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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 황금가지

"마지막 사랑이 될 줄 알았던 사랑의 마지막을 맞닥뜨렸을 때"
따뜻한 위로의 문장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막다른 골목의 추억>. 힘겨운 날이면 가만히 열어 보고 싶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긴 이 소설집은 생의 결정적인 국면에 이른 다섯 명의 여자들이 그 '막다른 골목'에서 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그린 작품집이다. 담담하게 시작된 짝사랑의 달콤한 아픔에서부터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 알게 된 생의 진실까지,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되는 전환점에 대해 말한다.

깊은 울림을 주는 문학 작품은 대부분 그 대가로 쓰라린 인식을 요구한다. 그러나 독자 입장에서는, 가끔은 그런 독서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더 알지 못해도 좋으니까 그저 오늘은 쉬었으면 싶은 날에 펴기 좋은 책이다. 비록 오늘은 상처를 입었어도 결국은 어떻게든 잘 될 거라고만 믿고 싶은 날에 읽자. 막다른 골목도 언젠가는 추억에 불과할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요시모토 바나나의 한 마디 : 
지금까지의 제 작품 중 가장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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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순간 나를 만나라
코이케 류노스케, 미야자키 테츠야 지음 / 21세기북스

"<생각 버리기 연습> 류노스케 스님의 홀로 서는 즐거움"
고독한 사람들로 넘쳐 난다. 사람들은 '위로'와 '위안'으로만 눈과 귀가 쏠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타인과 늘 연결되어 있다. 기술은 언제 어디에서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복잡하고 희미한 관계 속에서 '어찌할 바 모르는' 외로움은 점점 깊어만 간다.

베스트셀러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과 일본의 평론가 미야자키 테츠야의 대담집이다. 둘이 나눈 연애론戀愛論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들은 책 속에서 현대의 고독, 삶과 사랑, 죽음을 둘러싼 쓸쓸함으로부터 비롯되는 집착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들은 왜 혼자가 두려운가? 연인과 마주보며 웃고 있는 순간에도 밀려드는 외로움은 무엇인가? 연애와 결혼이 고독을 해소시켜주는가? 등의 질문과 성찰을 주고 받으며 고독의 근원과 그 의미를 찾는다. 책은 고독을 가만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나를 사로잡는 것이 진정 나를 기쁘고 평화롭게 하는지, 일시적인 도파민 분비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나를 버릴 기회를 건넨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따라서 우리가 연애할 때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합니다. 영원한 사랑 같은 것은 없습니다. 사랑도 무상의 법칙을 피해갈 순 없으니까요.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는데 그 속에서 영원한 것을 찾으려다 보니 괴로운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 역시 자신이 영원히 존재할 것이란 망상에서 오는 겁니다. 사실 사람은 지금 이 순간 죽어가면서 한편으론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 존재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계를 담담하게 집중해서 관찰하고, 그 성질을 잘 파악한 뒤에 나를 '나'로 속박하는 단단한 착각을 부숴야 합니다. 그래야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석가모니의 근본적인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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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말자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도올 김용옥, 2012 대선의 승자는 박근혜"
오랜 기간 고전에 천착해온 도올 김용옥이 오랜만에 현실 사회 문제에입을 열었다. 산보를 하다 만난 한 청년이 그에게 말했다.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니, 부디 선생님의 지혜를 전해달라고. 도올은 이에분연히 일어나 무릇 청춘이란 무엇인지,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이런 기반 위에서 대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까지, 격정적인 어조와과감한 주장으로 답한다. 특히 현재 대선 후보들로 꼽히는 주요 인사들에 대한 장단점 분석과 이번 대선의 현실적 승패와 역사적 성패의 의미를 설파하는부분은, 독자의 주요 관심사이자 이 책의 백미라 하겠다. 그런데 이 책을 보통의 사회비평서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는 이런 내용 모두를 다시우주와 천지 속에서 풀어내며 종교와 사랑에서 음식까지 나와 세계의 관계를 조망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는 젊다!”고 외치며 세상 모든 문제를'도올 김용옥'의 틀로 풀어내는 결기가 대단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도올 김용옥 : 2012년 대선은 앞서 말한 조국의 역사라는 거대 담론의 구조 속에서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2012년 대선은 이미 승자가 결정되어 있다.
청년 : 그 승자가 누구인가요?
도올 김용옥 : 박근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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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동경
임윤정 지음 / 북노마드

"<카페 도쿄> 임윤정의 맛있는 도쿄 이야기"
<카페 도쿄>, <카페 오사카.교토>의 저자 임윤정이 4년 만에 새 책 <미미동경>을 펴냈다. ‘일본과 커피’ 전문가답게 이번 책에서도 도쿄에 관한 맛있는 이야기를 잔뜩 담았다. 일본의 느낌이 잘 묻어난 책 커버를 조심스레 벗기면, 우드 톤의 편안한 카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책에서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보여줄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기자기하고 꼼꼼한 만듦새만큼, 그 속에도 알찬 이야기들로 가득해 기대감과 흐뭇함으로 한 장 한 장 읽어나가게 된다.

