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ient Peoples of West Africa

나일강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이집트가 포함된 큰 대륙과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이곳을) 아프리카라 부른다. 아프리카인들은 문자를 남기거나 유물을 남기지 않아서 (현대인들은) 고대 이집트처럼 많은 것을 알아낼 수가 없다. 나일강에서 왼쪽으로 가면 사하라 사막이 있다. 그 곳은 뜨겁고 건조하여 땅이 (쩍쩍) 갈라지고 모래가 쌓인 거대한 사구도 있다. 물이라곤 오아시스 뿐이고 그 주변에 작은 마을들이 있을 따름이다. 사람들은 물이 적게 필요한 동물들을(양, 낙타, 염소) 기르고 대추야자를 먹는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몇 명의 가족들이 나누어 먹는다. (이처럼) 사하라 사막의 삶은 어렵고 위험하다. 

그런데 오래 전 아프리카는 사막이 아니었고 녹색의 비옥한 땅이었다. 가젤과 영양이 초원을 오르고 물고기, 악어, 하마가 강에서 헤엄을 쳤으며 숲에는 야생소와 양이 살았다. 사하라인들은 농부였는데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동식물을 기르며 살았다. (나중에) 고고학자들이 사하라 사막의 땅을 팠더니 거기서 꽃가루를 발견했는데 오늘날 사하라에서 자라는 나무나 꽃의 종류가 아니었다. 또 동물뼈도 발견했는데 이는 물이 충분히 있어야 살 수 있는 것이었다. 

고대인들은 동굴벽에 자신들의 생활을 담은 그림을 남겼다. 거기에는 농작물을 기르고 동물을 돌보는 모습, 여성들이 소를 타는 모습 등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사하라에 언젠가부터 비가 잘 안오더니 땅이 점점 가물어져서 지금의 건조하고 메마른 기후가 되었다고. 동물들은 물을 찾아 남부로 이동해 중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Anansi and Turtle

'Anansi the Spider'는 아프리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의 인물들 중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다. Anansi는 자신의 방식대로 속임수를 쓰는 거미이다. 그와 관련하여 나이지리아의 요루바 사람들에게서 기원한 Anansi와 친구인 Turtle의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다. 

Anansi가 배가 고파 Yams를 먹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땅을 파서 튼실한 Yams을 꺼내 오븐에 조심스럽게 구워 꺼내먹으려 하던 찰나 이를 지켜보는 Turtle이 있었다. Turtle은 Anansi에게 온종일 먹은 것이 없다며 그것을 함께 나누어 먹자 말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방문자와 함께 음식을 나누어먹는 관습이 있다. 때문에 Anansi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Turtle이 자리를 잡고 먹으려 하는 순간 "멈춰! 너 씻지도 않고 먹을 거야? 먼저 씻고 와!"하고 말했다. Turtle은 온종일 움직였기 때문에 몸이 더러웠다. 그렇게 1마일 떨어진 강으로 갔지만 씻고 나면 뭐하나. 돌아오는 동안 다시 더러워지는 걸!(Poor Turtle) 당연하지만 Anansi는 음식을 꿀꺽해버렸고 결국 빈 접시만 덩그러니 남았다. 며칠 후 Anansi가 저녁을 먹기 위해 Turtle 집을 방문하였다. "식탁이 물 아래 있어 다이빙을 해야 먹을 수 있어."하고 Turtle이 말했다. Anansi가 물 속에 들어가보니 너무 가벼워서 자꾸만 뜨는 것이다(거미니 당연). Anansi는 재킷 주머니에 조약돌을 가득 달고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Turtle은 식탁에서 재킷을 입고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벗으라고 종용한다. Anansi가 재킷을 벗는 순간 다시 물 위로 뿅 하고 올라갔다. Turtle은 그동안 음식을 다 해치웠다. 과연 구전될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둘 다 대단하다 싶다.


Anansi and the Make-Believe Food

Anansi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다. 

