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조지엘리엇의 소설에 타난 감금과 의식

13장 상실감이 빚은 예민함
조지 엘리엇의 숨겨진 비전

내가 쓰려고 하지 않았던가면이, 마치 서리로 만든 가면인 양내 얼굴을 덮는다.
내다보는 눈들,
노래의 핵심에는 침묵을 갈망하고.
데니즈 레버토프- - P768

19세기 중반의 여성 작가들은 천사 같은 순종과 괴물 같은 자기주장이라는 쌍둥이 같은 유혹에 붙잡혀 있는 가운데 남성 지배 문화에서 문제적인 여성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그들은 모두 오스틴, 울스턴크래프트, 메리 셸리, 브론테의 열렬한 독자였기 때문에 여성의 하위문화에 의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이름을 들자면 영국의 조지 엘리엇과 크리스티나 로세티, 이탈리아의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미국의 에밀리 디킨슨과 해리엇 비처 스토가 있는데, 이들 사이에 감지되는끈끈한 유대를 설명해주는 것은 바로 여성의 하위문화다. - P769

엘리엇은 사실상 ‘반은 여성적이고반은 유령 같은’ 래티머의 무력감, 침묵, 이인자 자리, 약한 몸, 상처받은 영혼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신의 예술과 젠더에 대한 태도를 의미심장하게 드러낸다. - P776

본질적으로 여성적인 래티머의 특질은(예민함, 연약한 신체, 가족 내의 이인자 자리, 박탈, 수동성, 사랑받고 싶은 강렬한 욕구는 사실상 그가 시인이 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고통의 원인이 된다. 시를 쓰는 재능은 받았지만 창조력은 부인당한 래티머는 예술가의 지위를 거부당한 여성들이 따라야 했던전통적인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 P778

도를 넘는 과학자, 기이한 몽상가, 생명 재생 실험, 유죄로 판명된 반항 등의 주제는 모두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킨다. 이 - P787

는 「벗겨진 베일」을 통해 알 수 있듯, 비상과 추락에 대한 성적으로 젠더화된 두려움, 치명적인 것으로 묘사한 문화적 소외 때문에 조지 엘리엇이 자신과 추락한 사탄의 실패한 열망을 동일시한다는 인상을 더 강화시킨다. - P788

샬럿브론테의 소설은 「벗겨진 베일」의 집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브론테 - P798

의 소설은 엘리엇에게 여성으로 확인된 여성과 여성 혐오자 사이에서 엘리엇이 경험했던 자기 분열을 극화하도록 허락하고있기 때문이다. 샬럿 브론테는 미친 여자를 통해 그녀의 분노는 자신과 자신의 유순한 분신에게서 사랑을 빼앗아간 남성적권력의 상징을 찢고 불태우고 파괴한다) 메리 셸리와 에밀리브론테의 인물들이 경험하는 자기 분열과 살인적인 물질성, 섹슈얼리티로의 추락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엘리엇은 분노에 찬미친 여자를 ‘사‘로 명명함으로써 「벗겨진 베일」이 여성의 복수 시도에 관한 이야기임을 제시한다. - P799

엘리엇은 여성적 고딕의 전통을 전개하면서도 수정하고 있다. 브론테는 여성들이 고통스러운 자아분열을 치유할 방법을 탐색하지만, 엘리엇은 분열된 자아란 단지 폭발할 수밖에 없는 것임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 P802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 문과 달리, 베일은 항상 잠재적으로 열려 있고 닫혀 있다. 베일은 구별되는 두 영역(현상과 실체, 문화와 자연,
두 가지 의식, 삶과 죽음, 공적인 외관과 사적인 실제, 의식적충동과 무의식적 충동,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 등)을 분리한다. - P808

엘리엇은 가정에서 전통적인 여성의 자리를 유리하게 이용해 공적인 태도 뒤에 가려져 있는 사적인 연약성을 폭로하며 남성적 신화를 반박하는데,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라면 엘리엇의 이런 방식을 전형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리얼리즘이 박탈당한 자의 정직성과 동일시되고있지만, 그것은 자기 포기와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인생을 바라보기, 덜 호의적인 시각에서는 하찮아 보일 수 있는 것의 의미를 식별하기와) 관련될 수도 있다. 다만 「벗겨진 베일」이 암시하듯 그런 통찰력은 자아를 약화시키고, 자아를 인간의 하찮은 편협성에 빠뜨리며, 주변 영혼들의 비밀스러운 부패로 자아를 오염시키고, 모순되는 욕구와 시각의 경험으로 자아를 마비시킬 수 있다. - P817