저자는 커피와 공간 자체만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카페 사장, 심야식당 요리사, 커피 기구 디자이너, 출판편집자 등 일본 최고의 ‘미식가’들과 나눈 맛있는 대화를 통해 도쿄에서의 시간들을 따뜻하고 풍부한 맛으로 전한다. <일본식 커피 수업>의 저자이자 임윤정의 커피 선생인 카노 토모요를 만나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비프가츠를 먹기 위해 즐겨 찾는다는 레스토랑 ‘이코부’에서 하루키를 떠올리며, 54년 동안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양식집 ‘블루 벨’에서 특제 데미그라스 소스로 맛을 낸 오므라이스를 맛본다. 임윤정의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도쿄의 커피, 공간, 음식,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느린 속도로, 편안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오래 전 도쿄에서의 생활이 외롭지 않았던 건 내게도 ‘돌아갈 장소’가 있었기 때문임을 나는 잘 안다. 이제는 생활자가 아닌, 여행자로 찾아온 도쿄에서 나는 또 하나의 장소와 만났다. 마음이 공간을 이루는 소중한 곳. 그리움과 재회하는 입구를 지나 작별의 출구만이 기다리는 쓸쓸한 길목에서 따뜻한 차 가마의 온기를 전해주는 곳. 그곳이 바로 도코로 카페이고, 나와 당신이 ‘돌아갈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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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조은평, 강지은 옮김 / 동녘

"고독할 여유조차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이란 제목을 보고 문득 <철학이 필요한 시간>이 떠올랐다. 후자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인문학 카운슬링이었다면, 전자는 ‘유동하는 근대 세계’에 대한 고발과 상처가 났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이 세계를 떠다니는 개인에 대한 조언이라 하겠다. 근대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잘 알려진 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이라면, 한 달에 문자메시지를 3000개씩 보내는 10대 소녀와 카드대금을 또 다른 신용카드로 돌려 막는 대학생에게 어떤 말을 전할까. 콕 집어 나에게 보낸 편지는 아니지만 몰래 열어보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바우만은 이탈리아 여성 주간지에 이 편지들을 띄웠는데, 트위터, 인스턴트 섹스, 프라이버시. 신종 플루, 건강 불평등 등 개인의 생활을 구성하는 동시에 세계의 변화를 증명하는 현상들을 폭넓게 다룬다. 애초의 독자 대상과형식으로 볼 때, 바우만을 모르는 이들도 비교적 쉽게 읽어나갈 수 있겠다(하지만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그의 시선은 대체로 비관적이지만 몇몇 가능성도 남겨둔다. 우선 44편의 편지에서 숫자 ‘44’는 폴란드에서 자유에 대한 경외감과 희망, 그리고 자유의 도래를 뜻한다. 또한 마지막 편지에서 카뮈를언급하며 반란과 혁명, 자유를 향한 노력들이야말로 인간의 실존에 필연적인 측면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보면 실존, 고독, 자유로 이어지는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듯도 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라는 명령에 의해 우리는 그 누구에게 지속적으로 헌신하는 관계를 만들고 가꿀 수 없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지속적인우정’이 아니라 ‘획득하게 되는 그 순간’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든 관계가 일시적이고 임시적이 된 소비사회에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 중의 하나인 바우만의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엄기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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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가는 노래
진은영 지음 / 창비

"옳고도 아름다운 세상, 진은영의 시"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과 같은 아름다운 시집을 선사했던 진은영의 세번째 시집. ‘봄, 놀라서 뒷걸음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와 같은 낯설고, 선명하고, 감각적인 문장이 멀고 아름답고 귀한 세계에 관해 읊조린다. 기형도에게, 김진숙에게, 여동생에게, 가난한 아가씨에게, 만국의 연인들에게….

