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
크리스 베어드쇼 지음, 박원순 옮김 / 아주좋은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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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얽힌 세계사를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를 자아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 상에는 약 40만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식물들 중에서 우리가 제대로 그 이용 가치를 알고 있는 식물은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식물학자가 아닌 이상 그나마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식물에 대해서만 알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세상을 바꾼 100가지 식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기엔 의외의 효능을 지녔고 역할을 했던 식물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로 말할것 같으면 에든버러 왕립식물원과 함게 일했으며, 인기 TV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동시에 영국에서는 정원 전문가로서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나아가 가드닝의 세계를 이끌어 가는 주요 인물로 꼽힌다고 하니 그저 대한다하는 말과 이 책을 쓸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할 뿐이다.

 

 

세계사를 통틀어서 유명인들은 물론 우리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이야기를 간직한 식물들 100가지를 모아서 소개하는데 일러스트를 통해서 그 식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도 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00가지 식물 안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나 만나 봄직한 식물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물 중 하나이자 잎의 섬유질은 데킬라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는 아가베(Agave)의 경우에 데킬라에서 합성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발표 이후 데킬라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물론 보석 입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데킬라 술을 가열하고 증기를 모아 입자들을 분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개된 식물들 중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바로 가지과(科)에 속한다는 만드라고라(Mandragora) 혹은 맨드레이크(Mandrake)인데 중세시대에는 진통제로 쓰였다고 한다. 뿌리의 모습이 마치 사람의 몸통과 팔다리를 연상키는 식물로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의 고총을 줄여주기 위해 쓰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단다.

 

더욱 특이했던 것은 이 약초를 캐는데는 엄청한 위험이 따랐다고 하는데, 뿌리째 손으로 뽑으려고 하면 이 뿌리가 뽑힐 때 사람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이 소리를 들은 사람도 그 자리에서 죽었단다. 교수대 아래에서 자란다는 점도 상당히 예사롭지 않은데 그 이유는 죄 없는 사형수의 눈물이나 사형수가 죽은 후 몸에서 배설된 정자가 땅에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맨드레이크의 뿌리는 환각과 최면, 섬망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과학 복용시 심신 쇠약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질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서 20세기에는 '자백약'으로서의 가능성을 연구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중세시대의 대머리 치료제로 쓰였다는 쐐기풀, 폭약 제조의 재료가 된 마로니에 열매 등과 같은 식물도 있었던 것처럼 과연 지금도 그런 용도 쓰이고 있나 싶은 식물들에서부터 그런 발견으로 분명 세계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는 식물, 맨드레이크처럼 마치 주술적인 느낌이 들기까지 하는 식물 등 상당히 흥미로운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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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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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님의 글은 『아가미』를 통해서 처음 접했었다. 그 독특한 분위기에,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분위기에 빠져서 이후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를 일부러 찾아 읽었을 정도이다. 매번 새로운 책을 선보일 때마다 작가님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의 글에 매료되었었는데 이번에 마난게 된 『한 스푼의 시간』역시도 후회스럽지 않은 선택이였다.

 

『한 스푼의 시간』은 몇 해 전에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동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명정이라는 노인에게 발신자가 외국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외아들인 택배 상자가 도착한다. 아내와 외아들마저 잃고 허름한 동네에서 홀로 살아가는 그 앞에 도착한 택배 상자 속에는 대략 17살정도로 보이는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로봇이 들어 있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인냥 언젠가 둘째가 생기면 지어주려던 은결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고 명정은 소년(로봇)과 함께 살아간다. 인간을 빼닮았으나 또 단순한 업무 이외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은결은 진짜 사람들 속으로 조금씩 어울어져 살아간다.

 

결국 그렇게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이웃에 살던 아이들은 점차 성장해 서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동시에 그만큼 나이가 든 명정은 이제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해야 할 시기가 다가옴을 느낀다.

 

