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 군살, 노화, 성인병으로부터 멀어지는 영리한 식사법 더 건강한 몸과 마음 3
바스 카스트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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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싶지만, 유혹에 빠져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서도 이 책을 선택했다. 몰랐던 지식을 얻는 것보다 다시 한번 결심을 하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몸에 좋다는 음식은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소유한 지식의 짧음을 알았다. 음식과 내 몸의 상호 메커니즘을 이해하니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높아졌다. 

2개월 전부터 하루 만보 걷기, 푸시업, 스쿼트를 하고 있는데, 이제 식생활도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 몸에 이로운 식사가 무엇인지를 3가지 중요 영양소와 1가지 성분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단백질이다. 견과류, 랜틸콩, 버섯, 요구르트 등 식물성 단백질이 좋고, 햄, 소시지, 핫도그, 치킨 너겟 등 가공식품이 안 좋다는 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단백질이 포만감을 준다는 것은 몰랐다. 이것은 단백질을 먼저 먹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음식을 과도하게 안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회식 때 먼저 고기를 적당히 먹고, 후식으로 냉면이나 공기밥 등을 먹지 않으면서 회식도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매월 하는 회식은 내 돈이 아니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많이 먹는데, 이것이 결국 내 돈은 안 나가지만, 내 몸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탄수화물이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과일, 귀리, 통곡물 빵, 천연발효빵 등이 좋고, 쌀, 흰 빵, 청량음료 등이 안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감자, 과일즙, 과일 주스도 안 좋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과일 먹기가 쉽지 않으니 과일즙을 먹어서 한꺼번에 많은 과일을 먹는 것처럼 섭취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과일즙이 안 좋다니. 청량음료가 안 좋은 것처럼 시중에서 파는 과일즙, 주스도 좋지 않다. 이유는 바로 과당 때문이다. 청량음료는 과당이 엄청 높다. 코카콜라 245ml의 칼로리는 104kcal이다. 지방은 0%이다. 칼로리가 별로 높지 않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벌컥 마신다. 하지만, 치명적인 것은 당류가 26g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설탕이 26g이나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당류가 과도하게 많으면, 간이 지방을 생성하고, 남는 지방을 각 기관으로 보낸다. 각 기관에서 필요한 지방을 초과해서 보내면, 근육, 복부 등에 내장지방이 쌓이게 된다. 또한, 간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서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고, 이것이 암이나 당뇨병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세 번째는 지방이다. 저자는 지방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한다. 몸에 좋은 지방을 먹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지방을 피하지 말라고 한다.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연어, 낫또, 치즈 등이 좋다. 소시지, 트랜스지방, 피자, 도넛, 과자 등은 피해야 한다. 물론, 집에서 직접 만든 피자, 도넛, 과자 등은 그나마 낫지만, 집에서 만들어도 과당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좋지는 않다. 

편의점에서 시간이 없을 때 하나씩 먹었던 소시지가 얼마나 몸에 안 좋은지를 알았다. 시간이 없고, 돈을 아끼기 위해 편의점에서 라면과 소시지를 먹는 사람들이 자기 몸에 많은 악영향을 스스로 주고 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오메가 3 지방산 캡슐을 하루에 한 개씩 꾸준히 먹고 있다. 견과류, 낫또, 치즈 등을 좀 더 많이 먹어야겠다. 


과당의 위험성, 피해야 할 음식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서 좋았다. 추가적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식생활 습관 2 가지만 명심하면 좋겠다. 

스트레스, 우울할 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술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그래봤자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고, 기분만 더러워지고, 자기 몸만 나빠진다. 스스로 자기 몸에 학대를 하는 것이다. 내 몸을 칼로 긋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내 몸 안에 안 좋은 영양소를 주입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도 될까?

걷기 위해 나가기 전에는 너무 귀찮지만, 걷고 난 후의 기분은 정말 좋다는 사실은 느끼면, 계속 걷기 위해 나갈 수 있다. 스트레스, 우울증이 느껴질 때 일단 운동화 신고, 조깅이나 산책을 하러 가자. 운동화 신을 수가 없을 때에도 괜찮다. 그냥 걷자.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안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루에 12시간은 금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접근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금식을 유지하면 좋다. 물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안 먹는 것이다. 자기 전에 과일 정도는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안 좋다. 과일은 탄수화물에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식인데, 탄수화물은 아침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8시 이후 아침에 과일과 견과류를 먹는 것이 최적인 식습관인 것이다.