시인 심보선의 말대로 진은영의 단어들을 작은 돌처럼 주머니 안에 넣고 다닌다면 가난한 시민도 슬픈 시인도 행복할 수 있으리라. 우리의 현실은 엄혹하지만, 시는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기에. ‘이 삶은 어리석게도 금잔화를 망치로 내려치려’ 할 때도, 시는 ‘위생학의 대가인 당신들이 손을 뻗어 사랑하는 나의 이 천부적인 더러움’에 대해서까지 말할 수 있기에. 우리가 말해야 할 ‘무엇’에 관해, 다른 누구보다 ‘어떻게’ 말할 줄 아는 시인 진은영. 2011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그 머나먼> 등 50편의 시가 우정을 선사한다. - 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

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나의 상처들에서

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
성경보다 불경이 좋다
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

더 멀리 있으니까

나의 책상에서
분노에게서
나에게서

(그 머나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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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전성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이런 위인전이라면 비로소 추천할 만하다"
어린 시절 위인전은 아이들의 꿈을 지배하고, 이 목록에 꼽힌 인물들은시대를 표상한다. 위인전의 변화가 시대만큼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문화예술인과 여성이 비중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100년후 즈음에는 어떤 직업군이 대세를 이룰까? 확언할 순 없지만 아마도 기업인이 아닐까 싶다. 이건희까지는 몰라도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는 지금도위인의 반열에 꼽히기도 하니 말이다.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이자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로 잘 알려진 전성원의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는이런 맥락에서 한 발 앞선 기획이라 하겠다.

이 책은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 월마트로 유통혁명을 일으킨 샘 월튼, (이제는 손녀가 더 유명해졌지만)호텔의 제왕 콘래드 힐튼 등 현대 일상생활을 형성한 열여섯 명의 기업가를 다룬다. 단, 이들의 업적을 칭송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 이면에서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들이 만들어낸 물건이나 문화가 당대를 어떻게 바꾸고 지금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꼼꼼한 디테일로 끄집어내 선명한시선으로 그려낸다. 개인의 치부를 드러내는 삐딱함이라 오해할 필요는 없겠다. 박권일이 추천사에서 밝혔듯, 이 책은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놓은 인물들의시도들조차 더 큰 시대적 변화에 삼켜지게 된다는 사회사의 맥락을 충실히 짚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위인전이라면 비로소 추천할 만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날 보고 별 걸 다 기억하는 역사학자라 하지만, 전성원은 그런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꼼꼼한 디테일을 가졌다. 전성원은 자신이 태어나던 해 세상을 떠난 전태일의 “나는 돌아가야 한다”라는 다짐을 잊지 않고, 바람구두를 신고 근대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그는 지적 방랑 중에 발견한 그 엄청난 디테일을 지금 이곳에 살아서 펄펄 뛰게 부려놓는 재주와 내공을 갖고 있다.(한홍구,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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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정호승.안도현.장석남.하응백 지음 / 공감의기쁨

"정호승.안도현.장석남.하응백의 인생, 사랑 그리고 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가 소설, 에세이보다 난해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서문에서는 그 이유를 중.고교 시절 시험을 위해 시를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상징, 은유, 직유, 주제, 구성, 감정이입, 시적 화자… 시를 괴롭히고, 시를 읽는 사람들을 괴롭힌 단어들 때문에 시는 어려운 것, 자연스럽지 못한 것으로 인식돼버린 것이다.

시인 정호승.안도현.장석남과,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시와 사랑에 빠졌던 청춘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인생, 사랑 그리고 시에 관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에 이르는 가장 쉬운 길로 안내한다. 네 명의 산문을 모은 이 책은 그들 각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란 타이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유로운 형식의 글에서 그들이 오랫동안 연모해온 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개인적인 삶과 연관시키면서 자유롭고 재미있게 시를 읽었던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네 명 문인들의 다양한 빛깔의 인생이 녹아 든 시의 세계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렵게만 생각했던 시를 편하고 쉽게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물이 불어 물 위에 뜬 불빛들도 불었습니다. 물이 불고 물에 뜬 불빛들이 불어난 만큼 내 안의 당신 또한 그만큼 불어난 듯합니다. 당신은 빛이 되어 거기 있는 듯했습니다. 빛 속에 숨어 있는 듯했습니다. 강에 나가면서 천천히 걸으며 내가 바라본 것은 당신과 걸었던 길이며 당신과 앉았던 자리들이었습니다. 당신의 팔과 내 팔이 부딪친 곳은 어디쯤일까 헤아려보기도 했고 그 헤아린 자리쯤의 하늘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 위에 와 있는 별빛들이 혹 있을까 해서였습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둘러본 다음 다시 당신과 앉았던 자리로 와 앉아 강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서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사무침 같은 게 있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당신이 간절히 보고 싶었습니다. 사무침이라는말이 처음 실감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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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 김대중 평전
김택근 지음 / 사계절출판사

"김대중, 오늘을 비추어볼 최고의 텍스트"
2012년 8월 18일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3주기다. 1주기 때는 마침<김대중 자서전>이 나와 그의 삶과 한국 현대사를 함께 돌아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 후로 2년 동안은 김대중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그렇게 시간은 흘러 다가오는 12월에는 다음 대통령을 뽑아야만 한다. 이제 여유가 있든 없든 짧게는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민주개혁세력의 10년과 이명박 정권의 지난 5년을, 길게는 해방 직후부터 시작된 한국 현대정치사의 궤적을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벽을 준비해야 할 때다.정치인의 자질을 묻든, 대통령의 자격을 따지든, 시대 정신과 미래 비전을 평가하든, 대통령 김대중은 여전히 오늘을 비추어볼 최고의 텍스트다. 오늘그의 평전을 꺼내 들 충분한 이유 되겠다.

