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에게 등용된 한신, 대장군이 되어 군사를 이끌고 출정하다

"장수에겐 다섯 가지 재능과 열 가지 허물이 있습니다. 이른바 다섯가지 재능, 즉 오재(五才)는 지(智), 인(仁), 신(信), 용(勇), 충(忠)입니다. 지혜로우면 속일 수 없고, 어질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신의가 있으면약속을 어기지 않고, 용기가 있으면 범할 수 없고, 충성스러우면 두 마음을 먹지 않습니다. 장수된 자는 이 다섯 가지 재능을 갖춘 연후에야장수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열 가지 허물, 즉 십과(過)는 이렇습니다. 용기만 갖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 성격이 성급하여 졸속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 탐욕에 젖어 이익만 좋아하는 것, 어진 마음만 있어서 차마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것, 지혜로우나 마음이 비겁한것, 신의가 있으나 사람을 함부로 믿는 것, 깨끗함만 좋아하고 사람을아끼지 않는 것, 꾀는 있지만 마음이 너무 느긋한 것, 성격이 강하여자신의 계책만 사용하는 것, 마음이 유약하여 남에게 일을 맡기기 좋아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장수에게 이열 가지 허물이 있으면 장수가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군사를 잘 거느리는 사람은 다섯 가지 재능은 갖추되, 열 가지 허물은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공격하여 격파하지 못할 적이 없고, 싸워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없으며, 도모하여성공하지 못할 일이 없으므로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어집니다." - P40

지난날 도위가 부임하면 창고의 각 부문을 관리하는 인원이 도위를 알현하는 예가 있었다. 도위가 이 예를 받으면 마침내 그곳 관리들에게 엮여 양곡을 방출할 때 그들 마음대로 수량을 조작할 수 있게 했고, 이에 백성들 사이에 원망이많았다. 한신은 부임한 뒤 바로 고시(告示)를 내붙이고 먼저 오랫동안창고에서 적폐를 조장한 자들을 모두 조사하여 내치고 충실하고 정직한 사람을 뽑아 추호도 사사로운 거래를 하지 못하게 했다. 곡식을 방출할 때도 모두 공평하게 처리했고 양곡을 받을 때도 더이상 돈을 함부로 허비하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하자 양곡을 바치는 사람들도 그분량에 맞는 금액에 만족했다. 반달 만에 백성이 한신의 통쾌한 일처리를 칭송하며 앞다퉈 양곡을 바치고 싶어했다. 이로써 양곡 징수가 지연되던 폐단이 사라졌다. - P52

소하가 말했다. "오늘날 한신이 지극낭관에 그친 것은 자신의 주군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은 한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폐부를 꿰뚫어보았습니다. 그는 진실로 쓸모 있는 인재이며 천하의 뛰어난 선비이지 말만 앞세우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신은 대왕마마를 보좌하는 관직에 있으면서 늘 대죄하는 심정으로 현인을 구하는 데 진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대왕마마께서 현인을 보고도 천거하지 않으시고 현인을 천거하고도 중용하지 않으시니 신이 밤낮으로 불안하게 생각하는 까닭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에 신은 죽음을 무릅쓰고 대왕마마께 말씀을 올립니다." - P67

"신도 대왕마마께서 항왕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이 일찍이 항왕을 섬긴 일을 대왕마마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항왕이 고함을 지르며 꾸짖으면 수많은 사람이 모두 꼼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현명한 장수를 임용하지 못하니 이는 단지 필부의 용기일 뿐입니다. 항왕은 사람을 보고 자애와 공경을 드러내며 말을 매우 부드럽게 합니다.
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문득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밥을 나누어줍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공을 세워 봉작을 수여해야 할 때는 관인의 끈이 떨어질 정도로 만지작거리면서도 그것을 하사하지 않으니, 이런 마음은 소위 아녀자의 인정일 뿐입니다. 항왕은 비록 천하를 제패하고 제후들을 신하로 거느렸지만 관중에 거주하지 않고 팽성에 도읍을 정했습니다. 또 방자하게 의제를 시해했으므로 그 죄과가 파멸에 이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패왕이지만 진실로 천하의 민심을 잃었습니다." - P86

