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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성석제 지음 / 창비

"이 사내의 거룩함을 보라, 성석제 장편소설"
한강다리 위에 한 남자가 서있다. "나이는 쉰살이 넘어보였으나 막 산골에서 걸어내려온 소년 같은 인상"을 지녔다. 그를 알아본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간다. 그는 왜 투명인간이 되었을까. 소설은 이 사내, 김만수의 삶을 아버지, 동생, 친구 같은 그를 둘러싼 이들의 입을 빌어 세밀하게 그려낸다. 두메산골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만수. '큰 머리에 비해 가느다란 몸통에 유난히 길어 보이는 팔다리'와 '커다란 앞니'를 한,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착하고 순박했던 어린시절. 일제를 피해 산골로 떠난 가족의 삶을 따라 한국 현대사가 흐른다. 전쟁, 월남전, 공장 여공들, 연탄가스, 노동 운동 같은 것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김만수'로 형상화되는 캐릭터의 압도적인 울림이다. "오늘 <투명인간>을 읽고 보니, 예의염치를 잃을 각오로 말한다면, 그동안의 작업들은 이 장편소설 하나를 위한 준비 또는 연습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평이 충분히 납득이 된다. 이야기꾼 성석제가 특유의 입담과 해학, 날렵한 필치로 현대사 위에 놓인 한 인간의 선량한 얼굴을 만들어낸다. 친구를 위한 희생, 가족을 위한 희생, 시대를 위한 희생.  우스꽝스럽고 어수룩하지만 거룩하다. "나는 포기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 사내의 이야기가 끝내 마음을 움직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러니까 만수는 하교를 하고 집에 갔다가 제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다시 온 것이었다. 엎어지면 깨질까 짚으로 달걀 열개를 꽁꽁 싸가지고 이십리 길을 달려왔다.
ㅡ할아버지가 사람이 은혜를 알아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께 갖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ㅡ됐다, 너나 먹어라.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내가 달걀 꾸러미를 도로 내밀자 만수는 손을 감추며 잽싸게 두어걸음 뒤로 물러났다.
ㅡ닭을 드리고 싶지만 암탉은 알을 낳아야 해서요, 선생님. 장닭이 없으면 병아리를 못 깝니다. 아침에 일어날 시간도 모르고요. 그래서 달걀만 가지고 왔습니다. 그거 도로 가지고 갔다가 아버지한테 걸리면 저는 맞아 죽습니다.
내가 어이가 없어 머뭇거리고 있는데 만수가 고개를 꾸벅하고는 말했다.
ㅡ맞아 죽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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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형 인간
로맹 모네리 지음 / 문학테라피

"자본주의의 사랑은 세계 어디에서나 꼭 같이."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다른 선진국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곳의 청년들은 괜찮을까. 국가별 최저임금을 생각해 보면 여기보다는 나을 것도 같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회복 불가능한 구렁텅이로 밀어넣기에는 인간은 써먹기 좋은 소모품이다. 사회 정서적인 압력과 '견디기는 힘들되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게끔' 절묘한 조절을 통해 젊은이들을 비정규직 시장으로 이끌어야만 싼 노동력을 좀더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다. <낮잠형 인간>은 그 사례로 프랑스의 현실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한때 유행한 '루저 문학' 등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 작품은 많았다. 주로 좁은 세계에 갇힌 섬세한 청년들의 슬픔을 그리는 식이었다. 그런데 <낮잠형 인간>이 현실을 보여주는 방법은 우수 어린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번듯한 직장 하나 없이 실업수당에 목을 매고, 제대로 된 대우는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조차 구하기 어려운 와중에도 이들은 웃을 때 웃고 화낼 때 낸다. 현실을 전복시키는 상상력 같은 건 없지만, 다들 그냥저냥 되는 대로 먹고 살려고 하는 것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강고한 청년실업의 현실에 맞부딪히는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박봉 주는 일거리와 대충 먹고 살 만한 것들만으로 만족할 친구들의 오늘을 말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 방법 뿐인지도 모른다. 문학적 야심이 자리를 비운 곳에 보통 청년들의 씁쓸한 삶이 '리얼하게' 들어와 앉았다. 아래의 목차에 공감할 수 있다면 국적을 떠나 당신도 이들의 친구다. 아니, 어쩌다보니 이미 동지다. 
- 소설 MD 최원호

작품의 목차 :
1부. 현실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왔다.

