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경을 쓰게 된지 얼마나 됐는 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내 첫번째 노안경은 빨강색이었다. 그리고 검정색에 큐빅 박힌 거, 남 색, 여러가지 색의 줄무늬, 등등을 거쳐서 이번에 새로 장만한 안경은 투톤의 회색 안경.
직장 의료보험으로 일년에 어느 한도내에서(15만원) 안경을 매년 맞출 수 있다. 작년엔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올해는 데이빗씨가 같이 가서 맞추자고 해서 얼결에 했는데 아주 잘한 듯.
나는 한도보다 이만원 정도 더 내고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으로 했다. 너무 멋쟁이 색상이라 나에게 별로 안 어울리는 것도 같지만 화장하고 안경쓰면 그나마 괜찮다는~~~^^;;;;
벌써 9개의 노안경이라니. 노안경이 많은 이유는 여러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실에도 있어야 하고, 방에도 있어야 하고, 차 안에도 있어야 하고, 가방에도 있어야 하고,,,등등 노안이 오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을 안경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알 수 있다는!!
늙어가는 게 서러운 건 별로 없지만(아직 그렇게 늙지 않아서 그런가??)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것,, 먼거리가 아닌 가까운 거리가!! 그나마 취미라고 독서가 큰 몫을 차지하는데 돋보기를 써야하는 처지가 되니,,그게 서글프다.
그래도 꾸준히 사 모으는 책!!!^^;;
줌파 라히리의 책은 다 좋아하는데 그중 축복받은 집에 나오는 마지막 단편인 세 번째이자 마지막인 대륙이 가장 좋다.
그 중 마지막 두 페이지를 특히 좋아한다.
내가 이렇게 노안경을 쓰게 된 것이 서글프면서도 한편으로 가끔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이런 것들이 평범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때로는 그것이 내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다.˝ P.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