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아르떼 프리즈 서울 2022 -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만나다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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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영국 런던에서 아트 매거진 <프리즈Frieze>가 창간 되었다.


데미언 허스트가 골드 스미스 대학 시절 친구들과 기획 했던 전시 이름에서 차용된 잡지 <프리즈>는 4년 후 1995년 뉴욕과 베를린에 아트페어 개최를 시작으로 지난 30여년 세월 동안 현대 미술계의 광범위하면서도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아트페어 개최를 비롯해 출판물,비디오, 팟캐스트, 웹사이트 등을 통해 전 세계 예술가와 컬렉터를 연결 하는 세계적인 아트 ,컬쳐 멀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리즈>는 본격적으로 전세계 예술 작품을 한 곳에 전시 하는 아트 페어를 2003년 런던에서 개최 하면서 예술과 문화가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 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2년 랜들스 아일랜드 에서 개최한 <뉴욕 페어>와 런던 <프리즈 마스터 페어>를 시작으로 영상과 작품을 다양한 매체로 적극 소개 하며 단순히 미술품을 구매 해서 전시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문화와 패션, 음식,영화와 연결 시키며 전 세계 예술의 교두보로 우뚝 성장했다.

반면 1966년 독일 쾰른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아트 페어가 열린 이후 줄곧 아시아 지역은 일본과 홍콩을 제외하고 예술계 변방으로 한국은 몇몇 소수의 작가들 작품을 제외하고 해외 거물 급 갤러리 소장품으로 등록 되지 못했다.

1980년대 까지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은 일본으로 막강한 엔화 자금력을 동원해서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모네의 '수련'작품 같은 최고의 명작을 긁어 모아서 세계 미술계 시장을 움직이는 한 축으로 우뚝 성장했다.

1990년 버블 경제로 일본 경제가 기나긴 침체에 빠져 버리자 싱가포르가 아시아 미술 시장 자리를 차지 했지만 2007년 싱가포르 정부가 미술품에 7퍼센트 부가 가치를 부과 하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면서 세계 주요 경매 회사들이 세금이 없는 홍콩으로 건너 갔다.

외국의 메이저 급 화랑들이 홍콩 미술 시장 곳곳에 문을 열며 아시아 문화 예술 중심지가 되었지만 홍콩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불안한 사회 경제 상황과 중국 공안의 극심한 검열로 정치적 불안이 요동 치던 중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 되면서 유럽 명문 갤러리들이 서울에 사무실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과 싱가포르 그리고 홍콩에 밀려서 아시아 예술계의 변방이였던 서울이 2022년 9월 드디어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를 개최 하게 되었다.


2022년 9월 2일 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던 <프리즈>에는 국내 화랑 12곳을 포함해 20여 국의 110개 갤러리가 작품들을 전시하며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지로 급 부상 하게 되었다.

아트 페어 <프리즈>는 단순히 그림을 사는 곳이 아니라 행사 기간 동안 프리즈 작품에 관한 영상 전시,소더비 인스티튜트의 프리미엄 컬렉션 코스, 토크 프로그램 그리고 야간 행사를 통해 작가와 작품, 컬렉터와 수집가를 연결 시키며 미술계의 중요한 화두와 의제에 관해 소통하는 거대한 '아트 테마 파크'다.


20022년 9월 서울 프리즈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빼곡하게 전시 되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루이즈 부르주아, 애니시 커푸어, 트레이시 에민, 에곤 실레, 조지 콘도, 세실리 브라운, 스털링 루비의 작품과 함께 현대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동시대 중견 작가와 신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 되었다.

2022년 9월 서울 프리즈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 <Red Portrait Composition>2022


조지 콘도의 작품으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조각 조각 나 버린 얼굴 혹에서 드러나는 내면의 세계를 큐비즘 작품으로 형상화 시켰다.

모던 아트 섹션 하이라이트 코너에 전시 되었던 루이즈 부르주아의 <Gray Fountain>1970-71


각기 다른 각도와 높이로 기울여 절단된 기둥들이 미묘하게 기울어진 경사로 배열되어 멀리서 바라 보면 마치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듯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미국 현대 미술사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작품 필립 거스턴의 <Untitled (Outsider)>


커피 머그잔과 작가가 '후드'라고 부른 가면을 쓴 두 인물이 고도 성장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지극히 개인적이며 일상적인 자화상을 보여 준다.


치하루 시오타 < State of being(ship)> 2022

주변의 일상적인 용품이나 물건 신발, 열쇠, 침대, 의자, 드레스 같은 오브제로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을 삶과 죽음 관계로 확장 시켜서 기억과 의식의 개념을 새로운 관점으로 새겼다.

프리즈 서울에서 최초로 소개 된 작가 타바레스 스트라찬 <Legacy>2021


지금 까지 한 번도 전시 된 적 없는 작품들이 아시아 최초로 소개 되었다.


바하마에서 성장한 타바레스는 어린 시절 밤 하늘을 보며 우주 탐험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그는 북극을 탐험하며 얼음 조각을 운송해서 전시에 사용 하며 자신의 조각품을 우주로 쏘아 보내기도 했다.

우주에서 유영하는 수 많은 별들의 탄생과 죽음을 통해 지구의 생명체의 운명까지 확장 시키며 삶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작품을 통해 펼쳐 보였다.


<타버린 청색과 다색>1990

한국 현대 회화 단색화 1세대인 故윤형근 화백은 서구적인 추상과 한국적인 질감을 독창적으로 결합 시키며 혼합 안료로 가공하지 않은 한국의 마포, 면포, 한지 속에 세파를 견뎌 낸 고목의 색감과 한반도의 땅을 지탱하는 흙의 향기를 회화 작품에 재현 시켰다.


예술 작품 속에는 시대의 모습이 반영 되어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 뿐 만 아니라 사회를 들끓게 만드는 사건 사고, 그리고 우리 모두의 무의식 속에 잠재 되어 있는 미지의 세계 까지 예술은 또 다른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 준다.


20세기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현대 미술의 거장 '백남준'은 2006년 마이애미에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끊임없이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전염병의 대 유행, 전쟁 발발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연달아 겪었던 백남준은 자신의 동료의 죽음과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전 세계 인류의 모성, 세상의 모든 어머니의 사랑으로 확장 시켰다.


<로봇 라디오 맨, 요제프 보이스>1987

2022년 9월 서울 프리즈, 전염병과 전쟁, 세계적인 경제 불안 속에서 2022년 9월 서울 프리즈가 지핀 예술의 혼은 전세계 곳곳에서 활활 타오를 것이다.


<어머니 I 열아홉살>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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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9-16 1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지콘도의 작품 인상적이긴 하네요. 오리? ㅎㅎ 세계적아 작가 이름을 보니 에곤 실레 빼곤 다 첨들어보네요 😅 역시 미술은 심오한 세계~!

scott 2022-09-18 23:11   좋아요 2 | URL
역쉬! 새파랑님은 프리즈 행사 기간 중에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작품을 알아보시는 군요! 👍👍👍👍👍

하지만 새파랑님이 알고 계신 에곤! 작품이 가장 비싸 가격이 붙어 있어서

안팔렸다고 합니다 ^^

미미 2022-09-16 1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매거진 <프리즈Frieze>표지들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한국에도 선보였음 좋겠네요
검색해보니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었군요!! 사람들이 많이 몰렸을것 같아요. 스콧님 즐거우셨겠어요!!*^^*

scott 2022-09-18 23:13   좋아요 2 | URL
요 매거진은 이전에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 때 발행 했고 요즘은 큰 손들에게만 배포하는 것 같습니다 (선구매 하라고 부축이는 ㅎㅎㅎ)


