, 내게서만 사라진 것들이 아님을 위로 삼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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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03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나한테만 사라진 것들이 있는게 아니었군~!‘ 하는 공감을 했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도대체 남아있는게 뭔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지 회의 품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

독서괭 2024-03-05 11:5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남아있는 게 뭔지.. 연륜..? ㅋㅋㅋ 뱃살..? ㅠㅠ
새파랑님도 위로받으셨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넘 좋더라고요!!

자목련 2024-03-04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날들은 왜 나만 이럴까 싶은데, 또 주변을 둘러보면 누구나 그렇구나 싶고.
인생 별거 아니라고 위안을 삼다가 그래도 아쉽고 속상한 날들에는 주저앉고 그러는...
아무튼 이 소설집은 좋고요!

독서괭 2024-03-05 11:57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좋아하시는 이 책!^^ 나만 이런가 싶을 때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는 거 다들 비슷하죠~ ㅎㅎ

은오 2024-03-04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리뷰 읽으니 다시올라오는 쓴물ㅜ
사라질것들이 무섭읍니다..
괭님은 저한테서 사라지시면 안됩니다~!!

잠자냥 2024-03-05 11:07   좋아요 2 | URL
밥 먹어라 곰탱아. 역류성식도염이다.

독서괭 2024-03-05 11:5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은오님이 이 책에 공감하시는 거 보고 역시 아저씨인가.. 했는데 잠자냥님이 전화로 검증하셔서… 🙄

잠자냥 2024-03-05 12:01   좋아요 2 | URL
눈도 목소리도 아재 아닙니다~!!

독서괭 2024-03-13 16:55   좋아요 2 | URL
I have some reservations about Euno‘s identity...

잠자냥 2024-03-13 16:5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믿으십시오~!!

잠자냥 2024-03-13 16:53   좋아요 2 | URL
Eno(x) Euno(o)

독서괭 2024-03-13 16:54   좋아요 2 | URL
앗 저 그렇게 쓰려고 했는데 오타입니다.. 👀

잠자냥 2024-03-13 17:22   좋아요 2 | URL
역시 은오를 사랑하지 않아서입니다~!! 6번 문제 틀렸을 때부터 우린 다 알고 있읍니다~!!

독서괭 2024-03-13 17:37   좋아요 1 | URL
....들켰군....

독서괭 2024-03-13 17:38   좋아요 2 | URL
미안해요 에노(Eno)상...

잠자냥 2024-03-13 17:38   좋아요 2 | URL
은오한테 일러야지 😝

잠자냥 2024-03-13 17:46   좋아요 2 | URL
에노 ㅋㅋㅋㅋㅋ 혼또니 오카시데스네🤣🤣🤣

은오 2024-03-13 18:54   좋아요 2 | URL
괭님은 저한테서 사라지시면 안된다는 말도 무시하시더니....
이젠 은바오의 국적까지 바꾸고....
저랑 국제결혼을 하고싶으신걸로 알겠읍니다~!!

독서괭 2024-03-13 19:41   좋아요 0 | URL
와 못이기겠네요 국제결혼이라니🤣🤣🤣

잠자냥 2024-03-13 20:10   좋아요 0 | URL
심지어 괭은 한번 해놓구 ….🙄

페크pek0501 2024-03-05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완전 인기예요. 아직도 구매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저, 입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을 좋게 봤으니 구매하고 싶은 작가의 책이긴 합니다. 언젠가는 사겠지요.ㅋㅋ

독서괭 2024-03-13 16:28   좋아요 0 | URL
앗, 저 왜 댓글을 안 달았죠?? 페크님, 빛과물질 재밌게 보셨다면 이 책도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저는 빛과물질을 아직 안 읽어서.. 저역시 언젠가는 살 것 같습니다^^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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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며 달려가다가 문득 뒤돌아보게 되는 나이, 인생의 반 정도를 지나온 마흔 중반에 깨닫게 되는 잃어버린 것들… 삶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라진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글들은 쓸쓸하지만 따뜻한 상념으로 우리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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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0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돌아본다고? 언제? 아닌 거 같은데….😝
아무튼 뿌듯하군요. (왜 내가…)

독서괭 2024-02-05 00:57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뒤 안 돌아보세요? ㅋㅋㅋ
당연히 뿌듯하셔도 됩니다. 추천과 선물 감사♥️

잠자냥 2024-02-05 08:43   좋아요 1 | URL
괭이 안돟아볼 거 같았습니다~!!

