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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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어쩌다보니 벌써 잭 리처 시리즈를 두권이나 읽었다. 

<1030>은 전작 <하드웨이>보다 더 길고, 더 조마조마하고, 더 재미있다. 

<하드웨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잭 리처의 양치법'은 '치약을 묻히지 않은 칫솔'로 양치질한다는 결론이었는데, <1030>에서는 '잭 리처의 다림질법'이 나온다.


그는 일단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친 뒤에는 옷들을 매트리스 밑에 넣었다. 그만의 다림질법이었다.

 단벌신사 잭 리처에게 왜 하루종일 입고 다닌 옷을 빨지도 않고 다리기만 하냐고 비난하지 말자. 돈이 없는 것도 없는 거지만(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잭 리처에게 돈을 구하는 건 문제도 아니니 근본적으로 돈의 문제는 아니다), 그는 들고다녀야 할 짐을 늘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그의 짐은 칫솔 하나 뿐. 새로 옷을 사입으면 헌옷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대장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거죠?"

"난 어떤 것으로부터도 도망치고 있지 않아."

"입었던 셔츠를 간직할 수도 있잖아요."

"그게 고난의 시작이 되는데?" 리처가 말했다. "여벌 셔츠를 갖고 다니다 보면 금방 여벌 바지도 갖고 다니게 돼. 그러면 여행 가방이 필요하게 되겠지. 그다음엔 어떻게 될까? 집, 자동차, 차례로 갖게 될 거야. 수많은 서류들의 빈 칸을 메워 가면서."

"사람들은 다들 그러면서 살아가요."

"난 아니야."

 그런데 이번 편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리처의 소중한 칫솔이 부서져 버렸다.. 뜨억 


"저자들이 내 칫솔을 부숴 버렸으니 난 이제 가진 게 하나도 없어."

"기분이 어떄요?"

"엿 같지. 난 그 칫솔이 참 좋았거든. 아주 오랫동안 함께해서 정이 들었어."

 이 부분에서 아아아 역시 잭 리처 더러워.. 하실 어떤 분이 떠오른다. 잭 리처씨, 칫솔도 몇 개월마다 바꿔줘야 한다구요... 왜 칫솔 같은 거랑 정들고 그래요? 근데 이번 기회에 칫솔 새로 안 사고 손가락양치질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 내용을 이야기해 보자면.. 아니 여태 딴소리만 했네 ㅋㅋ 

 이번 편에서는 잭 리처의 리즈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부대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그 특수부대 동료들 중 한명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건에 개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수부대 동료들은 매우 끈끈한 전우애들 자랑하는데, 그 마음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어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료들끼리 다시한번 합을 맞춰 사건을 해결해 간다. 

 이번 편 리처의 명대사.

 희망은 최선을 꿈꾸며 품는 거고 계획은 최악을 대비해 세우는 거야.

 동료들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는 느낌으로 척척 합을 맞추는 모습이 신명난다. 조마조마하게 위기를 넘기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웅 잭 리처에게 실수는 있어도 패배는 없다. 잭 리처의 특수능력으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능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시간을 늘리는 능력'도 있는 모양. 


그의 두뇌는 급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정상적이었지만 주변은 슬로모션 모드로 변했다. 인도는 4차원의 다이어그램이 되었다. 앞, 뒤, 양옆, 시간.

 물론 진짜로 시간을 늘리는 마법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이 장면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1년에 한편씩 이정도 분량의 책을 내고 있다니 리 차일드 보통 사람이 아닌 듯.. 게다가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이렇게 긴 시리즈를 끌고 가다니. 리처의 역마살은 작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다음 읽을 편은 <사라진 내일>이다. 줄거리를 보니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녀"가 나온다고 한다...... 이 인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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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1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옷도 한 벌로만 버티는 거예요? 드런 남자네... 알고 보니 잭 리처 노숙자 아닌가요.

