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여성커뮤니케이션 연구총서 14
이희은 외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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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벌써??) 아슬아슬하게 완독했다 ㅋㅋ 기쁨의 댄스! 

잊어버리기 전에 간단히라도 리뷰를 써야겠다. 

이 책은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하여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분석한 글들을 모아놓았다. 소재는 다양하지만,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다. 어느 쪽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많이 부각되지 않은 글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제1부 디지털 미디어, 몸, 정동

- 여기에는 두 개의 글이 소개되어 있다. 이미 여러 분들이 1부가 제일 좋았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마찬가지.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하여 작동하는 정동을 정동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했는데, 흥미롭기도 했고 글 자체의 논리 전개도 제일 좋았다.

- 이 두 개의 글에 관해서는 이미 페이퍼를 썼다. 


제2부 소셜 미디어와 젠더

- ASMR, 웹툰, 맘스타그램, 먹스타그램 네 가지 소재를 다룬 네 개의 글이 있다. 

- 이중에서는 ASMR이 가장 흥미로웠다.

- 웹툰과 맘스타그램은 심도깊은 분석이 조금 아쉬웠다. 웹툰을 드라마화 한 두 가지 사례를 들었는데, '모성이 더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든가 하는 부분을 그에 해당하는 드라마들의 예를 풍부하게 들어서 분석해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맘스타그램 역시 "상업 의례를 현명하게 비교해서 소비하는 것이 새로운 어머니의 책무로 여겨지게 되었다"(180쪽)는 등의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더 파고드는 내용을 보고 싶었다. 

- 먹스타그램은 페미니즘 관련한 내용이 적어 아쉬웠다.


제3부 디지털 미디어 산업, 노동, 여성

- 여성 크리에이터, 여성 게임 개발자, 불법 촬영물 세 가지 소재를 다룬 세 개의 글이 있다.

- 여기에서는 여성 크리에이터 글이 제일 좋았다.

- 여성 게임 개발자는 노동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두명의 개발자만 인터뷰했기에 다소 아쉽다. 좀더 많은 연구를 진행해주기를 기대한다.

- 불법 촬영물 글은 내가 이미 상당히 읽어서 정책이나 법률이나 현상에 관해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고, 지원활동을 한 활동가들의 활동을 스피노자의 정서 이론인 코나투스와 모방정서 개념을 적용해서 설명한다고 해서 흥미로웠는데, 그 내용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뒤쪽 내용에선 사라진 느낌..? 하나의 큰 줄기에 집중해서 글이 흘러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튼 좋은 독서였다.. 많은 학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연구해주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다. 응원할테니 계속해 주세요! 

다음 달 책은 <포르노랜드>인데, 나는 이미 절반을 읽었지롱!!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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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30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추카합니다
💃💃💃💃괭님을 위한 추카
댄스😊

독서괭 2022-09-30 18:22   좋아요 2 | URL
댄스 감사합니다 스콧님 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9-30 18: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도 2부는 좀 더 보완해서 따로 책으로 나와도 좋을것 같았어요. 괭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독서괭 2022-09-30 20:43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 맞아요 하나하나가 이야깃거리가 많아보이는데 짧은 분량으로 끝나니 아쉬웠어요^^

얄라알라 2022-09-30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리하고 명확한.독서괭님의 총정리.리뷰!!^^완독축하드립니다. 저는 종일.책.들고 다녔으나.완독포기^^;;;;포르노랜드도 벌써 반이나 읽으시다니 부지런하세요

독서괭 2022-09-30 20:45   좋아요 2 | URL
앗 얄라님 포기인가요..! 아쉽지만 담에 마저 읽으실 기회가 있을거라 믿어요^^ 포르노랜드는 여성주의 모임도서인줄 모르고.. 다락방님이 그동안 추천하시던 책이라 읽고 있었는데 운이 좋네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2-09-30 2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안그래도 저는 지금 독서괭님 먼저 쓰셨던 두 개의 페이퍼 넘 좋아서, 다시 재독하려고 하는데 빨리 1부를 다시 읽어본다는 게, 여기서 발목이 잡히네요?ㅋㅋㅋ 오늘까지 다시 읽으려고 했었는데..마감이 된 듯 합니다.
그래도 다음 주가 또 있으니까^^
근데 10 월 책을 벌써 반이나 읽으셨다니!!!
반칙이에요ㅋㅋㅋ

독서괭 2022-09-30 20:46   좋아요 3 | URL
재독이라니 책나무님 고마우신 말씀이네요^^ 우리에겐 읽지 않은 책이 늘 쌓여있으니 재독은 참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ㅎㅎ
10월 책은 10월 책인 줄 모르고 엉겁결에 선행을…!! 10월엔 1등 완독을 노려볼까요?ㅋㅋ

2022-09-30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30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30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1 0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09-30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한 독서괭님!!