오랜동안 비가 오지 않아 농작물이 시들고 동물은 굶어가고 있었다. Anansi와 마을 사람들도 굶주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Anansi는 "누군가 음식을 구해오지 않으면 우리는 굶어 죽을 거야! 내가 마을을 찾아서 음식을 구해서 돌아올게." 말하며 결국 길을 떠났다. 그는 마을이 나올 때까지 무한정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어떤 마을을 발견했는데 그곳은 cassava라는 커다란 감자처럼 생긴 뿌리 채소가 널려 있었다. cassava는 구워 먹어야 제맛! 보기 좋게 구워져 한 입 먹으려고 하는 찰나 다른 곳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 마을은 바나나 같은 plantain이 많았다. Anansi는 plaintain이 있는 마을로 가보니 과연 그것들이 많았다. plaintain은 튀겨 먹어야 맛있다고 한다. 튀겨서 한 입 먹으려고 하는 찰나 또 다른 곳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은 rice가 많은 마을이었고 배가 미칠듯 고팠지만 참지 못하고 그곳을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도착했으나 이것은 끓여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또 연기가 나는 곳이 있어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그들도 모른다고 했다. Anansi는 '모든 마을에 이전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있었잖아. 저 마을로 간다면 rice보다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을거야.'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는 기절하고 말았다. 그가 깨어났을 때 마을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 있었다. "우리가 생선뼈에 물을 넣고 수프를 끓여왔어. 우리가 가진 것은 이게 전부야. 넌 어디 사니?" Anansi는 자신이 거친 마을을 모두 알려주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곳들이었다. "Don't be greedy-eat whatever you're given."


* crack: break open or into pieces; to break sth in this way

* parch: make an area of land very dry

The ground is cracked and parched. 


* scrubby

a few scrubby palm trees can grow.


* Yam

a little bit like potatoes, only rough on the outside like a coconut


* polish off

Anansi could see Turtle polishing off all the food



매 단원 서두에 이전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 복습이 절로 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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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9-23 08: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앞서나가시니 좋네요. 저도 곧 따라갈게요 ^^

거리의화가 2023-09-25 10:02   좋아요 1 | URL
ㅋㅋ 주말에 쉬었더니 읽으려면 다시 기운을 불어넣어야할 것 같습니다^^ 수하님도 화이팅!
 
생각의 요새 - 사유의 미로를 통과하는 읽기의 모험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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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분야이든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필독서 같은 것이 존재한다. 난이도의 강도와는 별개로 그 산을 넘어가야 다른 책들로 옮겨감으로써 지식의 확장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고전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낡은 것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나는 고전도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한다. 다루고 있는 책들이 최신 책들까지 포함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누가 봐도 이건 고전이야 하는 책보다는 생소한 저자나 저작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입문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가려내기 쉽지 않다. 또 입문자가 무턱대고 고전이라고 일컫는 책을 시작하기에는 어렵다. 이 책에서 다루는 책들의 범위는 무척이나 넓고 그런 만큼 사상가의 이름만 알고 있거나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저자가 제시한 길잡이로서의 본문도 꽤나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대부분의 책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책들이 몇 권 있었다. 

세어보니 총 13권 되는데 단시간에 읽어보기에는 어렵겠지만 장시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대부분 모르는 저자와 책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깊이 들어갈 만한 저자를 고르기에는 어렵고 시간을 들여 이 책들을 읽고 나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13권에는 성서를 너무 몰라 서양 고전을 읽을 때 어려운 점이 있었기에 구약성서 읽기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몇 권 들어갔고 철학, 문학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들, 역사, 정치 사상가의 책들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에도 고전이었고 현재도 고전인 책들도 포함되어 있으나 기존의 보편적이라고 여겨진 서구 담론에서 더 나아간 담론을 제시한 경우의 책에 관심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내 관심사가 그쪽으로 어쩔 수 없이 흐르는 것일테다. 후퇴한 현재의 민주주의, 끝모르게 치닫는 신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찾고 싶고 나아가 더 나은 역사적 관점들을 공부하면서 이 세계를 이해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독자마다 눈여겨볼 책이 다를 것이다. 눈여겨본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그 저자의 책을 더 읽어봐도 되고 나처럼 눈여겨본 책들을 모두 읽어보고 더 깊이 들어갈지 선택해도 되겠다. 독자의 관심사에 따라, 또는 애초에 관심이 있었던 저자가 있거나, 담아둔 책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책부터 읽어나가는 것부터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간혹 다루고 있는 책들 중 절판이나 품절된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경우 아쉽지만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 듯 싶다. 도서관에도 없는 경우는 중고로 책을 찾아야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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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9-22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목차를 봤는데