엘리엇은 꽤 최근까지 거의 전적으로 남성 문학사의 차원에서만 주목받았지만, 「벗겨진 베일」은 그녀가 강력한 여성 전통의 일부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여성 작가들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자의식, 남성적 문학 관습에 대한 비판, 예지력과영적 교감 능력에 대한 관심, 감금 이미지, 파편화에 대한 정신분열적인 인식, 자기혐오, 에밀리 디킨슨이 그녀의 ‘가려진 비전‘이라 불렀던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전통에 엘리엇을 자리매김해준다. - P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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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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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 매장시키는 건 너무나 우습다. 결론이 있고 그것에 사실들을 꿰맞추어나간다. 시류에 편승하여 발을 빼는 사람들. 대중 언론에만 눈과 귀가 열려 있는 사람들. 소수 언론은 거들떠 보지 않는 사람들.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보도를 내보내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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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12-19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시무시한 소설이죠!!

거리의화가 2022-12-20 09:15   좋아요 1 | URL
괭님도 읽어보신 책이군요. 최근 저자의 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이 대표작이기에 읽어보았는데... 여러 모로 한국근현대사에서 치안 유지라는 명목 하에 억울하게 끌려간 이들이 생각나더군요. 그냥 죄를 뒤집어씌우고 사람 하나 잡아 가두는 건 일도 아니었겠다 싶은 것이. 짧지만 강렬한 소설이었습니다!

레삭매냐 2022-12-19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론이 사실 보도에 집중해야 하는데
아예 뉴스를 만드는 플레이어가 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시절이 하 수상하기만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0 09:18   좋아요 0 | URL
요즘은 SNS 뉴스가 근거 없는 유포를 만들어내는 온상이 되기도 하죠. 자극적인 제목과 선정적인 사진 선택으로 이목을 끌어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심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느 나라건 마찬가지겠지만 대표 언론들이 정권 나팔수처럼 흘러가는 건 문제라고 봅니다.
 

24

내가 만든 것이 이 세상을 모두 파괴시킬 힘을 가진 물질이라면?

I now know what Lita meant when she said someone‘s bloodwas boiling. Even if Javier doesn‘t remember, I‘m not leavinghim here so he can die serving these people. - P222

"Better to eliminateall threats now for what may come, even if it is units and unitsaway."
Everything Dad said was true. To achieve their goals-tohave no starvation, or war-they are willing to do the worstkind of evil. - P225

I can‘t tell him yet his poison was the deadliest ever created,
but once I get us out of this, I will tell him how truly brillianthe is. Even though he could‘ve potentially ended humanity aswe know it. How could he know the "dangerous creatures" theywant to exterminate are passengers like us and our parents?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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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두려움을 직면하라
두려움의 실상의 진실이 밋밋하고 차가운 것이며 확신하지 못하는 것에 우리가 불안해하며 시달린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런 것들에 씨름하지 말고 경악에서도, 공포에서도 해방되자 말하고 있다. 그것을 유쾌하게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그녀의 정신력은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Tis so appalling-it exhilarates-

‘Tis so appalling-it exhilarates-
So over Horror, it half captivates-
The Soul stares after it, secure-
To know the worst, leaves no dread more-

To scan a Ghost, is faint-
But grappling, conquers it-
How easy, Torment, now-
Suspense kept sawing so-

The Truth, is Bald, and Cold-
But that will hold-
If any are not sure-
We show them-prayer-
But we, who know,
Stop hoping, now- - P117

Looking at Death, is Dying-
Just let go the Breath-
And not the pillow at your cheek
So slumbereth-

Others, can wrestle -
Yours, is done-
And so of Woe, bleak dreaded-come,
It sets the Fright at liberty-
And Terror‘s free-
Gay, Ghastly, Holiday!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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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12장 루시 스노의 파묻힌 삶