"전투에 임하여 이진법을 사용하면 장수는 병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고 병사장수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을 터인데, 군대의 대오를 어떻게 배열ㅎ고, 전투의 기세를 어떻게 조절하고, 정규 부대와 유격 부대를 어떻게운용하고, 움직임과 멈춤을 어떻게 지휘할 수 있겠소? 아마도 적을 면나면 지탱하기 어려울 듯하여 지금 선생과 상의하려 하오. 글씨를 즐쓰는 사람 40명을 뽑아서 내가 평소에 소집하는 대오의 수, 조절방법. 군영 설치 방향, 출입 규율을 모두 베끼도록 하시오. 밤새도록 한 줄, 한 단락까지 모두 베껴서 20권을 만드시오. 매 권마다 서장관)한 명을 두고 책 속에 기록된 대오의 진법에 맞추어 일제히 연습하도록하시오. 반달 내에 완전하게 연습해야 하오. 내가 먼저 군사와 병마 한부대를 보내서 어떻게 대열로 들어가고, 어떻게 대열에서 나오고, 어떻게 군영을 옮기고, 어떻게 군영을 설치하고, 어떻게 적에 대응하고, 어떻게 적을 위협하고, 어떻게 매복하고, 어떻게 공격하는지, 또 각 변화에 따라 어떻게 질서 있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가르쳐주겠소. 각부대가 여기에 맞추어 훈련하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군사와 병마는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오. 그때 동쪽으로 정벌을 나서야 군대를 이용하여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오." - P98

장수의 도리는 조정 밖에서 직무를 오로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이아니면 삼군을 제어할 수 없고, 법을 밝게 시행하지 않으면 인심을 복종시킬 수 없다. 이 때문에 손무가 오나라 궁녀를 죽여서 군법을 시행한 것은 오나라 궁녀가 오왕의 애첩임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왕의 - P112

애첩에게도 사사로움을 보이지 않았기에 오나라의 군법이 시행될 수있었다. 그대 대장 한신이 은개를 죽인 것도 그가 짐의 친척임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왕의 친척에게도 사사로움을 보이지 않았기에 한사람을 죽여 천만 사람에게 경계를 보일 수 있었다. 그런 군법 시행은진실로 손무와 부합하므로 장수의 도리를 깊이 얻었다고 할 만하다.
짐은 이를 가상히 여기고 기뻐한다. 이 때문에 근신 주원신에게 양과술, 칙지를 보내 장려한다. 초심을 더욱 갈고닦아 장졸들의 마음을 단속하라. 그리고 일찍 동쪽으로 정벌을 나서 짐의 소망을 위로하라. 이에 칙지를 전한다. - P113

뜻밖에도 범증이 하루는 팽성에서 천문을 살피다가 서남쪽에서 왕성한 기운이 일어나 하늘을 꿰뚫고 있고 각처의 장군(將軍)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 때문에 범증은 생각에 잠겼다.
‘이것은 필시 유방이 한중에서 군사를 일으킬 형상이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한신이 초나라를 버리고 한나라에 귀의했으므로 틀림없이 중용되었을 것이다. 근래에 패왕은 팽성에서 어진 정치는 펼치지 않고 오로지살상만 숭상한다. 이에 제후들은 배반하고 육국은 종횡으로 흩어졌는데, 그중에서 제나라가 더욱 심하다. 만약 한왕이 군사를 일으켜 동쪽으로 진격하면 파죽지세처럼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 P128

"그것은 겉으로 잔도를 수리하는 체하여 장함이 대비하지 못하게 하려는 작전이오. 나는 진창도 오솔길로 진격하여 닷새도 되지 않아 대산관에 도착할 것이오. 그럼 장평은 우리 군사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생각할 것이오. 이것이 바로 몰래 진창도로 나가는 계책이오대산관에도착하는 날 바로 관문을 격파할 것이오. 그럼 대왕마마의 어가는 활과 화살을 쓰지 않고도 저절로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오. 승상서는 이 말을 대왕마마께 아뢰고 근심하실 필요가 없다고 전해주시오." - P131

짐은 이렇게 말하겠소. 선을 행하면 온갖 상서로움이이를 것이지만 악을 행하면 온갖 재앙이 닥칠 것이오. 선과 악의 보응은 털끝만큼도 틀리지 않소. 짐은 이제 ‘약장‘에 일정한 규율을 넣었소. 여러분에게 선포하고 간절하게 효유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을 지키고 공의(義)를 받들어 모두 선량한 경지에 귀의하게 하기 위함이오. 짐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여전히 악에 빠진 자에게는 양으로는 국법으로 대처할 것이고, 음으로는 귀신이 벌을 줄 것이니 죄에서 도망치기 어려울 것이오. 여러분은 공경하고 준수하여 혹시라도 잊지 마시오! 이에 효유하는 바이오. - P1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세기 여성은 가정에 위치해야 하고 완벽한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강조되었으며 따라서 정치 사회적 영역에서 여성은 있지 못했다.

1830년대 산업화의 시작으로 미국 사회는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노예제 폐지 운동(Nat Turner)이 일어나던 즈음 경제적 여건이 나았던 백인 여성들은 교육권과 일할 권리를 위해 투쟁에 나섰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받는 억압을 일종의 노예제로 규정하였다.