2부. 무기력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내 불행의 원인이 내가 아니라는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3부. 변화
-그동안 숨어 지낸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면 좋겠다

4부. 어른의 관문
-어쩌면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일들을 해야 할 때 인지 모른다
-충동적인 꿈들, 희미한 예술적 추구,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허송세월
-그러나 나는 부끄러웠다. 그녀가 사라진 건 내가 받은 벌이었다.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될까봐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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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살아있는 자의 의무
인디고연구소 기획 / 궁리

"지그문트 바우만, 희망은 의무다"
인디고 연구소가 기획하는 ‘공동선을 향하여’ 프로젝트 두 번째 책이다. 첫 책은 슬라보예 지젝과 나눈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었는데, 이번에는 ‘액체근대’ 개념으로 잘 알려진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을 만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재건하는" 공동선의 가능성과 의미, 이를 찾고 만들어가기 위한 가능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지난 2년 동안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작이 열 종이나 한국어로 번역되며 큰 관심을 모았는데, 이번 책은 그 관심의 바탕에 어떤 구조적 근거가 있는지, 바우만에게 듣고 싶고, 그에게서 찾아내려고 했던 물음과 해답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되돌아볼 기회를 전한다. 소비사회, 불평등, 인간관계 등 우리 시대의 조건을 예민하게 분석하며, 오늘의 ‘어두운 시절’을 누구보다 깊고 정확하게 들여다보았을 텐데도, 여전히 그가 전하는, 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희망이다. 희망이 왜 살아있는 자의 의무인지 조곤조곤 들려주는 노학자의 단단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진정한 배움이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결단이며, 견고한 지평을 뒤흔드는 도전이어야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바로 이 지점에 희망이 자리하는 것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그 속에서 누군가는 끝없이 파도를 거슬러 헤엄치고자 노력했고, 당대의 지배적 사유를 거스르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지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우리는 혁명적 배움과 삶의 기술을 체득하여 닿을 수 있는 미래를 향한 희망의 싸움을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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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투혼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한국경제신문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최신작"
일본 교세라 창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왜 일하는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나모리 가즈오의 최신작이다. 2012년 일본항공 이사직에서 물러나 교세라와 KDDI, 일본항공의 경영자로 살아온 경험을 돌이키며 경영과 경영자의 자세를 짚은 책이다.

경영이란 매일의 판단이 쌓여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판단의 옳고 그름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고 때로 기업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때문에 판단의 척도가 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그 기준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54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던 저자는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물음을 경영의 제일 첫머리에 놓고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불타는 투혼으로 경영에 임하되 고귀한 동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향한 ‘투혼'과 그 투혼을 제어하는 ‘덕’을 함께 갖출 것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근본’에 대한 메시지는 침체와 불황에 빠져 있는 기업의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하나의 지침을 제시해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일본에는 현재, 직원과 기업을 지키기는커녕 자기 몸만 사리는 경영자가 너무나 많다. 기업에 불상사가 일어나도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를 대기업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단순히 일을 잘한다고 해서 톱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투혼, 즉 ‘목숨을 걸고 직원들과 기업을 지킨다’는 기백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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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 지음 / 동녘

"강신주, 오래된 물음을 오늘에 전하다"
어느 스님이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인가요?”라고 묻자, 조주 스님이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 어느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운문 스님은 “마른 똥 막대기”라고 말했다.

흔히 선문답이라고 부르는 선불교의 화두다. 선불교에서는 부처가 되기 위해 각자가 통과해야 하는 관문으로 화두를 제시하는데, 앞서 화두를 뚫고 나간 선인의 일화를 되짚고 새로운 깨달음의 길을 개척하는 수행법을 간화선이라 한다. <무문관>은 수많은 화두 가운데 48개를 꼽아 해설을 붙인 책인데, 평소 스스로 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철학자 강신주는 <무문관>의 화두를 자기 식으로 돌파하며, 900여 년 전 무문 스님이 그러했듯 스스로 개척한 길을 가다듬어 함께 수행하는 우리 모두와 나눈다.