사람들이 넘 많아서 전시 작품이 위태로울 정도 였고 작품 구경 보다 사람 머리를 더 많이 봤던 ㅎㅎㅎ


mini74 2022-09-16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하면 가셰박사의 초상부터 떠오르더라고요. 프리즈가 데미언 허스트에서 나왔군요 ~ 소개해주시는 그림이며 내용 넘 좋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우주로 쏘아올린 타바레스 스트라찬 그림 예쁩니다. 👍❤️

scott 2022-09-18 23:14   좋아요 2 | URL
타바레스 작품 실제로 보면 정말 멋집니다

내방 천장에 복사품 잔 뜩 붙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

페넬로페 2022-09-16 1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울 프리즈는 일반 입장료부터 비싸더라고요. 사람들이 유명한 작품에 많이 몰렸다고도 하고요.
어느 순간 예술도 결국 자본의 움직임으로 좋다, 나쁘다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저 같이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은 작품의 가격이 비싸면 또 좀 좋게 보이기도 하고요 ㅋㅋ

scott 2022-09-18 23:19   좋아요 3 | URL
3박 4일 기준으로 7만원( 아랫층 키아프 입장권을 포함해서) 인데 실제 런던이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대략 만 오천원정도 였습니다(엄청난 작품 숫자가 많을 때는 삼만원정도 받음)

그런데 느닷없이 서울에서 십오만원 받겠다고 하니 난리 쳐서 그나마 칠만원으로 가격을 내렸 ㅎㅎㅎㅎ

넘 비싸지만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서 갔는데,,,

칠만원의 가격을 잊어 버릴 만큼 무수히 좋은 작품들이 전시 되어서 ㅎㅎㅎ

결국 자본 시장의 모든 거래들은 큰 손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술을 하는데 돈이 정말 많이 들어 갑니다

페넬로페님 말씀처럼 비싼 가격의 작품에 사람들이 몰렸고
실제로 보니 정말로 빛났습니다 ^^


서니데이 2022-09-16 2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니까 보러 가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도판과 설명을 미리 한 번 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전시된 예술품이 많으면 자세히 보기 어렵고, 빨리 보고 오면 기억에 남는 것도 적었어요.
잘읽었습니다. scott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cott 2022-09-18 23:20   좋아요 3 | URL
코엑스 전시장에 발을 딛여 놓는 순간 부터
목적지를 향하기 힘들 만큼 인파가 ㅎㅎㅎㅎ

서니데이님 만큼 작품 수가 많을 때는 미리 예습을!

그냥 한 적한 공간에서 나만 홀로 작품을 보고 싶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

hnine 2022-09-18 14: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남준 작품 위의 사진은 에곤 쉴레 그림이지요?
진즉에 알았더라면 가보았을걸, 좋은 기회를 놓쳤네요. 책이라도 구입해서 봐야겠어요. 아마 한동안은 잘때 스마트폰 대신 이 책을 끼고 잠들지 모르겠어요.

scott님, 생일 지났지만 (이것도 지금 알았어요 요즘 알라딘에 잘 안들어오다보니), 축하드려요. 즐겁게 잘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scott 2022-09-18 23:23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나인님
이번 서울 프리즈 미친 표값(런던에서 대략 만 오천원 가격, 물가 비싼 스위스 바젤에선 삼만원)을 할 정도로 엄청난 작품들을 한 꺼번에 전시 해 놔서 인파에 깔려 죽을 뻔 ㅎㅎㅎ

런던 테이트 모던과 뉴욕 모마의 하이라이트 작품들을 모아 놓은 것 처럼 좋았습니다

이 도록은 작품 구입을 할 것 처럼 달려 들어서 받았는데 ㅎㅎㅎ

정말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실려 있지 않았습니다(아마도 작가가 원하지 않았거나 엄청난 가격 때문에)

나인님 제 생일을 기억해 주셔서 감솨!

나인님 건강 잘 챙기세요 ^^

어쩌다냥장판 2022-09-17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럴때는 지역에 사는게 아쉽네요 볼줄 아는 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전시회 가보는걸 좋아해서 자주 접할수 있는 서울이 부럽습니다~~ ㅎㅎ 그래도 글로라도 접할수 있어 좋으내요

scott 2022-09-18 23:25   좋아요 2 | URL
그냥 좋아하는 작품 곁에 두고 자주 보고 (책이나 도록) 기회가 될 때 전시회 둘러 보면서 보는 눈이 키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림과 예술 작품 앞에서 눈과 귀가 멀어 버려서,,,,
일단 열리면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ㅎㅎㅎㅎ

냥이님 주말밤 평안하게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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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날 아내 엘리자베스와 드라이브에 나선 소아과 의사 벡

8월 무덥고 습한 날씨에 델라웨어 협곡에 걸쳐진 밀포드 다리를 건너 펜실베이니아로 들어서서 '샤르메인 호수'라고 적힌 돌로 된 표지를 지나 비 포장 도로로 진입했다.

소아과 의사 벡이 아내를 데리고 간 '샤르메인 호수'는 50여 년 전 부잣집 아이들의 여름철 캠핑장이였지만 이 곳의 주인이 캠핑 사업에 망하자 벡의 할아버지에게 헐값에 처분해 버렸다.

벡의 할아버지가 사들인 캠핑 야영장에 더 이상 아이들이 찾아 오지 않게 되고 이들이 사용했던 침대나 기타 가구들이 버려진 채 아무렇게 나 뒹구는 유령 서식지 처럼 변해 버렸다.

이곳에 온 지 15년 만에 다시 찾은 벡은 일렁이는 호수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 오는 듯 지난 시절의 추억을 떠올린다.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추억 속 이미지들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나는 웃음소리와 환호성, 사방으로 흩어지던 물방울들이 이 호수의 정적을 어떻게 깨뜨렸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그때 파문처럼 숲 속에 퍼졌던 메아리는 완전히 사그라졌을까?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아버지의 환호성이 은은하게 울리고 있지 않을까?]


초등 학교 2학년 때 아내 엘리자베스를 처음 만나서 서서히 사랑을 키워 나갔고 스물 다섯 , 마침내 두 사람은 인생의 반려자로 살아가기로 서로에게 맹세하고 이렇게 첫 키스를 했던 그 장소 '샤르메인 호수' 로 돌아왔다.

서로의 이름이 새겨진 바위가 있는 곳을 찾은 두 사람은 지난 시절 매년 첫 키스 기념일 마다 이 바위에 줄을 그었던 서로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내 엘리자베스는 열 세번 째 첫 키스 기념일에 줄을 그어 보라며 남편의 손에 칼을 쥐어 준다.

순간 불길한 예감에 사로 잡히는 벡, 날이 어두워 졌을 때 두 사람은 호수로 다시 돌아와 호수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구름이 달을 스치며 흐르자 푸르던 밤이 창백한 잿빛으로 바뀌었다. 바람조차 숨죽여 멈춰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물에서 나와 부두로 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을 뜨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벡은 고무 보트에 올라 타서 아내 엘리자베스가 수영 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지만 기이하게도 아내의 모습은 서서히 벡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고무보트에 부딪치는 물결 소리와 함께 어디선 가 차 문이 거칠게 열리고 고요해진 정적 속에 들리는 건 벡, 자신의 숨소리 뿐이다.

아내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들려오는 그녀의 비명 소리

아내가 있는 부두 까지 힘차게 헤엄쳐 가는 남편 벡,

어둠 속에서 황급히 사다리를 타고 부두로 올라가는 순간 무언가가 그의 명치를 강타해 버렸다.또 다시 들려 오는 아내의 비명 소리, 벡은 아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버린다.

8년의 세월이 흘러 컬럼비아 대학교 의과 대학 센터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 벡은 워싱턴 하이츠 병원의 소아과 의사로 근무 하며 의료 보호 대상자인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아내를 잃고 병원 일과 봉사 활동에 매달렸던 벡에게 어느 날 스팸 메일 같은 이메일을 받는다.

<메시지; 우리의 기념일, '키스 타임'에 링크를 클릭 할 것>

두 사람만이 아는 메시지와 이니셜이 들어간 문구를 읽은 벡,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했던 시간은 오후 6시 15분

집으로 돌아간 벡은 8년전 아내의 살인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보안관 로웰이 남긴 메모를 읽고 그에게 전화를 한다.

벡의 할아버지 사유지 근처인 라일리 카운티에서 발견된 남자 시체 두 구가 매장되었던 곳에서 발견 된 야구 배트,8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야구 배트에 묻어 있는 혈흔 자국에서 벡의 DNA가 검출 되었다.