이번 평전은 <김대중 자서전>을 집필한 김택근이 썼다.그는 지근거리에서 김대중을 모신 가신도 아니고, 정치역정을 함께 나눈 동지도 아니다. 오직 자서전 집필을 위해 김대중과 처음 이야기를 나눴고, 구술과각종 자료를 번갈아가며 인간 김대중의 윤곽을 잡고 시대 속에서 그의 말과 행동을 살려냈다. 지난 자서전이 김대중의 기억이었다면, 이번 평전은 시대의 기억에 가깝다. 2012년은 존경심과 자긍심보다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1년 후 4주기, 시간이 더 흐른 10주기에는 후자보다 전자에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하는 법이니까.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김대중 평전>을 썼다. 아는 만큼,  느낀 대로 김대중을 알리고 싶었다. 김대중은 우리에게 투명한 삶을 남겼다. 들여다보면 훤히 보인다. 사형수에서 대통령이 되어 척박한 현대사를 갈아엎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 인물이다. 그럼에도 이 땅의 지식인들은 김대중을 외면하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그저 ‘아는 척’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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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
김경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시대를 뛰어넘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서양에서 정치는 곧 윤리였고 도덕이었다. 중세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짙해졌다.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마키아벨리는 '사람이 살아야 하는 방식'인 윤리와 '사람이 실제 살고 있는 방식'인 정치를 구분한 이였다.

저자는 그의 사상이 한 시대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진리임을 먼저 이야기한다. 시민의 자유와 법치가 이루어지는 체제를 지향하고, 추상적 가치에 매몰되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의 결말은 결국 그 공동체의 파멸이라고 말했던 사상가로부터 출발하는 책이다. 세계가 돌아가는 이치와 그 세계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현실적인 덕목들, 리더를 리더답게 하는 지침들이 <군주론> 텍스트와 어우러져 쉽고도 탁월하게 정리 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군주론>과 더불어 세심하게 풀어놓은 130여 개의 동서고금의 사례가 책 읽기에 즐거움을 더한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경험하고, 젊은 날 품었던 이상과 사회생활이라는 냉엄한 현실의 간극을 맛본 나이가 되면 보고 싶은 세상이 아니라 있는 대로 봐야 할 세상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마키아벨리의 생각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생존의 핵심 역량은 내부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견해는 500년이 지난 지금, 국가뿐 아니라 조직과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 사례들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탁견이다. 이 책은 <군주론>과 함께 마키아벨리의 생각들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함으로써 21세기 리더에게 필요한 교훈과 메시지를 제공한다. -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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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
존 치버, 제프리 유제니디스, 주노 디아스 외 지음 / 홍시

"단편 선집은 이 맛에 읽습니다"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이하 ‘판타스틱’)>은 노동에 대한 단편소설들을 모은 선집이다. 원서는 한 권이지만 국내에는 두 권으로 나뉘어 출시되며, <판타스틱>은 그 첫 번째 책이다. 수록 작가의 면면이 화려하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유명 작가들이 선집 용으로 내놓은 단편이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수준에 머무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으니까 말이다. <판타스틱>은 편저자가 직접 기존에 발표된 작품들을 모음으로써 그런 위험을 벗어났다. 물론 이 경우에는 편저자의 실력에 따라 작품집 전체의 생명력이 정해진다. <판타스틱>의 편저자 리처드 포드의 실력은 괜찮을까.

