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살빼라는 압박에 못이겨, 아니 사실은 내 자신도 내 몸무게를 믿을 수가 없어 운동을 시작했다.
저번에도 한번 얘기한 적 있지만, 난 정말 운동을 싫어한다. 못해서 싫어하는 건지, 안해봐서 싫어하는건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싫어하는 체질로 타고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이랑은 영 인연이 없다. 학교 때도 운동회라면 질색을 했고, 학부모가 된 지금은 애들 운동회 조차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문제는 운동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으니 지속이 안되고, 끝내는 그만두게 되는 게지...ㅡ.ㅡ;;
하여 선택한 종목은 배드민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12시까지 두시간씩.
배드민턴을 무슨 돈 내고 치러 다니냐고 한다면 모르시는 말씀이다. 사실 나도 애들 고모가 배드민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런 소리를 했었을지도 모른다. 한데, 알고보니 이게 상당한 기술과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이었다. 의외로 치러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첫날, 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참가.
갔더니 초보자 두 명, 나머지는 전부 몇 개월에서 몇년씩 된 베테랑들... 마치 동호회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 이런데는 처음 온 사람이 끼기는 무지 어렵다. 코치가 폼을 가르쳐 주는데 팔 아파 죽는줄 알았다. 난타(게임이 아니고 두 사람이 공 주고받기 하는것) 를 치라하여 코트에 들어섰는데, 공이 맞아야 말이지...ㅠ.ㅠ
둘째날, 약간 뻘쭘한 기분.
같이 왔던 초보자 한 명은 안왔다. 코치는 거울보고 폼 연습 좀 하다가 코트에 들어가서 난타를 치라하고는 휙 가버리는데, 두대체 초보자가 누구보고 난타를 치자고 하냔 말이다..ㅠ.ㅠ 게다가 잘하는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코트에 함부로 들어갈 수나 있나...... 다행히 내가 불쌍해 보였던지, 할아버지 한 분이 공 연습을 시켜 주셨다.
세째날, 오늘은 또 어쩌나..하는 기분으로 출석.
전날의 그 구세주 할아버지 선생님이 날 붙잡고 연습을 시켜주신다. 하지만 어떤 분이랑 코트에 들어갔는데, 공을 하나도 못맞추자 그 분이 한심해 했다....흑흑~
이런 패턴으로 지금 두 주를 다녔다. 사실 꼬박꼬박 나간게 아니고, 너무 힘들어서 근육통으로 고생하느라 며칠씩 쉬고 했다. 그러니까 지난 두 주동안, 내가 오전에 서재질 한건 땡땡이 친 날이다..^^;;;;
애들 고모가 그 비싼 배드민턴 채랑 신발을 선물로 주는 바람에 (채만 20만원이다..+.+) 최소한 육개월은 버텨야 하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사실, 요 며칠은 공이 좀 잘 맞는 덕에.. 내가 소질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자만심마저 키우고 있는 중이다..음하하~
여하튼, 제발 잘 되기를 빌어주시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