1833년 코네티컷 캔터베리의 학교 교사인 프루던스 크랜들이 백인 주민들을 상대로 흑인 학생의 입교를 받으며 갈등을 빚는다. 주민들은 보이컷 운동을 벌였고 당국에서 크랜들의 체포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충돌은 지속되었다.
미국 노예제 반대협회 창립대회에 참석한 여성들 4명 중 한 명인 루크리셔 모트는 대회 직후 필라델피아 노예제 반대협회 모임을 조직하였다. 이후 보스턴 노예제 반대 여성 협회(대표: 마리아 채프먼 웨스턴)를 비롯한 여러 모임이 조직되었는데 이들은 인종주의자들 무리에 공격당하거나 다른 식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경우도 생겼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노예 가정에서 태어난 그림케 자매(사라, 앤젤리나)는 노예제에 환멸을 느껴 북부로 이주하였고 자신들의 생각을 담은 강연을 시작한다. 강연 내용은 노예제의 문제와 노예제로 여성들이 받았던 책임에 관한 것이었다. 강연은 점차 인기를 끌며 남성들의 참여도 늘어났는데 이 중에는 앙심을 품고 참석한 이들도 있었다.

1837년 7월 28일 매사추세츠 조합 교회파(프로테스탄트 최대 교파) 목사 의회는 그림케의 강연이 신이 정한 여성의 역할을 전복하려한다며 교서를 발행한다. 자매들은 남성우월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이 때문에 여성의 권리를 방어할 수 있어야 노예해방운동에 진입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라 그림케는 1838년 ‘성평등에 대한 서한’에서 여성의 지위에 대한 포괄적 분석을 담아 펴낸다. (남성과 여성은 동등함)
한편 반응은 갈렸다. 노예제 반대 운동 여성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나 노예제 폐지 운동 지도층 남성에게는 노예제 폐지에만 관심있던 이에게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여성들은 노예제 폐지 운동을 통해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이는 10년 후 여성 권리 신장 운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격동의 1830년대는 불타오르는 저항의 시기였다. 1830년대 초반에 일어난 냇 터너(Nat Turner)의 반란은, 흑인 남성과여성은 노예로서 자신들의 운명에 엄청난 불만을 느끼고 그어느 때보다 강한 저항 의지를 불태우겠노라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냇 터너의 반란이 일어난 해인 1831년에 체계화된 노예제 폐지 운동이 탄생했다. 1830년대 초에는 주로 젊은 여성과아이들이 일하는 북동부의 섬유공장에서 비상소집과 파업이일어났다. 같은 시기 즈음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았던 백인 여성들은 교육권과 집 밖에서 일할 권리를 위해 투쟁하기 시작했다. - P70

올바른 원칙은 사람의 이름보다 강력하다. 우리의 원칙이올바르다면 어째서 겁쟁이가 되어야 하는가? 어째서 노예의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지킬 용기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사람들을 기다려야 하는가? - P76

여성들은 자신이 겪는 억압과 어느 정도 닮은데가 있는 억압에 저항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은 노예제 반대 운동에서 남성우월주의에 맞서는 법을 배웠다. 여성들은정치 투쟁의 영역에서는, 결혼생활 내부에서는 꿈쩍도 하지않을 것 같았던 성차별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싸움을 걸 수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백인 여성들은 흑인해방투쟁을 하려면 여성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열렬히 지켜야 한다는인식에 눈을 뜨게 된다. - P79

어느 날 보나파르트가 정치 때문에 분주한 한 프랑스 여성 - P84

을 나무랐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폐하, 여성이사형에 처해지는 나라에서, 여성이 그 이유를 알고자 하는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자매들이여, 여성을 비하하고 짐승 취급하는 나라에서, 그들 가운데 노출된개인들이 채찍질에 피투성이가 되고, ‘니그로 브로커’의 도살장에서 판매되고, 소득이 생기면 강탈당하고, 강제로 남편과 찢어지고, 미덕과 자손을 강탈당하는 나라에서, 바로 그런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그 이유’를 알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피와 이름 없는 공포를 야기하는 이잔혹 행위가 헌법의 원칙을 거스르며 자행될 때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정치적인 주제이니 여성은 한가하게 팔짱을 끼고, 우리 땅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짓’에 눈과 귀를 닫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우리는 용납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 행동해야 할 우리의 의무를 부정하는 것은 행동할 우리의 권리를 과감하게 부정하는 것이고, 우리에게 행동할 권리가 없으면 우리는 ‘북부의 하얀 노예‘라는 말을 들어 마땅할 것이다. 예속된 우리의 동지들처럼 우리는 입을 봉하고침묵과 절망에 빠져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르뒤랭네 집에 출입하지 않는 사람들의 파티란 비 오는 날만큼이나 따분하다는 - P9

사실을 설득시킬 수 없는 ‘신참‘은 당장 제명당했다. 이 점에있어서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사교계에 대한 호기심과 다른살롱의 재미를 몸소 알아보려는 소망을 버리지 않아 더 다루기 힘들었는데, 베르뒤랭네도 이런 탐구 정신이나 경박함의마귀가 다른 신도들에게 전염되기라도 한다면 이 작은 교회의 정통성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 있다고 느껴, 모든 여성 ‘신도들’을 차례로 추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10