8년 전 야구 베트에 맞고 정신을 잃었던 벡을 처음 발견 했던 로웰 보안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매장한 유력한 용의자로 킬로이를 지목 한다.

3주후 킬로이는 검거 되고 그는 여태껏 총 열 네 명의 여성을 살해 했다고 자백했다.

8년 전의 사건 당시를 떠올리는 벡, 그리고 스트리트 캠에서 포착 된 영상이 벡의 컴퓨터 화면에 뜬다.


컴퓨터 시계를 다시 확인 했다.

6시 12분 18초


대략 5미터 높이 쯤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의 모퉁이를 비추고 있었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벡에게 보냈을까?

아내와 첫 키스를 했던 시각인 6시 14분 21초 정확히 일 분을 남겨 놓고 벡은 화면에 시선을 고정 시켜 놓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십,구,팔,칠.......

거리를 오고 가는 보행자 무리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우르르 이동하기 시작하고 벡은 서서히 시계에서 눈을 뗀다. 사,삼,이,

6시 15분 2초

순간 화면 속 보행자 무리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더니 누군가 가 카메라 아래에서 불쑥 얼굴을 드러냈다.

화면을 등지고 서있는 여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벡은 짧은 컷을 한 여자의 정수리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드디어 여자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화면 정 중앙에 자리 잡고는 미동도 없이 서 있다. 그녀가 몸을 서서히 틀어서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응시하자 벡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를 손으로 틀어 막아 버렸다.


'엘리자베스'


화면 속 그녀는 몇 초간 카메라를 응시하며 무언가 말을 하듯 입을 움직였다.


'미안해'


8년 전 요트 밖으로 떨어진 아내 엘리자베스 시신은 80번 도로 배수로 안에서 발견됐다. 그 날 벡은 심한 구타의 흔적이 남긴 아내의 시신을 차마 직접 확인 하지 못했다. 뉴욕 경찰이였던 아내의 아버지와 FBI요원이였던 작은 아버지가 획인 했다.

그렇다면 벡이 방금 전 화면에서 보았던 얼굴, 그녀는 누구 였을까?

엘리자베스, 아내가 틀림 없었다.

아내는 살아 있다. 아니 진짜로 아내는 살아 있는 것일까?

누구도 말하지 않는 비극에 대한 진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비극을 겪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뼈를 깎아내듯 치열하게 살아 왔던 남편 벡,

뒤 이어서 도착한 이메일에 적힌 단 한 줄의 경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FBI는 라일리 카운티에서 발견된 남자 시체 두 구에서 발견 된 혈흔인 벡의 혈액형이 B라는 것을 증거로 그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벡은 쫓기는 와중에 아내의 흔적을 추적해나간다.

8년 전 시신으로 발견 된 아내는 남편에게 무엇을 숨겼던 것일까?

경찰과 검찰, FBI까지 가세한 대규모 추격을 따돌리면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아내를 찾아 내야 하는 벡,그는 자신이 이 모든 것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화면 속 세상은 특정 프로그램에 의해서 쉽게 이미지를 조작하고 변형 시켜서 사실을 왜곡 할 수 있다.

컴퓨터 이미지는 카메라에 장착 된 필름이 아니다. 그저 파일에 담긴 화소에 불과 할 뿐이다.

벡이 화면 속에서 본 컴퓨터 비디오 스트림은 그저 픽셀 무리에 불과 하다 누구라도 손쉽게 잘라내서 붙여서 융합 프로그램을 돌리면 인터넷 상에 떠도는 수많은 이들의 얼굴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벡이 본 아내의 얼굴은 누군가 조작해 버린 이미지 였을까?

아내의 살인범으로 경찰과 FBI에 용의자로 추격 당하고 있는 벡, 새 메일 아이콘을 클릭하자 이메일이 열리고 이런 메시지가 화면에 뜬다

워싱턴 스퀘어 .남동쪽 구석에서 만나

내일 5시.

미행이 있을 거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해.

[ FBI는 최근, 닥터 벡의 가족이 소유한 펜실베이니아 여름 별장 인근에서 시체로 발견된 두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그를 수사 중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비드 벡은 8년 전, 부인인 엘리자베스 벡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도 지목되고 있어 더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치열한 추격 전과 법정 싸움을 벌이는 벡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 할 수 있을까?

수 십 년 전,자동차 추락사로 사망한 아버지, 경찰은 자살로 판정 했고 이에 대해 가족들도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았다.

벡은 렌터카를 직접 몰고 아버지와 아내를 잃었던 그곳, 가족 전용 여름 별장으로 향한다.


승용차 협곡으로 추락

한 명 사망, 원인은 불명

오늘 새벽 3시 경, 뉴저지 주 그린리버의 주민 스티븐 벡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뉴욕 주 경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다리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보라로 도로가 미끄러운 상태였지만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유일한 목격자인 와이오밍 주 샤이엔 출신 트럭 운전사,,,,

8년 전 침실로 칼을 들고 침입자와 격투를 벌였던 벡, 그는 간신히 아버지의 총을 찾아 손에 쥐고 그 침입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도망쳤던 벡, 다시 집으로 돌아 왔을 때 총에 맞은 그 침입자도, 아버지의 총도 사라져 버렸다.

그가 밤마다 꾸는 꿈, 꿈 속에서 아내를 잃어 버리고 그녀는 죽어 있고 그는 홀로 남겨진다.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했던 시간은 오후 6시 15분에 눈을 뜨는 순간, 아내 엘리자베스가 그를 향해 미소 짖고 있을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내가 여기 있잖아.'


손에 쥐고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할 정도로 매장 마다 반전을 거듭 하는 스릴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8년 전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의 행적을 교차 시키며 여기저기에 복선을 심어 놓고 마지막에 모든 것을 집중 시키며 놀라울 정도로 촘촘한 긴장감을 유지 시키는 스릴러의 대가 할런 코벤


미국의 3대 추리소설 상인 에드가 상, 셰이머스 상, 앤서니 상을 모두 석권한 첫 번째 작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열성 팬을 자처하며 친필 팬 레터를 보내고 초대형 베스트 셀러 <다 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이 ‘진정한 스릴러의 거장’으로 칭송 하는 작가 할런 코벤

그의 펜 끝에 새겨진 단 하나의 사건도 지나치면 안된다.

그가 던져 놓은 모든 단서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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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9-03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작품이로군요. scott님 리뷰를 읽으며 두근두근합니다@_@; 저도 읽어볼래요!(쌓여있는 책무더기들은 일단 잊습니다@_@;;;)

scott 2022-09-03 23:45   좋아요 1 | URL
문라잇님 쌓여 있는 책 무더기 잠시 냅 두고

이 책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읽어 보세요 ( ͡ಥ‿ ಥ)━☆゚.*・。゚
꿀 잼,^^

미미 2022-09-03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서스펜스 스릴러군요!! 게다가 미국의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작가라니...와우 읽는내내 긴장이ㅋㅋㅋㅋ 스콧님의 별5개작품이니 저도 찜합니다.^^*

scott 2022-09-03 23:46   좋아요 1 | URL
이 작품 오래전에 출간 되었는데
당시 프랑스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제작 되었고

이번에 새롭게 넷플에서 드라마로 나온다고 합니다..

플롯이 탄탄하고
아주 글을 잘 씁니다 ㅎㅎㅎ

미미님 댓글 별
이만큼
。゚゚・。・゚゚。
゚。  。゚
 ゚・。・゚
⠀()_/)
⠀(。ˆ꒳ˆ)⠀
ଫ/⌒づ💓💓💓💓💓💓

coolcat329 2022-09-03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tell no one 제목이 낯익어 찾아보니 아주 옛날 <밀약>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소설이네요. 읽었는데 전혀 내용이 기억이 안납니다.😮‍💨
한때 할런 코벤 즐겨 읽었는데 <용서할 수 없는> 을 마지막으로 끊었네요.

scott 2022-09-03 23:48   좋아요 2 | URL
밀약으로 ?? ㅎㅎㅎ

이작품 번역 하신 최필원 번역가님 번역이 좋습니다
대사의 맛과 긴장감을 아주 잘 살려 내셨어요.