독서괭 2021-06-15 14:36   좋아요 2 | URL
그.. 그래도 돈 생기면 새옷으로 갈아입습니다. 그리고 씻을 기회만 있다면 열심히 씻어요..(왠지 변명하게 됨)

다락방 2021-06-1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뭐야 칫솔 왜케 오래써요. 칫솔하고 정이 들다니, 맙소사...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독서괭 2021-06-15 15: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이런 반응 예상했습니다!!

scott 2021-06-1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영화에서 톰아저씨여서 불만인 1人ㅎㅎㅎ
[그의 두뇌는 급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정상적이었지만 주변은 슬로모션 모드로 변했다. 인도는 4차원의 다이어그램이 되었다. 앞, 뒤, 양옆, 시간]
리차일드의 이런 속도감과 입체감 넘치는 문장 때문에 이시리즈 열차에 한번 탐승하면 내려오기 싫어 집니다. ˃̵ ᴗ ˂̵✦

독서괭 2021-06-15 15:53   좋아요 1 | URL
ㅎㅎ 톰크루즈랑 이미지가 너무 안 맞긴 하더라구요.
scott님은 시리즈 몇 권이나 읽으셨어요? 베스트로 꼽으시는 작품이 궁금합니다!
묘사가 자세한데 지루하지 않은 정도에서 끊어내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scott 2021-06-15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이북에 저장된 책들 읽은 것들 리스트를 적어보면
Killing Floor (1997) 추적자
Die Trying (1998) 탈주자
Tripwire (1999)

Running Blind (2000)
Echo Burning (2001)
Without Fail (2002)
Persuader (2003)
The Enemy (2004)
One Shot (2005) 원 샷
The Hard Way (2006) 하드웨이
Bad Luck And Trouble (2007) 1030
Nothing To Lose (2008)
Gone Tomorrow (2009) : 사라진 내일
61 Hours (2010) 61시간
Worth Dying For (2010) 악의 사슬
The Affair (2011) 어페어
A Wanted Man (2012) 원티드 맨
Never Go Back (2013) 네버 고 백
Personal (2014) : 퍼스널
Make Me (2015)

Night School (2016)

요렇게 읽었는데(순서는 뒤죽 박죽 읽음ㅎㅎ)
대부분 작품 재밌지만 독서 괭님에게 추천하고 싶은 건 혹시 이미 읽으셨을지 모르지만 [ Worth Dying For ‘악의 사슬] 이작품은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1-06-15 16:30   좋아요 1 | URL
우와, 번역되지 않은 책들도 원서로 다 읽으신 건가요?? 대단..!!
전 이제 막 입문한 초심자라 하드웨이랑 이 책 밖에 안 읽었습니다. 추천해주신 악의 사슬도 북클럽에 있네요! 꼭 읽어 보겠습니다. 진정한 잭 리처 팬이시군요(엄지척).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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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에스프레소가 떠올랐다. 검고, 진하고, 쓰고, 향기로운. 또한 나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그렇다. 나는 에스프레소를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마시지 않을 것이다.- 경험이라는 점에서. 


익히 알려져 있듯이, 토니 모리슨은 실존 인물인 '마거릿 가너'의 실화를 소재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마거릿 가너는 농장 노예였는데, 자식들과 함께 도망쳤으나 도망노예법에 따라 주인에게 송환될 처지에 처하자 자식들을 죽이려고 했고, 한 명을 죽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노예는 사람인가", 즉 노예가 사람이라면 가너는 살인죄를 저지른 것이지만 노예가 단지 소유물이라면 재산을 잃어버린 것에 불과하여 무죄방면될 것이므로 법리적 논쟁을 불러 일으킨 위 질문이 많은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457쪽 해설을 참조하자). 그 때문에 오히려 가너의 변호인이 가너를 살인죄로 처벌해달라고 변론했다고 하니, 슬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의 '현재'는 1873년부터 1874년으로, 세서는 딸 덴버와 단둘이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 124번지 집에서 살고 있다. 세서는 18년 전 농장에서 도망쳐 시어머니인 베이비 석스가 살고 있는 124번지로 왔다. 베이비 석스와 세서, 세서의 두 아들들, 막 기어다니기 시작한 딸과 막 태어난 갓난쟁이 딸(덴버)과 함께 새로운 삶을 꿈꾼 지 불과 한달 만에 참극이 벌어진다. 그 후 아기 유령이 깃든 124번지는 집 나간 두 아들들과 세상을 떠난 베이비 석스의 추억을 간직하며 조용히 머물러 있다. 고인 물 같은 평화, 애써 막은 귀 같은 정적이 이어진다. 