아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알고 실천하는 것은 더 어렵다. 알기 위해서 책을 읽지만,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도 책을 읽어야 한다. 


2019.11.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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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달리는 이유 - 어제의 후회도 오늘의 상처도 반짝이는 설렘으로 바꾸는 달리기의 기적
레이첼 앤 컬런 지음, 이나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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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걷기를 시작한 지 약 40일 정도 지났다. 하루에 만 보 걷기 목표를 세웠는데, 10월 평균 일일 걸음은 10,195 보이고, 10,000 보를 넘게 걸은 날이 14일이었다. 11월 평균 일일 걸음은 11,559 보이고, 11일 현재까지 모두 10,000 보를 넘게 걸었다. 

건강이 좋아졌는지 또는 군살이 빠졌는지 아직 모르겠다. 다만, 걷고 집에 돌아왔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 더구나, 주말에 걷고 난 후 소파에 누워서 책 읽는 기분이 정말 끝내준다. 나갈 때는 귀찮지만, 들어왔을 때의 기분이 자꾸 생각나서 나간다.


이렇게 걷기를 시작하고, 걷기에 이것저것 관심이 생길 때 레이첼 앤 컬런의 <내가 혼자 달리는 이유>를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을 겪는 엄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 폭식을 하면서 본인 역시 우울한 시절을 보내던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한 후 법대를 진학하고, 변호사 업무를 하다가 피트니스 강사를 거쳐 마라톤 달리기 선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책으로 썼다. 물론, 달리기만 한다고 인생이 이렇게 잘 풀렸을 리는 없지만, 내재적 성공 요소가 달리기를 통해 비로소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성공 요소가 우리 몸과 마음에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타고난 것이든지, 습득한 것이든지, 혹은 두 가지 모두였는지, 나는 똑같은 특징을 내보였다. 아주 어린 나이에도 내 머릿속에는 '자아'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바보처럼 보일까, 부족하게 보이지 않을까, 그게 어떤 모습이든지 상관없이 두려웠다. 두렵고 불안한데, 그게 무엇 때문일까? 사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나라는 사실이 두렵고 불안했을 뿐. (중략)

내가 아는 유일한 세계, 힘겨워하는 엄마 곁에서 성장하는 과정은 나를 손상시켰다. 두렵고, 내가 부적격이라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면서, '삶'이라는 것을 살아가는 타인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내게는 일상이 되었다.

그게 바로 우울증의 증세다. 믿어주기 바란다. 나는 아니까. (P.47)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위로와 안식을 찾기 위해 음식은 가장 쉽고 편리한 방편이라고 한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살이 찌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가 아닌가? 결국,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트레스를 만드는 형국이니 나아질 리가 없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달리고 난 후에 느끼는 기분 때문에 계속 달리면서 자신을 변화시켰다. 물론, 중간에 달리기를 멈추기도 하고,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고 도피도 했지만, 다시 달리기로 돌아갔다. 


두렵고, 내가 부적격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우울증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자친구를 만나서 연애를 시작한 그녀는 괴로워한다.


지배적이고 감정적으로 해로운 관계가 형성되었고, 이 관계의 기초는 그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내 자존감을 침해하는 것이었다. 내 자존심은 어디로 갔을까? 내 존엄성은? 나쁜 사람을 거르는 필터는 내가 적당한 짝을, 아무리 작은 것이더라도 뭔가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진심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고르는 선택 과정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그런 것이 있었다면 조쉬는 1차 오디션에서 탈락했을 텐데. 솔직히, 나는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고, 그나마도 얻은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P. 122)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본인의 삶에 만족하리라 생각했지만, 저자는 본인이 달리기를 비롯한 운동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듯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에 매료되어 트레이너의 길로 들어선다. 우울증 때문에 매일 약을 먹어야 했던 저자가 남을 가르치는 트레이너가 되다니, 사람은 분명 변할 수 있다.


