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별 안주도 없이 맥주가 술술 들어가서 

4캔 (2캔이면 족할 줄) 다 마시고 더 사러갈 뻔했다. 역시 기쁨은 좋은 안주다. 안 취함. 오래 감. 

주당 김자케는 얼마전 발견하고 요새 업로드 될 때마다 보는 채널인데, 여기도 좀 상상초월이다. 

말에 그치지 않는다. 정말 전투적으로 마심. 소주병 흔들면 병 안에 생기는 회오리. (이거 국룰인 거 같던데, 언제부터? 라떼도 있었나? 확실치 않음). 하튼 회오리에서 시작하여 "위하여 (We higher)" "May 노포스 be with you" 후렴까지, 전투적이고 꾸준히 보다 보니 저 후렴이 수시로 귀에 울린다. 


오늘 아침 할 일이 있었는데, kt 모바일 요금이 며칠 전 자동 이체 출금이 되고 또 카드 대금으로도 청구가 되어서, 이게 머선129. kt와 카드회사에 전화해 알아보기. 신청한 적 없는 자동 이체 출금이 어떻게 될 수 있나도 이해가 안되지만 그런 다음 카드 청구도 되었으며 kt 홈페이지의 요금 청구 납부 내역에는 이것들이 반영이 안되어 있다는 아아아 (비명입니다) 하튼 이게 머선129. 


전화를 마치고 나니 머리가 아프고 

그리고 해결은 안된 거 같다. kt와 카드회사 두 쪽 다 답이 이해가 되지 않음. 카드 대금은 25일에 이체되는데 

그 날 보아서 며칠 전 자동이체된 요금이 선결제된 걸로 처리된다면, 그러면 해결된 걸로. 아니면 그 날 다시.. 

아 여전히 머리 아프다. 미니멀리즘은 다른 무엇보다 이런 영역에서 필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모바일 없이 삶? 

내가 노인이 된 세계에서는 이 문제에서 미니멀리즘이 가능한 세계이기를. 





수학에서 오랫동안 난제였다는 "원적문제" (구글링 해보니 이렇게 불린다. "squaring the circle").

원과 같은 면적을 갖는 사각형. 


<응용 합리주의>에서 바슐라르가 이 문제 잠깐 언급하기도 한다.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서, 원적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몽상가들에게 더 이상 응대하지 않겠다는 정당한 결정을 내렸다. 원적문제의 현대적 증명은 전부 광증에 속한다. 철학자들을 선동하는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그것들이 수학적 형식으로 표현될 때, 이같은 판결에 처해질 수 있겠는가. 무한의 문제를 한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저 마지막 문장이, 무한(infinity)에 대한 수학적 이해가 있다면 무한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끝난 것이다, 같은 뜻은 아닐 것이다. <물과 꿈>에서 "물의 고통은 무한하다" 같은 문장을 그 자신 쓰기도 하고. 


통신 요금으로 인한 머리 아픔 때문에 

원적 문제가 남의 일이 되는 세계. ;;;;;; 쉽지 않은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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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6-24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에 한국 가보니. 요즘 대세는 막걸리인것 같던데요. 다양한 막걸리를 마셔보니. 늠나 맛있더라고요. 또 먹고 싶다능 ㅠㅠ 돈도 돌려받으셨나요?

2021-06-25 16: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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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0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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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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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1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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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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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9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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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9 1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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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06: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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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0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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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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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1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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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온종일 채점을 했고 오늘은 2/3일(깨어 있는 시간의) 채점을 했다. 

그리하여 거의 끝냄. 몇 가지 남아 있는 게 있지만 이제 거의 끝났다. 학교 일에 들일 시간은 이제 (그래도 적어도 몇 시간 들긴 하겠지만) 명확히 유한해진 것이다. ;;;;; 오 이것이 주는 이 기쁨이여! 학교만이 아니라 어디서든 그럴 것이다, 정규직이 아니라면 (심지어 정규직이어도 그럴 수 있는데, 그렇다는 얘기가 있던데, 아니라면 오죽?) 거기 들이는 시간은 제 무덤 파는 삽질이라는 것. 제 무덤 파는 삽질, 이 말의 극현실성을 체험으로 알고 있는 모두에게, 건배! 






넓어서 좋다는 편의점에서 맥주 사왔다. 

"맥아, 더"라는 맥주가 있길래 사와 봄. 맥아더 캐리커처가 있고 

"맥아, 더 맥주는 맥아가 더 들어있어 꿀맛인 맥주이니라." 저런 장면 충분히 가능한 편의점. 

테이블과 의자도 많이 놓여 있다. 그러고도 남는다. 자꾸 가고 싶어짐. 맥주를 마셔야겠어서라기보단  

편의점에 가야겠어서 맥주를 산다. 


저 위의 수식은 구글 이미지에서 "differential equation" 입력하여 찾은 것. 