쿨켓님이 끊어 버리셨다니 ㅠ.ㅠ

이번에 다시 한번👆 만 ^^

어쩌다냥장판 2022-09-03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책이군료 단한번의 시선 , 영원히 사라지다, 사라진 밤 이랗게는 읽었는데 순삭이였던 기억이… 아 읽고 싶은 책들은 차고 넘치네요 ㅎㅎ 리뷰 감사합니다

scott 2022-09-03 23:49   좋아요 2 | URL
읽고 싶은 책들 차고 넘쳐서
행복 하기도 하고
알라딘 이왕 줄래면
쿠폰이나
천냥, 오백냥 출근 도장 찍을 떄마다 좋으면 ㅎㅎㅎ

냥이님 서울도 바람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계신 곳 부디 안전하길 바래요
주말 행복하게 ^^

바람돌이 2022-09-04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뽐뿌는 알라딘 최고수준입니다. !! 관심없던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고, 뒷쪽이 궁금해서 이 책을 왠지 꼭 봐야한다는 느낌까지 말입니다. ㅠ.ㅠ

scott 2022-09-05 01:10   좋아요 2 | URL
뽐뿌!

바람돌이님은
알라딘 태풍 수준! ㅎㅎ

할런 코벤
서스펜스 스릴러 작가들의 교본 같은 작품을 씁니돠 ^^
 
고독한 강 캐트린 댄스 시리즈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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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솔리튜드 크리크는 항상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젊은이와 늙은이, 남자와 여자, 백인과 라틴계와 아시아인, 그리고 몇 몇의 흑인, 흡사 몬터레이 베이 지역의 축소 판 같았다. 7시 30분, 그녀는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카운티 안팎에서 찾아온 수백 명의 관객은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밴드의 공연을 앞두고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각자 마음에 안고 있을 법한 고민들은 잠시 후 맥주와 온갖 요상한 칵테일, 닭 날개 튀김, 그리고 음악에 깨끗이 씻겨 나갈 것이다.]


십대 딸과 함께 클럽을 찾은 부모들은 공연하는 음악의 밴드 이름보다 클럽이 안전한지 주자창까지 이어지는 곳에 밝은 조명을 켜 두었는지 부터 세세하게 체크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 저렴하면서 안전한 클럽 솔리튜드 크리크, 10대들은 물론 나이든 중년 부터 노인들 그리고 백인과 라틴계, 아시아인 흑인들로 항상 북적이는 이곳은 몬터레이 베이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클럽이다.

[LA 출신의 밴드는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가수들의 백업 밴드로 활동하다가 마침내 클럽 메인 자리를 꿰찼다. 트위터와 유튜브, 비드스터 덕분이었다. 밴드가 살아남으려면 입소문과 재능 둘 다 필요한 세상이다. 리저드 애니의 여섯 멤버는 무대 위에서 나 무대 밖에서나 늘 최선을 다했다. 아직 O.A.R 이나 린킨 파크만 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그들이라고 안 될 것도 없었다.]

깜찍한 외모의 보이 밴드가 클럽에 나타나는 날이면 부모와 함께 온 십 대들이 빠른 속도로 클럽 안을 가득 채운다.

공연 시작 전 종업원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테이블을 돌아다니면 주문한 음식을 날랐고 관객들은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스탠딩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분주하게 오고 갔지만 서로 밀치거나 신경전을 벌이며 거친 말을 내뱉지 않았다.

클럽 솔리튜드 크리크는 이런 클럽 이었다. 밴드 공연이 시작 되는 날 가족이 함께 즐기며 큰 충돌이나 사고 없이 신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먹고 마시는 곳이였다.

부동산 중개로 번 돈을 차곡 차곡 명품 가게에 쏟아 붇고 있는 미셸은 십 대 딸과 함께 클럽에 드나들며 한적하고 적막한 몬터레이 반도에 십 대들이 즐길 수 있는 클럽이 있다는 걸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드디어 밴드의 음악이 시작 되기 몇 분 전 스피커에서 휴대폰을 꺼 달라는 당부의 안내 말이 흘러 나오고 실내는 어둠이 깔리면서 비상구를 표시하는 불빛이 하나 둘 씩 들어 온다.

몬터레이 지역의 아이콘 샘 코헨이 마이크를 잡고 기타 리프가 시작되자 작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몸 놀림이 기타 반주에 맞춰 요동치기 시작한다.

사방에서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 여기저기서 풍겨 나오는 체취까지 클럽 가득 음악으로 채워지고 쿵쾅 되는 비트 소리에 맞춰 서서히 어디선가 담배 연기가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밴드의 두번 째 음악이 시작 될 무렵 목구멍이 따가울 정도로 클럽 내부는 타는 냄새로 진동하고 엄마 미셸과 함께 신나게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던 트레시는 어디에서 불이 나고 있다는 걸 직감한다.

클럽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이들 중 누구 하나 비상구를 찾아 나서지 않자 미셸은 자신의 딸의 손을 잡고 서 있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있는 비상구 불빛을 따라 갔다.


[여러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어서 대피하세요.!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 지나가야 합니다.! 주방이나 무대 출구는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그쪽에 불이 났습니다.! 비상구를 이용해주십시오]


음악 소리가 사라지자 곳곳에서 사람들 비명 소리가 들리고 의자와 테이블이 쓰러졌고 유리컵들과 접시들이 산산 조각이 나 버렸다.

사람들이 모두 한 꺼 번에 비상구로 몰려 들면서 넘어지고 부딪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탄 내가 진동했지만 불꽃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미셸은 자신의 손을 놓친 딸의 이름을 불러 보다가 들이 쉴 공기도 내쉴 공기 없어서

크게 외치지 못한다.

질식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바닥으로 쓰러졌고 미셸은 딸의 모습을 발견 하자마자 가까스로 인파를 벗어나 딸이 있는 곳을 향하는 동안 비상구로 몰려든 이들은 서로 먼저 빠져 나가겠다고 서로를 짓누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치며 광기에 사로 잡힌다.

다음 날 현장에 충돌한 수사관 캐트린 댄스는 사고가 난 클럽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한 몬터레이 카운티 소방 국장 로버트 홀리에게 사고 경위와 함께 클럽 비상구 출입문 앞에 거대한 트럭들이 막고 있어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한다.

클럽 내부에서 촬영 된 영상 속에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은 채 타임 스탬프가 08:11:11에 다다랐을 때 관객들 일부가 냄새를 감지하는 표정을 보였고 이후 불과 6초 만에 실내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클럽에서 빠져 나가지 못한 사람들은 정확히 칠 분 만에 처참한 상태로 사망했다.

클럽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추모 공간을 마련해 놓는 동안 각 방송국은 참사 소식을 전하느라 사건 현장은 사람들로 가득 차 버린다.

선거를 앞 둔 정치꾼들 부터 부동산 개발 업자와 주변 상인들 까지 클럽에서 발생한 대 참사 현장에 북적이는 순간에도 수사관 캐트린 댄스는 현장을 지키며 수사 대책 팀을 빠른 속도로 꾸려나간다.


[...새크라멘토 당국은 솔리튜드 클리크 클럽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가 의도적인 범행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40세 미만의 백인 남성으로 알려진 미 확인범을 쫓고 있습니다. 머리는 갈색이고 보통 체격에 키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목격된 당시 로고가 그려진 초록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연방 수사국(CBI)의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는 마약밀매 조직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 심문에 실패하고 범죄자에게 총기까지 빼앗기는 실수를 저질러서 징계를 받고 민사부로 전출 된 상태로 그녀가 수사를 자유자재로 주도 하기 힘든 상태다.

불 꺼진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삶의 위안을 찾는 사람들과 달리 그 순간을 공포로 느끼는 이가 있다.

어둠 속, 밀폐된 공간에서 군중이 동요 하는 순간 모든 상황을 게임 처럼 종료 시켜 버리는 사람, 서로 짓밟고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촬영해서 다크 웹에 유통하고 있는 '안티오크 마치'

돌발적인 압사 사고 현장을 스너프 필름으로 남겨 놓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아 다니며 살인 게임을 즐긴다.