이 책의 제목인 '한 스푼의 시간'의 의미는 명정이 은결에 한 인간의 생이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한 것이라며 말하는데 어쩌면 로봇인 은결과는 달리 사람의 유한한 생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로봇이기에 애초에 설정된 프로그래밍에 따라 행동하던 은결이 불완전한, 달리 말하면 결함이 있는 샘플이였기에 로봇으로 따지면 오류이지만 인간과 비교했을 때는 오히려 자연스러울지도 모를 계산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은결이 명정을 비롯해 주변 이웃 아이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것처럼 느껴져 한편으로는 가슴 뭉클해지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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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파리
목수정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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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전역에서 테러의 위험이 발생하다보니 해외여행을 떠나기가 무섭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유럽은 세계적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역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술과 낭만, 사랑의 도시로 이름 높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파리를 주인공으로 한 여행도서도 서점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그래도 신기한 것은 매번 대체적으로 파리 내의 관광명소를 담아내는 책이 다반사라고 해도 볼때마다 멋지게 느껴지는건, 떠나고 싶어지는것이 파리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곳을 찾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시선에서 파리를 보고 각기 다른 파리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는데 『당신에게, 파리』역시도 이미 익숙하게 알려져 있는 파리의 매력에 또다시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그동안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문화의 가치를 자신과 세상에게 설득하고픈 마음에 공부를 하러 파리로 떠났고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현재는 가족과 함께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가로서, 여성으로서, 또 파리에 거주하는 파리지앵으로서 마주한 파리의 모습을 우리는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파리를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으로 즐거운 기분이 들것 같은데 누구나 부러워하는 여행지가 거주지라니 그렇게 바라본 파리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기존의 파리를 소개한 여행도서들과는 다른 구성도 아마 저자가 파리지앵이기에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도 분명 파리의 유명 관광지가 등장하긴 하지만 관광보다는 파리지앵의 입장에서 바라본 파리를 곳곳, 이모저모를 담아낸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동시에 파리와 더 사랑에 빠질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여서 더이상 나올 매력이 있나 싶은 파리 구석구석의 진짜 매력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당신에게, 파리』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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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영역
사쿠라기 시노 지음, 전새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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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 문학을 많이 읽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일본서점대상 작품과 나오키상 수상작과 수상작가의 작품은 아무래도 더 찾아보게 되는것 같다. 146회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일명 미미여사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심사평을 보면 사쿠라기 시노의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인간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질투'의 본질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질투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때로는 긍정적 작용으로 자신을 더 발전시키기도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기도 하는데 과연 이 책에서의 질투는 어떤 모습을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작가와 독자가 모두 만족한 이 책에서는 서예가 류헤이, 그의 치매 걸린 반신불수의 어머니, 뛰어나지 못한 어정쩡한 재능을 가진 남편을 대신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내 레이코가 나온다. 그리고 이들 앞에 지역 도서관장인 노부키가 발달장애를 지녔지만 서예에 있어서 만큼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동생 준카를 데리고 등장한다.

 

어머니는 류세이를 서예가로 성공시키고자 했지만 결국 서예 교습소를 운영하는 처지다. 그러던 중 류세이는 도서관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는데 이때 유능한 도서관장 하야시바라 노부키의 여동생 준카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스물다섯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이와는 달리 순수함을 가진 여자인 동시에 류세이에게는 없는 서예에 대한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다.

 

노부키의 부탁으로 류세이의 서예 교습소에서 준카는 보조 교사로 일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특별할것 없는 생활에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면서 이들 사이에는 '질투' 역시도 파생되는데...

 

류세이는 자신에겐 존재하지 않는 준카의 천부적인 재능에 질투를 하고, 그런 류세이를 지켜보는 아내 레이코는 그들의 관계에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레이코와 노부키 사이에 자리잡은 동질감, 그런 아내와 노부키의 관계를 알게 되는 류세이의 이야기가 그 나이답지 않다고 할수도 있지만 동시에 순수한 영혼의 준카를 구심점으로 해서 흘러가는 점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누구라도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마도 질투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질투'라는 인간의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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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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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제목과 이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의 관계 때문에 이끌린 책이 아닐까 싶다. 어디든 멀리 한번 떠나보고 싶은 나이기도 하고, 시인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은 과연 어떤 이야기로 담겨져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게 하는데 그중에서도 한번쯤 살아 보고 싶은 유럽을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두 모녀가 여행을 했으니 이 이야기는 좀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모 광고 속 두 부자가 처음으로 떠난 단 둘의 여행에서 무뚝뚝하지만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는데 모녀지간은 오죽할까 싶기도 하고, 과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사물과 풍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에 대한 것을 읽어가는 재미도 분명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하면서 매일 읽기를 쓰고, 가는 곳마다 그림으로 남겼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책에서는 사진 이미지 보다 그림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너무나 유명한 장소들을 온전히 그림으로 만나는 것은 확실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딸의 꿈을 위한 유럽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엄마가 쓴 책은 지금 이 책으로 딸인 솨니가 엄마와 함께 유럽 미술관 여행을 하며 썼다는 일기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똑같은 여행에서 건져 올린 엄아와 딸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또 같이 들어 보는 묘미가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이 책은 스페인(에스파냐),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를 넘나드는 여행을 통한 두 사람의 대화가, 각자의 생각이, 둘의 감상이 가득 담겨져 있는 책이다. 유럽을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감상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두가 다 이런 여행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모녀가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참 부러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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