전 읽은 책이 하나도 없군요 ㅜㅜ

거리의화가 2023-09-22 15:5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저도 읽은 책은 한 권도 없어요. 심지어 처음 들어본 책이 대부분입니다ㅋㅋㅋ 저 많은 리스트 중 끌리는 책 한 권만 읽어도 괜찮을 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3-09-22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 엄청 똑똑해질 것 같아요.
그런데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는지는 미지수인 것이, 구매가 망설여지는 지점이에요.^^

거리의화가 2023-09-22 15:57   좋아요 1 | URL
음... 저도 낯선 책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저자가 가이드 역할을 잘 해줘서 책을 읽고 싶게끔 잘 설명해놓았습니다. 저는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하여 읽었는데요. 페크님 구매가 망설여지신다면 저처럼 희망도서로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희선 2023-09-24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에서 말하는 책에서 관심 가는 게 많은 듯하네요 책이 책을 부르는 거군요 이 세계를 이해해 보고 싶은 욕심이라니 멋지네요 거리의화가 님 읽고 싶은 책 천천히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9-25 09:59   좋아요 0 | URL
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어서 고르는 재미도 있어요. 저는 철학 쪽에 너무 약한 듯하여 그쪽으로 눈이 많이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님^^
 

[ 복을 비는 제사 ]

'샹린댁'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남의 고통을 들어주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란 것을 이해한다(P258). 나조차도 부탁을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 그럴 때는 못 들은 척, 당장은 답해줄 수 없는 척 한 적이 많다(P243). 

작은 불행들이 이어지면 사람은 흔들리거나 무너지기 쉽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 하나 없고 자신의 상황을 타개해나갈 방법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은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 술집에서 ]

술집에서 수년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둘 다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이런 경우는 껄끄러워서 피하고 싶고 달아나고 싶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또 반가움은 내재해 있을 것이고... 어쨌든 두 사람은 마주앉았지만 서로의 신세를 보며 내 모습은 왜 제자리일까 생각한다(P270). 너무 힘들 때 인생이 도돌이표 같다고 느낀 적이 있어서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그리고 당시 중국 남자아이가 시경, 서경 등을 배우는 동안 여자아이는 아예 배울 기회가 없거나 배우더라도 여아경만 배운다는 사실도 역시나 씁쓸한 대목이었다. 친구는 계획했던 일이 연거푸 틀어졌고 이를 주인공에게 푸념하듯 털어놓는다. 취기가 오고 가지만 해결되는 일은 없다. 그저 넋두리일 뿐. 그래도 서로를 만나서 다행일까? 두 사람은 그렇게 술집에서 헤어진다.

당장 1분 뒤, 1시간 뒤의 일을 우리가 알 수 있을까? 그저 지금이 무사할거라고 안녕을 기원하면서 살 뿐 장담하며 사는 인생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미래를 알 수 없는 인간들은 혼돈과 불안 속에 사는지 모른다(P281).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는 말은 매우 쓸모 있는 말이다. 세상경험이 없는 용감한 청년은 때로 타인을 위해서 의문을 풀어 주기도 하고, 의사를 불러다 주기도 하지만 만일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대개는 도리어 원한을 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정확히 말할수는 없다‘는 한마디로 결말을 지어 두면 모든 일에 거리낌이 없게 된다. 나는 지금 이 한마디 말의 필요를 실감하였다. - P243

그녀는 반복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참한 이야기를 했고, 항상 너덧 명이 그녀의 이야기에 이끌려 듣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안 되어 모든 사람들은 귀가 닳도록 들어서 가장 자비심 많고 부처를 잘 믿는 노부인네들의 눈에서조차 한 방울의 눈물도 볼 수없게 되었다. 나중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외울정도가 되었고, 마침내는 듣는 것조차 넌더리치게 되었다. - P258

"나는 어렸을 때, 벌이나 파리가 한 곳에 머물러 있다가 무엇에놀라면 즉각 날아갔다가 한바퀴 빙 돌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머무는 것을 보고는 정말 우습고 측은하다고 생각했었지. 그런데뜻밖에도 지금 나 자신이 바로 그 조그만 원을 한 바퀴 돌고는 다시 되돌아온 거야. 그런데 뜻밖에 자네도 여기 돌아와 있네그려.
자넨 좀 더 멀리 날 수 없었나?"
"글쎄, 뭐랄까, 아마 나 역시 조그만 원을 한 바퀴 돈 것에 불과한가 봐."
나 역시 웃는 듯 마는 듯이 말했다. - P270