독서괭 2024-02-05 12:41   좋아요 1 | URL
돟아..

잠자냥 2024-02-05 13:07   좋아요 0 | URL
내 댓글도 돟아보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2-05 14:40   좋아요 1 | URL
돟아가 “좋아”의 방언이래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4-02-04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아직 40대아니시지 않나요? ㅋ
아 전 이책에 수록된 단편들에 극공감 했습니다 ㅜㅜ 아 지나가버린 청춘이여 ㅋㅋ

독서괭 2024-02-05 00:58   좋아요 1 | URL
40대 아니라도 공감 가능 ㅋㅋ 특히 등장하는 아이들 나이가 제 아이들 나이랑 비슷해서 그런 내용은 더 공감 가더라고요!^^

은오 2024-02-05 14: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쓸쓸해서 마음으로 울었어요ㅠ

독서괭 2024-02-14 13:42   좋아요 1 | URL
40대 감성 이해하는 은바오,

페크pek0501 2024-02-13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루 포터는 독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작가인 것 같네요.^^

독서괭 2024-02-14 13:42   좋아요 1 | URL
저는 앤드루 포터 처음 만났는데 참 좋았습니다 페크님^^
 
Front Desk #1 : Front Desk (Scholastic Gold) (Paperback) - 『프런트 데스크』원서 Front Desk (Paperback, 미국판) 1
Kelly Yang / Arthur A. Levine Books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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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후반부 감동의 도가니. 마지막 작가의 글을 읽고 이 소설 속 실화의 영역이 얼마나 넓은지 깨달으니 더 놀랍고 감동적이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10살 소녀의 성장담이 뭉클한 데다가, 영어공부에도 좋으니 강력 추천한다. 실생활에 쓰기 좋을 표현들이 아주 많이 나온다. Mia, you‘re not a 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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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12-20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후반부 달리셨군요!ㅎㅎㅎ 완독 축하드립니다!^^ 실생활에 유용한 표현들, 구어들이 많아 저도 좋았어요.

독서괭 2023-12-21 12: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화가님도 얼마 안 남으셨죠?^^

다락방 2023-12-20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독서괭 님 너무 멋져요. 대단합니다!!

독서괭 2023-12-21 12: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도 사두셨으니 읽어보세요. 마음에 드실 거예요!

단발머리 2023-12-20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독서괭님 엄지척!!!
여러 분들이 극찬하시니 저도 다음에 책 살 때 이 책 구입해야겠어요. 책 제목 좀 적어 놓을게요. Front Desk #1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21 12: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단발님. 단발님도 좋아하실 것 같으니, 구매 고고 하십셔!!^^

미미 2023-12-20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괭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은근 감동 포인트가 많은 책!!
켈리 양의 다른 책들은 오더블에도 올라와 있고 심지어 작가가 직접 녹음한 것도 있더군요. 저도 조금 남았어요ㅋ

독서괭 2023-12-21 12: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 미미님과 하이드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ㅋㅋㅋ
오 켈리 양의 다른 책들도 많이 있나보군요! 전 일단 Front Desk 2,3권이 읽고 싶더라고요^^
미미님도 곧 완독!
 














내가 읽은 건 왼쪽, 2004년에 출간된 그리핀북스 판이다. 오른쪽은 시공사에서 나온 2014년판. 

어쩐지 왼쪽 이 책 이 두께와 밀도에 비해 책값이 11,000원이라 싸다 싶더라니 출간된 지 20년이구나.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이 책을 참 오래 묵혀 두었다. 한번 잡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것을. 

하긴 그런 책이 한두 권이 아니지. 


이 책에는 어슐러 르 귄의 단편 17편이 담겨있다.