나는 내 일의 의미가 순수하게 체력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의 범주를 훨씬 넘어선다고 생각했다. 나는 신체와 정신의 건강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 직접 경험해서 알고 있었다. 그 두 가지는 나 자신이 끊임없이 반복하며 겪었듯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비록 내 역할이 여정에서 아주 작은 일부분이긴 했지만, 타인을 지지하는 일에 너무나 큰 보람을 느꼈다. (P.279)


아직까지 만보 걷기를 포기하고 있지 않지만, 가끔 힘들 때 이걸 왜 해야 할까? 이걸 해서 무슨 도움이 될까?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나? 생각을 한다. 걷기를 끝낸 후의 기분을 상상해보지만, 그것만으로 잡념이 없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출산 후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한다. 마라톤이 열리는 날까지 7개월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거리를 늘리면서 힘들게 연습을 하는 그녀도 달리는 이유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한다. 억지로 힘들게 달리는 그녀 옆으로 초강력 지구력 달리기 선수가 우연히 지나가게 되고, 그는 이런 말을 그녀에게 한다.


"버스 잡으려고 달려가지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똥보라고 놀림을 받았죠. 처음에는 작은 목표를 잡고 점점 더 큰 목표를 정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P. 376)


달리기를 하던 다른 일을 하던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제부터 걷기보다 달리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저자는 마라톤 준비를 위해 총 8번의 공식 레이스에 참여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 하나씩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나도 만 보 걷는 거리의 반이라도 달려보자고 마음먹고, 달렸지만, 얼마 안 지나서 포기했다. 달리기는 걷기와 다르다. 솔직하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시속 6km를 유지하면서 80분 이내에 만 보를 끝낼 수 있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작은 목표로 시작해서 큰 목표로 아주 조금씩 나아갈 때 성취감을 느낄 것이고, 이것이 무언가를 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만 보에 집중할 때이다. 오로지 만 보만 생각한다. 그 이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내가 걸은 거리만큼 달릴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


달리기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정리한 글로 마무리를 짓는다.


나는 행복이 더 큰 집, 더 많은 물건을 넣어둘 여분의 방을 갖는대서 비롯한다고 배웠다. 더 멋진 차, 명품 핸드백, 구두. 그런 것은 모두 가졌지만, 여전히 공허했다. 그 행복은 너무나 덧없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믿음을 발견하는 데서 비롯되는 깊은 만족감이었다. (중략)

상황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물 흐르듯 흘러가지 않을 때, 몸이 불편하다고 비명을 질러댈 때, 목표에 거의 다 왔지만 아직은 아닐 때, 결승점 앞에서 추월당할 때, 모든 것이 아프고, 따갑고, 괴로울 때도 매달려야 할 때, 결승점을 통과하지도 못했을 때, 이 모든 것이 성공을 그토록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P. 409) 


2019.11.11 Ex. Libris. HJK


나는 런던행 기차를 타고 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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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2019-11-1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만보. 쉽지 않더라고요. 파이팅. 응원합니다!
저도 요즘 시간날 때 종종 걷고 있는데 매일은 힘들더라고요.

아타락시아 2019-11-11 23: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시간 날 때 좀 더 걸으면 좋을거 같아요. ^^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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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무 생각 없이 도서관을 거닐다가 우연히 선택한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가?


주말 오전 도서관을 거닐면서 무슨 책이 있을까 둘러보다가 전혀 무슨 책인지 들어보지도 못한 책을 골랐다. 책방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2013년에 출간되었으니 모르는 법도 하다. 하지만, 우연히 고른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 헌팅의 재미라고나 할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저자가 아무 연고도 없는 버지니아 주 빅스톤갭에 헌책방을 열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헌책방을 성장시킨다는 줄거리이다. 빅스톤갭은 조그만 도시인데,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토박이들의 텃새가 심한 곳이고, 예전에 비해 경제 규모가 작아지면서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이다. 


