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Fithele > 인터넷 실명제 반대 운동

인터넷 실명제 반대 홈페이지 바로가기

어이없는 법안이 탄핵정국을 틈타 통과되었습니다.

같은 홈페이지에서 퍼옵니다

출처 : http://freeinternet.or.kr/maybbs/view.php?db=freeinternet&code=decla&n=16


인터넷 실명제에 관한 10가지 오해

1. 시민사회단체들은 모든 실명확인에 반대하나요?

시민사회단체들은 개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명확인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습니다. 각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자기 사이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꼭 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실명확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국가인권위원회나 시민사회단체들이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하는 것은,
법률에 의해, 그것도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적으로 시행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명확인이 꼭 필요한 사이트인지, 혹은 반대로
익명 표현이 반드시 필요한 사이트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령
구분한다 하더라도, 그런 구분은 국가가 임의의 기준에 의해 강제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사이트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 인터넷 언론사만 대상으로 시행되는 것이 아닌가요?

지금 제출된 선거법 개정안 제8조 5항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언론사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에 관한 보도, 논평 및
여론 등을 전파할 목적으로 취재, 편집, 집필할 기사를 인터넷으로 통하여
보도,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경영, 관리하는 자와 이와
유사한 언론의 기능을 행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경영, 관리하는 자"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웹사이트 중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홈페이지가 단 하나라도 있을까요? 홈페이지는 원래 그 존재 자체가
언론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법 자체만 놓고 보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모든 인터넷 홈페이지가 처벌 대상이 됩니다. 

3. 기성 언론은 기사 실명제를 하고 있는데, 인터넷 언론만 실명을
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한 것 아닌가요?

기성 언론이 기사 실명제를 채택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로부터 기사에
대한 권위를 인정받고 신뢰를 얻기 위해 그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채택한
것입니다. 어떤 법률도 기사 실명제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언론에서도 자신의 글에 대한 권위와 신뢰를 획득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실명을 씁니다. 물론, 필명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 역시
문인이나 연예인들이 예명이나 필명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대해서는 실명확인을 법률로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인터넷 실명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세칭 "∼카더라" 수준의
자유게시판 게시물들이나 댓글들입니다. 이런 뜬소문들은 뜬소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습니다. 가치있고 책임성있는 공론장 영역의
이야기들이 어느 한 사람만의 머리 속에서 갑자기 나올 수는 없습니다.
뜬소문 속에는 무수한 진실의 단초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 단초들을
끄집어내고 각종 근거와 논리들로 다듬어낼 때 사회적으로 논의해볼 만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때문에 뜬소문의 공간이 죽으면 공론의
공간도 죽습니다. 실명제는 이 뜬소문의 공간에 대해 공론의 공간이
되든지, 아니면 사라지든지 양자 택일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4. 현실 세계가 실명의 세계인데 반해, 사이버 공간은 익명의 공간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데요?

현실세계가 실명의 세계이고 사이버 공간은 익명의 공간이라는 설명은,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현실 세계와 사이버 공간
모두, 실명과 익명이 공존하는 공간일 뿐입니다. 
이미 상당수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자율적으로 실명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IP나 쿠키 등 개인을 확인할 수 있는
무수한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반면, 현실 세계에서도 발신자를 확인할 수
없는 전화,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유인물이나 대자보, 투서 등
익명의 표현과 행위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현실 세계의
모든 유인물에 대해 실명확인을 거친 후에 배포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5. 실명확인을 하면 비방이나 명예훼손 같은 게시물이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예전에 PC통신 시절에는 실명확인을 하지 않으면 접속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도 비방과 명예훼손, 욕설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실명확인을 하는 사이트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
사이트에서도 여전히 그런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명확인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실명확인을 하면 욕설이나 악성 표현이 다소나마 줄어들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법률로 전 국민에게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국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6. 실명확인을 하지 않으면 범죄를 저질러도 수사하기가
어렵다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은 IP 주소나 쿠키 정보 등
다양한 흔적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최근 경찰은 전국의 거의 모든 PC방의
IP 주소를 확보하여 5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선관위는 자동검색 시스템을 이용하여 매일 2만5천개 이상의 선거 관련
게시물들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가 되는 게시물들에 대해서는 사후에 얼마든지 추적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전에 실명확인까지 거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인터넷 실명제가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7. 그래도 실명확인을 하면, 수사하기에 좀 더 쉽지 않을까요?