그는 <무문관>이 전하는 가르침에 따라 화두의 순서를 오늘의 고민에 맞게 뒤섞고, <무문관> 이후에 나름의 방법으로 각자의 ‘문’을 찾아 헤맨 철학자와 사상가를 불러내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혹은 일상이기에 미처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친 화두의 의미를 짚어낸다. 강신주에게서 얻어낼 부분은 여기까지다. 이어지는 강신주의 해답은 그의 해답일 뿐이다. 안내자가 대신 걸어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강신주는 이 혹독한 화두의 끝(혹은 시작)에 우리를 데려다 놓고 서늘하게 묻는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무문관>과 같은 화두 모음집은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 주는 일종의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세련되고 섹시하게 편집된 여행 안내책자와 같지요. 여행 안내책자를 맹목적으로 믿고 여행을 떠났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일 겁니다. 그 멋진 풍경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곤경과 피곤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원하던 곳에 도달하는 순간, 우리는 지금까지의 고생이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임제록>이나 <무문관>이 제게 그랬던 것처럼, 저의 이 책도 여러분을 제대로 유혹하는 여행 안내책자였으면 좋겠습니다.(441, 4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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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하이쿠의 맛, 한 줄도 너무 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에서 하이쿠 한 줄에 엮인 추억을 이야기한다. ​"고요하구나, 바위에 스며든 매미 소리" 이 짧은 문장을 읽고 적요한 여름밤의 정경이 눈앞에 그려질 듯하다. 류시화는 바쇼의 하이쿠를 읽었다. "한밤중 몰래 벌레는 달빛 아래 밤을 뚫는다" 소박하고 차분한 멋, 적막하고 충만한 미의식이 시 속 '지금'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5.7.5의 열일곱 자로 된 한 줄의 정형시, 하이쿠가 지닌 멋이다.

시인 류시화는 하이쿠를 읽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했다. 한국 독자에게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통해 하이쿠의 멋을 소개한 이후 15년, 충실한 해설과 함께 다시 하이쿠 안내서를 엮었다. 에도 시대의 바쇼, 시키부터 현대의 다코쓰, 만타로, 구사타오까지, 주옥 같은 ​하이쿠 1,370여 편을 가려 실었다. "우리가 불을 이해하지 못해도 불은 우리를 태우듯이, 시를 이해하지 못해도 시는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고 우리의 정신을 변화시킨다." (해설 中)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한 줄의 시>라는 제목의 친절한 해설도 함께 수록되었다.
 
- 시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둘이서 본 눈 올해에도 그렇게 내렸을까 (바쇼)​