수사관 캐트린 댄스는 용의자를 추격하며 서서히 영상 속 폭력의 흔적을 수집해서 이를 공급하는 연락 책을 찾아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안티오크 마치는 휴일 날 놀이 공원에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에서 여러 블로그 사이트와 언론사들 그리고 트위터에 올릴 메시지를 작성한다.

[테러리스트가 오렌지 카운티 글로벌 어드벤처 정문을 차로 들이받았을, 현재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가 공원 안을 활보 중.]


놀이 공원 속 사람들에게 총을 든 테러 리스트가 나타났다며 공포심을 조장 하며 CNN자살 폭탄 테러리스트가 사방에 깔려 있다고 경고하지 순식간에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대피장소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긴급 상황 대피 하십시오! 지금 당장 대피하십시오. 총이 발사됐습니다. 부상자는 안전한 곳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시기 바랍니다. 구급 대원들이 오고 있습니다.!]


이성을 잃어 버린 군중들이 짐승처럼 서로를 밀치며 공원 밖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 미친 듯이 콘크리트 바닥에 넘어지고 압사 하는 순간을 멀리서 지켜 보며 끔찍한 순간을 촬영하고 있는 안티오크 마치,미묘하게 교묘하게 피해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해서 절대로 살아 남지 못하게 죽음에 굴복 시키게 만드는 걸 즐기고 있었다.

각종 마취제로 발화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 마취 전문 병원

바닥에 성냥 하나만 떨어뜨리는 순간 폭발하듯 불이 붙지만 연기가 나지 않아 자동 경보 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소방대원들의 출동 시간은 늦춰 질 수 있는 곳

병원의 모든 이들이 상황을 인지 하고 엘리베이터로 몰려 드는 순간을 기다리기만 하면 최고의 다운로드를 기록 할 수 있는 죽음의 압사 순간 영상을 완성 할 수 있다.

불과 칠십 여년 전 이차 대전 발발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로 수용 했던 '솔리튜드크리크'

해변과 맞닿은 땅에서 시작 된 거대한 콘크리트 담, 증오와 공포로 가득 차 있던 '솔리튜드 크리크' 수용소에서 살아 남은 이들은 평생 동안 끔찍한 기억의 공포 속에 갇혀 살아 왔다.

이제 이곳은 사망자와 부상자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장소가 되어 비상구가 막혀 버린 클럽과 놀이 공원 속 곳곳의 총기 난사 그리고 화재로 엘리베이터 속에 갇힌 이들의 끔찍한 죽음의 순간이 인터넷 망을 통해 거래 되는 곳이다.

각기 다른 주 경찰국과 수사국에 소속된 팀원들은 CBI카운티 공안부의 상급 기관과 FBI의 협조를 받아 드디어 수사관 캐트린 댄스가 사건 수사 핵심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살인 게임을 즐기는 안티오크 마치가 평화로운 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 다녔고 수사관 캐트린 댄스는 그가 흐트러트리는 단서들의 퍼즐 조각을 하나 씩 맞춰 나간다.

[그녀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아무리 애를 써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현장 이미지들을 막을 수 없었다. 하트 모양의 핏자국, 비상구 밖에 흥건히 고인 갈색 피, 음대생이 한쪽 팔을 잃은 곳.

꽤 실력파였답니다....

끔찍한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그녀의 뇌리를 점령 했다. 그것도 고화질로, 댄스는 그것을 '기억 폭력'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였다.

댄스는 클럽 근처 강의 이름을 떠올렸다. 솔리튜드크리크, 왜 하필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카운티에서 가장 외진 곳, 잡초와 언덕 뒤편에 숨어 몰래 흐르기 때문이라는 뻔한 답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고독 ....

그 단어의 소리와 의미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고독'은 그녀의 삶과 거리가 멀었다. 그녀에게는 아이들과 부모, 친구들, 맥이 있었다.

그리고 존 볼링.

고독이 스며들 틈이 없었다.

어쩌면, 그녀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그녀가 속으로 외쳤다. 그만, 참혹한 현장을 떠올릴수록 기분만 나빠질 뿐이야. 그 정도 했으면 됐어. 이제 그만두라고...

고독, 고독.....]


작은 손짓, 입가의 미세한 떨림, 눈동자 방향 등 언뜻 사소해 보이는 ‘몸짓 언어’를 읽어 거짓말을 간파하는 수사관 캐트린 댄스 , 드디어 병원에서 살인 게임을 시작 하려고 의사로 변장한 안티오크 마치를 현장에서 체포 할 수 있을까?


오, 베루스, 그대는 마흔 번이나 싸웠고

자유를 상징하는 나무 루디스를

세 번 이나 받았지만

은퇴할 기회를 번번이 거절했소.

머지 않아 우리는 또다시 모여 그대 손에 쥐인 검이

적들의 심장을 꿰뚫은 광경을 볼 것이오.

그대에게 찬사를 보내오.

생명의 문을 통과할 기회를 포기하고 우리에게 안겨 준

우리가 갈망하는, 우리를 살게 하는

모두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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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2-07-13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오오 저의 최애 디버의 신작이로군요.
그보다 아직 비채가 일을 한다는 게 좀 놀라워요 ㅎㅎㅎ

scott 2022-07-18 15:50   좋아요 1 | URL
물감님 최애 작가
디버 였군요 !ㅎㅎ

두툼한 분량
순삭 완독 보장!ㅎㅎㅎ

물감님 리뷰 고대 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13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범인과 수사관 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범인의 생각과 행동이 너무 소름끼칩니다ㅜㅜ 부모와 아이 세대가 함께 갈 수 있는 클럽이라니 낭만적으로 읽고 있었는데 말이죠. 린킨파크에 깜놀했습니다! 데뷔 앨범 마르고 닳고 들었던 기억이 나서요~ㅎㅎㅎ

scott 2022-07-18 15:53   좋아요 1 | URL
여자 수사관을 전면으로 내세운 작품인데
미국에서도 솔직히 여자 수사관을 메인으로 띄우는 작가나 작품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ㅎㅎ(법정 스릴러와 달리)

이런류의 범인들 전세계 곳곳 클럽등지에서 활기 치고 다닙니다

마약이 곳곳에 퍼져 있는 클럽을 노리고 있고 유럽, 북유럽에는 이런 극악한 짓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클럽도 종류가 아주 다양한데
솔직히 밀폐된 공간에서 굉음처럼 울리는 음악 속에서 어떤 일/짓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입니다 ㅜ.ㅜ

화가님 린킨 파크 팬!^^

서니데이 2022-07-13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잘 몰라서 찾아봤는데, 이 책의 작가 제프리 디버도 작가가 되기 전에 변호사였네요.
범죄를 소재로 하는 책이라면 전문분야라서 강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scott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cott 2022-07-18 15:54   좋아요 2 | URL
미국에서 변호사 출신 작가들이 아주 많은데 서스펜스 스릴러 물에서 스타 작가들이 많이 나왔죠.
필드 경험에서 나오는 풍부한 상식과 현장 모습이 생생해서 대부분 영화나 미드로 제작되고 있죠.

서니데이님 장마 서서히 끝나가고 있네요
매미가 우는 무더위
건강 잘 챙기세요 ^^

새파랑 2022-07-13 2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 무슨 스릴러 영화 같아요 ㅋ 실제 이런 일이 있으면 안되겠죠? 저런 영상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니 충격입니다 ㅜㅜ 이야기가 흥미진진 하네요 ^^

scott 2022-07-18 15:55   좋아요 2 | URL
스릴러 맞습니다 ㅎㅎㅎ

실제로 이런일 있어요
범죄 발생률이 높은 곳이
클럽!

그레이스 2022-07-13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너프 영상을 찍는 냉혹한 시선이 소름 돋네요 ㅠㅠ

scott 2022-07-18 15:56   좋아요 1 | URL
스너프 영상을 구매하는 이들이 날로 늘어 나고 있어서 더 끔찍합니다 ㅜ.ㅜ

독서괭 2022-07-14 0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후 스콧님 글만 봐도 영화처럼 장면이 펼쳐지면서 소름 돋네요..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치며 죽어가는 모습이라니 ㅠㅠ 소설 무서울 것 같습니다.

scott 2022-07-18 15:56   좋아요 2 | URL
타인의 고통과 죽음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죠

영상 그리고sns시대에 범죄는 더더욱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ㅜ.ㅜ

희선 2022-07-14 0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이 괴로워하는 걸 찍고 그걸 여러 사람이 보게 하다니... 안티오크 마치는 왜 그런 사람이 됐을지, 저는 이런 책 보면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됐을까 하기도 하네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없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나야 범인을 잡는군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막으려고...


