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 치킨은 오늘 저녁으로 시어머니가 만드신 메뉴이다. 그런데 N군과 나는 탕수 소스를 싫어한다. 그래도 나는 눈치보며 후다닥 먹었는데 녀석은 학교에서 먹고 온 척 하면서 안 먹는 거다. 나야 맛있는 거 회사에서 자주 먹으니까 한끼 쯤 안 먹어도 되지만, 큰아들이 저녁을 굶고 자게 생겼기에 자동차에 기름 넣고 온다는 핑계를 대고 햄버거를 사러 가려는데 시어머니가 부르신다.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여자끼리 보자며 같이 가자신다. 월요일은 특히 피곤해서 쉬고 싶었지만 시어머니가 그리 말씀하시니 햄버거만 사가지고 와서 시어머니 친구랑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우리 시어머니 친구들은 왜 다들 부자일까!! 할머니가 렉서스 SUV를 몰고 오셨네! 뒤에 얌전히 앉아서 영화관까지 갔다. 마침 나는 영화관 기프트 카드가 있기도 했지만, 노인네들 영화 비용을 내드리려고 계산을 하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계속 옆에 오셔서 그럴 필요 없다시며, ˝너 참 후하구나˝~~@@라며 안아 주신다!!^^;; 한국 며느리들이 꼬박꼬박 시부모님 용돈 드리고, 옷도 사드리고,,,,,등등 그러는 거 아시면 뭐라고 하실까? 고작 영화표 사드리는 것 가지고~~~~^^;;;;;
시어머니 친구까지~~~~=.=
렉서스 타고 다니는 할머니니까 영화표 대수롭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를 집에 데려다 주시면서도 계속 영화 잘 봤다고;;;; 이건 뭐 영화 한 번 더 보여드리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후한 며느리로 소문 날 판~~~ㅠㅠ
어쨌든 영화는 교회 연합(?)이 만든 것으로 `용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데....2번이나 혼자 걸어서 집에 갈까?? 아니면 남편을 오라고 할까?? 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했었다는~~~ㅠㅠ
나도 가족들을 위해 교회를 다니지만 메시지를 주입하려고 하는 영화 딱 별로다. 더구나 영적인 느낌을!! 그런 것까지 주입하려고 하는 게 느껴지면 반감으로 그런 느낌이 아예 달아나 버리는 것 같다는. 그런데 이 영화는 우리 시어머니도 참기 힘들었다고,, 친구분도 이구동성. ㅋㅋㅋ
시어머니가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책을 감동 깊게 읽으시고 친구에게 가자고 한 것이니 실망이 더 크셨을 듯~~~ㅋㅋ
계속 집에 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 단순하고 아름다운 스토리에 뭔가를 막 덧입혀 엉망으로 만들어 놨지 뭐야~~~책은 이정도 밖에 안 된다고~~˝ 엄지와 검지를 거의 맞붙이시며 강조하신다.
그나저나 집에 오면 자빠져 잘 줄 알았는데 말똥말똥. 점심에 마신 베트남 커피 효과가 이제야 올라오나보다~~~~ㅠㅠ
채소의 신이나 읽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