실명확인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본인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난 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전문 설문조사 기관을 통해 조사해본
결과, 약 26%의 네티즌들이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어 웹 사이트 가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정작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빼내서 너무 손쉽게 실명확인을 회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물이 너무 총총하면 큰 물고기는 못 잡고 잔챙이만 잡는다고 합니다.
실명제라는 그물에는 정말 악의적으로 흑색선전이나 비방을 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화가 나거나 장난기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만이 걸려들 것입니다. 악의적으로 흑색선전이나 비방을 하는
사람들도 꼭 잡고 엉뚱한 피해자를 줄이려면, 언뜻 보기에는 다소 느린
것처럼 보여도, 역시 수사기관이 법적 절차를 지키면서 과학적 방법으로
수사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8. 자신의 글에 떳떳한 사람이라면 실명 확인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금지된 물건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면, 아무 때나 소지품 검사를 하더라도
상관이 없을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사회에든 스스로의 양심에는
꺼리낄 것이 없다 하더라도, 사회의 억압적 문화나 편견으로 인해 부당한
고통을 받게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속한 집단의 비리를
고발하려는 내부고발자들,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멸시의 시선을 받게 되는
성폭력 피해자들, 자신의 성적 기호만으로 편견과 적의에 고통받는
동성애자들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로는, 근거 없는
인종주의적 적대감에 휩쓸려 무려 6백만명이 대학살된 유대인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사회의 부당한
비리와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공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익명의 공간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회에서든 편견과 차별이 근본적으로 사라질 수 없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폭력과 무절제의 공간처럼 보일지라도, 익명의
공간은 우리 사회의 관용과 자기 반성을 위해 꼭 남겨두어야 할
공간입니다. 

9. 그렇다면, 비방이나 명예훼손이 발생하더라도 그대로 두어야
하나요?

결코 그대로 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사후에 대응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들은 이미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는 곳에서도 불법 게시물이나
욕설 등 문제가 많은 게시물은 쓰레기통 등으로 이름 붙여진 특정
게시판으로 옮기거나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은 적절한 기준에 따라
삭제하는 등 자율적인 해결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율적인 해결책들을 권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도, 사이버 사회의 발전에도 더욱 적합한
방식입니다. 

10. 외국에도 이런 제도가 있나요?

사상 유례없는 제도입니다. 일단,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또,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처럼 민간에서 광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전 국민을 상대로 실명확인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미국의 조지아주가 인터넷 실명제를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위헌 판결을 받았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의회 차원에서
물품 대금 징수나 범죄 수사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넷의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이 자료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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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흔 2004-03-1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감상능력검정시험>이란 걸 어디서 만든다고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더니,
<인터넷실명제>를 유치한 탄핵정국을 틈타 통과 시켰다니요.
저도 찌라시 뿌리러 갑니다.

ugg boots sale 2009-12-04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정이 되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러고는 내 손을 잡은 채 말하기 시작했네. 나한테 할 말이 있다는 거야. 오래전부터 그래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그냥 아는 것과 그래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건 다르다고 했어. 그래, 어떤 중요한 사실을 새로 깨닫게 되면 한동안 그 사실이 모든 생각과 꿈을 차지하게 되지. 그래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그건 언어가 아니라 그림처럼 영상화된 하나의 장면이라네. 그러다가 어느날 확신을 갖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어. 좌우로 한 칸씩밖에 못 움직이는 장기처럼 말이야. 그런 게임은 계속하나 포기하나 마찬가지인 거야. 인생이라는 적은 '장이야'라고 말하지 않고 늘 한 수씩만 물려주지. 그래서 희망도 없으면서 유일한 한 수를 기대하며 사는 거야. 그렇지만 안나는 그 마지막 한 수마저도 지겨워져 버린 거지. 지겨워진 거라고! 이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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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달의 궁전> 가운데 마르코 포그가 예술의 목적은 '세계를 가로질러 자신의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일입니까?