<샘레이의 목걸이> ... 오 괜찮은데? 이런 컨셉(다른 세계에 다녀오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는)은 우리의 전래동화에도 있듯이 흔한 소재이지만 이걸 우주랑 엮었다. 

<파리의 4월> ___ 음... 

<명인들> ___ 음......

<어둠상자> ___ 호, 분위기 마음에 듦

<해제의 주문> ___ 관련 장편을 봐야할 것 같음(땅바다 시리즈)

<이름의 법칙> ___ 좀 발랄한 분위기. 여기까지 읽은 작품 중 제일 재밌었음

<겨울의 왕> ___ 멋있다!! <어둠의 왼손> 관련 작품인가 봄. 

<멋진 여행> ___ 음.... 

<아홉 생명> ___ 클론이야기. 흥미로운걸? 

<물건들> ___ 흐음...

<머리로의 여행> ___ 머엉....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___ 여기까지 읽은 작품 중 제일 재밌었음 (이름의 법칙 밀려남)

<땅속의 별들> ___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름답군. 

<시야> ___ 흠. 

<길의 방향> ___ 흐음...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___ 아, 감동. 

<혁명 전날> ___ 왠지 찡함. 혁명을 주도한 '오도'라는 인물이 여성임. 



음, 흠, 머엉이 7편인 거 보니 비중이 상당한데 ㅋㅋㅋㅋ

너무 함축적이어서 이해가 잘 안 되거나, '그래서 뭐..?' 싶은 작품들이 있었다.

그래도 내가 높이 평가하는 지점은, 한번에 조금씩 밖에 읽을 수 없는 상황이라 한 단편조차 수없이 끊어 읽었는데도 펼칠 때마다 몰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판타지나 SF에서 전제되는 설정을 깔고 가기 때문에- 특히 단편에서는 세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으므로 - 그걸 독자가 재빨리 받아들이게 하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능력이 중요할 텐데, 내가 보기엔 훌륭하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윌리엄 제임스의 글에 충격받아 쓰게 된 소설이라고 한다.


또는 푸리에, 벨러미, 모리스가 생각했던 낙원을 능가하는 낙원이 우리에게 제공된다면, 그리고 어느 외딴 곳에서 길 잃은 한 영혼만 고통을 당하면 그 낙원에 있는 수백만 명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설사 그런 식으로 제공되는 행복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우리 안에 인다 할지라도 그러한 거래의 열매를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여 얻은 행복이 얼마나 추잡한가를 스스로가 명확히 느끼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467쪽에 재인용)


제임스가 쓴 <도덕적 철학자와 도덕적 삶>이라는 글에 나온다는데 이 제목의 책은 없는지 찾을 수 없었고, 국내에 번역된 책이 꽤 있는 학자네? 심리학 저서들이 있고,, 그중 관심 가는 책을 담아 놨다. 어차피 나중에 이걸 왜 담았는지 잊을 테지만... 

이래서 내가 구간 타파를 부르짖는 것이다. 관련 도서 궁금할 때 딱 사서 바로 읽는 게 나의 이상적인 독서 생활. 물론 안 읽은 책들 잔뜩 쌓여 있어도 가능한 일이지만 그러지 않으려고요.    

















아무튼 이런 제임스의 물음에 영감을 얻어 쓴 이 단편에는 정말로 '한 영혼만 고통을 당하고' 그 낙원에 있는 수백만 명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만 그 전제는 그 영혼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철저해야 하고(친절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금지됨), 나머지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런데, 그 고통받는 영혼의 존재를 알고서도 진짜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이 짤막한 소설은 그 질문을 생생한 이야기에 담아 던져준다. 


과학소설 냄새가 더 나는 작품 중에는 <아홉 생명>과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가 좋았다. 

두 작품 모두 인간이 타인과 어떻게 공감할 수 있는가를 그리고 있는 듯하다. 르 귄은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서문에 이렇게 썼다. "육체적 행동이 정신적 행동을 가져오지 않는 한, 행동이 인간을 표현하지 않는 한, 나는 모험 이야기를 무척 지루해한다. (...) 나는 인간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흥미를 가진다." (319쪽) 

그런 르 귄이 쓴 작품이기 때문에 SF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급 문제를 다루는 <캘리번과 마녀>를 같이 읽어서 그런지 소설 속 이런 부분도 눈에 띈다. 


