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 년 동안 읽은 로맨스소설 중 추천할 만한 몇 권을 적어본다. 거의 질이 보장된 것들만 읽은데다가 별로인 책은 중도에 그만뒀기 때문에 아래 책들 외엔 거의 읽은 것 자체가 없지만.  

 

1. 레디메이드 퀸(어도담 저)  ★★★★★

 

 

 

 

     

 

 

 

 

 

 

시작은 매우 전형적인 판타지로맨스물 같으나, 뒤로 갈수록 로맨스소 설이라기보다는 정치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치 이야기가 정치(精緻)하게 다루어진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다. 문장이 담백하면서 서정적인 것이, <하얀로냐프강>이 조금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결말이 압권이다. 이 정도로 여운이 남아 계속 기억되는 로설은 처음 본다.

 

2. 타임 트래블러(윤소리 저)  ★★★★★

 

                                 

        

 

 

 

 

 

 

 

 

 

 

시간여행자라는 흔한 소재를 우리나라 역사와 연결하여 맛깔나게 그려냈다. 전체 구성이 탄탄하고 자료 조사를 많이 한데다가 필력도 좋다. 2부인 '얼굴없는 미인도'가 카카오페이지에서 기다리면무료로 올라왔기에 보고있는데, 1부와 달리 기다리면무료로 찔끔찔끔 봐서 그런지 몰라도 전개가 느리게 느껴지는 점은 있지만, 원체 글을 재미있게 쓰는지라 꾸준히 보고 있다. 2부에서는 역사 속의 실존인물을 등장시키고 있어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

 

3. 정의 각인(선지 저)  ★★★★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조각가와 그의 제자로 들어가기 위해 남장을 한 여자의 이야기. 로맨스 부분은 전형적이지만 소재가 독특하고 자료조사를 많이 한 것 같아 읽을 맛이 난다.  

 

4. 루시아(하늘가리기 저)  ★★★★

 

 

 

 

 

 

 

 

 

 

 

 

 

 재밌다. 엄청 야하다. 끊임없이 베드씬이 나오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지겨워서), 기본적으로 문장이 좋은데다가 상황과 대화를 다양하게 매칭하여 지겹지 않게 잘 썼다. 기본 내용도 전형적으로 보이면서도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무료에 같은 작가의 <꽃의 노래>가 올라왔기에 보고 있는데 이 소설에는 베드씬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전체관람가니까) 재미있는 걸 보니 확실히 베드씬으로(만) 승부하는 작가는 아니다.

 

5. 달을 사랑한 괴물(김지우 저)  ★★★★

 

 

 

 

 

 

 

 

 

 피폐물이라는 용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체험판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헉. 구매하여 다음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전개가 매우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이세계로 간 여주가 아무리 고생을 한다고 해도 고생의 내용이 전형적이고 적어도 외모는 아름답기 마련인데, 이 책의 여주는 아름답지 않은데다 건강하지도 않다. 정말 불쌍하다. 이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중도포기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계속 흥미를 끌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6. 비정규직 황후(한민트 저)  ★★★★

 

 유치찬란하게 느껴지는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 때문에 읽지 않을 뻔했던 소설. 카카오페이지에 있는데 출간은 되지 않은 모양이다. 제목, 표지와는 달리 담백한 문체와 남장여주임에도 남장소설에서 전개되기 마련인 뻔한 로맨스보다는 오히려 여성으로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어 결국 여성의 지위향상에 이바지하게 되는 여주의 활약상에 치중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통쾌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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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닉 2019-09-18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됀것 같네요 ㅎㅎ
 
[eBook] 메모 습관의 힘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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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대여하여 1시간 만에 훌훌 읽었다. 자기계발서 성격과 실용서적 성격이 혼합되어 있는 책인데, 자기계발서 부분은 뛰어넘고 실용서적 부분만 발췌독한 셈이다. 종이메모를 위한 노트, 필기구부터 전자메모를 위한 어플 추천까지 메모를 위한 팁이 매우 자세히 들어있는 것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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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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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도서관이라는 유용한 존재를 알게 된 후

 첫 책으로 <모든 요일의 여행>(김민철 저)을 읽고(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꽤 있어 리뷰를 쓰기 위해 대출기한을 연장해 두었었는데 '유효기간이 경과되었다'면서 책이 열리지 않는다.. 뭐지),

 두번째 책으로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혜민 저)을 골랐으나

 한 꼭지 읽은 후 "우와, 내 취향 전혀 아니야!" 하며 반납하고,

 다시 고른 책이 나폴리4부작 중 1부에 해당한다는 <나의 눈부신 친구>였다.