"자네가 가르치고 있는 것이 공자 가라사대, 시경에 이르기를인가?"
나는 이상하게 여겨져 물었다.
"물론이지. 자넨 내가 A, B, C, D라도 가르치고 있는 줄 알았나? 전에는 학생이 두명 있었네. 한 학생에게는 『시경』을, 다른한 학생에게는 『맹자』를 가르쳤지. 최근에 한 명이 더 늘었어. 여자앤데 『여아경(女兒經)』을 가르친다네. 산수는 안 가르치지 내가가르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르치지 말라고 해서 말이야."
"정말 뜻밖이네. 자네가 그런 책을 가르치고 있다니………."
"그 애들의 아버지가 그 애들에게 이런 책들을 읽게 하는 거야.
나는 남이라서 하지 말라고 할 수 없다네. 그런 쓸데없는 걸 따져서 무엇 하나? 되는 대로 하는 수밖에…………" - P280

"자넨 우리가 미리 예상했던 일중에 마음먹었던 대로 된 게 하나라도 있나? 난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네. 바로 내일의 일도 모르겠고, 당장 1분 후의 일도…………"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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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미래 - <민주주의란 무엇인가>_고병권





훌륭한 책은 독자의 뇌를 흔들어 깨운다. 뉴런에 충격을 가해 깜짝놀라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담긴 훌륭한 책은 독자를 사유의 새 길로이끈다. 책을 읽다가 독자는 문득 자기가 낯선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게된다. 훌륭한 책은 문장들을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책을통째로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한다면 그 책은 틀림없이 훌륭한책일 것이다. 결정적으로, 훌륭한 책은 독자의 대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 P528

고병권과 최장집의 결정적 차이는 ‘대의제‘에서 드러난다. 최장집은 대의제를 강화해 완성하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과제라고 보지만, 고병권은 민주주의 열망은 대의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고 본다. 더 나아가 고병권은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는 대의제를 넘어선 곳에 있다고 암시한다. - P538

언어 현실에서 발견되는 표상성(대표성)은 우리삶의 보편 조건이다. 직접민주주의의 현장에서조차도 어떤 목소리가 결·집단적 대표성을 얻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대의제는 회피하거나 우회하기 어려운 존재 조건으로 다가온다. 대의제를 완전히 극복한 세계를 창안하는 것은 삶의 원초적 조건을 초월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의제라는 그 한계를 끊임없이 받는 일, 그럼으로써 대의제의 한계를 조금씩 밀고 나가는 일, 그리하여 우리의 직접적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더 구현될 수 있도록 공간을 넓히는 일이 아닐까. - P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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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텍스트로 다시 읽는 '율리시스' - <조이스의 '율리시스' 입문>_숀 시핸


율리시스는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대표작 중 하나라고 당연한 듯 생각해왔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소설을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이해하기 까다로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루스트의 '잃시찾' 시리즈를 현재 읽고 있는데 어려움을 매번 느낀다. 율리시스는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 같은 난산 같은 중압감이 드는데 그럼에도 꼭 도전해보고 싶은 책이다.  

영국의 저술가인 숀 시핸은 율리시스의 통상적인 읽기 방법으로는 한쪽 측면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조이스가 하려는 이야기를 정치적 의식이자 메시지로 읽어보자 이야기한다(그런 측면에 주목한다면 이 책을 나도 조금은 더 잘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조이스는 더블린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한 후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에서 보내면서 이방인으로 살지만 아일랜드에 대한 정치, 역사에는 관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 책은 탈식민주의 해석의 관점에서 영국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 아일랜드를 중심에 두고 해석했다.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치유와 구원의 동무공동체를 찾아서 -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_김영민


일단 이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다. 만약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런 저자가 있다는 것을 몰랐거나 봐도 지나쳤을테니까. 김영민의 글은 초심자에게는 어렵다고 한다. 씹고 생각하고 되새김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겠다. 제목인 '비평의 숲'은 '비평이 생활과 일치하는 곳'이고 '동무공동체'는 '인문학적 교양의 공동체'이다. 현대인들에게 인문학적 교양이란 무엇일까. 현대인에게 있어서 오히려 그 가치는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 느낀다. 이 책은 동무론 3부작으로 <동무와 연인>, <동무론>에 이은 완결편인데 안타깝게도 절판이라고 뜬다. 다만 <동무론>은 개정판이 나왔더라. 도서관에서 그의 전작을 찾아보고 파볼지 간을 볼 참이다.  



