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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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학기에 사이버대학 3학년에편입하면서 '학우님'이라는 호칭을 추가로 얻게 되었다. 사이버대학이라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수업도 있었고 대면 행사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신편입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이프랜드(ifland)에서 진행되었으므로 난생 처음 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할 수 있었다. 축제도 이프랜드에서 진행되었다. 싸이월드 이후로는 처음 아바타를 선택해서 꾸몄다. 아바타는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의자에 앉으려는데 민망하게 삐걱삐걱 어색한 팔동작을 반복하며 의자에 부딪히고 있었다. 다행히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내가 아는 메타버스란 이런 거다. 조금 어색하고 조잡한 가상현실 플랫폼. 그런데 이 메타버스가 인류 역사의 방향을 바꿀 미래 인터넷이라고 한다.

이 책은 탈현실화된 미래의 모습과 메타버스의 관계를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탈세계화, 신냉전, 기후위기와 정체성 위기, 그리고 코로19로 더욱 두드러진 탈현실화를 오늘날 가속화되는 다섯 가지 트렌드로 보았다. 이 가운데 21세기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칠 흐름은 단연 탈현실화이고 이 탈현실화의 한가운데 바로 메타버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코로나 사태를 통한 초가속화 현상 덕분(?)에 10년 먼저 지금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소 어설프고 조잡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확인되었다.

제페토(ZEPETO)에서 명품을 사고 팔며 이프랜드에서 모임을 가지고 어스 2(Earth 2)에서 디지털 지구의 가상 부동산을 사고 파는 현상이 더이상 낯설고 괴상한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할까?
탈현실화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무엇이며 현실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질문을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혀를 내두름과 동시에 과학기술의 현주소에 한 발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우리의 미래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터다. 더불어 지식수준을 한껏 끌어올린 양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근사한 철학책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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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토스카 리 지음, 조영학 옮김 / 허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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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

인터내셔널 북어워드 베스트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수상작이자 묵시론적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윈터는 일곱 살 때부터 15년간 살아온 비밀 종교 조직 '신천국'에서 추방당한다. 신의 중재자를 자처하는 매그너스의 부인이자 언니인 재키와 조카 트룰리를 조직에 남겨둔 채였다. 엄마의 옛 절친인 줄리의 도움으로 세상에 적응해 나가지만 곳곳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조기치매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하는 사람들이 속출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건물들이 공격 당해 파괴되고 정전 사태로 도시는 어둠에 휩싸인다. 위험을 무릅쓰고 윈터를 찾은 재키는 의문의 표본을 건네고 떠나고 윈터는 재키가 말한 대로 표본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사람을 향해 위험천만한 여행을 시작한다. 추위, 연료와 식량 부족, 감염자들로 들끓는 도시. 아무나 믿을 수도 없고 혼자서는 갈 수도 없다.

재난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피로해지고 지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푹 빠져서 읽었다. 잘생기고 지적이며 날렵한 짐승 같다고 생각했다. 테드창의 <숨>을 읽었을 때처럼 작가의 박학다식함에 혀를 내둘렀다. 방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이렇게까지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가가 한국계라서일까? 감정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요소들이 있어서 여러 번 울컥했다.
죽을 것 같은 괴로움 속에서도 남을 돕는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따뜻했다. 무엇보다도 2019년에 쓰여진 이 소설이 지금의 팬데믹 상화을 예견한 것만 같아 섬뜩하고도 경이롭다. <라인 비트윈: 단 하나의 빛>도 읽어봐야겠다.

#동아시아서포터즈 #동아시아출판사 #허블 #라인비트윈 #경계위에선자 #토스카리 #디스토피아 #스릴러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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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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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을 진행할 당시 손석희 씨는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사용했다. 특별할 것 없는 말이었지만 손석희 앵커의 입을 거쳐 나온 그말은 묘한 안도감을 줬다. 이 책은 삼성그룹의 노조 무력화 전략 보도를 시작으로 세월호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대선, 미투 등 언론인 손석희 씨가 JTBC에서 뉴스를 진행하며 마주쳤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적고 있다. 또한 그간 그가 뉴스를 마치며 말했던 대로 정말 최선을 다해왔음을 보여준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언컨대 '어젠다 키핑'이 될 것이다. 어젠다 키핑(Agenda Keeping)은 '미디어가 단지 의제를 세우는 데(Agenda Setting)에 그치지 않고, 그 의제를 꾸준히 지켜냄으로써 선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믿음'(p.9~10)으로 그가 꾸준히 지켜온 저널리즘의 한 방법론이다.