은퇴 후 한적한 동네로 가서 북 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을 많이 벌 생각은 없고, 현상 유지나 하면서 책과 커피,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은퇴 후 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노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할 때마다 언제나 망할 거라는 말만 들었다. 나는 아니라고 강한 부정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한 명이 한 달에 겨우 책 1 권을 읽고, 책에 쓰는 돈도 적다. 인터넷으로 책 구매하기는 너무 편하고, 대형 서점의 헌책방 체인점도 있다. 그런데, 조그만 동네에서는 더 심각할 것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가게에 혼자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끔찍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뭐, 예상했다. 대형 서점과의 가격 대결, 재고 관리, 책의 가치 판별 및 가격 책정, 짓궂은 손님들과의 갈등 등을 생각하면, 좋아하는 책이 쳐다보기도 싫을 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잘 진열된 서가를 거닐 때 기쁨을 주었던 책들이 돈과 골칫거리로 보이면서 어쩌면 더 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도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구수,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들,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책방의 위치 등을 생각하면, 현상 유지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헌책방을 성장시키고, 안정된 수익을 창출한다. 이 헌책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 책은 지역 사회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많은 이벤트를 개최해서 마을 공동 회관 같은 역할을 하여 친구와 단골을 만들어 해당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사교성이 뛰어나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며, 인정을 받기까지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헌책방이 주인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 나는 불합격이다. 책만 좋아할 뿐 사람 사귀기를 잘 못하는데 지역 사회 공동체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니, 책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얼굴에 가면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웬디, 이건 당신이 해고당해서가 아니라 당신들이 계속 머물지 말지 사람들이 확신을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야. 웬디와 잭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나도 알지만, 솔직히 두 사람은 그동안 거쳐간 '시골의 파라다이스를 발견한 도시 깍쟁이'들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다들 와서는 우후죽순 가게를 내는데, 가게가 잘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지만, 그거랑 상관없이 여차하면 사업을 접고 세금 감면이나 받고, 아니면 여기서 긁어모은 돈을 가지고 다시 도시로 뜬다고. 지금 여기에는 댁들이 오래 머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P.136)


그러나 헌책방을 돈의 끝없이 나오는 화수분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몇몇 소수의 손님들은 돈 한 푼 안쓰겠다는 의지를 고수했고, 마을에 책방이 생긴 걸 좋아하면서도 자기들이 그렇게 행동할수록 책방의 존속에 해가 된다는 것을 끝까지 깨닫지 못했다. 이는 새로 생긴 서점에 놀러가 실컷 구경만 하고 집에 돌아와 아마존에서 주문하는 것과 똑깥은 행위다. 그들은 무조건 최저가만을 원할 뿐, 자신의 구매 습관이 중소 서점에 미칠 영향은, 그리고 그 문제가 자기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전혀 이해 못한다. (P.215)


"중고책이 저자에게 수익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어요. 그런데,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중고책도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때와 똑같이 저자에게 어떤 식으로 이득을 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말을 퍼뜨리거든요. 글자 그대로의 뜻에서요!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새로운 작가를 얼마나 많이 발견하는지 아세요?" (P.342)


현실적인 책방 운영의 문제들과 책을 사고파는 것에 얽힌 각종 생각과 에피소드를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심각한 문제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 쓰는 스타일은 덤이다. 


2019.11.8 Ex. Libris. HJK


새벽 세 시. 잠이 싹 달아났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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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1 엘프의 피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이지원 옮김 / 제우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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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아직 이 책은 못 샀네요. 보관함에 있으니 조만간 살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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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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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사사키 후미오이다. 책 제목을 어디에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 생각할지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과거에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일 확률이 높다.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책이고, 나도 소장하고 있는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리려다가 식구들과 사이가 안 좋아진 적이 있다. 결국, 내 방에 있는, 내 소유가 명확하다고 판단된 것들만 없앴다. 그래도 적지 않은 양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미니멀리즘을 실천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잠시 그때뿐이었나. 지금 내 방을 돌아보니 음.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


https://blog.aladin.co.kr/742713195/9067068


혹시 몰라서 찾아보니 2017년 1월에 읽고, 리뷰를 쓴 적이 있다.


습관에 대한 책은 많다. 나 같은 사람도 2권이나 소장하고 있다. 습관에 관한 책은 꾸준하게 나오는 거 같다.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습관에 관심이 많을까? 그건 아마도 긍정적이고, 좋은 습관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고, 중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에서 습관에 대한 심리적 분석, 과학적 실험 등을 소개하지만, 깊이는 얕다. 습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궁금하다면,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 스티븐 기즈의 <습관의 재발견>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책도 나름대로 도움을 주었다. 