라이아가 태어나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처음으로 팸플릿을 쓰기 전에, 파레오를 떠나기 전에, '자본'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 여섯 살짜리 아이들과 보도 위에서 딱지 앉은 무릎을 꿇고서 롤태기 놀이를 하던 리버 거리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이전에, 라이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라이아와 다른 아이들과, 라이아의 부모와 아이들의 부모, 술주정뱅이들과 창녀들과 리버 거리에 사는 모든 사람이 무언가의 가장 밑바닥에 있었다는 사실을. (506쪽, <혁명 전날> 중) 

마녀사냥이 늘어난 것은 '더 나은 부류의 사람들'이 '낮은 계급'에 대한 꾸준한 공포를 느끼며 살고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였다. '낮은 계급'이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기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들이 사악한 생각을 품을 수도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캘리번과 마녀>, 255쪽)  

어슐러 르 귄의 장편들이 궁금해져서 일단 찾아보았다. 언제 읽을지는 미지수지만. 


<어둠의 왼손>(1969년)으로 SF 양대 상인 휴고와 네뷸러를 동시에 휩쓸었다고.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1968년~)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시리즈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땅바다 시리즈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어스시=땅바다인 모양. 
















<헤인 연대기>는 전집으로 묶여 나오지 않은 것 같음. 건수하님은 어스시보다 헤인 쪽이 재미있었다고 진술.

(위에 넣은 <어둠의 왼손>도 이 시리즈에 속한다)


 




























<서부 해안 연대기>도 있다. 참 시리즈물 많이 쓰셨네.. 이건 세 권짜리인데 합본으로 출간되어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출간되어 있고, 에세이와 말 시리즈도 있다.

















SF 애독자에게는 참 고마운 분일 듯. 

내가 시리즈물을 좋아하긴 하는데, 흠... 나중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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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1-30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공사판을 몇년 전에 읽었었는데,.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깊이와 느낌들을 엄청 좋게 읽었어요.
많은 철학도 담겨 있었고요.
이 책을 통해 sf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독서괭 2023-11-30 20:42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좋으셨군요! 그럼 다른 작품도 읽으셨어요? 저는 sf라곤 코니 윌리스 두 작품이랑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 정도 읽은 게 다인 듯해요 ㅎㅎ

잠자냥 2023-11-30 14: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공사 판으로 거의 다 갖고 있는데 저도 몇몇 단편만 읽고 더 진도가 안 나가네요;
르 귄임에도 넘기 어려운 SF의 장벽....
그런데 괭 님이 읽은 책 20년 전 판본이라고요? 전 생소한 커버 보고 리커버 특별판인가 했다는 ㅋㅋㅋㅋ
건수하의 *진술*이라는 부분이 재밌습니다.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30 14:28   좋아요 2 | URL
전 그냥 지나쳤는데 다시 보니... 왜 진술... 일까요 ㅎㅎ

독서괭 2023-11-30 20:45   좋아요 4 | URL
와우 잠자냥님 거의 다 갖고 계세요? 근데 거의 안 읽으셨다니 ㅎㅎㅎ
2004년 출간인데 제 건 2010년 인쇄본이긴 해요^^
진술, 캐치하셨군요 ㅋㅋㅋㅋ 왠지 어울려서 ㅋㅋ

미미 2023-11-30 14: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이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더 읽고 싶어요! 저도 ‘진술‘ㅋㅋㅋㅋ이 표현 마음에 들어요.

독서괭 2023-11-30 20:45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진술 좋아해주시니 앞으로 종종 쓰겠습니다 ㅋㅋ

건수하 2023-11-30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련 도서 궁금할 때 딱 사서 바로 읽는 게 이상적인 독서 생활. 인데 이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바람의 열두방향>은 이걸로 시작했다가 나가떨어지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괭님은 그러시지 않아 다행입니다 :)

서부해안 연대기는 아마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어 있을거예요.