희선

scott 2022-07-18 15:58   좋아요 1 | URL
범죄 현장. 고통의 순간이 sns영상으로 흘러 넘치고 있는데 이를 규제할 법규나 점검하고 검거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

대부분의 이런류의 범죄자들 상당수가 어린 시절 학대와 기타 다른 트라우마로
인격장애자들이 많은데 십대 시절에 저지른 범죄는 성장해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페넬로페 2022-07-14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프리 디버 작가 처음 만나 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고는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어 더 끔찍합니다.
소설 재미 있겠어요^^

scott 2022-07-18 15:59   좋아요 2 | URL
디버 글 잘쓰는 작가로 엄청 유명합니다

장르 소설계에 작법서로도 유명 ^^

mini74 2022-07-15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몰입감이 대단한 한 편의 영화같은 리뷰에요 스콧님 ! 당연히 영화로 만들어지겠지요? 니콜라스케이지의 8미리였나요 그 영화 생각도 나네요.

scott 2022-07-18 16:00   좋아요 1 | URL
중요한 단서를 빼버리느라
리뷰 쓰는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ㅎㅎㅎ

케이지옹의 팔미리!
영상 찾아 볼께요
미니님 더위 조심!
건강 잘 챙기세요 ^^

yamoo 2022-07-18 0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디버의 책 몇 권이 있는데, 이참에 읽어볼까 합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저도 몇 권 소장하고 있었던터라...^^

scott 2022-07-18 16:00   좋아요 1 | URL
여름 독서로 최고 입니다!

야무님 역쉬!
읽어야 할 책들 미리 쟁여 두귀^^
 
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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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1962년 9월 평온한 어느 날 아침, 아내 가즈코는 아침 상을 준비 하고 있고 남편 신이치는 출근 준비를 마치고 아내가 차려 준 아침을 먹으며 평소와 다름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딸아이의 울음 소리를 듣고 일어선 신이치는 아내와 딸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다.

아침 7시 아직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시간, 기차역으로 가는 가족을 향해 한 남자가 돌진 한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옆 골목에서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붉은색 러닝 셔츠 차림에 손에는 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신이치와 가즈코는 걸음을 멈춰 그를 바라봤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남자가 그들을 봤다. 몇 초 후 신이치가 “도망쳐!”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가즈코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공포가 전신을 훑어 내렸다. 남자의 손에는 일본도가 들려 있었다. 게다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셔츠가 붉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가 돌진해왔다.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물든 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이치가 아내와 아이를 지키려는 듯 둘 앞을 막아섰지만 남자는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 속도 그대로 신이치에게 돌진해왔다.'


한 살 짜리 딸을 두고 괴한에게 목숨을 잃은 부부 신이치와 가즈코

한편, 매년 칠 석을 앞 둔 시기에 다이토 구 이리야에는 나팔꽃 시장이 열린다.

가모 가족은 연례 행사 처럼 이날 나팔꽃 시장이 열리는 곳을 지나 유서 깊은 장어집에서 식사를 한다.


'나팔꽃 시장은 여름의 볼거리야. 그러니까 일본의 문화지. 그걸 즐기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


중학생 이 되고 나서 소타는 늘 집안의 연례 행사 처럼 나팔꽃 시장을 둘러 보는 일이 이제는 영 귀찮아 져서 이런 저런 불평을 늘어 놓고 있다.

아침에만 피는 나팔꽃을 보기 위해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서는 가족의 뒤를 따라 가는 소타는 무심코 걷다가 발이 아프다며 잠시 쉴 곳을 찾던 중에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유카타 차림의 소녀를 만난다.

누군가 바닥에 지갑을 떨어뜨리는 것을 동시에 본 두 사람, 지갑을 되 찾은 남자는 소타에게 천 엔짜리 지폐를 쥐어준다.

소타는 유카타 옷을 입은 소녀와 동시에 떨어진 지갑을 봤다며 지갑 주인이 고마움에 준 천엔 짜리 지폐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가모 소타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유가타를 입은 소녀 이바 다카미는 소타와 같은 중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서로 메일 주소를 주고 받고 난 후 두 사람은 만나면 또 보고 싶은 사이가 되었지만 경찰관이 소타의 아버지가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일을 검열한 후 삭제 하고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고함을 친다.

소타의 한 여름 같은 짧은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나고 두 번 다시 나팔꽃 시장에 가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맹세 한다.

신주쿠 거리를 걷던 전 국가 대표 수영 선수 출신의 여대생 리노는 사촌의 자살 소식을 듣고 급히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학교 성적도 좋고 그림과 스포츠에 재능이 뛰어 났던 사촌은 작년 대학을 중퇴하고 음악의 길로 갔지만 창문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가족 모두 믿지 못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가족들은 사촌이 살아 있을 때 함께 즐겨 먹었던 음식 이야기를 하며 지난 시절을 추억 한다.

장례식을 마치고 난 후 리노는 꽃으로 가득 찬 사촌의 집에 들려 세상을 떠난 사촌이 두고 간 노트북을 켜서 할아버지 와 함께 사진 파일을 열어 본다.

리노는 할아버지가 찍어 놓은 꽃 사진들을 하나 씩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을 두 어 달 이어 가던 중 전에는 본 적이 없었던 꽃을 보게 된다.

작은 화분에 핀 노란 꽃, 어느 날 꽃은 사라지고 화분만 남겨져 있는 것을 발견 하고 usb에 저장 해 둔 노란 꽃의 사진의 이름을 묻지만 할아버지는 손녀 리노에게 꽃 이름을 공개 하면 안된다고 대답을 한다.

악몽에 시달렸던 꿈에서 깨어난 어느 날, 리노는 어느 때와 다름 없이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고 누군가에게 피살 된 할아버지의 집에서 노란 꽃이 피었던 화분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인이 피살 되었다는 사건을 접수 받은 수사관 하야세는 피살 된 노인이 살아 생전에 찍은 사진으로 인해 좀 도둑 두 명을 검거 했던 사건을 떠올린다.

수사관 하야세는 피살 당한 노인 슈지가 육년 전 퇴직하기 직전까지 근무 했던 '구온 식품 연구 개발 센터'를 찾아 간다.

슈지가 근무 했던 곳은 자연계에 존재 하지 않은 새로운 식물을 만들어서 상품화 시키는 연구소로 현재 '식물개발 연구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수사관 하야세는 이 연구소의 분자 생물학 연구 실 실장인 후쿠자와 다미오에 퇴직한 슈지의 행적과 신상에 대해 탐문한다.

세상에 존재 하지 않은 꽃을 연구 했던 슈지, 화분 속에 피었던 노란색 꽃의 이름을 절대로 알려 주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리는 손녀 리노는 블로그에 노란색 꽃 사진을 올린다. 리노는 도쿄에 살고 있다는 가모 요스케라는 남자로 부터 할아버지가 어떤 병으로 사망 했는지 알고 있냐며, 당장 노란 꽃 사진을 지우거나 블로그를 폐쇄 하라는 의문의 메일을 받는다.

한 편 물리 에너지 공학과에 재학 중인 가모 소타는 몇 년 전에 발생 했던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해 원자력과 무관한 회사에 취직을 준비 하고 있던 중 아버지가 위독 한 상태라며 황급히 집으로 내려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식물 회사에 다닌다는 가모 요스케의 명함을 쥔 리노는 명함에 적힌 주소를 찾아 가고 소타를 만나게 된다.

전직 올림픽 수영 선수 리노의 얼굴을 알아본 소타는 자신의 형 요스케가 거짓으로 식물 전문가로 행세하면서 꽃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꽃과 잎의 형태가 바뀌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색깔이지 나팔꽃에 대해선 그리 잘 알지 못하지만 이것 만은 알아. 노란색 나팔꽃은 존재 하지 않는다는 것.]


