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른들 대화에 불쑥 끼어들 경우, 대화를 나누던 어른이 발끈해서 내뱉을 수 있는 말은 "웬 간섭이야."라기보다 "웬 참견이다."다. (…) 그런가 하면 부모의 훈육을 두고 간섭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참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 이러한 차이는 행위의 영향력 유무에서 온다. 간섭은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뜻하고, 참견은 별다른 영향력 없이 공연히 상대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뜻한다. 전자는 제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강한 반면, 후자는 그런 의지가 약하다. 그래서 참견을 물리치는 것보다 간섭을 물리치는 것이 더 어렵고 부담스럽다. - P30

‘강의‘는 대학이나 학원 등에서 학생이나 수강생 등을 대상으로 하여 주로 학술적·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다루는 데 반해, ‘강연‘은 불특정한 장소에서 일반인(대중)을 대상으로 하여 주로 일반교양이나 생활 지식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을 무릅쓰고 정의를 위해 법정 투쟁을 중단하지 않았던 미하엘 콜하스, 309일간 크레인 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지도위원, 성폭행에 가담한 외손자를 고발하는 영화 <시>의 주인공 양미자는 모두 안티고네죠. 이들은 우리가 손가락질 받거나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일을 죽음충동에 이끌려 해냅니다. 한마디로 미친 것인데, 미치지 않으면 주체가 될 수 없고, 윤리적이 될 수 없죠. - P60

한때는 문화적이고 문학적이 된다는 것이 진보와 해방을 의미했지만 점점 자본과 체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행위자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안타까운 것은 ‘문화의 덫‘에 걸린 인간은 분노와 슬픔에 둔감해진다는 거예요. 분노하고 슬퍼할라치면, 문화라는 바셀린 연고가 자본과 기술 문명에 얻어맞고 찢긴 상처에 살포시 내려옵니다. 많은 작가와 예술가가 그 과정에서 ‘멘토‘가 되고 ‘셀럽‘이 되기도 하죠. 이를테면 연쇄살인마가 출현하거나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그걸 소재로 삼은 시와 소설이 등장할 뿐더러, 연극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지죠. - P117

제가 깜빡한 것이 있습니다. 제 나이쯤 되면 이제 선물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사람이 된다는 걸요. 잔뜩 기대에 찬 아이들을 생각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에겐 성탄 전야가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올 텐데 저는 너무 쉽게 나이를 먹어서 별 감흥이 없다고 말해버렸네요. 그러고 보면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에도 새길 듯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받는 사람‘에서 ‘주는 사람‘으로의 변화 같은 거 말이지요. 누군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주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어른이 되는 건 아닐까요. - P2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웬만하면 별점 5개까지는 안 주는데, 이 책은 만점이 아깝지 않았다. 문학을 잘 읽지 않는 내가 오랜만에 읽은 이쁜 소설이었다. 은섭과 해원의 사랑이 영원하길, 호두하우스와 굿나잇책방이 실제로도 있다면 한번쯤 가보고 싶다. 드라마도 있지만 소설의 감성이 너무 소중해 보지 않기로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도우 작가의 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빌리러 어제 도서관에 갔었다. 문장 형식의 감성적인 제목과 그에 어울리는 디자인도 느낌이 좋았지만, 책에 독립서점이 나온다는 점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도서관에 갔는데, 어쩐지 이도우 작가가 이번에 도서관에 '테마 작가(?)' 같은 걸로 선정되어 있었다. 


처음 들어본 작가인데, 유명한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찾았는데 이미 2년 전에 드라마로도 나온 작품이었다. 원래 멜로물을 좋아하는데 서점이 배경에 많이 등장하는 소설이라니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책이 이미 대출 중이어서 예약을 걸어두었더니 당일 바로 빌리러 오라는 문자가 와서 어제 바로 빌려왔다. 


강원도 '혜천'(가상의 도시)을 배경으로, 미대를 졸업한 후에 미술학원에서 강사를 하다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해원이 고향 혜천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굿나잇' 이라는 독립 책방을 운영하던 고교 동창 은섭을 만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아직 아주 초반부밖에 읽지 않아 전체 줄거리는 모르겠지만, 대충 눈치껏 이 두 명의 로맨스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중심인 것 같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태까지 서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읽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한 번도 없다. 모두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더군다나 이 책은 내가 읽기 전에 이미 많은 사람들의 검증까지 받았으니 아마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에 조금씩 읽어가려 한다. 


글 마지막에 내가 괜찮게 읽었던 서점을 소재로 한 에세이와 소설 목록을 덧붙여본다. 관련해서 괜찮게 읽은 소설과 에세이가 훨씬 더 많은데 기억이 안 난다. 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10-18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에세이는 안읽어봤는데 어떨지 궁금하네요. 일단 주섬주섬 담아갑니다^^*

꾸준하게 2022-10-18 20:54   좋아요 1 | URL
저는 여기에서 소개한 책 중에서『오후도 서점 이야기』와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를 가장 재밌게 읽었어요. 방금 찾아보니 『오후도 서점 이야기』 속편도 나왔었네요.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당. 알라디너분들 모두 서점을 좋아하시겠지만, 저는 옛날에 지역 서점에서 직원으로 일한 적도 있어서 감정 이입이 잘 되더라고요.^^
 

이 주제와 관련해서 그동안 읽은 책이 더 많았을 텐데 기억이 안 난다. 

알라딘 서재를 진작에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일단 생각나는 대로 목록을 만들어봤다.


1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거의 정반대의 행복- 너를 만나 시작된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12월 13일에 저장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명확히 설명 안 되는 불편함에 대하여
박은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8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12월 13일에 저장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 억압과 멸시, 굴종에서 벗어나 해방을 꿈꾼 여성들
이임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10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12월 13일에 저장

젠더 모자이크- 뇌는 남녀로 나눌 수 없다
다프나 조엘.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2023년 12월 13일에 저장
절판



1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