『빌레트』는 여러가지 면에서 샬럿 브론테의 가장 명백하고절망적인 페미니즘 소설이다.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교수』와『셜리』는 여성성의 불안에 대한 강한 집착을 냉정한 가짜 남성외관 뒤에 숨기면서 적어도 다른 의도가 있는 체했다. 『제인 에어』는 암시적으로 반항적인 페미니즘 소설이라 할 수 있지만일종의 동화 구조를 이용해 심지어 남성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에 관한 작가의 깊은 비관주의를 작가 자신에게조차 감추고었다. 그러나 브론테의 다른 어떤 여자 주인공보다 나이가 많고현명한 『빌레트』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루시 스노는 처음부터끝까지 아무것도 없는(바깥 사회에서도 가진 것이 없고, 부모도 친구도 없고, 육체적 정신적 매력도 없고, 돈도 자신감도 건강도 없는) 여자다. 루시 스노의 이야기는 아마도 지금까지 여성의 박탈을 다뤄왔던 이야기 중 가장 감동적이며 무시무시한 이야기일 것이다. - P698

『빌레트』에 대해 현대 비평가들은루시 내부에 있는 자제와 열정, 이성과 상상력 사이의 갈등을인식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정신분열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객관화하기 위해 소설의 다른 등장인물들을 동8
원하는 방식이다. 루시 스노는 에밀리 디킨슨의 ‘우리는 방이 - P704

될 필요가 없다-유령이 출몰하는ㅡ‘에 숨겨진 진실의 좋은예이기 때문이다. - P705

폴리가 황량한 땅들, 훌륭한 영국의 선교사, 중국 여성의 전족, 얼음과 눈의 나라들을묘사할 때 루시는 열심히 듣는다. 이것은 루시처럼 제한된 운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충만한 삶에 대한 반항적인 갈망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는 자들 앞에 놓여 있는 시련이기 때문이다. 그 책은 결국 두 소녀들이 경험해나갈 추방, 그러니까 신 - P706

같은 치료자와 특히 이국적 형태의 억압, 여성의 생존을 위협하는 추위에 시달려야 하는 추방을 예언해준다. 루시는 이국 땅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녀는 영국에서조차 비유적으로는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집이 없는 루시는 나라도 공동체도 없는 여성인데, 이후의 이민자 신분이 그것을 시사한다. - P707

치명적인 사랑의 상징인 마치몬트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잃어버린 연인을 애도하며 영원한 독신녀로, 하지만 어떤 종교적 위안도 받지 못하는 수녀처럼 살아간다. 그녀는 하느님의 방식을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마치몬트는 사랑이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그 고통은 사랑스러운 본성을 순화시켜 성자처럼 만들수도 있고 악마적인 악령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4장] 수녀로 변했든 마녀로 변했든, 마치몬트의 이야기는 여성이 사랑을 경험하기로 마음먹으면 배반당하고 파멸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P708

루시는 스스로 선택한 살아 있는 죽음의 상태에서 발작적으로 깨어나는데, 이때 루시는 그림 형제의 백설공주에서 케이트 쇼팽의에드나 폰텔리에에 이르는 모든 여자 주인공을 닮았다. 이들의각성은 위험하다. 각성한 여자 주인공들은 리치의 말처럼, ‘살아 있다는 거짓말의 진실에 이보다 더 가까이 간 적이 없다‘는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루시가 마담 베크의집으로 가는 길을 우연히 발견하는 그 집이 바로 자신의 자아의집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문을 통해 마술처럼 들어와 방문자를 놀라게 하는 마담 베크는 효과적으로 루시를 정탐할 수 있다. 마담 베크는 루시의 마음속에 살면서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는 많은 목소리 중 하나다. - P712

루시는 교실에서 마담 베크의 억압적인 방침을 흉내 낼 뿐만 아니라, 마담 베크가 존 박사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억제하는 방법에 찬사를 보낸다. ‘역시 훌륭하세요, 마담 베크!
당신은 편애의 악마인 아폴리온과 겨루어 좋은 싸움을 했고 이겨냈어요!’[11장] 루시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 자신의 자기 억제에 대한 헌신과 자기 감시를 향한 충동을 찬양하는 것이다. - P713