지적인 사람은 다른 지적인 사람에게 바보로 보이는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멋쟁이가 자신의 우아함이 무시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은 대귀족이 아닌 시골뜨기 앞에서다. 세상이 존재한래 사람들이 낭비해온 재치의 비용과 허영심에 의한 거짓말의 사분의 삼은 - 이런 것은 인간의 품위를 떨어트렸을 뿐이지만 항상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 P16

"전 정말이지 뭔가를 배우고 싶고, 알고 싶고, 깨우치고 싶어요. 헌책방을 뒤지거나 고문서에 코를 박는 일은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하고 마치 어떤 우아한 여인이 손수 밀가루 반죽을하며‘ 요리할 때처럼 더러운 일에도 옷이 더러워지는 걸 아랑곳하지 않고 몰두하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는 걸 확인하는 듯한 그런 자기만족의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덧붙였다. - P27

우리가 사랑에서 특히 주관적인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취향이 사랑에서 가장 큰부분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이에 이르게 되면 가장 육체적인 사랑은 그 바탕에 욕망이 없어도 생겨날 수 있다. 삶의 이런 시기에 이른 사람은 이미 사랑을 여러 번 경험했으며, 따라서 사랑은 더 이상 그 고유의, 미지의 숙명적인 법칙에 따라, 우리의 수동적인 놀란 마음 앞에서 저절로 발전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에 도움을 주며, 기억이나 암시로 사랑을 왜곡하는것이다. 사랑의 징후 중 어느 하나를 알아보면, 우리는 다른 징후들을 기억해 내고 다시 태어나게 한다. - P24

확실히 그는 혼자 있을 때면 그녀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그녀를 생각하곤 했지만, 소설적인 몽상 속 다른 많은 여인들의이미지 가운데서 그녀 이미지를 떠올린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상황 덕분에(아니, 어쩌면 그런 상황과는 무관한지 - P28

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잠재했던 어떤 마음 상태를 느끼는 순간에 나타나는 상황이란 것이 그 상태에는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을수 있으니까.) 오데트 드 크레시의 이미지가 그의 모든 몽상을흡수해서는, 그 몽상이 그녀의 추억과 더 이상 분리되지만 않는다면 그때 그녀의 육체적인 결함이나 그녀 육체가 다른 여인보다 스완의 취향에 더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육체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육체이므로 이제부터는 오로지 그 육체만이 그에게 기쁨과고뇌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본 초한지 1 원본 초한지 1
견위 지음, 김영문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한지는 초한 전쟁, 항우와 유방 간의 대결로 익히 알려져 있는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책을 쓴 견위는 명나라 신종 때 민간에서 활동하던 문학가로 중국 민간에 전승되던 초한 쟁패의 이야기를 『서한연의전』이라는 이름으로 정본화하였다. 그리고 명나라 말기에 『검소각비평동서한통속연의』가 간행되고 여기에 포함된 『검소각비평서한연의』가 유행하면서 '초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자리를 굳힌다. 여기서 '연의'라는 말을 쓴 것은 정사인 역사에 상상을 가미하여 풀어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1권은 조나라에 인질이 된 진나라 왕손 이인으로부터 시작한다. 장사꾼 여불위가 이인을 알아보고 사람과 각종 재화를 투자하고 여불위가 진나라로 가 안국군과 화양부인을 만나 부절을 나누어 이인을 후사로 세우기를 약속받은 뒤 다시 돌아온다. 여불위의 여인을 이인에게 주고 그들 사이에 정이 태어난다. 이인이 진으로 돌아오고 진시황이 황제에 오른 뒤에 여불위는 국상의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렸던 탓에 스스로 목숨을 재촉한 끝에 자결의 운명을 맞는다.

초한지가 재밌어지기 시작하는 때는 장량이 등장하면서부터라고 생각한다. 앞부분은 이를 위한 배경이자 전사에 불과하다. 진시황은 우여곡절 끝에 황제가 되었고 시시각각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서복을 시켜 신선을 찾게 하는 등 영생을 얻는 것에 집착하고 아방궁, 황릉 조성에 백성을 동원하는 등 신임을 잃으면서 진승과 오광을 시작으로 장량, 항량과 항우, 유방 등의 군사들이 일어서며 진의 수레바퀴는 기운다.

장량은 한나라에서 재상을 지냈는데 진시황이 한나라를 멸망시켰기 때문에(진은 한나라를 가장 먼저 멸망시키고, 이후 조->위->초->연->제를 차례로 멸망시키면서 전국을 통일하게 된다) 그에게 원한이 있었다. 그러다 마을에서 역사(장사)를 만난 뒤 뜻이 맞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한다. 진시황이 양무현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들은 장량은 역사로 하여금 수레를 공격하게 했으나 안타깝게도 일은 미수에 그치고 역사는 목숨을 잃는다.