그렇다. 그는 솜씨 있다. 단지 ‘일’이라는 주제 자체에 함몰되어 노동이란 무엇인가를 직접 성찰하는 글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책 전체의 활력이 점점 저하되었겠지만, <판타스틱>은 그 함정을 피해간다. 이 단편집에서 ‘일’이 드러나는 방식은 오 헨리 풍의 재담에서 포스트모던 소설까지 그 외양부터 다양하다. 또한 그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일’은 인생의 의미이기도,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며, 세계로부터 주어진 굴레이기도 하고 거꾸로 세계의 단물을 짜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일은 주인공이거나 조연의 정체성이며, 때로는 그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은 채 내러티브 속에 숨어서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래서 <판타스틱>을 읽으면 문학이 세상을 말하는 방법들이 이토록 다양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환기하게 된다. 사실 이 풍요로운 가능성들은 독자들에게 양날의 검이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작품까지 읽어나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한걸음 물러나 전체를 조망해 보면 하나의 주제 속에 펼쳐진 세계가 시야에 들어온다. 다양한 종류의 길을 걸으며 보다 넓은 세계를 살피는 여정이야말로 단편 선집의 진정한 매력임을 믿는다면 (물론 그에 앞서 아직 소설의 힘을 믿는다면) <판타스틱>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 - 소설 MD 최원호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과 이어질 다음 책에 수록된 작가들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
-리처드 포드, 맥스 애플, 러셀 뱅크스, 도널드 바셀미, 리처드 바우시, 앤 비티, 톰 코라게선 보일, 조지 챔버스, 존 치버, 찰스 담브로시오, 니컬라스 델반코, 주노 디아스, 안드레 더뷰스, 스튜어트 다이벡, 데보라 아이젠버그, 제프리 유제니디스, 에드워드 P. 존스

<직업의 광채(근간)>
-줌파 라이히, 토마스 맥구언, 제임스 앨런 맥퍼슨, 앨리스 먼로, 조이스 캐럴 오츠, ZZ 패커, J. F. 파워스, 애니 프루, 루이스 로빈슨, 제임스 설터, 짐 셰퍼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유도라 웰티, 토비아스 울프, 리처드 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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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보기
존 버거 지음 / 열화당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미술을 보고 있습니까?"
존 버거는 무려 사십여 년 전에 이 책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신이 보는 시선은 훈육된 것이고 그 시야는 규정지어져 있었다는 이야기다. 사회 지배층이 만들어 놓은 예술 관념에 사회 전체가 끌려들어감으로써 일종의 문화적 지배 체제가 구축된다. 이 문화 지배는 정치경제적 관점처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수용자들의 마음 속에 보다 깊이, 자신도 모르게 각인된다. 따라서 이번 번역본의 제목인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합당한 번역이다. 존 버거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제안한다. 자신도 모르게 훈육 당한 미술 감상법에서의 탈출, 일종의 문화 수용 변혁이다.

각 챕터는 독립적이지만, 발터 벤야민의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의 해설이라고 할만한 1부만큼은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1부에서 존 버거는 미술 작품이 기계복제시대에 이르러 그 자체의 고유한 권위를 잃어버리고 복제-사용 가능한 이미지 언어로 변했음을 지적한다. 언어는 발화하고 수용하는 도구이므로, 따라서 문제는 ‘이미지를 누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로 집중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투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후 각 챕터에서 다루어지는 각각의 논점들은 성정치적 질문에서 광고 이미지의 자본 지향적 속성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주제들은 1부에서 제시한 대로 미술-이미지에 대한 지배적 위상을 추적해서 거기에 얽힌 권력 속성을 읽어낸다. 사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의 문제제기는 그대로 존재한다. ‘난쏘공’이 아직도 유효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읽기에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므로 미술-시각-정치에 대한 기초 이론서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추천한다. - 예술 MD 최원호

한국의 독자들에게 : 
나는 이 책을 사십 년 전에 썼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이 책에 담긴 생각들을 믿고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도 이 책을 새로운 한국어 번역본으로 볼 수 있게 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이와 함께 나는 여러분들께 위대한 일본 시인 고바야시 잇사가 두 세기 전에 쓴 하이쿠 한 편을 보냅니다. 그는 단 열한 단어로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부자들을 위해 Writing shit about new snow
새 눈雪에 대해 너절한 글을 쓰는 것은 for the rich
예술이 아니다. Is not art.

계속 싸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2012년 6월
존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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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9%다
박순찬 지음 / 비아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1% 공화국"
종이 신문의 영향력 감소에 더불어 시사만화의 파급력도 조금씩 약해져온 지난 십여 년, 꾸준하게 시대를 기록하며 네 컷 만화의 역사를 이어온 주인공이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장도리'다. 이 책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2년 6월까지의 기록인데, 제목 <나는 99%다>에서 알 수 있듯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 읽기다.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에도 한 번도 주인공으로 나서지 못한 99%의 삶이 그러하듯, 우리의 주인공 장도리도 좀처럼 만화에 등장하기가 어렵다. 1%에 계신 정치인과 재벌, 권력자 들이 매일처럼 지면을 장식할 이야기를 만들어주시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는 획기적 상상력이나 뛰어난 문학적 소양이 아닌 단지 매일 벌어지는 일들을 사실 그대로 전달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1995년부터 시작해 거의 20년에 달하는 세월동안 기록한 매일의 사실은 그 자체로 역사라 할 만하다. 또한 겸손하게 단지 포장이 있다면 그 포장을 벗겨내는 역할 뿐이라 말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중요한 일인지 아는 이라면, 생활에 지쳐 세상을 돌아볼 잠깐의 여유도 갖기 어려운 99%에게 '장도리'가 얼마나 유쾌하고 통쾌한 재미와 의미를 전하는지 공감할 거라 믿는다.