여행을 함께한 제자를 떠올리며 이 하이쿠를 썼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가슴에는 그리움이 있으며, 내리는 눈이 그 그리움을 일깨운다. 우리는 같은 시공간에 있지 않지만 또 함께 있는 듯한, 시공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경험을 한다. 보르헤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이 시간의 일부 속에서만 존재한다. 어떤 시간 속에 당신은 존재하지만 당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다른 시간 속에서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존재한다." 어찌 되었든 죽지 않았다 눈속의 마른 억새꽂 길고 힘든 여행에서 돌아와 쓴 하이쿠이다. 폭설에 구부러진 억새풀처럼 지치고 허약해졌지만 그래도 몸을 가누고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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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모든 예술 작품에는 알게 모르게 그 시대의 상황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때문에 명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명화 속에 숨겨진 경제학 코드를 꼼꼼하게 짚어내며 미술 작품을 통해 경제 현상을 설명하고,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미술 작품을 해설한다. 경제 기자와 미술 기자 경력이 상당한 저자답게 탁월한 솜씨로 둘을 엮는다. 지오토의 '스크로베니 예배당 벽화'를 통해 독점과 담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작자 미상의 '엘리자베스 1세의 아르마다 초상화'를 통해 중상주의에 대해 논하며,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를 통해 산업혁명과 고전파 경제학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예술과 경제, 정치, 사회적 변동 사이의 역사적 고리를 찾는 이 통섭의 여정을 함께 하다 보면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이보다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안내서가 있을까 싶다. - 이주헌(미술평론가)
이제부터 종전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 그림을 보게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다고 볼 수 있다.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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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아름답고 기괴한, 프라하의 도시 전설"
현대를 배경으로 중세 시대와 연관된 음모론이 펼쳐지는 소설. 프라하에 실재하는 여섯 개의 성당과 '또 하나의' 성당, 총 일곱 성당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소재를 가진 소설들이 대부분 빠른 호흡의 헐리우드 식 스릴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곱 성당 이야기>의 도입부가 보여주는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풍경 묘사는 놀라운 것이다. 뒤이어 유럽의 오랜 역사 속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를 둘러싼 잔혹한 살인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그 진행 속도는 차분할 정도다. 게다가 중세로부터 거슬러 온 미스터리는 체코의 지난한 현대사와 어느새 뒤섞여 욕망과 진실과 정의에 대한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역자 해설이 이 역사적 배경을 간략히 요약해 보여주어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일곱 성당 이야기>는 주인공이 오컬트적인 음모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담이라기보다는 안개 속을 헤쳐나가듯 기억과 역사와 음울한 욕망들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는 여행자의 이야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즉 <일곱 성당 이야기>는 진정한 고딕 소설의 후예다. 세계는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이며, 그 기괴한 모습의 면면을 살펴보며 고개를 내젓고 힘겹게 추리하고 겨우 몇 발짝 씩을 내딛는 것이다. 게다가 프라하는 이 소설 속에서 퍽 아름답다. 천천히 관찰하듯이, 사건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클래식 고딕 소설을 뛰어넘는 완벽한 재현! -디 자이트
극도의 서스펜스 순도를 자랑하는 고딕 소설의 표본... 저자가 이 소설에서 펼치는 절묘한 이야기와 해석은 진짜 사실에 바탕한 이야기 같아 섬뜩한 흥미를 끈다. -프라하 포스트
움베르토 에코에게 보내는 체코식 답변. -라디오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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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정여울 지음 / 홍익출판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새롭게 선보였다. 1권에서 사랑을 부르는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열 개의 테마 아래 유럽에서 할 수 있는 100가지 아이템을 소개했다면, 2권에서는 ‘진짜 유럽’을 체험할 수 있는 숨겨진 스팟들을 다뤘다. 눈에 띄는 점은 1권에서 다루지 않은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의 대도시들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이번 책에는 조용히 거닐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 각종 주류와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곳,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한 곳 등 이색적인 유럽 여행지들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10년 동안의 여행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그리고 흥미로운 문학 작품과 음악, 미술, 영화 이야기가 담겨 있다. 1권보다 더 깊어진 감성으로 생동감 있게 유럽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만든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여행하는 나는 평소보다 훨씬 천진난만하다. 세상의 떠들썩한 소리보다는 내 마음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되고, 복잡한 손익 따위는 계산할 겨를이 없어 저절로 순수해진다. 꽉 짜인 도시 생활에 길들여져 버린 우리들이 이렇게 ‘여행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 수 있다면, 서로에게 상처를 덜 주면서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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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 걷는나무

"아직 공부의 계기가 필요하다면"
어떤 이는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지만, 숱한 이들은 공부 때문에 눈물과 설움과 고통과 후회를 겪었으리라.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잡담이 능력이다> 등 역사와 철학부터 교육과 비즈니스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괴짜 교수 사이토 다카시는 공부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이런 확신을 얻기까지 겪은 경험담에 그 확신으로 공부의 일가를 이룬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한데 묶어 전한다.

차례를 보면 대번에 ‘죽어도 책 읽기가 싫은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이 눈에 들어오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른 내용을 둘러보면 대개 공부 하면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조언과 방법론이다.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거나 ‘호흡이 깊은 공부’, ‘평생 공부’ 같은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굳이 권하는 까닭은 공부의 계기, 시작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폼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또 저렇게 제안한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시도하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는 것, 이 책을 읽는 일도 그중 하나일 터, 공부하는 이유와 공부하는 방법, 이를 실천으로 옮길 다짐 가운데 하나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아직 계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은 썩 괜찮은 선택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을 읽으며 아주 잠깐이라도 ‘그래, 공부를 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마음을 쉽게 흘려버리지 말고 한 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공부하는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니까.(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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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기자라 이즈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은행나무