오스터: 때로는 그렇지요. 스스로도 왜 쓰는 것일까 종종 의아해하곤 합니다. 단지 아름다운 것,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쓴다고 할 수 없어요.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가요? 글을 쓰지 않을 때 가장 저기압이 됩니다. 그렇다고 글을 쓰는 일이 대단히 즐거운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지만, 글을 쓰지 않으면 더욱 나빠질 뿐입니다.

...

래리: 어떤 의미에서 당신의 책은 모두 '같은 책'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것은 '어떤 책'을 말하는 것입니까?

오스터: 한마디로 나 자신의 강박관념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까요. 내게 들러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는 것을 써 내려간 장편 역사소설 말입니다.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상관없이, 내 작품은 모두 같은 문제 군, 같은 인간 딜레마 주위를 맴돌고 있어요. 쓴다는 행위는 이미 내게 자유의사에 맡겨진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무엇입니다. 어떤 이미지가 내 안에서 마구 솟아올라 막다른 곳에 몰리는 기분이 들고, 그래서 꼼짝 못하고 그것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한 마주침을 되풀이하는 동안 한권의 책이 조금씩 모습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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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00번째 알라딘 리뷰를 썼다. 2002년 5월 <키재기>부터 2004년 3월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까지.(겨우 100개밖에 안되나... 1주일에 한개 꼴이군.) 사실 인터넷 서점의 편집자 리뷰라는게 딱히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필수업무도 아닌데, 그래도 아직은 업무 가운데 리뷰쓰는 것이 가장 즐겁다. 괜찮은 책,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책을 보면, 꼭 리뷰를 써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사실 중간에 다른 업무가 끼어들고 바쁘다보면 그냥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때마다 진짜 자식새끼 먹일 거 제대로 못먹이고 입힐 거 대충 입혀 세상 밖에 내놓은 기분이라 두고두고 미안하고 찝찝하다.(아, 요새 그런 책이 좀 많다. ㅠ.ㅠ)

단순히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아니다. 리뷰 안 써도 팔릴 책은 미친듯이 팔려나간다. 작가 이름이 있거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소개되면 책소개가 없어도 금세 베스트 셀러가 된다. 그래서 <나무>나 <연금술사>, <칼의 노래> 같은 책에는 리뷰를 써야겠다는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사랑하고 알고 있으니까. 리뷰가 정말 필요한 책들은 가치에 비해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거나 미디어 등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또는 어떤 특정대상의 사람들에게 유효한  B급 책들이거나.

책을 소개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내가 딱히 전문가인 것도 아니고 그저 한발 먼저 책을 만나는 이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아닐까. 책소개시 가급적 출판사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리지 않고 최소한의 가공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 사이트를 보고 책을 고르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또는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도자료란게 어느정도 미사여구와 과장이 배어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우리 편집자들이 거기에 보태 알라딘 리뷰를 쓰는 것은, 이 책이 어떤 측면에서는 분명 주목할만한 책이니(모든 사람에게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다시 한번 눈여겨 봐주시라는 하나의 간곡한 제스처인 것이다.

물론, 개인적 즐거움도 크다. 글을 쓰다보면 미처 깨닫지 못하던 부분을 알게 되고 그 책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또, 리뷰라는게 혼자 쓰는 독서일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 책의 의미와 장점을 전달하는 것이라서, 그것 자체로 일종의 '소통'이라 생각하기에 더욱 즐겁다.(사실 언어를 다루고 만지는 일도 즐겨한다.)

첫 번째 리뷰와 100번째 리뷰의 대상도서가 공교롭게도 둘 다 일본 여성작가가  쓴 '소녀의 성장소설'이다. 우연치고는 꽤 의미심장하다는 느낌. 앞으로도 나는 계속계속 나아갈 것이다. 성장할 것이다. 부딪혀 깎이고 둥글어지고 좀더 능숙해지고, 그럼에도 하루하루 새로운 모습이기를. 먼훗날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거나 후회가 남지 않기를.