어느날 이 평화와 정적을 깨뜨리며 폴 디가 등장한다. 폴 디는 세서가 있던 농장, '스위트홈'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다. 그가 124번지에 나타남으로써 과거가 소환된다. 그리고 폴 디의 등장으로 쫓겨났던 아기 유령이 '빌러비드가 살아 있었다면 딱 그 정도 나이였을' 육신을 입고 돌아온다. 과거는 현재가 되고, 이제 다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빌러비드는 과거의 망령일 뿐이다. 독자는 '그 후로 세서와 덴버는 빌러비드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론은 있을 수 없을 것임을 직감할 것이다.


노예의 삶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새끼의 목에 톱질을 하는 어미의 마음은 대체 어떤 것일까? 잘리고, 불태워지고, 새끼 치는 암퇘지와 같이 값이 매겨진 채 교미당하고, 재갈이 물려지고, 강간당하고, 구덩이에 갇히고, 채찍질당하는 삶에 자식을 빼앗기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자식의 목숨을 빼앗겠다는 절절한 심정 앞에, 감히 누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세서는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한다. "뭐가 더 나은지 나쁜지 아는 건 내 일이 아니야. 지금 어떤지를 알고, 또 내가 끔찍한 줄 아는 일로부터 그애들을 지키는 게 내 일이지. 난 그 일을 해냈어."(272쪽) 그를 비난할 수 있는 대상, 세서가 속죄해야 할 대상은 오직 하나, 죽임당한 자식, 바로 빌러비드다. 1865년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세서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아무 의미 없는 질문이지만,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세서에게, 그 순간 든 생각은 그저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뿐이다. 


자식들은 그녀의 보배였다. 백인들이 그녀 자신은 더렵혀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의 보배만큼은, 마법처럼 놀랍고 아름다운 보배만큼은, 그녀의 순결한 분신만큼은 그렇게 되게 할 수 없었다. 머리도 발도 없이 표시만 남은 채 몸통만 나무에 매달린 시체들이 내 남편인지 폴 에이인지 고민하는, 그런 꿈으로조차 꿀 수 없는 꿈들은 더이상 안 된다. 애국자들이 흑인학교에 불을 질러 부글부글 달구어진 여학생들 가운데 내 딸이 있는지, 백인 무리가 내 딸의 은밀한 곳을 침범하고 허벅지를 더럽힌 후 마차 밖으로 내던지지는 않았는지 괴로워하는 꿈들은 더이상 꿀 수 없었다.  -409쪽


소설의 현재는 노예제가 폐지된 후이므로 세서와 덴버는 더이상 도망노예가 아니다. 그들은 124번지 집에서 살며 세서가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을 꾸려나간다. 노예일 때보다는 확실히 낫다. 그러나 스위트홈이 예외적인 백인들의 자비로움 아래 유지되었듯이 124번지도 예외적인 백인들의 선의로 마련된 곳이다. 주인부부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자 스위트홈이 즉시 끔찍한 곳으로 변모하였듯이, 124번지에 대한 선의도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 


스위트홈은 확실히 전에 있던 곳들보다 좋았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한가운데, 자신이 아닌 자신이 둥지를 튼 그 황량한 마음 한가운데에 이미 설움이 자리를 잡아 버렸기에. 자식들이 어디 묻혔는지, 혹시 살아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설움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실 자신에 대해서보다는 자식들에 대해 더 잘 알았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지도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 232쪽

오히려 노예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인간임이 입증되었음에도 여전히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그들을 뼛속까지 지치게 만든다. 흑인들을 돕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스탬프 페이드는 어느날 강에서 "아직도 머릿가죽이 고스란이 붙어 있는 젖은 곱슬머리에 묶인 빨간 리본"을 줍는다. 그는 신에게 묻는다. "대체 이 사람들은 뭐란 말입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예수님. 그들은 어떤 인간들인가요?"(296, 297쪽)  폴 디는 스탬프에게 묻는다. "대체 검둥이는 얼마나 참아야 합니까? 말 좀 해보세요. 네?"(385쪽)