손석희씨가 직접 참여한 장면들을 그의 글로 함께하며 때로는 긴박하고 때로는 참담했던 사건들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거나 조금 오해를 했던 것도 덕분에 바로잡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격동기에 언론인 손석희 씨가 있어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감아버리거나 휘둘리거나 꺾이지 않아줘서 너무 고맙다. 유려한 문장으로 이렇게 좋은 책을 써준 것도 감사하고 싶다.

#손석희 #저널리즘에세이
#창비 #스위치 #필라멘트북클럽
#책추천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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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나오미 크리처 지음, 신해경 옮김 / 허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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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내 신상이나 속내를 털어놓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람이 아닌 존재가 섞여서 활동하고 있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우선 거부감이 들 것이다. 그런데 그 존재가 독립적인 인격을 지닌 AI라면? 그리고 나를 친구로서 진심으로 대한다면?
나라면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할 것 같다. 많은 일들을 AI 친구에게 상의하고 조언을 구하겠지. 그 친구는 나를 배신하거나 기분에 따라 변덕을 부려 '내가 뭘 잘못한 건가?'하고 눈치보게 하는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16세인 스테프는 10년 넘게 폭력적인 스토커인 아버지를 피해 엄마와 함께 이사를 다니고 있다. 엄마는 언제라도 떠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으며 딸에게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 주저없이 짐을 챙겨 떠난다. 오래 머문 적이 없으니 제대로 친구를 사귀어 본 적도 없다. 8살 때 갑자기 헤어진 줄리 말고는.
스테프가 유일하게 마음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은 온라인 커뮤니티 '캣넷'의 그룹 채팅방 클라우더다.
스테프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없는 데다 엄마의 정신상태가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정말로 아빠가 스토커였고 위협적인 인물인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캣넷의 클라우더에서 체셔캣이 한밤중에도 늘 접속해 있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된 스테프는 결국 채셔캣이 AI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400페이지가 넘는 만만찮은 분량이지만 첫 페이지를 열면 그대로 죽 읽게 된다. 지나친 트릭을 쓰지 않으면서도 몰입감이 엄청나다.

2020 로드스타상(휴고상 영어덜트), 2020 애드거 앨런 포상 영어덜트 부문 수상이라는 화려한 수식에 걸맞는 참신하고 매력적인 소설이다.

#동아시아서포터즈 #동아시아출판사
#허블 #나오미크리처 #SF
#SF소설 #SF스릴러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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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 오영선
최양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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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오영선

주거형태는 다양한데도 ‘집’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파트를 떠올리는 것 같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지만 매번 ‘아파트가 아닌데요’라고 말하기 번거롭기도 하고 가끔은 좀 불편하기도 하다.
주거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이 꼭 아파트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청약통장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청약에 대해 알아보지는 않았다.
수없이 청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탓에 자세히 알아볼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왜 아파트여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29세 영선은 6개월 전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청약통장을 발견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사무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그녀는 엄마, 동생 영우와 함께 전세로 빌라에 살고 있었는데 집주인으로부터 퇴거 요청을 받는다. 영선은 엄마의 흔적이 있는 빌라를 떠나는 일이 내키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전세 보증금 1억 2천만 원으로 집을 얻자니 교통이며 환경이며 포기할 것이 많지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10여 년 전 아빠를 돌아가시게 한 것도 엄마에게 찾아온 암도 빚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하는 직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배회하는 영선은 우연히 가까워진 주대리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수를 고민하게 된다.

청약 또는 부동산에 관련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경우만 해도 소설에 등장한 앱을 다운로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쫓아온 사람들은 왜 채권자가 아니고 채무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타인가?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양선 #사계절 #사계절출판사
#부동산 #아파트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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