"언제까지나 천천히 나아가게끔"
인생이 늘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모두가 행복을 바라지만, 행복은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불공평하게 분배된다. 그 불합리함은 때로 압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별다른 수가 없다. 그러나 그저 불행이 지나가고 다시 올라가게 될 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하나의 방법조차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남긴다. 개중에는 더욱 조용해지고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더 차분하게 일상을 꾸려가면서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 말고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 완곡하게 상승곡선을 그리지만 결코 끝나지는 않는 터널 같은 삶이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남편을 잃고 7년 동안 재혼하지 않고 살아온 데쓰코의 삶도 기나긴 터널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녀의 애인도, 남편의 친구도, 사촌동생도 모두 마음 한켠에는 아직 채 빠져나오지 못한 슬픔을 갖고 있다. 어떤 놀라운 일이 그들을 밝은 빛으로 이끌까? 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을 뿐이다. 천천히, 조금씩 걸어가면서, 슬픔을 떨구는 대신에 소중히 끌어안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비슷한 방식으로 슬픔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여운이 긴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데쓰코가 ‘슬픈데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단지 빵 한 덩이를 통해서였다. 인형, 차, 우산 같은 평범한 물건이 작은 계기가 되어 슬픔 이외의 것에 눈을 돌릴 수 있었던 순간들. 그런 순간이 아로새겨진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호흡법이다. - 다빈치 '이달의 책' 선정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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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너라면?
고미 타로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아이들이 마주치는 무수한 질문과 선택의 순간"
사람은 다섯인데 과일은 넷이라면?(어떻게 나누어 먹는 게 좋을까!) 굉장히 느리지만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비행기와 굉장히 빠르지만 가끔 추락할 때도 있는 비행기 중에서 어떤 비행기를 타고 싶은지?(아니면 둘 다 타기 싫은지?) 머리가 좋아지는 약, 싸움을 잘하게 되는 약, 배가 고프지 않게 되는 약, 키가 커지는 약 중에서 내가 먹고 싶은 약은? 일본의 그림책 작가 고미 타로가 던지는 열 네 가지 질문에는 정답이 따로 없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판단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아이들에게도 어른 못지 않은 갈등의 순간이 존재한다. 시시때때로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에 능숙하게 대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만큼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신중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지만 이것저것 저울질하는 사이, 기회는 날아가고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을 받기 일쑤다.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이어지는 선택의 순간, 이왕이면 즐겁게 순발력 있게 결정할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훈련해보면 좋겠다. 아이들이 제출한 대답 속에서 부모님들은 그동안 몰랐던 아이의 결핍과 욕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
대부분의 경우, 그것이 적절한 선택인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일단 선택하게 하고 나중에 잔소리를 하는 게 좋다. 단호하게, 인생에 취소나 교환은 없어! 라는 걸 말해 주고 그걸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선택하고 결정을 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지루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예감하게 하는 것이다.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기, 우물쭈물 망설이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내 생각을 스스로 명확하게 밝히고 자신 있게 해 보기. – 고미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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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음 / 현대문학

"윤대녕이 복원한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
윤대녕의 신작 산문집. 이 책에 수록된 에세이들은 월간 '현대문학'에 2011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 2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연재를 시작할 무렵 작가는 지나온 생을 돌아보게 되는 나이, 쉰 살의 문턱에 막 넘어서고 있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무엇이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 자리'인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을 존재하게 한 고향집과 어머니에서 출발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연인, 중학 야구의 열정을 기억하며 아이와 함께 찾은 경기장,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음을 통고 받은 공중전화 부스 등 자신만이 겪은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깊이감 있게 그려낸다. 비록 과거에 존재했던 공간은 세월과 함께 사라져버렸지만,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애틋한 마음으로 복원함으로써 삶이 남겨준 것들에 대한 의미를 발견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인간의 욕망과 그것이 투영되는 사물을 다루는 일에 능숙한 산문쟁이라고 할지라도 작가 개인적인 욕망에 대해 적절한 거리감이 없다면 스스로 세월의 지난함 어딘가에 함몰되고 초심에 근거했던 작가의 산문정신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만년의 완성된 작가가 드문 것이 그 증거이다. 그의 글은 지난날 오래도록 견지했던 중심의 시선을 버리고 초월적 바다의 경계를 유영한 지 오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가 윤대녕이 지닌 산문정신의 이행은 후배작가들에게는 과寡하고 귀한 일이다. 지금 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이제껏 한국문학이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관조, 만년의 문학을 향해 묵묵히 수행하는 자의 참선을 미리 엿보는 일이다. _ 백가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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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 / 뿌리와이파리