백인들은 겉으로 보이는 태도가 어떻든, 새까만 피부 밑에는 예외 없이 정글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었다. 항해할 수 없는 급류, 줄타기를 하며 끽끽대는 개코원숭이, 잠자는 뱀, 백인들의 달콤하고 하얀 피를 언제나 노리는 붉은 잇몸. 어떤 점에서는 백인들이 옳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들에게 흑인들이 사실은 얼마나 점잖고 영리하고 다정하고 인간적인지를 입증하려고 기를 쓰면 쓸수록, 흑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백인들에게 납득시키느라 자신을 소진하면 할수록, 흑인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더 깊고 빽빽한 정글이 자라났으니까.  -327쪽


흰자위가 거의 보이지 않는 세서의 검은 눈동자가 독자를 빤히 바라본다. 당신이 감히 나를 심판할 수 있는가? 그 눈길은 이 책을 읽는 모든 백인들에게, 당신은 이 책임에서 자유로운지 묻는다. 빌러비드의 비석 앞에 속죄할 것을 요구한다. 세서는 이미 죄값을 치렀다. 이제 그들이 죄값을 치를 차례다.  


시적인 문장들을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매끄럽게 잘 읽힌다. 오랜만에 소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별 다섯개가 모자라다.

"사랑니인가보네. 아프지 않아?" 덴버가 물었다.
"아파."
"그런데 왜 안 울어?"
"뭐라고?"
"아프다면서 왜 울지 않느냐고."
그래서 그녀는 울었다. 식탁에 앉아 있던 그대로, 조그맣고 하얀 이를 매끈하기 짝이 없는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피처럼 붉은 새가 나뭇잎 사이로 사라지고, 그러자마자 거북이들이 연이어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이렇게 울고 싶었다. 세서가 계단 아래 물통 속에 서 있던 그에게 가버렸을 때 이렇게 울고 싶었다. - P222

"뭐가 더 나은지 나쁜지 아는 건 내 일이 아니야. 지금 어떤지를 알고, 또 내가 끔찍한 줄 아는 일로부터 그애들을 지키는 게 내 일이지. 난 그 일을 해냈어."
"당신은 잘못했어, 세서."
"거기로 돌아가야 했다는 거야? 내 아이들을 데리고 거기로 돌아가야 했다고?"
"방법이 있었겠지. 뭔가 다른 방법이."
"무슨 방법?"
"세서, 당신은 두 발 달린 인간이야. 네 발 달린 짐승이 아니라고." 그가 말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숲이 생겨났다. 길도 없이 고요하기만 한 숲이. - P272

세상 모든 사람들의 아이와 다를 바 없는 얼굴이었다. 동전처럼 동그란 두 눈은 대담하지만 불신으로 가득차 있었고, 곡선이 뚜렷한 검은 입술이 미처 다 가리지 못한 커다랗고 튼튼한 이가 드러나 보였다. 상처받기 쉬운 성품이 콧대를 가로질러 뺨 위에 엿보였다. 그리고 그 피부. 잡티 하나 없는 얇은 피부가 경제적으로 뼈를 가릴 만큼만 덮여 있었다. 이제 열여덟이나 열아홉 살쯤 되었으리라, 레이디 존스는 열두 살밖에 안 돼 보이는 앳된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짙은 눈썹, 갓난아이처럼 빽빽한 속눈썹, 그리고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이 발산하는 사랑에 대한 분명한 요구.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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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09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뭐에요. 에스프레소 안 마셔보셨으면서 에스프레소 떠오르는 거 반칙 ㅋㅋㅋㅋ
설탕 넣어서 안 젓고 걍 마시면 위에서는 쓰고 진하다가 나중에 달콤... 그런 맛이란 말이쥬?
저 이거 안 읽었는데 곧 읽겠습니다!

독서괭 2021-06-09 14:40   좋아요 2 | URL
ㅋㅋㅋ 안 마셔봤는데 써도 괜찮나 싶었지만 이미지가 떠나질 않아서요 ㅋㅋ 이건 내용의 달콤함은 조금도 없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문장이 좋아서 조금은 달콤한 독서가 될 수 있겠네요. 잠자냥님이 안 읽은 소설을 먼저 읽었다니 괜히 뿌듯..?