독서괭 2022-10-01 06:18   좋아요 1 | URL
제가 살면서 부지런하단 소릴 다 듣고 ㅎㅎ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2-10-01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으 ㅡ 완벽한 정리입니다! 아쉬움도 완벽한 아쉬움 키키키!!!! 1.2장 정말 좋았고, 저도 asmr이 좀 신기했어요 ㅋㅋ 핑크 게토랑!! 웹툰, 먹스타 아쉬웠던 것도.
하지만 연구 주제들이 하나같이 나의 삶이랑 연결되어있는 것들이라 더 많은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느꼈고 그걸 읽는 *나같은* 독자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흠흠😌

독서괭 2022-10-04 12:38   좋아요 0 | URL
1,2장 좋았던 건 정말 다들 공통인 것 같네요 ㅎㅎ asmr은 생각도 못해본 쟁점이라 놀라웠어요.
좀더 시간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하면 좋겠는 분야들, 발견해서 좋았고! 유튜버 쟝쟝님은 더 와닿으셨을 것 같네용^^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여성커뮤니케이션 연구총서 14
이희은 외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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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관련하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젠더 논점들을 쭉 훑어보기에 좋은 책. 여러 저자가 쓴 글들 사이에 편차가 있고 페미니즘보다는 디지털 미디어에 치우쳐 보이는 글들도 몇 꼭지 있어서 아쉽지만, 몇 꼭지는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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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30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리고 고생하셨습니다. 9/30 에 딱 맞춰 끝내주시는 센! 스! ㅎㅎ

독서괭 2022-09-30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포르노랜드 선행(절반)했다고 자랑했는데 왠지 그책도 마지막날 끝낼 것만 같은 느낌이..-.-;;

거리의화가 2022-09-30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완독 축하드려요^^ 글 간에 편차가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독서괭 2022-09-30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방금 리뷰도 썼어요 ㅎㅎ 화가님 개발자 관련 글 좋아요 눌러놓고 못 읽었는데, 읽으러 가야겠어요.

건수하 2022-09-30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다 못 읽었지만 독서괭님 리뷰에 매우 공감합니다! ^^ 완독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2-09-30 18:22   좋아요 1 | URL
ㅎㅎ 감사합니다 수하님^^

공쟝쟝 2022-10-01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수고하셨습니다! 깔끔한 리뷰까지!!! 괭님 혹시 - 계획형 인재?? esfp 아니었어??

독서괭 2022-10-04 12: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쟝쟝님~ ㅋㅋ 저 esfp 아닌데요 ㅋㅋㅋ 두개만 맞추심 ㅋㅋ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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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이 필요한 순간, 기력은 떨어진 순간. 아주 재미난 소설을 좀 읽고 싶어진 순간.

책장에 가서 이책 저책을 뒤지다가, 작년에 사두고 잊고 있었던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이 눈에 들어왔다. 타임슬립 소재,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하고 펼쳐서 두어장 읽었다가, 그대로 선 채 절반을 읽고 말았다(총 514쪽짜리 책). 그만 읽어야 하는 시간인데 조금만 조금만 하며 읽다가 겨우 덮고, 내내 궁금해하다가 오늘 끝장을 냈다! 

1976년을 살던 스물여섯 살의 흑인 여성 다나가 1819년으로, 그것도 노예제가 극심하던 남부로 타임슬립 하는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한번 가서 있다가 돌아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인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백인인 남편 케빈까지 같이 타임슬립하는 일까지?! 
가난할지언정 꿈이 있고 자기 집이 있고 자유로운 시민으로 지내던 사람이 이제는 '검둥이', '그거', '저년'이라고 불리면서 툭하면 채찍질, 강간, 살해, 노예매매의 위협을 받게 되다니. 상상만 해도 몸서리쳐 지는 일이 아닌가(<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주인공은 타임슬립 할 때 딱 몸뚱이만 가버려서 고생하는데, 그나마 남자라 다행이지만, 이 책은 여성인 주인공에게 그렇게까지 잔혹하지는 않았다..). 흑인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많은 책을 읽었고 흑인들의 참담한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다나는, 두번째 타임슬립에서 자신이 이동한 곳의 연도와 지명을 알아내고 어떤 처지에 처하게 될지 직감한다. 그러나 책으로 보아 알던 것과 직접 겪는 것이 어찌 같을까. 그녀는 자기의 원래 자리를, 본래의 자기 모습을 지키고 '그곳'- 1819년의 메릴랜드주 와일린씨(농장주) 저택과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어려워진다. 