바슐라르의 과학철학 책들에 수식이 아주 많이 있지는 않다. <과학정신의 형성>에는 아마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새로운 과학 정신>에는 하나 둘 정도? <응용 합리주의>에는 특히 전자기학 관련하여 꽤 있다. 여하튼 수학에 대한 논의는 있어도 수식을 자주 동원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그를 이해하려면 수학이 필수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점점 더 알아보게 된다. 수학 능력자라면 그의 철학에서 무엇이 새로운가, 도발적인가, 더 분명히 알아볼 것이라는 것도 알아보게 된다. 알아보여야 할 것이 알아보이지는 않지만 알아보여야 한다는 건 알아보임. (....) 


수학을 피해가면서 할 수 있는 게 뭔가 봐야겠지. 수학을 어떻게 함. 내가 수학을 함? 어떻게? 

몇 년 동안 저 기조였다가, 수학을 해보기로 했다. 세상엔 수학 강좌들도 많잖아. 그래도 한국에서 중고교 다녔으면 아예 산수부터 해야 하는 건 아닐 걸? (실제로 시작하고 보니, 산수도 어렵......... 내가 알던 산수가 아니....) 





그래서 이것이 수학 공부 하려고 하는 테이블이다. 

절대로 사진이 이상하게 회전되어 뜨므로 이 사진도 왼쪽으로 눕혀진 사진. 

스프링 제본한 책들을 보기 위한 너비 60cm 독서대도 구입했다. 이면지도 많고 써서 없애야 하는 각종 공책들도 넘쳐나기 때문에 "연습장"으로 쓸 종이들은 혹시 평생 수학 공부한다 해도 추가로 살 필요가 없. 


왼쪽의 <제2의 성>은 이틀 전인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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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6-17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대나왔는데 저거 하나도 모르겠어요.....
저거 전부가 아니라 뭔가의 일부 같은데?? 🤔

몰리 2021-06-17 19:20   좋아요 0 | URL
수학 능력자들에게는 숨쉬듯 쉬운, 공기처럼 가벼운 거 아니야 이거???
그렇겠지. 그러나 내겐 all Greek to me.

했는데, 아닌가 보네요?!! 오 어쩐지 다행. ;;;;;
수학을 포기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알게 되는 경로가 될 거 같기도 한데 사실 그것도 기대가 됩니다! 제대로는 만난 적 없었던 수학이여. 이번 생에 우리가 다시 만나........... ;;;;

다락방 2021-06-17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딩시절 라디오에서 마이 쉐로나 듣고 오 이게 뭐야!! 너무 좋아!! 이러고 리얼리티 바이츠를 봤는데 말입니다. 크-
 



사놓고 읽지 않은 과학 책들도 많다. 이것도 있는데, 이건 표지는 

어쩐지, 어딘가 조금은, 위협적이지만 실제로 읽어 보니 거의 아동 도서 풍이다. 어린이를 위한 위인전 풍. 

중학생은 아니라도 고교생부터는 대상 독자로 생각했을 거 같은 책. 

빠져들어 읽는 과학 취향 어린이들이 곳곳에 있을 책. 


















번역판 표지 이미지 옮겨 오려고 했더니 복붙이 안되어서 알라딘 상품 이미지로. 

번역판 표지가 뭔가 더 "얘들아 어서와" 느낌이기도 하다. 


<응용 합리주의>에 전기, 전자기에 대한 논의도 있어서 

이미 집에 있는 이 책 같이 보면 좋겠어서 보기 시작함. 


"패러데이와 맥스웰은 각자 자기 몫의 전기작가들을 매혹했다. 그럴 만하다. 이들은 천재였지만 또한 동시에 존경스러운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관대한 영혼들이었다. 이들은 보는 이를 감염시키는 열정과 함께 과학을 했다. 이들이 발산하는 매혹 앞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 그리고 세계에 대해 더 만족감을 느꼈다." 


저런 내용이 서두에 있다. 아.... 번역이 잘 안되니 

원문을 일부라도 옮겨 오면: Aside from their genius, both were admirable, generous-spirited men who conducted their science with infectious enthusiasm and exuded the kind of charm that made people feel better about themselves and the world in general. 


오늘 온종일 채점을 했는데 

"시간의 체험" 주제로 주었던 작문 과제 중에 "그와 함께 하는 1분도 견딜 수 없을 사람과 1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그가 어떤 사람이며 그 1시간 동안 그는 내게 무엇을 했는가. 그의 말은 어떻게 모두 어김없이 악취를 풍겼는가. 


패러데이와 맥스웰의 열정, 매혹. 그리고 모든 단어가 쓰레기가 되게 하는 사람과의 한 시간. 

이게 뭔가 기록할 가치가 ;;; 있는 대조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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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courses에서 출시한 강의들 중에 

특히 더 효자상품, 스테디/베스트 셀러들이 있는데 

이 <과학의 즐거움> 강의가 그 중 대표일 거 같다. 


어제 1강 들어보았다. 