잠자냥 2021-06-09 14:47   좋아요 2 | URL
아이구, 저 유명한 작품 중에 안 읽은 거 은근히 많아요. 대표적인 예 <백년의 고독>- 이거 올해는 과연 읽을지...;

독서괭 2021-06-09 14:54   좋아요 1 | URL
앗싸 전 읽었는데요 ㅋㅋ 근데 재밌었다는 기억 뿐인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ㅠㅠ 앞으로는 리뷰 좀 열심히 남겨보려구요.

레삭매냐 2021-06-09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빌러비드>를 읽기 전에 내용에
대해 듣고 적잖이 두려워하다가
너튜브로 해외에서 만든 동영상
을 보고 마음의 준비를 단디 하
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푸른 눈>도 참 슬펐던 것
으로 기억합니다.

독서괭 2021-06-09 17:18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전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해서 읽으며 꽤나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완급조절을 잘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더라구요. 영화화도 됐다고 나오던데 영화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가장 푸른 눈>도 읽어보고 싶어요!

transient-guest 2021-06-10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참 읽기 힘들어요. 이 나이가 되었어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소설은 참 어렵습니다. 노예제가 폐지되고도 100년이 넘도록 분리정책이 유지되었다가 이것도 공식적으로 철폐되고나서 50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이곳엔 흑백갈등과 전방위적인 차별이 존재합니다. 기타 유색인종은 외국인 혹은 이민자로 대상화를 하지만 African American들의 경우에는 2등 혹은 3등시민으로 바라보는 사회/법/관습 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합니다. 멍청이들이 다시 멍청이들을 낳고 멍청한 교육을 시키고 그걸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한 쉽게 한번에 바뀔 것 같진 않아요.

독서괭 2021-06-10 10:30   좋아요 0 | URL
네 공감합니다. 이번에 검색해보다가 미시시피주에서는 2013년에야 공식적으로 노예제 규정이 폐지된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최근에도 여전히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뉴스에 보도되고... 얼마나 쌓인 한이 많을지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소설이 힘들다고 하시니 <완벽한 아이>도 힘들어 하실 것 같아 걱정이네요. 아동학대 실화 이야기라 들으면서 괴롭습니다ㅜㅜ

transient-guest 2021-06-11 00:48   좋아요 1 | URL
너무 적나라한 묘사에서 오는 거부감이 좀 있어서 구해놓고 못 읽은 책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서 온전히 소화시켜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걸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완벽한 아이‘가 그런 내용이면 읽기 쉬운 책은 아니겠습니다...
 
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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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 한탄스럽다. 처참한 내용과 아름다운 문장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평범한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쓸 수 없겠다 싶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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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8 14: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앗 서평에 매료됩니다!

독서괭 2021-06-08 15:38   좋아요 1 | URL
우앗 감사합니다! 이책은 꼬옥 리뷰를 써야지 다짐합니다.

그레이스 2021-06-08 1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제가 역설의 극치죠.

독서괭 2021-06-08 15:39   좋아요 0 | URL
빌러비드.. 사랑받은 건 맞긴 맞는데.. ㅜㅜ 슬프네요

레삭매냐 2021-06-08 14: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 초에
읽었답니다.

독서괭 2021-06-08 15:40   좋아요 0 | URL
오 역시 안 읽은 소설이 없는 레삭매냐님. 일단 다음책으로는 소설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잉크>를 주문해 놨답니다!
 
[eBook] 잭 리처의 하드웨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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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다부장님으로 통하는 이웃분이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잭 리처를 언급하시는 통에 언젠가는 읽게 되리라 예상했는데, 얼마 전 올리신 글에서 '클리넥스 휴지보다 얇은 피하지방층'(?) 문구를 보고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시리즈물이 있으면 웬만하면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성격이라 북클럽에 있는 것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으로 보이는 하드웨이부터 선택.