다나가 타임슬립 하는 원인은 루퍼스 와일린이다. 농장주의 아들인 루퍼스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다나는 타임슬립으로 그 곁에 끌려 온다. 처음 만난 것은 다섯 살 무렵. 두번째 만났을 때 들은 정보로 다나는 그가 자기의 먼 조상일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백인 조상이 있었음을 몰랐던 다나. 어쨌든 그가 자식을 낳기 전에 죽으면 후손인 자신은 사라지게 되므로, 좋든 싫은 그의 목숨을 계속 구해줄 수밖에 없다.


나는 루퍼스에게 최악의 수호자였다. 흑인을 열등한 인간으로 보는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그를 지켜야 했고, 여자를 영원히 자라지 못하는 어린아이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자로서 그를 지켜야 했다. 내 몸 하나 지키기도 벅찬 곳에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루퍼스를 도울 것이다. - P124

"이건 도박이야. 젠장, 당신은 역사를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달리 어쩌겠어? 난 시도해볼 수밖에 없어, 케빈, 그리고 나중에 살아남기 위해 지금 사소한 위험을 감수하고 별것 아닌 모욕을 감내해야 한다면, 그 정도는 하겠어."
 - P154


루퍼스는 다나가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의 관계는 묘하게 흘러가는데, 농장주의 아들인 루퍼스와 흑인 다나는 그 시대에 평등할 수 없다. 서로에게 나름의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있지만, 흑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곳에서, 다나는 자신 역시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 존재임을 강제로 인지시키는 사건들을 겪게 된다. 
그녀는 싸우고, 주변 흑인들을 돕고, 루퍼스가 자기 아버지처럼 되지 않게 하려고 애쓰지만, 일보의 희망과 이보의 절망이 반복된다. 잔혹한 일들. 자기 아이가 노예상에 팔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 주인이나 감독관 침대에 불려 다니다가 버림받는 것, 도망갔다가 잡혀와 귀가 잘리고 죽도록 맞는 것... 이런 일들을 목도하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그녀 자신에게 벌어지는 육체적 고통은 직접적으로 그녀의 정신에 타격을 입힌다. 채찍질을 당하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어느새 순종적인 노예로서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노예상인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다시 보았다.
"그래서 수월하다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졌구나. 이제 이유를 알았어."
"무슨 말이야?"
"수월함 말이야. 우리나, 아이들이나……… 노예제도를 받아들이도록 훈련시키기가 얼마나 수월한지 전에는 몰랐어."
 - P191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두꺼운데 비해 글자 수가 많지 않고 문장이 간결하고 속도감이 있어 훅훅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전하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이 인간을 노예로 '만들어내는 것', 노예제가 어떻게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었는지를 뼈아프게 진술한다. 그러면서도 흑인도 백인도, 노예이건 아니건 사람 사이에는 감정이 교류되므로 관계가 늘 일방적일 수 없다는 점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결말이 많이 궁금했는데, 꽤 만족스럽다. 

노예제를 생각하니 <빌러비드>가 생각났고, <가부장제의 창조>의 이 구절이 다시 떠올랐다..


다른 인간존재를 잔인하게 대하고 그/그녀에게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노동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보다 한수 높은 중요한 발명은, 지배당하는 집단을 지배하는 집단과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물론 그런 차이는 노예가 될 사람들이 타지방 부족구성원, 말 그대로 ‘타인‘일 때 가장 명백하다. 그러나 그 개념을 확장하고 노예화된 사람들(the enslaved)을 어떤 면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것, 노예로 만들기 위해서, 남성들은 그런 지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정신적 구성물은 대체로 어떤 현실 속의 모형들에서 나오며, 과거경험을 새롭게 정렬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그 경험은 노예제가 발명되기 이전에 남성들에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 집단의 여성들을 종속시켰던 경험이다. - <가부장제의 창조>, P138