"당신의 세계관을 바꿀 지구 연대기"
인류가 오랜 기간 발 딛고 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구가 훨씬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었기 때문일까. 지구를 탐구하는 일은 학문의 영역으로만 남았고, 지구를 느끼기에는 자전과 공전보다 숨가쁘게 지나가는 삶이 너무 빠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무리 열심히 산다고 해도 지구가 돌아가는 속도에 비하면 정지 화면에 가까울 터, 조금 여유를 갖고 지나온 50억 년과 다가올 50억 년을 펼쳐 우주의 탄생에서 지구가 만들어질 때까지, 그곳에 땅이 생기고 대기가 마련되어 생명 그리고 우리가 살게 된 이야기까지 한데 묶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은 지구의 생물권과 무생물권, 그러니까 생명과 암석이 함께 진화해왔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지구의 역사를 풀어낸다. 어떤 암석은 생명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어쩌면 생명 자체가 암석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 이처럼 암석, 대양, 대기, 생명이 복잡하게 연결된 지구계가 최초의 현무암 지각이 생긴 검은 지구에서 대양이 형성되던 파란 지구, 산소가 급증하던 붉은 지구를 지나 육상 생물권이 형성되어 오늘의 푸른 지구에 이른 과정을, 지구 역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관점에서 살핀다. 파란만장한 지구 연대기만큼이나 탁월한 글쓰기 덕분에 상상조차 하기 힘든 100억 년의 시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그토록 찾아헤맨 당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과학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우리는 과학기술적인 요령을 터득해 우리 세계를 우리 뜻대로 주물러왔다. 금속을 채굴해 제련하고, 비료를 주어 토양을 경작하고, 물길을 돌려 강을 이용하고, 화석연료를 추출해 태운다는 말이다. 우리의 행위들에는 결과가 없지 않다. 우리가 우리 고향 행성의 역동적인 과정들에 파장을 맞춘다면, 날마다 우리 행성이 발휘하는 얽히고설킨 창조력의 모든 측면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세계가 얼마나 무참하게 변할 수 있는지, 우리의 덧없는 열망들에 얼마나 철저히 무관심한지.(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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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마종기.루시드 폴 지음 / 문학동네

"마종기 & 루시드 폴의 두 번째 서간집"
시인 마종기와 뮤지션 루시드 폴,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이 두 사람은 2007년 처음 편지로 만났다. 평소에 마종기 시인을 흠모해온 루시드 폴이 플로리다의 시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된 2년간의 편지 교환은 2009년 봄 서울에서 두 사람이 만남으로써 끝을 맺었다. 두 사람이 나눈 예술과 고독과 일상에 관한 교감의 기록을 엮어 <아주 사적인, 긴 만남>으로 출간된 바 있다.

첫 만남 후 5년, 두 사람의 두 번째 서간집이 출간되었다. 책에는 2013년 봄부터 1년간 주고받은 마흔 통의 편지가 담겨 있다. 시인과 뮤지션을 넘어 진정한 벗으로 한 발 더 나아간 다른 듯 닮은 두 사람. 이전보다 더욱 깊어진 소통으로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나눴다. 보통의 이야기지만 두 사람만의 ‘진심’이 덧입혀져 소박한 감동을 전해준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하려는 사람은 때때로 고아처럼 외로워야만 한답니다. 오죽하면 작곡가 베토벤은 외로움이 자신의 종교라고까지 고백했겠습니까. 미국의 의사 시인으로 미국 현대시의 문을 연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외로움을 자주 느끼지 않는 자는 시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고아처럼 느끼게 하는 이 비 오는 우중충한 시간을 아파하면서도 고마워하고, 고국을 멀리 떠나 살고 있는 내 신세를 힘들어하면서도 또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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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의 신기한 모험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앤서니 브라운과 함께 떠나는 동화 속 상상 여행"
앤서니 브라운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윌리'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 앤서니 브라운은 '윌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이들이 현실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그려내기도 하고, 예술작품의 패러디를 통해 명화를 보는 방법이나 자유로운 발상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윌리의 신기한 모험>에서 아이들은 윌리와 함께 고전 명작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 문으로 들어가면 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 나와 함께 가 보지 않을래?' 동화 속 장면을 패러디한 환상적인 그림과 윌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이 말한다. '이제 네 이야기를 듣고 싶어!'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
그곳은 정말 어두웠어. 내 눈이 희미한 빛에 익숙해졌을 때, 귀가 아주 긴 동물이 통로 모퉁이를 돌아 달려가는 게 보였어. 그 동물은 하얀 토끼였어. 하얀 토끼가 회중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종종걸음으로 사라진 거야. 나도 하얀 토끼를 따라 뛰어갔어. 모퉁이를 돌았더니...
내가 무엇을 보았을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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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매뉴얼
제더다이어 베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미스터리"
대실 해밋 상과 크로퍼드 환상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이상한 소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에 주어지는 상과 환상 소설에 주어지는 상을 어떻게 동시에 수상한단 말인가?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늘 비가 내리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은 20세기초 느와르 풍 미스터리 소설들을 연상케 하지만 이 설정은 마치 닐 게이먼의 작품처럼 환상 속으로 조금씩 발을 옮긴다.