(아, 주말마다 뭔가 다짐을 하네.; 근데 막상 월요일이 되면 엉뚱한 일이 터져서 정신없이 한주를 보내게 된다는. ㅠ.ㅠ -> 주말에 써놓은 페이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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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은 내 첫 직장이다. 동기들 중에서 꽤나 늦게 취직한 축에 드는 나는, 중간중간 알바를 하기는 했지만(또 한 곳에서는 6개월간 거의 무료봉사를 하기도 했지만;) 정직원으로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며 다니는 곳은 알라딘이 처음이다.

어쩌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취직 자체가 우연한 기회가 겹치고 겹쳐 가능한 일이었는데(왠지 폴 오스터적이군), 주위 사람들은 너한테 정말 딱 맞는 직장이야, 이구동성 외쳐댔다. 입사한지도 벌써 1년 11개월째. 이곳에서 일하게 된 것, 알라딘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진심으로 기쁘고 또 행복하다. (아, 사장님 보라고 이런 글 쓰는 건 결코 아니다.;)

예전에 회사소개 페이지 컨텐츠를 위해, 자신의 업무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제출하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때 한 동료가 쓴 문장이 아직도 생생하다. "책속에 파묻혀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책에 깔려 지냅니다. -_-; 그래도 전 여전히 책을 대할 때마다 가슴이 설레는군요." 우리 편집팀 사람들의 마음을 딱 집어낸 표현. 이 이상이 없다. 나는 뭐라고 썼더라. 아마도 "물리적/정신적으로 책에 둘러싸여 지내지만, 그래도 일 자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라고 썼던 거 같다. 지금은? 업무의 방향성은 조금 바뀌었으되 마음의 상태는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심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일할 수 있다는 것. 연초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동료 몇을 떠나보내면서 많이 흔들리고 아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내가 이곳을 좋아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긴 생각 끝의 이야기, 어쩌면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겠지. 그러나 아직은, 여전히 일하는 것이 즐겁고 또 재미있다.

주변에 워낙 교사가 많은 탓인지, 3월 하니까 비로소 새해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내일이면 연휴도 끝, 일상 업무로 돌아간다. 이전과 크게 다를 건 없겠지만 마음만은 새롭게. 자리배치도 바꾸고 서가도 정리했으니, 이제부터는 정말 정리정돈 잘하며 살아야겠다.(내가 이렇게 말했더니 모두들 말도 안된다고 했다. ㅠ.ㅠ) 서재 글도 생각나는대로 재깍재깍 써올리고, 좀더 부지런해져야겠다. 올해엔 바라마지 않던 해외여행도 꼭 가고. 자기소개서에 '낙천적', '낙관적'이라는 단어를 두 번씩이나 강조해서 사용했다는 나.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시선과 태도,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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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부럽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가졌다는 거~
꽃 피는 춘 삼월이 시작되었네요. 재깍재깍 올라오는 님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시렵니까? 이건 부담드리는 겁니다.! ^^*

레이저휙휙 2004-03-0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나도 그대가 좋아요 +_+

zooey 2004-03-0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정과...: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그걸 업으로 삼게 될지는 정말 예상도 못했었지요. ^^ 업뎃은 장담 못하지만, 으아. 열심히 해보도록 합지요.
기스: 아, 고맙소. 나...나도 당신이 좋소. 헉.(닭살이;;)

비로그인 2004-03-02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다는 말 밖엔...

skytosea 2004-03-0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스... 요즘 상태가 안좋은듯하오... 왜 그러오... 남자를 좋아하란말이오...하영씨도 시집가야지...ㅋㅋ...

조선인 2004-03-13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알라딘에 다니시는군요. 그럼 혹시 책을 더 싸게 살 수 있나요? 진짜 부럽습니다.

zooey 2004-03-14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반갑습니다. ^^ 네, 직원은 조금 더 할인이 되지요. 그덕에 책욕심만 더해간답니다.;

파란달 2006-11-1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어찌 다니면서 이곳까지 오게됐네요... 책에 깔렸더라도 마냥 왠지 부럽답니다^^

zooey 2006-11-2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달님, 안녕하셔요. ^^ 제가 워낙 서재를 방치해두는 바람에 이제사 댓글을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겨울 시즌이 곧 시작이라 정신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책을 만나면 기쁘고 그러네요. 저도 파란달님이 올려주시는 리뷰 잘 읽고 있답니다. 흐흐. 늘 좋은 하루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