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n`을 보고왔다. 좋은 영화를 보면 원작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이 영화가 그랬다.
영화는 똑똑하고 재미있으면서 묵직한(?) 감동을 생성한다. 딸은 분명 이 영화를 좋아할 것 같다. 우주에 관심이 코딱지 만큼도 없는 나도 몰입이 되면서 깔깔 웃고, 조마조마 하면서 봤는데 딸은 오죽할까.
주인공 마크는 과학자 중 식물학자라 생존 하는데 더 이로웠을까? 어쨌든 인간이 얼마나 똑똑한가를 떠나서 먹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하고, 소비자인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은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거의 3/4이 과학적인 얘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영화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고 CG도 그만하면 괜츈하다.
우주인이라는 직업을 동경해 본 적이 없지만, 어릴 적부터 우주인이 되기를 꿈꿔온 딸( 초등학교에서 장래 희망을 써오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때 제출한 직업이 Astronaut Doctor 라고 했다는. ㅎㅎㅎ)이 여전히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면 말리고 싶다. 얼마나 외로울까! 프로젝트로 몇 명이 함께 우주 여행을 하더라도 그 광활함 속에 절절한 외로움을 굳이 겪을 필요가 있을까 말이다. 암튼 이제는 그런 꿈을 안 꿨으면 좋겠다. 이 대지위에서 지구의 리듬과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마크의 대사를 생각하면 저런 말을 하는 나는 이기적인 엄마일지도 모른다.
마크가 좌절감을 느끼며, ˝나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을 했고, 그 일을 아주 잘 했다.˝고 부모에게 전해달라는 대사. 명대사다.
나도 자식이 사지에서 죽게 되었는데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하고) 그런 유언을 남겼다면 아이가 어떤 삶을 살든지 분명 행복했을테니까 나보다 먼저 죽어 슬프겠지만 한편으로는 안도할 것 같다.
좋은 영화 보고 와서 잠이 안 온다. 나도 내가 하는 일을 너무 사랑하고, 그 일을 잘 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인간이구나.
사진은 전혀 상관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장면인데, 우리 집 앞 내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에 처음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게임을 한다. 골프 토너먼트가 열리는 것 같다. 물론 전문적인 것은 아니고 친목 골프 대회정도 되겠지만, 여기 사람들이 또 저렇게 뭔가를 하면 취미라도 전문적으로 하는 듯. 해든이 축구 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고등학생들이 주심을 보는 데 아주 잘 한다는. 심판 옷을 입고.. 뭐를 하든 그래야 더 멋진듯.
이 모든 것이 우리를 둘러싼 대지와 리듬을 타고 생활하는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