혹여 아직 '장도리'의 위용을 맛보지 못한 독자라면, 멀리 갈 일도 없이 이 책의 표지에 주목해주시기 바란다. 누가 누군지, 그들이 왜 표지에 등장했는지 단박에 알아채는 분이라면 이 책의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을 테고, 도무지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세상 읽는 눈을 얻을 수 있을 게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장도리의 네 컷 속에 들어 있는 건 대한민국이다. 시대의 자화상을 기록하는 박순찬은 우리 시대의 김홍도, 신윤복이다.(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저자)

"살아 있네!" 매일 아침 장도리를 만나며 중얼거린다. 촌철살인의 풍자와 유머로 이 시대와 당당히 맞짱 뜨는 장도리! 작가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독자들의 댓글이 장도리의 정신을 말해준다.(주호민, <신과 함께>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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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서경식 지음, 형진의 옮김 / 반비

"재일조선인 서경식, 비로소 재일조선인을 말하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 머조리티와 마이너리티 그리고 디아스포라. 서경식 하면 떠오르는 메시지와 단어 들이다. 그는 경계를 넘나드는 감수성과 그 위에서 펼쳐지는 도전적 사유로 한국과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깨뜨리고 우리들의 뻔뻔함을 드러냈다. 돌아보면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이고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다. 그에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까닭은 '재일조선인'이란 역사적 존재, 사회적 지위 때문이다. 물론 이를 힘겨운 굴레나 벗어나고 싶은 오명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존재의 발견을 통한 새로운 통찰의 가능성으로 바꿔낸 그의 오랜 고뇌와 실천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그가 '재일조선인'에 대해 본격적으로(사실 늘 그래왔지만) 말해주기를, 무엇이 문제이고 현실은 어떻고 해결은 가능한지 총체적으로 짚어주기를 바라온 게 사실이다. 마침 광복절을 앞두고 나온 이번 책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이 책은 그가 일본 학생들에게 '인권과 마이너리티'란 제목으로 20여 년 동안 강의한 기록으로, 재일조선인의 정의에서 시작해 그들이 왜 일본에 있는지, 전후 재일조선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재일조선인의 삶과 일본인의 삶은 어떻게 다른지까지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맥락과 이들을 둘러싼 현실의 오해와 문제를 차근차근 짚어가며 설명한다. 역사의 기억을 함께하면서도 재일조선인을 경험할 기회가 일본보다도 적은, 그래서 그들만큼의 지식과 문제의식도 형성되지 않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일 뿐 아니라, 국민이라는 다수의 횡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재일조선인'의 자리에 '한국의 이주 노동자와 연변 조선족'을 넣어 생각해볼 기회를 전해주는 귀한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 그것이 재일조선인이다. 머조리티에게는 그런 고민이 없다. 그러나 마이너리티의 고민에는 귀중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국가라는 것을 뛰어넘어 다음 시대를 통찰하는 인간이 갖는 고민이기 때문이다. 재일조선인이란 국가나 머조리티의 횡포에 복종하지 않는 인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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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북스피어

"미미 여사님의 훈훈한 쉼터"
미야베 미유키의 1기라고 할 수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기는 어둠이 장악하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은 그 어둠을 직시하고 싶어했지만 누구도 감히 그 크기를 가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둠은 현대 사회 그 자체였고, 사회가 아닌 시스템을 기소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었다. 깨어있는 자들이 끝없이 패배하고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순간들이 계속되었다. 탈출구는 없었다. 사회파 미스터리로는 출구를 발견할 수 없었다(발견하지 못해야만 한다).