수사관 하야세는 꽃을 단서로 수사망을 서서히 좁혀 나가며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노란색 색소를 만들어내는 효소와 그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는 이미 발견 된 지 오래되어서 유전자를 주입하기만 하면 빨강 꽃을 피웠던 꽃은 노란 색으로 변한다.

노란색 나팔꽃은 에도 시대에 재배가 번성했었다는 자료가 남아 있지만 현재는 존재 하지 않는 꽃이다.

도감과 문헌 상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노란색 나팔꽃의 씨앗이 누군가에 의해 보존되어 전해 졌을까?

분카 분세이 시절 나팔꽃 재배 붐이 일어 나고 나팔꽃의 다채로운 색깔은 수많은 이들을 매료 시킨다. 집집마다 나팔꽃이 피어 날 때 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자살을 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발생 한다.

누군가 휘두른 흉기에 살해 된 가즈코와 신이치 부부, 사촌 나오토의 자살, 할아버지 슈지의 의문의 피살 사건 모두 노란 색 나팔꽃과 긴밀하게 연결 되어 2030년에 가동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폐로 문제까지 이어진다.

인간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으로 사라져 버린 노란색 나팔꽃은 엄청난 방사능 피폭 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력발전 문제로 연결된다.

에너지 비용의 절감과 편리함으로 곳곳에 세워 졌던 원자력발전소가 무시 무시한 방사능 물질을 안고 있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 마치 노란 나팔꽃 <몽환화>라는 것을 ....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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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3-17 0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었는데 거의 잊어버렸습니다 그저 소타가 원자력발전소가 사라져도 뒤처리를 해야 한다고 한 것만 생각납니다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고 그런 걸 생각하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 소설을 썼군요


희선

scott 2022-03-19 23:31   좋아요 2 | URL
저도 읽고(원서) 잊어 버렸다가
새삼 이번에 한글로 읽어 보고
의외의 스토리를 발견!ㅎㅎ

게이고가 십년 동안 다듬어서 써낸 역작!

동일본 대지진이 게이고 작품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3-17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간은 아니고 개정판인가보네요. 전 처음들어 봤어요 ㅋ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요즘에 안봐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몽환화 이름부터 몽환적이네요 ^^

scott 2022-03-19 23:32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은 한 번 읽기 시작 하시면 게이고 옹 작품 섭렵 하실 것 같습니다!ㅎㅎ

미미 2022-03-17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 /)
ฅ(• - •)ฅ
원전이 갈수록 줄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체르노빌도,후쿠시마도 분명하게 경고를 날려주었는데 말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내는군요! 그의 에세이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scott 2022-03-19 23:39   좋아요 1 | URL
방사능 폐기물 처리도 문제이지만
원전이 모든 에너지 비용을 절감 시키기에 (석탄 가스 풍력 태양열보다 300배 이상)

그만큼의 댓가와 비용 환경 문제등등의 문제를 안고 있죠

게이고 옹은 소설공장 공장장 ㅋㅋㅋ

그레이스 2022-03-18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토리가 종횡무진이네요.
꽃에서 원전으로...
김초엽의 지구끝 온실이 생각나는 ...^^

scott 2022-03-19 23:39   좋아요 2 | URL
오!
김초엽 작가님도 어쩌면 게이공옹의 소설 공장 작품 속에서 아이디어를 ㅎㅎㅎ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리보칭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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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일 금요일 새벽 6시 28분 캉티뉴쓰 호텔 뒤 호숫가 산책로에서 총에 맞아 죽은 남자 시신이 발견 됐다는 신고가 긴급 신고 센터에 접수 되고 39분 뒤 인근 파출소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한다.


발견 된 시신의 등 왼쪽 심장 부위에 지름 0.5센티미터의 총알 구멍이 나 있고 손과 얼굴에도 경미한 찰과상이 있었다.

긴급하게 폴리스 라인을 치고 출입을 차단 한 후 오전 9시경 형사와 법 의학자들이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기초적인 감식을 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피살자는  캉티뉴쓰 호텔의 사장 바이 웨이둬, 연회색 기능성 소재 운동복 티셔츠와 검은 색 트레이닝 팬츠 차림에 스포츠 양말은 신었지만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잔돈 25위안 외에 다른 소지품은 없었고 온몸이 물에 젖고 머리카락과 옷은 진흙 투성이였다.


'캉티뉴쓰 호텔은 5성급 호텔이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락한 객실, 훌륭한 서비스, 고급 스파, 좋은 술과 맛있는 안주,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 호텔은 꿈의 결실이다. 타이완 중앙 산맥에 남은 마지막 미 개발지, 그 신비한 호수의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60미터 절벽 꼭대기, 바로 그곳에 이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여행 잡지 <크라우디드 선>에 소개 된 캉티뉴쓰 호텔, 호수와 절벽 사이에 절묘하게 서있는 천국 같은 그곳에서 2016년 새해 첫 날 호텔 사장이 피격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 소식을 처음 접한 왕쥔잉 검사로 지방 검찰청에서 12직등급 정도의 서열 3위의 위치에 있지만 화려했던 지난날의 수사 이력과 달리 이제 세월에 맞춰 늙어가는 것만 남겨 두고 있다.

검사 왕쥔링은 2016년 새해 첫날 에 발생한 캉티뉴쓰 호텔 사장 피살 사건이 자신의 경쟁자인 타이중 시 중구 경찰계의 두목 '차이궈안'에게 넘어 갈 까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차이궈안'은 경찰 고위 간부 부터 뒷 골목 조폭 똘마니들까지 탄탄하게 쌓아 둔 인맥으로 그의 직인이 찍힌 서류는 어디를 가도 무사 통과 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검사 왕쥔링은 이 피살 사건을 진두 지휘 하며 경찰들을 병풍처럼 세워두고 수사 결과를 발표 해야 겠다고 결심하고 캉티뉴쓰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왕검사 보다 한발짝 앞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차이궈안은 거들먹거리며 차에서 내리려다가 휘청 거리는 왕검사를 부추겨 주며 서로 날카로운 기 싸움을 벌인다.

경찰 측에서 판단한 사인은 총상이였지만 법의학자들의 초기 부검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피살자의 호흡기에서 점액 분비물과 진흙이 대량으로 발견 되었는데 이는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에 빠졌다는 증거로 총탄이 피살자의 등으로 들어와 좌측 폐를 관통한 뒤 갈비뼈 사이데 꽂혔지만 심장과 동맥은 손상 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법의학자들은 부검 결과 피살자가 총에 맞아 즉사 하지 않고 호수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산책로까지 기어 올라온 후에 과다 출혈 상태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망한 캉티뉴쓰 호텔의 사장 바이웨이둬는 쉰살 의 나이의 타이중 출신 사업가로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었다.

서른 세 살의 나이에 웨이둬 건설을 설립하며 호텔, 실업 개발등의 여러 기업체를 운영했던 촉망 받는 기업가로 2009년 캉티뉴쓰 호텔이 완공 되자마자 그는 자신의 모든 사물실을 호텔 2층으로 이전 하고 자신도 호텔 옆 직원 기숙사로 이사 했다.

아침 8시 부터 밤 9시까지 왕성하게 일했던 바이웨이둬는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던 인물은 아니였고 건축 관리법 위반이나 소소한 민사 분쟁 사기죄 고소 사건이 외에 어떤 전과기록도 없었다.

사건 수사가 오리무중으로 빠질 수록 경찰 쪽 간부 차이궈안과 검사 측 우두머리 왕쥔잉은 수사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언론의 관심을 한 껏 받으며 직접 수사를 진두 지휘하고 싶은 왕 검사는 또라이 기질을 가졌지만 비상한 두뇌를 가진 젠돤 대학의 푸얼타이 부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범죄 연구가 인간을 이해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 하며 해결하기 힘든 각종 범죄수사를 돕고 있는 푸얼타이 부교수는 조류 연구 전문가로 그의 추리 실력은 거의 신기에 가까웠다.

캉티뉴쓰 호텔 건물의 'ㅅ'자 형태와 절벽이 만들어낸 삼각형 형태의 야외 테라스에 풀장과 노천 카페가 있는데 이곳의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심어 놓은 키 작은 나무와 스테인리스 난간을 넘으면 20층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다.