초현실적인 살인 방법이나 부조리한 조직과 사회 체계처럼 꿈과 환상이 뒤섞이면서 꿈속의 순간들과 같은 장면들이 탄생하고, 그런 소동극 가운데서도 등장인물들은 의연하게 자신의 느와르적 캐릭터를 유지하며 스토리에 독특한 매력을 안겨준다. 원더랜드에서도 느와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탐정 매뉴얼>은 장르 하이브리드의 성공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제더다이어 베리는 깔끔한 문학 게임을 구성한 뒤 재치를 잃지 않으며 침착하게 끝까지 완성했다. 독특하고도 초현실적인 후더닛.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제더다이어 베리는 홈스부터 스페이드까지 탐정 소설의 스타일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가진데다 그것을 재생산하는 멋진 능력까지 겸비했다. -가디언
이 데뷔작은 마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이나 카프카처럼, 탐정의 수사 과정을 고전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면서 개성적인 환상 문학의 영역까지 종횡무진 드나든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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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마음처방전 : 감정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답답한 엄마와 불안한 아이를 위한 오은영표 성장 백과"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들은 부모를 믿고 사랑하고 의지한다. 아이는 부모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수줍음, 긴장, 불안, 화 등 아이의 행동과 감정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응하는 것은 아이에게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는 도대체, 유독,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소리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의 바로 그 선생님, 오은영 박사가 아이들의 감정을 9가지 키워드로 나누고 키워드별 사례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설명한다. 문제행동에 대한 단순한 대처법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 속에 숨은 마음을 설명해 주고, 부모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모의 이해와 공감이 있다면, 아이는 안심하고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저자의 말 :
부모가 안전한 대상일 때 아이들의 감정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아이의 감당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감정 표현에 당황하기보다 부모인 나의 감정 상태와 표현 방식을 점검하고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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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 다산북스

"내가 공부하는 이유"
이제껏 조국 교수가 출간한 사회과학서와 다르게 처음으로 자신의 맨얼굴을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다. 집필 기간에만 2년이 걸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이 책은 류재운 작가가 인터뷰를 통해 조국 교수의 내밀한 이야기를 이끌어내 글로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조국 교수가 집필하며 최종적으로 완성됐다.

'엄친아'로만 보였던 조국 교수가 어쩌다가 만 16세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게 되었는지, 당시 최연소로 만 26세에 교수가 될 수 있었는지, 그러나 교수가 되자마자 왜 감옥에 가야 했는지, 지금까지 대표 진보 지식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여전히 즐거운 '공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풀어내며 '우리는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생각들을 담고 있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나는 언제나 내 공부가 책상머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돈 냄새보다는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도록 하는 것이 내 공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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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레파스
이종혁 글, 이영경 그림 / 웅진주니어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엄마를 떠나 보내고 새엄마를 맞은 열 살 전후의 남자아이가 겪는 심리적 갈등이 생생히 살아 있다. 새엄마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을 풀어 가는 서사적 힘이 대단하다.” - 심사위원(이주영, 송언, 이상권, 박정애, 김기정).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은 두 엄마를 잃은 열 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7,80년대를 배경으로 삼는다. 작가에게 슬픔과 불안을 딛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엄마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바탕으로 씌어진 자전적인 작품. 병든 엄마를 먼저 떠나 보낸 아이의 거대한 상실감, 비어 있는 엄마의 자리를 한없이 그리워하면서도 새엄마를 차갑게 밀어낼 수 밖에 없던 상처를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 겨운 엄마의 자리, 엄마라는 풍경 앞으로 독자를 데려가준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창혁아.” “네.” “넌 새엄마의 어디가 그렇게 안 좋니?” 아빠는 부지런히 페달을 밟으면서 물었다. 아빠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 여자의 어디가 그렇게 안 좋더라?’ 희한하게도 딱히 어디가 안 좋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아니잖아요.” 잠시 뒤 내가 찾아낸 답은 이것이었다. 나는 이제껏 그 여자를 우리 엄마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바로 그 점이 내가 그 여자를 싫어하는 이유인 것 같았다. - 본문 100~10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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