 

여성과 아이가 납치되는 사건에 그야말로 우연히 목격자가 되어 휘말리게 되는 잭 리처.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의뢰인과 다른 방향으로 사건 해결을 주도해 나가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일단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열었을 때 기준이긴 하지만 900페이지가 넘어서 깜짝 놀랐으나, 며칠 만에 읽어버렸다. 결말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이긴 하지만 그 결말까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경찰과 관련 없이 행동하며 법의 테두리 밖에서 활동하는 점에서 추리소설과는 다르지만 잭 리처가 예리하게 포착한 단서들을 조합해 나가는 과정은 추리에 해당하고, 뒷골목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폭력과 부정거래 등을 다뤘다는 점에서 범죄물의 요소도 갖고 있다. 정의를 추구하며 행동한다는 점과 주인공의 비현실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히어로물이라 할 법하다. 액션히어로물 답지 않게(?) 읽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려고 하기보다는 건조하고 담담하게 사실적시 위주로 글을  풀어내기 때문에 하드보일드소설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리처의 매력포인트를 꼽아 보자.

1. 무엇보다 약자를 보호하려는 정의 감정이 있다. - 100만 달러를 받으면 모두 피해자의 치료를 위해 쓰겠다는 점이 매우 비현실적인 히어로물 답다.

2. 여성에 대한 태도가 정중하고, 특히 여성파트너를 대하는 태도에 신뢰가 깔려 있다. -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 행동하게 되는 폴링을 여성이라고 무시하거나 보호하려는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 파트너로서 존중하고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폴링도 빼지 않고 똑같이 경계근무 서는 거 너무 좋아.

3. 인간적이다. - 단서를 놓쳐 실수하기도 하고, 실수했다는 사실을 굳이 털어놓지 않기도 한다. 사건 해결까지 쉼 없이 달리는 게 아니라 피곤하다고 쉬기도 하고 그 와중에 섹스도 한다 ㅋㅋ 

4. 미사여구나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5. 피지컬.. 이 책에서는 클리넥스 어쩌구 묘사는 나오지 않지만 장신에 거구이며 상당히 매력적인 용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책을 읽는 도중에야 깨달았는데 옛날에 <잭 리처> 영화를 봤었다. 톰 크루즈가 나왔고 재미있었고 마지막에 지하철에 리처가 혼자 앉아 있는 장면이 뭔가 고독하면서 허무한 느낌이라 인상적이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 생각이 난 뒤부터 책을 읽으며 게속 톰 크루즈 얼굴이ㅜㅜ 피지컬은 너무 안 맞는데 얼굴은 너무 잘생겼고. 근데 이 얼굴로 손가락양치를 한다고 하니 홀딱 깨다가.. 이런 뭐랄까 인지부조화를 겪었는데, 어 그런데 비행기 여행을 하게 되면서 리처가 짐가방은 안 챙겼지만 주머니에 칫솔은 챙겼다는 말이 나온다. 두 번 이상 나온다. 다른 건 몰라도 칫솔은 품에 챙겨두는 남자. 인지부조화는 해결되었다. 그렇다면 다부장님이 말한 손가락양치는 어떻게 된 거지? 하드웨이 이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당신은 손가락으로 양치하는 사람이 된 것인가.. 그게 너무 궁금해서 다음 시리즈를 읽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리처에게는 특이한 능력이 하나 있는데, 언제 어디서든 시간(그리니치 표준시)을 정확히 맞춘다는 것이다. 이게 뭔 쓸모가 있나 싶지만(본인도 시계가 필요없다는 것 외에 딱히 쓸모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이 능력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준다. 어제 아이를 재우려고 누워 있으면서 시간이 궁금해서 저 능력이 좀 부러웠는데, 갖고 싶은 신기한 능력 목록을 작성해 본다면 이 능력은 순위권 밖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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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01 1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일단 첫줄에 웃습니다. ˝알라딘에서 다부장님으로 통하는˝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1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드웨이 이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당신은 손가락으로 양치하는 사람이 된 것인가.. 그게 너무 궁금해서 다음 시리즈를 읽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 저까지도 궁금해지네요.

독서괭 2021-06-01 13:38   좋아요 3 | URL
많이 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제가 꼭 순서대로 추적해서 그 사연을 알아내겠습니다!(다부장님은 이미 알고 계실 것 같지만)

다락방 2021-06-01 14: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죄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 리뷰를 읽고 아 손가락 양치가 어디 나오더라, 하고 지금 제 서재가서 엄청 뒤졌거든요. 칫솔 가지고 다니는 거 맞고요, 치약 없이 양치하는 거였어요. <어페어>에 나옵니다.