 

 '나폴리4부작'이라는 시리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화자인 레누(엘리나 그레코)와 그녀의 친구 릴라(라파엘라 체룰로) 사이의 우정과  두 소녀의 성장과정을 담고 있다. 1부인 이 책에서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레누의 고등학교 시절까지)를 다루었고, 2부인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청년기를 다룬다고 한다. 이 책이 66세가 된 레누가 릴라의 아들로부터 그녀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걸 생각하면, 이 시리즈는 두 소녀의 거의 일평생을 서술하고 있는 셈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레누와 릴라라는 두 소녀의 캐릭터가 매우 뚜렷하고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져 독자가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언뜻 보면 릴라는 유감없이 천재성을 드러내는 비범한 소녀이고 레누는 똑똑한 편이기는 하지만 평범한 축에 속하는 소녀로, 두 사람의 관계는 대등하지 않아 보인다(<데미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레누는 늘 릴라를 의식하고 릴라를 좇고 싶어하며 그녀로부터 정신 깊은 곳까지 영향을 받는 반면, 릴라는 레누를 개의치 않고 자신의 뜻대로만 사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는 화자가 레누여서 더욱 그렇게 보일 뿐, 자세히 살펴보면 릴라에게도 레누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소설 후반부에서 '너는 나의 눈부신 친구'라고 말하는 사람은 레누가 아니라 릴라다.

 

 또한 작가는 이 두 소녀의 성장담에서 한 마을에서 복작대며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들에 관해 묘사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는다. 이탈리아 이름이 익숙치 않고 비슷비슷한 이름들이 있어 많이 헷갈릴까 걱정했으나, 의외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누가 누구인지 파악이 되어 '등장인물 소개'란을 되짚어 봐야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작가의 인물 묘사가 그만큼 생생하다는 증거다.

 

 성장담 뒤에 숨겨져 있는 역사적 비극도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를 배경으로 하며, 산업화 과정에서 '검은 돈'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과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모습이 관찰된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대립의 양상은 크게 구세대(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신세대(종전 후의 세대) 사이의 갈등,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구세대는 그 시대의 악을 대표하는 듯한 '돈 아킬레'라는 인물을 무조건적으로 증오하고 그 증오는 신세대에게도 이어지지만, 돈 아킬레를 살해한 사람의 자녀들과 돈 아킬레의 자녀들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짐으로써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 보인다. 한편 부유층을 대표하는 솔라라 집안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는 더 복합적인데, 그들을 비난하고 꺼려했던 사람들도 결국 그 부에 편승하고픈 욕구를 감추지 못한다.

 또한 구세대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고, 남성이 아무렇지 않게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사소한 다툼이 큰 폭력으로 나아가는 마을의 전근대적 모습을 대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신세대 중 일부는 그러한 구세대의 관습을 그대로 물려받은 반면, 레누를 비롯한 일부 신세대들은 고등교육을 받으면서 '점잖은' '신사적인' '문화적인' 지성인의 모습에 눈을 뜨게 된다. 책 속에서 '사투리'와 '표준어'를 구분하는 서술이 자주 나오는 것도 '부(富)' 외에 '지성'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계급의 탄생을 말해주는 것 같다(번역본이라 사투리와 표준어의 구분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1부의 마지막은 비록 집이 가난하여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지성으로는 누구보다 탁월했던 릴라가 지성면에서 퇴보하고 아름다움과 부(富)를 얻어낸 반면, 레누는 끝없는 노력에 의해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상태에서 끝나면서, 릴라의 선택이 비극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두 소녀의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너무나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소녀의 우정이 어떻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을까? 2부의 이야기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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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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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에서 놀랍게도 전권 무료대여 이벤트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무살이 넘어 독학으로 통번역사가 되었다는 사실과 구체적인 공부방법 안내가 독자로 하여금 조기유학, 영어유치원 등에 대한 맹목에서 탈피하여 지금부터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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