마담 베크의 코앞에서 두 번의 비밀스러운 연애를 벌인 지네브라는 방종과 자유에 매혹당하는 루시를 가장 잘 구현한 인물이다. 지네브라의 풍자적인 위트와 루시의 냉소적인 정직함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 - P714

‘이성‘과 ‘상상력‘은 루시가 의식적인 자기 억압과 무의식적인(그녀가 두려워하지만 또한 희 - P716

망하는) 성적 욕망 사이의 갈등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그러나 의미심장하게도 루시는 자신을 이 두 힘에서분리된 존재로 인식하고, 이성과 상상력 둘 다에 희생되었다고느낀다.
(루시가 영국의 오래된 가시나무 곁에서 빛나던 것으로 기억하는) 초승달과 별들 아래, ‘금지된 통로‘의 감추어진 좌석에 앉아 루시는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억압해왔던 그 위험한 감정을 경험한다. - P717

자아라는 집 내부의 갈등 속에서 루시안의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은 루시의 내면이 파편화되었음을보여준다. 결국 이 파편화는 루시를 완전한 신경쇠약으로 내몰고 말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존 박사에게 매혹됨으로써 연결되고 규정되고 자극받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존 박사는 폴리의 책에 나오는, 빛나는 머리칼을 가진 영국인 선교사이고, 영국의 치료 기술에 책임감을 지닌 사람이며, 황금 갈기가 있는강력한 표범이고, 태양의 신 아폴로일 뿐만 아니라 에밀리 디킨슨이 ‘정오의 남자‘라고 불렀던, 두려울 만큼 강력한 연인이다. 모든 여성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 박사에게 구애한다. - P719

적극적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루시의 갈망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루시가 학교의 연극에서 역할을 맡는 장면이다.
‘루시는 무대 위에서 완전히 남자처럼 옷 입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이 맡은 남성 인물을 나타내는 단지 몇 개의 아이템만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만의 역할을 소화한다. 동시에 루시는 - P720

자신이 선택한 남성 복장 덕택에 자유로워진다. 이런 점에서 루시는 남성으로 위장함으로써, 혹은 더 빈번하게 남성 권위의 상징을 복장 도착으로 패러디함으로써 예술적 독립성을 알리는모든 여성 예술가를 상기시킨다. 비록 남성의 복장을 입는 것이 자기 분열적이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은 자기 증오에서 여성을 해방시킬 수 있고, 다른 여성에 대한 사랑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 P721

성모 마리아의 자비는 교회를 매우 모성적인 공간으로 보이게 한다. 하지만 루시에게 그것은 순간일 뿐이다. 루시는 사제가 원하는 것은 열성에 ‘불을 붙여 분발케 하는 것임을, 그것은 그녀가 ‘이교도적인 서사를 쓰는 대신 카르멜수녀원의 방에서 묵주를 세고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임을인식하고 있다. - P724

루시의 갈등은 감추어져 있다. 우리가 살펴보았듯 루시는 자신의 갈등을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화자인 동시에 소설 속 인물인 루시는 자신의 이야기만 아니라면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듯 보인다. 폴리 홈, 미스 마치몬트, 마담 베크, 지네브라는 각각 루시 자신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더 분석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 - P725

브론테도 루시 스노의 역사를 통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이야기하면서 회피와 폭로의 방법을 사용한다. 브론테가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기 위해 과거를 수정하는 것처럼, 루시도 자신의 ‘이교도적인 서사‘를 양면적으로 바라봄으로써 [15장] 많은것을 침묵 속에 남겨둔다. 분명 루시의 설명에는 현저하게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어린 시절의 공포, 부모의 상실, 존 박사에 대한 짝사랑, 긴 방학 동안 이어진 악몽의 공포는 이상할 정도로 암시적으로만 제시된다. - P726