독서괭 2023-11-30 21:00   좋아요 1 | URL
수하님, 진짜 그런 독서생활 하시는 분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상은 이상일 뿐.. ㅠ
Sf단편이라는 게 쉽지 않은 장르인 것 같습니다.
서부해안 연대기 청소년 소설이면 더 쉽고 재밌겠는걸요?? 호~

은오 2023-11-30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이상은.... 궁금한 책은 바로 못 읽을지라도 일단 죄다 사서 갖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ㅁㅋㅋㅋ 불가능한 이상이여!! ㅠㅠㅠ 궁금한 책은 왜 계속계속 생기는걸까요 흑흑

독서괭 2023-12-01 17:06   좋아요 1 | URL
일단 죄다 사서 갖는 것 ㅋㅋㅋㅋㅋㅋ 그게 사실 더 어렵죠. 돈 들고, 무엇보다 공간이... 다락방님 이상도 그것일 것 같은데, 40평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책을 마구 산다... ㅋㅋㅋ 당장 가능한 꿈은 아니니까 잠자냥님과 서재결혼 하는 쪽이 낫겠어요, 은오님.

은오 2023-12-01 18:17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잠자냥님이랑 결혼하면 잠자냥님도 내꺼 잠자냥님 책도 내꺼!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1 21:03   좋아요 2 | URL
응원합니다 은바오님. 그날이 오면 저도 좀 초대해주시길...

은오 2023-12-01 23:28   좋아요 2 | URL
회장님은 당연히 1순위로 극진하게 모십니다.

건수하 2023-12-07 13:29   좋아요 1 | URL
저도 좀..

은오 2023-12-07 19:46   좋아요 1 | URL
당연하죠 수하님ㅋ
근데 아무튼 두분 오시면 제 환영뽀뽀도 받으셔야합니다 그건 알고계시길

독서괭 2023-12-07 20:24   좋아요 1 | URL
입장료가 뽀뽀입니까..?

은오 2023-12-08 21:01   좋아요 1 | URL
제 뽀뽀를... 입장료에 비유하시는 겁니까?
그러니까... 내키진 않지만 입장하려면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ㅠㅠ
섭섭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9 09:59   좋아요 2 | URL
“그건 알고 계시길”이라는 은오님 위 댓글에서 강제성이 느껴졌는데요 ㅋㅋㅋ 참고로 저는 뽀뽀보다 포옹을 좋아합니다. Bear hug~~

은오 2023-12-09 17:29   좋아요 2 | URL
그럼 둘 다 해드릴게요!! 🤭🤭🤭

다락방 2023-12-01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책도 독서괭 님과 같은 책(왼쪽 바람의 열두방향)입니다.

제 친구는 어스시 시리즈를 저에게 강력추천했는데요, 그건 최고의 성장 이야기래요. 그러면서 저한테 줄거리 얘기해주는데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서 얼른 사두엇답니다.

사두기만 했답니다. 흠흠.

독서괭 2023-12-01 17:0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거리만으로 소름 돋는다고요? 정말 궁금해지네요.
그나저나 다락방님은... 제 글 보고 사신 <둠즈데이북>도 아직 읽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SF는 앞으로 안 사시는 게 어떨까요? ㅋㅋㅋ

다락방 2023-12-01 18:48   좋아요 2 | URL
아?! 🙄

그레이스 2023-12-06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왼쪽책으로!
상대성원리는 한참 생각했고,,, 좋았습니다^^

독서괭 2023-12-07 12:42   좋아요 1 | URL
옛날 책으로 이미 읽으신 분들이 많군요^^
과학지식 없어도 읽을 수 있는 SF, 좋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12-06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 위에 르 귄의 말... 만 읽은 사람인지라....
만약 르 귄을 읽게 된다면 전 <어스시 시리즈>를 읽고 싶은데요. 건수하님이 헤인 시리즈 추천하신다 하니... 그것도 고민되네요.
아직 아무것도 시작 안 한 1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7 12:43   좋아요 2 | URL
저도 어스시가 성장스토리라 해서 궁금해요. 둘 다 읽겠다고 호언장담 하기에는 길어서 섣불리 ㅋㅋㅋ 하나 고르려고 고심하다가 시간은 가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