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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3년동안 일본의 이혼율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1년에 대략 26만여쌍이 이혼을 한다고 한다. 그러한 일본에 이혼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었일까? 그 이유는 엉뚱한데에 있다. 단지 여성들이 이혼을 2007년 이후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재미있다. 첫번째는 2007년부터 시작될 남편들의 대량 정년퇴직과 관계가 있다. 다시말해 단카이세대라고 해서 1947년부터 1949년에 출생한 베이비 세대들이 내년이면 정년퇴임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혼을 미루는 것이다. 그래야 퇴직금을 이혼합의금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란다. 또다른 하나는 2007년부터 연금법이 개정되어 이혼시에 결혼기간 중 납입한 연금을 똑같이 분할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2007년은 황혼이혼이 늘어날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참으로 웃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보면 일본의 평상시 이혼율보다 2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한다. 통계에 따르면 10쌍중 한쌍이 이혼한다고 한다. 이제 사랑해서 결혼하고, 그놈의 정때문이라는 말은 점점 듣기 힘들어진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옛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했거늘 이제는 그러한 말조차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가는것 같다.
"노란코끼리"를 읽다가 문득 궁금해서 찾아본 자료들이다. 그 이유는 노란코끼리의 내용이 아빠가 따른 여자가 생겨 가출을 하고, 엄마는 두 아이를 키우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되기때문이다. 물론 이책의 경우는 위의 이혼과는 다른 경우이지만, 요즘 일본의 소설들을 보면 대부분 이혼가정의 아이들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역시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이혼은 상당한 이슈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노란코끼리"는 참으로 예쁜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표현력과 감정을 번역자가 잘 옮겨담았고, 게다가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일러스트는 마치 TV속 동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아이의 시각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 잘 전달된다. 때로는 웃음이 묻어나오고, 때로는 가슴이 찡해지고, 때로는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책이다. 아버지의 가출로 인해 졸지에 두 아이와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초보가장 엄마의 좌충우돌 생활기를 ?아가다 보면 어느새 어엿한 가장이 되어있음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초등학생 사내 녀석의 엄마와 여동생을 위해 자신 나름대로의 가장행세는 웃음이 베어나오다가 마음이 아파짐을 느끼게 된다.
"노란코끼리"는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어린 주인공의 깊은 생각이 기특하고, 어른스러운 독백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중간 중간에 만날 수 있는 생각들은 때로 엉뚱하기까지 하다. 동화같은 소설 "노란코끼리"를 읽다보면 기분이 유쾌해지고 코끝이 찡해짐을 느낄 것이다.
"노란코끼리"는 생계를 위해 마련한 노란소형차의 애칭이다. 엄마는 운전을 배우고 차를 몰고 일을 하러 다니고, 친구집을 방문하고, 그리고 여행을 다닌다. 이 모든 행동이 결국은 두아이를 책임질 가장으로서의 홀로서는 과정인 것이다. 인생(人生)은 운전처럼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투르다가 시나브로 익숙해져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탄절과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는 요즈음 가족의 소중함을 만날 수 있는 "노란코끼리"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