오늘 혼밥하는 날이라 사진을 찍어보기로. 얼마전 책나무님 서재에서 본 써브웨이가 떠올라서 주문했는데, 예쁜 접시에 담은 책나무님 샌드위치는 참 맛나 보였는데 내건.. 쩝.. 그래도 맛있었다. 
첫 사진은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인데 사실은 사진만 찍고 <킨>으로 바꿨다..ㅋㅋㅋ 디지털 페미니즘은 내일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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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9-28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 첫번째 빵 사진, 으....., 으...... 이상하게 생겼어요. ㅠㅠ
혹시 제가 변탠가요? ㅠㅠㅠㅠㅠㅠ

독서괭 2022-09-28 18:29   좋아요 2 | URL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만..ㅋㅋㅋ 제가 일부러 그런 각도로 찍은 건 아닙니다.. ㅋㅋㅋ

scott 2022-09-29 11:05   좋아요 2 | URL
골드문트님 댓글 먼저 읽고 보니
그리 보입니다 ^^

공쟝쟝 2022-10-01 23:10   좋아요 3 | URL
변태문트ㅋㅋㅋㅋㅋ 젓갈부텈ㅋㅋㅋㅋㅋ 왜이러쌔요!!!!

단발머리 2022-09-28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아했고, 근데 무서웠고, 슬펐고 놀라웠고 그랬습니다.
독서괭님 리뷰 읽는데 그 때가 새록새록 떠올라서 좋고 무섭고 막 그랬어요. 저는 <블러드차일드> 읽어봤고요 (매운맛),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는 아직 읽기 전입니다. 서브웨이랑 책, 너무 잘 어울리네요. 지금 못 내려가는데.... 저는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9-28 21:04   좋아요 1 | URL
단발님도 좋아하시는 책이군요! 작가가 꽤나 밀어붙여서 무섭고 주인공 불쌍하고 ㅠㅠ 글 빨리 마무리 하느라 깜박 안 썼는데 원래 세계인 1976년에서도 여전히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제일 씁쓸한 부분이었어요..ㅠㅠ
<블러드차일드> 많이 매운가요? 궁금하네요!
저녁 맛있게 드셨죠?^^

책읽는나무 2022-09-28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얼마나 재밌으면 서서 절반을 읽으시는??
버틀러...버틀러...✍️✍️
놀라운 책이군요.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이건 무슨 맛이에요?
오이하고 야채가 엄청 많네요??
이렇게 야채값이 비싼 때에??
야채가 많아서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저녁 먹었는데도...^^
여성주의 책 읽을 때는 역시 서브웨이!!!
👍👍

독서괭 2022-09-28 21:07   좋아요 2 | URL
정말 홀린듯이 읽었네요. 같은 버틀러지만 주디스와 달리 옥타비아는 쉽고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써브웨이는 이탈리안 비엘티입니다! 야채 하나도 안 뺀 거라 그득해요. 짭쪼롬하니 맛있네여 ㅎㅎ
여성주의 책에는 써브웨이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조합입니다. 혼밥하며 책 읽기 넘 좋아요~^^

다락방 2022-09-29 09: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 진지하게 잘 읽고 있다가 서브웨이 샌드위치 사진 보고 빵터졌네요. 첫번째 사진 정말이지 뭔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지한 리뷰에 웃어서 죄송합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제가 어제 자기전에 독서괭 님의 이 리뷰가 올라온 것만 확인했거든요? 제가 자기 전에는 폰을 안보려고 노력하다보니 제목만 보고 글은 안읽었는데 별 다섯인걸 확인했어요. 그래서!! 책장으로 가서 이 책을 꺼내가지고 왔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으면 이 책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독서괭 2022-09-29 09:43   좋아요 1 | URL
역시 준비된 독서인 다락방님 ㅋㅋㅋ 책장에 다 준비되어 있군요 ㅋㅋ 비타님 단발님도 좋아하신다는 말씀 보고 예상은 했습니다 ㅋ 분명 다락방님도 좋아하실 듯요!
써브웨이 사진은.. 괜히 올렸나 싶었는데.. 저의 게으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날것 그대로의.. 큼;;