진시황이 또 동쪽으로 순행을 떠났는데 회계성 사거리에서 어떤 소년 장사가 달려나와 칼로 자신을 공격했다. 이 때 한 노인이 황급히 제지하며 말했다.
"안 된다 대장부가 자손만대에까지 전해질 불후의 공적을 세워야지, 어찌 자객 따위의 행동을 본받으려 한단 말이냐?"
그러자 소년이 마침내 행동을 멈추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노인의 성은 항(項), 이름은 량(梁)이고, 소년의 성은 항(項), 이름은 적(籍)이으로 자는 우(羽)였다. (P141)
항량과 항우의 등장이다.

진시황은 민심도 잃었지만 주변에 있던 조고와 이사 같은 간신에 놀아났던 것도 국운울 기울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황제는 죽기 전 이사에게 부소를 임금으로 옹립하라는 유조를 내렸지만 조고는 이사를 조정하여 명령을 받들지 않는다.
조고가 이사에게 말하기를 "대장부는 하루라도 권력을 놓쳐서는 안 되오. 권력이 없으면 벼슬과 은총이 사라져서 몸이 위태롭게 되오. 저는 승상을 위해 유조를 고쳐 공자 호해를 옹립하려고 하는데 승상의 뜻은 어떤지 모르겠소." (P145)
결국 이사와 조고는 유조를 고친 뒤 형인 부소는 사약을 마셔 죽게 하고 동생인 호해를 왕위에 옹립한다.

초나라 항량은 회계성에서 군대를 일으키고 영포 등 힘센 장수들을 받아들이면서 세력을 키웠다. 항량은 이 때 모사 범증에 대한 명성을 듣고 그를 초빙한다.
"장군께서는 대대로 초나라를 보좌한 가문의 후예답게 이런 의거를 일으키셨으니 천하의 민의가 귀의하고 만민의 여망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군의 위엄과 무용이 미치는 곳이라면 어느 누가 기꺼이 복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범증의 방략과 대책은 모두 적절하고도 타당했다. 항량은 매우 기뻐하며 자신들의 만남이 너무 늦었다고 탄식했다. (P179~180)

유방은 하후영, 번쾌 등 주요 장수 등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장량 일행과 의기 투합한다. 그리고 강렬한 만남 항량과 한신이 있었다.
항량은 처음에 한신의 용모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를 등용하지 않으려 했는데 범증이 그의 비범한 기개를 보고 그를 등용할 것을 종용한다.
"이 사람은 외모가 깡말랐지만 가슴속에 뛰어난 지략을 품고 있습니다. 만약 이 사람을 내치면 현인들이 귀의할 길이 막힐까 두렵습니다." 항량은 범증의 말에 따라 한신을 막하에서 명령에 따르게 했다. (P189) 한신은 가난하게 살아서 갖은 모욕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시비 거는 이를 공격할 수 없어 바지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 일도 있었다.

조고의 횡포로 나날이 기울어가는 진나라였으나 그럼에도 장함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대가 대장의 몸으로 저들을 쓸어버리지 않고 좌시하다가 마침내 반란군이 창궐하면 아마도 이곳 진나라 땅으로 쳐들어와 도성까지 뒤흔들 것이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소?" 장함이 말했다. "이제 바야흐로 상소문을 올리고 출정하려던 참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승상께서 대책을 논의하려고 저를 부르셨습니다. 출병은 신속함을 귀하게 여기니 지체할 수 없습니다. 오늘 당장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P191) 이사를 죽이고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조고였는데 각지에서 반란을 일으켰으니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드디어 장함, 사마흔, 동예, 이유 등 정예병 30만을 꾸린 진나라 군대도 출정하게 된다.

진나라 군대는 초나라 군대에 맞서 싸웠으나 패하여 세 갈래로 갈라져 장함은 정도로 달아나고, 사마흔과 동예는 복양, 이유는 옹구로 달아난다. 장함은 정도에 들어가 군사를 주둔한 뒤 성을 지키며 영포와 싸우려 하지 않았다. 지연 전략이었다. 하지만 항량은 영포가 공격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있다 생각하여 꾸짖는다. 이후 억지로 공격을 했다가 대패하자 항량은 초조해진다. 이 때 한신과 송의 등이 간언을 하였다.
"나는 회계에서 군사를 일으킨 이래 가는 곳마다 적수가 없었다. 이까짓 외로운 성 하나를 쳐부수는 것이 무에 어려울 게 있겠느냐? 장함은 내 이름만 듣고도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인데, 어찌 감히 성을 나와 우리 진채를 칠 수 있겠느냐?" (P198) 그날 밤 장함은 장졸들을 배불리 먹이고 나무 막대를 입에 물린 채 성문을 열었다. 그는 삼군을 통솔하고 몰래 두 길로 나누어 초나라 진채로 쳐들어갔다. ... 이때 항량은 이미 술에 취해 일어날 수 없었다. (P199) 부하들의 고언은 외면한 채 안일함에 빠져 술에 취해 자고 있던 항량은 상대의 칼에 참수되는 운명을 맞고 만다.
물론 이후 항우가 장함을 무찌르기는 한다. 진나라 군대가 연이어 대패하고 물러설 곳이 없게 된 장함은 항우에게 눈물을 흘리며 받아달라 간청한다.