그래서 미미 여사는 궤도를 수정했다. 중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방범>에 이르면 확실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변화는 바로 인간성에 대한 긍정이다. 인간다움을 믿고 그 긍정을 아군 삼아 불의에 맞서는 것이다. ‘뭐 그런 유치한 걸 써먹을 수밖에 없는가?’ 그러나 미미여사는 ‘괜찮습니다, 살아갑시다’라고 말하기 위해서 겨우 여기까지 다다른 것이다. 본작 <안주>가 포함된 미시야마 변조괴담 시리즈는 그 지난한 탐색 과정의 중간에 있는 쉼터다. 탐욕에 눈먼 자들조차 괴담 이야기 속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탈바꿈한다. 미미 여사에게 이 시리즈는 최후에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향처럼 보인다. “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라고 쓴 작가의 말은 자기 자신과 기존의 독자들에게 던진 화두다. ‘그렇다면 왜 지금은, 이 사회는 그렇지 못한가?’ 미스터리 팬 여러분, 바로 이곳, 미시야마의 ‘흑백의 방’에 모두 모이자. 이 훈훈한 베이스캠프에서 질문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 소설 MD 최원호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이야기들 : 
<외딴 집>, <괴이>, <미인>, <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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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드립니다
문재인 지음 / 리더스북

"인간 문재인이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계란행상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문재인. 그는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가난이었다’고 말한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문재인은 학창시절 보기와 다르게 문제아였다. 고등학교 때 학교 뒷산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정학을 당하기도 했고, 대학생 때는 시위로 제적도 당했고, 통행금지를 어겨 구류를 살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이 드립니다>에서 인간 문재인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문재인이 인생 선배로서, 인간 문재인으로서 청춘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쓴소리를 건넨다. 방황, 일탈은 젊은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라고, 문제는 방황과 일탈이 아니라 방황과 일탈을 절망과 포기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픈 청춘과 마주앉아 위로해 주고 싶은 간절함과 진심을 담아, 시련 앞에서 당당해지는 법, 우리가 꿈꾸는 세상으로 다가가는 법,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행복해지는 법을 이야기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청춘과 마주앉고 싶었습니다.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 어깨도 한번 툭 쳐주고 싶었습니다. 아픈 청춘이지만 그래도 지금 들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값진 보물인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쓴소리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희망도 쥐어주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인생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청춘이었을 때 하지 못했던 일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고도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들을 담아 이 작은 책을 냅니다. 스무 살의 문재인에게 편지를 쓴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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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2
진중권, 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진중권+정재승, 놀 줄 아는 두 천재의 응큼한 생각"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과 느낌 있는 뇌과학자 정재승의 만남은 예상대로 즐거웠다. 물론 '크로스'는 이들이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기획은 아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도 두 아저씨의 만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이 어떻게 부딪히며 새로운 생각의 여지를 만들어내는가일 텐데, 이런 점에서 시즌 1 '상상력'은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그리고 2년 반 만에 돌아온 시즌 2의 주제는 '욕망'이다. 상상력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라면, 욕망은 인간이기에 벗어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인지 시즌 2는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세상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 방의 유혹 로또, 끊을 수 없는 육식에 대한 갈망, 유한한 인간이 만들어내는 환상 종말론까지 욕망이 만들어낸 신기루를 벗겨내고, 나는 꼼수다, 레이디 가가, 4대강 등 서로 다른 욕망이 빚어낸 사회 현상을 탈탈 털어 떨어지는 먼지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물론 이 먼지를 미학적으로 분석하거나 현미경으로 파헤치지는 않는다. 먼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욕망’과 그로부터 파생하는 ‘상상력’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한편 이 책의 마지막에는 진중권과 정재승이 각자를 키워드로 분석한 글이 있는데, 정재승은 진중권을 '자신을 조각 미남이라 믿는 각진 남자'라 평하며, 그의 최대 단점은 자신의 외모를 평가할 때만은 고급스러운 미적 취향을 전혀 발휘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진중권은 이에 질세라 '그가 나만큼의 미모만 가졌더라도, 그는 지금보다 몇 배의 사회적 영향력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라며 '디스'를 한다. 나는 이게 이들의 진짜 '욕망'이고 '상상력'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이 아무쪼록 독자들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독특한 시각을 살짝이나마 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단편적인 생각들의 씨줄과 날줄로 이 혼탁한 세상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하려 했을 뿐, 이를 통해 온전히 세상을 파악하고 제 지도를 그리는 몫은 이제 독자들의 것이다. 많이 즐기고 깊이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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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이형준 글, 사진 / 시공주니어

"초등 문화.유적 답사 필수 가이드"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와 삶이 기록된 다양한 유산을 큼직한 사진과 함께 담아낸 책. 창덕궁, 수원 화성, 불국사와 석굴암, 조선 왕릉 등 유네스코가 선정한 우리 문화유산부터 판소리, 강강술래 등의 무형 유산, 해인사 대장경판, 조선왕조실록으로 대표되는 기록 유산,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등의 자연 유산까지, 현장감이 살아 있는 생생한 화보와 알기 쉬운 설명글로 소개한다.