잠자냥 2022-09-29 10:2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난 아무리 봐도 이상한 거 모르겠는데요? 서브웨이 먹고 싶다. 서브웨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29 10:31   좋아요 3 | URL
저 서브웨이 사진 이상해서 빵터진게 아니라 날것 그대로여서 빵터진거였어요. 제가 서브웨이 샌드위치 먹으려고 포장 벗기면 딱!! 바로 저 상태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야채도 빠짐없이 죄다 넣기 땜시롱 포장 풀자마자 야채들이 후두둑 떨어지고 난리가 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9-29 10:41   좋아요 1 | URL
네.. 써브웨이 광고용으론 절대 좋지 않을 날것 ㅋㅋㅋㅋ

mini74 2022-09-29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킨 넘 재미있게 봤어요. 흑인여성의 과거로의 시간여행 으악!! 악몽이죠 ~ 빵사진 ㅎㅎ 사진 참 못 찍는 저로서는 반갑고 정겨운데요 ㅎㅎ

독서괭 2022-09-29 16:11   좋아요 1 | URL
미니님도 재미있게 보셨군요^^ 타임슬립 작품 중 조금도, 1도 부럽지 않은 경우 같아요 ㅎㅎ
빵사진으로 여러분께 즐거움(?)과 놀라움(??)을 드린 것 같아 기쁩니다(?)

수이 2022-09-29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킨 리뷰 읽으니 얼른 다시 읽고 싶다 다시 읽고 싶다, 이러고 있어요. 써브웨이 샌드위치 사진이............. 너무 사실적이라 좀 당황했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9-29 20:00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셔도 재미있겠죠?^^
정말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를 찍는.. 최신트렌드라고 우겨봅니다(뭔소리..) ㅋㅋㅋ

2022-09-29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9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2-10-01 2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ㅋㅋㅋㅋㅋㅋ 진짜 대충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대충찍는 뎈ㅋㅋㅋㅋㅋㅋ 이정도는 아니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킨 저도 읽다가 말았어요! 재밋었는데 ㅋㅋㅋㅋㅋ 왜 말았지??? 언제 날잡고 머리식힐 겸 킨 읽어야겠어요ㅋㅋㅋ

독서괭 2022-10-04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도 대충 찍어요? ㅋㅋㅋ 화면 편집하시는 거 보면 능력자인데 뭘~ 전 능력도 없고 성의도 없;; 성의라도 좀 가져야겠어요. 넘 날것이라 부끄럽네유 ㅠㅠ
킨 왜 읽다 마셨죠?? 엄청 재밌는데?? 한번 다시 잡아보세요^^

은하수 2022-10-19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정말 깜짝 놀란 책이예요
너무너무 흥미진진 재밌게 읽었답니다. 사실 제목의 뜻도 모르겠고 썩 끌리는 제목은 아니잖아요 근데 주인공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타임슬립이라니... 놀라운 사건의 연속이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죠 샌드위치 먹으며 책 읽기 시전하게 합니다.. 아주 바람직해 보여 부럽네요
우리동네는 저 매장이 없어요 ㅠ

독서괭 2022-10-19 12:22   좋아요 0 | URL
저도 제목 뜻도 모르고 읽고 나중에야 찾아보고 알았어요^^; 북플에서 누가 추천해서 샀을 것 같은데 기억도 안 나고 ㅎㅎ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손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감사합니다 mokl님, 이보다 더 맛있는 샌드위치 드시며 책 읽으시길요^^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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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가 어떻게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내는지” SF의 형식을 빌려 고발하면서, 노예든 아니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작동이 있음을 잘 보여주는 소설. 게다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내내 긴장하며 끊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린 책은 오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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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8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품 정말 좋아합니다😍

독서괭 2022-09-28 18:25   좋아요 2 | URL
스콧님~ 진작 읽을 걸 그랬어요!^^

수이 2022-09-28 1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허허허허 끝장이죠? 저도 단번에 끝냈어요 이 소설. 지적 허영심도 느껴지지 않아서 정말 읽는 동안에 뇌가 투명해지더라구요. 저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09-28 18:25   좋아요 1 | URL
아, 비타님, 정말 넘 재밌었어요. 작년에 샀을 때 바로 읽었으면 <빌러비드>랑 비슷한 시기에 읽어 더 재미났을 것도 같은데~ 왜 처박아 놨었나 몰라요 ㅎㅎ
 

경향신문에서 연재되는 이진송 작가의 '아니 근데'를 가끔 읽는다. 

이번에는 "프메 인기몰이 이동욱부터 청담부부 정우성·이정재까지…‘아저씨 열풍’의 이면"

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2,30대 젊은 여성들이 40대 이상의 남성 배우를 좋아하는 현상을 분석했다.