˝나는 8시에 일어나 새로 산 셔츠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물과 맨칫솔로만 양치를 한 뒤 껌을 씹었다. 그러고 나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비누와 샴푸를 듬뿍 써가며.˝

치약 없이 칫솔로만 하고, 제가 어페어 읽고 그렇게 페이퍼 썼는데, 어느 순간 손가락 양치 하는 잭 리처 되어 있었네요. 이건 정정하는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01 15:15   좋아요 3 | URL
으악 그런거였어요?? 손가락으로 양치하는 거랑 치약 없이 칫솔로 양치하는 건 차이가 크네요. 전 그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 근데 독서 원동력이 쬐끔 사라졌네요 사연을 추적하려 했는데 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1 15:18   좋아요 3 | URL
아 정말 독서괭님께도 죄송하고 다른 여러분들께도 죄송하고 무엇보다 잭 리처에게 미안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더러운 건 아니었는데요.. 아이참...

그래도 잭 리처는 읽으세요, 독서괭 님. 재미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01 15:30   좋아요 1 | URL
잭리처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홍보하셔야겠어요 ㅋㅋㅋ

잠자냥 2021-06-01 15:52   좋아요 0 | URL
혹시.... 다 부장님에게 그런 경험 있는 거 아니에욧?ㅋㅋㅋㅋㅋㅋㅋㅋ 여행중 분노의 손가락 칫솔질?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1 16:02   좋아요 0 | URL
아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왜 그랬을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아놔 ㅋㅋㅋ

공쟝쟝 2021-06-20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부장님 덕에 잭리처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네요…
 
[eBook] 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윤세하 외 낭독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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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가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 파격적인 데뷔작

 "이 소설, 너무 엄청나서 카피를 쓸 수 없습니다! 일단 읽어주세요! -담당 편집자."

 추리소설 좀 읽었다 하는 마니아들조차 반전 예측에 실패한다.

 등의 광고문구를 보면 궁금해서 손대지 않기 힘들다.

 마침 오디오북 대여 50%할인쿠폰 행사가 있었고, 대상목록에 이 책이 있었기에 듣기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위 광고문구들은 과장이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어쩌면 '반전'을 강조하는 요란한 광고 때문에 반전을 쉽게 예상해 버렸나?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며 잘 예측하는 편도 아니고 반전을 쉽게 눈치채는 편도 아닌데.

 시작부터 쎄한 느낌 있는데. 내용을 정확히 예측한 건 아니지만 예상 범위 내에 있었다. 

 여성 독자라면 상당수 느낌 올 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요란한 반전 광고 거품 빼고, 이 책은 어떠한가 생각해보면,

 딱히 문장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내용이 많이 신선한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이 흔치 않다는 것과 내용이 예상보다 막장이라는 것 외에는 대단한 건 없다.

 그러면 이 책을 권하지 않느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다.

 결말을 보고 나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 이상의 내용은 아래에서 따로... 

 낭독이 상당히 듣기 좋으니, 오디오북 대여를 이용하면 괜찮은 독서가 될 것이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펼치기) ▼

 

들으면서 처음부터 남자를 욕하게 됐다.

이 쉐키..? 이거 스토커 꿈나무야 뭐야..? 

그 느낌을 확인해주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 정상은 아님이 분명하다. 당사자에게 확인해야 할 상황에서 몰래 뒤를 캐는 방식이 익숙하다. 

재미있는 건 이 쉐키가 빻은 소리를 할 때마다(예를 들어 "여자란 타고난 연기자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식의 말)

여자가 답장에서 "그건 여자들은 모두 타고난 거짓말쟁이라는 이야기 같네요"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 

이 쉐키가 정중한 체하며 보내는 메시지에 은연중에 담긴 태도가 아주 흥미로운데, 

"죄송합니다. 당신을 원망하는 건 아니예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등 여자를 원망하지 않는 듯이 쿨한 척

말하고 있지만 잘 보면 원망과 니탓이다 라는 마음이 보인다.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아마 여자쪽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간 것도 작가의 의도일 것이다. 설마 이런 내용까지 실화는 아니겠지..? 

친구가 겪은 실화라는 소재는 '결혼식 전 도망침'과 '결혼식 전 알아챈 사정' 부분 정도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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