과학이란 "way of knowing"에 관한 것이고, 그 "way of knowing"을 위한 과학의 "방법"이 있고, 미국 시민 모두에게 과학적 문해력이 요구되고, 그 문해력과 함께 과학 교육의 개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얘기 체계적이고 압축적으로 하고 있었다. 막연하게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었. 다시 들어봐야 하고 강의 자료도 보면서 하튼 좀더 "각잡고" 봐야 할 내용이었다. 이것도 스프링 제본이 필요하다. 가슴에 확 와 닿은 두 대목이 있었는데, 하나는 어떤 질문들은 과학적 질문이 아니었다가 과학적 질문이 되기도 한다던 얘기. 그런 질문의 예로 교수는 "우주의 기원"을 들었다. "우주의 기원"이라는 문제는 20세기에 들어서야 (허블 망원경과 함께?) 과학의 질문이 될 수 있었다. 그러기 전에 그것은 공허하고 한가한 질문이었다. 예를 하나 더 추가하면 "의식 (consciousness)"의 문제는 현재 과학적 질문이 아닌데, 아마 곧 과학적 질문이 될지 모른다고 교수는 덧붙였다. 


다른 하나는, 무엇보다 좋은 질문들이 과학을 풍요하게 하고 과학을 앞으로 이끄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여성 과학자, 소수 집단 과학자들을 적극적으로 과학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던 얘기. 새로운 관점의 유입이 부단히 필요하다. 


이런 얘기 듣는 게 정신 건강에 막대히 도움이 된다. 

부정적 감정들에 장악될 거 같을 때 이런 얘기 들으면, 그 감정들을 차단 혹은 정화할 수 있다. 


세상엔 좋은 것들이 있고 특히 인간 정신이 성취한 좋은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자기 삶과 직접 연결되게 해야 한다는 것. 남의 일이 아니게 해야 한다는 것. 

그것들을 내가 직접 살아 보아야 한다는 것. 


그걸 남의 일로 만드는 모두에게 맞서야 한다는 것. 

------ 그렇다고 새삼스럽게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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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살고 있는 나무. 

이걸 이사한 집에서 매일 눈으로 보는 중이다. 

새가 많은데 그래서 새 소리도 계속 들리고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까마귀도 있는지 주로 시끄럽지 좋은 소리가 아니다. 까악 까악 (아마 까마귀), 지절지절 꺄르르 (듣기 좋은 지저귐) 중 앞 쪽이 압도함. 그런데 새들과 눈을 마주칠 만한 거리에서 새들이 가지와 가지 사이를 오가는 걸 보는 건 신기하긴 했다. "bird watching"이 진지한 여가 활동이 된다는 게 이해가 되었다. 어두운 녹색 잎들, 빽빽한 나뭇잎들 사이에서 하늘색 주황색 깃털 색이 오묘한 새가 출현하는 순간. 가장 흔한 새여도 그 순간이 특별하다면 보기 쉽지 않은 새를 어쩌다, 마침내, 보게 되는 건 정말 특별하겠다. 자기가 왜 "bird watching"에 빠져들었나 말하면서 리처드 로티가 강조한 게 저런 것이기도 했다. 


근처에 복사, 스캔, 제본하는 집이 있는데 양면 복사가 30원이다. 

연희동에서 이용했던 복사집은 단면 복사에 100원이었다. ㅎㅎㅎㅎㅎ 30원, 100원(200원) 차이에 행복하게 놀랄 수 있다. 이 복사집은 스캔을 하면 처음 5페이지는 페이지당 200원이었나 500원이었나 그렇고 그 장수를 넘어가면 페이지당 100원이었나, 하튼 복사 따로 스캔 따로 요금 체계가 있었다. 둘 다 이해할 수 없고 비쌌음. 집에 프린터(스캐너, 복사기) 둘 공간이 없으니 그 집 자주 이용했는데 어떤 땐 뭐가 이렇게 비싸, 한탄하면서 나오게 되던 집. 그냥 때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이었던 걸 수도. 이사하면 복합기를 하나 사려고 했지만 지금 집에도 그걸 둘 공간이 마땅치 않다. 그런데 근처에 저렴하고 잘 해주는 복사집이 있어서 잘 이용하고 있는 중. great courses에서 제대로 들어봐야 하는 강의들 pdf 자료를 이 복사집에서 스프링 제본해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제본할 거 아주 많다니까 복사집 아저씨가 매우 좋아하셨다. 계속 보내라고. 다 바로 바로 해주겠다고. 


저렴하게 스프링 제본 잘해주는 집. 

이런 집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도, 그게 이렇게 좋은 것이다. 

제본도 제본인데, 스캔해서 pdf 파일로만 갖고 있어도 될 책들. 그냥 버려도 되겠지만 스캔 비용이 저렴하다면 스캔해서 파일로 갖고 있다면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마음 편해질 책들. 이런 책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어서 안도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책들 비워내는 것만으로도 책장에 공간이 생길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거 실감하게 되고 

인생이 2막에 갑자기 끝날 수도 있다는 것도 (히친스에게 그랬듯이) 실감하게 되고 

.... 그렇다. 이런 때일수록 만족감, 행복감을 (부질없는 종류일지라도) 적어두면서 버티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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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6-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프링 제본.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 ㅎㅎㅎㅎㅎㅎ 그립네요.

몰리 2021-06-17 18:23   좋아요 0 | URL
아름답고, 게다가 저렴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만약 미국에도 해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 있긴 있을 거 같아요) 적어도 한국의 세 배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