기사 링크: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209231558005


그냥 ‘아재 열풍’이라 착각마라…# 무해함 # 헛물안켬 # 사리분별


이라고 첫줄에 써 있듯이, 과거 나이 많은 남성이 젊은 여성과 교제/결혼하면 능력 있다고 추켜세워지고,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나이 많은 남성들이 젊은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보던 것과 최근의 아저씨 열풍은 결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 즉 '무해한' 남성상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분석이 흥미롭다. 


요즘 어린 여성들이 아저씨를 좋아한다는 소식에 가슴이 설렌다면, ‘떼잉!’ 거기서부터 탈락입니다. 이는 결국 ‘무해한 남성상’에 대한 열망과도 통한다.

(...)

무해한 남성상의 인기에는 절박한 측면이 있다. 2022년의 이성애자 한국 여성에게 연애, 남성, 구애는 위험하고 두려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

모르는 사람과 마시는 커피 한 잔도 긴장하게 되고, 안전하게 이별하는 ‘꿀팁’을 공유하는 것이 여성들의 현실이다. 아저씨 열풍은 이러한 맥락에서, 단순히 ‘나이 많은 남자’가 아니라,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어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않는 최소한의 분별력을 갖춘 남자’를 안전하게 사랑하고 싶은 욕망의 반영이다.  - 이진송 칼럼 중 


* 꼭 원문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주 재미있고 공감가는 글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의 두번째 글, 백지연의 '불안에도 불구하고'는 이런 여성들의 불안을 분석한다. 김예란의 첫 글이 정동이론을 바탕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몸'들의 투쟁으로서 미투를 분석했다면, 백지연의 이 글은 이론보다 조금더 직관적으로 여성들의 불안을 설명하여 공감이 쉽다. 그렇다고 직관만 내세우는 엉성한 글은 물론 아니다. 현대 여성의 집단적 불안을 만들어내는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불안의 근본적 원인이 '젠더간 권력차이'에 있으며, 이런 불안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선택하는 도피는 결국 불안을 증폭시키게 될 뿐이므로, 여성들은 '미러링 전략' 등을 통해 싸우기를 택하였다는 전개를 통해, 싸우는 여성들의 정동을 논리적으로 지지하는 글이다.



가령 미디어는 ‘세상은 너희에게 이렇게 무서운 곳‘임을 알려주는 정보를 늘어놓으면서도, 동시에 여성이 느끼는 불안을 개인적 사연의 형식을 빌려 소비시킨다. 여성들은 언제나 당하고, 울다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이런 이야기 구조 내에서 여성의 불안은 사회적인 실체를 가진 사실로 구성될 수 없다.
반면, ‘시스템‘은 남성의 불안 원인을 설명하는 단골 기제다. 예를 들어, 2015년 초반 즈음부터 온라인 공론장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여성혐오를 다룬 많은 기사들이, 남성이 여성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이유를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린다(백지연, 2017). 남성의 경제적 불안(문강형준, 2016.1.15), 결혼에 대한 불안(조한혜정, 2016.2.16), 여학생과 경쟁하는 남자 청소년의 불안(백승찬, 2015.8.12), 여성과 마찬가지로 약자인 남성의 불안(박권일, 2014.8.11) 등은 모두 신자유주의 시대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기사들은 사실로서 확인해주었다. 이와 같은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은 엉성하지만, ‘여성혐오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다‘, ‘여성은 성격적으로 예민하다‘는 ‘문화적 전제 (Van Gorp, 2007)‘가 그 공백을 메워주면서, ‘불안‘이라고 이름 붙여진 감정을 대하는 사회의 방식에 개입한다. - P53


감히 확신하건대, 모든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별 때문에 겪었던 불안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 기억은 개별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집단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히 사회적 기억을 만들어내는 주요 에이전트인 미디어 (박동숙·이재원·정사강·강혜원 · 김해원, 2014)는 여성 집단이 불안의 기억을 축적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 p55


나 또한 감히 확신한다. 모든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별 때문에 겪었던 불안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옛날 교과서에 실렸던 글 중 이런 게 있었다(지금 찾아보니 계용묵 작가의 '구두'라는 수필이다). 화자는 남성인데, 어느날 밤 집으로 걸어간다. 그의 앞에는 한 젊은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방향이 같아 앞뒤로 걸어가던 중, 여성이 불안한 기색으로 힐끔거리기에 화자는 앞서가려고 빨리 걷고, 그러나 여성도 더 빨리 걷다가, 결국 골목으로 들어가 달아난다. 남성은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으로 집에 간다.. 