책으로 무언가를 배우려는 것은 실천하기 전에 종종 빠지기 쉬운 함정의 위치를 미리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함정에 빠졌을 때의 고통은 빠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 고통이 있으므로 다음에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책은 함정의 위치를 미리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주의해도 몇 번이나 빠지고 마는 비열한 함정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고 싶을 뿐이다. (P.255)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곧 실패하고 만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얻기 위해 책을 다시 읽는다. 실패하더라도 왜 실패했는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해 책을 다시 읽는다. 책에 있는 것이 정답일지 아닐지는 각자 실천해 보고 본인이 판단할 몫이다.


저자가 소개한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이는 50단계 중에서 몇 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 자신을 관찰하는 일기를 쓴다. 혹시 난중일기를 읽어본 사람은 정말 사실적인 기록에 근거한 일기를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님이 임진년 정월 스무 날에 남긴 일기는 딱 2 문장이다. '맑으나 바람이 세게 불었다. 동헌에 좌기하여 공무를 보았다.' 물론, 긴 일기를 쓴 날도 많지만, 이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단지 하루에 무엇을 했는지 남겨놓기만 해도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자녀가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 취침 시간 알람을 맞춘다. 난 0시에 알람을 맞추기로 했다. 아직 며칠 안 되었다.


- 습관 적기 앱을 설치하고, 매일 기록한다. 나는 안드로이드 앱인 "Loop 습관제조기"를 설치하고, 쓰고 있는데, 간결하고 좋다. 12가지 습관을 적어놓고, 매일 체크하고 있다. 물론, 아직 며칠 안 되었다.


- 매월 해야 할 일을 정해 놓으려고 한다. 이발하는 날, 분리수거 하는 날, 부모님께 전화하는 날, 외식하는 날 등을 매월 몇째 주 요일로 정해 놓고, 그날 자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 성장을 위해서 습관을 만들지 말고, 행위 자체에서 보상을 발견하려고 한다. 오늘도 습관을 지속했다는 자기 긍정감을 보상으로 하는 일 중요하다고 한다.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글을 잘 쓸 거라는 성장을 생각하지 않고, 한 권의 책을 읽고, 하나의 글을 썼다는 자기긍정 일 뿐이다. 


저자가 사람의 행동에 대해 재미있게 표현한 내용이 있어서 소개한다.


사람의 행동은 전제군주제처럼 독단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국회에서처럼 회의를 통해 정해진다. 가령,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고 싶을 때를 예로 들어보자. '내일부터 이 시간에 일어나자'라고 다짐하고, 정해놓은 시각에 알람이 울린다. 국회가 개최된다는 신호다. 신체의 다양한 지역에서 의원들이 모이고, 국회가 열린다. 그래서, '허리' 지역에서 선출된 의원은 "아직 더 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제 술자리에서 과음을 했다면 '장' 지역에서 온 의원은 '느긋하게 소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논의 끝에 '잠을 더 잔다.'가 다수결로 가결된다. 결국 알람을 끄고 5분 더 잔다. 5분마다 알람이 반복될수록 '슬슬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하지 않을까?', '매일 늦잠이라니, 한심하네.' 등의 진지한 의견이 세력을 늘린다. 결국 꾸물거리면서도 침대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P.64)


습관을 이루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무조건 시작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 주말에 만보를 걷기 위해 근처의 호수 공원으로 나갈 때마다 항상 꾸물거린다. 하지만, 일단 만보를 훨씬 넘기고 집에 돌아와서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아직 한 달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습관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다른 습관들은 며칠 만에 비참하게 무너진 것들도 많다. 


2019년의 끝이 다가올수록 2020년 새해부터 실천할 많은 습관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11월부터라도 미리 습관을 만들어서 먼저 실패해보고, 다시 보완 및 조정한 후에 2020년부터 시작한다면 조금이라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2020년 시작부터 실패한다면, 뭐 대수인가? 다시 하면 된다. 


2019.10.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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