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야는 뱃집의 이름이지만 실은 동네 불한당들의 소굴이다. 가지야의 주인이자 불한당들의 두목인 가쓰조는 모시치에게 눈엣가시다.
애초에 장사하는 가게에서 자릿세를 뜯어내거나, 몸을 파는 여자들에게서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도박장을 열거나 하면서 옳지 못한 방법으로 동네에서 돈을 빨아들이는 놈들은 어느 곳에나 있다. 그런 자들 중에서 가지야의 가쓰조는 꽤 다루기 쉬운 편이기는 하다. 모시치도 가쓰조와는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 가지야와 진심으로 싸워서 그들을 쳐부숴야겠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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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에서는 물가가 매년 비싸지기만 할 뿐이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한 냥이 있으면 어른 한 명이 일 년 동안 먹고살 수 있을 만한 양의 쌀을 살 수 있다. 천 냥이면 천명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일 년 동안 쌀밥을 먹을 수 있다.
가쿠지로의 집은 세 식구이니, 각자가 앞으로 삼백 수십 년동안, 일하지 않아도 쌀밥은 먹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천 냥이란 그만큼 큰돈이다.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쿠지로의 얼굴이 이상하게 느슨해지고, 오센의 뺨이 빨개지고 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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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려워 말고 편히 앉게."
모시치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으면서 스스럼없는 말투로말했다.
"일부러 우리 집까지 걸음을 옮겨 준 것은 기쁘네만, 자네치고는 드문 일이로군.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나?"
모시치가 가쿠지로와 알고 지낸 지도 그럭저럭 삼 년 정도되는데 지금까지 가쿠지로 쪽에서 찾아온 적은 한 번도 없다. 생선을 팔러 온 적조차 없다. 그것은 가쿠지로가 게으름뱅이라서가 아니라 모시치가 우오토라라는 생선 장수에게서늘 생선을 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쪽을 배려해 주는 것이다.
가쿠지로는 더 이상 땀이 나지 않는데도 또 수건으로 이마를 훔쳤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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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 아니 내 삶은 병든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것이다. 환자 그리고 그들이 걸린 병과 함께 지내다 보니나는 이 길을 걷지 않았다면 아마 꿈도 꾸지 못했을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결과 이제 나는 니체가 제기한 질문을 버릇처럼 입에 담게 되었다. ‘우리 인간은 병없이 살아갈 수는 없을까?‘ 그리고 이 구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환자를 접하다 보면 의문이 끊임없이 샘솟았고, 나는 그 의문을 풀기위해 환자 곁으로 쉬지 않고 달려갔다. 따라서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 혹은 연구 속에는 그러한 의문과 환자 사이를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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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처음부터 이런 표현은? 모시치가 먼저 아내에게 말을 잘못한 건데...어이없음.

반쯤 불평하는 기분으로, "이러니까 여자가 만드는 회는 미지근해서 문제야"라고 말해 버린 적이 있다.
아내가 토라질 대로 토라진 결과, 그 자리에서는 모시치대장이 사과함으로써 수습했지만 사과를 받았다고 해서 깨끗이 잊을 수는 없는 것이 여자의 천성인가 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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