대충 이런 스토리였던 듯. 문제는 이 글에 여성이 느끼는 불안에 대한 공감같은 건 없이,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당함으로써 느끼는 억울함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를 보니, 내 기억이 대충 맞다. 이 글은 계속 생각나면서 내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켰다. 


한국일보 기사: 왜 사회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구두'를 신는 법을 가르칠까 

                      기사링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80410470004832


일전에 같이 일하던 남성이 억울함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손잡이 잡고 서서 한손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데, 바로 앞 의자에 앉아있던 여성이 가방인지 뭔지로 다리 부분을 가리더라는 것이다. 본인은 그 사람이 있는지 인식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억울할까? 그전에 수많은 불법촬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 여성이 핸드폰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에 그렇게 불안을 느꼈겠는가? 

저런 수필이 교과서에 실리고 남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만 가르치니 이모양이 되었나 보다.. 요즘 교과서에는 여성작가의 글이 많이 실려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불안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나 집단 간의 권력 차이와 이를 유발하고 유지하는 구조적인 조건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안의 주된 원인이다(Ohman, 2008;Barbalet, 2001; Flam, 1993; Kemper, 1978). 여성이 느끼는 불안은 젠더간 권력차이에서 발생하고,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 원인을 존속시킨다는 뜻이다. 불안은 다양한 강도를 가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정도가 변하며 내면적이거나 환경적인 상황에 의해 구체적인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Spielberger, 1966),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 차이가 지속적이고 안정화되어 있다면, 이를 고질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마땅하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 여성들의 불안은 한국 사회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지속된다. - P56

궁극적으로 도피는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탓에(Bourne, 2010) 안타깝게도 도망의 결말은 언제나 비슷하다. - P59

더불어 미러링의 발화자들은 자신의 언어가 남성 청자에게 거부감 없이 수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러링 전략의 궁극적 목적은 원본이 가진 폭력성을 지적하고, 미러링(만)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이중잣대와 이를 만든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보이는 것을 통해 젠더권력의 차이를 좁히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잡음 없이 받아들여졌느냐‘는 기준은 미러링의 성공적 수용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기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잡음과 거부감의 유발이 미러링의 목적 달성을 돕는다.
미러링을 통해 표현된 언어의 원본은 ‘일간베스트‘ 뿐만 아니라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 ‘엠엘비파크‘ 등 온라인 공간의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생산되고 누적되어온 여성혐오 발언과 철저하게 대립쌍을 이루고 있다. 이 대립의 구조는 미러링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순간 그의 원본이 되는 남성들의 여성혐오를 함께 비판하지 않을 수 없도록 짜여진 언어적 전략이다. 못마땅하고 기분이 나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러링을 수용하는 사람의 존재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성차별주의자로 만드는 구도인 것이다.
 - P72


나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만 해도 '여자 남자 편가르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왜 여성혐오라는 말로 편가르기를 하냐'는 남성상사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사람이었다. 미러링에 대해서도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같은 말로 되받아쳐봐야 나까지 수준낮은 인간이 되는 거 아니냐는, 약간 도덕군자 같은 마인드가 있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그 뒤 페미니즘을 자세히 접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가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 글에서 백지연이 미러링의 의의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주니 좋았다. 



여성들은 두려움에 얼어붙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고, 불안과 함께 말하며, 불안을 없애기 위해 싸우기를 선택했다. 여성의 불안은 젠더 권력의 차이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어디서든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여성들의 싸우기는 계속될 것이다. - P74, 75


"서로 다른 수준의 관여도를 가진 여성들"(67쪽)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들이 자신의 관여도 수준에 따라 적절하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열리게 되었다는 점도 강조하는데, 공감가는 부분이다. 직접 시위에 참여하거나 '마녀D'처럼 연대활동을 하지 못해도,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 피해자에 대한 지지의 의사를 작은 목소리나마 표현하는 것, 주변 사람들과 이런 생각을 나누는 것도 싸움에 참여하는 일이다. 