마침내 진나라 수도 황궁까지 들어오게 된 유방은 황제의 항복을 받아들이고 전각의 웅장함과 규모의 방대함과 화려함에 놀란다. 패공은 진나라 궁궐의 화려한 휘장, 명마, 명견, 보옥, 비빈과 미희 1000여 명을 보고 그곳에 거주하고 싶어하며 휘하 장수들에게 말했다. "진나라의 부귀가 이런 경지에까지 이르렀구려! 내가 이제 이곳에 거주하며 민심을 편안하게 하면서 제후들이 서로 쟁탈하지 못하게 하고 싶소." (P279) 이 때 휘하 장수 번쾌와 장량, 소하가 직간하여 본인의 생각을 내려놓는다. 휘하에 이런 인물들이 있다는 것은 유방에게 큰 재산이었다. 만약 이 때 눈치 보며 간언해주는 이가 없었다면 스스로의 운명을 재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방이 먼저 관중에 도착했으므로 초 회왕의 유지에 따르면 본래 항우는 패자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항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범증은 항우에게 유방을 죽이지 않으면 뒷날 우환이 될 것이라며 세 가지 계책을 내놓았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범증은 유방을 죽일 장사, 항장을 만난다. 그는 항우의 친척이었다. 범증은 귓속말로 항장에게 말했다. "주군은 사람됨이 성격은 강하지만 결단력이 없다. 오늘 유방을 놓아주면 뒷날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이다. 너는 칼춤을 추며 즐기는 척하다가 유방을 죽여라. 그럼 너는 큰 공을 세우게 된다." (P315) 장량은 항장의 칼춤을 보고 패공을 죽일 의도가 있음을 알아챘다. 그는 황급히 눈을 들어 항백을 쳐다보았다. 항백은 칼을 들고 항장에 맞서 칼춤을 추며 줄곧 자신의 몸으로 패공을 보호하려 했다. 범증은 항백을 깊이 원망했고 장량은 사태가 위급하다고 보았다. (P316) "그대는 누구를 위해 죽으려 하는가? "진나라는 범과 늑대의 마음을 가지고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람을 죽였고, ... 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끼어든 것은 첫째 목이 말라서이고, 둘째 패공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것입니다." 항우는 노여움을 누그러뜨리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패공에게 이런 참승이 있다니."(P320) 범증의 계획은 이로써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항우 곁에는 많은 장수들이 있었지만 범증 말고는 모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

아무튼 항우는 초 회왕과의 약속을 어기고 서초 패왕에 등극한다. "나는 초 땅에서 태어났고, 회수(淮) 이북은 서초(楚)가 되므로 여러 신료께서 조서를 초하여 나를 서초 패왕으로 삼아 천하에 반포하도록 하시오." (P346) 유방은 한왕에 봉해진다.

1권의 마지막에서 한신은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 항우는 서초 패왕에 등극했으나 의제를 죽이고 팽성으로 천도하기 위해 무리하여 점점 인심을 잃는 등 스스로의 위치를 좁게 만든다. 주변의 모사들이 떠나는 것은 분명 스스로에게 좋지 않은 일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3-02-04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에는 제갈량이, 초한지에는 장량이 있어야 재밌어지죠. ㅎㅎ

거리의화가 2023-02-05 07:38   좋아요 0 | URL
초한지를 드라마로만 봤었고 소설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재밌네요~ㅎㅎㅎ 장량부터 온갖 인물들이 등장해서 전략 짜고 사람들과 회합하고 다투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더군요. 이후 과정도 재미날 것 같습니다ㅎㅎㅎ

희선 2023-02-05 0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나라 왕이라면 자기만 생각하면 안 되겠지요 두루두루 살피고 백성을 생각해야죠 그러지 않으면 신하 마음이 떠나겠습니다 왕이 신하를 잘 보고 뽑아야 할 텐데... 그것도 쉽지 않겠네요 왕이 자기 생각에만 빠져서 옳은 말을 못 들을 때도 있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2-05 07:40   좋아요 0 | URL
왕이 스스로 중심을 못 잡으니까 주변에 간신들의 소리만 들어오는 것도 있는 것 같구요. 궁궐 짓고 공사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무리하게 천도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백성들이 힘들었겠다 생각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러면 망하는 것 같아요.
 