건축, 문화, 배경을 비롯, 각 문화유산에 대해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간결하게 담아 답사를 떠나기 전 사전 지식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한 유려한 사진과 함께 각 문화 유산이 가진 의미와 특징, 문화 유산을 만들고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다. 꼼꼼한 용어 설명과 가독성을 높여주는 시원한 편집, 시시콜콜해보일 수 있지만 역사 이해의 폭을 한껏 넓혀 줄 주옥 같은 한토막 정보들. 그 자체로도 알뜰살뜰한 역사 공부가 되지만, 답사를 떠나기 전에 읽으면 활용도는 더욱 높겠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종묘는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에요. 종묘에서는 조선 왕조 500년이 넘도록 계절마다 제사를 지냈어요.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해마다 5월이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사를 지낸답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으로 삼았어요. 유교에서는 조상을 잘 모시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사람이 죽으면 영혼과 육체로 나뉘어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육체는 땅으로 돌아간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의지할 수 있는 상징물을 만들어 보관했는데, 그 상징물을 신주라고 해요.

종묘를 대표하는 건물은 죽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정전이에요. 검은색 지붕과 붉은색 기둥으로 이루어져, 화려한 궁궐 건물과 달리 단순하고 평범해 보여요. 단청도 없고, 장식은 지붕에 있는 악귀를 막아 주는 잡상 정도가 전부예요.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인 만큼 엄숙하고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이렇게 간결하게 꾸몄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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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 스티븐 킹, 마이클 무어콕 외 지음 / 톨

"신나는 아수라장"
안 사면 큰일 날 것 같은 공갈협박에 가까운 제목과 그 아래에 쓰여진 ‘Thrilling Tales’를 읽었다면 이 책의 분위기를 거의 파악한 셈이다. 그렇구나 하고 위에 자잘하게 쓰여진 글씨를 읽어보면, 놀랍게도 작가 이름을 열거하는 데만 네 줄이 필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총 스무 명에 달하는 이 단편 모음집의 출연진은 어마어마하다.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과 한창 주목 받으며 떠오르는 작가들이 섞여 있고, 각자의 전공 분야를 살펴보면 환상문학+장르소설 백과사전이라도 만들 기세다. 따라서 각 단편들이 일관되게 형성하는 정서는 없다. 오히려 이 책을 기획한 마이클 셰이본은 애초부터 일관성 없음을 컨셉트로 구상했던 것 같다(책 말미에 제작일지 비슷한 게 수록돼 있다). 그러니 <안 그러면 아비규환>은 그야말로 신나게 떠드는 아비규환을 찬찬히 살펴본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한 편씩 읽어나가면 된다. 즐거운 기분으로 만들고 또 그렇게 읽혀지라고 만든 책인 까닭에 진중한 헤비급 펀치를 만나기는 어렵지만, 부담 없이 꺼내들 수 있는 이야기책의 기능에는 충실하니까 말이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여름이니까.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별나고 기발하고 재미있다.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회복시킨 책 -<타임스>

현대영미문학계를 주름잡는 별들의 축제. 펄프픽션을 표방하지만 모든 세대 독자들을 아우른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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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황상민 지음 / 들녘

"시장으로 나온 심리학"
왜 사람들은 '꽝'일 걸 알면서도 매주 복권을 살까? 왜 '오늘까지만 할인' 혹은 '얼마 이상 구매 시 상품권 증정'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생각지도 않았던 지출을 하는 걸까? 점심은 김밥 한 줄로 대충 해결하고 밥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뭘까?

심리학계의 아이유, 황크라테스, 황반장으로 불리는 연세대 황상민 교수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한국형 소비심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대통령과 루이비통>이라는 제목 아래 솜씨 좋게 풀어냈다. 문화, 정치, 경제 상황이 다른데도 외국의 이론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해 설명하는 기존의 마케팅 도서와 달리 이 책에선 우리가 태어나 겪고 살아내는 우리 자신,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교육열, 디지털 활동, 프로 야구 붐, 명품 소비 등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소비 줄기를 소비자의 심리를 기반으로 연구하여 집단별로 나누고 각각의 집단에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마케팅 비법을 제시한다. 책은 단순히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행위로만 인식됐던 '소비'에 '선거'와 '소통' 등 다양한 행위를 포함시킨다. 삶에서 우리가 취하는 모든 행위를 '소비'라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우리가, 한국이 나아갈 소비의 방향을 전망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소비자 유형을 탐색하고 연구하면서 나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우리 기업들마저 이런 내용을 아는 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두들 회사인간에 속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또 기업은 회사인간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연구를 의뢰한 회사조차 연구결과를 자기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남들이 돈 많이 버는 방향을 택하고, 나도 그걸 좇아가고, 비슷하게 보여야지"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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