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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더 웨딩
신디 츄팩 지음, 서윤정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섹스 앤 더 시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마도 모든 에피소드의 뒤에 따라 붙는 캐리의
내레이션일 것이다. 그 하나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드라마 속 주인공은 사랑과 배신, 상처와 행복 등을 겪게 되는데 드라마의 내용이 상당히
화려했다면 마지막 캐리의 내레이션은 그런 화려함과 숨가쁜 그녀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던것 같다. 그것이 있었기에 아마도 그
드라마를 야하지만 야한것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섹스 앤 더 시티〉는 잊을수가 없는데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목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바로 그 드라마의 작가였던 신디 츄팩이 이야기하는 ‘와이프로서의 라이프’라고 한다. 〈섹스 앤 더 시티〉가 6시즌을 끝으로 드라마가
종영되었고, 이후 두 편의 영화로 네 여자의 드라마 이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왠지 이 책은 그 두 편의 영화처럼 ‘싱글 여성의
라이프’에서 결혼을 한 이후의 ‘와이프로서의 라이프’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흔히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분명 연애 기간과는 다른 느낌인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결혼 당사자를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겠지만 서로가 잘 헤쳐나간다면 그 이전보다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현실적인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것이 결혼에 대한 로망을
산산히 부서지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신디 츄책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솔직하다 못해 적나라하게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지 갈등이나
오해에서 끄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감동을 끝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적이되 절망적이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직업 자체가 글을 쓰는 사람이여서 그런지 자신의 연애와 결혼에 얽힌 각가지의 이야기들도
마치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인듯, 가공의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인듯 흥미롭게 잘 써내려 간 점도 이 책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라면
매력일 것이다.
때로는 웃긴 일들도 있고, 때로는 슬픈일(불임과 같은)들도 있지만 그런 각각의 감정들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도록 적정한 조율을 하고 있는 점이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결혼을 한 사람들과 아직 미혼인 사람들이 읽어도
충분히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