마침내 조정의 논의에 부쳐 국문한 결과 사사롭게 초나라 도적과 내통하여 사직을 위태롭게 했으므로 오형(五刑) 중에서 요참(腰斬)형에 처하고 삼족을 멸하라는 판결이 났다. 함양 저잣거리에서 이사를 포박하자 이사는 둘째 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너와 다시 황구(黃狗)를 끌고 상채(上蔡, 허난성 상차이현上蔡縣)의 동문 밖으로 나가 토끼몰이를 즐기려고 했는데, 이제 어떻게 그 일을 이룰 수 있겠느냐?"
부자는 마침내 대성통곡했다. 이어서 이사의 허리를 잘라 죽이고 삼족을 멸했다. - P225

장량은 육도삼략三略)을 강론하며 뜻을 자세히풀이해주었다. 수시로 질문하고, 수시로 대답하는 과정에서 패공은 뜻이 통하지 않는 글자가 한 글자도 없이 분명하게 이해했다. 마치 이전에연구해본 적이 있는 사람 같았다. 장량은 속으로 감탄했다.
‘나는 황석공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이래 강론해주는 사람이 없어서막연하고 무지한 상태로 지냈다. 그런데 오늘 패공에게 알려주니 한 글자도 막힘이 없다. 나는 수년 간 숙독하고서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진실로 패공의 총명함은 하늘이 내려준 것이지, 인간의 힘으로 얻을 수있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영명하고 어질고 지혜로운 군주로다!‘ - P260

조고는 일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나서자신의 사저로 돌아갔다. 그러자 자영이 두 아들을 불러 몰래 일렀다.
"지금 조고 승상은 황제 폐하를 시해한 자다. 신료들이 자신을 죽일까봐 두려워하며 거짓으로 대의를 내세워 나를 보위에 올리려고 내게 목욕재계를 시켜 종묘에 고한 뒤 옥새를 받으라고 한다. 너희는 한담, 이필과 군사를 이끌고 재궁(宮) 밖에 매복하여라. 내가 병을 핑계로가지 않으면 조고가 틀림없이 직접 올 것이다. 그자가 오면 복병을 이끌고 와서 그자를 죽여라. 그럼 너희 숙부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이다." - P269

패공은 진나라 궁궐의화려한 휘장, 명마, 명견, 보옥, 비빈과 미희美姬) 1000여 명을 보고 그곳에 거주하고 싶어하며 휘하 장수들에게 말했다.
"진나라의 부귀가 이런 경지에까지 이르렀구려! 내가 이제 이곳에 거주하며 민심을 편안하게 하면서 제후들이 서로 쟁탈하지 못하게 하고싶소."
번쾌가 간언을 올렸다.
"패공께서는 천하를 소유하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그냥 부자 늙은이가 되고 싶으십니까? 이 사치스럽고 화려한 물건은 모두 진나라를 멸망시킨 원인입니다. 패공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물건을 사용하려 하십니까? 조속히 패상으로 회군하시길 바랍니다. 궁궐에 머무르셔서는 안됩니다."
패공이 듣지 않자 장량이 다시 직간했다.
"대저 안으로 미색에 탐닉하거나, 밖으로 사냥에 빠져들거나, 맛있는술과 아름다운 음악을 즐기거나, 높은 건물과 조각한 담장에 미치는등 이중에서 한 가지만 저지르고도 멸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었습니다.
진나라가 무도했기 때문에 주군께서 이곳으로 오실 수 있었습니다. - P279

저는 ‘먼저 관중에 들어간 사람이 왕이 된다‘는 회왕 전하의 약속을 받들고 왔습니다. 이제 제가 먼저 관중으로 들어왔으니 관중왕의자격으로 여러 어르신과 약삼장(三章)12을 제정하고자 합니다.
첫째, 살인한 자는 죽인다. 둘째, 사람을 해치거나 도적질한 자에게는죄를 내린다. 셋째, 나머지 죄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처벌한다. 이 세가지로 진나라의 가혹한 법률을 없애겠습니다. 모든 관리와 백성들은옛날처럼 편안히 살면 됩니다. 무릇 제가 이곳에 온 까닭은 여러 어르신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려 함이니 여러분을 침탈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또 제가 패상으로 회군한 까닭은제후들이 오기를 기다려 약속을 정하기 위함입니다."
패공은 말을 마치고 각각 자신의 현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 P281

홍문에서 항우는 창과 방패 벌여놓고,
진나라 망국 축하하며 포위망을 펼쳤다네.
오늘 만약 번쾌가 힘을 쓰지 않았다면,
鴻門項列戈,
宴賞亡秦布網羅.
今日若非樊噲力, - P321