길 잃은 작은 소녀 (폴리)도, 교태부리는 여자(지네브라)도, 유사 남성(마담베크)도, (정원에) 묻힌 수녀도 아닌루시는 자신에게 가능한 역할을 찾을 수 없고, 그들에게서 자유롭지도 못하다. 이 모든 여자들은 그녀의 일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 여자들이 맡고 있는 역할 중 어떤 역할도 주도권과 지성, 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여자에게 부여하지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화자로서 회피하는 방식을 택한 루시는 그녀가 (그리고 모든 여자들이) 침묵의 복종에서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 보여준다. 루시는 자 - P730

신이 이어받은 모든 형태의 감금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신화적인 일(자기 자신의 적절한 허구를 창조하려는 시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 P731

‘모든 재능의 강탈‘에 저항하는 와스디는 여성 예술가의 곤경을 (이들은 여자 주인공의 섹슈얼리티를 혼란과 고통의 원천이라고 주장하는 예술 혹은 그렇게 주장하지는 않았어도 그런 의미를 암시하는 예술이 여성에게 강요하는 순종의 교훈을 전복시키려고 애쓴다) 보여준다. - P738

브론테의 여배우도 성경 속의 여왕처럼 자신이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을 거부하며, 예술의주체나 관중을 비인간화시키는 예술을 의식적으로 거부한다.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개인과 예술가, 예술가와 예술 사이의구분을 초월함으로써 와스디는 남성 문화의 닫힌 형식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성경 속 여왕의 저항처럼 와스디의 저항은 그녀가 소유한 영지를 상실하고 왕의 시야에서 추방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한마디 말이나 한 번의 손길에도 / 대가가, 매우 큰 대가가 따른다‘고 불길하게 경고하는 사악한 레이디 나사로처럼 와스디는 열광적으로 공연한다. 그 공연은 사회질서를완전히 전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극장에 진짜로 불이 나서모든 부자 후원자들은 살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간다. 와스디의드라마는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대안을 제안할 때도, 여성의 예술적 재능이 불러오는 고통과 여성의 저항이 지닌 복수의 힘을 규정한다. - P739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브론테의 소설에서 다시한번 여자 주인공의 내밀한 욕망의 투사로 나타나는데, 이 경우에는 무화되고자 하는 루시의 욕구가 투사된 것이다. ***************************** - P740

여자들은 자신들이 죄의원천이라는 말을 충분히 들어왔다. 따라서 여자들이 회개의 필요성을 받아들인다면 응당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여자들은 사회의 중요한 과정에서 자신들이 불필요한 존재라는사실을 효과적으로 배워왔기 때문에 스스로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수녀는 침묵 속에 순종하며, 감금을 받아들이고, 어두운 검은색 옷을 입고, 얼굴을 감추고, 자신을 무성화시키고자 하는 루시의 욕망이 투사된 결과일뿐 아니라, 루시에게 수녀의 방식은 독신 여자들에게 유일하게사회적으로 용인된 삶(봉사와 자아 포기, 그리고 정절의 삶)의상징이다." - P741

루시의 수녀는 더이상 매장되어 있지 않았다. 그 수녀가 전설 속의 수녀라면 이야기대로 남성의 불의에 저항하여 다락방에 출몰할 것이다. 수녀는 매장된 상태로 남아 있기를 거부한다. 이는 루시가 수녀원 같은 죽음 속의 삶을 어떤 식으로든 거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 P742

루시는 사랑하는 것도사랑을 받는 것도 자기중심주의에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것, 예를 들면 실러의 시를 암송하는 폴리의 무신경함에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런 무신경함은 루시가 겪은 바로 그 고통을 감상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자신은 독신녀로서 수녀(아무것도 아닌 사람)라는생각에서 루시를 해방시켜주는 것은 폴리를 통해 새롭게 얻은그녀 자신에 대한 인식이다. ************************ - P745

간단히 말해 폴은 루시가 밀턴의 유순한 딸들처럼 되기를 원한다. 즉 폴은 루시가 자신의 작업을 필사하는 비서나 정해진주제를 프랑스어로 바로 말할 수 있는 작가가 되어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기 바란다. 당연히 루시는 자신이 폴의 피조물이 된다는 생각에, ‘연단에 앉아서 보여주기 위해 주문에 맞추어’ 글을 쓴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 P747