1907년 트리에스테에서 행한 아일랜드 문학 강연에서 조이스는 ‘반동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정신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이스가 말한 ‘반동 세력‘에는 아일랜드 식민 지배를 지속하려는 제국주의 영국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내부의 친영파 가톨릭 세력도 포함된다. 시행은 조이스의 정치 이념을 ‘자유주의적 사회주의‘로 규정하는데, 그런 조이스는 당시 아일랜드 민족주의 세력의 구심체로서 영국 지배에 맞서 독립 투쟁을 이끌던 신페인당을 지지했다. - P397

‘율리시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이스는 이 이야기를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구조 속에서 풀어냈다. 이 서사시에서 영웅 오디세우스는 천신만고의 고난을 이겨내고 이타카의 집으로 돌아가아들 텔레마코스와 함께 침입자들을 물리치고 아내 페넬로페와 만난다. <율리시스>는 이 서사시의 틀을 빌려와 그 10년의 모험을 더블린의하루 속에 집약한다. - P398

《율리시스》의 정치적 성격을 새롭게 읽어낸 것이 탈식민주의 해석이다. 1980년대에 등장한 탈식민주의 관점은 ‘영국의지배를 받는 식민지 아일랜드‘를 중심에 놓고 조이스의 작품을 다시 독해함으로써 조이스 비평의 지형을 바꾸어놓았다. 이 책의 지은이가 지지하는 관점도 바로 이 탈식민주의 독법이다. 탈식민주의 해석을 거침으로써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언어라는 매체를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모더니즘 태도가 전면에 나타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민족주의를 둘러싸고 벌인 조이스 자신의 정체성투쟁이 배어든 정치적 성격의 작품으로 나타났다. <율리시스> 속 오디세우스 모험은 문체를 실험하는 언어의 모험일 뿐만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을 찾는 젊은이의 문화적 투쟁이기도 하다. 이 두 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조이스 작품을 전례 없는 예술성의 세계로 끌어올린 것이다. - P400

김영민은 비평을 ‘화이부동(和而不同, 화합하되 하나가 되지 않음)과 ‘화이불류(和而不流,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음)로 설명한다. 동무란 이런 화이부동화이불류의 비평적 관계를 지속할 때 부르는 이름이며, 그 동무라는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비평의숲인 셈이다.
김영민은 비평을 (심리)상담이나 정신분석과 비교해 설명하기도 한다. 김영민이 보기에 상담과 분석은 돈을 주고받고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우선 비평과 다르다. 또 상담은 ‘일방적 조언의 형식‘이어서상담자에게나 내담자에게나 어떤 소외감을 남긴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가 하면 분석은 "자기를 찾아가는 탐문의 여정‘의 형식을 취하지만,
일종의 자기분석이어서 결국 자기 안에서 맴돌다가 끝나기 십상이다. - P412

이와 달리 비평은 "상담가의 일이나 분석가의 작업이 아니라 동무로서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비평은 동무관계다. 김영민은 비평이 "성숙이 되고, 만남이 되고, 사귐이 되고, 평등이 되고, 자유가 되고, 해방이되고, 치유가 되고, 구원이 되는 전례 없는 꿈", "숱한 거목들의 화이불류로 가능해지는 ‘비평의 숲‘이라는 꿈을 꾼다.
김영민은 비평의 숲을 이루는 동무공동체를 "인문연대의 미래적 형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시 말해 동무공동체는 ‘인문학적 교양의공동체이다. -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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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9-21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 <잃.시.찾>과는 비교도 안되게 어려워요. ㅜ.ㅜ 정신이 아득해 지는 느낌ㅋㅋㅋㅋ 그래서 읽었다고 하기에도 참...그런 책이었어요. 그래서 꼭 재독하고 싶어요. 숀 시핸의 책을 일단 담아둡니다. 화가님께는 조이스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9-21 13:51   좋아요 2 | URL
조이스 아직 읽기도 전인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그래도 읽을 때 여러 권의 입문서가 있으면 고갯길 넘어가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 저도 담아뒀어요. 일단 잃시찾부터 마무리하고 조이스는 나중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아득해지는 느낌이라니!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렇군요ㅋㅋㅋ

청아 2023-09-21 14:01   좋아요 2 | URL
<잃.시.찾>읽고 난 다음 도전 하신다니 화가님 읽으실때 저 따라 읽을께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