패공이 어떻게 한나라 산하 얻었으랴? 沛公焉得漢山河. - P322

진시황 죽은 뒤에 누가 그를 생각할까?
호해가 죽은 뒤에도 슬픈 생각 나지 않네.
오로지 자영이 지도에서 주살되었을 때,
원통한 구름 근심의 비가 누대를 에워쌌네.
始皇死後誰人念,
胡亥身亡竟不哀.
惟有子嬰誅朝道,
怨雲愁雨鎖樓臺,
진나라 백성은 자영이 살해되자 태양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천지가 진동했다. 그들은 모두 패공이 덕망을 갖추었으므로 만대까지 임금이 될 것이나 노공은 어질지 못하여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공 항우는 이 말을 듣고 대로했다. - P336

항우가 말했다.
"왕호는 비록 옛날 사적에는 합치되나 지금에는 맞지 않소. 패업은비록 지금에는 합치되나 옛날 사적과 다 맞지는 않소. 만약 고금에 맞는 것을 겸유하게 한다면 초패왕(王)이라고 일컫는 것이 좋을 듯하오. 나는 초 땅에서 태어났고, 회수(淮) 이북은 서초(楚)가 되므로여러 신료께서 조서를 초하여 나를 서초 패왕으로 삼아 천하에 반포하도록 하시오." - P346

한왕은 군영으로 돌아와서 즉시 대소 장수들에게 서둘러 길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리하여 장수들은 인마를 모두 정비하여 인솔하고 한왕을 촘촘히 에워싼 채 함양을 떠났다. 관중의 백성들만 한왕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노인을 부축하고 아이까지 동반하고 나와 길을 가득메웠다. 땅에 엎드려 슬피 우는 백성이 어찌 수만에 그치랴? 그 우두머리 중 수십 명의 노인이 말했다.
"우리는 대왕마마께서 관중의 주인이 되실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지금 대왕마마께서 한중으로 가시리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또언제 동쪽으로 돌아오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다시 천안을 뵐 수 있을는지요?"
그들은 수레 끌채와 수레바퀴를 부여잡고 차마 한왕을 보내려 하지않았다. 한왕은 그들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여러분! 각자가 편안히 생업에 힘쓰며 다른 마음을 먹지 마시오. 뒷날 관중으로 들어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 P373

"그는 회음 사람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걸식을 했기에 사람들이대부분 그를 천시했소. 범증이 여러 번 천거했지만 패왕이 등용하지 않고, 겨우 지극낭관 직책만 맡겼을 뿐이오. 일전에 이 책문을 올렸지만패왕은 문서를 찢어버리고 그 사람을 문책하려 했는데, 내가 말려서 풀려났소."
장량은 더이상 문서를 뒤적거리지 않고 그가 바로 홍문연에서 만난사람이라 짐작하고 마음속으로 몰래 기뻐하며 누각을 내려왔다. 장량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나라를 보좌한 재상으로는 정말 강태공과 비견할 만하고 군사를 부리는 일은 손무도 이 사람보다 낫지 않다. 항우가 이 사람을 잡지 않으면 사직을 망치겠고 한왕이 이 사람을 등용하면 산하를 얻겠구나." - P394

한생은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하늘을 우러러 길게 탄식했다.
"원숭이의 머리를 감기고 관(冠)을 씌워놓은 것이 초나라 사람이라더니 지금 보니 과연 그렇구나!"
패왕은 보좌에 앉아서 문득 이 말을 듣고 진평에게 물었다.
"저게 무슨 말이오?"
진평이 감히 숨기지 못하고 앞으로 나와 아뢰었다.
"저것은 폐하를 헐뜯는 말입니다. 원숭이로 폐하를 비유하고 있습니다. 원숭이가 비록 관모를 쓰고 있지만 그 마음은 사람이 아니며, 또원숭이는 오래 참는 마음이 없어서 사람의 의관을 하고 있더라도 마음이 조급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원숭이는 사람의 의관을 하고 있더라도 끝내 사람의 본성을 갖지 못하므로 쓰고 있는 관모를 찢어버리지않아도 반드시 저절로 패망한다는 뜻입니다."
패왕은 그 말을 듣고 고성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늙다리 짐승 같은 놈! 저 영감탱이가 감히 짐을 모욕하다니!"
그리고 좌우 지극낭관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저 늙은 역적 놈을 함양 저잣거리로 끌고 가서 기름솥에 삶아 죽여라!" - P402

금 장군께서 사람들 뒤에서 평범하게 사시는 건 아직 진정한 주군을 만나지 못해 원수의 자질이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정한 주군을 만나 말과 계책이 받아들여지면 천지를 움직이고 풍운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앉아서 중원을 진압한 뒤 출입할 때 벽제 - P416

하며 제후왕의 영예를 누리고 천자의 신하로서 가장 고귀한 지위에 올라 오늘의 평범한 삶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실 것입니다."
장량의 말이 이 대목에 이르자 한신은 자신도 모르게 장탄식을 내뱉으며 울분을 터뜨렸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니 마치 마음을 서로 비추어보는 듯합니다…" - P4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