『빌레트』에서 마담 발라펜스의 악의도 저스틴 마리의 자멸적인Con수동성의 다른 면이다. 디킨슨의 시(「우리 뒤에 숨겨져 있는 우리가 가장 놀라게 한다ㅡ」)의 핵심적 진실을 극화하는 양,
브론테는 그 마녀가 바로 수녀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미스 마치몬트의 초기 판단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 - P751

서 마녀나 수녀가 되지 않은 여자들은 루시처럼 마녀와 수녀 모두에게 시달린다. - P752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여자는 타자의 통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해방을 통해서 권력을 찾고자 한다.
여자들에게 권력 자체는 치명적이지 않아도 위험한 것처럼 보인다. 사회에 수용될 수 있는 통로를 제공받지 못한 독립적이고창조적인 여자는 교활한 마녀로 낙인 찍힌다. 만약 그녀가 예술가가 된다면, 그녀는 자아 파괴의 가능성에 직면하고, 만일 그녀가 예술가가 되지 않는다면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파괴할 것이다. 와스디가 여성의 예술성이 불러올 고통을 구현하고 있다면, 마담 발라펜스는 예술가가 되지 못하고 불구의 ‘비여성화된’역할에 갇힌 자의 무시무시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 P753

루시는 점점 더 자신을 그녀 자신의 몸과 동일시할 수 있음으로써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사람이 자신을 모순적이며 무능력하다는 식으로 규정하는 정의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리하여 루시는 존 박사, 홈 씨, 지네브라, 폴리조차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자신을 보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브론테는 드디어 루시가 ‘진리‘에 대한 상상적인 ‘투사’와이성적인 ‘이해‘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거울은 실재를 반영하지 않는다. 거울은 실재를 해석함으로써 실재를 창조한다. 그러나 해석의 행위는 지각의 행위로 남아 있을 때만 포학성을 피할 수 있다. - P760

루시는 조상의저택에서도 수녀원에서도 탈출했다. 그리하여 루시는 이제 자신의 진실을 규정하는 그녀의 상상력을 상징하는 달빛 아래 서있다. 이런 루시는 셜리보다 더 행운아다.

그러나 여자들이 자신에 대한 완전히 통합된 인식, 경제적인 독립, 남자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음에도, 그런 소망이 이미 성취된 사실로 왜곡될 수는 없다는 것을 브론테는 자각하고 있다. 『빌레트』 - P761

의 애매한 결말은 루시의 양면성, 즉 폴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그녀의 인식, 말하자면 자신의 힘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폴이 부재할 때뿐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그것은 또한 전통적으로 여성을 희생시킨 독재적인 허구를 피하고자 하는 브론테의 결단을 반영한다. 다시 한번 브론테는 남성의 낭만주의의기를 꺾는다. 비록 루시의 연인이 폴앤드비르지니호를 타고 멀리 항해를 떠나지만, 비록 그녀의 소설이 베르나르댕 드 생 피에르의 소설처럼 난파로 끝나긴 하지만, 브론테는 모험하는 남자를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구속된 여자, 즉 루시라는 것을다시금 강조한다. 동시에 브론테는 사랑의 끝은 삶의 끝이 아니라는 점도 말한다. - P762

여자들은 자신을 대상으로서 경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죽음에서 깨어날 필요성과 깨어날 수 있는 능력을 둘 다 이해한다. 여성들은 그 능력과 필요성이 마술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마력이며, 박해하는고백적인 참회가 아니라 부활하는 고백적인 예술임을 알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탈출했던 장소에 또 다른 타자를 옭아매지않으면서도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예술이다. 시학의 정치를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브론테는 어떤 의미에서 (이성과 상상사이의 간극을 공격하고, 객관적인 예술 작품의 주관성을 주장하며, 그녀 소설의 주제로 대상화된 희생자들을 선택하고, 그녀와 함께 타자화된 사람의 내면성을 경험하도록 독자를 초대하는) 현상학자다. 이 모든 이유 때문에 브론테는 끊임없이 고통받았고, 그녀의 좀처럼 잊을 수 없는 예술의 정직성 덕분에을 얻었던 모든 여성들의 강력한 선구자로 남아 있다. - P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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