이제 읽기 시작하는 <디어 마이 네임>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원치 않는 법정 싸움에 나서야만 했고(가해자가 죄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해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인정하였음에도 판사가 구형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낮은 형을 선고하는 꼴을 봐야 했던 저자가, 몇 년 동안의 가명 사용을 그만두고 자기 이름을 찾아 쓴 책이다. 자신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쉽지 않은 일을 해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며, 책을 사 읽는 것 또한 싸움을 지지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내 사생활을, 연애를, 과거를, 가족을 난자하는 불쾌하고 날 선 질문들, 내 이름을 물어보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나를 반라의 상태로 만들어놓은 이 남자를 위한 변명거리를 찾으려고, 시시콜콜 쓸데없는 사실들을 쌓아 올리고 있는 무의미한 질문들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육체적인 폭행 이후 나는 나를 공격하도록 설계된 질문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보세요, 그 여자가 사실이라고 하는 말들이 앞뒤가 안 맞잖아요. 그녀는 정신이 나갔어요. 사실상 알코올중독이고, 어쩌면 꼬시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그 남자는 멀쩡한 운동선수고, 두 사람 모두 술에 취했고, 뭐라도 했겠죠. 그녀가 기억하는 병원 관련 일들은 사실과는 관련 없는 일이고, 그걸 왜 고려해야 합니까. 브록에겐 많은 게 걸려 있고, 그래서 그는 지금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고 던지는 질문들에 말입니다.  - 523쪽 (책 맨 뒤에 실린 피해자 진술서 중)


관련 기사 링크: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48102.html




 '법대로'가 만능의, 최선의 선택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사법 시스템을 이용해 싸우길 선택한다면, 그럼에도 당신이 피해자와 함께 싸우길 선택한다면, 

 혼자 싸우지 말자.

 혼자 싸우게 두지 말자.   -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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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9-26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일보 젠더살롱은 꼭 챙겨보는 코너예요. 토요일마다 실려서 주말의 시작을 더 의미있게 만든답니다.
저는 이제야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는 사람으로써 아직 제 입장이 무어다 정리는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씩 발을 담그다보니 제가 남성 주류의 입장에 철저히 묻어가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심지어 여사친보다 남사친이 더 편했던 사람입니다.

독서괭 2022-09-27 15:07   좋아요 0 | URL
오 화가님은 젠더살롱을 챙겨보시는 분이군요! 저도 들어가 좀 훑어보니 글들이 좋아보이더라고요^^ 종종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도 아직 페미니즘 초보자로서 이론적인 입장이 정리된 건 아니지만, 화가님 말씀대로 ‘남성 주류의 입장에 철저히 묻어가던 사람이구나‘라는 깨달음은 저도 느낀 바입니다! 저도 한때 남자들이 편하다고 생각했어요ㅎ 중,고,대학 때 친하게 지냈던 남자들은 다 어디갔는지 사라졌지만 ㅋ 지금 직장 동료들 중에는 좋은 분들이 많아서 잘 지내긴 하는데, 그래도 갈수록 여자들이 좋네요^^

단발머리 2022-09-26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생각이 참 묘하게 겹쳐집니다. 독서괭님 말씀처럼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러 여성들에게 ’각성‘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전 정희진선생님의 ’메갈은 일베에 맞선 유일한 당사자다‘라는 한겨레 신문 게재글, 게임업게의 여성 성우 퇴출과 관련된 글이 오래도록 인상깊었습니다. 솔직히 지난한 여성혐오의 역사 자체가 가려져 있기 때문에 이걸 가시화하는 것 자체도 너무 어려울 일일테고. 이번의 신당역 사건 같은 불행한 경우가 반복되는 현실에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읽고 쓰고 말하는 것… 이외에 정치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작점이 어디가 될런지요.
저도 서둘러야겠어요. 좋은 글이라 천천히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2-09-27 15:10   좋아요 0 | URL
단발님, 이전에 여성혐오범죄라고 생각 못하고 그냥 ‘묻지마 범죄‘라고 퉁쳐졌던 것에 대해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인식의 전환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좀 늦었지만요^^; 정희진 선생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군요. 메갈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신당역 사건도 여혐범죄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네 ㅠㅠ 구조적 차별이라는 게 얼마나 뿌리뽑기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단발님 천천히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달 안에 책 마무리를 목표로 달려보아욧^^

단발머리 2022-09-26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네요, 그 글이요^^

공쟝쟝 2022-09-26 23:40   좋아요 2 | URL
이런 정희진 마니아! ㅋㅋㅋ >,<

독서괭 2022-09-27 15:11   좋아요 1 | URL
아 저 정희진선생님 글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여성주의책읽기 도서 읽기도 벅차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