절벽 곳곳에 있는 바위와 나무들 사이 움푹 파인 곳의 새 둥지를 발견한 푸얼타이 부교수는 사람의 발자국과 나뭇잎에 묻은 화약의 흔적을 발견한다.

cctv영상에 찍힌 수상한 차림의 범인을 찾기 위해 호텔 전 직원들에게 탐문을 하자 '황아투'라는 이름의 인물을 지목한다.

호텔 정원 조경을 담당했던 인물 '황아투' 현재 행방이 묘연 한 상태로 그 사람 이름으로 등록된 엽총이 있었다.

경찰 기록에 의하면 '황아투'는 막 노동, 제철소, 식당, 농협, 호텔에서 일하면서 상해죄, 불법 감금죄, 기물 파손 죄로 처벌 받은 전과가 있었다.

10여년 전 이곳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바이웨이둬와 친분을 쌓아서 캉티뉴스 호텔을 건설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던 인물이였다.

피살자 바이웨이둬는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주변의 원한을 산 인물이 아니였다. 그의 아내 란니는 42살로 중부 지역 부동산 재벌의 무남독녀로 흙수저 출신인 바이웨이둬와 결혼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란 씨 가문 사람들이 뉴질랜드로 이민 간 후 이 집안의 사업체를 바이웨이둬가 넘겨 받아 사업 영역을 확장 할 수 있었다.

남편이 피살 당하기 하루 전 란니는 아침 8시에 남편과 함께 사무실로 출근하고 연회장에서 열리는 약혼 파티를 축하해주었고 각자 일을 본 후 새해 전날 밤을 함께 보낼 친구를 데릴러 차를 몰고 나갔다.

송년 파티에 참석한 부부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난 뒤 귀가 했다.

다음 날 새벽 5시 조깅 복 차림으로 집을 나선 바이웨이둬를 아내 란니가 창가에서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였다.

부부와 함께 송년 파티에 참석했던 여 비서 장커커는 사건 당일 아침 잠에서 일찍 깨서 호숫가 산책을 나갔다가 녹색 윈드 재킷을 입은 이상한 사람과 마주치고 산책로로 내려갔다가 시신을 발견 했다.

1999년 5월 10일 새벽 1시경에 발생 했던 코야오 연못 옆 가스 공장 가스 폭발 사고로 사망자 6명, 부상자 28명의 인명 피해와 함께 가옥 35채가 전소 되었던 '코야오서 가스 폭발 사고'를 찾아낸 경찰 측은 이 사건으로 캉티뉴쓰 호텔 개발 계획이 통과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우연한 가스 누출 사고 였는지 고의적인 폭발이였는지 확실한 물증이 없는 상황으로 사건은 덮어졌다.

차이궈안은 호텔 대연회장에서 수많은 취재 기자들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연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마침내 중요한 목격자를 찾아 냈습니다. 호텔의 한 경비원이 오늘 새벽 5시경 호텔 바깥쪽 경비 초소에서 황아투(차량번호 XY-3521)가 트럭을 몰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 했습니다.

경찰이 호텔 단지 내 숲에서 그 차량을 발견 했으며, 조사 결과 황아투(본명 황셴)가 차를 그곳에 버려두고 걸어서 호텔 로비를 가로질러 야외 테라스로 나간 뒤 로프를 이용해 절벽면의 움푹 파인 곳으로 내려가 숨어 있다가 바이웨이둬가 산책로를 지나갈 때 총을 쏘아 살해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찰은 황아투에 대한 수배령을 즉각 내리고 용의자 행방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사건의 중요한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는 일급 보호종 펠리칸 새, 코야오서 가스 폭발 사고, 행방이 묘연 한 호텔 조경 담당자 황아투, 그리고 여비서 장커커....

타이완 중앙 산맥에 자리 잡은 신비한 호수의 절경이 내려다 보이는 60미터 절벽 꼭대기에 자리 잡은 '캉티뉴쓰 호텔'

호텔 사장 바이웨이둬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 처음부터 계획된 살인이였을까?

명탐정으로 알려진 조류학 교수 푸얼타이, 전직 경찰 뤄밍싱, 변호사 거레이, 신비의 괴도 인텔 선생 모두 살해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호텔에 투숙하고 있었던 것일까?


['1998년 화롄으로 출장을 가다가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는 바람에 산길을 돌아가던 중에 우연히 이 호수를 보았어요. 캉티호가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이라 제대로 된 도로도 없었죠. 힘들게 코야오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늦은 시간이었어요. 지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찾아왔다가 구야오원 목사님 때문에 기절할 뻔 했습니다. 목사님이 내게 활을 겨눈 채 성니콜라스 십자가를 찾아온게 아니냐고 묻더군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했더니 나를 교회로 데리고 가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를 구워 죽통밥과 함께 내어주시더군요. 좁쌀술과 국화차도 함께요. 우린 밤새도록 애기를 나눴습니다. 코야오서의 역사에 대해 듣고 코야오봉에 올라가 일출도 봤죠.

그 일을 계기로 캉티뉴쓰 호텔 건설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어요.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도 맛있고 좁쌀술도 향기롭고 호수 경치는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다웠죠. 수많은 곳을 가봤지만 캉티호와 코야오서 만큼 타이완 고유의 더럽혀지지 않은 신성한 감동을 주는 곳은 없었어요.'

-살아 생전 호텔 사장 바이웨이둬가 검사 왕쥔링과 나눴던 대화 중에서 p.328-329

이들 네 사람의 서로 다른 내밀 한 사정들이 하나 둘 씩 드러나면서 호수와 절벽 사이 자연이 내지른 소리에 빨려 들어가는 천상의 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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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0 2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인줄 알았어요 ㅎㅎ 표지는 예쁜데 내용은 추리소설이군요 ~ 스콧님 관심사는 정말 넓은 듯 ㅎㅎ 대만추리소설은 처음 접하는 듯, 궁금합니다. 스콧님 편한 밤 보내세요 ~

scott 2022-03-10 22:05   좋아요 2 | URL
표지가 그랜드! 떠올리게 만들죠.
설정 분위기도 좀 비슷 합니다
타이완 표 밀실 추리 소설!
찬호께이가 인정한 작품이라고 해서 냉큼!!

미니님 편안한 밤 ! 굿! 밤 ^^

미미 2022-03-10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쌩뚱맞지만 무라카미 배지가 욕심나네요ㅎㅎ 스콧님의 별5개 작품은 저도 찜! 😆

scott 2022-03-11 11:53   좋아요 1 | URL
미미님 박사곰에게 달아주고 싶은 거죠!ㅎㅎㅎ
.   /\__.ヘ/ヽ
   /   (_(⌒厂ヽ
  |      ̄\ノ
∩∩ ミ ⌒ o ● ミ
( ⊂) 乀_____ノ

희선 2022-03-11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온 사람 가운데 범인이 있겠지요 어떤 비밀이 있을지... 자연이 내지른 소리라는 말을 보니 그곳에 호텔을 지어서 자연이 안 좋아지고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면 좋을 텐데, 사람은 좋은 곳이 있으면 거기에 꼭 뭔가를 짓는군요


희선

scott 2022-03-11 11:55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이거 마지막 반전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리뷰에서는 감춰 버렸습니다
사알짝 힌트만 ㅎㅎㅎㅎ

천혜의 자연 속에 자리한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요런 설정 하나 만으로 작가가 작품 한권 뚝딱!

밀실 살인 트릭 추리는 흥미진진한데
실제 발생하면 안됌요 ㅎㅎㅎ

psyche 2022-03-11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재미있겠는데요!

scott 2022-03-11 11:55   좋아요 2 | URL
잼!ㅎ 납니다 ㅎㅎ
이제 일본판 추리 안봐여 ㅎㅎ
타이완 추리 SF가 대세!^^

새파랑 2022-03-11 08: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랜드부다페스트랑 히가시노 게이고가 떠올랐어요 ㅋ 간만에 추리소설이 땡기네요 ^^

scott 2022-03-11 11:56   좋아요 2 | URL
게이고 옹 요즘 필력이 하향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